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교도의 체격 조건은 동물성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는 식습관 덕분인 듯하다.(소고기는 먹지 않지만.) 

 

 

앗, 내 넙적하고 넓적하고 단단한 체격 조건도 고기를 충분히(혹은 그 이상) 섭취하기 때문인가?(소고기는 거의 먹을일이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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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rnleft 2009-01-06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동네에 배트남 쌀국수집이 있는데, 그 집 아들들 보면 체격이 장난이 아니죠. 베트남 사람들 원래 키도 작고 빼빼 말랐는데 말이죠. 그걸 보면서 역시 고깃국물의 힘이 장난이 아니구나... 라고 생각하고 있었더랍니다;;

물론 그게 다락방님과 어떤 연관이 있다는건 절대 아니..쿨럭;;

다락방 2009-01-06 11:39   좋아요 0 | URL
정말 절대 아니.....에요? ㅡㅡ^

그치요, TurnLeft님. 고깃국물의 힘은 장난이 아닌 것 같아요 ㅎㅎ
고기 넘 좋아요! >.<

Mephistopheles 2009-01-06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밥 볶아주던 아주머니의 수저를 사수하려던 다락방님의 모습이 아른아른..

웽스북스 2009-01-06 12:52   좋아요 0 | URL
전 밥 볶은 수저 싫어해요. 새수저 달라고 해요 ㅋㅋㅋㅋㅋㅋ

Mephistopheles 2009-01-06 14:52   좋아요 0 | URL
웬디양님..그 열심히 볶은 수저에 고기의 엑기스가 얼마나 많이 묻어있는데요..
그걸 포기하는 건 고기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써 자격상실이어요~~~ㅋㅋ

다락방 2009-01-06 18:09   좋아요 0 | URL
메피스토님...아하하하하하하하. 그 모습은 잊어주세요. 제가 뭐, 늘 그르진 않아요..아하하하하하하

웬디양님/ 아니, 밥 볶은 수저를 왜 싫어해요? 그 수저로 먹어야지요 ㅎㅎ 아직 진정한 고기의 달인이 아니셔요 ㅎㅎ

무스탕 2009-01-06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밥 볶아주던 아주머니의 수저를 사수하려던 다락방님의 모습이 아른아른.. 2
거기다 알아서 고기 더 얹어 줬으면 다락방님은 아주머니를 사모하셨을거에요.. ㅋㅋㅋ

다락방 2009-01-06 18:11   좋아요 0 | URL
이미 아주머니는 저를 보는 순간 참이슬을 내오곤 하셔요 ㅎㅎ
무스탕님 말씀대로 고기를 더 얹어 줬다면 하트눈깔 만들었을거에요, 정말 ㅎㅎ
하트 뿅뿅 ♡.♡

보석 2009-01-06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화 잘되는 고기~~ 고기는 좋은 거예요!(늘어나는 뱃살과 허벅지는 외면;)

다락방 2009-01-06 18:12   좋아요 0 | URL
앗, 보석님도 고기를 좋아하세요? 저도 늘어나는 뱃살과 허벅지는 외면하곤 해요. 그리고 사실 그 배살과 허벅지가 비단 고기때문만도 아니기도 하구요. 먼 산..( '')

2009-01-06 12: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1-06 18: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레와 2009-01-06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핫!

스테이키가 급급급 땡겨주시고~

Mephistopheles 2009-01-06 14:54   좋아요 0 | URL
삼성동에 가면 "브라질리아"라는 스테이크 집이 있어요..
25000원(올랐는지 모르겠지만) 스테이크 무한리필!!
(가격대 성능비가 꽤 좋았던 집...^^)

다락방 2009-01-06 18:14   좋아요 0 | URL
앗. 안그래도 오늘 점심에 순대국 먹으면서 스테이크 얘기 실컷 했었는데..레와님도? ㅎㅎ
아 스테이크 먹고 싶어요. 입에 침고였어 ㅜㅡ

다락방 2009-01-06 18:14   좋아요 0 | URL
아, 메피스토님. 레와님은 경남 창원에서 회사를 다니시는데 말이죠 ㅎㅎㅎㅎㅎㅎㅎㅎㅎ

Mephistopheles 2009-01-06 18:54   좋아요 0 | URL
으흐흐..그.러.니.까.요....=3=3=3=3=3

레와 2009-01-07 10:38   좋아요 0 | URL
아.. 다음번에 서울가면 메피님이 삼성동 "브라질리아"에서 스테이키를 사주신다는 말씀이죠?!

오키토키!! ㅋ

다락방 2009-01-07 11:35   좋아요 0 | URL
나는 꼽싸리~~!! ㅋ

Mephistopheles 2009-01-08 02:06   좋아요 0 | URL
다섯 덩어리 이상 드신다면 고려해보겠습니다..^^

네꼬 2009-01-08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담 내가 아는 교도만 몇 명인 거야. (최소 셋.) ㅎㅎ

다락방 2009-01-09 11:49   좋아요 0 | URL
ㅎㅎ
나는 네꼬님밖에 몰라요.. ( '')

산사춘 2009-01-13 0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 교도 하나 추가요~! 꼽싸리도 추가요~!
술을 끊었더니 고기 엄청 먹어요. 핫핫핫

다락방 2009-01-13 08:16   좋아요 0 | URL
앗. 산사춘님! 술을 왜 끊으셨어요!! 슬프다 ㅜㅡ
 

나는 (책의) 하드 커버를 좋아하지 않는다. 책을 펼쳐서 뒤로 접히지도 않을뿐더러, 날카로운 모서리에 찔리면 아프기도 하다. 게다가 하드 커버 주제에(!) 가름끈이 없는건 정말 어처구니 없는 경우라고 생각한다. 대체 왜? 왜 하드 커버에 가름끈이 없는거야? 그럼 대체 어쩌라는 거야? 역시 책 날개 있는 표지가 가장 맘에 든다. 내게 가장 좋은 책갈피는 책날개. 

오늘자 경향신문을 들춰보는데, 마침 내가 공감할 수 있는 글이 있어서 퍼왔다. 

 

 

[사물과 사람 사이]디자인은 배려다  (경향신문 2009.01.02 펌)

                                          - 이일훈 건축가


 

 

 예전엔 책이 몹시 귀했다. 책 짓기도 어렵지만 종이가 귀하니 아끼며 여러 번 읽었다. 싸릿개비로 만든 서산(書算)대로 한 자씩 짚으며 되풀이하여 읽을 때마다 서수(書數)를 접고 편다. 읽다가 멈추는 곳에 끼우면 서수는 제비가 된다. 제비와 달리 표시할 부분엔 찌지를 붙인다. 요즘 서수는 사라지고 찌지 대신 접착식 메모지를 쓰며 갈피끈이 제비를 대신한다. 책 만드는 방식에 따라 읽기 방식도 바뀐다. 소프트웨어를 중시하지만 세상은 보이지 않게 하드웨어에 지배된다. 기 백 페이지 넘어 두꺼운데 갈피끈 없는 책들이 많다. 호화 제본과 미려한 인쇄로 겉을 뽐내지만 두꺼운 책에 갈피끈이 없음은 읽는 사람에 대한 배려도 없는 것이다. 소통방식이 늘어날수록 불통이 늘어나는 세태와 배려 없는 디자인이 느는 것은 필시 같은 징후일 것이다. 가름끈 하나에 세상이 읽힌다. 삽질과 망치질로 시끄러운 오구잡탕 시절, 어디 갈피를 못 잡고 있는 것이 디자인뿐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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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지.
    from 마지막 키스 2009-11-10 09:57 
      따뜻한 정종을 마시고 행복한 기분으로 걸었던 토요일이 분명 존재했는데, 오늘은 여러가지 이유로 심히 우울하다. 사실은 신경쓰지 않아도 좋을일들을 신경쓰면서 우울에 우울을 .. 이 기분을 얼른 회복하기 위해서 저녁엔 황태구이 정식을 먹었고, 크림치즈를 잔뜩 바른 베이글을 먹었고 커피를 마셨고, 달디 단 도넛츠까지 먹었다. 그런데도 왜이럴까.  집에 돌아와 샤워를 하면서 문득 책을 팔고 싶다는 욕망에 휩싸였다. 책장에서 이제
 
 
Arch 2009-01-02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맞아요. 저도 어쩌라고! 이런 생각이 들었는데. 책날개를 많이 쓰면 걔도 좀 닳아서 전 귀퉁이를 접어놔요. 그걸 일명 DOG'S EAR라고 하던데요. 그런데 EAR가 귀란 뜻 맞죠? 저 단어 참으로 낯설도다. 얜 왜 여기서 진상짓인지.

다락방 2009-01-02 23:47   좋아요 0 | URL
아, 저는 책 날개가 닳으면 그렇게 낭만적일 수가 없어요. ㅎㅎ (일종의 변태성향일까요?) 그렇지만 말씀하신 대로 귀퉁이를 접는 건 못하겠어요. 전 정말 책의 귀퉁이를 접을 수가 없어요. 윽.

아치님 이벤트에 응모할 답변을 한 문항에 대해서는 생각했어요. 후훗.

Mephistopheles 2009-01-02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어쩌다 두꺼운 하드커버 책을 잡고 읽으면서 갈피끈이 없는 모뙨 디자인이라고 출판사 욕을 징하게 하다
중간 조금 넘어갔을 때 책 사이에 교묘하게 숨겨진 갈피끈을 발견하고 무지하게 민망했던 적이 종종 있습니다.

다락방 2009-01-02 23:48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

맞아요, 맞아요. 저도 사실 살짝 그래서 민망했던 적도 있어요. 완전 욕했는데 나중에 막 말라 비틀어진 뱀껍질 처럼 접혀있고. ㅋㅋ

야클 2009-01-02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물며 수학 정석책에도 책갈피끈이 있거늘....

다락방 2009-01-02 23:50   좋아요 0 | URL
엄..엄..엄..엄.


저......
수학 정석은 펼쳐본 기억이 없고....표시할 일도 없어서....가름끈이 있었는지 없었는지는 기억이 잘......orz

(구차한 변명: 전 수학 정석 말고도 볼 책이 많았다구욧!!)

웽스북스 2009-01-03 0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갈피끈. 이거 다락방님이 늘 목놓아 외치시는 거잖아요 ㅋ

다락방 2009-01-04 00:38   좋아요 0 | URL
그니깐요. 나처럼 외치는 사람이 나뿐이 아니라니깐요 ㅎㅎ

Kitty 2009-01-03 0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중간의 줄을 뭐라고 하나 항상 궁금했는데 갈피끈이라고 하는군요. 좋은거 배우고 갑니다 ^^
저도 책은 죽어도 못접어서 그냥 요즘은 포스트잇 플래그(얇은 것)을 써요.
한 10가지 쯤 여러가지 색으로 준비해두고 책 표지에 맞춰 어울리는 것으로 골라씁니다 ^^

다락방 2009-01-04 00:40   좋아요 0 | URL
아, Kitty님. 그건 나름대로 한권의 디자인이 되겠네요. 표지에 맞추는 포스트 잇이라면 말이지요. 포스트잇 플래그(라고 표현하나요? 여튼 그 얇은 것) 저도 좋아해요. 근데 나름 비싸더란 말이죠. 전 그 포스트잇은 주로 밑줄 그은 부분에 붙여요. 나중에 밑줄 그은 부분 생각이 안나면 어쩌나 싶어서 말이죠. ㅎㅎ

푸른신기루 2009-01-03 0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하드커버에 갈피끈 없으면 막막 화가 나요
근데 갈피끈 없는 책은 그냥 책갈피 써요
책갈피라고 해봤자, 지갑에 쑤셔둔 영수증이나 책상에 널부러진 옷 태그를 대충 꽂아두는 정도지만..ㅋㄷㅋㄷ
전 죽어도 책날개로 표시는 못하겠더라구요^^;;;;
책귀퉁이를 접는 것도 죽어도 못해요^^;;;

다락방 2009-01-04 00:41   좋아요 0 | URL
하하. 푸른시기루님께서 말씀하시니 저도 갑자기 제 핸드백 속이 생각나요. 영화관람티켓이나 카드매출전표가 널부러져있죠. 그러니 책갈피로 무언가 쓰고 싶다면 고민의 여지가 없어요. 하하.

전 책 날개가 그렇게 좋더라구요. 책갈피로 쓸만큼. 책 접는 건 싫은데 왜그런가 몰라요 ㅎㅎ

하루(春) 2009-01-03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에 알라딘 서재 어디선가 '보람줄'이라고 하는 것도 봤는데 보람줄=갈피끈=가름끈 모두 같은 거 맞죠? 잘 읽고 가요.

다락방 2009-01-04 00:41   좋아요 0 | URL
아 그래요? 보람줄은 처음 듣는 용어예요. 말씀하신대로라면 보람줄=갈피끈=가름끈 그리고 =시오리 예요. ㅎㅎ

마늘빵 2009-01-03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얇은 책이든, 두꺼운 책이든, 포스트잇 조그만걸 붙여서 표시해놓는데, 그래도, 양장본이나 두꺼운 책들에는 갈피끈이 있어야 책이 완성된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런게 있어요. 없으면 2% 부족한 느낌. p.s. 글 뒷부분이 인상적이네요.

다락방 2009-01-04 00:42   좋아요 0 | URL
전 순전히 저를 위해서 가름끈이 필요해요. 특히 하드 커버에는. 없으면 2%로 부족한게 아니라 98% 부족한 거 같아요. 대체 뭐하자는 건지.

:)

2009-01-03 12: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1-04 00: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법천자문 2009-01-03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냥 두꺼운 종이 대충 잘라서 책갈피로 쓰죠.

다락방 2009-01-04 00:44   좋아요 0 | URL
그러니깐 제 말은요, 왜 독자로 하여금 두꺼운 종이를 자르는 수고를 하게 하느냐, 예요. 가름끈 하나면 다 되는 것을. -.-

하드 커버에는 가름끈을 붙여라, 붙여라!!

saint236 2009-01-03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종이로 된 책 갈피를 선호합니다. 책 표지와 날개는 따로 보관하였다가 책을 다 읽으면 원래 그대로 해서 책꽂이에 꽂아 둡니다. 책을 접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요. 그래서 읽고난 책은 형광펜으로 밑줄 그어진 것을 제외하고는 새책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몇번을 읽어도 마찬가지로요. 하드커버는 책값이 비싼 관계로 안좋아합니다.

다락방 2009-01-04 00:46   좋아요 0 | URL
저도 책을 접는 것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왜 책 날개나 너덜너덜 한것은 좋은걸까요? 하드커버는 비싸서도 안좋고 무거워서도 안좋고 모서리도 아프고 여튼 저도 별로 안좋아해요. 말씀하신대로 책날개마저 잘 사용을 안하신다면 정말 새책이나 다름없겠네요!!

어릿광대 2009-01-03 1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청 공감합니다. 갈피끈 없는 양장책은 정말... 음... 책을 한꺼번에 3~4권을 동시에 보는 스타일이라 저는 주로 책갈피를 애용합니다. 덕분에 다양한 책갈피를 모으는 게 취미가 됐다는.^^;;

다락방 2009-01-04 00:47   좋아요 0 | URL
엄청 공감합니다, 라니!! 하하. 너무 좋아요, 어릿광대님. 책갈피를 모으는게 취미가 될 수도 있겠군요. 제가 가장 이해하지 못하는 책갈피는 금장책갈피예요. 도대체 그게 책갈피로 쓰라는건지, 뭔지.

그런데 독자들이 이렇게 싫어하는데 대체 왜 가름끈없는 하드커버가 존재할까요?

메르헨 2009-01-17 0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 보면서 공감 또 공감합니다.하하하하하
저는 정말 책갈피를 싫어라하지만 하드커버에 가름끈 없는건 정말 죄악이죠.^^
책갈피로는...좋아하는 사람의 명함이나 제 명함이나 책 띠지...요걸 이용하죠.
띠지는 딱 접어서 계속 책갈피로 이용하기 딱~이어요.

다락방 2009-01-07 15:45   좋아요 0 | URL
앗, 저는 책 띠지는 사자마자 확 뜯어서 버리는 1人 이어요. 도대체 덜렁덜렁, 이게 뭔가 싶어져서 말이지요. 그런데 그걸 책갈피로 이용하시는군요!! ㅎㅎ

그런데 무슨생각으로 하드커버에 가름끈을 안만드는걸까요? 궁금해지네요. 그치요? ㅎ

하양물감 2009-01-10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신문 보다가 무척이나 공감을 했는데, 다락방님의 페이퍼에 올라와잇을줄은...^^

다락방 2009-01-11 16:20   좋아요 0 | URL
아하하핫. 정말로 여기에 공감하는 분이 많으시군요!!

Kir 2009-01-19 0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겁고 비싸서 하드커버 자체도 싫은데, 가름끈조차 없으면 용서할 수 없어요. 어릴 때부터 책에 한해서는 결벽증 비슷한 게 있어서 접는 것도, 줄 긋는 것도 꿈도 못꿔요; 그래서 책갈피를 미리 챙기지 않은 때에는 (이게 대부분이죠) 그냥 읽던 페이지를 외워요. 그런데 신기한 게 책갈피 챙기는 건 잊어버리는데, 무슨 조화인지 읽던 페이지는 잊어버리지 않더라구요.

다락방 2009-01-19 08:32   좋아요 0 | URL
전 책 날개 낡아지는 거랑 줄 박박 긋는거, 책에 내 나름대로의 낙서를 하는 것정도는 퍽 좋아해요. 그런데 이상하게 접는 건 못하겠어요. 하핫 ^^;;
그치요. 저도 무겁고 비싸고 아파서(?) 하드커버 자체가 싫은데 주제에 가름끈까지 없다니, 하면서 버럭대곤 한답니다. 흐흣.
 

남들도 다 하니까 한다, 는건 아니고(아니 맞고!!) 몇몇 영화들은 추천하고 싶어서. 이미 흥행했고 많은 이들이 봤던 영화는 패쓰. 볼때마다 수첩에 적은게 아니라서 빠뜨린 게 있어도 할 수 없고.











 

 터키와 독일이 배경인 『천국의 가장자리』 

 6월의 스폰지 하우스였고, 이 영화,

 좋았다.  

'미래란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 '비고 모텐슨'주연의 『폭력의 역사』 

아주아주아주아주 재미있게 봤던 영화.  

'인간은 과거란 버릴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 버리지. 그런 일은 불가능해. 과거는 항상 앞에서 기다리고 있지. -엘리자베스 게이지, 『스타킹 훔쳐보기』中

 

『캔디』'히스 레저'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작품. 포스터는 활짝 웃는 환한 모습이지만, 사실 이 영화는 우울하고,우울하고,우울하다. 마약과 빚에 허덕이고, 거기에서 빠져나오려고 발버둥치는 그의 모습을 보는 것은 굉장히 고통스러웠다. 그가 죽지 않았다면, 죽기전에 봤다면 이 영화가 그렇게 가슴 아프지는 않았을텐데. 나는 마치 히스 레저가 이렇게 살았던 것만 같아서 몹시 우울했다. 히스 레저를 볼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이 영화는 딱히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브로큰 잉글리쉬』 

 아, 이건 정말 아주아주아주아주 좋았던 영화. 지극히 주관적으로. 모두에게 이 영화를 꼭 보세요, 라고 추천할만한 어떤 감동이나 교훈이 있는 건 아니지만 내게 퍽 좋았던 작품. 나이를 아무리 많이 먹어도, 그리고 경험이 쌓인다고 해도 이별은 언제나 가슴 아프고, 다시 사랑하는 것은 언제나 두렵다. 

아, 그리고 프랑스 남자들이 죄다 이 영화속의 남자처럼 키스한다면, 나는 정말이지, 대한민국에 머무르는 의미가 없다. 정말 그렇다. 

 


『할람 포』 

 「빌리 엘리어트」가 이렇게 자랐다. 다른 사람들의 삶을 훔쳐보는 것이 그의 유일한 취미.  

 "5년후쯤에, 그때쯤 와." "그때도 계속 아름다울 건가요?" "그러길 바라." "당신은 그럴거예요." 

 '제이미 벨'이 아무쪼록 지금처럼 이렇게, 할람 포 같은 가슴에 파고드는 영화에 종종 등장하길 바란다. 이렇게 지금처럼 잘 자라주길 바란다.  

 


『리핑-10개의 재앙』이건 솔직히 좀 졸작이 아닐까 의심하며 봤던 영환데 나름대로 괜찮아서 깜짝 놀랐다. 으응, 괜찮네? 

 

『연을 쫓는 아이』는 머리를 감지도 않고 모자를 푹 눌러쓰고 혼자 극장에 가서 봤던 영화인데 아 젠장, 혼자 눈물을 흘리고 혼자 그 눈물을 닦기도 했다. 


 『발렛』이 영화는 도무지 의미를 찾을 수 없었던. 안봐도 아무 상관 없는 영화.
 










 



프랑스 영화 『미스트리스』 

 이 영화는 딱히 재밌거나 하진 않지만 뱀파이어의 이미지를 풍기는 프랑스 남자가 등장한다. 꽤 잘생겼다. 입술은 확 뒤집어까져가지고, 그 불어 발음이라니!! 

영화는 그다지 특별할 건 없다. 

 



 

 

 

 

 

역시 '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 또 '비고 모텐슨' 주연의  『이스턴 프라미스』 맙소사, 이 영화엔 결코 잊지 못할 사우나 액션씬이 나오는데, 오옷, 사우나라는 말 그대로 알몸인 비고 모텐슨의 액션을 볼 수 있다. 아아, 걸작이다 이 영화는. 내가 단지 '알몸 액션씬'때문에 이 영화를 걸작이라 평하는 걸까? 

그건 나도 모르겠다. 어쨌든 강추!  

 

 

 

『카라멜』내 생에 처음 본 레바논 영화. 순전히 포스터 한장에 마음이 끌려 극장을 향했었다. 영화를 보기도 전부터 나는 극장에서 이 포스터를 얻어다가(마침 포스터 증정 행사중이었다) 창문에 붙여놓고 내내 개봉을 기다렸었지. 

주연이었던 감독의 첫 작품. 앞으로 그녀가 뱉어 낼 다음 영화들을 기대해본다. 

'사랑을 말할 땐 당신을 떠올려요.'




『자유로운 세계』 여자는 옳지 않은 일을 옳지 않다고 항의 할 줄 아는 여자였으며, 불쌍한 사람들을 돕는 마음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여자는 옳지 않다는 사람들의 충고를 무시하고, 불법체류자들의 임금을 착취하며 점점 더 부유해진다. 

일자리가 없는, 일해도 임금을 제대로 받을 수 없는, 공정하지 못한 채로 더 부자가 될 수 있는, 여기는 자유로운 세계.
 

  

독일 영화 『요절복통 프레드의 사랑찾기』 윽. 원제는 [Where is Fred?]인데 도대체 왜 '요절복통'이란 단어가 들어가야 했는지. 창피하다, 정말.   

영화는 꽤 재미있다. 결론은 지나치게 영화스러워서 다소 불만족스러웠지만, 정말이지 시종일관 웃음을 멈출 수 없었다. 나는 독일영화에 은근 끌리는 것 같더라. 『미필적고의에 의한 여름휴가』같은 영화도 그렇고. 

이 영화에는 바로 옆의 포스터 『행복한 엠마 행복한 돼지 그리고 남자』에 나왔던 바로 그 남자가 프레드의 친구로 나온다. 난 또 괜히 반가워서. ㅎㅎ 

 












 『오스트레일리아』아, 이건 대체 뭔지!! 대체 그 긴시간동안 뻔한 얘기들을 해대는건지!! 지루했다. 대작으로 보이기 위해 엄청 애쓰긴 했다만, 억지스럽다. 소몰이꾼 휴 잭맨은 근사했지만, 세시간이나 이야기를 풀어내는 건 지독했다. 게다가 품격 있는 귀부인의 당당하고 활달한 캐릭터는 이미 아주 오래전에 영화 『파 앤드 어웨이』에서 '니콜 키드먼'이 한번 분했지 않은가! 따분해. 보링, 보링. 



 쑥스럽지만 나는 오늘 극장에 가서 이 영화를 한번 더 봤다. 에드워드가 내게 웃어준다면, 웃어준다면, 하고 말이지. 하하. 이 영화를 볼때의 '나'와 이 영화를 보고 나서의 '나'는 확실히 '정신줄놓은 모양새'를 하고 있다. 틀림없다. 




















세번째 줄의 『미후네』는 덴마크 영화, 제일 위쪽의 『렛미인』은 스웨덴 영화. 『카라멜』은 레바논, 『북극의 연인들』은 스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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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나 2008-12-31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흐ㅎ, 저도 폭력의 역사 아아주주 재미있게 봤드랬어요. 굿바이 칠드런은 어때요? 볼까 하는데~~ (작성중에 못참고 벌써 댓글을..;;)

다락방 2009-01-01 21:52   좋아요 0 | URL
하하.

굿바이 칠드런은 나쁘진 않았어요. 굉장히 덤덤하게 풀어나가는 영화예요. 니나님은 어떻게 느끼실지..사실적이고 덤덤한데도 울컥,하는 결말이더군요.

폭력의 역사도 아주아주아주아주 재미있었고, 이스턴 프라미스도 좋아요. ㅎㅎ

마늘빵 2008-12-31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아는 게 몇 개 없어요. 흐음 이거 그러니까 저 숙제 내주신거죠?

다락방 2009-01-01 21:54   좋아요 0 | URL
세상에는 아주 많고 많은 영화가 있는데 우리가 어떻게 서로 다 같은 영화를 알겠어요? 음, 숙제라고 하면 좀 보기 싫어지지 않나요? 그저 몰랐던 영화들중에 호감 가는 영화가 있다면 챙겨두었다 보세요 :)

Mephistopheles 2008-12-31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폭력의 역사는 장면 중...애드 해리스가 계속 비고 모덴슨을 추궁하자 견디다 못한 비고 모덴슨이 "그때 너를 죽였어야 했는데.."라고 눈빛이 한순간 변하면서 중얼거렸던 장면이 제일 기억에 남더군요..

다락방 2009-01-01 21:55   좋아요 0 | URL
폭력의 역사는 가슴이 아팠어요. 아무리 아무리 헤어나오려고 해도 그의 과거가 앞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잖아요. 아, 정말이지 끝까지!! 그 영화를 보고 크로넨버그 감독의 다른 영화를 봐야겠다, 고 생각했고 운좋게도 2008년(벌써 작년!)에 이스턴 프라미스를 봤네요. 후회하지 않아요. ㅎㅎ

Mephistopheles 2009-01-02 21:29   좋아요 0 | URL
데드 존, 하고 비디오드롬, 열외인간...은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초기작품입니다..챙겨 보세요..
(하지만 비디오 드롬과 열외인간은 꽤.....그로테스크합니다.)

다락방 2009-01-02 23:45   좋아요 0 | URL
메피스토님. 거기에도 알몸 액션씬 이런거 나와요?


=3=3=3=3=3=3=3

Mephistopheles 2009-01-03 00:13   좋아요 0 | URL
저기.....비고 모덴슨 같은 배우는....안나오는데요...열외인간은 마를린챔버스(포르노스타-여잡니다.), 비디오드롬은 제임스 우드, 데드존은 크리스토퍼 월켄(거 있잖습니까. 팀버튼 감독의 슬리피 할로우의 머리없는 기사.)

Alicia 2008-12-31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내 어머니의 모든 것! 으흐흐흐흐흐. 페드로알모도바르 완존 사랑해요. ♡


다락방 2009-01-01 21:58   좋아요 0 | URL
내 어머니의 모든 것을 보면서 인상 깊은 대사가 있어서 적어놨더랬어요.


"다시는 그렇게 떠나지마. 난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는 꼭 작별인사를 하고 싶어. 비록 가슴이 아플지라도."

Alicia 2009-01-02 08:37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이러시기에요. 너무 찔리잖아요.. 꼭 새겨들을게요. ^^

다락방 2009-01-02 09:28   좋아요 0 | URL
앗, 그게 그렇게 되는건가요? 아하하핫.

네, 알리샤님. 다시는 그렇게 떠나지 마세요! :)

Alicia 2009-01-02 10:05   좋아요 0 | URL

저 누구랑 영화 잘 안보고(사실은 못보고:)
또 함께봐도 감흥이 떨어지는 경우가 종조 있는데 다락방님하고는 꼭 한번 영화를 같이봤으면 싶어요.
다락방님하고 영화보기- 올해의 계획에 추가해야지 으흣^^

다락방 2009-01-02 10:06   좋아요 0 | URL
아, 함께 영화보기. 좋지요!!
이왕이면 같이 볼 영화가 굉장히 좋은 영화라면 좋을텐데요. 보고 나서 수다 잔뜩 떨 수 있도록 말이지요. 그리 거창한 계획이 아니니 실현가능해 보이는데요, 알리샤님!
:)

마노아 2009-01-01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코멘트 작성 중인 거예요? 일단 별찜이에요!

다락방 2009-01-01 21:59   좋아요 0 | URL
아, 이게 말이죠, 마노아님. 회사에서 근무중에 작성을 시작했는데 일이 너무 많잖겠어요? 그래서 중간에 스톱, 하고 일을 좀 하느라고. 하하.

하루가 훌쩍 지난 지금에서야 컴터 앞에 앉을 시간이 되어 간신히 마무리 했네요. 일을 벌리지나 말 걸. ㅎㅎ

2009-01-02 13: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1-02 14: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웽스북스 2009-01-03 0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올해는 다락방님이 보는 영화를 많이 따라볼 작정이에요.

다락방 2009-01-04 00:47   좋아요 0 | URL
내가 좀 멋져요? ㅎㅎㅎㅎㅎ

2009-01-03 01: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1-05 19: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1-05 2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Kir 2009-01-19 0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전에 본 것도 있고, 작년에 본 것도 있고... 다 합쳐서 제가 본 영화는 24편인 것 같아요. 작년 한해동안 이 많은 영화를 다 보셨다니, 대단하세요! 많이 읽으시는만큼 많이 보시는군요.

다락방 2009-01-19 09:18   좋아요 0 | URL
Kircheis님. 영화보는 걸 좋아해서 보고 싶은 영화가 있으면 놓치지 않으려는 편이에요. 요즘은 DVD대여점도 다 문을 닫고, 저는 다운받아서는 영화를 보지 않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극장에서 보지 않고 놓쳐버리면 그 영화를 다시 보기가 어렵거든요. :)
책은, 윽, 저는 많이 읽는 편은 아닌데요. 하핫 ^^;;
 

사무실 동료 직원 한명은 기욤 뮈소에 푹 빠져있다. 이 책을 읽고서는 울컥 거렸다고 했다. 『구해줘』를 재미있게 읽긴 했지만 한편의 헐리우드 영화 같았던 느낌이 강해서 그의 다른 책들을 읽지 않고 있다가 『사랑을 찾아 돌아오다』를 그 동료 직원에게 빌려 읽었다.  

『구해줘』와 비슷한, 여전히 헐리우드 영화 같은 느낌.책장은 빠르게 넘어가지만 책을 다 읽고 덮었을 때 내 가슴 깊이 무언가 파고들지는 않는, 그래서 나는 이 작가가 참 좋아, 라고는 결코 말 할 수가 없는 책. 

그런데 이 문장이 참 좋더라.  

"그렇긴 해도 이 불안한 세상에서 제시를 돌봐주는  어른이 셋이라면 그리 많은 게 아니잖아." (p.367)

 

기다리던 책, 이클립스가 도착했는데(생전 처음 예약 주문이란걸 해봤다. 도대체 사람들은 왜 쓸데없이 예약 주문 같은걸 하는거야, 하던 나였는데. ) 침대에 비스듬히 앉아서 에드워드와 벨라의 이야기를 읽다가 그만, 뜬금없이 『호밀밭의 파수꾼』을 책장에서 꺼내왔다. 그리고 침대에 다시 비스듬히 앉아서 『호밀밭의 파수꾼』을 읽기 시작했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이 책을 다시 읽어야 할 것 같았다. 에드워드와 벨라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홀든 콜필드. 이 책에는 예전에 읽으면서 내가 붙여놓은 포스트잇이 너덜거리고, 예전에 읽으면서 그었던 밑줄도 여러군데. 아, 그런데 나는 또 새로운곳에 밑줄과 포스트잇을 추가한다.  

난 이제까지 두 번밖에 싸워보지 못했고, 두 번 다 졌다. 난 그다지 강하지 않았다. 사실 난 평화주의자라고 할 수 있다.(p.67)

 

악. 악. 오스카도 평화주의자라고 했는데, 홀든도 평화주의자로구나. 나는 왜 몰랐지? 나도, 나도 평화주의잔데!!  

그런데 정말, 센트럴 파크 연못의 헤엄치는 오리들은 연못이 다 얼어버리면 어디로 가는걸까? 누군가가 모두가 잠들 때 그 오리들을 옮겨 주는 걸까? 아니면 얼음이 얼어있는 연못의 저 깊고 깊고 깊고 깊은 어딘가에서 여전히 헤엄치고 있는걸까? 나도 궁금한데 왜 사람들은 답을 해주지는 않을 망정 화를 내는거야! 왜!! 

 

그리고 존 치버 , 존 치버의 기괴한 라디오.

 세번째 단편까지 인가 읽었다. 그러니까 이걸 읽다 말고 이클립스를 읽고, 이클립스를 읽다 말고 갑자기 호밀밭의 파수꾼을 읽고... 

존 치버는 처음 만나는 작가. 얼마전 시사인의 책 소개를 보고 찜해두었었는데, 세번째 단편까지 읽고 나니 역시 단편의 대마왕은 피츠제럴드야, 라고 새삼 되뇌이게 된다. 스콧 피츠제럴드의 단편을 보셨나요? 안봤으면 말을 하지 말아요. 단편의 대마왕은 피츠제럴드. 

 

악. 존 치버를 읽고 있고 존 치버의 기괴한 라디오를 이야기 하면서 피츠제럴드의 단편을 얘기하면, 어쩐지 반칙같잖아!! 

피츠제럴드의 모든 단편이 지독하게 좋지만 컷글라스 보울은 정말이지!! 

 

 

크리스마스에 영화 『렛 미 인』을 보았고 영화를 다 보고 돌아가는 길, 광화문 교보문고에 들렀다. 무얼읽을까 여기저기 서성이다가 주이란의 『혀』를 집어 들었다. 

 

 나는 이미 조경란의 『혀』를 읽었더랬고, 그래서 조경란이 표절했다는 주이란의 『혀』를 한번 읽어보자 했던 것. 주이란의 『혀』는 단편인데 다 읽고 나니 어, 표절은 아닌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재는 같고 결말도 거의(?) 같지만 딱히 표절이란 생각은 들지 않더라. 표절이란 무얼까. 어떤게 표절인걸까. 잘은 모르겠지만 나는 표절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사실 이런말을 하기는 좀 조심스럽고 무서운데, 조경란의 혀가 조금 더 재밌다. 

 

올해 12월에 내게는 그다지 재미없었던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을 다시 읽어볼까 했는데 음, 걍 내년 12월에 생각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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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8-12-27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책 결산(?)을 매달 해 주세요. 너무 즐거워요. 다락방님은 문학의 메신저에요~

다락방 2008-12-27 17:36   좋아요 0 | URL
오와~ 문학의 메신저라니! ㅎㅎ
마노아님은 천사에요. 우히힛.

책 이야기를 막 하고 싶어질 때가 있어요. 저기 저 위에 "그렇긴 해도 이 불안한 세상에서 제시를 돌봐주는 어른이 셋이라면 그리 많은 게 아니잖아." 라는 문장을 읽고는 너무 좋아서 무슨 말이든 하고 싶었거든요. 자주자주 얘기하도록 좋은 책을 많이 읽어야겠어요.
:)

네꼬 2008-12-27 1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밀밭의 파수꾼은 친구가 꼭 읽으라며 사준 게 3년 전인데 이상하게 시작도 못했어요. 난 명작이나 고전을 잘 못 읽거든요. 하지만 다락님이 말씀하시니 이참에 읽어볼게요. 무엇보다, 다락님도 다시 읽기 시작한다고 하니 나랑 같이 읽는 셈이잖아. : )

다락방 2008-12-28 22:21   좋아요 0 | URL
명작이나 고전을 어릴때부터 강요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못읽는 것 같아요. 사실 그런 작품들은 어른이 되서 볼 때 무언가 더 제대로 느껴지는데 말이죠. 불만이야, 불만. 어릴때는 황순원의 소나기 하나면 충분하다구욧!

천천히 읽고있어요, 홀든은. 아주 푹 빠져서. 네꼬님도 빠졌으면 좋겠지만, 또 그렇지 않다고 해도 그건 내가 어쩔 수 없지. 홀든에 빠지든 안빠지든 네꼬님은 네꼬님이니깐. :)

플레져 2008-12-27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욤씨의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를 읽고 이 작가의 다른 소설이 궁금하지는 않았어요. 나두 다락방님처럼 무언가를 파고드는 호미의 느낌이 없었거든요. 프랑스 사람치고 할리우드 영화 마니 보셨네 하는 느낌? 피츠 제럴드의 단편 안 읽고 개츠비만 읽었지만 이런 말 슬쩍 해도 될까요> 단편의 대마왕은 레이먼드 카버. 레이먼드 카버를 읽지 않고서는 말을 하지 말게 이사람아~~ 캬캬. 존 치버 소설 몇 편 읽은적 있는데 마이 스타일이 아니어서 일단 보류...다락님도 왠지 그런 거 같으니까 조금 더 보류 ^^

다락방 2008-12-28 22:23   좋아요 0 | URL
악악. >.<
레이몬드 카버의 특히 [대성당]을 좋아해요. 대성당을 다 읽고나면 무언가 심하게 얻어맞은 느낌이 들지요. 몇년전에 읽었는데, 다시 읽어봐야 겠어요. 하하. 아, 카버의 그 단편도 좋은데. 왜, 돈 없는 남자한테 자꾸 돈 없다고 가족들이 전화하는 그 단편이요. (제목이 생각이 안나요 --) 그거 읽으면서도 입에서 쓴물이 나왔는데 말이죠.

존 치버는 오늘 침대에서 다시 읽으려고요. 훗 :)

Jade 2008-12-27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츠제럴드 단편 꽂혔어요 ^^
위대한 개츠비와 호밀밭의 파수꾼은 책 읽고 좋아서 원서를 산 세권중 두권이랍니다. ㅎㅎ 다락방님도 좋아하셨군요!

다락방 2008-12-28 22:25   좋아요 0 | URL
아, 제가 원서를 읽을 수 있기를 얼마나 희망하는지요! 그러나 늘 희망뿐 원서를 읽기 위한 노력은 전혀 하고 있질 않죠. 위대한 개츠비는 세번 읽고나니 좋아지더라구요. 두번 읽을 때 까지는 대체 무슨 말인지를 모르겠더라구요. 세번 읽고 아, 했어요. 그런데요 Jade님. 피츠제럴드의 단편은 더 좋아요. 완전 환상이예요. 최고예요, 최고. 그는 천재예요!

순오기 2008-12-28 23:04   좋아요 0 | URL
호밀밭의 파수꾼은 읽을때마다 달랐어요. 엄마가 돼서 읽으니 더 실감났지요.
위대한 개츠비는 영화의 로버트 레드포드에 완전 필이 꽃혔던 여고시절~~~ㅎㅎㅎ반했거든요.
그남자가 입은 색색의 드레스셔츠가 왜 그리도 멋져 보였던지...^^

L.SHIN 2008-12-28 0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뜬금없는 소리지만,
얼마전에 [원티드] 영화를 봤습니다. 물론, 줄리양♡을 보러.ㅎㅎㅎ
역시나 멋있더군요. 총알이 변화구처럼 휘어져 날아가도록 특이하게 쏘는 방법이 인상 깊었고,
여전히 아름다운 그녀의 매력도 멋졌습니다만...마지막에 죽을 때는 안타까웠습니다. ㅜ_ㅡ

저도 어릴 때, [호밀밭의 파수꾼]을 읽으며 주인공의 개성이 마음에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라고 쓰면서
책을 오랜만에 들춰봤더니, 맨 앞장에 제가 뭐라고 써놓은게 보여서 당황하고 있는..-_-
아무래도 다시 읽어봐야겠습니다. 내가 왜 이렇게 끄적거려 놓았는지,
가끔은 과거의 나를 만나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웃음)
지금은 색이 많이 바랬지만, 5년 전만 해도 나는 '염세주의자' 측이었니까요.


다락방 2008-12-28 22:27   좋아요 0 | URL
다시 읽고 싶어지고, 다시 읽었을 때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책이 있죠. 혹은 다른 매력을 주는 책. 제게는 하루키의 모든 책들이 그렇고 그리고 지금 이 [호밀밭의 파수꾼]도 그래요. 또,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이 가까운』도 그럴테구요.

그나저나, 그러게요. 졸리는 왜 그 영화에서 안타깝게. 흑 ㅜㅡ 번쩍, 하고 살아날 줄 알았는데 말이죠. 졸리양을 보면서 제 생각 하셨어요? ㅎㅎ

메르헨 2008-12-28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밀밭에 필이...오네요.^^
저 글을 좀 늦게 읽은 탓에 ... 그쯤에 또 행복만땅인 상태라 글이 눈에 들어오지 않더군요.
그럼에도...그래...그렇지 하며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던 기억이...^^
저도 다시 빛바랜 그 책을 꺼내봐야겠어요.^^

다락방 2008-12-28 22:27   좋아요 0 | URL
다시 꺼내 읽어보면 그 전과는 또 다른 느낌을 가져다 줄 것 같아요. 제가 과거에 밑줄 그었던 부분과 지금 밑줄 긋게 되는 부분이 다르듯이.

전 홀든이 정말정말정말 좋아요! >.<

비로그인 2008-12-28 1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왜 그렇게 피츠제럴드 단편은 진도가 안 나가는지 모르겠어요. 맘 먹고 읽어도 눈을 저절로 페이지 수에 가 있고...호밀밭의 파수꾼은 예전에 실비아 플라스 '벨자'를 살 때 공짜로 받았던 건데 몇 년 간 먼지만 쌓여가고 있습니다;;;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은 3년 동안 세 번 도전했는데 고작 반밖에 못 읽고 내년에 또 네번 째 도전을 하든지 누굴 주든지 해야겠어요;;;

다락방 2008-12-28 22:29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 어질인님도 스밀라가 확 다가오지 않으시는군요! 급반가움이 ㅎㅎ

남들이 다 좋다고 해도 나는 유독 진도가 안나가는 책이 있죠. 스밀라도 그런책이 아닐까 싶어요. 제 주변의 많은 분들이 스밀라를 좋아하시거든요. 진도가 안나가는 책을 굳이 붙잡고 있을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더 시간이 흐른 뒤에 그 책이 확 다가올 수도 있고 말예요. 고등학교때와 20대 초반에 도스트예프스키의 『죄와벌』을 읽으려고 몇번이나 시도했다 포기했는데, 20대 중반에 읽혀지더군요. 그것도 꽤 지미있게. 대단한 작가라는 생각마저 들었고 말이지요.

책도 사람처럼, 만나야 할 때가 있는건 아닐까요.

순오기 2008-12-28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책도 만나야 할 때가 있는 것 같아요.
다락방님, 혹시 레이디경향 안 왔던가요?
내 친구가 구독하신 분들께 다 보낸것 같던데...

다락방 2008-12-30 22:36   좋아요 0 | URL
아. 잘 받아보았습니다 순오기님. 무거워 돌아버릴 것 같았는데 꾸역꾸역 엄마 읽으시라고 집에 가져왔지요. 고맙습니다. :)

순오기 2008-12-31 20:32   좋아요 0 | URL
ㅎㅎㅎ무겁긴 엄청 무겁죠.
저도 대충 보고 집앞 미용실 가져다 줍니다.
 
2008년 내맘대로 좋은 책 연말 스페셜!

 3월달에 『채링크로스 84번지』를 읽으며 놀라워했다. 이 작은 책 한권 안에 달걀과 베이컨과 책이 들어있고, 이 작은 책 한권 안에 기쁨과 놀라움과 행복과 슬픔이 다 담겨져 있다니. 이 작은 책이 이토록 마음을 따뜻하게 해줄 수 있다니! 나는 너무 좋아서 생각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선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들의 마음이 내가 그러했던것 처럼 따뜻함으로 가득차기를 바랐다.

5월달에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를 읽었다. 책장을 넘길때마다 에미와 레오가 되어 이메일의 답장을 기다렸다. 그리고 그들은 만나게 될까? 를 끊임없이 궁금해했다. 다 읽고 책장을 덮었을 때, 나는 내 마음속에 바람이 불어옴을 느꼈다. 그것이 따뜻한 바람이든, 차가운 바람이든, 아니 북풍이든. 이 책을 읽고 너무 좋아서 나는 이 책에 나오는 대로 누군가와 온라인상으로 소식을 주고 받았으며, 이 책에 나오는대로 후버까페의 만남도 가져보았다. 여기저기 선물하고 추천도 했다. 이 책이 2쇄를 찍은건 나 때문이라고, 나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한다. 어떤 책이든 그것이 아주 재미있고, 그리고 나를 만났다면, 한 판 더 찍을 준비를 하는것이 좋다.   :)

나는 어느 봄날 조선일보에서 이 책을 알게됐고 그 기자가 올해 가장 재미있게 읽은 책, 이라고 평하는 서평을 읽었다. 나를 움직인건 그의 서평이 아니라 책의 제목이었다. 그 신문을 읽자마자 나는 당장 컴퓨터를 켜고 이 책을 주문했다. 그리고 이 책은 내게도 가장 재미있는 책이 되었다.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

 

난감한 책읽기란 이런게 아닐까. 나는 대체 '온다 리쿠'의 이 소설의 의미를 찾아낼 수가 없다. 그건 멍청한 독자의 탓, 이라고 누군가 말한다면 그럼 그렇게 말하든지, 라고 대꾸할것이다. 이런 어정쩡한 소설이라니! 어정쩡하고 억지스러운 이야기라니. 왜 온다리쿠는 그 예전의 『밤의 피크닉』같은 소설을 쓰지 못하는 걸까? 2008년에 만난건 아니지만 온다 리쿠의 다른 소설도 통 이해가 되지 않았더랬다. 『빛의 제국』은 대체 뭔말인지 모르겠고, 『황혼녘 백합의 뼈』는 그저 그랬으며, 『라이온 하트』역시 뭐 어쩌란 말인가, 싶었다. 요시모토 바나나와 에쿠니 가오리를 버리고 온다 리쿠를 취할까 했으나 온다 리쿠 역시 취하지 않으련다.

이 작가는 그러니까,

무슨말이 하고싶은걸까?

다른사람들의 서평을 읽어보면 다들 좋다고 하던데, 나랑은 맞지 않는가보다. 어쩔 수 없지, 뭐.

 

 

그보다는 『골든 슬럼버』쪽이 훨씬 나은 듯. 읽으면서 울컥 거렸었거든. 가끔 일본 소설에서 묘미를 찾는다면 '이토록 평범하고 작은 일상의 감동'쯤이랄까. '미야베 미유키'의 『화차』를 보면, 신용카드로 빚을 진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정확하게는 기억나지 않지만)'착실한 사람들이 빚을 갚으려고 노력한다'는 식의 문장(아, 정확하게 기억하고 싶다. 그래야 제대로 표현이 되는데!)이 나온다. 그 때 느꼈던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잘 모르겠지만, 그 문장 때문에 나는 미야베 미유키가 확 좋아졌더랬다. 『골든 슬럼버』도 마찬가지. '어쩔 수 없이 살인자는 될 수 있지만 어쩔 수 없이 치한은 될 수 없다'는 문장에도 아아, 정말 그렇지, 했더랬다. 물론 이 책에서 눈물을 그렁그렁하게 만들었던 문장은 당연히 '그럴 줄 알았어' 겠지만.

그럴 줄 알았어.

 

 

 이 책에는 '사라'가 나온다. 네명의 남자가 보는 그녀의 모습은 하찮은 하녀이기도 하다가, 몸을 함부로 굴리는 창녀이기도 하다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여자이기도 하다. 한 여자에게 이토록 다양한 모습이 있는걸까, 혹은 한 여자를 보는 남자들의 시선이 옳지 못했던걸까. 거기에 대한 결론은 감히 책을 읽어보라는 말로 회피하련다.

다만,

어쩌면 정말로, 우리 인류의 죄를 씻어주기 위해서 끊임없이 누군가가 우리를 대신해서 희생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어쩌면 정말로 그럴지도 모른다. 누군가가 하루하루 살아가는 특별할 것 없는 우리들의 일상을 유지하도록 하기 위해서, 어딘가에서 처참한 모습으로 죽어갈지도 모른다. 그(혹은 그녀)는 그런식으로 인류를 구해낼 구세주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런 세상속을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초반에 몰입하기가 좀 힘들었는데 끝에 가서는 혼자 막 가슴 벅찼다는.

 

 

후회하지 않는 자식이 되는것도 힘들겠지만 후회하지 않는 엄마가 되는것도 어렵지 않을까. 『엄마를 부탁해』가 자녀들의 엄마에 대한 생각과 후회에 대해 끊임없이 얘기했다면, 『유진과 유진』은 더 좋은 엄마, 아니, 자녀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살아가는 것은 어떤것인가 생각해 보게 한다. 나는 이미 우리 엄마의 자녀이기는 하지만, 아직 누군가의 '엄마'는 아니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좋은 엄마가 되는건 이렇게 하는거야, 라고 말해줄 수는 없지만 이렇게 하는게 좀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유진과 유진』이 도와준다.

그런데 『엄마를 부탁해』는 지나치게 과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엄마에 대해서 말할때 우리는 언제나 울컥하고 감정적이지만 그래도 이건 너무 과하지 않나, 싶어지는 것이다. 『유진과 유진』은 사실 아주 오래전에 본 '버지니아 앤드류스'의 『오도리나』와 어느 정도 문제 해결 방법이 비슷하다. 그러나 그렇다고해도, 다르게 해결된 방법은 여기서 보여준다. 그리고 사실, 출근하는 지하철안에서 조금, 울었다.

 

 

 이런것을 반전이라고 해야할까. 나는 『매혹』의 책장을 넘기다가 두번이나 놀랐다. 처음엔 이게 단순히 기억상실증에 걸린 연인들의 이야기가 아니라서, 나중엔 이 모든게 '그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데에서. 퇴근하는 지하철안에서 그 부분을 읽다가, 아, 내가 그동안 잘못읽은걸까, 정말 이런거야? 했었다. 제목처럼 매혹적인 책이었다.

기묘한 재미를 말하자면 『열세번째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너무 두꺼워서 출퇴근하는 동안에만 독서를 하는 내게는 눈에 들지 않는 책이었는데, 자기전에 조금 읽다가 너무 재미있어서 깜짝 놀랐다. 처음엔 그다지 별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데, 그저 책방과 책과 아버지의 이야기만 조금 풀어놓는 것 뿐인데도 빨려들어가고 만다. 도대체 이건 무슨 힘인걸까. 매력적이고 재미있는 책.

 

격한 감정의 흐름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 『알링턴파크 여자들의 어느 완벽한 하루』를 '재미있다'고 표현하는 건 그다지 적합한 표현은 아닌 것 같다. 그보다 나는, 대부분의 여자들이 이런 감정들을 언젠가는 갖게 될지도 모른다는 공감에 악수를 하고 싶었달까. 남편에 대한 것이든 자식에 대한 것이든 어쩌면 언젠가는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나(의 본질)를 죽이고 있는 것 같은 감정을 느끼게 되지 않을까. 물론 그 감정은 시간이 지나면 사그러들기도 하겠지만. 결혼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결혼하라는 잔소리만 해대는 이미 결혼한 사람들만 가득한 세상에, 이런식의 소설이 나오다니. 정말이지 반갑지 않을 수 없다. 하하.

『넘버원 여탐정 에이전시』는 제목만 보고 빼어난 미모의 여탐정이 나오지 않을까 싶었는데, 결혼에도 한번 실패한 아프리카의 뚱뚱한 여탐정이 나온다. 아, 그런데 이 여자 너무 좋다. 특별한 반전도, 음모도, 사건도 없지만 몇장안에 끝나버리는 그녀의 사건들이 재미있고 그녀가 들려주는 그녀의 남자와 아버지와 친구와 일상에 관한 이야기들이 충분히 만족스럽다. 언젠가 아프리카에 가서 그녀의 옆에 나란히 앉아 그녀가 끓여주는 차를 마시고 싶다는 생각도 해본다.

 

 

 책 자체도 재미있지만, 교고쿠도의 이론에 언제나 혹하게 만드는 것이 이 책의 묘미가 아닐까. 대체 무슨말을 하려는거야, 싶다가 결국엔 교고쿠도의 이론에 언제나 설득당하고 만다. 그의 이론이 진실이라니까, 하고 편까지 들어주고 싶다. 아직 『광골의 꿈』을 읽지는 않았지만 기대만빵. 참고로 말하자면 『우부메의 여름』에는 20개월동안 임신한 상태인 여자가 등장하고, 『망량의 상자』에는 팔다리가 잘려도 살아서 존재하는 시체 아닌 시체들이 나온다. 호기심이 동하지 않는가? 도대체 어떤 이야기인지 궁금하지 않은가? 읽기 시작한다면 뒷장이 궁금해서 미칠지경이 될지도 모른다.

 

 

 

 

 

읽은 책들에 대해서 모두 다 코멘트를 단다면 좋겠지만, 그중 기억나는 몇권에 대해서만 적기로 하고, 마지막으로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가 올해의 내 베스트가 될 뻔 했지만, 그걸 꺽어버린 책이 있다. 올해 (의도한것도 아닌데)9월에 읽었던 책.

 

 무슨말을 해야 좋을지 알 수 없고, 그저 글을 아는 모두가 이 책을 읽기를 희망한다. 이 책은 2008년의 베스트이고, 내 인생의 책이다.  나는 아직도 가끔 책장에서 이 책을 꺼내어 아무곳이나 펼친다. 오스카가 있든 없든,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있든 없든, 블랙씨가 있든 없든, 그 장면 그대로 자꾸자꾸 가슴에 담기는 책.

 

우리는 무사할 것이다. (p.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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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19 12: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2-19 17: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8-12-19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이 추천해 주신 책 보고 보관함에 담느라 정신 없었어요 ㅎㅎ
첫 번째 책과 젤 마지막의 책이 제일 보고 싶어요.
그나저나 아직도 수많은 읽을 책이 남아 있다는 건 분명 행복한 일이에요~ㅎㅎ

다락방 2008-12-19 17:12   좋아요 0 | URL
그렇지요, 그렇지요. 저 역시 읽을 책이 많이 남아있어요. 므흣.

첫번째 책과 마지막의 책을 읽으신다면 분명 후회하지 않으실거예요. 제가 장담해욧!!
:)

2008-12-19 13: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2-19 17: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08-12-19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멋진 페이퍼를 보면서 아뿔싸...하고 스쳐가는 생각 한자락! 핑거포스트라 착각하고 얼마 전에 중고샵에서 핑거스미스를 산 거 있죠ㅠ.ㅠ 그 책도 재밌어야 할 텐데 말예요. 다락방님 페이퍼 아니었음 내내 모르고 지나갈 뻔..;;;
엄청나게 시끄럽고... 이 책은 작년 저의 최고의 책이었어요. 2006년도에 드팀전님이 알라딘 리뷰 대회 1등상 먹은 책이기도 했구요.
전 2006년도에 '시간 여행자의 아내'가 최고의 책이었어요.
다락방님의 이 리스트 너무 좋아요! 제가 보고 싶은 책들도 많이 있어요. 별찜이에요!

다락방 2008-12-19 17:41   좋아요 0 | URL
지금 뒤적여보니 드팀전님께서 1등 먹은 그 리뷰에 제가 댓글도 달았더군요. 어찌나 새롭던지. 완전 기억 안나요. 저질 기억력 -.-

시간 여행자의 아내는 또 어떤 책일까요? 궁금해요. 읽어봐야겠어요.

아, 그리고 핑거스미스도 굉장히 재미있다는 말을 여러번 들은 것 같은데 말이죠. 그 책 다 읽으시면 리뷰 써주셔야 해요! ㅎㅎ

무스탕 2008-12-19 1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역시 다락방님의 뽐뿌질에 힘입어 새벽 세 시에 눈 뜨고 있느라 다음날 지장을 준 일도 있었네요 ^^

다락방 2008-12-20 00:53   좋아요 0 | URL
아직도 제게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 라고 묻는 사람도 있어요. 그런 물음에는 언제나 멍해져요. 무스탕님께서 제 뽐뿌질에 새벽 세시에 눈뜨고 계셨다니.

음.
역시 제게는 2쇄를 뽑게 하는 힘이 있나봐요. 움화화핫.

마노아 2008-12-19 1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시간 여행자의 아내도 다락방님 취향일 거라고 믿어요. 그 작가분 다음 책은 왜 안 나오는지..ㅜ.ㅜ
영화는 대체 언제 개봉하는지...ㅜ.ㅜ

다락방 2008-12-20 00:54   좋아요 0 | URL
아, 그래요?

앗 또 궁금궁금. 시간 여행자의 아내가 대체 무엇인지 보관함에 일단 넣어두고 차차 읽어봐야겠어요.


(읽지 않고 쌓아놓은 책이 완전 한가득이거든요!!)

가넷 2008-12-19 2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혹도 있었네요. 저는 그저 그랬어요. 리뷰도 짤막하게 적었는데, 기억이 당최 안나네요.;

유진과 유진도... 작가님이 직접 들은 실화를 바탕으로 적으셨다고 하던가요... 화도 나고, 슬퍼졌죠. 유진과 유진은 어린이도서관봉사론 시간에 과제로 읽게 되었는데, 재미있더라구요. 그 외에도 초정리 편지가 가장 기억에 남는데, 그림책이나 저학년, 고학년 초등학생 책들도 좋은 책은 역시 좋더라...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락방 2008-12-20 00:57   좋아요 0 | URL
유진과 유진은 잘 쓰여진 소설, 이라기 보다는 반드시 읽어야 할 어떤 지침 같은 것이라고 느껴졌어요. 같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우리는 대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고민도 됐구요.

어쩌면 사랑만이 이 모든걸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인지도 모르겠어요.
가장 중요한 건 니 잘못이 아냐, 라는 한마디 말이죠. 대부분의 여자들은 그럴때 모든게 내 책임인듯 하다고 느끼니까요. 사실이 그렇지 않더라도.



매혹이 별로던가요? 평을 보니 좋게 느낀 사람은 저뿐인것 같더라구요. 전 진짜 짱좋았는데요! >.<

헤스티아 2008-12-19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관함에 담는 것도 일이네요 ^^ 책을 읽고 싶게 써놓으셔서 거의 대부분을 담아버렸네요. 이미 전에 담았던 것들을 제외하고는요. ^^ 암튼 글 잘 읽었어용 ^^

다락방 2008-12-20 01:00   좋아요 0 | URL
헤스티아님. 얼른얼른 읽고 리뷰 부지런히 남겨주세요. 헤스티아님의 느낌도 궁금해요. 같은 책을 읽고 느낌을 공유하는 건 꽤 특별하잖아요. ㅎㅎ

금요일 밤, 어떻게 보내고 계세요? :)

L.SHIN 2008-12-20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달걀과 베이컨'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움직이는 성에서 아침 식사를 만들고 있는 하울의 모습입니다.
다락님도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그 장면, 정말이지 너무 맛있어 보이거든요.
뜨거운 후라이팬에서 칙칙 익어가는 베이컨과 계란. 생각만 해도 너무 다정한 모습들. ^ㅡ^
뜬금없는 소리지만, 혹시 아직 안 보셨다면 그 애니메이션을 꼭 보세요. 다락님이 분명 좋아할만한 내용입니다.
하지만 언젠가 기회가 되면 같이 보고 싶기도 하네요.(웃음)

다락방 2008-12-20 12:11   좋아요 0 | URL
으윽. 당연히, 저는 보지 않았습니다. 제가 본 애니매이션이라면 평생에 걸쳐 뮬란과 이집트 왕자 두편 뿐일거예요. 미녀와 야수는 봤던가..여튼 그마저도 그다지 재미있게 보질 않았어요. 저는 이상하게 애니메이션에는 통 흥미가 생기지를 않더라구요. 왜그럴까요? ^^;;

그렇지만 뜨거운 후라이팬에서 칙칙 익어가는 베이컨과 계란, 이라니. 으윽.
말만으로도 먹고싶어지잖아욧!! >.<

L.SHIN 2008-12-21 05:50   좋아요 0 | URL
다음에 같이 볼 기회가 있으면, 반드시 베이컨 버거와 삶은 달걀이라도 챙겨갑시다.ㅋㅋㅋ

다락방 2008-12-21 22:23   좋아요 0 | URL
소금도 빠뜨리지 말자구요! ㅎㅎ

2008-12-22 01: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2-23 17: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레와 2008-12-22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 백개!!! ^^

다락방 2008-12-23 17:43   좋아요 0 | URL
뭘 백개 씩이나!

:D

네꼬 2008-12-23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다락님을 좋아하고 다락님하고 친하지만, 우리가 좋아하는 책과 음악이 같지는 않지요. 그걸 알면서도 우린 자꾸 권하고 그걸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도 전혀 개의치 않지요. 그래서 우린 정말 좋은 친구. 맞죠, 다락님? 그런데 그런데 이 페이퍼의 책들에서는 여러 번이나 나와 다락님이 만나요. (그대는 알겠지.) 나도 레와님처럼 추천을 백 개 하고 싶지만, 어쩔 수 없이 하나만 했어요. 그건, 일곱 번째 추천입니다. 다락님과 함께 지내서 올해에도 참 참 따뜻했어요. 믿을 수 없이, 엄청나게. :)

다락방 2008-12-23 17:45   좋아요 0 | URL
응. 나는 네꼬님이 더 따뜻하라고 자꾸자꾸 땡스투를 줘요. 엄청나게 시끄럽고~ 에 대한 땡스투는 다 나예요. 그걸로 이제 겨울을 날 따뜻한 집을 한채 사도록 해요. 내년에도 계속 땡스투 줄게요. 그러면 자가용을 바꿀 수 있을거야. 불끈!

플레져 2008-12-23 1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는 무사할 것이다, 는 <로드> 에서도 읽은 문장 같아요. 그 문장에 밑줄을 그었던 기억이나요. 폐허의 공간에서 무사함을 기약하는 부자 이야기도 올해 제게는 베스트 중 하나! <새벽 세시..> 는 알라디너들의 페이퍼에서 자주 보았기 때문에 의무감처럼 읽게 되었는데요, 오호라, 했어요. 온라인에서 만난 관계가 잘 이어질려면 모름지기 끊임없는 수다의 괴력이 있어야 한다는 걸 알았어요. 하긴 사랑에 빠졌으니 수다는 기본이겠습니다만... 여자 주인공 이름이 아주 맘에 들었어요. 미아. 미아랑 닮은 점 없나요? 다락방님? 여덟번째 추천은 저에요. 제가 숫자 8을 무지 좋아하는데 영광입니다!

*앗. 먼글 트랙백 따라갔다가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네요. 알라딘 머그컵 4종세트라니요! 와와! 꿀꺽. 도전의 기쁨을...흐흐. 다락방님 꼭 뽑히셔요 ^^*

다락방 2008-12-23 22:54   좋아요 0 | URL
새벽 세시는 5월부터 아마 제 페이퍼에 끊임없이 등장했을 거예요. 정말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어찌나 광고를 하고 다녔는지. 새벽 세시의 작가와 출판사는 제게 상줘야 한다니깐요. ㅎㅎ 그런데 플레져님도 읽으셨다니! 아, 막 반갑고 좋아요.

음, 미아요? 미아랑 닮은점이라.. 꼭 그 관계에서만의 미아가 아니라. '그런식'의 관계에서라면 제가 미아의 입장이었던 적은 있습니다만. 그게 얼마나 위험한지 실감했달까요. 후훗.

순오기 2008-12-25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를 부탁해, 유진과 유진~~ 공감해요.
새벽 세시는 다락님 덕분에 끌리는데 아직은 제가 못 봤어요.ㅜㅜ

다락방 2008-12-25 22:50   좋아요 0 | URL
하하 순오기님. 그렇게 많은 책을 읽으시는데 언제 새벽 세시까지 챙겨 보시겠어요. 천천히, 여유있게 읽으세요. 책을 읽으면 저마다 느낌이 다르기 마련인데, 공감하신다니 반가운걸요!
:)

nada 2008-12-26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드디어 새벽 세시를 읽기 시작했어요. 이제 겨우 1장을 읽었을 뿐인데, 당장 다락님에게 이야기하고 싶어서 달려왔어요. 와우! 이 책 정말 굉장하군요!

여러 번 거듭 권해줘서 고마워요. (저한테 그랬다는 게 아니라 페이퍼를 통해서요.) 저는 고집스럽고 답답한 인간이라서, 나랑은 맞지 않을 거야, 라고 한 번 생각한 것은 쉽게 뒤집지 못하는 성격인데 이번에도 또 보기 좋게 후회했어요. 하지만 한 번도 아니고, 두 번도 아니고, 누군가 목이 터져라 자꾸만자꾸만 하는 이야기는 꼭 들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그렇게 목 아프게 여러 번 얘기해준 것. 고마워요.*^^*

다락방 2008-12-27 12:47   좋아요 0 | URL
아하하하하하하하
어쩐지 어깨에 힘이 빡 들어가는데요! 불끈! 뭔가 스스로 뿌듯하고 대단한 걸 해냈다는 느낌이. 음화화핫.

사실은,
이 책이 굉장하게 느껴져서 다행이에요. 거듭 권해서 손에 들었는데 앗, 뭐 이따위야, 하면 그야말로 난감하잖아요. 아무리 책을 읽는 취향이 다르다고 해도 말이지요. 역시 이런말에 귀기울일 필요가 없는건데, 하지 않아도 되니 안심이어요.
자자, 계속 읽어보시라구요! 그리고 언젠가 웬디양님이 그랬듯이 연상되는 과거의 일들을 페이퍼로 풀어보셔도 좋고 말이지요. 므흣 :)

2008-12-27 01: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2-27 12: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2-27 13: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2-27 13:2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