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은 페이퍼를 연달아 써야 하긴 하는데 

그래도 빨리 회고록 장르에 속할 글도 써야겠다, 써야 한다는 생각 늘 하고 있다. 

사르트르의 <말>이 진짜 엄청난 도움 줄 수도 있을 거 같다. 그가 하듯이 툭툭 말하기. 

이 화법의 능란한 사용자라면 못할 말이 없을 거 같음. 어떤 훼손이든 훼손없이. 온전히. 


사르트르도 재평가되는 중이겠지만 

보봐르는 맹렬히 재평가, 철학적 복권, 진행중. 위의 책 포함해서 

주요 저술 전부가 보봐르 시리즈로 올해 출간되었다. 


<제2의 성> 옛 영어번역 사서 갖고 있었는데 (지금도 갖고 있나 불분명) 

나중에 찾아지더라도 상관없게, 새번역이 나와 있고 새번역으로 사고 싶은데... 했더니 

새번역 나와 있음. 이미 오래전 2011년 간. 옛 번역은 "깊이 결함있는 deeply flawed" 번역으로 

알려졌었다. 표지 이미지들 중에서는 아래 이미지가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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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21-04-28 13: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 친구도 저걸로 갖고 있더라구요. 영어 잘해서 얼른 읽어야 하는데;;;

몰리 2021-04-28 14:16   좋아요 2 | URL
새번역 굉장히 호평받는 거 같고
그에 반해 옛번역은 진짜 한숨나게 한심한 대목들이 (남자가 했나 본데 자기 마음대로 왜곡, 창작하는...) 많다는 듯해서, 번역 놓고 비교해 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조금씩 꾸준히, 매일매일 공부합시다.
 



한옥 별로 안 끌려서 

한옥으로 뭘 하든 심드렁했었는데 유튜브에서 보낸 시간 길어지면서 달라지기 시작하는 중이다. 

서까래 살리면서 리모델링, 이런 거 심란하기만 했었다가 이제는 좀 뭔가 매력적. 심지어는 

이게 집의 원형인가보다 같은 생각도 든다. 어쨌든 한국인에게는. 선과 면, 공간 분할 이런 게. 

뭐랄까 "깊이 만족스러운" 그런 느낌 들기 시작한다. 그러니까 양옥 집은 우리에게 대용일 뿐이었? 


저 집도 마음에 들고 아침 저녁으로 마당 한바퀴 돌면 "깊이 만족스러운" 느낌 들거 같은 집. 

11분 지점에 거실 구석에 설치된 드럼 세탁기 나오는데, 이게 또 뜻밖에, 불시에, 충족감 주는 장면이었다. 

세탁기 크기에 딱 맞게 공간을 짰는데, 아 그걸 보기만 해도 충족감. 빨래 돌릴 맛이 나겠군요. 빨래 넣고 꺼내면서 

복도를 오가는 맛이 나겠습니다. 


이런 동영상에 달리는 댓글들 보면, 궁금했지만 알 수 없던 것 알아지는 느낌 들기도 한다. 

시골이라고 다 텃세 심한 건 아니고 서로 도시보다 더 소닭보듯 하는 동네도 있고 --> 오호 그렇군요.  

어떤 댓글은 십년째 시골에서 산 다니고 텃밭 일구면서 살고 있는데 이런 삶이 지금도 여전히 설렌다고 

하고 있었다. 오호 그렇군요. @@ 



나도 그러기로 결정하면 이렇게 살 수 있음을 알면서 본다는 것이 

주는 안도감, 만족감이 있다. 삶의 훼손이 지속되었던 지난 세월 동안 "극빈층으로 전락" 이거 진짜로 진정한 공포였었다. 그만두기로 하고 나서, 그것만으로도 시작한 변화가 있는데 저 공포와 함께 살았음이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가 명확히 자각함. ㅎㅎㅎㅎ 하튼 그것이 가장 중요한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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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1-04-28 15: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으아~♡ 올려주신 영상 눈이 즐겁네요ㅋㅋ 세탁기 위 공간을 저렇게 해서 활용할 수 있는것! 보는것 만으로도 만족감이 마구 올라옵니다ㅋㅋ예전에 드라마 <궁>에서도 한옥이 참 이뻤어요!

몰리 2021-04-28 16:03   좋아요 1 | URL
그쵸? ㅎㅎㅎ 세탁기 위 공간도 마음에 들고 세탁기 공간과 부엌이 그렇게 연결되는 것도 충족감! 바베큐장 보면서, 파티하고 싶어지고. 비오는 어느 날 바베큐장에서 커피 마시면 행복할 거 같고. 마루에 앉아서 개 뛰어노는 걸 보아도 좋을 거 같고. 아 가서 한 번 살아보고 싶어지는 집!
 



이 책은 데릭 자만이 말년에 쓴 일기.

데릭 자만은 이름은 들어봤고 작품도 본 적이 있는 거 같지만 

그래도 어쨌든 나는 이름만 알고 있는 감독. 심란하고 집중하기 힘든 영화들이지 않았나? 아님? 

막연히 그런 인상 남아 있는 거 같지만 그게 실제로 보긴 보아서 남은 인상인지도 확실치 않음. 


그런데 알라딘 중고샵에 이 책이 있었고 아마존의 어떤 독자는 

"나는 그의 영화는 좋아하지 않고 견디지 못한다. 그런데 이 일기는 내가 읽은 

일기 중 최고의 일기다. 너는 빠져들 것이다" 같은 말을 하고 있었다. 일기, 편지, 회고록, 자서전 

이것들 중 호평 받는 거라면 바로 사둠. 해서 이것도 사두었다. 






그가 남긴 일기를 묶은 책이 하나 더 있는데 이 책. Modern Nature. 

89년 HIV 양성 판정을 받고 부친의 죽음을 겪고 나서, 그는 런던의 소음, 소문을 떠나 영국 해변 시골 마을에 정착했고 오두막에 살면서 정원을 가꾸었다고 한다. 5년 후 94년에 타계한다. 일요일마다 오는 Brain Pickings 이메일이 전해 준 내용. 


구글 이미지에서 그의 오두막과 정원 이미지들 다수 찾아진다. 




유튜브에 저렴한 시골집 매물을 주로 올리는 채널이 있는데 

어떤 집들은 "오 마음에 든다" 같은 느낌이 바로 들기도 한다. 3천만원 이하 매물이 그렇기도 하다. 

어떻게 100-300평 대지 집들이 2천, 3천만원에 나오냐. 평당 10만원. 혹은 이하. 그럴 수도 있군요. 버지니아 울프가 

남편과 만들었던 몽크스 하우스. 나의 집. 나의 정원을 이 부부 따라해서 만들어 보는 게 아주 큰 돈 없어도 할 수 있는 일이었. 



요 집도 마음에 들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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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이제 카뮈가 주된 인물인 장에 와 있는데, 프랑스계 알제리인(이라고 카뮈를 규정을 한국어로 하는 거 같지가 않아지면서 좀 이상하게 들린다. French Algerian. 프랑스"계"의 "계" 때문인 거 같다. 프랑스인-알제리인, 이렇게 말해야 더 정확하겠다), 하튼 두 고국 사이에서 분열의 체험, 아버지 없이 성장했던 어린 시절 빈곤의 체험 등에 대해 말하고 나서, 이것이 그가 파리에 와서 만났던 이들, 특히 사르트르, 보봐르, 메를로-퐁티가 익숙히 알고 살아온 (사르트르와 보봐르는 물론 그것의 적이 되기도 하지만) 부르주아 삶 세계와는 아주 이질적인 것임을 지적한다. 


그 점 강조하기 위해 카뮈 자신의 말을 인용하는데: 

"돈 없이 두어 해 산다면, 그것이 형성하는 한 온전한 감수성이 있다. 

A certain number of years lived without money are enough to create a whole sensibility." 


적고 보니 이 문장도 제대로 번역하기 극히 어려운 문장.

a certain number of years는 "두어 해"가 당연히 아니고 

whole sensiblity에서 whole을 "온전한"으로 말하면, 맥락 없이는 감수성의 건전함을 말하는 쪽으로 보이겠고. 

돈 없이 사는 몇 년의 세월, 그것은 인간 전체를 바꾼다. (....) 등등 여러, 번역은 아니고 번역을 향해 가는, 버전들을 적어놓아볼 수 있겠다. 


이 말은 맞겠지만, 돈 없이 사는 세월 말고도 인간 전체를 바꾸는 것들이 많아서 

그렇게 강력한 말로 들리지는 않는다. 


결혼은 (행복하든 불행하든) 인간 전체를 바꾼다. 

직장은 (좋든 나쁘든) 인간 전체를 바꾼다. 

.......... 바로 떠오르는 다른 예는 또 없네요. 많지 않은 건가, 인간 전체를 바꾸는 것이? 

학교는. 장소는. 집은. 


인간의 감수성이 어디서 어떻게 변화하는가. 

삶은 언제 훼손되고 언제 고양되는가. 정신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형성되고 혹은 파괴되는가. 

(.....) 등을 생각하게 하는 카뮈의 말. 



<실존주의 카페에서>. 좋은 책이다. 

베이크웰이 어떤 공부를 어떻게 했을까 느껴지게 한다. 인용 문장들 중 

그녀가 그것들 읽으면서 체험했을 강렬한 감정의 인장이 그 문장에, 주변 문장에, 찍힌 듯한 대목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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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04-21 17: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니 너무 씐나네요. 커피랑 책 사진 너무 좋았는데 글도 좋고 근데 이 책 좋다 하셔서 번역본 있을까 찾아보니 <살구 칵테일을 마시는 철학자들> 로 나와 있더라고요!! 냉큼 장바구니에 집어 넣었습니다. 우히히히 💃💃💃💃💃

몰리 2021-04-21 17:46   좋아요 1 | URL
저 이 책 별루일 거 같아서 (베이크웰이 몽테뉴 주제로 쓴 책이 있는데 그 책 첫 페이지 보고 약간 실망...) 오래 두고만 있다가 꺼내 봤는데, 뭐랄까 이 세상 무수한 남성 저자들의 철학 논의와는 다른 면모 있다는 생각 계속 들어요. 꼭 베이크웰의 이런 식은 아니어도 다르게 철학하기, 다르게 글쓰기가 더 많아진다면

지금까지 표준 방식이던 (남자들이 만들어온) 철학하기, 글쓰기는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ㅎㅎㅎㅎ 이런 것도 혹시 망상인가, 그런 생각도 들고요. 조용히 부드럽게 핵심을 온전히 살짝 꺼내어 그러나 오래 보는? ;;;;

유부만두 2021-04-21 17: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얼마전 본 사르트르 (만화) 전기에도 카뮈와의 갈등 / 이질감(?) 이야기가 나와요.

예전엔 pied-noir에게 별 생각 없었는데 그들 내부에도 넓은 스펙트럼으로 정체성이 갈리겠다 싶어요. 그나저나, 몰리님 서재에서 만나는 실존주의 쿨한데요?!

몰리 2021-04-21 18:22   좋아요 2 | URL
사르트르가 ˝영화적 감각˝이 있는 작가였다고 하면서 그걸 잘 보여주는 문단들을 인용하기도 하고, 여러 인용들이 있는데, 어떤 것들은 오오... 하게 되어요. 정말 잘 쓴다! 감탄의 오오.

아니 정말 사르트르는 아무리 다시 살려내려 해도 확실히 정말 ˝죽은 개˝ 아니었? 그러나 이렇게 쓰는, 이런 걸 쓸 수 있는 작가가 사르트르였으면 요즘 작가들에게 그는 신이 되어야 마땅 안함???

베이크웰이 왜 사르트르를 좋아했는지 알거 같고, 순수히 문장을 읽는 재미만으로도 그의 저술들 중 어떤 대목들은 !!!!! 하게 될 거 같아졌어요. 역시 무엇에든 그렇겠듯이 실존주의도, 실존주의가 구제되려면 실존주의를 사랑한 사람이 있어야 하겠.

2021-04-21 18: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4-21 19: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4-21 20: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오랜만에 서재 복귀하신 비연님의 칭송을 받은 책. 

(비연님, 웰컴백!) 


내겐 금시초문이었던 작가 루이즈 페니. 비연님 글 읽고 나니 

나도 꼭 그녀의 책을 그것도 꼭 The Beautiful Mystery로 갖고 있어야 할 거 같았다. 

검색하니 영어판 저렴한 중고 나와 있음. . 


그것만 사도 되었겠지만 

하필 셀러가 2만원 이상 무료배송 정책. 

2만원 넘기기 쉽죠. 어디든 쉬운 2만원 넘기기.  


세 권 주문했고 어제 밤에 도착했다. 

토마스 머튼의 Thoughts in Solitude. 

루이즈 페니의 The Beautiful Mystery. 

로버트 매시의 Catherine the Great. 


맨 아래 있는 책은 Rhys Bowen이라는 작가의 Hush Now, Don't You Cry, 이런 책인데 

"사은품"으로 넣어주셨다. 알라딘 중고 판매하시는 분들 중에 책 사은품으로 주시는 분들, 좋으신 분들. 

얼마 전엔 스티븐 킹의 Bones가 제목에 들어갔던가 하튼 잘 기억하기 힘든 하드커버 책을 "사은품"으로 

받았는데 (집 어딘가 있음) 킹이 지금 관심 저자인 것도 아니고 하튼 이게 받았다고 오오 할 책이 아니멌음에도 

오오.... 함.  


그러나 리스 보웬의 Hush Now, Don't You Cry. 누구시죠 리스 보웬? 

이 책은 부담이었다. 오오... 아니고. 아마존 검색해 보니, 책 독자 평점 매우 높고 보웬은 유명한 미스테리 작가인가 보았다.


루이즈 페니의 책은 첫문장이 이렇다. 

In the early nineteenth century the Catholic Church realized it had a problem. 


어떤가요. 전도유망한 문장 아닌가요. 카톨릭 역사가 관심 주제가 된지 어언 ㅋ 몇 달이라서 

확 끌어당겨지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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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04-21 09: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 멋집니다. 책 구매 인증 사진은 언제나 너무나 멋져요!!

몰리 2021-04-21 09:22   좋아요 3 | URL
방금 10권 주문했. ;;;;
책 주문 잠시 안하다 해보니까 좋습니다. ㅎㅎㅎㅎ
이제 또 알라딘이 감사 적립금 천원을 쏠 거 같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