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잔-


저는 오늘 아침 이벤트를 하나 열었습니다.


https://blog.aladin.co.kr/fallen77/15497630



정답자가 금세 나올 줄 알았는데 모두 영어로 문장 만들기에 정신이 없었고... 의외로 정답자가 나올 것 같질 않아 힌트에 힌트를 거듭한 결과, 정답자가 나왔습니다. 정확하게 그가 저를 보고 한 얘기는,


"MBTI E 일 것 같다"


였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정답자는, 


<그 친구 mbti E죠?>


라고 써주신 독서괭  님이십니다!!

 

아니 얼마나 얘기했다고 나 E인거 티나나 ㅋㅋㅋㅋ 나 나름 긴장했었고 수줍었었는데 ㅋㅋㅋ 그러다가도 내가 뉴욕에서 줌파 라히리 닮은 사람 보고 말 건 썰에 이 부부가 빵터지면서 나에게 완전 E 라고 한 것입니다.


줌파 라히리 썰은 여기 https://blog.aladin.co.kr/fallen77/8700263


나 너무 E 인가..


아무튼 여러분 월요일 아침부터 퀴즈 푸느라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약속대로 독서괭 님, 3만원이하 책 한 권 골라주시면 제가 보내드리겠습니다!! >.<




추가 정답자 발표: 아니, 영어로 적느라 시간차 생겨버린 잠자냥 님 도 정답입니다! 아놔 ㅋㅋㅋ 왜케 영어로 만들어 ㅋㅋㅋㅋㅋ 물론 그가 영어로 하긴 했습니다. 그러니 3분 늦었지만 주최측의 마음대로 인정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님, 3만원 이하의 책 한 권 골라주세요. 제가 쏩니다!! 영어 문장 수십개 만드느라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ㅋㅋㅋㅋㅋㅋ



결과:


한국어 정답자: 독서괭

영어 정답자: 잠자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다음엔 스페인어로 찾아뵙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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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과함께 2024-04-29 16: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괭님 축하합니다! 퀴즈의 여왕! 건수하님 없어서 1등한 건가.
영어로도 티나는 극 E 다락방님 ㅋㅋㅋ

다락방 2024-04-29 22:02   좋아요 0 | URL
나름 긴장했는데도 E 가 티나는 다락방인 것입니다.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친구네집 고양이도 저를 좋아하더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04-29 16: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ㄲ ㅑ ㅎ ㅏ ㅎ ㅏ ㅎ ㅏ ㅎ ㅏ ㅎ ㅏ🤣🤣🤣🤣🤣🤣🤣🤣🤣🤣🤣😭😭😭😭😭😭

다락방 2024-04-29 22:03   좋아요 0 | URL
씐나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04-29 16: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괜히 영어로 달았어.. 그 여자 이지? 이렇게 달려다가.. 아놔... 젠장. 완벽했는데........

독서괭 2024-04-29 16:32   좋아요 4 | URL
다락방님이 한국어로 해도 된다고 했는데 굳이.. ㅋㅋㅋㅋㅋ
퀴폐들의 마음을 조금은 아시겠죠!!

잠자냥 2024-04-29 16:33   좋아요 3 | URL
은곰탱이 마음 10000% 이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04-29 16:33   좋아요 3 | URL
정답자로 해줬지만 1등을 못한 자의 씁쓸함... 하.........ㅠㅠ

다락방 2024-04-29 22:03   좋아요 1 | URL
나 그 기분도 안다. 정답자로 해줬지만 1등을 못한 자의 씁쓸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04-29 16: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우우 영광입니다~~~ 다락방님 만쉐이~~^^

다락방 2024-04-29 22:03   좋아요 1 | URL
만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04-29 16: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영광을 제 약혼자에게 돌립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하고 싶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은 나에게... 이 영광은 은곰탱이에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4-29 22:03   좋아요 2 | URL
잠자냥 님의 약혼자여, 잠자냥 님의 영광을 받아랏! 책은 잠자냥 님께 보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오 2024-04-30 09:10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받았읍니다~!!😍

잠자냥 2024-04-29 16: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 님 나 그거 사줘요. ㅋㅋㅋㅋ 동병상련 <비정상체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4-29 18:30   좋아요 0 | URL
오케오케!!

독서괭 2024-04-29 16: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3만원 넘지않는 세트도 괜찮아요? 보관함 보다보니 갑자기 읽고 싶어진 책이..!

다락방 2024-04-29 18:30   좋아요 1 | URL
물론입니다! 골라요 골라!!

건수하 2024-04-29 17: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늘 이벤트 핫했군요 ㅎㅎㅎ 저는 전혀 감이 안온다 하고 말았는데 지구력 있으신 분들 ^^
괭님 자냥님 축하드립니다~

잠자냥 2024-04-29 17:47   좋아요 1 | URL
잘했습니다. ㅋㅋㅋㅋㅋ 다음에도 포기하세요. (엥?)

건수하 2024-04-29 17:49   좋아요 3 | URL
잠자냥님이 퀴즈대회 참가자들의 마음을 느꼈다니 반갑습니다 ㅋㅋ

독서괭 2024-04-29 17:56   좋아요 3 | URL
훗.. 갑자기 뒤늦게 나타나 1등 뺏은 것 같아서 쬐끔 미안하더라고요? ㅋㅋㅋㅋㅋ 하지만 잠천사만큼이나 마음 넓은 다락방님이 구제해줌 ㅋㅋ 건수하님이 빨리 포기하시다니.. 다사모 회원이신 줄 알았는데..(시무룩)

건수하 2024-04-29 17:59   좋아요 3 | URL
ㅋㅋㅋ 다사모 맞습니다!! 😉 첨엔 감이 안 와서요 오늘 오후에 좀 바빴던지라 뒤를 못봤네요.

잠자냥 2024-04-29 17:59   좋아요 0 | URL
건수하 댓글에 걷다가 길에서 빵 터짐

다락방 2024-04-29 22:02   좋아요 0 | URL
저는 되게 금방 맞히실 것 같아서 힌트 안드리려고 했는데 다들 영어에 꽂히시는 바람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4-04-29 17: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은 던진거에 비하면 소소한 정답자ㅋㅋㅋㅋ 괭님 완전 리스펙!! 👍🏼👍🏼👍🏼👍🏼👍🏼
두 분 다 축하드려요!!!!
E인 분들이 주로 cheerful 하다는 점을 밝히며 저는 물러갑니다!

다락방 2024-04-29 22:01   좋아요 2 | URL
E 인 저는 얼른 영어를 마스터한 뒤 스페인어도 마스터하고 싶습니다. 듀오링고에서도 이제 스페인어 좀 어려워졌어요 ㅠㅠ 아무튼 외국어 정복자가 되겠어요!! (뜬금 ㅋㅋ)

망고 2024-04-29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혀 예상도 못 한 정답이네요ㅋㅋㅋㅋ

다락방 2024-04-29 22:00   좋아요 0 | URL
‘한국에 거주한지 몇 년되었다‘ 가 힌트였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국 밈 알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04-29 19:1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 4월 내내 감기로 골골대고 기운없고 일은 많고 으으 괴로웠는데 오늘 퀴즈 맞혀서 씐납니다! 😆😆😆 다락방님 만쉐!!😍😍😍

2024-04-29 19: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4-04-29 22:00   좋아요 1 | URL
보내드렸습니다. 확인해보세요~~

페넬로페 2024-04-30 10:06   좋아요 1 | URL
독서괭님의 센스는 정말~~
천재입니다.
그 영국분이 mbti 얘기를 할 지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봄 감기 앓으셨군요.
면역력이 떨어질 때입니다
보양식 팍팍 드시고 건강 하시길요^^

책읽는나무 2024-04-29 21: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거야? 하며 지금 훑어보고 왔어요. 깜짝 퀴즈 이벤트라니....🙈🙉
근데 잠자냥 님...ㅋㅋㅋㅋㅋㅋ
귀여우신데도 와...깜놀!
영어 왤케 잘해요?
정답 맞히는 것에 진심이 아녔던 것 같은 의심이 살짝 들었어요. 오늘 영어공부에 완전 몰입한 잠자냥 님..ㅋㅋㅋㅋ
독서괭 님은 역시!!!!👍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괭 님은 천재인 것 같아요. 툭하며 무심코 던진 말들이 다 정답!
지금 제가 지켜본 것만도 몇 번째인지 모르겠어요. 찐천재 독서괭 멋져요.ㅋㅋㅋ
암튼 수하 님과 은오 님 안계신 틈을 타 두 분이 정답 맞혀 다행입니다.^^

그나저나 그분은 영국 남자 맞나요?
제가 생각한 정답은 ˝와..다락방 영어 잘한다!˝ 그렇게 생각했었네요.
영어로 대화하기도 어색하고, 그렇다고 말을 안 하기도 어색했다는 그 상황!ㅋㅋㅋ
암튼 제가 다 얼굴이 빨개질만큼 숨막힌 상황였겠어요.ㅜㅜ
˝이젠 당신도 한국어 좀 배워보세요.˝ 문장 외워가셔야겠어요. 아...숨막혀!ㅋㅋㅋ

다락방 2024-04-29 21:59   좋아요 2 | URL
아 친구의 남편은 한국어를 할 줄 압니다. 아마 제가 영어 하는 만큼 한국어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에게 뭔가 물을 때는 다 한국어로 물었어요. 음.. 제 영어보다 나은 것 같기도 했어요. ㅋㅋㅋㅋ 다만 저는 영어로 대화를 하고 싶었습니다. 나는 할 수 있다! 그러나 엉망진창인 것으로 밝혀져... 그렇지만, 어학연수를 떠나면 됩니다. 가서 영어를 마스터하고 오겠어요! 스페인어는 듀오링고로 마스터해서 한국어, 영어, 스페인어 3개국어 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그것도 다 되면 그 다음엔 언어 하나 또 해야지요. 으하하하하하. (언제.....)

잠자냥 2024-04-29 22:24   좋아요 2 | URL
엥?! 중딩 영어로 영잘알 된 잠자냥 ㅋㅋㅋ🤯🤯🔫🔫

다락방 2024-04-29 22:20   좋아요 3 | URL
잠자냥, 글만 잘 쓰는 게 아니라 영어도 잘하는 것으로 밝혀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럴 줄 알았다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04-29 22:24   좋아요 2 | URL
🤯🔫 말잇못… 여행 가면 입꾹인데…. 다 집사2시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04-30 06:19   좋아요 1 | URL
찐천재 캬캬캬캭

그레이스 2024-04-30 0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덕분에 재미있었습니다.^^

다락방 2024-04-30 12:38   좋아요 2 | URL
저도 재미있었어요! 좀 자주 이벤트 해야겠습니다 ㅋㅋㅋㅋㅋ
 

토요일에는 친구네 집에 초대를 받아 갔다. 친구의 남편은 그 날 처음 만나는 거였는데 그는 영국인이었다. 

만나기 전에 잔뜩 긴장이 되었다. 그가 한국에서 거주한지 몇 년 된만큼 한국어를 조금 할 줄 안다는 건 알지만, 친구와 친구 남편과 내가 모두 대화에 참여하려면 영어여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내가 일상적인 대화를 할만큼의 영어 말하기가 가능한가 하면, 그건 아니란 말이지. 그래서 미리 친구에게 '네가 통역은 해줄거지' 물었더랬다. 그런데, 이 통역이란 것이 해주다 보면 시간차가 발생하고 통역하기 전까지는 외국어 생활자가 좀 배제되는 느낌이 좀 들어버리는 거다. 그래서 내가 직접 대화에 참여해야 세 명 동시 대화가 가능할 것 같은데, 나의 영어란...


집에 도착해 내가 준비한 선물을 내밀고 집 구경을 조금 한 뒤에 우리는 스파클링 와인을 함께 마셨다. 영어 생활자가 아닌 나는 너무나 영어를 말하기가 어색했고 그런데 말하지 않는 것도 어색했다. 분명 영어생활자가 우리와 함께 있는데 영어를 말하지 않음에서 오는 어색함.. 그래서 조금씩 영어를 쓰려고 노력해보긴 했는데, 영어는 내가 한국말을 할 때처럼 쉽게 나와주질 않았다. 머릿속에서 말하고 싶은 문장은 이미 완성되어 있는데 그것이 영어로 제대로 나오지를 않고, 단어는 틀리고 아주 그냥 엉망진창이 되는거다. 좋아하는 작가의 얘기를 비롯해 여러 이야기를 나누고 즐겁게 헤어졌는데, 다음날 오후쯤 갑자기 훅- 충격이 밀어닥쳤다.


와- 내 영어 진짜 엉망진창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나 부끄럽다. 


와 엄마, 나 영어가 너무 엉망진창이어서 쪽팔리네, 라고 말했다. 엄마는 '네가 영어로 원래 말하는 사람이 아닌데 당연하지' 라고 하셨고, 와, 나 영어 너무 엉망진창이어서 진짜 부끄럽게 짝이없네, 했더니 남동생은 '뭐 하루이틀도 아니고' 라고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제 하루종일 내가 했던 말들을 복기하며 '아 이렇게 말했어야 되는데' , '아 관계대명사 써서 말하면 더 나았을텐데', '아, 좀 천천히 말했다면 어쨌든 문장 만들 수 있었을 것 같은데' 하며 후회와 후회와 후회가 찾아들었다. 아 부끄럽다. 침대에서 나올 수가 음슴... 이래서 내가 어학연수를 가려는거다. 하아-




일주일간의 운동과 전날의 과음으로 일요일인 어제는 얼마간 시체처럼 지냈다. 오전에 일어났는데 술을 많이 마셔 오는 숙취는 없었지만 뭔가 몸 상태가 되게 메롱이랄까. 몸이 지친 것 같아. 하아- 꼼짝도 하기 싫다... 그런 몸을 이끌고 나의 베란다 텃밭에 나가 싹이 올라오기 시작한 고수와 바질에게 물도 듬뿍 주고 새롭게 시금치도 심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책을 샀다.



이번주엔 약소하게 세 권 샀다. ㅋㅋㅋㅋㅋ
















[로봇 드림] 도 [지금도 책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도 모두 시사인을 보다가 담아두었다.

[결혼식을 위한 쾌적한 날씨]는 표지 정말 예쁘지 않나요? 아주 얇은 책이라 금방 읽을 수 있고 그래서 금세 다 읽어냈는데 뭐 딱히 좋진 않았다.



자, 그러면 약소한 책탑으로 인한(응?) 특별 이벤트!!



자, 내 친구는 남편과 나 사이에서 서로 못알아듣는 부분 통역도 해주면서 만나보니 느낌이 어떻냐고 묻기도 했다. 나는 너의 남편이 참 좋은 사람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만나보니 굉장히 선량한 느낌이었던 거다. 그렇다면 내 친구의 남편은 나를 처음 본 소감을 뭐라고 말했을까요?


가장 먼저 맞히는 한 분에게 3만원 이하 원하는 책 한 권을 선물로 드리겠습니다.

힌트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어쩌면 아주 쉽게 맞힐 수 있기 땜시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답자 발표는 정답자가 나오는 날 하도록 하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러분, 고고씽, 달려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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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04-29 16:27   좋아요 2 | URL
잠자냥 님은 영어 정답자!!

잠자냥 2024-04-29 16:28   좋아요 1 | URL
ㄲ ㅑ ㅎ ㅏ ㅎ ㅏ ㅎ ㅏ ㅎ ㅏ ㅎ ㅏ🤣🤣🤣🤣🤣🤣🤣🤣🤣🤣🤣😭😭😭😭😭😭

독서괭 2024-04-29 16:30   좋아요 3 | URL
뭐죠 안 본 사이에 무슨 일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레이스 2024-04-29 16: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분 영국사람 아님!
ㅋㅋ
mbti로 말하는 거 보니 ㅎㅎ

이게 한 문장 달다보면 계속 하게 되네요 ㅋㅋ

라파엘 2024-04-29 17:25   좋아요 2 | URL
영국인이라고 해서 너무 영국인 입장에서만 생각했네요. MBTI부터 말하는 거 보니, 그냥 한국인... 😭

다락방 2024-04-29 22:05   좋아요 2 | URL
네 맞습니다! 한국인이나 다름 없어요 ㅋㅋ 저한테 말걸때 한국어로 묻고 또 대답하는데 저는 영어로.. 해보았습니다. 흠흠. 앞으로도 저의 영어 시도는 계속됩니다. ㅋㅋ 아 영어 진짜 뭐지..
아무튼 그는 한국의 엠비티아이를 아는 한국인인 것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달자 2024-04-29 20: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 영국인 남편분이 갖고 태어난 언어 권력이라는 게 머리를 떠나질 않네요.. 내 와이프의 모국에 가서 살면서도 그 나라말이 아닌 나의 모국어로 의사소통을 하며 심지어 그 나라에 사는 현지인이 자신의 모국어에 능통하지 않다는 후회나 자책아닌 자책을 하게 만드는 그 엄청난 언어의 권력..

다락방 2024-04-29 22:09   좋아요 1 | URL
오 아니에요 달자 님. 제가 오해하게 썼나봐요. 대부분은 그가 한국어를 했어요. 저에게 말걸 때 한국어로 하고 제가 질문하면 한국어로 답했어요. 아마 제 영어 실력보다 나았을 거에요. 그러다 통역이 필요해진 순간이 오곤 하니 음, 내가 영어로 해보자 이렇게 된것입니다. 다만 제가 영어에 대해서 너무나 오래 잘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아 내 영어 엉망진창이다 생각하게 된거고요. 그렇지만,

영국인이 가지고 태어난 언어 권력이 있는 건 맞죠.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들은 굳이 외국어를 배우지 않아도 외국에 가서 의사소통 할 수 있는 장착된 언어의 권력이 있는건 맞죠. 달자 님 댓글 읽고 생각해보니 제가 그렇게나 오래 영어를 잘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건 결국 권력에의 욕망인가? 싶어지네요. 그것을 권력에의 욕망이라 생각해본 적은 없었는데 ‘그건 아니야!‘라고 말하진 못하겠네요. 흐음..

달자 2024-04-30 06:33   좋아요 1 | URL
오오 그랬군요 제가 혼자 흥분(?)해서 그 영국분을 졸지에 파렴치없는 사람으로(…)만들어 버렸네요 그 분께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모국어가 영어가 아닌 사람들이 영어 실력을 갈망하는 건 권력에의 욕망이라고 하기엔 .. 영어가 정상언어라고나 할까요, 그저 불평등한 숙명..을 타고난 우리가 사는 세계에서 어쩌면 당연한 결론 아닐까요? 영어가 기준인 세계에서, 백인이 기준인 세계에서, 남성이 기준인 세계에서, 다 일맥상통하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다락방 2024-04-30 12:40   좋아요 2 | URL
맞아요, 달자 님. 인간은 백인 남성이 기준이고 언어는 영어가 기준이죠. 늬들만 하냐? 나도 하겠쒀! 제가 영어를 조만간 마스터하도록 하겠습니다. 으르렁-

잠자냥 2024-04-30 13:32   좋아요 1 | URL
파렴치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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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차 내고 오전에 올림픽공원 달려버린 중년의 꼴페미 여성 어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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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04-26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차라니 실망이다!!!

다락방 2024-04-26 14:33   좋아요 1 | URL
연차 내면 제일 걸리는 사람이 잠자냥 님이야.. 하아-

잠자냥 2024-04-26 14:55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트이타에 연차라고 자랑질하구선!!!

잠자냥 2024-04-26 10: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러고 나서 밥 두 공기 퍼 먹으면 근돼 된다!! (근육돼지🤣🤣🤣)

다락방 2024-04-26 12:07   좋아요 2 | URL
밥은 한그릇만 먹을겁니다. 대신 고봉밥으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04-26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흥! 나도 이따 자전거 타야지 =33

다락방 2024-04-26 12:07   좋아요 0 | URL
근데 나 근대 아니라 체지방 돼지 되고 있는데? 😢

망고 2024-04-26 12: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멋짐

다락방 2024-04-26 14:33   좋아요 1 | URL
ㅋㅋㅋ 밥 많이 먹고 배두드리고 있어요. 저녁도 많이 먹을겁니다. ㅋㅋㅋㅋㅋ

햇살과함께 2024-04-26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므찐 언니!!

다락방 2024-04-26 14:33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나이 먹을수록 더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게 되는 것 같아요. 하하하하하

꼬마요정 2024-04-26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운동 하고 먹는 밥은 꿀맛!! 멋진 다락방 님!!

다락방 2024-04-26 19:49   좋아요 1 | URL
그래서 너무 많이 먹었어요. 하아-

달자 2024-04-27 0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당신을 사랑해요,,,

잠자냥 2024-04-27 07:41   좋아요 0 | URL
엥? ㅋㅋㅋ 은잠커플에 이어 달다커플 탄생하나요?!🤣🤣🤣 달다커플은 이름은 일단 완성입니다~!!

다락방 2024-04-27 08:21   좋아요 0 | URL
달자 님 댓글 보니 더 열심히 살아서 더 멋진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불끈!!

잠자냥 2024-04-27 07: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달자 님 댓글 보고 내 댓글 다시 보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다락방 마음 넓은 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런 깐죽이도 다 받아줘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4-27 08:22   좋아요 2 | URL
잠자냥 님의 깐죽은 사랑 아니던가요? 🤭🤭🤭🤭

책읽는나무 2024-04-27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릴 땐 무슨 생각 하시나요?
달릴 수 있는 자는
인생 멋지게 사는 사람!

다락방 2024-04-29 10:48   좋아요 1 | URL
앱을 틀어두고 달리기 때문에 따로 생각하는 건 없고요 앱의 안내를 듣고 그대로 하려고 합니다. 그만 달리고 싶을때마다 앱에서 ‘여러분은 할 수 있습니다ㅏ!‘ 이러면 그래 할 수 있어! 이러면서 달리고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04-27 15: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시 멋쪄!!!❤️❤️❤️

다락방 2024-04-29 10:48   좋아요 0 | URL
으하하하 제가 8주까지 무사히 마칠 수 있기를 바라주세요. 저 사실 지금 달리기 너무 힘들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이벤트 보자마자 두 권은 바로 떠올랐지만 다른 두 권은 뭘로 해야할지 한참을 망설였다. 

결국 나로 하여금 생각지도 못했던 베트남에 가보고 싶게 만들었던 -더 정확히 말하면 '쌀국수 먹으러' 베트남 가게한- 책과, 나의 (혹은 그의) 꼿꼿한 신념이 옳다한들 그 결과가 언제나 참인가에 대해 오랜 시간 생각하게 한 책으로 골랐다. 그러니까, '현재의' 인생 네 권이 될 것 같다.


(이 박스 만드는 거 모르는 내게 링크 주신 대천사 라파엘 님, 감사합니다. 좋아합니다.)



















아, 오늘 이 페이퍼 포함 세 개의 페이퍼를 썼더니 어지럽다. 밥 많이 먹어야게쒀..

리뷰 하나 쓸 것도 있는데 그건 내일로 넘기도록 하자꾸나.


빨빨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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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 2024-04-24 11: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역시 다락방님 단짝 잠자냥님 예상이 맞았군요🤭

다락방 2024-04-25 07:41   좋아요 0 | URL
저의 새벽 세시는 사실 모두가 예상할 수 있는게 아니었나 싶습니다. ㅋㅋㅋ

잠자냥 2024-04-24 12: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네메시스랑 새벽 세시 맞혔다! ㅋ
근데 밥 많이 먹을 핑계.....

다락방 2024-04-25 11:13   좋아요 0 | URL
저는 좋아하는 책에 대해서라면 하도 여러번 얘기하기 땜시롱 ㅋㅋㅋ 다들 아실 것 같아요. ㅋㅋㅋㅋ
아무튼 어제도 밥 많이 먹었어요. 이제 안그럴겁니다. 불끈!! ㅋㅋㅋㅋ

라파엘 2024-04-24 20: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쑥스러워서 댓글은 이제야 달지만, 사실은 제일 먼저 좋아요 눌렀어요... 새벽 세시와 네메시스는 꼭 읽어봐야겠네요. 다락방님, 편안한 밤 보내세요~!! 😊

잠자냥 2024-04-24 20:19   좋아요 1 | URL
신부님 오ㅐ 수줍어 하시죠?!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4-25 11:12   좋아요 1 | URL
라파엘 님, 아직 새벽 세시 안읽으셨어요? 오 저는 당연히 읽으셨을 줄 알았어요. 저는 이 책을 너무나 좋아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도 좋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하하하하하하하하. 매년 그 책을 다시 읽곤 했는데 언젠가부터 다시 보진 않고 있어요. 이제 사랑은 저에게 너무 먼 일이 되어버렸기 때문인가 봅니다. ㅎㅎ


라파엘 님 편안한 하루 그리고 편안한 앞으로의 날들 되셔요!

새파랑 2024-04-24 20: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 제목에 국수? 순대는 없나요? ㅋㅋ

다락방 2024-04-25 11:13   좋아요 1 | URL
순대는 아마 앞으로 잠자냥 님이 써주시지 않을까요? 그러면 제가 기꺼이 읽을 의향이 있습니다. 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4-04-24 2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두 권은 맞췄구요. 아마도 그 두 권이 다락방님이 진작에 떠올린 그 2권이라 생각합니다.
저의 픽은...... 나는 그곳에서 국수를 먹고 왔네...... 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4-25 11:14   좋아요 1 | URL
저는 저 국수 책이 진짜 너무 좋아요! 베트남 생각도 않고 있다가 저 국수책 읽고 베트남으로 가버린 사람입니다, 제가. 저 책은 저에게 그런 영향력을 가졌어요.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베트남 쌀국수여, 영원하라!!
 
















희생은 두 번째 성정이 된다. 안주인은 아무 고민 없이 가장 작은 비프스테이크 조각을 먹고, 스테이크 양이 모두에게 충분하지 않다면 아예 먹지조차 않는다. 그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나는 스테이크를 원치 않아." '원하지 않는' 사람이 항상 같다는 데 놀라는 사람은 없다. 그 자신도 물론이다. 마찬가지로 희생 이데올로기가 여성적 본성의 필연적인 부분이라고 스스로 되뇔 필요도 없다. 본인의 헌신과 너그러움을 의식할 필요도 없다. 보편적인 원칙은 일상생활의 자동화만으로는 행동을 유도하기에 충분치 않게 되는,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에서나 필요해지는 것이다. -p.99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 모두 위의 구절에 밑줄을 그었을 것 같다. 얼마전에도 '어머님은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 를 이 글 관련 댓글로 본 것 같은데, 아마 다들 엄마의 희생-그 때는 희생인줄 모르고-에 대한 기억을 갖고 있을 것이다. 고기나 맛있는 혹은 비싼 음식에 대해서 말이다.


나는 이 구절을 읽고 닭다리 생각이 났다. 아, 닭다리여. 언제나 아빠에게 가장 먼저 당연하게 올라가야 했던 닭다리. 하아- 어쩌면 그렇게 당연하게 아빠는 닭다리를 가져갔을까. 어쩌면 그렇게 식구들이 챙겨주는 닭다리를 민망함 없이 먹을 수 있을까. 닭 한마리에 다리는 두 개뿐인데 어쩌면 그렇게 당신이 드셨던게 당연한걸까. 그러면서 닭다리 나머지를 다른 가족에게 양보하는 엄마에게는 '가슴살도 맛있어' 라고 말씀하셨었지. 머리 큰 나, 참지 않긔. '그러면 아빠가 먹어! 아빠는 닭다리 가져가면서 왜 엄마한테는 가슴살이 맛있다고 해!' 버럭버럭 소리 질렀었다. 


그렇다. 닭다리를 비롯해서 많은 맛있는 음식을-이를테면 생선의 가운뎃토막-양보하는 엄마를 보면서, 그러나 그런 양보 같은게 뭐에염? 하는 태도가 몸에 밴 아빠를 보면서 '왜 같은 부모인데 엄마는 양보하고 아빠는 양보하지 않을까?'를 어릴 적부터 숱하게 궁금해 했더랬다. 그 꼬마는 자라서 꼴페미가 됩니다. 


그러니까 내가 제일 처음 만난 한남은 우리 아빠다. 하하. 가부장제? 바로 우리 집에 있었다. 물론 내가 자라온 많은 일화를 얘기하면 내 친구들은 '너네 아빠 같은 사람은 세상에 없는데 너는 왜 꼴페미가 된걸까' 를 궁금해하곤 했다. 이를테면 이런 일화.


중3때 담임한테 억울하게 혼나고 집에 와 엉엉 운 적이 있었다. 

나는 그 전에도 후에도 담임 선생님에게 미움을 받아본 적이 없다. 그보다는 총애를 받는 편이었단 말이다. 그런 미움은 내 생애 그 때가 처음이었고 그게 너무 힘들었다. 내가 잘못해서 혼난게 아니라 나를 미워해서 혼낸다는 걸 알겠는 그 느낌. 다들 경험이 있을까?

당시 담임은 돈을 바라기로 소문이 난 사람이었는데, 어제 누군가를 막 혼내다가 다음날 그 아이에게 방긋 웃으며 다정한 말을 건네면, 우리들은 그 아이의 엄마가 왔다갔다는 것을 알았다. 쉬는시간에 우르르 몰려가 "너네 엄마 왔다가셨어?" 하면 그 아이는 어김없이 '응, 화장품 선물해주고 가셨대' 라고 하든가 '응 왔다 가셨어' 했다.


내가 중3때 선생님 때문에 울면서 들어오는 날이 이어지자 엄마는 학부모 모임때 돈봉투를 챙겨가셨다. 그런데 집에 돌아와서는 '차마 줄 수 없었다'고 고백하셨다. 사실 가져갔는데 못주겠더라, 고. 엄마는 그날까지 한 번도 선생님한테 돈봉투를 줘본 적이 없었고 그걸 주자니 용기가 나지 않았던 모양이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엄마에게 주지 말라고, 엄마, 나 돈 봉투로 예쁨 받고 싶지 않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그렇게 중학교 3학년 1년을, 졸업할 때까지 나는 미움을 받았더랬다. 


그러니까 그 토요일, 그 토요일도 담임한테 혼나고 집에 와 엉엉 울었더랬다.

그러자 아빠는 옷을 챙겨입기 시작했다. 엄마는 어딜 가려는거냐 물었고 아빠는 말씀하셨다.


"나는 우리 락방이가 뭐 잘못하는 걸 본 적이 없어. 이건 선생이 잘못한거야. 교장 만나서 말해야지. 우리 락방이는 잘못할 리가 없는데 선생 이상하니까 자르라고!!"


나도 울면서 아빠를 말리고 그 때 당시 함께 살던 친할머니도 아빠 다리를 붙들었다. 엄마도 함께 붙들었다. 가지 말라고, 그러면 앞으로 우리 락방이 더 힘들어진다고. 그렇게 아빠는 간신히 진정하셨는데, 그때 말려야 했던게, 왜냐하면 우리 아빠는 뭔가 한다고 하면 정말 그걸 해버리는 사람이기 때문에... 내가 대학시절 집 근처 식당이 세워둔 입간판의 전선줄에 걸려 넘어지고 들어왔을 때, 별 일 없이 거기 걸려 넘어져서 무릎 까졌다고 했는데, 그 길로 아빠는 그 식당에 가서 간판 관리 잘하라고 선에 우리 딸 걸려 넘어졌다고 하셨던 거다. 이런 일화는 셀 수 없이 많다. 


며칠전 인스타그램에서 최화정이 아버지에게 사랑 받고 자란 얘기를 했다. 이영자가 그걸 대신 얘기하며 이 언니의 이 사랑충만함은 다 아버지로부터 비롯된거라고 하더라. 그 영상 보면서 나는 '아 내가 지금 이런 성격이 된 건 다 아빠 때문인데, 아빠가 나를 극진히 사랑했기 때문인데, 나도 아빠가 그랬는데' 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가부장제 얘기 나올 때마다 자꾸 내가 경험한 가부장제로 아빠를 소환합니다. 하아- 아빠가 날 사랑한 거 알겠어, 그런데 ... 뭐 아무튼 이렇게 되었네요?



자, 얼른 술얘기로 넘어가자.


물리적 거리를 두는 특정한 금지 조치는 여성을 제외한 가족 전원에게 적용된다. 더 정확하게는 '안주인'만 예외로 취급되는데, 사실 안주인에게마저 이런 조치가 적용된다면 상당히 번거로운 일이 될 것이다. 바로 그가 모든 음식을 준비하기 때문이다. 그는 설령 자신이 소비하지 않더라도 모든 음식에 접근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접근 가능성은 음식을 준비하는 사람으로서 그가 하는 일과 명백하게 관련되어 있다. 이때 그의 일에서 술은 예외로 치는데, 술을 마실 준비를 하는 일 자체가 남성의 특권이기 때문이다. 술에 대한 물리적인 금기가 집의 안주인에 의해 이루어지는 때도 있다. 이때 '주인'의 술병을 건드릴 수 있는 것은 안주인뿐이다. -p.82



하하하하하. 크리스틴 델피의 지적들은 대부분 지금도 유효하지만, 그러나 술에 대해서라면 좀 변했다는 생각이 든다. 나부터도 우리 집 술은 다 내가 관리(?) 하니까. 소주, 맥주, 와인, 위스키 이젠 사케 까지, 사다 쟁여둔다. 안주를 만드는 것도 나고 술을 마시는 것도 나다. 술 소비, 내가 한다! 술상을 차리는 것도 나다. 아, 물론 내가 안주 만드는 동안 엄마가 술상을 차릴 때도 정말 많다. 앞접시를 가져다두고 '오늘은 뭐 마실거야?' 물으시고 내가 말하는 술 종류에 따라 잔을 가져다두시는 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쓰다 보니 술 마시고 싶네? 


사실 술 마시는 게 아빠의 특권이었던 때가 있다.

우리 아빠, 나 어릴 적에 돈 벌 생각은 안하고 술만 마셔댔다. 엄마는 그런 아빠 때문에 속상해했고. 술 드시고는 잔뜩 과자를 사와서 우리 준다고 했었는데, 내가 국민학교 4학년 때 학급 임원이 되어 임명장을 받아오자 아빠는 술마시기를 그만두셨다. 아니, 나는 맨날 술만 마시고 다니는데 얘는 어떻게 부반장이 됐지? 이런 생각이 아빠를 강타했고 그러다가 '우리반 애가 아빠 술 취한거 보고 나 놀렸어' 라고 하는 말에 대충격 받으시고 그 뒤로 술을 한 방울도 입에 안대신다. 그렇게 술을 안마시자 일하러 가는 날이 늘었고 그제야 엄마는 아빠가 정신 차렸다며 같이 돈을 벌기 시작하셨다. 그전에 엄마가 돈 벌고 싶어도 꾹 참았더랬다. 그러면 엄마가 돈 버는 것에 아빠가 의지하는 삶이 될까봐. 여하튼 그 때 아빠가 술 끊고 우리 집은 술과 상관없는 집이 될 줄 알았는데, 하아, 미래는 예측불허, 큰 딸이 술을 쟁여두고 삽니다.. 엄마.....


그렇지만 나는 돈 벌면서 마십니다. 그리고 엄마랑 같이 마십니다. 여하튼 안주도 내가 만들고 술도 내가 사고 술 관리도 내가 하고(라고 해봤자 얼마나 남았나 보고 또 왕창 사오기 정도) 그렇게 되었다. 


때로 이러한 계율은 사실 적시의 형태를 띤다. "여성은 남성보다 덜 먹는다"는 말이 그러하다. 혹은 식품 보건과 관련된 조언일 때도 있다. "어떤 음식이 '좋거나' '나쁘다'." 소비 격차의 규범적 측면을 이런 표현의 두 번째 부분에 등장한다. 여기에서는 이 '좋음' 혹은 '나쁨'이 개인의 지위에 따라 차별적으로 장기에 영향을 미친다고 언급된다. 이로써 "잼은 (오직) 아이들의 이를 썩게 한다"거나 "와인은 남성(만)의 힘을 돋운다"등의 표현이 성립한다. -p.84



ㅎㅎ 여성은 남성보다 덜 먹는다 라는 말은 참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무슨 말이냐면, 덜 먹는 여성도 있고 아닌 여성도 있다는 것. 저렇게 규정 지어놓으면 덜 먹는게 당위성을 갖는 것 같지만, 나같은 여자는 여기에 반발하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예전에 남동생하고 둘이 탕수육을 먹을 때였는데 마지막 하나가 남았단 말야? 남동생이 '누나 먹어' 이러길래 '응!' 이러고 먹었는데 ㅋㅋㅋㅋㅋㅋㅋ남동생이 그런 나를 보고 '아니, 다른 누나들은 이럴 때 다 동생 먹으라고 양보하지 않냐?' 이래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난 아님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남동생하고 순댓국 먹으러 갔을 때 내가 싹싹 긁어먹느라고 뚝배기 기울여서 먹는데, 남동생이 또 그걸 보고 말했다. "나는 이렇게 뚝배기 기울여서 먹는 여자는 누나 밖에 못봤어" 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여자들이여, 뚝배기를 기울이자!!!


이래서 비정상체중입니다.

이게 다 '여자는 남자보다 덜 먹는다' 같은 말 반박하느라 이렇게 된거라니까? 내 온몸을 부딪혀 세상에 반항하느라 비정상체중이 된것이다!!



이만 총총.

(19세기의) 전통적인 농촌 가족과 오늘날 프랑스 남서쪽에 주로 분포한 주변화된 가족 농장을 살펴보면, 식품 소비 양상은 가정 내 개인의 지위에 따라서 극단적일 정도로 달라진다.
이 차이는 음식의 양으로 나타나고 아동과 성인, 여성과 남성의 대립 구조를 낳는다. 성인 중에서도 노인은 중장년보다 덜 먹고, 하위 구성원이 가장보다 덜 먹는다. 가장은 가장 큰 조각을 먹는다. 그들은 또한 가장 좋은 음식을 차지한다. 양만큼이나 질에서도 차이가 두드러진다. - P78

부엌에 있는 많은 음식이 성인 정도의 키로만 닿을 수 있는 높은 곳이나 빵 쟁반 위 혹은 찬장 위에 보관된다. 높이를 통한 이런 강제는 너무나 고전적인 것이어서, 여기에 도전하는 아이들이 수많은 민담에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이런 이야기 속 주인공은 일반적으로 용감하게 사다리를 이용해 문제를 해결하지만, 이야기의 결말에서는 불행히도 어른의 매가 개입함으로써 제재되거나 즉각적인 배탈이라는 천벌로 응징된다. 한 잼 회사에서는 잼 단지에 손가락을 담그고 있는 어린 여자아이의 이미지를 광고에 사용하기도 했는데, 여기에서도 아이는 의자 위에 올라가 있다. - P81

물리적 거리를 두는 특정한 금지 조치는 여성을 제외한 가족 전원에게 적용된다. 더 정확하게는 ‘안주인‘만 예외로 취급되는데, 사실 안주인에게마저 이런 조치가 적용된다면 상당히 번거로운 일이 될 것이다. 바로 그가 모든 음식을 준비하기 때문이다. 그는 설령 자신이 소비하지 않더라도 모든 음식에 접근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접근 가능성은 음식을 준비하는 사람으로서 그가 하는 일과 명백하게 관련되어 있다. 이때 그의 일에서 술은 예외로 치는데, 술을 마실 준비를 하는 일 자체가 남성의 특권이기 때문이다. 술에 대한 물리적인 금기가 집의 안주인에 의해 이루어지는 때도 있다. 이때 ‘주인‘의 술병을 건드릴 수 있는 것은 안주인뿐이다. - P82

때로 이러한 계율은 사실 적시의 형태를 띤다. "여성은 남성보다 덜 먹는다"는 말이 그러하다. 혹은 식품 보건과 관련된 조언일 때도 있다. "어떤 음식이 ‘좋거나‘ ‘나쁘다‘." 소비 격차의 규범적 측면을 이런 표현의 두 번째 부분에 등장한다. 여기에서는 이 ‘좋음‘ 혹은 ‘나쁨‘이 개인의 지위에 따라 차별적으로 장기에 영향을 미친다고 언급된다. 이로써 "잼은 (오직) 아이들의 이를 썩게 한다"거나 "와인은 남성(만)의 힘을 돋운다"등의 표현이 성립한다. - P84

희생은 두 번째 성정이 된다. 안주인은 아무 고민 없이 가장 작은 비프스테이크 조각을 먹고, 스테이크 양이 모두에게 충분하지 않다면 아예 먹지조차 않는다. 그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나는 스테이크를 원치 않아." ‘원하지 않는‘ 사람이 항상 같다는 데 놀라는 사람은 없다. 그 자신도 물론이다. 마찬가지로 희생 이데올로기가 여성적 본성의 필연적인 부분이라고 스스로 되뇔 필요도 없다. 본인의 헌신과 너그러움을 의식할 필요도 없다. 보편적인 원칙은 일상생활의 자동화만으로는 행동을 유도하기에 충분치 않게 되는,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에서나 필요해지는 것이다. - 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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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4-04-24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중학교때 저랑 비슷한 경험을 하셨네요. 저는 초등3학년때 딱 그랬어요. 담임이 저를 대놓고 미워했고 이런저런 일들이 생겨 결국 엄마에게 이야기했더니 돈봉투를 안줘 그런것 같다고..그 선생님 얼굴 아직도 생각납니다ㅋㅋ 한국 사회에서 아버지들은 대체로 집안의 빌런이었던 것 같아요. 애증의 빌런?ㅋㅋㅋ저희 엄마는 생선 머리가 제일 맛있다고 하셨는데 요즘에는 소금빵도 저에게 예전만큼은 양보 안하셔요. 크리스틴 델피 서문과 주황색 책이 제일 좋았는데 저도 뭐라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

다락방 2024-04-25 11:11   좋아요 2 | URL
저 크리스틴 델피 마지막 권 읽고 있는데 이게 제일 좋네요. [제도화된 수렁들] 이요. 유산과 계급에 대해 말하는게 너무 좋아요!! 이건 별다섯입니다!!

미미 님 말씀대로 아버지는 애증의 빌런인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의 장녀들은 대부분 아버지를 온전히 사랑하는게 불가능할 것 같아요. 내 엄마가 왜 힘들었는지 그 이유가 너무나 명확하니까요.

어른이 된 어느 순간부터 세상엔 나를 사랑하는 사람만 있는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고 이제는 무심할 수 있지만, 당시에는 누군가에게 미움을 받는 일이 너무 힘들더라고요. 그건 꽤 상처여서 아주 오래 그리고 지금까지 기억에 남아 있어요. 나 역시 어른이 되었으니 그 때 선생을 이해할 수 있을까 몇 번을 되물어도 저는 미움받는 아이가 되고 선생님이 그랬으면 안됐다는 생각을 해요. 저는 중3때도 그렇게나 괴로웠는데 더 어린 초등3년때라니, 미미 님 너무 힘들었겠어요. 미미 님을 미워하지 않는 마음들만을 계속 가져가도록 합시다.

잠자냥 2024-04-24 12: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버지가 진짜 찐사랑이시네요? 술까지 끊으신 건 진짜 찐사랑이다!
그런데 그 와중에 비정상체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미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저도 순댓국 뚝배기 기울이지는 않는데.... 내가 졌다...

다락방 2024-04-25 11:07   좋아요 2 | URL
뚝배기 기울이지 않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ㅋㅋㅋㅋ 뚝배기만 안기울여도 체중이 좀 덜나갈 듯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24-04-25 09: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4-04-25 11:07   좋아요 0 | URL
오 좋아해주시니 저도 기뻐요!! >.<

단발머리 2024-04-25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다락방님 오래 알아왔지만 다락방님 아버님의 다른 일면을 오늘에서야 발견하네요. 다락방님 사랑 많이 받으셨네요. 사랑 많이 받고 자란 사람 맞아요. 사람마다 사랑을 표현하거나 드러내는 방식이 다르지만, 우리 딸 걸려 넘어졌다고, 입간판 단속 나가시는 분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딸이 임원되었다고 술 끊으셨다는 그 지점도 그렇구요. 이 세상 어디 마음에 딱 드는 사람이 있을까요. 미운 지점도 아쉬운 점도 있지만, 사랑하고 아끼는 그 마음은 너무 잘 느껴져요. 그러니까 아쉬운 점은 닭다리이고, 아끼는 마음은 금주입니다.

온 몸을 부딪혀 세상에 반항하시는 그 열정에 항상 감복합니다. 걷기에 뛰기까지 더해졌으니 그 열정은 앞으로도 주욱~ 이어질 듯 하고요!!

다락방 2024-04-26 14:32   좋아요 2 | URL
요즘은 늙고 병든 아버지가 참 짠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저녁에 삼겹살 사드리려고 합니다. 영화도 한 편 같이 봐야지 생각하고 있어요. 아버지가 저를 아버지의 방식대로 사랑하셨다는 거, 잘 알고 있어요. 그런 한편 그런데 사랑한다면 그것보다 저 잘했어야 하지 않아? 이것도 좀 했어야 하지 않아? 라는 생각이 불쑥불쑥 튀어나오곤 합니다. 저는 감사할 줄 아는 딸이 되었다가도 못된 딸이 되기도 해요. 음 비율적으로 못된 딸이 될 때가 더 많고 더 커요.

그나저나 날씬한 세상에 너무 반항해서 제 육체가 너무 커져버렸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4-04-27 15: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린 시절 아빠가 고기를 더 많이 그리고 좋은 부위를 드셨었는지 생각을 좀 해봤는데 기억이 잘 나질 않더군요.
제가 눈치가 없었던 건지?ㅋㅋㅋ
실은 아빠가 고기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 식성이어서 기억이 잘 나질 않을지도 모르겠다? 요즘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ㅋㅋ
하지만 엄마는 늘 가족들에게 양보하려 했던 모습은 기억에 남아 있어요. 그래서 고기의 좋은 부위는 어쩌면 장녀라서 제가 많이 먹고 컸었는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결혼을 해서 시가에서 시어머님이 가족들에게 생선의 좋은 부분을 양보하시고 생선 머리를 따로 드시는 걸 지켜본 기억은 선명합니다.
왜 그 부분을 드시냐고 물었는데 어머님은 그 부분이 맛있다고 답하셔서 줄곧 의아했던 기억이 있어요. 정말일까? 하면서요. 전 영 의문이 풀리지 않아 생선 머리는 쳐다도 보질 않아요.^^;;;
하지만 줄곧 마음 속엔 뭐랄까?
엄마와 어머님의 오랜 그 습관을 지켜봐온터라 나도 모르게 저도 남편과 아이들에게 양보하게 되고, 때론 아이들이나 남편이 양보해줘서 아이들을 제치고 닭다리를 먼저 집어먹을 때도 있거든요. 그럴 때 엄청나게 마음 속에서 양심의 가책이 느껴질 때가 있어 그런 게 한 번씩 짜증이 일곤 합니다.ㅋㅋㅋ
주변 환경에서 답습된 오랜 습관들을 깨부수기가 참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늙고 병든 아빠를 지켜보며 요즘따라 드는 생각은 어쩌면 우리네 아버지들도 시대를 조금 늦게 태어났더라면 좀 더 멋진 아버지가 되시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하곤 합니다.
딸과 아내를 사랑하지만 그 표현 방식이 서툴렀고, 부모세대에게 물려받은 오랜 습관을 깨부수기엔 교육이 너무나 모자랐고...
다락방 님 아버님의 사랑 방식에 감동스런 부분들이 참 많습니다.
저도 울 아버지를 생각하면서 아쉬운 부분들이 있어 좀 비슷한 부분들이 많아서 다락방 님의 생각에 깊은 공감이 갑니다.
지금 제 아버지는 아내도 없이 늙고 병이 들었기에 제가 모든 걸 덮어 놓고 좋게 보려는 것인가? 싶은 맘에 모든 걸 용서하고 있었구나! 그런 생각도 들구요. 그래도 아빠 곁에서 잔소리 따박따박 하는 저라서 뭐 못된 딸. 그걸 저도 자주 하고 있어요.ㅋㅋㅋ
하지만 못된 딸이 되는 시간이 많아도 자책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예전에 엄마 아프실 땐 못된 딸이 되는 시간들이 종종 찾아올 땐 자책 엄청 했었거든요. 근데 아빠를 간병하면서는 마음가짐이 좀 달라지는 것 같아요. 그냥 아빠는 짠합니다. 어린시절부터 나를 사랑했던 그 방식을 간간히 떠올리며 자식 노릇을 ‘기꺼이‘ 하게 되는 것 같아요.^^
크리스틴 델피의 책들을 읽으며 부모님들 세대를 많이 떠올리게 되네요.
이론은 역시나 문구가 좀 어렵구요.^^;;
아직 한참 멀었다! 이번 달에도 또 깨닫구요.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