데이비드 흄 - 인간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자 한 철학자 클래식 클라우드 25
줄리언 바지니 지음, 오수원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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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흄이라는 철학자를 아시나요? 그리 유명하지 않기 때문에, 아마 잘 모르실 겁니다. 이름은 들어보셨더라도, 그의 철학은 잘 모르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흄은 철학계에서는 그 이름이 널리 알려진 사람입니다. 철학의 다양한 분야에서 수많은 견해에 영감을 불어 넣어주는, 철학자들의 철학자라고 할까요? 2000년대 초반 영어권 대학의 철학과 교수들에게 “당신의 견해는 어떤 철학자에게서 영향을 받았는가?”라고 물어본 설문조사에서, 흄은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칸트 헤겔 비트겐슈타인 등등을 모두 제치고 1위를 차지했을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흄의 저서는 영어 원문으로 읽어도 어렵기로 유명하고, 학자들이 쓴 논문 몇 편을 제외하면 한글로 된 읽을 만한 자료는 거의 없다시피합니다. 그 와중에 영국의 철학 연구자이자 에세이스트인 줄리언 바지니가 데이비드 흄의 발자취를 따라 여행하며 그의 철학을 소개하는 책을 펴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흄을 좋아하는 제 입장에선 정말 가뭄에 단비같은 소식이었는데요. 또 예비고1을 위한 교양 특집을 끝맺기에 적절한 책이라고 생각해서 한 번 가져와봤습니다. 그는 어떤 삶을 살았을까요? 그리고 그는 어떤 주장을 했기에 철학의 역사에 남았고 철학자들의 철학자로 추앙받고 있는 것일까요? 이 책을 통해서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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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꼼하게 책을 읽은 당신을 위해 핵심을 짚어드리는 2종 보통 키워드입니다.

제가 꼽은 키워드는 ‘데이비드 흄’입니다. 이 책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는, 흄의 생애와 철학을 알 수 있는 몇 가지 키워드를 짚어보고자 합니다.

첫번째는 스코틀랜드 계몽주의입니다. 18세기 1700년대 유럽의 지적 발전, 즉 계몽주의 운동의 중심지는 두 곳입니다. 하나는 프랑스 특히 파리이고, 나머지 하나가 에딘버러와 글래스고로 대표되는 스코틀랜드입니다. 이 두 계몽주의의 성향은 매우 다릅니다. 프랑스 계몽주의는 이성에 대한 무한한 신뢰에 기반한 진보주의적 역사철학을 핵심으로 삼는 반면, 스코틀랜드의 계몽주의는 인간의 능력의 한계를 인정하고, 그 한계 안에서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며 그 해결 방안의 집합체인 전통의 가치를 긍정하는 보수주의적 역사관을 밑바탕에 깔고 있습니다. 흄의 철학은 바로 이 ‘인간의 능력의 한계를 인정’하는 가치관을 가장 잘 보여줍니다.

두번째는 습관입니다. 이 책에서도 강조하듯 흄의 철학은 보통 회의주의로 분류됩니다. 아무리 널리 퍼져있고 강한 믿음이라고 하더라도 궁극적으로는 철학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고 그냥 그렇게 믿은 경험이 많이 쌓인 결과 즉 습관이라고 이야기하기 때문입니다. 그가 습관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원인과 결과의 연결 관계, 자아의 존재와 영속성, 인간의 자유, 외부 세계의 존재, 신의 존재, 다른 사람이 전해준 지식의 참과 거짓 등 인간의 삶을 지탱하는 근본적인 믿음입니다. 단어가 어려우니 조금 더 일상적인 용어로 바꿔보면, 원인이 있다고 반드시 결과가 일어나는 게 아니고, 자아는 허상이며, 우리가 보는 것과 외부 세계가 일치한다고 말할 수 없고, 신은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으나 있다고 말하는 것은 확실히 이상하고, “내가 어디서 들었는데”라고 시작하는 말은 일단 거르고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흄이 중요한 이유는 이런 아이디어가 단순히 주장에서 그치지 않고 정교하고 독창적인 논증과 함께 제시됐다는 점입니다. 이런 논증이 재해석되면서 흄은 철학자들의 철학자가 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점을 잘 보여주는 평가가, 흄보다 한 세대 뒤의 철학자인 칸트가 했던 말이죠. “나는 흄 덕분에 독단의 잠에서 깨어날 수 있었다.”

세번째는 공감입니다. 흄은 철학의 역사에서 거의 최초로 도덕적 판단에서 감정의 중요성을 강조한 철학자입니다. 이 생각은 아주 유명한 사실-당위 구별 논증에서부터 출발합니다. 도덕적으로 나쁜 행위 자체를 아무리 뜯어봐도 그 안에 ‘도덕적으로 나쁘다’는 특성이 객관적으로 존재하진 않지만, 그 행위가 우리에게 강한 불쾌감을 일으키기 때문에 ‘도덕적으로 나쁘다’고 생각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도덕적 판단은 즐거움과 불쾌함이라는 개인의 내밀한 감정에 좌우됩니다. 그러나 인간에게는 다른 사람의 즐거움이나 불쾌함을 추정하고 상상하는 능력도 있습니다. 이게 바로 흄이 생각하는 공감입니다. 이 능력을 통해 특정한 행동에 대한 도덕적 판단에 다른 사람과 합의합니다. 흄의 이 공감 개념은 한편으로는 감정을 상상과 연결지어 지적 능력과 감성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깊은 연관을 맺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다른 한편으로는 객관성을 상호주관성으로 설명함으로써 우리가 어떻게 규칙에 합의하고 사회를 이루며 살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흄이 우리에게 남긴 철학적 유산을 스코틀랜드 계몽주의, 습관, 공감 이 세 가지 단어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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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과 함께 추천드리는 책은 데니스 라스무센의 ‘무신론자와 교수’입니다. 이 책에서도 여러번 등장하지만, 흄의 유산을 가장 잘 이해하고 받아들인 사람은 애덤 스미스입니다. 국부론의 저자이며 경제학의 창시자로 알려져있는 바로 그 애덤 스미스죠. 살아있는 동안엔 서로가 서로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자 가장 친한 친구로 평가했고, 학문적 교류와 우정은 흄이 죽는날까지 계속됐습니다. 라스무센의 무신론자와 교수는 이 둘의 우정을 큰 줄기로 삼아서 18세기 스코틀랜드 계몽주의 지식인 사회의 풍경을 꼼꼼하게 그려냅니다. 한국에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하지만 경제학이라는 학문을 탄생시킨 시대의 풍경을 이 책을 통해 감상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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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의 탄생 - 끔찍했던 외과 수술을 뒤바꾼 의사 조지프 리스터
린지 피츠해리스 지음, 이한음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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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0년대 중반 영국. 상처가 난 부위를 도려내거나 잘라내면 가만히 내버려두는 것보다 더 좋을 수도 있다는 건 널리 알려져 있었고 그래서 사람들은 열심히 썰고 깎았습니다. 하지만 수술의 기술은 아주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마치 푸줏간에서 고기를 다루듯 인체를 다뤘고, 수술하는 의사에 대한 대우도 백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두 가지였습니다. 수술을 할 때 아프다는 것 그리고 수술 부위가 썩어들어가며 패혈증에 걸려 죽는다는 것. 첫번째 문제는 1840년대에 마취기술이 개발되면서 해결되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발전은 두번째 문제를 더 심각하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마취 기술 때문에 더 많은 부위에 수술을 감행하면서 수술 부위가 썩을 가능성도 훨씬 높아진 것이죠. 하지만 사람들은 ‘인체가 썩는’ 현상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해 헤매고 있었습니다.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에서 외과의사로 활동하던 조지프 리스터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전하기로 합니다. 아버지가 발명한 개선된 현미경으로 인체 조직을 들여다보며 연구를 시작하고, 미생물에 관한 새로운 관점인 파스퇴르의 균 이론을 수술에 적용해보기로 합니다. 대학병원의 외과의사로서 후배 의사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널리 전파하려 의료인력 양성제도 개혁에도 관여합니다. 리스터는 자신의 연구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획기적인 수술법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을까요? 이 과정을 다룬 책 린지 피츠해리스의 수술의 탄생에서 그 결과를 확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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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당연히 살균이 되어야겠죠?

외과의사 조지프 리스터는 의학과 과학의 역사에서 무균수술법을 확립하고 보급한 사람으로 이름이 남아있습니다. 아마 이 사람이 없었다면, 저를 포함해서 방송을 듣고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중 상당수는 어렸을 때 넘어져서 까지거나 베이거나 찢긴 상처 때문에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수도 있습니다. 큰 수술을 받은 경험이 있는 분이라면 더더욱 그럴 것입니다.

여러분을 겁주려고 하는 이야기가 결코 아닙니다. 공기 중에 떠돌아다니는 균에, 수술하는 의사의 손에 묻어있던 균에, 수술 도구인 칼이나 집게나 튜브에 서식하던 균에 감염돼 수술 부위가 제대로 아물지 못하고 썩어들어갔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냥 보기 흉한 정도에 그치면 다행인 수준이고, 이 부위의 심각한 부패가 혈관이나 신경을 따라 인체의 다른 부위에 영향을 줘 대개는 목숨을 잃는 사태로 끝맺었을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19세기, 1800년대 유럽에서 널리 행해진 수술 전후의 풍경입니다.

이 책 수술의 탄생은 조지프 리스터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이 시기 의학의 현실과 발전을 다룹니다. 이 발전에서 핵심 쟁점은 의학과 생물학의 접목, 즉 수술 절차와 관리 방법에 균 이론을 도입할 것인지 여부입니다. 미생물의 개념조차 잡혀있지 않았던 때이기 때문에, 부패에 관한 이론은 화학으로 다뤄야 하는지 생물학으로 다뤄야하는지부터가 일단 문제로 부각됩니다. 또한 만약 균 때문에 상처에 부패가 생긴다면 그 균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그 균이 부패라는 특정한 현상을 일으키는 생화학적 과정이 무엇인지도 설명해야 했고요. 또한 균 이론에 기반해서 수술 부위의 살균을 철저하게 하더라도, 기존에 비해서 분명히 적기는 했지만 사망자는 여전히 발생했기 때문에 이 문제도 설명 내지는 해결해야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기존의 방법에 따라 수술을 받았어도 모두가 죽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새로운 이론에 자신의 지위와 명성을 거는 것도 리스터를 포함한 당시의 의사들에게 분명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은 의학의 역사에서 일종의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리스터가 무균수술법을 개발했다고 해서 의료계의 모든 풍경이 뿅 하고 바뀐 것도 아니었고, 이 방법이 기존 의료계의 관습을 완전히 타파할 정도로 완전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즉, 보여주고 증명하는 게 과학적 발전의 전부는 아니라는 사실, 그럼에도 리스터를 비롯해 그와 뜻을 같이 하는 이런 과학자와 의사들 덕분에 과학이 구불구불하지만 진보의 길을 걷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또 한 번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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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방금 전 패러다임 전환의 과정을 또 한번 확인할 수 있습니다 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이것은 언젠가 이 비슷한 과정을 우리가 한번 본 적이 있다는 걸 의미하겠죠? 방송을 꾸준히 오래 들어온 청취자 여러분이시라면 지난해 스티븐 존슨의 ‘감염도시’라는 책을 읽었던 것을 기억하실 겁니다. 제가 그 책의 키워드로 꼽은 것이 바로 ‘패러다임’이었는데요. ‘감염도시’의 주제 또한 사람들이 병을 다루는 관점이 바뀌는 과정을 콜레라 대처법을 사례로 들어 보여주고 있죠. 그런 의미에서 아직 읽어보지 못하셨다면 한 번 읽어보시기를, 저희와 같이 이미 읽어보셨다면 피츠해리스의 ‘수술의 탄생’과 나란히 놓고 다시 한번 읽어보시면 어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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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지표 정독법 - 3년 후 부의 흐름이 보이는
김영익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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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1992년 클린턴을 미국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이 구호는 이제 구호에서 그치지 않고 모든 현대인의 원칙이 됐습니다. 모든 것을 경제적 가능성으로 생각하기 시작해서 경제적 효과로 결론내죠.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세계를 덮친 뒤엔 훨씬 더 심해졌습니다. 누구는 얼마를 벌었다더라, 누구는 어떻다더라… 그래서 나도 경제를 알기 위해 경제신문을 보고 경제 관련 기사를 들여다봅니다. 그런데 어쩌죠? 온통 무슨무슨 지수밖에 없는데 어떤 의미인지 하나도 모르겠습니다.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긴 한데, 해석은 못하겠습니다. 요즘 M2와 유동성이 역대 최대라는데 왜 부동산 가격은 끝도 없이 오르고 코스피 지수는 1년만에 두 배를 찍었을까요?

경제지표 정독법은 바로 이런 분들을 위한 책입니다. 경기순환, 산업활동, 생산, 수출입과 수지, 기업/가계의 체감, 고용, 물가, 통화, 금리, 환율, 재정 등 경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지수의 계산과정과 의미와 해석방법을 알려드립니다. 나아가서 이런 지수를 찾는 방법도 알려드립니다. 아주 놀랍게도 이 지수 자료는 거의 모두 공개돼있습니다. 우리가 낸 세금이 이런 걸 우리 대신 계산하고 처리하는 데 쓰이는구나, 이렇게 세금의 보람을 느끼면서 지표의 숲을 한 번 탐험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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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꼽은 키워드는 ‘펀더멘털’입니다.

경영/경제 분야 뉴스 기사나 글을 많이 접하신 분들에게는 꽤 익숙한 단어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숫자로 표현할 수 있는 더 구체적이고 기술적인 의미가 있겠지만 청취자나 저같은 생활인들에게는 금융환경의 변화에 상관없이 자체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능력 같은 의미로 통용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기초체력’이라는 단어로 많이 대체해서 쓰기도 하고요.

많은 전문가들이 ‘건전한 금융생활’을 위해서는 펀더멘털을 보는 눈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죠. 이런 ‘건전한 금융생활’은 기업과 국가의 펀더멘털을 성장시키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있지만 자본이 없는 사람들, 당장은 생계가 어렵지만 이후에 갚을 여력이 있는 사람들에게 생명을 불어넣어주죠. 반대로 건전하지 못한 금융은 기업과 국가의 펀더멘털을 약하게 만들어서 거품이나 침체를 불러일으키고 국민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끼칩니다. 하지만 동시에 사람들은 거품 속에서 남들보다 돈을 더 벌고 싶어하고, 침체 속에서는 남들이 돈을 잃을 때 나 혼자만 돈을 벌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사람들은 각자 남들에게는 ‘펀더멘털이 중요하다’ ‘펀더멘털을 봐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속으로는 ‘나만은 펀더멘털과 상관없이 돈을 벌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해요.

내 금융생활의 목표가 펀더멘털을 중시하거나 그렇지 않거나 둘 중 어느쪽이 됐든, 이 책에서 알려주는 여러 지표의 의미를 알고 해석할 줄 아는 것은 양쪽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펀더멘털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이 지표는 경제 펀더멘털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장기적으로 내 경제 생활을 상황에 맞게 재편할 수 있겠죠. 반대로 펀더멘털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더라도, 돈을 집어넣을 타이밍과 빼야 할 타이밍을 알려줄 테니 이런 지표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할 수는 없겠죠. 즉 이 책이 다루는 여러 지수들은 내가 어떤 성향이든 모두 알아야 할 지표라는 뜻입니다.

안타깝게도, 경제 과목의 기억을 떠올려보면 여기 나온 지표들의 의미를 우리는 대부분 학교에서 배웁니다. 시험도 치면서 내가 잘 기억하고 있는지 점검해보기까지 해요. 그런데 왜 우리는 이걸 다 까먹고 책을 통해 다시 읽어야 하는 것일까요? 슬픈 일입니다. 그만큼 이 책에서 다루는 여러 지표와 그에 대한 설명은 청취자 여러분 모두가 아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한 번 꼭 직접 살펴보시고, 바람직한 경제생활을 하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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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은 뒤에 반드시 해야 할 독후활동! 바로 한국은행 홈페이지를 가보는 것입니다. 이 책에서 다루는 거의 모든 경제 관련 지표는 한국은행에서 계산해서 정기적으로 공지합니다. 한국은행이 아닌 다른 기관에서 다루는 통계와 지수를 찾는 방법 또한 이 책에서 상세하게 안내하고 있습니다. 나온지 3년 정도 된 책이어서 그동안 공공기관 홈페이지에 변경이 있었을 수도 있지만,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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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과학이 여는 세계 - 세상을 바꾼 컴퓨터, 소프트웨어의 원천 아이디어 그리고 미래
이광근 지음 / 인사이트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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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컴퓨터가 판치는 세상입니다. 인공지능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는 그런 영화같은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고요, 온갖 종류의 기계에 컴퓨터가 쓰인다는 말입니다. 여러분이 이 영상을 보는 데 사용할 데스크탑 노트북 태블릿 핸드폰은 그냥 딱 봐도 컴퓨터이고, 요새는 스피커 TV 냉장고 보일러 자동차 등등 전기로 돌리는 거의 모든 것에 다 컴퓨터가 들어갑니다. 잠깐 생각해보면 꽤 신기한 일입니다. 망치로는 밥을 먹을 수 없는데, 컴퓨터가 들어간 기계는 밥을 먹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으니까요.

이미 기기가 만들어져 있으니 그걸 사용하기만 하면 될 수도 있지만 여기에서 그치면 약간 아쉽겠죠. 자동차를 알려면 작동법뿐 아니라 작동원리를 알아야 합니다. 컴퓨터도 마찬가지로 사용법만이 아니라 원리를 알아야 합니다. 이게 어떻게 이런 식으로 돌아갈까 하는 의문을 가지는 순간 우리는 컴퓨터과학의 세계로 한 발 내딛는 것입니다. 그리고 약간 안타깝게도 이 세계는 대체로 학생들도 별로 안좋아하고 학부모 여러분 상당수도 어렸을 적 별로 좋아하지 않았고 문과인 저도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수학과 논리학의 세계입니다.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를 증명하면서 탄생한 기계장치, 논리학과 수식을 전기신호회로로 바꾸는 과정, 그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우리가 하고 있고 할 수 있는 것 등 컴퓨터에 관한 모든 근본적인 것들을 소개하는 책을 한 권 꼼꼼하게 읽어본다면 컴퓨터를 이해하는 데 약간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안 그래도 어려운데, 쉽게라도 해야죠.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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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꼽은 키워드는 ‘코딩’입니다.

청취자 여러분께서 컴퓨터과학에 관심을 두고 있다면 열에 여덟아홉은 아마도 코딩에 관한 여러 이야기 때문에 이런 관심이 시작됐을 것이라 짐작합니다. 컴퓨터의 원리에 관심을 갖게 된 뒤에 가장 먼저 쉽게 접할 수 있는 분야가 바로 코딩이기도 하고요. 컴퓨터를 이용해서 내가 원하는 작업을 수행하는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니! 처음 해보면 꽤 신기하기도 하고요. 저 역시 마찬가지라 중학교 3학년때까진 꿈이 프로그래머였습니다. 요즘엔 개발자라는 말을 더 많이 쓰더라고요. 수학을 못해서 고등학교 때 꿈을 접긴 했지만요.

몇 년 전에 코딩을 정규교육과정에 넣어야 하냐 논란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저는 제 개인적인 경험에 비춰봐서 찬성하는 쪽이었습니다.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습관을 만드는 데 도움을 많이 받았거든요. 코딩이 논리적인 사고에 도움이 되는 이유는, 다른 게 아니라 이 컴퓨터라는 기계가 수학과 논리학을 토대로 구성됐기 때문입니다. 입력과 적절한 처리 과정 없이는 적절한 출력을 기대할 수 없고, 그 적절한 처리 과정을 구성할 때에도 모든 요소를 빈틈없이 설계해야만 오류가 생기지 않죠. 오류가 발생했을 땐 과정을 되짚으면 어떤 단계가 잘못됐는지 찾을 수 있기도 하고요. 게다가 코딩은 수학보다 더 실용적이기까지 한데요. 숫자가 아닌 다른 생생한 결과물을 보여주기 때문이죠.

이 책 또한 앞쪽 절반 정도 내용은 수학과 논리학에 해당합니다. 분명 쉽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중학교 때 수포자가 된 저같은 성인도 약간 집중해서 읽으면 전체적인 내용을 이해하는 데 큰 무리가 없고요. 특히 한국인의 생애주기에서 수학을 가장 잘 하는 때인 고등학생들이 읽기에는 더 수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컴퓨터의 작동 원리를 알아야 컴퓨터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것처럼, 코딩에 관심이 많고 또 그 방향으로 진로를 생각하는 학생이라면 이 책을 통해 코딩 자체의 원리를 알아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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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재미있게 읽을 당신에게 보내는 애드온 서비스, 2제 아이랑 투게더입니다.

제가 추천해드리는 콘텐츠는 ‘필스교양’이라는 팟캐스트/유튜브 채널입니다. 그 중에서도 ‘코딩넛: 우리는 왜 코딩을 해야 하는가’라는 에피소드입니다. ‘2010년대에 태어난 아이가 성인이 됐을 때 알았으면 하는 교양’을 콘셉트로 만들어진 채널이고, 실제로 제작자가 두 아이를 키우는 아빠입니다. 이 에피소드에서는 현직 컴퓨터공학자가 출연해서 코딩이란 무엇이고 대체 왜 중요한지 이야기해줍니다. 아무래도 이 방송의 청취자 여러분의 관심사에 대해 답변을 해줄 수 있는 내용이 많이 들어가있는 것 같아서, 한 번 들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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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의 생각 - 정의에서 민주주의까지
애덤 스위프트 지음, 김비환 옮김 / 개마고원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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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활동이 꿈꾸는 단 하나의 목표가 있다면, 아마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 할 수 있겠죠. 사실 이 조차도 모두가 동의하진 않겠지만,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활동이 가치없는 일이라고 말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정의로운 사회란 대체 어떤 사회인가요? 이렇게 질문하는 순간, 우리는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철학적 질문으로 빠져듭니다.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는 2021년 우리의 질문이면서, 동시에 플라톤이 국가라는 벽돌같은 책을 통해 답변하고자 했던 바로 그 질문이기도 한 그것 말이죠.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생각하다보면 정의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여러 개념을 다시 마주하게 됩니다. 자유, 평등, 공동체, 민주주의입니다. 그리고 인류 역사엔 이런 개념들에 대해 독창적인 발상을 제시한 철학자들이 있습니다. 이런 발상들의 문제의식과 논리적 구조를 파악하고 우리 삶의 영역에 어떤 함축을 지니는지 많은 사람들이 안다면, 선동과 양극화에서 벗어나 더 건전한 정치 토론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정치철학 분야에서 살아있는 대가 중 한 명인 애덤 스위프트는, 영국 총리가 읽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그리고 이런 건전한 정치 토론 문화가 정착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위대한 철학자들의 독창적인 발상을 우리에게 소개하는 글을 썼다고 합니다. 나와 내 동료의 운명에 관심을 갖는 훌륭한 시민으로서 한 번 이 책을 들여다봐야겠습니다. 애덤 스위프트의 정치철학 소개서 정치의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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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꼽은 키워드는 앞서 책소개에서도 말씀드렸던 ‘정의’입니다.

이 책을 정치철학 소개서라고 소개해드렸는데, 이 분야에서 아주 유명한 책이 있죠. 바로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 인데요. 그래서 이 책은 샌델의 책과 다루는 영역이 많이 겹칩니다. 그렇다면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었으면 이 책은 읽지 않아도 되는가? 그렇지는 않습니다. 두 가지 이유 때문인데요.

하나는 이 책이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제시된 논의보다 한 발 더 그리고 깊게 나아간다는 점입니다. 1950년 이후 현대의 정치철학 논의를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그래서 고등학교 윤리와 사상과 생활윤리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익숙하겠지만 다른 사람들에겐 약간 낯선 학자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이 학자들이 정의, 자유, 평등, 공동체, 민주주의에 대해 어떤 생각을 내놓았는지는 일종의 현대인의 고급 교양에 속합니다. 불평등, 소수자, 차별 등 지금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문제에 대한 철학적 답변이기 때문입니다.

또 한 가지 이유는 이 책의 저자 애덤 스위프트가 롤즈 식 자유주의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샌델과는 반대일 뿐 아니라 샌델이 속한 이른바 공동체주의 입장에 매우 비판적입니다. 스스로는 아니라고 하지만 자신의 입장을 이 책 안에서 아주 강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건 샌델의 책이 공동체주의적 입장에서 자유주의를 비판하는 것과 마찬가지인데요. 어느 한쪽의 입장만을 접하는 것이 토론이나 사고의 발전에 좋지 않다는 것은 우리 모두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사실이잖아요? 편식보다는 골고루 먹는 것이 나은 것처럼, 이 책도 다른 사람들이 다 읽는 정의란 무엇인가의 논의를 뛰어넘게 만드는 그런 역할을 할 것입니다.

그러면, 그래서 이 책이 정의에 관해서 똑 부러지게 이야기해주는 것이 있느냐? 그렇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정의란 우리가 끊임없이 생각하고 의미를 덧붙여 나가야하는 주제라는 게 이 책의 저자 스위프트의 입장에 더 가깝습니다. 심지어 정의는 우리가 좋다고 생각하는 다른 가치와 빈번하게 충돌하기까지 합니다. 그럼에도 롤즈의 말처럼 “정의는 사회의 제1덕목”이라면 그리고 다른 사람과 함께 사회를 이루며 살아가야 하는 것이 인간의 운명이라면, 정의라는 개념에 관한 잠정적인 답변을 갖고 있으면서도 그걸 계속 수정해나가는 게 인간으로서 지닌 의무가 아닐까요? 그리고 이 책을 통해 그 의무를 이행하는 데 약간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2제 아이랑 투게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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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과 함께 읽으면 좋을 콘텐츠는 마이클 샌델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던 정의란 무엇인가를 또 읽자는 이야기는 아니고요. 샌델이 낸 조금 더 무거운 책을 읽으며 철학자로서 마이클 샌델의 진짜 모습을 느낄 수 있는 책을 한 번 읽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박사학위 논문이자 샌델의 출발점인 정의의 한계, 미국 연방대법원 판결에서 자유를 해석하는 방식의 변화를 추적한 민주주의의 불만, 그리고 지난해 말 출판돼 화제를 일으키고 있는 논쟁적인 책 공정하다는 착각에 이르기까지. 고1을 막 맞이한 학생들에겐 약간 어려운 도전과제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꼭 지금 당장이 아니더라도 혹은 나중에 대학을 간 다음에라도 정치/사회 분야에 관심이 많고 좋은 사회란 무엇인지 궁금한 청취자 여러분이라면 꼭 한번 읽어볼만한 학자라는 의미에서 2제 아이랑 투게더에 이름을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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