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짐승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15
에밀 졸라 지음, 이철의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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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 파리의 샤펠 대로에서 푸아소니에르 시문市門 왼쪽에 위치한 다 찌그러진 3층짜리 봉쾨르 호텔의 2층, 대로를 면한 그나마 좀 나은 방에서 제르베즈와 랑티에 부부가 여덟 살 먹은 클로드, 네 살 박이 에티엔을 데리고 막 도시빈민의 삶을 시작할 때, 어라, 여덟 살과 네 살 아이들, 터울이 조금 심한데? 가운데 하나 더 있는 거 어려서 숟가락 놨나? 솔직히 여기까진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아이들 사이에 자크 랑티에란 둘째 아들이 있어서 파리로 무작정 상경하면서 아이 셋을 다 데리고 가기 버거우니까, 자크를 아빠의 사촌 누나 파지 고모한테 맡겨 놓았었다. <목로주점>에 이 이야기가 나오는지 아닌지 기억나지 않는다. 만일 이야기를 했다면 처음부분이 아니라 제르베즈가 모진 고생을 하고 있을 때, 그러니까 책의 끝부분에 아이들이 돈을 벌어 조금씩 송금을 해주는 장면에 잠깐 거론을 했을까 싶다. 당연히 송금해준 아이가 자크인지 에티엔인지 아리송하다. 에티엔 아니었을까? 그래도 셋째 아이는 고생고생하며 키우긴 했으니 그놈의 우라질 정이란 게 좀 들었을 거 아냐.(미안하다, 독후감 쓰기 위해 <목로주점>을 다시 한 번 읽어볼 정성까지는 없다. 이거 써서 서재에 올리면 돈이 나오냐, 쌀이 나오냐!) 그럼 제르베즈 아주머니한테는 아들이 셋, 씨 다른 딸이 하나, 있는 거다. 한 세대가 흘러 제르베즈의 딸 이야기는 <나나>, 첫째 클로드는 <작품>, 셋째 에티엔은 <제르미날>, 그리고 둘째 아들 자크 이야기가 바로 <인간짐승>이 된다. 이로서 제르베즈 아줌마의 아들 딸 이야기를 다 읽은 셈이다.
 루공-마카르 총서 가운데 또 한 권의 눈부신 소설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 독후감에서 말했듯이 에밀 졸라의 가장 큰 특징은 “질주”다. 근데 이 <인간짐승>에선 정말로 질주하는 장면이, 그것도 독자로 하여금 읽는 도중에 ‘내가 지금 압도당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대단한 질주가 등장한다. 어디에? 작품의 클라이막스 부분에. 열여덟 칸 화물차에 술 취한 병사들을 잔뜩 실어 죽음의 전선으로 무한질주를 감행하는 열차. 어, 지금 내가 작품의 절정 부분을 얘기했네? 아, 이걸 어쩌나.
 졸라의 총서 자체가, 루공 가문과 마카르 가문에서 유전적으로 가지고 잠재해 있는 특이성, 즉 자연적 요인과, 가문의 후손들이 19세기의 삶을 살아가는 환경적 요인을 섞어 당대 프랑스의 거의 모든 계급을 묘사했다고 한다. 이 책은 그 중에서 가문의 저주스런 유전적 요인으로 인해 절망에 빠져 외톨이로 살아가는 자크 랑티에의 불운한 유전적 요인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과 생애를 그렸다.
 1970년대 여름엔 여고생들은 눈처럼 흰 교복을 빨아 행굴 때 물에 파란색(스카이 블루!) 파이로트 잉크를 반 방울 떨어뜨려 띌 듯 안 띌 듯 눈이 푸르게 부시도록 흰 상의를 입고 다녔다. 거의 대부분의 남학생들은 매끈한 여고생의 순백의 교복과 등 뒤의 도드라진 브래지어 자국을 보면 그냥 넋이 나가 멍하니 바라보는 정도에 그쳤으나 그렇지 않은 유별난 동무도 하나 있었다. 지금은 이민 가 다른 나라 국민으로 살아 연락도 안 되지만 참 친했던 동무인데, 그 친구는 더 없이 깨끗하고 순결해 보이는 여고생의 눈부신 뒷모습을 보면 자기 손을 진흙탕에 담그고, 진흙이 뚝뚝 떨어지는 손으로 희디 흰 교복을 엉망으로 더럽히고 싶은 충동이 인다고 했다. 뭐 그런 충동이 이는 것, 그걸 마음속에 가지고만 있지 정말로 붉은 진흙으로 흰 옷을 더럽히지만 않는다면 그럴 수도 있다고 용인해 넘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그 동무도 자신의 충동을 마음으로 다스리기만 했으며, 그리하여 끝까지 정상인의 범주에서 이탈하지 않았다.
 위에서 말한 유전적 요인. 책의 주인공 자크 랑티에의 경우를 보면, 여성에 대한 갈증으로 시달리다가 정작 여성의 신체, 알몸은커녕 목 주변이나 젖가슴 부분을 보기만 해도 갑작스런 발열에 시달리며 해당 여성을 잔인하게 죽이고 싶어 하는 증상. 성적 흥분으로 인한 교접의 욕망을 훨씬 능가하는 살인의 욕망이 온몸과 정신을 지배하게 된다. 분명한 도착증이고 정신 질환의 일종이다. 사이코패스의 전형적인 증상 아닐까? 이런 증상을 졸라는 이렇게 묘사해놓았다.


 “그것은 다른 존재, 그동안 너무도 빈번히 그의 내부 깊숙한 곳에서 꿈틀거리며 준동해왔던 그 존재, 아주 먼 조상으로부터 대를 물려 그에게 유전된, 살인에 대한 갈망으로 불타는 존재였다. 그 존재는 옛날에도 사람을 죽였고 지금도 사람을 죽이고 싶어 안달이 나 있었다. 지금 자크 주변의 사물들은 꿈속에서처럼 둥둥 떠다닐 뿐이었는데, 그것들이 그의 고정관념을 통해 시야에 들어오기 때문이었다. 그 순간 그의 일상적인 삶은 폐기 처분된 것처럼 보였다. 그는 과거에 대한 기억도, 미래에 대한 예견도 상실한 채 오로지 지금 강박적으로 자신을 따라붙는 욕구에 쫓겨 몽유병 환자처럼 걸어갔다. 그렇게 걸어가는 육신 안에 그의 인격은 실종된 상태였다.” (363쪽)

 

 그러나 소설 속에서 자크가 진짜로 시달리는 것은 살인욕망이기는 한데 여성에 대한, 자신을 성적으로 흥분시키려는 여성들만을 향한 살인에 대한 갈망이다. 실제로 그는 남성을 죽이려고 약속도 하고 맹세도 하지만 결코 실행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완력으로 자기보다 열등한 여성을 향한, 전형적인 ‘비겁한 사이코패스’인데 물론 <목로주점>의 제비 아빠 랑티에 씨를 닮아 잘 생긴 용모와 점잖고 신중한 언행을 겸비한 주인공을 그렇게까지 몰아가지는 않는다. 애초부터 시대의 양심이라 일컫는 졸라 선생은 이 소설을 범죄소설로 만들기로 작정을 한 거 같다. 루공-마카르 총서를 구성할 때 벌써 범죄자들에 의한 범죄소설도 구상을 하고 있었다고  하니 충분히 그럴 수도 있다. 작품에선 수없이 많은 인간들이 죽거나 죽기 위한 질주를 하는데, 자연사는 하나도 없다. 전부 살인에 의하여 죽음을 맞는 불행한 최후뿐이다.
 총 12장章으로 되어 있는데 1장부터 도저히 살인을 피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게 된다. 오랜만에 파리로 부부가 일을 보러와 루보 씨는 곤경에 처했던 사건을 말끔하게 처리하고, 아내 세브린은 백화점에서 행복한 쇼핑을 즐긴다. 부부는 동료가 하루 동안 쓰게 해준 아파트에서 파리 나들이의 즐거움을 이야기하다가 세브린이 말 한 마디 잘못하는 바람에, 자신을 어려서부터 후원해준 귀족출신의 법원장 그랑모랭의 집에 들어가 마치 수양딸처럼 자란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늙은이 그랑모랭의 성노리개로 살았노라 고백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남편 루보한테 두드려 맞는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이 아니라 결혼 전 과거에, 타의로 있었던 일 때문에, 수양딸이라고 하지만 거의 하녀 수준의 성노예임에도 불구하고 지참금 1만 프랑까지 주며 결혼시켰으며, 유언장에 의하면 4만 프랑에 이르는 시골 영지와 저택을 유증하기로 한 전직 법원장에 대한 질투와 증오로 아내를 무지막지하게 두드려 패고 자신의 자존감을 회복시키기 위해서 기어이 법원장을 살해하기로 결심하는 루보. 한 명 더. 아내가 아무도 모르게 숨겨놓은 1천 프랑 지폐를 차지하기 위해 아내이자, 주인공 자크의 대모이자 키워준 은인 파지 고모에게 쥐약을 섞은 소금을 먹이다가 의심을 받고는 방법을 바꿔 아내가 자주 사용하는 관장약에 쥐약을 넣어 끝내 죽음에 이르게 하는, 그러나 결국 돈은 찾아내지 못하는 고모부 등등.
 소설 속의 인물로만 보자면 프랑스엔 전부 환자들만 사는 거 같다. 이외에도 도박중독자, 알콜 중독자, 질투에 눈이 멀어 불특정 다수의 죽음 같은 건 전혀 생각조차 하지 않는 인간들, 무엇보다, 가장 큰 죽음, 대규모 살인을 위해 전쟁터로 무수한 젊은이들을 실어 나르는 전쟁의 결정자들까지. 죽음을 향한 정신 질환자들의 멈추지 않는, 또는 멈추지 못하는 질주의 장면들. 정의가 아닌 줄 번히 알면서 진실을 불살라버리는 정책 입안자, 이 책이 발간한 시점이 1890년. 책 속에서 졸라는 벌써, 정권에 의한 진실의 왜곡을 정확하게 집어내고 있다. 마치 4년 후 19세기 말 지식인들의 경종을 울린 드레퓌스 사건을 예감이라도 한 듯.
 격렬한 책. 졸라의 작품치고 격렬하지 않은 것이 별로 없지만 그 끝을 보여준다. 책에서 나오듯 제르베즈와(and/or) 첫 남편 랑티에 집안 남자들의 혈관을 타고 흐르는 열광과 광기의 흐름. 그것이 어떻게, 어떤 파멸로 끝을 볼 것인가는 직접 확인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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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18-02-09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마침 이 글로 당첨! 적립금 나오시겠는데요! ㅎㅎㅎ

Falstaff 2018-02-09 14:49   좋아요 1 | URL
크흑. 정말로 돈도 나오네요.
물론 잠자냥 님보단 벌이가 좋지는 않지만요. ㅋㅎㅎ (그래도 근무시간에 짱박혀 몰래 쓴 걸로 말하자면, 이게 얼마예요, 그죠?)
 
온 뷰티 1
제이디 스미스 지음, 정회성 옮김 / 민음사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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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며칠 전(그러나 벌써 작년에) 제이디 스미스가 쓰고 김은정이 옮긴 <하얀 이빨> 독후감을 쓰면서 이이의 다른 책을 읽어보겠다고 했고, 읽었다. 재미있는 작품.
 아, 먼저 책 자체에 대해서 얘기해보자. 민음사가 찍었다. 페이지 수로 1권이 556쪽, 2권이 608쪽. 본문만 따지면 1,100 쪽이 훌쩍 넘어간다. 그러나, 종이가 아깝다. 큰 글자체에 널럴한 편집. 흰 종이 위에 검정 글씨가 드문드문 박혀 있는 듯해서, 2권, 본문 585쪽을 나 참 말도 안 돼, 하루면 후딱 해치울 수 있다(당연히 아침 일찍부터 밤까지 붙들고 있어야하지만). 베드씬이 여기저기 박혀 있는 재미나는 소설이라 그럴 수도 있다고 하면 할 말이 없다. 그래도 그렇지 580쪽이 넘는 책을 하루에 해치울 수 있다는 건, 책에, 종이 위에 공간이 너무 많지 않고는 생길 수가 없는 일이다. 이게 애들 읽는 그림책도 아니고, 삽화가 듬뿍 들어있는 동화책도 아니고, 남녀상열지사가 듬뿍(까진 아니어도) 씌어있는 19세 이상, 아니면 적어도 고등학생 이상이나 즐기는 책이건만 어째 이렇게 찍었을까? 아, 돈도 좋지만 종이 알기를 이렇게 우습게 알면 보르네오 열대우림 작살난다. 세계평화와 인류의 영생, 후세의 안녕을 위해서라도 좀 양심적으로 책 만들었으면 좋겠다. 가뜩이나 책장도 좁아 죽겠는데 부피도 많이 차지하고 말이야.
 제이디 스미스는, 영국 백인 아빠가 자메이카 출신 엄마하고 결혼해서 만든 딸이다. 좀 미인이다. 사진은 <하얀 이빨> 얘기할 때 올렸으니 생략하고. 스미스한테는 자신의 출신이, 더군다나 삶의 거의 전부(그래봤자 아직 몇 년 되지 않는다)를 런던과 영국, 미국에서 지내야 했던 작가는 유럽과 아메리카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완전 백인, 완전 흑인들의 묘한 눈길을 절대로 모른 척할 수 없었으리라. 그래서 <하얀 이빨>도 그렇고 이 책 <온 뷰티>에서도 그렇고 혼혈 가족을 주인공으로 해서 이들 사이에 벌어지는 특별한 분위기를 재미나게 그려내고 있다. 우연하게도 지금 책을 멀리 두고 독후감을 쓰게 되어 <온 뷰티>를 먼저 클릭해서 출판사 책 소개를 읽어봤다. 작품의 주요 무대가 이번에는 영국이 아니라 미국, 보스턴 근교 웰링턴 대학이 있는 백인 부르주아 지역 웰링턴의 ‘인종적, 사상적 갈등을 겪는 두 가족에 대한 이야기’라고 딱 규정하면서도, 역자 정회성은 결국 “사랑이 가득한 소설”이며 “대립되는 것들이 마침내 사랑을 통해 회해로 발전한다는 점에서 따뜻하면서도 아름다운 소설”이라고 했다. 이건 전적으로 출판사가 한 책 소개이며, 소위 ‘옮긴이의 말’이다.
 그럼 책 소개와 옮긴이가 한 얘기가 맞느냐, 하는 문제. 맞다. 적어도 그렇게 읽을 수도 있다. 동시에 달리 읽을 수도 있다. 이렇게도 읽고 저렇게도 읽는 것, 이게 바로 독자의 권리. 어찌 이를 포기할 수 있을까.
 앞에서 얘기했듯, 보스턴 근교, 택시 타도 도심까지 한 시간 가량 걸린다 하니 분당이나 일산 정도로 생각하면 될 듯한 곳의 부르주아 집단 거주지에 웰링턴 대학의 종신교수직을 (호시탐탐) 노리는 하워드 벨시 교수가 먼저 살고 있었고, 이 양반하고는 한 하늘을 이고 살 수 없을 정도의 학문적 맞수이자 지금은 좀 더 대중적인 지지를 받고 있으며 영국에서 초빙되어 온 몬터규 킵스 교수가 새로 이사 왔다. 벨시 교수는 영국의 프롤레타리아 출신으로 머리 하나 좋아 학문적으로 출세가도를 달리다 미국에서 (노예 출신 조상을 둔 친절한 간호사였다가 부유한 병자로부터 거액을 상속받은 무지 부유한 여성의 딸이기도 한, 그래서 피부색이 아주 까~만) 초절정 글래머 미녀 간호사에게 반해 결혼을 해, 몇 년을 떠돌다 웰링턴에 거처를 정하고 2남 1녀를 둔 사람이다. 반면에 킵스 교수는 본인이 자메이카의 까~만 흑인으로 역시 머리 하나 좋아 영국에서 엘리트 코스를 밟다가 (무지하게) 돈 많은 백인 여성과 사랑에 빠져 결혼을 하고 영국에서 계속 교수직에 있으면서 사사건건 벨시 교수의 주장에 태클 거는데 엄청 재미를 느껴 급기야 그가 재직하고 있는 웰링턴 대학에 초빙교수로 와서 아예 여기서 터를 잡으려 하는 사람이다. 여기서 재미있는 현상이 벌어진다.
 백인이 향유하던 기존의 특혜를 거부하고 흑인에게 보다 넓은 가능성을 부여하고자 노력하는 진보적 성향이 백인인 벨시 교수가 굽힘없이 흑인에 대한 사회적 배려를 주장하는 측면인 반면, 진정한 권리를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 ‘노오오오력’으로 제도권에서 인정하는 바로 그 권리를 얻어내야 하기 때문에 흑인이라고 해서 특별한 배려를 한다는 건 오히려 인종적 차별이라고 주장하는 보수적 입장을 흑인인 킵스 교수가 취하고 있다는 것. 재미나지? 여성 작가가 남성의 시각을 이렇게 그려나가고 있다. 흑인 여성과 결혼한 백인은 흑인을 위한 정책을, 백인과 결혼한 흑인은 백인을 위한, 아니면 적어도 현상 유지를 위한 정책을 주장하고 있는 거다. 나는 이런 설정 자체가 제이디 스미스가 펼치는 대단히 상징적이고 정치적인 장치라고 여겼는데, 아쉽지만 독자서평이나 출판사 책 소개, 역자 해설 등에서 나와 비슷한 논조는 보이지 않는다.
 하긴 내 의견보다 훨씬 더 재미난 스토리 라인이 마구 뒤섞인 작품을 읽노라면 그럴 수도 있다. 가족, 아니, 부부 간의 흑백 갈등. 130 킬로그램의 흑인 아내를 두고, 부부의 오랜 친구이자 가냘픈 체격의 백인 여교수와 바람피운 걸 들킨 벨시 교수는 변명에 변명을 거듭하다가 급기야 아내에게 결코 자신이 한 눈에 반할 때처럼 아름답지 않다고 말해버리며(물론 오히려 아담한 사이즈의 여교수가 벨시를 자빠뜨린 것이긴 하지만, 어쨌든 했잖아. 그럼 유혹을 당했건 어쨌건 일단 이유가 안 되는 걸!), 이것보다 더 불행한 사실은, 무지막지하게 뚱뚱한 검둥이 아내를 이젠 결코 아름답지 않을지라도 아직도 세상 누구보다 더 사랑하는 이 통곡할 만한 끔찍함이라니. 반면에, 또한 5천만 파운드를 호가할 그림을 보유할 정도로 막강한 재력을 자랑하는 흰둥이 아내를 둔 흑인으로, 자신의 사회적, 학문적, 대학 내 권위에다가 이스트를 팍팍 첨가해 마구 부풀려진, 다분히 허위적 부권父權을 가족에게도 과시해서 가족간, 부부간 거의 소통을 하지 않는 꼼꼼한 성격의 킵스 박사 역시 셜리라는 이름의 시적 재능이 있는 아가씨와 내연의 관계를 맺고 있다. 여기에 젊은이들끼리 얽히고설킨 사랑의 실타래. 정말 재미나겠지? 이거 말고 사랑, 아니면 하룻밤 치정 같은 것도 있는데 그건 읽어보시기 바람. 진짜 끝내줌.
 그런데.
 내가 진심으로 관심을 두었던 것은 칼, 이란 이름의 래퍼. 길거리, 버스스탑이란 음식점을 겸한 작은 무대에서 한 달에 한 번 공연을 하던 젊은이로 대변되는 빈곤한 흑인이 더 관심을 끌었다. 아니면 아직 철이 덜 든 힙합 보이, 작은 아들 레비와, 레비가 함께 어울려 다니는 아이티를 탈출해 미국으로 건너온 가난한 흑인들. 이들이 보기엔 킵스 박사가 자기 연구실에 걸어놓은 그림은 킵스(사실은 교수의 아내 칼린이 한 일이지만)가 아이티에서 너무 배가 고파 팔지 않을 수 없었던 화가로부터 겨우 3~5 달러를 주고 사왔으나 지금은 시가로 따져 작은 섬 하나 정도는 살 수 있는 그림은, 사실상 강탈이었기 때문에 아이티의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들. 아이티의 잔인한 독재정권을 피해 미국으로 온 흑인들은 백인들과 비교하는 건 처음부터 아무 의미도 없고 심지어 같은 미국 내 흑인에 비해서도 훨씬 혹독한 급료를 받고 마치 150년 전 노예상태로 노동을 강요당하고 있다. 미국 내 흑인인 칼은 중산층에 대한 깊은 불신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시적 역량을 눈여겨 본 벨시 교수와 불륜 관계를 맺었던 클레어 교수의 눈에 들었고 이에 벨시의 딸 조라의 협력으로 웰링턴 대학에서 클레어 교수의 수업을 들으며 웰링턴 가의 흑인 아가씨들, 조라와 킵스 교수의 아름다운 딸 빅토리아와 모종의 연애관계에 접어들면서도, 급기야 부르주아 계급 내부에 어쩔 수 없이 가질 수밖에 없는 목불인견의 허위의식에 학을 질려 웰링턴을 떠나가는 장면.
 작가 제이디 스미스 본인이 영국과 미국에서 나름대로 성공한 흑백 혼혈인데 어째서 적어도 이 문제는 그저 가볍게 스치듯 지나가고 말았을까. 스스로 유럽과 아메리카의 웰링턴에 사는 것이 합당한 성공한 유색인이라서 그랬나? 나는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며 내가 진정으로 기대했던, 심지어 빅토리아 양에 의하여 벌어지는 시큰시큰한 베드씬보다 훨씬 더 기대했던 문제제기를 어떤 식으로 끌고 갈 것인지 알지 못하고 책읽기를 마친 것이 너무 아쉬웠다. 그러나 어쩌랴. 글 쓰는 건 전적으로 작가 마음인 것을.



 

PS. 민음사도 엉터리 주석에선 자유롭지 못하다.


 “나흘 전, 키키는 엘리스 워커*를 모티브로 한 반즈앤노블의 토드백 바닥에서 다시금 카드를 발견했다.” (1권 432쪽)
 이렇게 써놓고, ‘엘리스 워커’에 각주를 달아 설명하기를,

 

 “* 1994 ~. 토니 모리슨과 함께 미국 흑인 문학을 대표하는 여성 작가”

 

 웃기다. 이 책의 초판이 2005년에 나왔다. 2005년에 소설도 다 썼다고 가정하자. 그럼 당시 엘리스 워커의 나이 만 11세. 몇 달 전 네이버의 민음사 카페에 오탈자 신고 게시판 달자고 순진한 회원이 제안한 적 있다. 눈만 뜨면 세상에 코미디는 넘친다.
 참고로 세상 사는데 아무 도움이 되지 않지만 말씀드리면, 엘리스 워커는 1944년 생. 내가 좋아하는 여성주의 흑인 작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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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03 17: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03 19: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4-06-16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제 다른 책 읽다가 이 책 알게 되어서 한 번 읽어볼까 하고 검색했는데 폴스타프 님 서평이 이렇게 있어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무엇보다 치정... 제가 읽어보겠습니다. 흠흠.‘

그나저나 앨리스 워커가 1994년 생이라뇨 ㅎㅎ

Falstaff 2024-06-17 06:02   좋아요 0 | URL
이 책 재미있습니다. 특히 다락방님은 재미있게 읽으실 것 같네요. ㅎㅎ
 
사서 빠뜨 - 작은 관계의 기적, 백만의 어린이를 읽게 한 힘!
즈느비에브 빠뜨 지음, 최내경 옮김 / 재미마주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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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표지를 보면 저자 즈느비에브 빠뜨 여사의 캐리커처가 있다. 옆엔 아이들이 마치 할머니가 읽어주는 동화를 재미있게 듣고 있는 것 같고. 보기 좋은 광경이다. 표지를 넘겨 책의 앞날개를 보면 정말로 빠뜨 여사의 실물사진이 나온다. 여사의 사진을 한 번 보고 넘어가자.

 젊은 시절과 나이 든 다음.


 

 왜 저자의 사진과 표지를 먼저 이야기하느냐 하면, 표지를 보고 이 책이 사서 60여년 경력의 여사가 도서관에서 일하며 겪었던 아름다운 이야기를 풀어낸 이야기, 제목 아래 씌어있듯이 백만 명의 어린이로 하여금 책을 읽게 만든, 나이 든 사서가 어린이들과의 작은 관계를 어떻게 맺었는가, 하는 경험담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많은 부분 이런 생각은 맞았다. 자신의 유년시절, 형제들과 함께 작은 역할놀이를 할 때부터 즈느비에브는 도서관의 사서 역을 맡아 동네 아이들에게 책을 빌려주고 읽어주는 것을 즐겼으며 그리하여 평생 아동도서관의 사서 일을 만족하면서 할 수 있었으리라(아, 얼마나 행복할까!). 아동도서관의 이름, ‘아, 우리 대한민국’에서도 이런 건 벤치마킹을 해야 한다. “책을 읽는 즐거움”이란 이름의 아동도서관. 이것만 있나. “작은 동그라미 도서관”, 등.
 책의 1장 “경험들”과 2장 “깨어있는 심장”에는 빠뜨여사가 도서관 사서로 취직을 하고, 주로 이민자들로 구성된 파리의 취약지구에 도서관을 세워 주민들의 부정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시도를 통해 취약지구의 어린이들에게 책을 읽을 수 있는 기회, 책에 대하여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함으로서, 그리하여 궁극적으로 아이들이 문학작품이나 과학책을 통해 습득한 자신의 생각을 긍정적으로 주장할 수 있는 단계로 만드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어서 아프리카, 아시아, 라틴 아메리카 등의 아동도서관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세계의 아동도서관 네트워크를 통해 얼마나 훌륭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지도 언급한다. 독자는 이 1부와 2부를 읽으며, 이건 혹시 전 세계적으로 아동들을 건전한 시민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도서관 운동의 일환으로, 학교나 도서관 등의 교육기관에 유용한, 즉 참고하여 활용할 수 있게 만든, 동시에 앞으로 (재정적) 지원을 요청하는 성과 보고서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잠깐 다른 이야기.
 내가 사는 아파트 입구에는 도시에서 가장 많은 학원들이 밀집해 있다.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를 불문하고 언제나 밤늦도록 불야성을 이루는데, 한 깊은 가을 퇴근해 집에 걸어 들어가는데 양 볼에 사탕 하나씩을 물고 있는 것 같은 포동포동한 귀여운 여자아이가 엄마 손을 잡고 재잘거리며 횡단보도 신호등 색깔이 바뀌길 기다리고 있었다. 잘 해봐야 대여섯 살. 하도 예쁘고 귀여워, 어디 가니? 물어봤다. 중국어 학원이요. 내가 웃으며 말을 받았다. 너, 영어도 하지? 예. 그럴 줄 알았다. 웃으며 이번에는 애 엄마를 바라보고 한 마디를 더 했다. 아이고, 애들을 잡는구나, 잡아. 젊은 엄마는 호호 웃었는데 아이가 또 한 마디. 수학도 하러가야 하는걸요. 아, 세상 어려서부터 힘들구나. 그래, 그래도 이왕 하는 거니까 열심히 해라. 아이가 고개를 꾸벅 숙이며 고맙습니다, 라고 했고(아이가 착하기도 하고 엄마 아빠한테 예절교육도 잘 받은 거 같다) 젊은 엄마도 그냥 예쁘게 웃는다. 순간 신호등이 바뀌고 우린 길을 건너 서로 반대방향으로, 아이와 엄마는 중국어 시험 치러 학원 쪽으로, 나는 아무 상점에서나 팔지 않는 25도 진로소주 사러 마트로 걷기 시작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영어와 중국어와 수학 학원에서 미리 배워야하는 시대. 이 시대에 아이에게 동시에 영어와 중국어 교본, 거기다가 수학교재 말고 동화책, 몇 년 후 불후의 명작을 별 어려움 없이 읽을 수 있는 발판이 될 아동용 소설책을 권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만일 가능하지 않다면 <사서 빠뜨>는 대한민국에선, 대단히 불행하게도, 용도폐기 되어야 한다. 문자를 습득하기 전에 유아들이 보는 그림책과, 습득 중 또는 글자를 알기 시작한 단계에서 읽는 그림동화의 매출은 예전과 비해 해당 인구 당 양과 질적으로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당연하다. 못살겠다, 못살겠다, 해도 해외여행 인구가 해마다 느는 것처럼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쓰는 돈도 늘 테니. 한 마디 더 해볼까? 문자를 습득한 이후, 아이들이 읽는 동화책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적어도 동화책을 찍는 출판사의 매출액의 연도별 신장률은. 하지만 동화책을 사고, 동화책 전집을 들여놓고 그거 정말로 아이들한테 읽히려나? 유치원, 영어학원, 중국어학원, 수학보습학원, 거기다가 피아노학원, 미술학원, 돈 있는 부모면 한 바퀴 더 돌려서 발레학원까지 온종일 뺑뺑이를 돌리다가 파김치가 되어 집에 들어온 아이더러 또 동화책까지 읽으라고 닦달을 할 비정의 부모가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대한민국에서 모든 부모는 이 책을 읽어야 한다. 도서관 혹은 교육계에 적을 두지 않았더라도 모든 부모는 자녀에게 스스로 도서관이 되어야하기 때문이다. 빠뜨 여사가 책에서 주장하고 있는 도서관의 역할을 우리나라 보통 계급의 부모는 직접 해야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빠뜨 여사는 주로 취약계층 아동들에 대한 관심에서 책을 썼으나 내가 한국의 취약계층에 대하여 아는 것이 거의 없어 언급하지 못하는 점을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아직도 아동, 사춘기 이전의 아이를 양육하는 부모의 가장 큰 관심사 가운데 하나가 아이들에게 어떤 책을 선정해줄 것인가, 하는 점이다. 여기에 대한 해답. 거의 완벽하게 서양인의 시각이지만, 책의 3장부터 5장까지 빠뜨 여사는 2017년 현 시점에서 문자 습득 전의 동화책부터 사춘기 바로 전까지 읽을 만한 책들을 다수 소개하고 있으며, 역자는 책들에 대해 역주를 달아 우리나라 출판사에서 번역물이 있을 경우 해당 출판사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60년이 넘게 아동도서에 관한 일을 하고 있는 세계최고의 전문가가 권하는 책들을, 부모는 검색하고, 인터넷 책방에 가서 미리보기를 통해 일부를 읽은 후, 상당히 안전하게 자녀들에게 권할 수 있다는 말씀.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라면 빠뜨 여사의 의견하고는 완전히 맞지 않는다. 책을 사주고 (휙~ 던져주지는 않을 테니까) 마치 부모의 모든 임무를 마친 것처럼 책을 읽지 않는다고 동네방네 다니며, 쟨 책을 사줘도 읽지를 않아요, 읽지를! 광고 하지 말라는 얘기. 아이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어른들의 친근감 있는 목소리를 듣는 것이라고 한다. 좀 길지만 인용해본다.

 

 “책을 읽어 주는 목소리는 마치 자장가처럼 위안을 주고 어루만져 주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필자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라스무스와 방랑자》를 특별히 좋아하는 몇몇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 준 적이 있다. 여덟 살에서 열 살까지의 아이들이었다. 그런데 네 살짜리 꼬마가 다가와서 편안한 자세로 내 무릎에 앉았다. 그 애는 즐겁다는 듯한 얼굴 표정으로, 책을 읽는 내 목소리를 듣는 것 같았다. 그 애가 과연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을 위한 그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었을까? 나는 궁금하여 아이에게 물었다. ‘이야기가 재미있었니?’ 아이의 대답은 명쾌했다. ‘어른 목소리를 듣는 게 좋아요.’” (215쪽)

 

 이 이야기는 사실이다. 동화책을 읽어주면 듣는 아이는 대단히 높은 몰입도로 듣고 가장 깊이 공감한다는 것을, 책을 읽어준 경험이 있는 부모는 알 것이다.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책도 역시 사람과 사람 사이에 만드는 공감, 동일한 관심, 같은 텍스트에 대한 다른 견해에 관해 토론하는 일, 다음에 읽어볼 책에 관한 논의 등의 직접 접촉이 중요하다고 여사는 초지일관하게 주장한다. 현 시점의 대한민국에서 아동들의 유일한 도서관은 불행하게도 부모일 확률이 대단히 높다. 당신은 아이들의 내일, 걔네들이 누리는 행복을 위해 영어와 중국어와 수학 학원을 보낼 것인가, 아니면 책을 골라서 읽어주고 부모자식 간에 의견과 감상을 공유할 것인가를, 정말 진심으로 안타깝지만, 결정 또는 타협을 해야 할 시간이 도래했을 수도 있다. 나? 내 걱정은 마셔. 난 다 끝났으니까.

 

 

 


* 교정 교열 수준도 상당하다가, 200쪽이 넘어가면서 집중력이 좀 흐트러지는 느낌이지만 전반적으로 다른 출판사보다 떨어지는 수준은 아니다.



* 역자 최내경의 진지한 번역작업이 눈에 띈다.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을 놓지 않은 티가 난다. 읽다가 한 군데서 터졌다. 과하게 진지해서 이런 유머도 생긴다.

 

 “토론의 풍성함, 토론에 참여한 아이들의 성숙함은 우리 어른들은 물론, 아이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심어 주었다. 토론에 참여했던 아이들의 말이다. ‘어려운 주제들을 쉽게 풀어서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어요. 작가(야누스 코르착)는 독자들이 아주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단순한 문체로 복잡한 문제들을 제기하고 있어요. 저희들은 주인공 마치우시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주인공이 마음에 들면 책은 저절로 재밌게 읽혀요.’”

 

 속 따옴표 부분이 아이들이 한 말인데, 암만 읽어도 아이들이 한 이야기는커녕 파리 제4 대학 교수님께서 하신 말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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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카펫은 준비 못했습니다.

2017년 오늘 12월 30일까지 총 272권의 책을 읽었네요. 창피합니다. 좀 과하게 읽은 거 같아서. 그런데 올해엔 시집을 많이 읽었기 때문에 사실 권 수에 비해서 읽느라 그리 수고롭지는 않았던 기억입니다.

272권, 총 95,645 페이지를 읽는 동안, 올 한 해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어떤 것일까. 이런 의도에서 쓰는 글입니다.



 유명작이지만 궁합 안 맞는 "가까이 하기에 너무 먼 당신 상" 

 제인 오스틴, <에마>

  

길기는 참 긴 소설인데 도대체 에마, 얜 뭐하는 애야? 자발없이 오지랖만 넓은 젊은 아가씨의 오두방정 이야기.

 

 

언제나 가장 치열한 부문의 경쟁작 

 

 

    

  

 

조설근 <홍루몽>, 너새니얼 호손 <블라이드 데일 로맨스>, 그로스미스 <노바디스 다이어리>, 조지 버나드 쇼 <피그말리온>, 트루먼 커포티 <콜드 블러드>, 다니엘 디포 <로빈슨 크루소>, 레프 톨스토이 <크로이체르 소나타>, 토머스 퀸시 <어느 영국인 아편쟁이의 고백>, 그리고 끝까지 가장 막강했던 후보 테어도어 폰타네 <에피 브리스트>

 

 

읽은 거 하나 가지고 폼나는 "나 이런 사람이야 상"

페터 바이스, <저항의 미학>

읽어내기 고통스럽지만 길고 긴 글 속에 미학과 반 파시즘과 인류의 현대사의 이면이 잘 그려져 있는 책.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읽어본 사람은 거의 없는 희귀종.


경쟁작

  

 게오르그 뷔히너 <보이체크, 당통의 죽음>, 막스 프리시 <나를 간텐바인이라 하자>, 가즈오 이시구로 <부유하는 세상의 화가>

 

 

 

 

인내심 테스트용 "안구침침 상" 

임종욱 <1780 열하>

앞 뒤 잘 안 맞고, 기상천외한 상황의 계속. 추리 서스펜스 소설이 이렇게 재미없고 황당해서 읽기 힘들기도 쉽지는 않겠습니다. 하도 허황된 얘기를 장황하게 해서 이거 뭐 지금 뭘 주장하는 거야? 참 진도도 안 나가고 재미도 없고, 저자한테 미안하지만 좀 그렇습니다. 절판이 다행.


경쟁작

     

빅토르 펠레빈 <P세대>, 윌리엄 버로우스 <퀴어>, 이채원 <나의 아름다운 마라톤>, 제임스 쿠퍼 <개척자들>, 에른스트 윙거 <강철 폭풍 속에서>, 하인리히 만 <앙리 4세>

이 경쟁작들이 지루하기만 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내용은 좋지만 잠 오는 책 있잖아요. 그런 책도 몇 권 포함되어 있습니다! <개척자들> <앙리4세> 같은 것들이 그런 종륩니다.


 


돌이킬 수 번역을 위한  "무식한 독자들은 이해 못해 상" 

스콧 핏제랄드, 공진호 역 <밤은 부드러워>

역자의 변이 "원문도 매우 어려운 은유를 포함하고 있어 현지에서도 이해하기 힘든 문장으로 악명이 높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역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이런 식이면 거의 대부분 사기꾼입니다. 나중에 이런 얘기하는 역자의 책은 절대 읽지 마세요.


유일한 경쟁작

 

허먼 멜빌, 이용학 옮김 <피에르, 혹은 모호함>.


 

 


요절복통 코미디 "웃다가 오줌쌌어 상"

존 케네디 툴, <바보들의 결탁>

 

인간의 깊숙한 비극을 포함하지 않은 희극은 희극이 아닙니다. 옷음 속에 되돌아봄과 성찰이, 그리고 무엇보다 공감이 가득 들은 루저들의 이야기. 사실 알고 보면, 루저 아닌 인간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경쟁작

  

 

위화 <가랑비 속의 외침>, 토마스 만 <사기꾼 펠릭스 크룰의 고백>, 이정록 <정말>

 

 

 

 

최고의 베드 씬, "빨간 책 상"

홍잉, <영국 연인>

무조건 야해서가 아니라 거 참, 아 거 있잖아요, 그거. 머리카락과 눈썹을 제외하고 아무런 털도 없는, 중국 전래의 규방술을 통달한 유부녀의 개인교습.


경쟁작

 

필립 로스 <죽어가는 짐승>, 김햬나 <제리>

사실 베드씬의 강도로 치면 <영국 연인>이 두 경쟁작에 미치지 못합니다. 그러나 <죽어가는 짐승>은 작년에 빨간책 상을 받은 로스의 작품인데 에로틱하다못해 독자로 하여금 "아! 드러~"란 느낌을 받게 만들고, <제리>는 세미 포르노 수준이라 짜릿하긴 합니다만 문학성에서 <영국 연인>에게 밀렸습니다. 아깝습니다. 좀 더 분발하세요, 김혜나 씨.

 

 


요즘 대세 "경장편이 뭔 말? 상"

조르조 바사니, <금테 안경>

 

 기껏해야 중단편인데 대한민국 출판사들이 돈 많이 벌려고 단행본으로 찍은 작품을 대상으로 하는 상입니다. <금테 안경> 역시 바사니의 연작 장편 가운데 두번째 작품을 단행본으로 만들었습니다. 파시스트 두체,무솔리니 치하에 살던 유대인 동성애자의 몰락을 그린 수작입니다. 끝까지 고민하게 만든 경쟁작은 보후밀 흐라발의 <너무 시끄러운 고독>이었습니다.


경쟁작

     

보후밀 흐라발 <너무 시끄러운 고독>, 아니 에르노 <남자의 자리>, 모니카 마론 <슬픈 짐승>, 그웨나엘 오브리 <페르소나>, 막스 프리쉬 <몬타우크>, 뮈리엘 바르베리 <맛>

 

 


 

기대하지 않았는데 대박 친  "왜 이제 알았을까 상"

장 마리 블라 드 로블레스, <호랑이들이 제 세상인 나라>

20세기 말의 라틴 아메리카, 그 중에서도 브라질일 거 같은데, 하여간 호랑이 즉 야만스러운 상황이 아직도 계속되는 지역에서 이혼소송 중인 학자 부부와 이들의 고명딸이 벌이는 오디세이아. 재미납니다. 그런데 절판이고요. 중고책방 가시면 재고 많이 있을 것이긴 합니다.


이 부분에는 경쟁작이 많습니다

      

밴 오크리 <굶주린 길>, 일리야 일프/예프게니 페트로프 <열두 개의 의자>, 에드몽 로스탕 <시라노>, 아르투로 페레스 로베르테 <검의 대가>, 로베르토 볼라뇨 <야만스런 탐정들>, 제이디 스미스 <하얀 이빨>, 안토니오 부예로 바예호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 찰스 부코스키 <호밀빵 햄 샌드위치>



 

잘 읽은 한국의 시집 "사뿐히 즈려밟는 상"

이정록, <정말>

오랜만에 읽는 건강하고 쉬운 시. 시 읽는 재미와 즐거움과 동감을 동시에 전해주는 맛있는 시. 누구의 삶도 그 자체가 시가 될 수 있다는 즐거운 호소.


경쟁작

 

강기원 <은하가 은하를 관통하는 밤>, 송진권 <자라는 돌>, 박순원 <그런데 그런데>



 

우리말 읽기의 즐거움, 한국 소설 "훈민정음이 이렇게 좋아 상"

윤해서, <코러스크로노스>

시와 소설의 경계, 소설과 음악의 경계, 문학과 회화의 상호 소통 가능성을 탐색하고 가능성을 확보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전적으로 제 기호에 그러하다는 말씀입니다.


경쟁작

   

심윤경 <나의 아름다운 정원>, 김숨 <바느질하는 여자>, 김희선 <무한의 책>, 구효서 <랩소디 인 베를린>, 정이현 <오늘의 거짓말>

끝까지 <나의 아름다운 정원>과 경합을 벌였습니다만, 심윤경의 작품은 비슷한 시도가 많았다는 점에서 윤해서가 더 빛났습니다. 완전 새로운 작품들이니까요.

그런 면에서 김희선의 <무한의 책>도 막강한데, 작 중 가벼운 에러들과 제가 원하지 않았던 방식의 묘사들 때문에, 김숨의 <바느질하는 여자>는 요새 큰 상도 받았으나, 수상 사실도 납득할 수 없게 만드는 에러들이 너무 만발해 꼽지 못했습니다. 그 유명한 상의 권위 자체도 의심스럽습니다.





2017 최고의 작품상

 

 

 

아달베르트 슈티프터, <늦여름>

자연에 대한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면 이런 글을 쓸 수 없을 거 같습니다. 자연 찬미에다 주변 모든 것들에 관한 미학적 탐구까지 어느 한 구절 함부로 지나칠 마디가 없는 걸작입니다. 2017년, 이 책을 통해 자연과 숲과 바람과 별과 암석과 지층과 인간의 건축물과 조형물과 예술품을 감상하는 법을 더 보탰습니다.


경쟁작

 

 

페터 바이스, <저항의 미학>

반 파시스트 사회주의 운동을 하면서 핍박받고 탄압당한 시절의 보고서. 그러면서도 부조와 회화 등의 예술품에 대한 탁월한 미학적 접근은 독자를 놀라게 하고, 나치와 세계대전에 끊임없이 저항했던 용맹한 사람들의 희생을 별다른 수식 없이, 심지어 마침표와 쉼표를 제외한 문장부호도 없이 써내려간 놀라운 작품.

 

 

 

 

보후밀 흐라발, <영국왕을 모셨지>

인생의 목표를 백만장자가 되는 것으로 정한 키 작은 열다섯 살 소년의 성장기. 이래뵈도 내가 영국 왕을 서빙한 몸이야. 꿋꿋하게 상위계급으로 인정받기 위한 키 작은 이의 모험과 믿음

 

 

 

W.G 제발트, <아우스터리츠>

아직도, 21세기, 더 나가서 신자유주의가 전지구적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시점에서도 깊숙한 사색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증거를 제시합니다. 제목 '아우스터리츠'는 나폴레옹이 승전했던 싸움터가 아니고요.

 

 

 

 

 

빅토르 위고, <웃는 남자>

<레 미제라블>과 <파리 노트르담>만 읽고 위고를 다 마쳤다고 생각했다가 아주 혼 났습니다. 이런 소설이, 위고의 경우엔, 널리 알려지기에 앞의 두 작품의 힘이 너무 강해서인 듯합니다. 참, 이게, 웃는 게 웃는 것이 아닙니다.

 

 

 

 

 

에밀 졸라,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

드디어 20세기를 바라보고 있던 파리. 전문 매장 대신 들어선 거대 백화점은 바야흐로 자본주의의 열매가 맺는 취하도록 아름다운 중독성 향기를 모든 파리 여인들에게 뿜어댑니다. 대량생산으로 원가를 낮추어 보다 많은 이들에게 공급하는 물량 우선주의의 도래. 그러나 자본주의의 비정함 속에도 사랑은 싹을 틔우니

 

 

 

안나 제거스, <제7의 십자가>

세상에 생존해 있거나 이미 고인이 된 모든 반 파시스트 운동가에게 헌정한 책. 공산주의 운동을 한 사람들을 가둔 수용소에서 탈출한 이들. 삼엄한 나치 독일의 도시로 잠입해 중립국으로 탈출을 모색해야 하는 탈주범들. 옛 동료들은 변하지 않는 신의와 동지적 유대로 이들을 맞아줄 것인가. 젊은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프랑수아 모리아크, <독을 품은 뱀>

가정에서 완전히 소외받고 그 결과 나를 제외한 모든 가족들을 증오하게 된 노인의 시각에서 본 가족을 향한 소외를 썼습니다. 물론 처음에 그렇다는 말입니다. 아집과 악의로 똘똘 뭉쳐진 노인이 어떻게 세상과 화해를 하고 세상을 뜰 수 있을까요?

 

 

 

 

 

커트 보니것, <제5 도살장>

수만명을 죽음으로 몰고 갔던, 연합군에 의해 자행된 독일 후방 도시 드레스덴에 대한 공습. 그 과정을 현지에서 포로의 신분으로 경험하게 된 인물의 분열. 그리하여 그는 순간이동을 통해 외계 행성까지 이동할 수 있는 초능력을 겸비하게 되고, 인생은 언제나 다 그런 겁니다.

 

 

나딤 아슬람, <헛된 기다림>

처음 읽은 아프가니스탄 문학입니다. 그러나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왜 아프가니스탄이 이슬람 과격파에 의하여 점령을 당했는지 되집어보는 과정이며, 탈레반에 의하여 자행된 만행을 고발하는 장이기도 합니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다툼이 없는 날이 올 때까지



2017년에 읽은 책 목록 

 


읽은날짜도서명출판사/제작사저 자,  번 역 자 초간 
1/1루이 랑베르 (반양장)문학동네오노레 드 발자크 | 송기정1833
1/2아메리칸민음사헨리 제임스 | 최경도1877
1/5투명인간문예출판사허버트 조지 웰즈, 임종기 1897
1/6고야산 스님.초롱불 노래 (반양장)문학동네이즈미 교카 | 임태균1900
1/7을유문화사에밀 졸라 | 최애영1888
1/8사람아 아, 사람아다섯수레다이허우잉 | 신영복1980
1/10낙원의 이편펭귄클래식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 이화연 1920
1/11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열린책들하인리히 뵐, 홍성광1953
1/12여명 (반양장)문학동네시도니가브리엘 콜레트 | 송기정1928
1/14굶주린 길문학과지성사벤 오크리 | 장재영1991
1/15향수열린책들파트리크 쥐스킨트 | 강명순1985
1/16도깨비불 (반양장)문학동네피에르 드리외라로셸 | 이재룡 1931
1/17풀 먹는 가족 1랜덤하우스모옌 | 박명애 1989
1/18풀 먹는 가족 2랜덤하우스모옌 | 박명애 1989
1/19가면의 고백 (반양장)문학동네미시마 유키오 | 양윤옥 1949
1/21로베스피에르의 죽음문학과지성사서준환 2013
1/22순교자 (반양장)문학동네김은국 | 도정일 1964
1/23사물들펭귄클래식조르주 페렉 | 김명숙1965
1/24불타버린 지도 (반양장)문학동네아베 코보 | 이영미1967
1/25런던 필즈 1열린책들마틴 에이미스 | 허진1989
1/27런던 필즈 2열린책들마틴 에이미스 | 허진1989
1/28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1뿔(웅진)스티그 라르손, 임호경2005
1/29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2뿔(웅진)스티그 라르손, 임호경2005
1/30호랑이들이 제 세상인 나라 1열린책들장마리 블라 드 로블레스 | 김병욱2008
2/1호랑이들이 제 세상인 나라 2열린책들장마리 블라 드 로블레스 | 김병욱2008
2/2가면의 생마음산책에밀 아자르 | 김남주1976
2/31780 열하 1생각의 나무임종욱 (지은이)2008
2/51780 열하 2생각의 나무임종욱 (지은이)2008
2/6남자의 자리열린책들아니 에르노 | 임호경1983
2/7슬픈 짐승 (반양장)문학동네모니카 마론 | 김미선1996
2/8아우스터리츠을유문화사W. G. 제발트 | 안미현2001
2/9남쪽으로열린책들다니 라페리에르 | 박명숙2005
2/10무게문학동네지넷 윈터슨 | 송경아 2005
2/11페르소나열린책들그웨나엘 오브리 | 임미경2009
2/12희지의 세계민음사황인찬2015
2/13오레스테이아 3부작을유문화사아이스킬로스, 김기영-534
2/14조난일기고려대학교카베사 데 바카, 송상기1545
2/15아내들의 학교고려대학교몰리에르, 김익진1662
2/16홍루몽 1솔출판사조설근, 홍상훈1763
2/17홍루몽 2솔출판사조설근, 홍상훈1763
2/18홍루몽 3솔출판사조설근, 홍상훈1763
2/19홍루몽 4솔출판사조설근, 홍상훈1763
2/20홍루몽 5솔출판사조설근, 홍상훈1763
2/21홍루몽 6솔출판사조설근, 홍상훈1763
2/22홍루몽 7솔출판사조설근, 홍상훈1763
2/23에마민음사제인 오스틴, 윤지관.김영희1815
2/24벨킨 이야기 / 스페이드 여왕민음사알렉산드르 세르게비치 푸시킨 | 최선1826
2/25인생의 첫출발문학과지성사오노레 드 발자크, 선영아1835
2/26유디트 / 헤롯과 마리암네문학과지성사프리드리히 헤벨, 김영목1840
2/27검은 튤립민음사알렉상드르 뒤마, 송진석1850
2/28블라이드데일 로맨스문학과지성사나다니엘 호손, 김지원.한혜경1852
3/1늦여름 1 (반양장)문학동네아달베르트 슈티프터 | 박종대1857
3/3늦여름 2 (반양장)문학동네아달베르트 슈티프터 | 박종대1857
3/4웃는 남자 -상열린책들빅토르 위고, 이형식1869
3/5웃는 남자 -하열린책들빅토르 위고, 이형식1869
3/6페피타 히메네스문학과지성사후안 발레라, 박종욱1874
3/793년 - 상열린책들빅토르 위고, 이형식1874
3/993년 - 하열린책들빅토르 위고, 이형식1874
3/10뜻밖의 대답민음사김언희 지음2005
3/12여인들의 행복 백화점 1시공사에밀 졸라, 박명숙1883
3/13여인들의 행복 백화점 2시공사에밀 졸라, 박명숙1883
3/15오스카 와일드 작품선민음사오스카 와일드 | 정영목1888
3/16노바디스 다이어리동안조지, 위든 그로스미스, 최명희1889
3/17인형 - 상을유문화사볼레스와프 프루스, 정병권1890
3/19인형 - 하을유문화사볼레스와프 프루스, 정병권1890
3/21에피 브리스트문학과지성사테오도르 폰타네, 김영주1896
3/22인간과 초인열린책들조지 버나드 쇼, 이후지1903
3/23모로 박사의 섬문예출판사허버트 조지 웰즈, 김붕구1896
3/24그 후민음사나쓰메 소세키 | 윤상인1907
3/25피그말리온열린책들조지 버나드 쇼, 김소임1913
3/26젊은 예술가의 초상민음사제임스 조이스, 이상옥1916
3/27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펭귄클래식F. 스콧 피츠제럴드, 박찬원1922
3/28열두 개의 의자 1시공사일리야 일프.예브게니 페트로프, 이승억1928
3/29열두 개의 의자 2시공사일리야 일프.예브게니 페트로프, 이승억1928
3/30마쿠나이마을유문화사마리우 지 안드라지, 임호준1928
3/31게 가공선창비고바야시 다키지, 서은혜1929
4/1밤은 부드러워 1시공사F. 스콧 피츠제럴드, 공진호1934
4/2밤은 부드러워 2시공사F. 스콧 피츠제럴드, 공진호1934
4/3이별의 재구성창비안현미2009
4/4한 줌의 먼지민음사에벌린 워 | 안진환1934
4/5어느 시골 신부의 일기민음사조르주 베르나노스 | 정영란1937
4/6제7의 십자가 1시공사안나 제거스, 김숙희1942
4/7제7의 십자가 2시공사안나 제거스, 김숙희1942
4/8산월기문예출판사나카지마 아쓰시, 김영식1942
4/9캐롤그책퍼트리샤 하이스미스, 김미정1952
4/12재능을유문화사블라디미르 나보코프, 박소연1952
4/15그물을 헤치고민음사아이리스 머독, 유종호1954
4/16금테 안경문학동네조르조 바사니, 김희정1958
4/17자밀라미다스북칭기즈 아이트마토프, 이양준1958
4/18왑샷 가문 몰락기민음사존 치버, 김승욱1959
4/19둔황 (반양장)문학동네이노우에 야스시 | 임용택1959
4/20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민음사에드워드 올비 | 강유나1962
4/22나누어진 하늘민음사크리스타 볼프, 전영애1963
4/23벨 자마음산책실비아 플라스, 공경희1963
4/24개인적인 체험을유문화사오에 겐자부로 | 서은혜1964
4/26인 콜드 블러드시공사트루먼 커포티, 박현주1966
4/27미라마르열린책들나기브 마푸즈, 허진1967
4/30요술 부지깽이민음사로버트 쿠버 | 양윤희1969
5/1영국 왕을 모셨지문학동네보흐밀 흐라발, 김경옥1971
5/2은하가 은하를 관통하는 밤민음사강기원2010
5/3모스크바발 페투슈키행 열차을유문화사베네딕트 예로페예프, 박종소1973
5/4몬타우크고려대학교막스 프리쉬, 이정린1975
5/5W 또는 유년의 기억펭귄클래식조르주 페렉, 이재룡1975
5/8저항의 미학 1문학과지성사페터 바이스, 탁선미1975
5/10저항의 미학 2문학과지성사페터 바이스, 남덕현1975
5/12저항의 미학 3문학과지성사페터 바이스 지음, 홍승용1975
5/13바보들을 위한 학교 (양장)문학동네사샤 소콜로프| 권정임1975
5/142번가에서문학과지성사에스키아 음파렐레, 배미영1978
5/15너무 시끄러운 고독문학동네보후밀 흐라발, 이창실1980
5/17바보들의 결탁도마뱀출판사존 케네디 툴, 김선형1980
5/19슬픔치약 거울크림문학과지성사김혜순2011
5/21사막문학동네J.M.G. 르 클레지오, 홍상희1980
5/22호밀빵 햄 샌드위치열린책들찰스 부코스키, 박현주1982
5/23고요한 집 1민음사오르한 파묵 | 이난아1983
5/24고요한 집 2민음사오르한 파묵 | 이난아1983
5/26빙하와 어둠의 공포 (반양장)문학동네크리스토프 란스마이어, 진일상1984
5/27호텔 뒤락 (반양장)문학동네애니타 브루크너 | 김정1984
5/28하얀 성민음사오르한 파묵, 이난아1985
5/29내 생명 앗아가주오 (반양장)문학동네앙헬레스 마스트레타 | 강성식1985
5/30네루다의 우편배달부민음사안토니오 스카르메타 | 우석균1985
5/31부유하는 세상의 화가민음사가즈오 이시구로, 김남주1986
6/1리스본의 겨울민음사안토니오 무뇨쓰 몰리나 | 나송주1987
6/2달콤 쌉싸름한 초콜릿민음사라우라 에스키벨, 권미선1989
6/3하룬과 이야기 바다달리살만 루시디 , 김석희1990
6/4새로운 인생민음사오르한 파묵, 이난아1994
6/5추락동아일보사존 쿳시, 왕은철1999
6/7P세대 (반양장)문학동네빅토르 펠레빈 | 박혜경1999
6/9바우돌리노 - 상열린책들움베르토 에코 | 이현경2000
6/11바우돌리노 - 하열린책들움베르토 에코 | 이현경2000
6/12세상의 모든 최대화민음사황유원2015
6/13눈먼 암살자 1민음사마거릿 애트우드, 차은정2000
6/14눈먼 암살자 2민음사마거릿 애트우드, 차은정2000
6/15죽어가는 짐승문학동네필립 로스, 정영목2001
6/16떠도는 그림자들문학과지성사파스칼 키냐르, 송의경2002
6/18익사 (반양장)문학동네오에 겐자부로, 박유하2009
6/19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다산책방줄리언 반스 | 최세희2011
6/20지상의 노래민음사이승우2012
6/22디어 라이프 (반양장)문학동네앨리스 먼로 | 정연희2012
6/23연애의 책삼인유진목2016
6/26원잡극선을유문화사곽한경 외, 김우석 홍영림1241
6/29무한의 책현대문학김희선2017
6/30라 셀레스티나을유문화사페르난도 데 로하 | 안영옥1470
7/5로빈슨 크루소펭귄클래식다니엘 디포 | 남명성1719
7/6크랜포드현대문화센터엘리자베스 클레그헌 개스켈 | 심은경1853
7/7나의 아름다운 정원한겨레출판심윤경2002
7/10데이지 밀러펭귄클래식헨리 제임스 | 최인자1878
7/11워싱턴 스퀘어을유문화사헨리 제임스 | 유명숙1881
7/12소설, 여행이 되다 작품이 내게 찾아올 때글누림이시묵 외 9인2017
7/13소설, 여행이 되다 작가가 내게 찾아올 때글누림이시묵 외 9인2017
7/16크로이체르 소나타 (반양장)펭귄클래식레프 톨스토이 | 이기주1889
7/17켈트의 여명펭귄클래식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 서혜숙1893
7/19그 여름날의 치자와 오디실천문학사김연2006
7/20모피를 입은 비너스펭귄클래식레오폴트 폰 자허마조흐 | 김재혁1901
7/21행인문학과지성사나쓰메 소세키, 유숙자1907
7/22목요일이었던 남자펭귄클래식길버트 키스 체스터턴 | 김성중1908
7/24신들은 목마르다뿌리와이파리아나톨 프랑스, 김지혜1912
7/25아가씨와 철학자펭귄클래식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 박찬원1920
7/27만두 빚는 여자자음과 모음은미희2006
7/287인의 미치광이펭귄클래식로베르토 아를트 | 엄지영1929
7/29독을 품은 뱀펭귄클래식프랑수아 모리아크 | 최율리1932
7/30슬픈 카페의 노래열림원카슨 매컬러스, 장영희 1951
7/31메피스토펭귄클래식클라우스 만 | 오용록1956
8/1엘리베이터 타는 여자실천문학사김우남2006
8/2나를 간텐바인이라고 하자 1책세상막스 프리쉬, 이문기 1964
8/4나를 간텐바인이라고 하자 2책세상막스 프리쉬, 이문기1964
8/6제5도살장 (반양장)문학동네커트 보니것, 정영목1966
8/7행복한 그림자의 춤뿔(웅진)앨리스 먼로  | 곽명단1968
8/8오늘의 거짓말문학과지성사정이현2007
8/9팔코너 (반양장)문학동네존 치버, 박영원1977
8/11쇼샤다른우리아이작 바셰비스 싱어 | 정영문1978
8/16십자가 위의 악마창비응구기 와 티옹오, 정소영1980
8/17어머니의 정원을 찾아서이프앨리스 워커 | 구은숙1983
8/18나쁜 소년이 서 있다민음사허연2008
8/19퀴어펭귄클래식윌리엄 S. 버로스| 조동섭1985
8/20검의 대가열린책들아르투로 페레스 레베르테 | 김수진1988
8/21검은 책 1민음사오르한 파묵 | 이난아1990
8/23검은 책 2민음사오르한 파묵 | 이난아1990
8/24가랑비 속의 외침푸른숲위화, 최용만1993
8/25투쟁 영역의 확장열린책들미셸 우엘벡 | 용경식1994
8/28명왕성이 자일리톨에게문학과지성사조영아2009
8/30곤두박질열린책들마이클 프레인 | 최용준1999
8/31민음사뮈리엘 바르베리 | 홍서연2000
9/1기적을 말하는 사람이 없다면민음사존 맥그리거 | 이수영2002
9/5랩소디 인 베를린뿔(웅진)구효서2010
9/7로아나 여왕의 신비한 불꽃 -상열린책들움베르토 에코, 이세욱2004
9/8로아나 여왕의 신비한 불꽃 -하열린책들움베르토 에코, 이세욱2004
9/10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 1뿔(웅진)스티그 라르손 | 임호경2006
9/11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 2뿔(웅진)스티그 라르손 | 임호경2006
9/12제리민음사김혜나2010
9/13벌집을 발로 찬 소녀 1뿔(웅진)스티그 라르손 | 임호경2007
9/14벌집을 발로 찬 소녀 2뿔(웅진)스티그 라르손 | 임호경2007
9/16아담과 에블린민음사잉고 슐체, 노선정2008
9/17나의 아름다운 마라톤현대문학이채원2012
9/18헛된 기다림민음사나딤 아슬람 | 한정아2008
9/20인생은 짧고 욕망은 끝이 없다민음사파트리크 라페르 | 이현희2010
9/21낙타의 뿔은행나무윤순례2013
9/23구원민음사자크 스트라우스, 서창렬2011
9/24계단 위의 여자시공사베른하르트 슐링크 | 배수아2014
9/25건너간다창비이인휘2017
9/26지옥에서 보낸 한 철민음사장 니콜라 아르튀르 랭보 | 김현1895
9/27어느 영국인 아편쟁이의 고백시공사토머스 드 퀸시, 김석희1822
9/30개척자들문학과지성사제임스 페니모어 쿠퍼, 장은명1823
10/1달콤한 나의 도시문학과지성사정이현2006
10/2보이체크.당통의 죽음민음사게오르그 뷔히너 | 홍성광1835
10/3피에르, 혹은 모호함 1시공사허먼 멜빌, 이용학1852
10/5피에르, 혹은 모호함 2시공사허먼 멜빌, 이용학1852
10/6입 속의 검은 잎문학과지성사기형도1989
10/8레헨따 1창비레오뽈도 알라스 끌라린 | 권미선1884
10/9레헨따 2창비레오뽈도 알라스 끌라린 | 권미선1884
10/12무기를 내려놓으라!뿌리와이파리베르타 폰 주트너, 정지인1889
10/14너는 모른다문학동네정이현2009
10/15시라노열린책들에드몽 로스탕, 이상해1897
10/16산도칸열린책들에밀리오 살가리 | 유향란1900
10/17그날 말이 돌아오지 않는다민음사김경후2001
10/18산시로현암사나쓰메 소세키 | 송태욱1908
10/19강철 폭풍 속에서뿌리와이파리에른스트 윙거, 노선정 1920
10/20사랑의 사막펭귄클래식프랑수아 모리아크 | 최율리1925
10/21간결한 배치민음사신해욱2005
10/22복어문학동네조경란2010
10/23도롱뇽과의 전쟁열린책들카렐 차페크, 김선형1936
10/24앙리 4세 1미래인하인리히 만 | 김경연1938
10/26앙리 4세 2미래인하인리히 만 | 김경연1938
10/27앙리 4세 3미래인하인리히 만 | 김경연1938
10/29로테, 바이마르에 오다창비토마스 만 | 임홍배1939
10/30자라창비문성해2005
10/31크리스티네, 변신에 도취하다이숲에올빼미슈테판 츠바이크 | 남기철1942
11/2바느질하는 여자문학과지성사김숨2015
11/4상속자들민음사윌리엄 골딩, 안지현1955
11/5잔지바르 또는 마지막 이유문학과지성사알프레트 안더쉬, 강여규1957
11/6성소녀창비쿠라하시 유미꼬 | 서은혜1965
11/8떼레사와 함께한 마지막 오후들창비후안 마르세 | 한은경1966
11/9정말창비이정록2010
11/11다니엘서 (반양장)문학동네E. L. 닥터로 | 정상준1971
11/12노인을유문화사유리 트리포노프, 서선정1978
11/13바깥은 여름문학동네김애란2017
11/14이토록 긴 편지열린책들마리아마 바 | 백선희1980
11/16미사고의 숲열린책들로버트 홀드스톡 | 김상훈1984
11/17시녀 이야기황금가지마거릿 애트우드 | 김선형1985
11/18자라는 돌창비송진권2011
11/20바인랜드창비토머스 핀천 | 박인찬1990
11/21처녀들, 자살하다민음사제프리 유제니디스 | 이화연1993
11/22오늘은 잘 모르겠어문학과지성사심보선2017
11/24야만스러운 탐정들 1열린책들로베르토 볼라뇨 | 우석균1998
11/26야만스러운 탐정들 2열린책들로베르토 볼라뇨 | 우석균 1998
11/27정체성민음사밀란 쿤데라 | 이재룡1998
11/28그런데 그런데실천문학사박순원2013
11/29열정솔출판사산도르 마라이, 김인순1998
11/30영국 연인한길사홍잉 | 김택규1999
12/1하얀 이빨 1시공사제이디 스미스 | 김은정 2000
12/3하얀 이빨 2시공사제이디 스미스 | 김은정2000
12/4코러스크로노스문학과지성사윤해서2017
12/5누구나의 연인예담플로리앙 젤러 | 박명숙2003
12/6구구문학동네고영민2015
12/7나쁜 소녀의 짓궂음문학동네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 송병선2006
12/9즐거운 인생 1이레쟈핑와 | 김윤진 2007
12/10즐거운 인생 2이레쟈핑와 | 김윤진2007
12/11아름답고 쓸모없기를문학동네김민정2016
12/12몸의 일기문학과지성사다니엘 페나크 | 조현실2012
12/13올가의 장례식날 생긴 일산지니모니카 마론, 정인모2013
12/14바텍열림원윌리엄 벡퍼드, 정영목1786
12/15가장 중요한 것문학과지성사니콜라이 예브레이노프, 안지영1908
12/16곤충 극장열린책들카렐 차페크, 김선형1921
12/17우리들열린책들예브게니 이바노비치 자먀찐, 석영중1927
12/18청록집을유문화사박목월.조지훈.박두진1946
12/19타오르는 어둠 속에서 / 어느 계단의 이야기문학과지성사안토니오 부에로 바예호, 김보영1947
12/20화씨 451황금가지레이 브래드버리, 박상준1953
12/21사기꾼 펠릭스 크룰의 고백아카넷토마스 만, 윤순식1954
12/23내 책상 위의 천사 1시공사재닛 프레임, 고정아1985
12/24내 책상 위의 천사 2시공사재닛 프레임, 고정아1985
12/25온 뷰티 1민음사제이디 스미스 | 정회성2005
12/26온 뷰티 2민음사제이디 스미스 | 정회성2005
12/30인간 짐승 (반양장)문학동네에밀 졸라, 이철의1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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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renown 2017-12-31 0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단하십니다.저에겐 이런책도 있었나?싶은데 양도 양이거니와 ‘레베루‘가 다른 수준높은 독서평도 인상적이군요^^.

Falstaff 2017-12-31 09:18   좋아요 0 | URL
무슨 말씀을요. 대단한 서재를 꾸미고 계신 분이 이런 말씀을 하시면 ^^

잠자냥 2018-01-09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뒤늦게 이 글을 읽었습니다... 거의 하루에 한 권 읽으셨네요?? <P세대>나 <다니엘서> <바인랜드>처럼 경장판이 절대 아닌 책도 헐헐- 그것도 술도 그리 자주 드시면서 ㅋㅋㅋㅋ
전 딱 폴스타프 님 3분의 1 읽었는데 말입니다. ㅎㅎ
2018년에 읽어 볼 책 몇 권 적어갑니다. 감사합니다.

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새해에도 좋은 책 소개 잘 부탁드립니다~ ㅎㅎ

Falstaff 2018-01-09 13:35   좋아요 0 | URL
ㅎㅎㅎ 술도 목표량을 초과 달성했습죠.
원래 1주일에 소주 네 병, 1년에 200 병(정확히는 208병)이 목표였습니다만, 과감하게 50%를 초과달성해서 소주 311 병으로 끝냈습니닷!
잠자냥 님은 퀄리티 측면에서 압도적이잖아요. 전 많이만 때려 읽지 뭐 내용이 없습니다. 오늘도 잠자냥 님 서재 가서 보고 온 책 몇 권 주문했습죠. ^^;

스윗듀 2018-02-25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제가 읽고 싶다고 생각한 책들은 Falstaff님이 모두 읽으셔서 항상 Falstaff님의 서재를 왔다리갔다리하고있는 1인입니다ㅎㅎ 너무 큰 도움을 받고 있어서 감사하다는 말씀부터 드리고요, 감사합니다! 😆Falstaff님 글을 읽을 때마다 빙글빙글 웃게 되서 즐겁습니다. 많이 배우기도 하고요. 앞으로도 자주 참고하겠습니다! p.s. 2017년의 비추리스트는 없나요? 언젠가 한번 써주신 비추리스트가 엄청 좋았는데 북플로 접속했더니 영 찾을 수가 없네요 흑.

Falstaff 2018-02-26 08:58   좋아요 1 | URL
재밌게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ㅎㅎㅎ
비추 리스트, 위 목록에 상당히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가까이 하기에 너무 먼 당신 상‘은 이름난 작품이지만 추천 못할 것이고요,
‘안구 침침상‘은 후보작에 좋은 책도 있지만 읽기가 상당히 지루한 책들입니다.
‘무식한 독자는 이해 못 해 상‘은 명작이지만 번역이 개판무인지경인 것들이네요.
ㅎㅎㅎ 이 정도면 비추 리스트도 꽤 들어있지요?

yamoo 2022-10-26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늦게나마 이 좋은 글을 읽을 수 있어 다행입니다. 열두개의 의자 리뷰를 읽다가 그만 이 멋진 페이퍼를 보게 되었네요!! 감사합니다~~

Falstaff 2022-10-26 18:17   좋아요 0 | URL
아이고.....오오오..... 전 이 페이퍼 쓴 게 창피한데, 좋다고 하시니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습니다. ^^

2022-10-26 19: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27 14: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yamoo 2022-10-27 14:47   좋아요 0 | URL
<P세대> <바인랜드> <베르길리우싀의 죽음> 등은 제가 매우 좋아하는 작품들입니다. <갈라테아2.2>도 나오자마자 구입했는데...폴스타프 님은 갈라테아는 무척 인상깊게 읽으셨지만 베르길리우스는 별로 추천하지 않으신듯해서 제 취향과 어느 정도 교집합이 있는듯합니다.

<미래의이브>와 <하자르사전> 등은 어떻게 읽으셨는지 궁금하네요...<타타르인의 사막> 좋다구하셔서 구입해서 읽었는데, 정말 정말 탁월한 명저였습니다.

이런 페이퍼 넘넘 기대중인데...요즘은 잘 안쓰시는듯합니다..ㅎㅎ

Falstaff 2022-10-27 17:27   좋아요 0 | URL
제가 <미래의 이브>는 읽어보지 못했습니다. ^^;;
근데 야무 님하고는 오직 한 명, 코맥 멕카시를 제외하면 호오가 상당히 비슷한 거 같은 걸요. 저도 <베르길리우스의 죽음>은 꽤 잘 읽은 편입니다. ㅎㅎㅎ 몽유병이 문제였을 뿐이지요. 바인랜드, V., 블리딩 엣지 같은 핀천도 좋아하고요, 펠레빈, 파워스 다 좋아합니다.
지금 구상하고 있는 페이퍼가, 유명하지만 제가 안 좋아하는,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싶은 책들인데요, 다행스럽게 야무 님이 거론하시는/하셨던 작품은 맥카시 말고는 없습니다.
하자르 사전은 매우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역사까지도 결국 해석의 문제.... 타타르는 저만의 명작인 줄 알았다가 많은 분들이 좋아하신다 해서 깜놀했던 기억이 즐겁고요. ^^
요즘은 읽는 책의 절대 권 수가 많지 않아 이런 글 쓰는 걸 삼가하고 있습니다. ^^
 
내 책상 위의 천사 1 세계문학의 숲 26
재닛 프레임 지음, 고정아 옮김 / 시공사 / 2012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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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질랜드 남섬의 정 많지만 무뚝뚝하고 완고한 철도노동자 조지와 시를 좋아해 틈틈이 시를 써서 잡지나 신문에 기고하길 즐기지만 전형적인 자기희생형 어머니 로티 프레임 부부는 1남 4녀를 두었는데 (딸, 아들, 딸, 딸, 딸) 다섯 중 딱 가운데, 그러니까 셋째가 재닛 프레임, 작가 본인이다. 재닛의 소녀시절, 행복은 이 가정을 빗겨 나가서, 여덟 살 때 오빠 브러디가 심한 간질 발작을 시작해 거액의 치료비를 지출할 수밖에 없었고(나중엔 뉴질랜드 국가시책으로 병원비 전액을 국가가 부담하지만), 5년 후 활달하고 조숙한 언니 머틀이 그 또래로는 자연스런 자잘한 사고를 잔뜩 치고 다니는 발랄한 십대 시절을 지내다가 암만해도 심장에 문제가 있다는 진단을 무시하는 바람에 놀라운 수영실력에도 불구하고 강에 빠져 죽는다. 재닛은 가난한 집안의 공부 잘 하는 아이로 성장해가며 특히 영어와 불어, 그리고 수학에 두각을 나타내 언제나 우등을 차지해 아버지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다. 그러나 집안의 어려운 살림과 수시로 간질발작을 일으키는 오빠로 인한 긴장된 분위기 같은 것은 재닛으로 하여금 조용하게, 그리고 무엇이든 시키는 대로 얌전하게 복종하는 습관을 들이고 만다. 자신을 내보이기보다 주위에서 말하는 대로 순종하기만 하면 잘했다거나 착하다는 칭찬을 받는 분위기. 언제나 우등이라서 가난한 집안 사정에도 불구하고 사범학교에 진학 교사의 길을 가기로 결정, 했다기 보다 당시 여성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직업이라 그렇게 된다.
 이 소리 없고, 수동적이고 남의 눈에 띄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하는 초보 여선생이 사범대학 졸업 후 임용을 받아 초등학교 교사로 가고, 드디어 정교사가 되기 위하여 여러 장학사와 교장 앞에서 공개수업을 진행해야 하는 날 최초의 일은 터지고 만다. 도무지 견딜 수 있을 거 같지 않은 눈길들의 빗발 앞에서 퍼포먼스를 해야 하는 일이 너무나 두려워, 재닛은 교장에게 잠시 교실 밖에 나갔다 오겠다는 말을 끝으로 교문 밖으로 나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작가의 생에 대하여는 여기까지만 이야기하자.
 그러나 내가 이야기한 작가의 초기 생애는 별개로 하고, 곧이어 8년간 벌어질 지극히 불행하며 그리하여 남은 인생의 큰 굴곡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수난기와, 수난을 피하고자 행한 유럽생활과 극복으로의 귀환에 대하여 입을 다문 채로 독후감을 쓸 수 있을지는 솔직히 계산이 안 된다. 재닛이 인생의 황금기라고 일컫는 20대에 경험했던 지독한 불운이 사실 책의 핵심이며, 그녀를 이야기할 때 반드시 따라붙는 경험이기 때문에. 그러나 그것이 무엇인지 미리 밝힌다면, 아무것도 모르고 책을 연 내가 페이지를 넘겨가면서 받은 놀라운 충격과 인상과 감정 등은 오직 나만 향유하겠다는 이기심이라고 해야 하리라.
 책을 열면 제일 앞에 영화감독 제인 캠피언이 쓴 서문이 나온다(캠피언 감독이 책과 같은 제목의 영화를 만들어 베를린 영화제에 출품, 상도 하나 받았다). 이것 역시 읽지 말고 곧바로 본문으로 들어가면 더 좋았을 뻔했다. 캠피언의 직업이 영화감독임을 감안하면 서문은 참 잘 쓴 글이다. 그러나 책의 성격상 서문에 두지 말고 차라리 발문으로 뒤편에 두어 다 읽은 독자들과 서로 감상을 나누는 역할을 했으면 어땠을까. 왜냐하면, 독후감의 스토리 소개도 앞부분에만 국한하고, 캠피언의 잘 쓴 서문도 발문으로 바꿨으면 좋지 않았을까, 라고 하는 이유는, 이 책이 소설책이 아니라, 난 진짜로 소설책인줄 알고 사서 읽었는데, 유명 작가가 쓴 “자서전”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일종의 역사책을 읽는 셈인데 가장 충격적이고 결정적인 대목을 여기서 밝힐 수는 없는 거 아닌가.
 살다보니 내가 다른 인간의 자서전을 읽는 날도 온다. 그렇다. 다 읽었다. 그것도 아주 재미있게. 자서전. 스스로 자기가 살아온 날들과 사건을 정리해서 쓴 책. 기억 속에 남은 유일한 자서전이 ‘카네기 자서전’. 내 아버지가 사셔서 읽으려 하다가 때려 치우셨던 기억이 난다. “도무지 잘난 척을 들어줄 수 있어야지.” 그 후 난 자서전에 관해 상당한 알러지 증상이 생겨 아마 이 책도 자서전이란 걸 미리 알았다면 틀림없이 구입대상으로 고려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재닛 프레임은 확실하게 문제가 있는 사회부적응자이며, 동시에 시인이기도 하고 가장 분명한 것은 소설가다. 시를 쓰고 싶어 했으나 소설가로 성공한 사람. 그래서 그런지 프레임의 문장은 정말로 시 같다. 아름다운 구절들이 곳곳에서 만발한다. 그러나 정원을 물들이는 강한 원색의 장미나 튤립이나 나리꽃이나 칸나가 아니라 제방에 자잘하게 핀 들꽃 또는 저녁 무렵 강물 위를 비산하는 빛의 반짝임 같다. 딱 그 지점에 박혀야 할 강렬한 단어의 찬란함 대신 프레임은 문장들이 흘러가면서 자연스럽게 독자와 함께 글의 느낌에 몸을 맡기는 기분이 든다고 하면 비슷할까. 그렇다. 강렬한 문장이나 단어의 발견은 젊음에나 맡기고, 이제 세월을 거진 살아 한가한 시골 소읍에 박혀 지난 시절을 회상하는 글은 분명 빛나지 않아서 오히려 빛이 나야 하지 않겠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자서전’이란 글쓰기에 매우 회의적인데, 기억이라는 것이 당연히 내가 바라는 장면만, 양보한다고 해도 (그게 좋은 것이었든 절대 추억하고 싶지 않은 것이었든)기억하기로 결정한 장면을 위주로 구성하기 마련이라, 모든 장면은 지금 생각하는 당시 시절의 굴절된 모습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재닛 프레임의 경우, 자서전을 쓰기 위해 숱한 사람들을 다시 만나 인터뷰하고 자료를 찾는 것이 아니라 시골 소읍에서 세 권으로 구성된 자서전을 일 년에 한 편씩 쓴 형태라서, 과연 이것이 객관적일까.
 천만의 말씀.
 이것은 문학작품이다. 그렇다고 픽션도 아니다. 책의 마지막에 작가가 스스로 말한다. 자신은 거울의 도시, 현실을 투영한 삶의 모습이지만 결코 진실한 현실은 아니었던 모든 모습을 만들어왔고, 물론 자기가 만든 많고 많은 모습에 다 조금씩 자신의 그림이 들어있기는 하지만 결코 자신의 진짜 생김생김을 그려본 적이 없다고 한다. 그녀는 현실이 투영된 거울의 도시와 거울의 도시 주민들을 이야기하는 일이 거의 강제적으로 주어진 자신의 질곡에서 벗어날 유일한 탈출구였지만 이제는 오직 자신의 이야기만 하고 싶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니 ‘진정한 자신’을 주인공으로 하는 이야기. 굳이 이걸 소설이라고 하고 싶지도 않고, 자서전이라 분류하고 싶으면 그렇게 해도 무방한 문학작품. 이런 경우, 장르의 구분은 아무 소용이 없다.
 편편이 아름다운 글들이 담겨있는 아련한 이야기. 고정아의 번역도 교정 과정에서 조금의 실수와 어색한 점도 없지는 않으나(우리말에 생각보다도 ‘……된다’라는 표현이 드물다. 이런 표기는 대개 영어 수동태 문장을 그대로 번역하면 자주 생기는 듯하고 어째 난 그게 거슬린다) 참 애써서 작업한 티가 난다. 무엇보다 자주 등장하는 시의 번역과, 원문은 모르겠으나 그걸 한글로 만들어낸 솜씨에 갈채를 보낸다. 아름다운 글을 더 아름답게 만든 것 같다.

 

 * 오늘의 독후감엔 책의 내용과 정말 좋은 부분을 거의 대부분 이야기하지 않고 지나갔다. 내가 좋은 책을 소개할 때 자주 이렇게 하는데 이런 경우가 그리 많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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