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리뷰 오브 북스 사무실이라고 한다. 

이보다 좁고 천장이 낮고 pc가 하나 있을 뿐이라는 차이가 있지만 

거의 지금 나의 방 풍경. 책들과 출력물이 쌓이고 흩어지는데 컵 하나 이상 있고 비닐 봉지, 포스트잇. 

심지어 이 와중에 알아보이는 책이 있어서 웃게 된다. 평생 꾸준히 한 거, 책 사기. 


이명박이 좋아했을 (웃었을) 거 상상하면 

갑자기 추워지지 않나요. 갑자기 오한이. 부들부들. 

주먹이 꽉 쥐어지는 거 같고. 


12년과는 다르게 (이때는 진짜 좀 힘들었. 거의 매일 술 마심.... 12월부터 적어도 2월까지는 매일. 3월부터는 아마 주 4일?;;;;;) 지금은 견딜만하긴 한데 이명박 생각하면. 아니 이명박도 이명박이지만 윤 자신. 이들 부부. 얼마나 모두가 같잖아 보이겠. 이준석도. 

 


김치국 드링킹 달인으로서 

내가 쓴 회고록이 나오면 그간 연락 없이 지냈던 옛 지인들에게도 보내야지 .... 같은 생각을 아주 많이 했다, 진지하게. 

6월까지는 다른 글을 쓰지만 7월 1일이 되면 커튼을 걷었다가 다시 치고 파일을 열고 적당히 어둡고 적당히 시원한 방에서 회고록을 쓰기 시작해야지. 아이스 커피가 계속 대령되겠지............. 


저 계획이 틀어진 느낌이기도 하다. 아 그 당이 집권 중이지? 생각하면. 

모두가 나쁜 곳에서는 최악을 아는 것이 좋지. 매일 매일 최악을 알면서 쓰면 되지. 

그렇게 잘 안될 거 같은. 



*원래 올린 사진은 복사, 붙이기가 안되네요. 출처가 레딧. 

https://www.reddit.com/r/pics/comments/8h4u14/this_is_the_new_york_review_of_books_off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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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13 15: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3-13 15: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래도 우리는 reading, thinking, writing 이런 건 할 수 있지 않나, 그렇다면 최악은 아니야. 

이 심정으로 구글 이미지에서 이미지 찾아보다가, 이거다! 싶은 건 없는 가운데 위의 것을 택해 보았. 

오늘 새벽, 12년 12월 그 날이 그대로 다시 온 느낌. 바깥에서 들려 오는 소리도 위협처럼 ㅎㅎㅎㅎㅎ 들리고 골목 풍경도 달라지고. 사람들도 다르게 보이고. 


12년 대선의 충격은 오래 갔고 

사실 박 정권 내내 고통이 지속. 박을 생각하고 박의 세계에 있는 이들 생각하기만 해도 술;;; 마셔야 했던 세월. 


이젠 유튜브도 잘 안 보게 될 거 같고 (썸네일.... 공포. 뉴스 관련 채널은 하나도 뜨지 않게 어떻게 조치를 해야) 

.......... 도피, 망명 모드로다. 에너지가 남으면 오직 저 reading, thinking, writing 으로다. 


우리 슬퍼하거나 분노하지 말고 저것들을 합시드으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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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실린 글 "Television as Ideology". 

글이 쓰인 당시는 tv가 아직 보편화되기 전 (이게 새삼 신기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 시절에 일찌감치, tv의 전면 보급이 무얼 뜻하나, 어떻게 tv는 "악마적 객관 정신"의 편에 설 것인가. (.....) 이런 걸 분석하는 글. 이 글 한 대목에서 이런 말씀을 하신다. 


"현대의 기술이 동화 속 환상의 실현이라는 상투적 주장들에 담긴 진실을 보려면, 환상의 실현에 대해 동화가 주는 교훈이 무엇인가 기억해야 한다. 소원의 충족이 소원하던 사람에게 좋은 결과가 되는 예는 거의 없다. 옳은 것을 소망하기, 이것은 가장 어려운 기예에 속한다. 그리고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그 기예와 단절된다. 동화에서 요정은 나무꾼 남편에게 세 개의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하고, 남편은 소세지가 아내의 코에 붙었다 떨어지게 하는 데에 그 소원을 다 쓴다. (.....)" 



저 밑줄 문장. 이 문장을 제사로 쓰는 에세이, 혹은 회고록, 혹은 무엇이든, 아무튼 이걸 지속적으로 생각하면서 이어지는 글을 모두가 쓴다면 좋을 것이다. 모두가 이걸 생에에 한 번은 에피그래프로 씁시다! 쓰기에 바쳐진 1년을 우리가 산다면, 이 문장을 기억하는 적어도 한 문단을 우리는 써야 하겠. 


영어로는 이렇습니다: "Wishing for the right things is the most difficult art of all, and since childhood we are weaned from it." 폴 발레리가 했다는 말, "인간의 정신은 그가 무얼 원할 수 있나로 알 수 있다": 이 말의 인용같은 말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발레리를 생각하면서 쓴 문장. 위대한 작가, 사상가라면 반드시 "옳은 것을 소망하기"라는 어려운 기예, ㅎㅎㅎㅎ 이것에 대해 우리에게 해주는 말이 있다는 생각도. "비이성과 마주치면 양심의 가책을 느껴라" 바슐라르의 이 요구도, 옳은 것을 소망하기 위해 필요한 단련을 말한 것이 아닌가. 


인간을 지속적으로 마모시키는 환경은 바로 이 기예를 마모, 타락시키는 환경이기도. 


아도르노 얘기 그만해! 

한 번만. 헤이 한 번만..... 나의 눈을 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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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 중요한 성장의 경험을 하다" 대략 이런 의미로 쓰이는 영어 표현이 있는데  

cut one's teeth on --.  


<계몽의 변증법>이 내게 철학을 알게 했다. 

저런 말을 하고 싶다면 I cut my philosophical teeth on Dialectic of Enlightenment. 이렇게 해볼 수 있. 



그런데 실제로 좀 그렇다. 07년 1월에 (거의 정확히 15년전) 이 책 구입했다고 아마존 구입 기록이 알려주는데, 이 책 정말 최고였다. 세상엔 이런 책이 있구나. 책이 이런 걸 할 수 있구나.... 의 경이감. 영어판엔 69년 신판 서문, 이탈리아어판 서문, 44년/47년판 서문, 이렇게 서문 여럿이 앞에 있고 그 서문들 통과한 다음 본문으로 가게 되는데 서문들도 아주 그냥 ;;;; 오. 오오. 인데 이들 다음 나오는 그 유명한 첫문장. "사유의 진보로서 계몽은 인간을 공포에서 해방시키고 주인이 되게 하고자 했다. 그러나 계몽된 세계에서 재난이 승리를 구가한다." 



아도르노 책들도 하나씩 워드 파일로 만들기 시작했는데 

<계몽의 변증법> 저 첫 두 문장, 느닷없이 충격적이던 이 문장 놓고 다시 생각하기도 했다. 이 책이 재난을 말하는 걸 보고 내가 생각했던 재난으로 책 세 권은 쓰겠네, 심정 되었었다. 



요즘 그의 책들 보면, "쓸데없이 고퀄" 이 말 생각난다. 

악마적 객관 정신이 지적 에너지를 비틀고 고사시키는 이 시대 이곳에서 ㅎㅎㅎㅎㅎ 아도르노 식으로 쓸데없이 고퀄, 진짜 너무 좋음. 막 살아나는 느낌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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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퍼 쓸 계획이 없었다가 막상 써보니 좋아서 또 쓰고 싶어졌다. 

리처드 로티를 중요하게 다루는 방향으로다.  

이 책은 1979년에 나왔고 일부의 평가에선 (과장스럽긴 한데) "전기충격" 같았던 책. 

유명한 책이면, 그걸 누가 읽든 말든 현실의 일부다... 안 읽었어도 이미 현실의 일부였다, 같은 생각 들게 한다. 철학 관심 독자라면 다 그렇게 체험할 거 같은 책. 




요즘은 pdf가 구해지는 책들은 그 파일을 워드로 전환해서 워드 파일과 종이책을 같이 보는데, 여러번 읽어야 하고 인용도 해야 하고 그렇게 '뽕뽑아야' 하는 책이라면 이 방법 꽤 쓸만한 방법 아닌가 생각한다. 일단 워드 파일로 전환이 완전히 잘되지 않기 때문에 깨진 글자등을 수정하면서 파일을 내가 고쳐서, 고쳐 가면서, 써야 한다. 이 과정이 의외로 좋다. 대가의 책을 "원고" 형태로 만드는 일. 원고 형태로 마주 보는 대가의 책은, 아주 다른 느낌. (이 책에도 이런 시작이 있었겠군요...). 또 본문 검색은 pdf로 하는 게 더 편리한 면이 있지만 워드의 경우엔 본문과 함께 내가 보탠 내용을 검색할 수 있다는 것이 아주 큰 장점. 워드의 "메모" 기능 활용하여 노트를 달아두면 이것들만 따로 모아서도 볼 수 있는데, 종이책에 덕지덕지 붙이는 포스트잇 메모를 찾아보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편리함. 


이보다 더 선진적인 방식들이 있을 거 같다. 논문노동자들의 이런저런 추천들을 본 거 같다. 

그런데 이 방식도 괜찮음. 특히 논문, 학업 노동자에게, 전자 파일로 책들을 이렇게 '내가 만들어서' 갖고 있는게 좋지 않나 생각한다. 이 집에 이사하고 나서 컴 수리했을 때, 기사님이 ms워드 2020 깔아주고 가셨는데 아주 너무 잘 쓰는 중이다.   


켁. 그래서 저는 또 논문 노동의 눈물의 계곡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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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22598 2021-12-31 15: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포스팃은 머에요? ㅋ 79년도의 포스팃일이는 없는디요..ㅎㅎㅎㅎㅎㅎ
내가 쓰고 있는 워드는 20인가 아닌가 궁금해지네요.(노트를 한꺼번에 볼 수 있는 기능이 있다니..., 심히 혹하네요). 지금 컴은 맥이니...나중에 확인해 바야겄스요.

몰리 2022-01-01 04:52   좋아요 1 | URL
아앗 저건 걍 구글 이미지가 구해준 이미지. 크리스마스 선물로 철학책! ㅎㅎㅎㅎ 하면서.

제가 워드02를 쓰고 있었는데 (11년에 02로 깔고 10년 내내 그걸로) 기사님이 보시며 무슨 이런 동굴인간이 있나... 혀를 참. 02 버전 워드에서는 안되던 많은 것들이 20에서는 되더라고요. 파일 열었을 때 직전 작업에서 정지한 대목으로 가기. 이거 옛날 버전으로는 안되던 건데 그게 되는 것도 너무 좋고 메모들을 별도로 볼 수 있는 것도 아주 굿굿. 진작 업그레이드 했더라면 그것만으로도 작업 효율이 달랐을 텐데... 고작 컴퓨터 워드 프로그램도 업그레이드 못/안하며 살았던 지난 세월! ㅎㅎㅎㅎ

한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2년엔 우리가 소원하는 여러 중요한 것들이 모두 성취되기를 기원합니다!


han22598 2022-01-08 04:31   좋아요 1 | URL
이미 22년을 살고 있는 우리.

몰리님도..눈물의 계곡에서 많은 결실을 거두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