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세계문학 전집을 꽂아놓은 벽입니다.

민음사, 문학동네, 대산세계문학총서, 열린책들, 을유문화사, 펭귄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벽에 지금 각 시리즈가 차지하고 있는 것이 제가 허용할 수 있는 최대의 면적입니다. 그래 더 넘치는 시리즈의 책들은 아이들 방의 책꽂이로 추방해버립니다. 재미 없는 순서대로요. 물론 선택은 전적으로 제 마음이고요. 이미 생산을 끝낸 펭귄 시리즈를 통째로 옮겨버릴까 궁리중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어제와 달리 책꽂이 테라스에 있던 다양한 잡동사니를 조금 치우고 찍었습니다. 혹시 눈에 띄일까봐 조명을 극도로 아낀 소심한 폴스타프입니다.




테라스에 있는 것들. 

7층 1호실. 오늘 쓴 마스크

6층 1호실. 뭔지 모르겠지만 1회용 비데로 추정. 2호실. 덴탈 마스크와 이쑤시개. 3호실. 발뒤꿈치 각질 제거용 화학 치료제 글리셀린 95% 용액

5층 3호실. 포장지가 어두운 색이라 거의 안 보이는데 폴스타프 전용 보타이 두 세트.

3층 1호실. 아직 애들 방으로 쫓져나지 못해 대기중인 책. 2호실. 다 먹은 수면유도제 빈 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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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과함께 2021-09-27 19:3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그저 놀라울 따름이네요!! 저걸 거의 다 읽으셨다는 거죠?

Falstaff 2021-09-27 19:33   좋아요 3 | URL
크... 바로 아래 제가 댓글 썼군요. ㅋㅋㅋㅋ

Falstaff 2021-09-27 19: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책들 가운데 읽다가 중도작파한 책이 세 권 있습니다.
어떤 것들인지 맞추시는 분께는 야동 CD 한 장 드리겠습니다.

아쒸.... 책상 위의 것들도 치웠어야 하는데요. 큰 건 수건이고 작은 건 코 푼 휴집니다. 흑흑... 제가 비염이 좀 있어서.... ㅠㅠ

그레이스 2021-09-27 19: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
또 감탄합니다~!
서재 구경하면서 이거 다 읽었냐고 묻는거 아니래요 ㅋㅋㅋㅋ
최근에 읽은 책에서 누군가 이야기 했는데 ...ㅋㅋ

Falstaff 2021-09-27 19:52   좋아요 4 | URL
아이구.... 전 괜찮아요. 적어도 시도는 해보잖습니까.
세 권, 읽다가 때려 치웠습니다. 한 권은 온 힘을 다해 팽개치기도 했답니다. ㅋㅋㅋ

그레이스 2021-09-27 20:03   좋아요 2 | URL
세권밖에?@@
다시 한번 감탄을!

햇살과함께 2021-09-27 20:33   좋아요 2 | URL
왠지 폴님은 다 읽으셨을 것 같아서^^ 제가 예의상 “거의”를 추가하긴 했지만 3권 밖에 안된다니! 진짜 세계문학을 사랑하시네요!

Falstaff 2021-09-27 20:45   좋아요 4 | URL
한 권은 가르쳐드릴게요.
막스 프리쉬의 애인이었던 잉에보르크 바흐만이 쓴 <말리나>입니다. ㅎㅎㅎ

다락방 2021-09-27 20:14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우아 너무 멋져 너무 멋져요. 아아 역시 남의 책 사진 보는게 제일 좋아요. 사진 중의 최고는 책사진이다!! 넘나 가지런히 꽂힌 책들이 아름답지만 아니, 읽지 못한 책은 세 권이라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반성하며 돌아섭니다..

Falstaff 2021-09-27 20:21   좋아요 3 | URL
아... ˝사진 중의 최고는 책사진이다.˝ 제가 이 말에 동요를... ㅋㅋㅋㅋ
그래 연 이틀 올린 겁니다.
다락방 님은 다양한 장르를 읽으시잖아요. 전 그렇게 못하는게 참.... ㅎㅎㅎㅎ
근데 솔직히 부럽지 않습니다. 전 제가 좋아하는 것만 즐기다 갈 거예요.
그래도 인생 짧은 거 같거든요. 안 그래요? ㅎㅎㅎㅎㅎㅎㅎ

붕붕툐툐 2021-09-27 20:1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 책장도 너무 아름다운데, 읽지 못한 책이 3권이라니, 그것도 읽다가 던진 거라니!!! 진짜 폴님은 인간계는 아니신 것 같습니다.
제가 야동을 안 좋아해서 안 맞히지만, 척 보니 3권 딱 알겠네요~(뭐래, 제목도 잘 안 보이는데..ㅎㅎㅎㅎㅎ)

Falstaff 2021-09-27 20:22   좋아요 4 | URL
ㅋㅋㅋㅋ 재미난 툐툐 쌤!

scott 2021-09-27 20:2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우와 퐐스타프님
이번 두번째 공개 해주신 책장은
방음도 되고 칼바람 추위도 막아 줄것 같습니다!!

Falstaff 2021-09-27 20:37   좋아요 5 | URL
ㅋㅋㅋㅋ 방음이 되면 뭐합니까. 집구석에서 소리 크다고 방방 뜨는 엄처가 있는 걸요.

mini74 2021-09-27 20:26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이러시다가 책을 위해 아이들을 쫓아내시는거 아닌가요 ㅎㅎㅎ 눈호강하고 가요 정갈하고 보기좋아요 *^^* 주섬주섬 괜시리 저도 책장정리를 해야할 것 같은 ㅎㅎ

Falstaff 2021-09-27 20:38   좋아요 5 | URL
아오.... 그건 절대 아닙니다.
사내새끼들 학교 마치면 당연히 집 나가야지요! 아이고, 전 캥거루, 그것도 (성차별일 수 있겠지만) 다 큰 수컷 새끼 캥거루는 못 봅니다. ㅋㅋㅋㅋㅋ

새파랑 2021-09-27 20:5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폴스타프님 서재는 대형서점 분위기네요 😆
저걸 세권 빼고 다 읽으신 폴스타프님 대단~!!

책 위에 있는 두권의 책들과 선풍기가 인상적입니다 ^^

사진을 보니 민음사판 톨스토이의 부활 버젼이 다르군요 👀

Falstaff 2021-09-27 20:55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 선풍기가 올해 신상으로 나온 날개 일곱 개 짜리 아니겠습니까.
1단으로 하면 진짜 미풍, 소리도 없어요. 대박입니다. 추천추천. 느므 좋더군요!!!
<부활>이 그냥 책 껍데기만 바뀐 것이지요? 그럼 아무 상관 없습니다. ㅋㅋㅋㅋ

다락방 2021-09-27 21:00   좋아요 3 | URL
아니 이 선풍기 추천, 뭐죠?! (메모메모)

Falstaff 2021-09-27 21:02   좋아요 3 | URL
다락방님, 이 선풍기 넘 좋아요.
올 여름엔 에어컨도 별로 안 틀었어요. 전 살이 많아 더위 많이 타는데도 말입죠.
바람 세면 피부가 건조해지면서 오히려 몸에서 열이 더 난다고 하더군요. 이 선풍기 1단으로 해놓고 밤새 틀어놓으니까 진짜 좋더라고요. 에어컨 틀어도 좋고, 아니어도 좋고요.

다락방 2021-09-27 21:06   좋아요 4 | URL
제가 장칼국수 팔았더니 폴스타프 님은 선풍기 파시는 거에요?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년 여름엔 저도 날개 일곱개 선풍기 사보겠습니다.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09-28 09:22   좋아요 2 | URL
다락방 님/ 뭔가 단편 제목이 떠오릅니다. ‘장칼국수와 선풍기’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9-28 10:04   좋아요 1 | URL
잠자냥 님 단편 써주세요! 🥺

페넬로페 2021-09-27 21: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제와는 또다른 멋진 풍경이네요^^
깔별로 꽂혀진 문학전집과
그것을 다 읽으셨다는 폴스타프님께서
합체되는 느낌입니다.
정말 존경스러워요👍👍

Falstaff 2021-09-27 21:30   좋아요 3 | URL
아니아니아니.... 못 읽은 게 세 권 있다니까요. ^^
에휴. 그래봤자 걍 취미생활일 뿐인걸요. 인생을 취미처럼 열심히 살았다면 좀 바뀌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뭐 그렇네요.
왜 사소한 거, 취미 같은 거에 전력을 다 할까요? 바보처럼. 그죠? ㅋㅋㅋㅋ 웃겨요.

syo 2021-09-27 21: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 집에 폴스타프님이 얹혀사시는 모양이다.... 🤧

Falstaff 2021-09-27 21:46   좋아요 0 | URL
아이고.... 진짜 서지학자는 따로 계시는 걸요. ㅋㅋㅋ

syo 2021-09-27 21:48   좋아요 0 | URL
책들이 머리에 얇은 책들을 이고 있는 장면이 또 깨알같이 귀엽습니다 ㅎㅎㅎ

아침에혹은저녁에☔ 2021-09-27 22: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출판사별로 맞춰놓으니 정말 멋지네요!거기에 다 읽은책이라니 세권빼고 더더욱 놀랍습니다! 어제의 음악 Cd와 오늘의 책장은 정말 부럽고 놀랍고 경이롭네요 앞으로도 좋은 책 추천 부탁드립니다!

Falstaff 2021-09-28 08:15   좋아요 0 | URL
책도 음반도 다 욕심입니다.
언제 얘기한 적 있는데, 책이 아무리 많아도 두 번 읽기 쉽지 않고,
음반 아무리 많아도 듣는 것만 듣습니다. ㅎㅎㅎ

잠자냥 2021-09-28 09:47   좋아요 2 | URL
음반은 정말 듣는 거만 듣는다는 폴스타프 님의 말에 공감합니다.
저 사놓고 아직 뜯지도 않은 음반도 수두룩;;;; -_-;;

그나저나 제가 다시 들어온 이유는, 폴스타프 님은 (저도 그렇지만) 왠지 재독하는 경우가 드물 거 같은데요, 그럼에도 재독한 책들이 있는지요? 그런 책들로만 페이퍼 써 주셔도 흥미로울 거 같습니다.

페이퍼 제목은 ˝주정뱅이 폴스타프가 술 마실 시간까지 아껴 재독한 명작˝

Falstaff 2021-09-28 12:19   좋아요 1 | URL
재독한 작품들.....
<광장 / 회색인> <태풍: 최인훈> <나무들 비탈에 서다> <원형의 전설....4독? 5독? 4독!!> <인간조건 : A. 말로> <개선문> 셰익스피어 몇 작품들 <율리시즈....5독? 다섯 번 만의 성공 ㅋㅋㅋ> <...조르바> <백년고독> <불의 강> <유년의 뜰> <일리아드> <오뒷세이아> <아이네아스> <소포클레스 비극선집>
이런 것들이 생각나네요. ㅎㅎㅎ 페이퍼는 안 쓰는 걸로...

독서괭 2021-09-27 22: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아아아아아 정말 제 상상을 뛰어넘는 으마으마한 장관이네요! 심지어 세권 빼고 다 읽으셨다니 정말 노노노놀랍습니다(입이 안 다물어짐) 왠지 반성하게 되네요 ㅋㅋ

잠자냥 2021-09-27 23:38   좋아요 2 | URL
전 이럴 줄 알았어요. 뛰어난 나의 상상력! ㅋㅋㅋㅋㅋ

Falstaff 2021-09-28 08:16   좋아요 1 | URL
ㅎㅎㅎㅎ 안 읽은 책은 책꽂이에 꽂지 말아 버릇하시면 됩니다.
그게 말이 쉽지 진짜로 하기는 조금 힘듭니다만....

잠자냥 2021-09-27 23: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역시 전집은 쭉 해놓으니까 이토록 아름답군요. 저는 전집 중에서도 책 늘어나는 게 부담스러워서 신간은 웬만하면 족족 읽고 팔아치우는데, 이걸 보니 괜히 팔았다 싶어집니다! ㅎㅎㅎ

Falstaff 2021-09-28 08:16   좋아요 1 | URL
에휴, 잘 하셨어요.
보기만 좋지 영양가는 별로 없잖아요. 아시면서.... ㅋㅋㅋㅋ

잠자냥 2021-09-28 09:20   좋아요 0 | URL
아 그래도 일케 멋진 사진을 보여주시나까 뽐뿌받지 않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오랜만에 *찰싹* ㅋㅋㅋㅋㅋㅋㅋ

Falstaff 2021-09-28 09:23   좋아요 1 | URL
앗 따가워!

유부만두 2021-09-28 08: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선풍기!!! 저희집꺼랑 같습니다.
이 선풍기 조용해서 틀어놓아도 음악감상이 가능합니다.
틀어놓고 부담감이 없어서 애들 방에 놔주었는데
애들이 학교 갈 때도 켜둔다는 게 단점이죠.

아, 그리고 책장 건물... 감탄하면서 봤습니다. 우리집 책장엔 뭐가 있나 봤더니 ... 흠 .... 연필이랑, 빈 쵸콜렛통, 미니 손 안마기, 등등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저 책들을 세 권 빼고 다 읽으셨다고요? .... (말못)

Falstaff 2021-09-28 08:19   좋아요 0 | URL
그죠, 그죠. 선풍기 정말 좋지요. 들여놓고 처음엔 저도 당연히 껐는 줄 알고 그냥 외출한 적이 있지 뭡니까. 진짜 미풍에다가 저소음. 으아, 십 년만 일찍 나오지 말입니다. ㅋㅋㅋ
글쎄 산 책은 읽어야 한다니까요. 하다못해 읽다가 때려치우는 한이 있더라도요!

막시무스 2021-09-28 11: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흐미! 경이롭고 아름답습니다! 문학의 향기가 가득하네요!ㅎ

Falstaff 2021-09-28 12:21   좋아요 0 | URL
아이고, 이거 보기만 좋은 거라니까요! ㅎㅎ

coolcat329 2021-09-28 19: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제 책장이 너무 아기같아 보입니다. ㅎㅎ
더 부러운건 거의 다 읽은 책이라는점이네요.
이사는 못가시겠어요.

Falstaff 2021-09-28 20:52   좋아요 0 | URL
에효....
저희 동네 집값만 안 올라서 이사 못갑니다. ㅋㅋㅋㅋㅋ
 
까마귀
카를로 고찌 지음, 최영환 옮김 / 연극과인간 / 2006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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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페라 마니아들은 혹시 카를로 고찌라는 이름을 들어봤을지 모르겠다. 푸치니의 유작이자 미완성 작품인 <투란도트>의 원작을 쓴 인물. 하지만 그건 한 다리 건넌 거다. 독일의 프리드리히 쉴러가, 이 이탈리아 전통 희극, 코메디아 델라르테 양식 특유의 천방지축을 대표하는 카를로 고찌 작 <투란도트>를 “독일식 미적 이데아로 바꾸어 쓴” 작품을 토대로 한 것이 푸치니의 <투란도트>다. 푸치니는 쉴러의 <투란도트>를 이탈리아어로 번역한 책자를 읽고 내용이 지극히 마음에 들어 자신의 대본작가 풀pool을 동원해 오페라 리브레토를 썼다.
  카를로 고찌는 1720년 베니스의 몰락 귀족의 가문에서 태어나 당시엔 거의 상상하지 못할 86세의 나이로 역시 베니스에서 생을 마감했다. 지금 나이로 치면 한 120살까지 산건가 싶다. 어린 나이에 고찌의 아빠는 카를로를 위해 재정적 뒷받침을 해줄 수 없을 지경까지 몰려 일찌감치 달마치아의 군대에 입대해 3년간 복무한다. 복무를 끝내고 베니스로 돌아온 카를로는 외국문화의 유입으로부터 투스카니 문학을 보존하기 위한 그라넬레스키Granelleschi 협회에 가입한다. 이를 계기로 카를로 고찌가 코메디아 델라르테 같은 이탈리아의 정통 희극을 계승하는데 관심을 두게 되었다고 한다.
  코메디아 델라르테는 16세기에 시작해 18세기까지 전성기를 이루었던 이탈리아의 희극 양식으로 배우들의 즉흥 연기, 소위 애드립과 재간, 춤, 노래, 곡예 등을 중시하는 장르라고 하며, 우리가 서양 희극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알레키노(하를레킨), 파르노디노(삐에로) 같은 광대의 전성기를 만들었다. 등장인물은 대부분 정해진 타입에 따라 가면을 쓰고 연기했고, 이 장르는 전 유럽으로 파급되었는데 프랑스 연극에 큰 영향력을 미쳤다고 한다.
  카를로 고찌의 대표작은 대부분 1760년대 초반에 집중되어 있다. 우리가 제목이라도 알 수 있는 것은, 푸치니의 오페라로 각색된 <투란도트>, 프로코피예프가 발레와 오페라로 작곡한 <세 개의 오렌지를 위한 사랑> 외에도 오늘 소개하는 <까마귀>와 <사슴 왕>, <뱀 여인>, <푸른 괴물>, <초록 새> 등이 있다. 제목만 가지고도 고찌의 작품 속에 마법과 주술, 저주, 변신 같은 신화, 동화, 우화적인 요소가 많으리라 짐작할 수 있을 듯하다.

 

  <까마귀>를 읽다 보면 이게 아동을 위한 동화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니 독자는 감상중인 희곡이 19세기도 아니고 18세기 이탈리아 전통 희극의 정수인 코메디아 델라르테 작품을 읽고 있다는 걸 떠올려야 하리라. 난 실제로 이 드라마를 읽는 동안 자꾸 그림 형제의 동화작품 몇 개가 머릿속에서 삼삼했다.
  가상의 국가 프라톰브로소의 왕 밀로는 아직 결혼하지 않은 청년 왕이다. 나라가 저절로 나날이 왕성해지는 태평성대라서 밀로 왕은 우애 깊은 아우 제나로 왕제와 어울려 날이면 날마다 숲속에 들어가 사냥하는 재미로 기둥뿌리 썩는 줄 몰랐다. 그러나 조심했어야지. 시대가 18세기 이전. 당시의 숲이란 언제나 정령들과 마녀가 살았던 법. 하루는 나뭇가지 위에 까마귀 한 마리가 앉아 깍 깍 불길하게 울고 있는 걸 밀로 왕이 활시위를 당겨 한 살에 명중시켰고, 까마귀는 대리석 무덤 위에 떨어져 피를 흘린 채 죽어 있었다. 그랬더니 펑, 하고 드라이아이스 연기와 함께 효과음이 나더니 늙은 마녀가 등장해 왕한테 저주를 내렸다.

 

  “넌 내 대리석 무덤처럼 하얀 피부의 여인을 찾아내야 한다. 여인의 입술은 내 까마귀의 피처럼 자줏빛이고, 머리털은 깃처럼 검은색이어야 한다. 만약 그런 여인을 찾지 못하면 플루토 신께 맹세코 너의 목숨을 가져갈 것이다.”

 

  원래 연극을 비롯한 모든 무대예술에서는, 저주를 포함한 불길한 예언은 항상 들어맞는 법이고, 총명한 밀로 왕도 그걸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터라 그날로 이마에 끈을 질끈 동여매고 자리보전을 하기 시작했다. 제나로는 그저 가만히 있기만 하면 형은 죽어 자빠지고 자기가 왕위에 오를 터인데 너무나도 형을 사랑하기 때문에 하직 인사를 고하고 마녀가 주문한 여성을 찾기 위하여 늙은 선장 판타로네와 함께 세계 일주를 떠난다. 세상 곳곳을 뒤져 흰 피부, 핏빛 입술과 검은 머리털을 가진 여성을 3년 동안이나 수소문한 끝에 드디어 다마스커스의 마법사 왕 노란도의 딸 아르밀다 공주가 딱 그 스타일이라는 것을 알고, 할렘 속의 순진한 아가씨를 꼬드겨 배에 태워 납치해오기에 이르렀다.
  다마스커스를 떠나 프라톰브로소까지 항해하는 내내 폭풍우를 불게 해 자신의 힘을 과시하던 노란도 왕은, 선장 판타노레를 통해 늠름한 기상의 매와 하늘 같은 말 한 마리를 제나로 왕제에게 전한다. 왕에게 진상할 품목으로. 그러나 저주받은 선물.
  매는 왕을 보면 발톱으로 두 눈을 파낼 것이며, 말은 단 한 번의 발길질로 왕의 목숨을 앗아갈 것. 게다가 왕이 아르밀다 공주와 결혼을 한다면 첫날밤에 괴물이 나타나 밀로 왕을 잡아먹으리라는 것인데, 더 가관인 것은 만일 이런 사실을 제나로 왕제가 누구에게든지 이야기하거나 언질이라도 주면 곧바로 대리석 조각으로 변해버릴 거란다. 그러니 우애 좋은 형이기도 한 왕을 사랑하는 제나로 왕자는 어떡해야 할까.
  할 수 없다. 제나로는 먼저 매를 형에게 바친다. 그러나 매가 형의 팔뚝에 앉기 바로 전에 칼로 매의 목을 따버린다. 불쾌하기 짝이 없는 밀로 왕. 매의 피가 자신의 소매를 적신 거 아닌가. 3년 만에 만난 형에게 이런 불충을. 이어서 선물 받은 하늘같은 말을 타기 위해 다가가는 순간 왕제는 다시 칼을 뽑아 말 뒷발의 오금 힘줄을 그어 끊어버린다. 더욱 불쾌한 형. 그러나 어쩔 수 없다. 아르밀다 공주까지 죽일 수는 없는 일이니까. 하지만 이미 제나로 왕제에 대한 보호관찰령이 내렸고, 결혼식은 신속하게 열릴 예정이었는데 왕제는 사라졌다.
  왕궁의 지하 미로 속으로 숨은 제나로 왕제는 결혼식이 끝나고 왕의 방문 앞 전실 바닥돌을 열고 등장한다. 거기서 다시 칼을 뽑고 이제 등장할 괴물을 기다리고 있는 터. 일전을 감행해 자기가 대신 잡아먹히든지 아니면 괴물을 잡아 자신의 죄가 없음을 증명하고자 할 따름이다. 시간이 가고 드디어 나타나는 괴물. 왕자는 도저히 힘으로 상대할 수 없는 괴물과 벅찬 싸움을 계속하다가 칼을 내리쳤는데 괴물이 연기와 함께 사라졌고, 칼은 허공을 갈랐으며, 전혀 의도하지 않았지만 방문 손잡이를 내려쳐 신방의 자물쇠가 열렸고, 급기야 왕이 등장했다. 밀로 왕은 무장을 하지 않은 상태. 이 앞에 거친 숨을 내쉬며 큰 칼을 번쩍 들고 있는 제나로 왕제. 이거 뭐야. 전형적인 왕 시해의 모습이다. 왕제는 즉각 체포되고 지하 감옥에 수감, 단 하루의 재판으로 오늘이 저물기 전에 왕궁 앞 광장에서 중인환시리에 참수형의 선고를 받는다.
  처형을 기다리던 제나로, 마지막 소원으로 형을 만나고, 죽기 전에 매와 말과 결혼초야의 괴물에 관한 비밀을 털어놓는다. 그리고 노란도의 저주에 따라 대리석으로 변해버린다. 동생의 결백을 알게 된 밀로 왕은 통곡을 터뜨리지만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밀로 왕 앞에 순간이동 해 나타난 마법사 왕 노란도. 동생을 살리고 싶으면 자기 딸이기도 한 아르밀다를 칼로 찔러 제나로가 변신한 대리석을 피로 적시면 다시 살아날 것이라 말한다. 사랑하는 아르밀다를 죽이다니. 안 그러면 자신을 위해 스스로 목숨을 버린 동생을 구할 수 없는 진퇴양난. 어떻게 해야 하나. 이건 내가 알려드릴 수 없다. 절묘한 해결방법이 있으니, 장담컨대 당신은 생각도 못한 터무니없는 묘수가 등장하리니. 아 껌벅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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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1-09-27 09: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궁금해요~^^
이런걸 낚였다고 하는거죠? ㅋㅋ

Falstaff 2021-09-27 09:04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 낚이지 마세요. 과하게 동화적이라서 현대인한테는 재미를 주지 못할 거 같습니다. ^^

그레이스 2021-09-27 09:07   좋아요 3 | URL
결말을 말씀해주시지 않으시니 이 리뷰 읽어가던 저는 ‘내일 얘기해줄께‘ 하던 이야기 할아버지가 생각나네요

Falstaff 2021-09-27 09:11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 그건 맞습니다.
현대 독자들은 도저히 생각하지도 못할 포스트모던으로 대단원을 맞습니다. 너무 혁신적이라 그만 어이가 없어서 처음엔 멍~하다가 약 2초 후에 킬킬대며 웃음이 나오더군요.
뭔지는 절대 안 알려드립니다.ㅋㅋㅋㅋㅋㅋㅋ

그레이스 2021-09-27 09:12   좋아요 3 | URL
500원 드릴까요?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9-27 11: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절묘한 해결방법 뭡니까!!

저는 510원!!

그레이스 2021-09-27 12:27   좋아요 1 | URL
궁금하면 500원입니다!

- 2021-09-27 12: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 와 여기서 여기서 끊냐.... 나쁘다. 폴스타프님 ㅋㅋㅋㅋㅋㅋ

- 2021-09-27 21:55   좋아요 0 | URL
대충 문제 해결은 알겠으나 마지막 대사는 모르옵니다…. (지금 책 있는 도서관 뒤지다 현타왔어옄ㅋㅋㅋ)

Falstaff 2021-09-27 12: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락방 / 공장쟝 님 : 좀 심하게 말씀드립자면, 이 책은 오직 하나 마지막 대사 딱 하나를 위하여 쌔가 빠지게 달려온 건데 그걸 어떻게 얘기합니까!!! 와, 브루스 윌리스가 유령이랴!!! 이거하고 똑같은 걸요. ㅠㅠ

붕붕툐툐 2021-09-27 21:31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진짜 이 스포는 역사에 길이 남을 듯합니다!ㅎㅎㅎ

- 2021-09-27 21:48   좋아요 2 | URL
마지막 대사는 모르지만 너무도 약이 올라 검색해서 찾아보고 왔사옵미다!!! 저는 분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흥!! 카를로 고찌 때찌!!!

Falstaff 2021-09-27 21:50   좋아요 2 | URL
아니, 그런 싸가지 읎는 독자도 있더란 말입니까? ㅋㅋㅋㅋㅋ
근데 정말 웃기지 않아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 2021-09-27 21:59   좋아요 1 | URL
웃을 수 없고 분노만 (술 벌컥벌컥.!!!)

Falstaff 2021-09-28 08:21   좋아요 0 | URL
공장쟝 님, 진정하시옵소서..... ㅋㅋㅋ
 

아이고, 내일부터 출근해야 합니다. 방학 끝났습니다. 출근할 생각하니 골이 지끈지끈.


하릴없이 서핑하다가 문득, 나도 방, 이라고 발음하는 쓰레기 하치장  한 번 구경시킬까, 생각이 들어서 말입죠.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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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1-09-26 20:5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선생님! 어디가 쓰레…????
책장이 이렇게 잘 정리 될 수도 있군요. 씨디들이 환상입니다.
하지만 전 시도하지 않겠습니다. 정리하려다 더 망치기 이미 수십 번이라서요;;;;

유부만두 2021-09-26 20:51   좋아요 3 | URL
왼쪽 아래 ‘유령퇴장’ 위 가로로 놓인 책이 뭔지 알려주세요. (궁금해서요)

Falstaff 2021-09-26 20:57   좋아요 5 | URL
아이고, 정리가 잘 안 됐습니다. 책장 아래 깔린 알라딘 포장박스 보세요. ㅠㅠ
유령퇴장이 윽, 책꽂이에 꽂혀 있네요! 하, 놀랠 노 자네. ㅋㅋㅋ
그 위에 가로로 놓인 책은 토마스 핀천의 <브이.>입니다. 골치 아프지만 재미난 책입니다. 절대 안 팔 책입지요. ^^

독서괭 2021-09-26 23:05   좋아요 1 | URL
와 저도 그책 궁금해서 여쭤보려 했는데 역시 이미 질문과 답이 ㅋㅋㅋ

잠자냥 2021-09-26 23:45   좋아요 1 | URL
헤헤 저도 브이 있어요.

유부만두 2021-09-27 00:41   좋아요 1 | URL
서재 이웃분들 책장 사진 올리시면 다들 확대해서 책제목 살피시죠? 그죠? 저만 그런거 아니죠? … 택배 상자들 저렇게 두는 거 매우 내츄럴하고 익숙하고 또 … 좋은데요? 저만 그런가요?;;;

Falstaff 2021-09-27 08:35   좋아요 0 | URL
넵. 저도 책장 사진 나오면 언제나 확대해봅니다! 인지상정입지요. ㅋㅋㅋ

다락방 2021-09-26 21:05   좋아요 8 | 댓글달기 | URL
전혀 쓰레기장 같지 않지만 저 빈 택배 박스들은 왜 저기 있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와 맨 위 창비 시리즈 좌악 꽂힌것도 너무 예쁘고 정말 엄청 정리 잘 되어 있는데요, 폴스타프 님? 이렇게 많은 책들이 이렇게 잘 정리되어 있다니 너무나 놀랍습니다!! >.<

책들이 이중으로 꽂힌 것이지요? 우와 시디도 진짜 놀랍네요 .대박!!

Falstaff 2021-09-26 21:10   좋아요 5 | URL
택배박스가... 느므 많이 나와요. 저거 내놓는 것도 마음 먹어야 한답니다. 알아서 분리해, 출근할 때 마누라 모르게(모를 수 없지요. 눈치보는 겁니다) 슬쩍 가져나가는 성의라도 보여야. 흑흑흑... 대부분의 남자들이 이렇게 삽니다.
옙. 책장은 이중으로 꽂혀 있습니다. 알라디너께서는 척 보시면 뭐든지 다 아신다니까요! ㅋㅋㅋㅋ

청아 2021-09-26 21:0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훌륭합니다👍👍서점 같아요!🤭
클래식 음반도 많이 소장하고 계시군요!! 율리시즈 눈에 띕니다 ㅎㅎㅎ

Falstaff 2021-09-26 21:13   좋아요 4 | URL
에효, 서점은요 뭘. 저 율리시즈가 예전 독수리표 범우사에서 나온 건데요, 김종건 선생 번역이고요, 교정 교열 거의 완벽한 금속활자본입니다.
이후 범우사에서 네 권, 전자 프린트로 나온 거 있는데, 아마 모르긴 몰라도 그것보다 금속활자본이 훨씬 좋을 듯합니다. 다만 글씨 크기가 워낙 작아서....
음반은 반올림해서 3천장 정도 됩니다. 옆으로 꽂이가 하나 더 있습지요. 이래서 제가 돈을 못 모았어요. 흑흑흑... (오늘 많이 웁니다. ^^)

붕붕툐툐 2021-09-26 21:1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그냥 바라만 봐도 너무 흐뭇~~ 멋져용~~ 제가 예전에 꿈꿨던 그런 공간입니다!😍

Falstaff 2021-09-26 21:19   좋아요 4 | URL
아이고.... 책은 모르겠는데, 음악 쪽으로는 꿈꾸지 마세요. 돈 너무 많이 깨집니다.
-_-;;

그레이스 2021-09-26 21:1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꺄악
책장 책높이에 맞춰서 짜셨군요
이런 책장 부러워요
기성품 사서 꽂으면 세워져있는 애, 눕혀있는 애,,, 정신이 없는데...
ㅋㅋ
알라디너들은 책장이 부족하죠
이중으로 꽂혀있는것은 당연하고...

범우사 율리시즈 3권짜리 ... 낯이 익어요

Falstaff 2021-09-26 21:22   좋아요 5 | URL
장 맞추시는 팁!
높이 2,100mm. 초과하면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싣지 못합니다.
CD 장은 13층이고요, 책장은 책에 관해선 제가 더 말씀드리지 못할 만큼 많이 가지고 계시니까, 다른 분들을 위해 정보를 드리자면 8층으로 하면 됩니다. ^^;;
뭐 그레이스 님 댁은 거의 서지학자 수준이잖아요. ㅋㅋㅋㅋ

막시무스 2021-09-26 21:16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오호! 책 향 가득한 고서점에 온 듯 합니다! 책장 제끼면 시바스리갈이나 연태고량주 한병 나올것 같은 엔틱한 분위기가 짱이네요!ㅎ 인테리어의 완성은 역시나 알라딘 박스죠! 비닐포장지는 샤방샤방 효과에 좋구요!ㅎ 담주도 즐건 한주되시구요!

다락방 2021-09-26 21:19   좋아요 5 | URL
시바스리갈 연태고량주 앤틱한 분위기 ㅋㅋㅋㅋㅋㅋㅋ 빵터졌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Falstaff 2021-09-26 21:25   좋아요 5 | URL
ㅋㅋㅋㅋ 스카치나 백주 좋아합니다.
더 좋아하는 게 우리나라 진짜 증류주, 저만 알고 있는 찹쌀 증류주, 순도 75%짜리였는데, 손목에 ‘우정‘이라고 문신 새긴 할배와 할매가 넘 나이 들어 은퇴하고 말았습니다.
정말 슬픈 소식이예요. 흑흑흑... 서천까지 일 년에 두 번씩 꼭 가서 사왔었는데 말입죠. 연태고량주보다는 그래도 백년고독이 더 좋잖아요? ㅎㅎㅎ

막시무스 2021-09-26 21:46   좋아요 3 | URL
역시 존경하는 팔스타프님! 드시는 술도 마르케스라니!ㅎ 이 시대 진정한 문학인이심을 인정드리고 감동 받습니다!ㅎ 지금 마트에 마르케스 형님 찾으러 가봐야겠어요! 콜레라시대에도, 코로나 시대에도 소주는 진리입죠!ㅎ

scott 2021-09-26 21:28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우와 퐐스타프님
설마 이 책장이 전부가 아닌 거죠
일부 구석만 보여주신거라
고량주 기운에 일부 컷만 보여 주신것 같습니다

책장 옆을 슬라이딩 도어처럼 밀어 버리면 그곳에
턴 테이블과 양주+포도주+고량주 냉장고가 있는 또다른 방이 나올것 같습니다

퐐스타프님은 운동, 책장 정리 하는 걸루 ㅎㅎㅎㅎ

Falstaff 2021-09-26 21:33   좋아요 5 | URL
예. 일부 구석이긴 합니다만 양주, 포도주 고량주 냉장고는 없답니다. 전 소주, 증류주 팬이고요, 책 읽는 거, 음악 듣는 거... 공통점으로 몸 안 움직이는 걸 좋아해서 과체중을 조금 초과한 비만 수준이랍니다. ㅋㅋㅋㅋ 운동은 숨쉬기 운동 하고 있고요, 소싯적엔 억지로 새마을 운동 조금 했습니다.
스콧 님한테 비하면 전 이도 나지 않았을 수준 같은데 이거 좀 면구스럽기도 하고요.
ㅋㅋㅋㅋ

mini74 2021-09-26 21:3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정말 집이 무너지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어요 ㅎㅎㅎㅎ 폴스타프님 장가 잘 가신듯합니다 ㅎㅎ ~~ 무지무지 보기 좋아요. ~~

Falstaff 2021-09-26 21:35   좋아요 4 | URL
ㅋㅎㅎㅎㅎ 고맙습니다. 아우... 정말 이 사진, 자랑하려고 올린 거 아닌데요.
몇 분이서 책장 사진 찍어 올리라고 은근히 압력을 주시는 바람에.... ^^;;;

페넬로페 2021-09-26 22:0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
폴스타프님께서는 다독가인 동시에 장서가이심이 확인되는 순간이네요^^
어마어마한 포스에 놀랐습니다.
그리고 어찌 저리 정리도 잘 되어 있는지 감탄입니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장가 잘 가신듯 합니다^^

scott 2021-09-26 22:14   좋아요 1 | URL
그쵸 ! ^^

Falstaff 2021-09-27 08:36   좋아요 1 | URL
아휴.... 장서가는 되고 싶지 않았는데 어떻게 하다보니.
예전엔 일년에 한 2백 권 정도는 아파트 도서관 같은 곳에 기증했다가 몇 번 해보니까 그것도 일이더라고요. 그래 모아놓았습니다. ^^

오거서 2021-09-26 22: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scott님 말씀대로네요. ^^

Falstaff 2021-09-27 08:37   좋아요 1 | URL
아이고, 음악에 관해서는 제가 어떻게 오거서님한테 비비겠습니까. ^^

오거서 2021-09-27 08:59   좋아요 0 | URL
Falstaff님의 음악적 내공은 아이디 하나로 응집된 것 같아요. 두말 필요 없어요! 사진 오른쪽이 더 정돈된 느낌은 평소 음악에 대한 애정이 어떤지 느낌이 퐉~ 옵니다. ^^

Falstaff 2021-09-27 09:20   좋아요 0 | URL
아휴, 내공은요 뭐. 그냥 취미생활 아니겠습니까.
음악은 도무지 문장으로 서술을 할 수 없어서 더욱 어려운 거 같습니다. ^^

청공 2021-09-26 23: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도 책이지만 음반에도 눈이가네요.! 상당한 클래식 음악 마니아시군요. 음반이 더 있으신가요? 데카, 필립스, 이엠아이,도이치그라마폰...명음반 다 모으셨으실 듯해요. 옆구리 두께를 보아하니 열렬한 오페라 팬으로 인정인정ㅎㅎ

Falstaff 2021-09-27 08:39   좋아요 0 | URL
클래식 음악을.... 오래 들었습니다. 유년 시절부터니까 뭐 에휴....
오페라, 실내악 좋아합니다. ^^

독서괭 2021-09-26 23:0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우와.. 책장도 멋지고 음반이 으마으마하네요! 정리도 잘 해 놓으셨는데요^^ 바닥에 박스만 빼면 ㅎㅎ
중간에 쫙 꽂힌 건 현대문학단편선들인가요? 모아두니 참 멋집니다😆

Falstaff 2021-09-27 08:41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바닥 박스 좀 치우고 찍을까, 하다가 1. 술김에, 2. 있는 그대로 그냥 확 찍어 올렸습니다.
예. 현대문학 단편선 맞습니다. 한 칸 넓이가 0.5 미터입니다. 그래 누가 제게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몇 권 가지고 있냐, 라고 물으면 6미터 30센티 정도야. 라고 대답합지요.

새파랑 2021-09-26 23: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폴스틴프님 서점에 음반샵 하시는 건가요? 😆 엄청나네요~!! 완전 부러워요 ㅜㅜ 그런데 방에 술병이 안보인다는~!!

천장쪽에 있는 창비세계문학 시리즈? 가 너무 멋져보이네요~!!


Falstaff 2021-09-27 08:42   좋아요 0 | URL
술병은 냉장고와 뒷베란다, 김치 냉장고에 산포되어 있습니다. 가끔가다가 마누라가 찬장에 숨겨놓기도 합니다. ㅋㅋㅋㅋ
창비 세계문학은 제일 늦게 스타트해서 얼마 되지 않습니다. 한 0.8 미터... ^^

잠자냥 2021-09-26 23: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리스펙트! (근데 이런 걸로 리스펙트 받는 것도 알라딘 서재 뿐일 듯. ㅎㅎㅎㅎ)

근데 왜 구두주걱 비슷한 게 있어요? ㅋㅋㅋㅋㅋㅋ

Falstaff 2021-09-27 08:43   좋아요 2 | URL
구두주걱 비슷한 건 발 뒤꿈치 각질 제거용 사포랍니다.
이젠 물리적 방법에서 화학적 제거로 바꿔 거의 사용하지 않는데 버리려니 가끔 마누라가 써서 못 버리고 있습니다.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09-26 23: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장과 시디장이 부럽습니다. 책장을 짤 땐 창비랑 현대문학 단편선에 맞추면 대충 되겠구나 팁을 얻어갑니다!

Falstaff 2021-09-27 08:43   좋아요 0 | URL
아 글쎄 210cm 높이에 여덟 단 만 기억하시면 된다니까요! ㅋㅋㅋㅋ
근데 왠만하면 맞추지 마세요. 공임이 너무 비싸져서 이젠 후들후들 합니다!

- 2021-09-27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언가를 사랑하고 좋아하고 향유하는 일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를 보여주는 사진 ㅋㅋㅋㅋ

Falstaff 2021-09-27 12:17   좋아요 2 | URL
에휴. 그리고 얼마나 진이 빠지는 일이라는 것도요. 에휴, 에휴, 에휴.....

coolcat329 2021-09-27 14: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그럼 예전에 공개하셨던 민음사 세계문학은 거실인가요?
진짜 책 많으세요!

가운데 바닥에 쌓아놓은 책들은 제목들을 보니 곧 어딘가로 보낼것들 같은데요 ㅋㅋ
앵무새 7년의 밤 카트린느 끌림...얘네들이요 ㅋ

Falstaff 2021-09-27 14:40   좋아요 3 | URL
민음사, 문학동네, 대산총서, 열린책들, 을유, 펭귄은 맞은 편 책꽂이고요,
자기네 땅이 다 차서 거기에 꽂히지 못한 것들은 아이들 방으로 쫓겨 갔습니다.
ㅋㅋㅋㅋ 앵무새는 제가 무지하게 싫어하는 책으로 이거하고, 7년밤, 카틀린, 끌림, 박스 때문에 안 보이는 두 줄은 조만간에 팔아서 빵 사먹을 듯합니다. ㅋㅋㅋㅋㅋㅋ
 
세상의 주인
로버트 휴 벤슨 지음, 유혜인 옮김 / 메이븐 / 2020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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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로버트 휴 벤슨은 1871년에 캔터베리 대주교였던 아버지 에드워드 화이트 벤슨과 어머니 매리의 3남 1녀 가운데 막내로 태어났다. 다른 성직자도 아니고 캔터베리 대주교면 영어로 Archbishop이니 위세가 대단했을 듯. 그래서 자연스럽게 이튼 컬리지를 거쳐 케임브리지의 트리니티 컬리지에서 고전과 신학을 공부하고, 1895년 스물네 살에 영국국교회의 성직자가 된다. 국교회에서 그대로 있었으면 아버지의 뒤를 이어 캔터베리 대주교 자리까지 오르고, 영국 국교니까 아름다운 아가씨를 골라 번듯하게 장가들어 아들, 딸 합쳐 한 다스 낳고 행복하게 살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정해진 코스대로 가기만 한다면 인생이 아니라서 성직자 임명 다음 해인 스물다섯 살 때 아버지가 갑자기 운명하고 만다. 이때 충격이 컸는지 벤슨은 심신을 회복하기 위하여 중동 여행을 하게 됐고, 이때 영국국교회에 대해 회의가 들기 시작해 결국 1903년에 로마 가톨릭으로 개종, 1904년에 가톨릭 신부가 된다.

  이이의 남매 3남 1녀 모두 일단 작가라는 타이틀을 갖는 문재文才가 있었으니, 로버트 휴 벤슨 역시 가톨릭 사제와 소설, 동화, SF, 현대물, 대본, 변증론, 종교 등을 망라하는 다양한 저술 활동을 펼쳤다. 가장 널리 알려진 그의 대표작이 <세상의 주인>이라고 한다.

  이 책은 프란치스코 현 교황이 교황의 자리에 오른 2013년에 일반 교인들을 위한 강론에서 현대의 예언서 같은 책이라고 하며 일독을 권한 유명한 일화를 지녔다. 나는 헌책을 샀는데, 표지를 넘기면 여백에, 성당 오빠 세례자 요한이 성당 누이 이 알레나에게 “이 책을 통해 신앙적으로 한 걸음 더 성장하시길 바랍니다─!”라고 헌사를 써 놓은 것이 보인다. 여기에 걸맞은 성서 구절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하면서 깨어 있으십시오. 골로 4,2”와 함께. 뭐 이해해야지. 하여튼 성당 누이 이 알레나는 선물 받은 책을 팔아먹었다. 뭐 인생이 다 그렇지.


  로버트 휴 벤슨 신부는 1914년 10월, 1차 세계대전이 터진 여름이 지나자마자 깨지 않을 잠에 빠진다. 이 책의 초판이 나온 건 1907년. 책의 무대는 아무리 빨라야 1990년. 그러니 당시로서는 미래소설이다. 성직자가 쓴 미래소설. 작가는 1907년 당시부터 1990년까지 세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말할 필요가 있다. 서른다섯 살이 채 되지 않았음에도 온통 백발인 가톨릭 신부 퍼시 프랭클린이 다정해 보이는 외모를 가진 프랜시스 신부를 대동하고 아흔 살이 넘은 템플턴 노인을 찾아 인터뷰한다. 이에 따르면 영국과 세계는 두 번의 세계대전 없이 이런 과정을 거쳐 20세기를 보냈다.


  1917년. 노동당 집권, 공산주의 시대 개막. 이후 공산주의는 영국 내에서 정치적으로 타격받은 적이 없음.

  1925년. 보수 성직자 블렌킨이 <뉴 피플> 창간하고 <더 타임스> 폐간.

  1929년. 영국국교회 소멸. 국교회는 다른 종파로 넘어감.

  1935년. 상원 해산.

  1959년. 교육법 통과. 교육과 종교가 확실히 분리. 유산상속세 개혁. 상속의 사실상 폐지.

  1960년. 기간산업 국유화법 통과. 모든 사업에 개인 지분은 6퍼센트를 초과하지 못함.


  세계적으로는 아메리카가 영국에 간섭하여 영국은 인도와 호주 식민지를 상실한 채 남아프리카만 보호국 명목으로 유지하고 있다. 일본과 중국이 정치적 병합에 성공하여 유라시아 대륙의 척추인 우랄산맥을 기점으로 베링해협까지와 인도, 호주, 뉴질랜드를 망라한 동방제국을 건설, 오랜 세월 피압박 지역이었던 제국이 이제 막강한 세력을 갖추었다. 우랄산맥 서쪽부터 유럽, 아프리카까지의 서방제국은 통일된 남북 아메리카의 도움 없이는 오랜 세월 피해의식에 젖어 살던 동방제국을 견제하기 힘든 지경까지 이르렀다.

  사상적으로는 가톨릭교, 인본주의, 동방 종교로 3분할 되었으나 가톨릭교회는 빠른 속도로 쇠락해가고 있다. 개신교는 이미 사망했으며, 기독교 같은 초자연적 종교는 권위가 무너지고, 초 자연주의에 반대하는 인본주의, 특히 심리학이 종교의 자리를 급속도로 대체하게 된다. 이상을 추구하지만 영적 능력을 요구하지 않으며 종교적 감성까지 보완해버린 것. 유물론마저 실패했다.

  경외와 선망의 대상이었던 대학은 스스로 생산성을 증명하는 데 실패하여 마지막 대학으로 케임브리지 과학대학과 옥스퍼드 식민지 분교만 남았을 뿐이다. 수많은 교수들은 직업을 잃었고, 학문 외 다른 생존방식에 취약한 이들 가운데 많은 수가 1~2급 빈민 수용소에 입소하기에 이르렀다.

  인간의 영혼을 담당하는 가톨릭 사제의 입장에서 보면 무지한 디스토피아의 미래일 수밖에. 세상은 급속도로 속화되어 영적 멸망에 이른 상태. 전혀 희망이 보이지 않는 암울한 세상. 이의 타개를 위하여는 오직 하나, 우리 주님께서 다시 돌아오시는 일 말고는 가망이 없다는 결론이다. 이렇게 20세기가 저물고 있었다.


  작품의 본론으로 들어가면 등장하는 인물이 20세기 말에 가장 훌륭하게 적응한 것처럼 보이는 정치인으로 서른 살을 갓 넘긴 호감가는 외모의 남자 크로이던의 초선의원인 올리버 브랜드와 그의 아내 메이블.

  올리버가 생각하는 신은 세상에 태어난 생명의 총합으로 신이란 존재의 본질은 집단의식의 통합체이다. 자신 안에 내재하는 신이 아니라 초월적인 신에게 호소하는 행위는 반역에 버금가는 일. 분명한 건 초월적 신은 없다는 것. 오직 하나, 신은 인간이라는 변하지 않는 진리다.

  올리버의 어머니 브랜드 노부인은 어린 시절 가톨릭을 믿어 당시의 흔적이 얼룩처럼 영혼에 남아 있어, 낡은 애독서 <영혼의 정원>을 아들 모르게 탐독하고 있는 것을 아들은 모른 척하고 있다. 어느 아침, 메이블이 브라이턴 역 광장을 지날 때 하늘에서 초고속 수송선 볼러가 추락하여 아비규환이 벌어진다. 숱한 사람이 즉사했고 더 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리며 죽음을 향해 전진하고 있다. 이때 길을 지나던 백발의 신부, 젊은 얼굴을 한 백발의 퍼스 프랭클린 신부가 십자가를 들고 죽어가는 사람을 위해 종부성사를 해주기 시작했으며, 중상자 역시 간절히 성사를 바라는 눈길을 하는 걸 메이블이 목격한다.

  이어서 곧바로 손바닥만 한 장비를 들고 등장하는 요원들. 정부에서 파견한 안락사 대원들이 투입되는 순간이다. 메이블은 이 사건을 계기로 죽음에 대하여 깊고 깊게 생각하기 시작한다. 죽은 다음에는 무엇이 있을까. 그냥, 그렇게 끝나고 마는 것일까. 집에 돌아와 올리버의 설명을 들으니 그냥 그렇게 끝나는 것이란다. 그래서 진정한 성직자는 안락사 대원들이라고. 안락사 운동을 그토록 오래 막아온 것도 자비심을 거론한 역겨운 종교였었다고. 인본주의의 신은 하루에 만 번은 죽었다 다시 살아난 위대한 신이란다. 기독교를 세운 타르수스 출신의 사울보다 월등한 안락사 대원들. 딱 한 번 죽었다 다시 살아난 것과 비교할 수 없이 월등한 인본주의의 신. 그러나 어쨌든 이렇게 죽음 후의 영혼에 관한 의심의 씨앗은 뿌려진다.


  나는 여기서 더 읽기를 그만두기로 했다. 종교는 이제 내 관심사가 아니라서. 구원과 영혼과 사후 세계 그리고 이것들과 비슷한 모든 것, 아울러 올리버가 주장하는 종교의 대체물 같은 것에도 관심이 없다. 길 잃은 검은 양은 아직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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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9-24 09:1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길잃은 검은양 폴스타프님이군요 ㅎㅎ 뒷이야기가 삭제되어 있어서 더 궁금증을 유발하시네요 😅

Falstaff 2021-09-24 10:58   좋아요 4 | URL
옙. 한 번 집 나가버리니까 여간해서 집생각이 안 나더만요. ㅋㅋㅋㅋ

잠자냥 2021-09-24 09:4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이거 뭔가 표지가..... 상당히 책으로부터 저를 멀리~~~~ 떨어지게 하는 표지였습니다. ㅋㅋㅋㅋㅋ
폴스타프 님이 중간에 책 그만 읽는 경우 꽤 드물지 않나요? 그럼에도 폴스타프 님은 이런(?) 책도 도전하시고 매번 감탄합니다. ㅎㅎㅎㅎ

Falstaff 2021-09-24 11:00   좋아요 3 | URL
이 책이 은근히 많이 인용되더라고요.
가톨릭 사제가 쓴 미래 디스토피아라서 그런가 봅니다. 저도 기대 잔뜩 했다가 지나치게 신학적으로 ˝유도˝하는 게 마음에 차지 않아서 그만. ㅋㅋㅋ
언제나 영혼보다는 빵이 먼저라는 게 신념입니다. -_-;;;

coolcat329 2021-09-24 12:17   좋아요 3 | URL
저도 표지가 참...그러네요.

- 2021-09-24 10: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니.. 여기서 그만 두시면 어떡해요? ㅋㅋㅋㅋㅋ 흥미진진한데??🤔 하지만 하늘에서 떨어지는 수송기라함은 역시 911을 떠올리게하고 말이죠. 그러나.. 뭔가 적어주신 세계관은 잉?스러워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어느 부분이 예언서 같다고한건지 궁금하기도 하고.. (하지만 읽을 생각은 없다ㅋㅋㅋ) 폴스타프님이 읽고 마저 써주실 부분이 궁금하다!!

잠자냥 2021-09-24 10:44   좋아요 3 | URL
그대가 뒷부분 읽고 이어서 페이퍼 쓰시오.... 물론 <제2의 성> 다 읽고 나서....ㅋㅋㅋㅋㅋㅋㅋㅋ

Falstaff 2021-09-24 11:03   좋아요 4 | URL
공장쟝님 / 교황 성하께서는 앞으로 점점 종교가 설 자리가 좁아진다는 걸 얘기하고 싶었던 거 같습니다만, 뒤를 안 읽어서 뭐라 탁 이야기하긴 좀 그렇습니다.
아네요. 전 더 안 읽을 거예요. ㅋㅋㅋ 그냥 상상만 하시는 것도 재미날 거 같은데요!

잠자냥 님 / 브라보! 공장쟝님한테 미루자는 데 한 표!!!! ㅋㅋㅋㅋ

- 2021-09-24 17:35   좋아요 2 | URL
앙돼… 😩

2021-09-24 18: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9-26 10: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패주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01
에밀 졸라 지음, 유기환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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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70년 보불전쟁과 이어진 파리 코뮌을 그린 장편 소설.

  프로이센-프랑스 전쟁하면 나는 신기하게도 베르디의 오페라 <아이다>가 생각난다. 1869년 수에즈 운하의 개통을 기념하기 위해 이집트가 베르디, 바그너, 마스네 가운데 누구한테 부탁할까 고민하다가 베르디에게 오페라를 위촉했는데, 베르디가 과연 이집트로부터 제대로 작곡료를 받을 수 있을까를 의심하는 바람에 1870년에야 작곡을 끝마쳤다. 이제 이집트 카이로 극장에서의 초연만 남아, 성공적이고 화려한 공연을 위해서 패션 세계의 수도 파리로 무대의상을 주문을 해버렸던 것이 탈. 그해 8월, 보불전쟁이 터지는 바람에 무대의상의 조달이 늦어져 초연은 1871년 크리스마스이브에나 가능했다는 일화. 아주 오래전, EBS에서 들은 내용이다. 하나 더 고르라면 모파상의 단편들이 생각난다. <비곗덩어리>와 <피에르와 장>의 무대가 프로이센 군대가 점령한 프랑스다.

  원래 전쟁이란 사소한 시비 끝에 목숨 거는 일이다. 하여튼 사건의 발단은 엉뚱하게 스페인에서 벌어진다. 세 살에 여왕의 위에 올라 열다섯 살 때 친정을 하던 스페인 여왕 이사벨 2세가 1868년, 서른여덟 살을 맞아 쿠데타로 얻어터져 프랑스로 망명을 한다. 스페인 군부는 입헌군주국을 선포하고 비어버린 스페인의 왕위에 프로이센 현 황제이자 얼마 후 초대 독일 황제가 될 빌헬름 1세의 친척인 레오폴트 왕자를 앉히고자 한다. 이를 눈치챈 프랑스는 스페인이나 프랑스나 같은 부르봉 왕가인데 왜 하필이면 프로이센 왕가에서 왕을 꾸어오려 하는지 기분 언짢아 일단 반대부터 하고 본다. 프랑스 입장에선 오스트리아하고 맞짱을 떠 이긴 프로이센의 기를 더 살려주기 싫기도 했다. 정작 프로이센의 빌헬름 1세는 그까짓 스페인 왕, 그냥 줘도 싫은 자리였다는 걸 몰랐겠지. 하여튼 프로이센은 프랑스에 기분이 잡치고 말았다.

  여기에 프랑스는 나폴레옹 시절의 영광을 오늘에 되살리는 헛꿈을 꾸고 있어서, <패주>의 주인공 가운데 한 명인 모리스 르바쇠르처럼, 나폴레옹 군대의 마렝고 전투, 아우스터리츠 전투, 모스크바 전투 등의 신화적, 영웅적 영혼에 휩싸여, 여전히 어떤 군대와 전쟁을 벌여도 절대 지지 않는다는 허상에 휩싸여 있었다. 사실 나폴레옹 이후 프랑스의 승전은 이탈리아에서 오스트리아와의 전투와 아프리카 등 식민지 원주민과의 어린애 팔목 비틀기 전투에 불과했음에도 승리와 이에 따른 지휘관의 출세에 취했던 거였다. 그러니 적국 프로이센과 비교해보면 무엇보다 당대 가장 강력한 무기였던 대포의 사거리가 비교도 되지 않았을뿐더러, 군대의 행군과 작전 수행능력, 그리고 무엇보다 지휘관들의 자질과 임기응변에서 첫 펀치를 날리기도 전에 확실한 패배가 약속되어 있었다. 다 알고 있었는데, 프랑스와 프랑스 국민들만 몰랐다. 반면에 프로이센은 벌써 십여 년 전부터 고정간첩을 심어놓고 전투가 벌어질 지역을 완벽하게 파악하는 한편, 무기의 과학화를 이루어낸 상태였다.

  뛰어난 철의 재상 비스마르크는 누구보다 현명하게, 프랑스의 나폴레옹 3세와 자기의 주군인 빌헬름 1세 사이를 효과적으로 이간질하여 자기 성질을 이기지 못한 나폴레옹 3세로 하여금 오히려 먼저 선전포고를 하게 만든다. 이미 이탈리아는 프랑스를 도울 생각도 없고, 오스트리아는 프로이센에 지은 빚이 많아 모른 척하고, 무엇보다 영국의 중립을 확보해놓은 상태였다. 유럽의 근대사에서 가장 무시무시한 여우가 바로 비스마르크였다.


  파리에서 수만의 사람들이 모여 “베를린으로, 베를린으로!”를 외쳤고, 이 가운데 ‘장 마카르’라는 이름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서른아홉 살의 농부다. 아내 프랑수아즈의 목숨과 그의 땅을 모두 잃게 하고 로뉴를 떠난 마카르 가문의 일원이다. 작품 중반에 가면 아내 프랑수아즈는 누구에게 당했는지는 안 나오지만, 무시무시한 폭력과 강간을 당하고 비참하게 죽었다 해서 구글링을 해보니 장 마카르는 열다섯 번째 루공-마카르 총서인 <대지>의 주인공이었던 모양이다. 루공-마카르 총서 읽다가 누군가가 지긋지긋한 팔자를 겪었다면 그건 틀림없이 앞의 작품에서도 한 번 출연한 적이 있다는 뜻이다. 그러니 꼭 검색해보시라. 이것도 재미다. 하여간 아내의 죽음을 계기로 파리로 와 적지 않은 나이에 다시 입대해 하사 계급장을 단 장 마카르는 7군단 106연대 보두앵 중대의 한 분대를 맡게 된다.

  군단장, 펠릭스 두에 장군. 전형적인 프랑스 장군으로 사병과 초급장교들은 전쟁터에 나가서 죽든지 살든지 그건 병사들 운수소관이고, 전쟁이란 언제나 이기는 법, 이번에도 몇천, 몇만 명이 골로 가든 별생각 없이 승진, 더 출세하는 것을 꿈꾸는 지능 낮은 장군이다. 그러니까 이미 다 진 전투에 마지막으로 전 기병에게 포화가 만발한 전장의 기관총을 향해 돌격명령을 내려 몰살당하게 만들 수 있었다. 인류역사상 마지막 기병이 바로 이들이다.

  연대장 드 비뇌유 대령. 아직 별을 달지 못해(장군들보다 훨씬 똑똑해) 지형을 읽는 눈과 지혜를 가지고 있고, 포화가 빗발치는 와중에도 스스로 발에 파편을 맞아 피를 철철 흘리면서 말 위에 꼿꼿하게 앉아 연대원들을 독려하고 스스로 품위도 유지하지만, 자신의 전략을 장군에게 보고해봤자 그들의 똥고집을 꺾지 못하리라는 걸 확실하게 이해하여 처음부터, 전쟁사에서도 이름을 떨칠 스당 전투에서 처절하게 패배할 것임을 알고 있었던 비운의 지휘관.

  애송이 중대장 보두앵 대위. 부르주아든지 귀족 출신이라서 한 번의 전투 경험 없이 대위 계급을 단 인물. 보불전쟁의 주요 무대가 될 스당에서 시트 공장을 운영하는 사업가 들라에르슈 씨의 두 번째 아내인 질베르트와 젊은 시절 불장난했던 사이로, 스당에서 목숨을 내놓은 전투를 앞두고 다시 만나니 뭐 뻔하지. 남녀상열지사를 막을 수는 없었으리라. 그러나 군인, 특히 장교로서 자존심 하나는 특별한데 이걸 우리는 개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당직 중위 로샤. 보두앵 대위를 애송이라 부르는 유일한 인물. 파리에서 출생해 18세에 입대해 용병으로 뛰며 아프리카에서 하사, 세바스토폴에서 중사, 솔페리노 전투 이후 중위 계급장을 달았으나 더 이상의 진급은 힘들다는 건 본인도 안다. 역전의 용사이며 중대원을 위해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몇 안 되는 지휘관.

  지나치게 격식을 차리는 나이 든 사팽 중사. 노련하고 생존을 위한 많은 방법과 임기응변에 능하지만 자신이 여태까지 생존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이유는 행운이었다는 걸 잘 알고 있는 인물.

  이 아래 장 마카르 하사가 있고 제대로 공부한 모리스 르바쇠르를 포함해 다섯 명의 분대원이 있다. 모리스는 신사계급으로 비록 자기 상관이지만 일개 하찮은 농부 출신인 장 마카르 하사의 지휘를 고분고분하게 따를 생각이 애초에 없다. 그러나 전투에 처음 참가한 애송이 중의 애송이가 이탈리아 전선에 이어 두 번째 참전한 장 하사의 도움 없이 목숨이나 건사할 수 있겠나. 그리하여 죽을 고생을 하면서도 장의 보호 아래 몇 번이나 목숨을 구하는 것은 물론이고 굶주림 속에서도 마지막 순간을 위해 보관하고 있던 장의 배낭 속 비상식량도 결국엔 홀랑 먹어버린다. 장의 선의에 힘입어. 이러다 보니 모리스도 장 하사의 인품에 마음이 흐물흐물해져 급기야 ‘형’으로 호칭하며 서로를 위해서는 목숨이라도 버릴 수 있는 관계로 바뀌게 된다.


  전쟁도 결국엔 사람이 하는 것. <패주>에서도 온갖 인간군상이 소위 ‘졸라’식 자연주의 표현으로 나열된다. 그게 정상적인 모습일 수도 있고, 졸라의 작품 속에 자주 표현되듯이 미치광이 상태일 때도 있고, 더 나아가 아무래도 폭탄 파편이 횡행하고 총알이 핑핑 날아다니는 전장이라서 벌겋게 벌어진 생살일 때도 있으며, 터진 배에서 쏟아지는 내장일 때도 있다.

  등장인물은 하나같이 성격의 끝 간 데까지 적나라하게 묘사되고 당연히 극한의 악당들도 수없이 등장한다. 프랑스 군인일 때도 있고 프로이센 군인일 때도 있다.

  그런데 졸라는 <패주>를 통해 사람을 그린 것이 아니라 전쟁과 코뮌을 설명했다. 졸라 역시 근대 프랑스의 전성기인 나폴레옹 시대의 영웅적 신화를 그리워하며, 당시 정서로는 어쩔 수 없었겠지만, 애국적 관점으로 끝을 맺었다. 사람보다 전쟁사가 앞에 서는데 어떻게 소설을 읽으며 큰 재미를 기대할 수 있을까. 역자 유기환은 해설에서 누군가(《Introduction》 de Roger Ikor dans Émile Zola, La Débâcle, Oeuvres complètes, p.682)를 인용했다.


 “전쟁 자체를 소설의 ‘중심인물’로 설정한 것은 (중략) 심지어 톨스토이도 시도하지 않았던 방식, 호메로스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방식이다.”


  그러니까 보불전쟁과 파리 코뮌이 실제적 주인공이란 뜻이고, 이건 지난 2천3백 년 동안 어떤 소설가도 시도하지 않았다는 거다. 왜 그랬을까? 뻔하다. 그렇게 쓰면 재미도 없고 공감을 얻을 수도 없었기 때문에 기피한 것이지, 작가들이 미쳤냐, 그게 훌륭한 방법이었다면 여태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게. 내놓고 얘기해서, 소설이야말로 인간들의 이야기 아냐? 만일 ‘전쟁 자체’가 소설의 중심인물이면, 그건 소설의 탈을 쓴 역사책이다. 그걸 인용씩이나 해서 톨스토이도 시도해보지 않았으며 호메로스 이후 처음이라고 강조를 하다니, 유기환 씨, 좀 웃겼다.

  전쟁 또는 코뮌 자체가 주인공이 되는 현상은 전쟁보다는 3부 중간 부분부터 시작하는 파리 코뮌에서 더 극단적으로 나타난다. 앞에서 약 570쪽을 전쟁에 할애했다. 이제 남은 건 130여 쪽인데 이 분량 가지고 570쪽으로 묘사했던 전쟁과 비슷한 수준의 코뮌에서의 참상과 스토리를 이어가기는 힘들었을 것. 그리하여 졸라도 바라지 않았을 듯한데, 이제 독자는 역사적 사실을 그대로 칠판에 적은 걸 읽는 기분이 든다. 작가도 피곤했을지 모른다. 다른 총서에서는 그렇지 않았지만 아쉽게도 <패주>에선 독자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적어도 짐작은 할 수 있었으니 말이지.

  졸라의 루공-마카르 총서, 그것도 7백 쪽이 넘어가는 분량의 작품으로는 아쉬운 감상이다. 하여튼 책을 읽은 다음의 감정, 내 독후감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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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1-09-23 09: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루공마카르 총서는 기본적으로 인물 중심인줄 알았는데 <패주>는 그렇지 않군요. 두께도 상당한데 걱정됩니다.🥲 인물들이 여기저기 겹치는 부분은 역시 기발한것 같아요. 마카르 총서 나머지도 모조리 번역되었음 좋겠어요!

Falstaff 2021-09-23 09:59   좋아요 4 | URL
아이고, 걱정하지 마세요. 루공-마카르 총서가 말이 루공-마카르지 지가 기껏해봐야 소설책밖에 더 됩니까. 읽다가 마음에 안 들면 걍 때려치우는 겁니다! ㅋㅋㅋㅋ
저도 아주 오래전 번역이 아니라면 하여튼 나오는 족족, 총서 가운데 열 권을 읽었네요. 겨우 반밖에 안 됩니다. 하여튼 좋은 역자의 번역으로 나머지 열 권도 나왔으면 좋겠어요.

막시무스 2021-09-23 11: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저번에 역사책이라고 말씀하셨군요!ㅎ. 당시 시대적 사건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아서 역사책 공부하는 마음으로 이 소설을 한번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사건이 중심인물인 소설은 어떨지도 기대되는 대요!ㅎ..즐건 하루되십시요!

Falstaff 2021-09-23 13:01   좋아요 1 | URL
사건이 중심이면 역사책 맞잖아요. ㅋㅋㅋ
저는 내일까지 휴갑니다.

blanca 2021-09-23 11: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공들여 쓰신 리뷰 잘 읽었어요. 확 와닿네요. 저는 <패주>는 안 읽는 걸로...발자크의 인간희곡도 다 읽고 계보를 만들어보면 흥미로울 것 같았는데 루공 마카르 총서를 다 읽으시고 종합해 보시는 것도 기다려 봅니다.

Falstaff 2021-09-23 13:06   좋아요 1 | URL
하여간 루-마 총서도 다 번역해야 합니다. OECD 가입국 가운데 번역하지 않은 국가가 우리 말고 또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긴요 뭐. 그 많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에는 졸라의 책이 단 한 권도 없는 걸요. 번역도 우리말 잘하는 사람이 좀 했으면 좋겠습니다. 에휴... (패주와는 별개로 얘기하는 겁니다. 유기환 씨, 오해 마세요!)

다락방 2021-09-23 16: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폴스타프 님. 저 지금 <여인들의 행복백화점> 읽고 있는데 너무 재미있는거에요. 아 졸라 진짜 너무 재미있다 ㅠㅠ 이러면서 패주 살까? 했는데, 이 리뷰 읽고나니 제르미날 을 사야겠어요. 하하하하하. 근데 <니나>도 재미없지 않았나요? 저는 목로주점 넘나 재미나서 니나 읽었는데 니나는 너무 재미없었어요. 패주도 재미없다니.. 제르미날로 가야겠어요. <돈>은 재밌나요?

Falstaff 2021-09-23 17:14   좋아요 1 | URL
맞아요. 재미없는 3대 루공-마카르 고르면 첫째가 <나나>요, 두번째가 <꿈>이며 세번째가 <패주>더군요.
<돈>은 <쟁탈전>과 주인공이 같아요. 내용도 거의 비슷하고요.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 인간짐승, 제르미날, 작품 같은 것들의 공통점을 저는 ˝질주˝라고 보는데요, <돈>도 그렇고 <쟁탈전>도 그렇고 결국 돈을 들고, 돈을 향해, 돈과 함께 질주하는 미치광이의 모습이 잘 그려져 있습니다.
(...백화점에서도 여인들이 행복을 위하여 옷감과 레이스를 향해 질주하는 광경이 진짜 재미나게 그려져 있지 않나요? 어우, 전 충격이었어요. 넘 재미나서.)
<제르미날> 다음에 <돈> 읽으셔요! <쟁탈전>은 지만지 책이라 비싸요. ㅋㅋㅋ

2021-09-23 17: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1-09-23 21:42   좋아요 0 | URL
저 왜 다 니나 라고 썼죠? ㅋㅋㅋ 아놔 ㅋㅋㅋㅋㅋ 니나는 제 친구인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지금은 활동 안하지만 알라디너이자 제 친구 니나 입니다 ㅋㅋㅋㅋ 아 빵터졌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9-23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 인간짐승도 없어요. 인간짐승도 사야겠다.
여인들의 행복백화점 뒤에 조금 남겨두고 있어서 너무 씐나요!
저 인간짐승, 제르미날, 돈 살건데 이렇게 세 개 사면 어떤 순서로 읽을까요? 인간짐승은 어디에 위치하는게 좋을까요?

Falstaff 2021-09-23 17:33   좋아요 0 | URL
아이고, 제가 이런 조언을 해도 좋을지 모르겠는데요,
세 작품은 순서하고 관계 없을 듯합니다. 제르미날-돈-인간짐승? 이리 권해볼까요?

다락방 2021-09-23 19:18   좋아요 0 | URL
오케오케 감사합니다!!!

coolcat329 2021-09-23 21: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그렇군요. 그러고 보니 저는 재미있는 졸라 책만 갖고 있어서 또 행복하네요 ㅋ

Falstaff 2021-09-24 06:23   좋아요 1 | URL
ㅋㅋㅋ 재미나게 읽으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