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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와 걷다 - 당신은 아직 더 갈 수 있다, 니체가 들려주는 용기의 말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시라토리 하루히코 엮음, 이신철 옮김 / 케미스토리 / 2016년 7월
평점 :
품절
니체는 평생 초인을 꿈꾸었다.
사람들이 만든 가치관과 도덕관에 끌려다니지 않고, 자신만의 가치관을 만드는 사람.
사람에 대한 연민, 심지어 자기 자신에 대한 연민에도 빠지지 않고 오직 강한 힘만을 추구하는 사람.
지나 온 세상을 부정하고,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는 사람.
그런 초인을 꿈꾸었다.
그리고 자기 자신이 그런 초인이 되기를 간구했다.
그럼에도 그는 결국 자신이 초인이 될 수 없음을 깨달았다.
아무것에도 흔들리지 않는 강한 초인이기를 바랬지만, 자신은 실연으로 인해 자살을 꿈꾸고, 채찍지 달하는 말을 끌어안고 울 수밖에 없는 연약한 인간이었다.
추구하는 자신과 현실의 자신에서 오는 괴리감, 그것이 니체를 무너지게 만들었다.
그러나 그는 일생 동안 세상과 사람들, 그리고 자기 자신과 싸웠다.
그리고 그 싸움에서 패했다고 해서 니체의 싸움이 가치 없었던 것은 아니다.
"자기 자신을 넘어서 창조하기를 바라며, 그런 후에 몰락해 가는 자를 나는 사랑한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중에서
[니체와 걷다]는 니체가 일생동안 여행하거나 휴향을 했던 곳을 멋진 사진과 그의 글귀가 함께 적혀져 있는 책이다. 사진 밑에는 그 곳을 방문할 수 있는 공항과 교통편이 적혀져 있다. 니체의 발자취를 따라 함께 여행하며 니체의 사상을 만날 수 있도록 안내해 주는 책이다.
책의 초반부가 주로 니체가 태어난 독일과 니체가 육체적이고 정신적인 병으로 인해 대학교수직을 관두고 요향차 방문한 스위스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면, 후반부에는 주로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니체가 이탈리아를 여행한 시기는 니체의 사상이 정점에 이르렀던 시기였다. 니체는 이탈리아 여행 중 루 살로메라는 여인을 만나고, 그녀에게 청혼을 했다거 거절을 당한다. 또한 [차라투스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비롯한 그의 대표작들을 이 시기에 쓴다.
이탈리아의 사진 중 단연코 눈에 띄는 사진은 이탈리아의 베네치아이다.물의 도시라고 불리는 베네치아는 항구와 수로, 그리고 오래된 건물들이 아주 멋들어지게 펼쳐져 있다. 일설에 의하면 니체는 이곳에 있는 카페에 자주 방문했다고 한다.
이탈리아 사진 중 유난히 해가 지는 석양의 사진과 해가 뜨는 아침 사진이 많다. 하루가 사라지고, 다시 하루가 생성되는 징조인 노을처럼 니체의 사상을 가장 잘 표현해 주는 이미지가 또 있을까? 그래서인지 이 책에는 유독 니체의 [아침놀]이란 책의 구절들이 많이 적혀져 있다.
어떤 일에 책임을 지려 하는가.
그보다 자기 꿈을 이루는 일에 책임을 지면 어떨까.
책임질 수 없을 정도로 당신은 약한가.
아니면 용기가 충분하지 않은가.
꿈 이상으로 당신 자신인 것은 없으련만.
꿈의 실현이야말로 그대가 지닌 최대한의 힘으로 이루어야 하는 것 아닐까.
[아침놀] 중에서
니체의 차라투스트라가 이렇게 말했다 라는 책에서 차라투스트라가 산에서 내려와 연설을 하는 장소이자, 니체가 자주 산책을 했다는 이탈리아의 산마르노 광장이다. 이 광장을 거닐며 니체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이 책에는 차라투스트라와는 조금 상관없는 만남과 기다림에 대한 그의 책의 한구절이 적혀져 있다.
"연락도 없이 사람을 기다리게 하는 것은 좋지 않다.
태도와 약속 차원만의 문제가 아니다.
기다리는 사이 상대방은
이런저런 좋지 않은 상상을 하게 되고, 걱정하며,
이어서는 불쾌해지고, 차츰 분개하게 된다.
요컨대, 사람을 기다리게 하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서
상대방을 인간적으로 나쁘게 만드는
부도덕하기 짝이 없는 방법이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마치 우리나라 남해의 풍경을 떠올리게 하는 이탈리아에서 가까운 프랑스의 에즈라는 마을 사진이다. 니체는 이곳도 자주 방문해 산책을 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 곳에는 니체가 걸었다는 '니체의 작은 길'이라는 곳이 있다고 한다. 이 사진은 에즈의 언덕에서 내려다 본 지중해의 모습니다.
"이상을 버리지 말라.
자기 영혼 속에 있는 영웅을 버리지 말라.
어딘가에서 이상과 꿈을 놓치면,
그걸 입에 올리는 다른 사람이나 젊음이를 비웃는 마음을 지니게 된다.
마으이 시기와 질투에 물들어 흐려진다.
향상할 수 있는 힘과 극기심 역시 함께 버려지고 만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중에서
내가 좋아하는 유럽의 골목 사진이다.
어쩜 그렇게 유럽의 골목들은 돌들로 대충 쌓은 것 같은데도 멋스러울까.
니체도 이런 골목길을 거닐었을까.
"과거에 매달리거나, 하찮은 인간과 비교하여 자신을 칭찬한다든지 하지 말라.
꿈을 즐겁게 말할 뿐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든지,
그렇다고 그런 현 상황에 만족하여 머무른다든지 하지 말라.
끊임없이 전진하라.
좀 더 먼 곳으로, 좀 더 높은 곳을 지향하라."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중에서
이탈리아의 또 다른 도시 나폴리의 항구이다.
이탈리아의 마조레 호수이다. 이탈리아에도 이렇게 멋진 호수가 있었다니...
이 책의 끝부분에는 이탈리아의 어느 오페라 극장의 내부 사진이 있다. 니체가 평생 가장 존경하고 사랑했던 사람은 바그너였을 것이다. 그는 바그너의 오페라에서 그가 추구하는 초인사상과 디오니소스적 향취를 느꼈다. 그는 바그너가 진정한 그리스 정신을 구현하는 음악가라고 칭송했다. 그러나 결국 그에게서 대중의 인기에 야합하는 속물 근성을 발견하고 바그너와 결별한다. 그럼에도 그는 평생 바그너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못했다. 어쩌면 우리의 일생은 사람을 바라보다 실망하기를 반복하는 것이 아닐까. 니체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