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새니얼 호손 단편선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4
나사니엘 호손 지음, 천승걸 옮김 / 민음사 / 199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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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흠. 그렇군. 이제야 알겠어. <주홍글씨>를 읽으면서 내내 불편했던 이유를.
 열두 편의 단편소설을 담은 선집. 하나도 빼놓지 않고 전부 불안, 우울, 절망, 청교도 적 엄숙주의와 악마, 이런 거다. 당시 미국의 빽빽한 삼림. 도처에 원주민이 목숨을 위협하고, 하늘을 덮어 대낮에도 컴컴한 우울한 밀림 속의 분위기. <주홍글씨>에서도 봤지? 대낮에 산보하기도 겁나는 지역. 시도 때도 없이 엘크와 요정과 목신이 언제 덮칠지 모르는 곳. 습기와 이끼와 썩은 낙엽이 깔려있는 숲 속의 한 그루터기에 마주보고 앉은 헤스터와 아서 딤스데일. 원죄와 원시, 배신과 야만 그리고 청교도의 잡탕밥.
 이 단편선에서도 참 골고루 나온다. 후원자 삼촌을 찾아 길을 나섰으나 삼촌 이름을 꺼내자마자 폭소를 터뜨리기만 하는 동네 사람들(나의 친척. 몰리네 소령), 원주민과의 전투, 가망 없는 밀림과 생사의 기로, 구조는 됐지만 죄의식에 싸여 평생 음울한 인간으로 살아가고(로저 맬빈의 매장), 악마를 추종하는 회합에 참여하며 야생 샐러리 즙과 양지꽃에 늑대의 독즙에다가 고운 밀가루와 갓난아이의 비계를 섞어 묘약을 만드는 이야기(젊은 굿맨 브라운), 언제 사태가 날지 모르는 가파른 언덕 아래 집을 짓고 사는 가족과 손님(야망이 큰 손님) 등등 참 어둡다.
 이렇게 쓴다고 호손의 단편들이 격이 떨어진다거나 재미없다거나 하는 얘기는 절대 아니다. 우화적인 소재를 끌어들여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만들었는데 다만 ① 지독히 우울하고 음산할뿐더러 농담이나 유머 있는 장면이 한 컷도 나오지 않고, ② 18세기 이야기를 쓴 19세기 작품이라 지금 시각으로는 별로 효용이 없는 내용일 거 같으며, ③ 기독교와 이단 혹은 악마주의는 끔찍하게 싫어하는 분야라서, 소설 공부하는 사람들이 아니면, 물론 전적으로 내 생각이지만, 현대인이 굳이 읽을 필요가 있을까 싶다. 그렇다. 우화집이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각각이 독특하게 엽기적이다. 그럼 “성인용 호손 우화”라고 해도 되리라. 혹시 호손의 우화적 단편소설들에게 “유통기간 만료” 딱지를 붙이면 야만스런 일일까?
 나 같으면 <주홍글씨>말고 호손을 한 권 더 읽으려면 <블라이드데일 로맨스>를 읽겠다. <일곱 박공의 집>은 아직 읽어보지 않아서 뭐라 하지 못하겠고.


 다시 강조. 전적으로 내 의견이다. 내 의견에 동의하지 못하시는 분들에게 드릴 말씀 있다.
 “당신의 생각이 옳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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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촌 퐁스 을유세계문학전집 93
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 정예영 옮김 / 을유문화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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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노레 드 발자크. 이 사람의 소설을 읽으면 가끔 확 질려버린다. 퐁스 선생의 외모를 묘사하는데 무려 여덟 쪽의 지면을 할애하고, 파리의 한 (구역區域도 아니고) 동네를 설명하게 위해 또 열 쪽의 종이를 소비하는 세밀한 묘사. 여기서 끝? 천만의 말씀. 인물의 외모에 대하여 그리 많은 말을 했음에도 다시 직업과 지나간 세월을 설명하기 위해 그것보다 더 많은 공간을 필요로 한다. 그러고도 이젠 특정 건물과 건물 속의 호실號室의 전경을 독자들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또 많은 페이지를 할당한다. 이거 읽는데도 이리 장황하니 쓴 사람은 얼마나 지긋지긋했을까.
 그럼 질리는 책을 왜 읽느냐고? 그야 재미있으니까 읽는다. 말을 그냥 “질리다”라고 표현해서 그렇지, 사실은 발자크 표 청산유수의 말솜씨로 사물을 포장하는 그이의 솜씨가 기막히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보자. 주인공 퐁스 선생이 19세기 초에 거의 날마다 부르주아들에게 저녁식사를 대접받았다고 한다. 당연히 고급 음식만 먹었을 것. 이걸 작가는 이렇게 묘사한다.


 “이렇게 교육받은 위장은 미식의 지혜를 얻었으므로 반드시 정신에 영향을 미쳐서 그것을 타락시킨다. 마음의 모든 주름마다 웅크려 있는 쾌락은 여왕이 되어 명령하고, 의지와 체면을 맹렬히 밀어 내어 어떤 대가를 치루더라도 충족되고자 한다. 여태껏 주둥이 폐하의 욕구는 제대로 묘사된 적이 없다. 먹고사는 문제에 가려져서 문학적인 비판을 면했다. 하지만 밥상으로 파산한 이들의 수는 상상을 초월한다. 이렇게 봤을 때, 밥상은 파리에서 매춘부의 경쟁자인데, 달리 말해 전자가 수입이라면 후자는 그것의 지출이다.”


 이게 극히 일부만 발췌한 것이다. 불쌍한 건 2번이 프랑스 문자로 발자크를 읽지 못하는 한국 독자이며, 3번이 발자크를 한국말로 번역해야 하는 역자이고, 제일 불쌍한 1번이 발자크를 읽지 않고 세상을 하직하는 세상의 숱한 인간들이다.
 퐁스 선생의 직업은 작곡가이자 극장 지휘자. 작곡가로 제법 잘 나가다가 혜성처럼 등장한 게으름뱅이 천재 조아키노 로시니 때문에 명함 한 장 내밀지 못하는 변두리 작곡가 신세로 떨어졌다. 그래도 부모가 돈 좀 있어서 식도락을 겸해 이탈리아를 주로 여행했는데, 부모가 물려준 돈의 거의 모두를 선생 특유의 심미안이 뒷받침해 고른 명품 이탈리아 문화재를 구입하고, 파리로 운송하는데 소비했다. 당시엔 운송료가 무척 비쌌던 모양이다. 이해는 간다. 사고가 많았을 테니 그만큼 적하보험료도 대단했겠지.
 퐁스 선생은 작가가 묘사하기를, “자연으로부터 버림을 받은” 인물이라 했다. “중국 사람만이 낼 줄 아는 도자기 인형처럼 생기 없고 우스운 얼굴이 늘어져 있”고, “거품을 떠내는 국자처럼 송송 뚫린 구멍이 만들어 내는 그늘로 얼굴지고, 로마 시대의 가면처럼 돋을새김이 있는 그 넓적한 얼굴은 해부학의 모든 규칙을 부정”했으며, “정상적인 윤곽이라면 뼈가 있어야 할 자리에 젤라틴질의 평면이 있었고, 파였어야 하는 곳에는 짓무른 혹이 솟아 있었다.” 또 “눈썹을 대신한 두 개의 붉은 줄 아래 회색빛 눈 때문에 슬퍼 보이는 이 얼굴은, 큰 호박 모양으로 눌려 있었고, 돈키호테풍의 코가 들판 위에 표석(漂石: 잘못 쓴 한자 같음. ‘標石’이 맞을 듯)처럼 두드러졌다.” 선생도 자신이 자연에게 버림받은 외모를 가지고 있는 줄 잘 알았기 때문에 여태 결혼 한 번 못하고, 결혼은커녕 연애도 한 번 못하고, 있는 돈이란 돈은 모두 예술품 수집에 쏟아 넣어 손엔 현금이라고는 구경도 할 수 없었다. 물론 부르주아 수준에 그렇다는 말씀. 원래 있던 집안 출신이라는 걸 감안하면 그렇다는 거.
 그런데 이 영감님이 도무지 포기하지 못해 하는 것이 바로 미식에 대한 욕망. 억지로 가져다 붙인 족보에 의하면 현직 법원장하고 사촌이라는데, 이 끗발로 여기저기, 이집 저집의 만찬에 초대받아 밥을 얻어먹고 있었나보다. 돈이 없어 얻어먹는 것이 아니고, 자기가 하숙집에서 밥을 먹는 것으로는 도무지 미식 취미에 맞출 도리가 없어 맛난 음식을 먹기 위해 온갖 동네를 기웃거리고 있었다.
 첫 장면이 스펜서재킷을 입은 촌스런 외모인데 그것도 오래 입어 꼬질꼬질하고 낡은데다가 크기만 하고 오히려 짐스러운 귓불이 깃에 닿아 헤진 모습이 꼭 문둥병 환자 같았다고 써놓았다. 그러니 법원장 집에서 좋아하나. 그래 날마다 만찬을 얻어 자시는 게 조금 보대꼈는지 한 날을 잡아 18세기 초엽의 프랑스 화가 장 앙투안 바토가 앞 뒤 양면을 그린, 일찍이 루이 15세의 애첩 퐁파두르 부인이 사용하던 부채를 법원장 부인에게 선물하지만, 도대체 예술품과 감식안에 전혀 무지한 부인과 딸은 그것이 얼마나 귀중한 보물인지 전혀 알지 못한다. 날마다 염치없이 자기 집에 와서 밥만 얻어먹는 퐁스 선생이 얄미운 것만 알고. 그래서 어떻게 하느냐 하면, 핑계를 대서 쫓아내버린다. 귀한, 그러나 낡은 부채가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전혀 모르면서.
 아, 맛난 음식이여. 나는 퐁스 선생의 고충을 완벽하게 이해한다. 차라리 좋은 음식을 먹어본 적이 없었더라면 얼마나 행복할까. 독자는 부채 사건으로 선생과 법원장 댁 사람들과 사이가 이미 틀어져버렸음을 눈치 챌 수 있다. 아니나 다를까, 사촌 집에서 쫓겨난 후 한 두어 주 절친한 친구이자 동거인이며 자신이 지휘하는 오케스트라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는 독일인 슈뮈크와 함께 하숙집에서 제공하는 수수한 밥상만 받으며 우울증을 키워 간다. 그러다 퐁스 선생을 다시 초대한 사촌. 얼른 가보니 사촌의 딸이 부유한 남자에게 청혼을 받는 날이었던 것. 하지만 청혼은 조카가 외동딸이란 사소한 이유 때문에 딱지를 맞고, 한쪽에서만 열라 기대했던 혼사가 이루어지지 않자 법원장 부인과 딸은 그걸 몽땅 퐁스 선생의 파렴치한 잘못으로 뒤집어씌운다. 거기에 그치지 않는다. 파리의 부르주아 계층한테 사발통문을 보내 앞으로 퐁스 하고는 상종하지 말 것을 종용해 이에 타격을 받은 선생은 곧바로 자리에 누워 진짜로 골로 갈 때까지 침대만 지키고 있게 된다. 원래 작곡가이며 예술품 수집가에다가 애초부터 자연이 버린 외모 때문에 인간의 사랑을 포기하고 살았던 퐁스. 그렇기에 집단 따돌림은 큰 바위가 되어 퐁스를 압사시켜버리게 되는 것.
 근데 이리 집단으로 따돌림을 시킬 때까지 퐁스의 경쟁자인 유대인 예술품 수집가 한 명을 빼고는 선생이 여태 모은 예술품이 어마어마한 가치가 있는 진짜 예술품인줄 아무도 몰랐던 거였다. 그러나 세상에 비밀이 어디 있나. 한 명, 한 명 그리고 또 한 명이, 나중에 거의 모든 사람이 알게 되자, 친한 친구만 빼고는 어떻게 죽어가는 선생의 뒤통수를 한 방 호되게 쳐 국물이나 좀 떠먹을까 껄떡대기 시작한다. 그렇다. 퐁스 선생이 죽음의 침상 밑에 거액을 깔고 누우면서부터 인간들의 적나라한 본성이 드러나면서 이제 다음 편이 없는 발자크의 삶의 목표, “인간극”은 대단원을 찍는다.
 발자크의 경우엔 이렇게 작품 내용을 다 말해줘도 전혀 께름칙하지 않다. 19세기에 쓴 작품이지만 외모와 심리를 묘사하는데 진짜 기막힌 솜씨를 보여주고, 무엇보다 여태까지 위에 쓴 스토리를 풀어가는 입심이 차라리 경이적이기 때문이다. <사촌 퐁스>. 처음엔 작가 특유의 입심에 시간가는 줄 모르게 재미있다가, 죽음의 침상에서 선생이 이웃들로부터 얻어터지는 걸 보며 함께 절망하다가, 결국엔 “인간극La Commedie humaine”의 의미를 깨닫는 의미심장한 코미디.
 작가 본인이 상류계급에 어울리게 차려입고, 먹고 마시느라 진 빚을 갚느라고 꼬박꼬박 하루 열네 시간씩 소설쓰기에 매달렸다는데 어떻게 작품마다 다 재미가 있는지,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연표를 보니 만 51세에 세상을 떴다. 한 20년 더 살았으면 어땠을까. 인류의 즐거움이 더 늘었을까, 아니면 일찍 세상 마감하기 잘 했을까. 하여간, 뭐 잘난 것이 있기에 발자크보다 더 길게 살고 있는지, 그게 부끄러운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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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멘 펭귄클래식 123
프로스페르 메리메 지음, 송진석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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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사에서 모차르트 다음으로 치는 천재가 조르주 비제라고 들었다. 메리메의 <카르멘>은 다분히 비제의 오페라에 힘입어 21세기에도 찾아 읽는 독자가 제법 있다, 라고 해도 그리 크게 틀린 말은 아니다. <카르멘>을 관람하거나 읽는 사람들은 거의 다 집시 카르멘이라는 팜 파탈적인 매력과 돈 호세의 질투 심한 사랑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카르멘, 천한 아름다움의 소유자. 당시 유럽의 가장 낮은 카스트caste로 귀족 가문의 귀여운 아기를 보거나 만졌다는 이유 하나로도 가차 없이 살해당할 수 있었던 불가촉천민. 그들이 생각하는 가장 높은 가치, ‘자유’를 위하여 한 자리에 정착하지 않고 끊임없이 유랑 생활을 하며 각종 범죄와 매춘, 공연 등으로 생활을 꾸려간다. 나름의 율법이 있으나 서구인들의 시각으로는 전혀 도덕적이지 않다. 이들 계급의 구성원으로의 아름다운 카르멘. 애초부터 그녀를 사랑하는 유럽 남성에겐, 그가 누가 되었던 간에, 정상적 기독교인이라면 여인을 향한 사랑 속에 불행을 가득 담고 있었을 것이다. 전형적인 집시 계급의 카르멘 역시 가장 높이 여기고 있는 가치는 자유였기 때문. 심지어 사랑조차도. 비제의 작품에서도 “사랑은 자유로운 새”라고 노래한다.

 

 제임스 레바인,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장 실황, 아그네스 발차


 반면에 카르멘의 상대역인 돈 호세는 스페인 북부 프랑스 접경지역 출신. 아직도 스페인과 분리 독립을 주장할 정도로 문화와 언어가 다르고 자신들만의 정체성을 유지하며 살고 있다. 이들의 성격은 대단히 완고하고 전통 기독교적인 삶을 유지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 특징. 즉, 한 여자와 남자가 서로 사랑하면 당연히 결혼을 하고 정착해서 아이들 낳고 키우며 ‘부부가 함께’ 늙어가야 한다는 거다. 배우자에 대한 비타협적 소유권은 너무도 당연한 것.
 이리하여 스페인에서 가장 완고하고 보수적인 소수민족 출신 돈 호세와 율법과 관계없이 무한한 자유를 누리고자 하는 카르멘은 서로 사랑을 시작했을 때부터 이미 비극을 잉태하고 있었다. 이건 내 의견이 아니라 고 문호근 선생이 예술의 전당 예술 감독 재직 시절에 했던 강연의 일부 내용임을 밝혀야겠다. 그의 의견에 따르면 <카르멘>의 기본 개념은 “문화의 충돌”로 봐야, 또는 읽어야 한다.
 그래, 맞다. 사랑이나 혼인 같은 건 비슷비슷한 인간들끼리 하는 게 가장 좋은 법이다.
 <카르멘>은 지리학자인 화자가 카슈나 고원을 지나다가 나팔총을 옆에 낀 강도 또는 밀수꾼처럼 험악한 인상의 남자를 얼굴을 익히고, 나중에 이 밀수꾼이 살인사건 가해자로 사형집행 전야에 감옥 안에서 그의 이야기를 듣는 것으로 풀어간다.
 바스크 지방에서 잘 살고 있던 돈 호세가 그 동네의 오락거리였던 폼(손으로 공을 치는 테니스 비슷하단다) 경기를 하다 싸움이 벌어져 고향을 등져야 했는데 이때 스페인 육군에 입대해 세비야의 담배공장 근처를 지켜야 했다. 인연이 되려는지 담배공장에서 여공의 얼굴을 X자로 긋는 사건이 벌어지고 같은 여공이자 폭행사건의 범인인 카르멘을 호송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여러 지방을 이동해가며 살던 카르멘은 바스크 사투리에도 익숙해서 돈 호세에게 바스크 말로 접근해 카르멘이 돈 호세를 때려눕힌 것처럼 꾸미고 도망을 쳐버린다. 이때가 돈 호세에게는 상사로 진급할 기회였다. 하지만 카르멘 탈출로 진급은커녕 구류와 한 계급 강등처분을 받고 만다. 이젠 돈 호세의 눈에는 카르멘 하나밖에 없다. 군대 상관을 죽이고, 카르멘의 남편, 애꾸눈 가르시아를 죽인다. 호세는 애꾸눈 가르시아도 자신과 같은 비타협적 가치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 추측해 카르멘의 남편을 죽였을 뿐이다. 그래야 비어있는 자신이 카르멘의 유일한 남자가 될 터이니까. 그러나 늙은 집시 단카레이는 이렇게 말한다. “만약 자네가 그에게 카르멘을 요구했다면 그는 일 피아스타에 팔았을 거야.”
 돈 호세가 카르멘의 남편 애꾸눈 가르시아를 죽이는 행위. 이 작품의 근본이 되는 것, 일찍이 문호근 선생이 이야기한 “문화충돌”을 이보다 적나라하게 말해주는 일은 없겠다.
 그런데 솔직하게 말해서, 메리메의 <카르멘>보다는 비제의 <카르멘>이 훨씬 좋았다. 비제는 적어도 이야기의 줄거리를 메리메에서 따왔지만 부속 내용은 스스로 첨가했으니 대표적인 것이 미카엘라와 에스카미요. 비제의 극에서는 가장 중요한 조연이지만, 책에서는 존재하지 않거나(미카엘라), 상당히 작은 배역(투우사)을 담당할 뿐이다. 그래서 오페라의 줄거리가 원작의 것보다 더 아기자기하고 재미있는 몇 안 되는 소설일 거 같다. 단편과 중편 사이의 짧은 소설이다. 읽어보실 분은 읽어보시라. 말리지는 않겠지만 권하지도 않는다.
 이 책은 두 작품, <카르멘>과 중편 <콜롱바>가 실려 있다. <콜롱바>는 키 작은 영웅 보나파르트의 출생지 코르시카 섬을 무대로, 다분히 남부 이탈리아 비슷한 기질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의 가족 단위로 벌어지는 복수극, 소위 ‘방테타’를 주제로 한다. 그거 있잖은가. 남자가 여자한테 객쩍게 집적거리면 여자는 남자 형제들, 오빠나 동생 관계없이 남자 형제들에게 자신을 모욕했다고 생각하게 한 남자를 지목하면, 남자 형제들은 상대방에게 폭력적인 수단으로 복수를 하는 장면. 여자한테 함부로 윙크 한 번 했다가도 이런 봉변을 당할 수 있는데, 만일 집안의 가장인 아버지를 암살했다면? 이거야말로 법은 나중에 얘기하는 거고, 방데타, 이탈리아 말로 Vendetta, 복수를 하지 않으면 코르시카에선 남자로 가장 큰 불명예를 저지르는 일이다. 매사를 논리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퇴역 중위 오빠와 달리 지역 정서에 맞게 숙적이자 아버지를 암살했다고 믿어, 바르치니 가문에 대한 복수를 주장하는 여동생 콜롱바.
 굳이 선호를 얘기해야 한다면, 나는 <카르멘>보다 <콜롱바>를 조금 더 재미있게 읽었다. 메리메가 26년간 프랑스 문화재 총감독관으로 재직하면서 프랑스 각지와 코르시카,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 등을 고루 여행했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이 책에 수록된 두 작품 모두 타국으로의 여행 온 사람들이 현지인들을 관찰해가며 ‘타인의 눈’을 통해 본 현지 문화를 묘사하는 형식을 취했다. 19세기엔 유럽인들에게 흥미를 줄만한 작품이었을지 모르나, 벌써 21세기. 오페라 <카르멘>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원작을 한 번 읽어보시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다. 그러나 아닌 분들은? 뭐 알아서 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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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17일 토머스 페인의 <상식>으로 시작해서 백민석의 <공포의 세기>까지 백 일 넘게 읽은 책 가운데 (당연히)제 기준으로 재미있게, 공감하면서, 즐겁게 읽은 책들을 골라 짧은 소감을 첨부합니다. 지극히 주관적인 의견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면서 덩달아 몇 권을 골라 감상하신 후의 느낌은 제가 책임지지 않습니다. 그래도 별거 없는 소감을 읽어주시는 분들의 책 선택에 조금 도움이 된다면 기분이 조금 좋아질 거 같습니다. (원래 알라딘 서재에 독후감 올리는 것이 다 저 좋아 하는 지랄이거든요.) 순서는 책 읽은 날짜순입니다.





1. 제임스 페니모어 쿠퍼, <모히칸 족의 최후>

 

  문학과지성사에서 나온 <개척자들>의 전편. <개척자들>이 솔직히 말해 읽기 지겨운 면이 있지만 이건 하나도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다. 초기 미국 동부의 광활한 원시림에서 펼쳐지는 모히칸 족 최후의 왕자와 명사수 네티 범포의 생존을 위한 투쟁과 죽음의 이야기.



2. 오노레 드 발자크, <13인당 이야기>

 

 인간살이에 있어 제일 재미난 이야기는? 애정. 그 중에서도 치정 이야기. 맞지? 거기다가 지금 기준으로는 소프트한 잔혹극까지 섞여 있으니 이 정도면 말 다 한 거 아냐? 빚을 갚기 위해 하루 열네 시간씩 소설을 썼다는데 이 수준이면 발자크, 이 영감, 진짜 천재 아냐?



3. 에밀 졸라, <쟁탈전>

 

 루공-마카르 총서 가운데 두 번째. 문학동네에서 나오는 <돈>이 <쟁탈전>의 후속이니까 당연히 이 책을 먼저 읽어야할 것. 졸라가 만든 주인공들의 혈관 속에 든 편집증과 극도의 몰입이 이 책에서도 찬란하게 빛나는데 이번엔 주식과 사업에 쏠려있다.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는 사기행각의 저 먼 꼭지점.



4. 김태정, <물푸레나무를 생각하는 저녁>

 

 

 누군들 가슴 속에 쓸쓸한 나뭇잎 하나 휘날리지 않을까. 그러나 진짜 쓸쓸함을 만져보고, 맛보고, 바라보기 위해선 이 시집의 일독이 필요하다. 마흔여덟에 서울을 떠나 해남 미황사 앞 작은 방에서 죽음을 기다리던 시인의 소박한 꽃바구니. 그게 시인의 삶이었으리라.



5. 서머싯 모옴, <인생의 베일>

 

 자칭 최고의 2류 소설가가 중국을 무대로 쓴 작품. 이렇게 간단히 얘기하니 별 거 없이 보이시지? 천만에. 최고의 신분을 가지고 있는 인간이 가끔 스스로 최고의 인격도 가지고 있다고 오해를 하고는 하는데 사실을 알고 보면 천박한 짐승 같은 작자인 거, 이런 거, 모옴이 정말 잘 그려낸다.



6. 비키 바움, <그랜드 호텔>

 

 모든 일이 벌어지지만 아무 일도 생기지 않는 곳. 바로 그랜드 호텔. 들어올 때는 회전문을 통해 들어오지만 나갈 때는 회전문 또는 뒷문의 시멘트 계단을 통해 밖으로 나가는 곳. 오직 돈에 의하여 사람의 등급을 측정하는 속물들의 파노라마. 신신애 말씀이, “인생은 요지경, 요지경 속이다.”



7. 사바하틴 알리, <모피 코트를 입은 마돈나>

 

 최고의 신파. 역시 재미에 관한 한 신파가 제일이다. 지금은 왕창 찌그러진, 첫사랑에 실패한 한때 부유했던 남자의 절절한 사랑 이야기. 왕년에 실연 한 번 안 당해본 사람 없을 터, 당신이 그 ‘왕년에 실연 한 번 당해본 인간’이면 책 읽다가 목 놓아 엉엉 울어버리고 싶은 순간이 분명 올 터. 이난아의 번역 한국말도 매우 좋다.



8. 리온 포이히트방거, <고야, 혹은 인식의 혹독한 길>

 

 18세기 유럽. 중세가 말살되지 않고 온전히 남아있던 고리타분한 지역 스페인. 그곳의 궁정화가 고야. 왕가와 귀족들의 구미에 맞는 초상화를 그리다가 인정을 받고, 드디어 자신만의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그는 감히 왕의 일가를 그린 대작에 심술궂고, 멍청하고, 허영 덩어리로 그들을 묘사하기에 이른다. 아쉬운 건 이 책이 1부에 그치며 2부를 쓰지 않고 갔다는 점.



9. 뮤리얼 스파크, <진 브로디 선생의 전성기>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 있는 마샤 블레인 여학교에 재직한 진 브로디 선생에 관한 재미난 이야기. 똘똘한 학생들을 골라 1학년부터 졸업할 때까지, 심지어 졸업한 다음에도 자기 군대로 키운 여자. 그러나 학생들은 해마다 성장해가고, 자연스럽게 브로디 선생의 본질을 이해하게 되는데, 하여간 신기한 캐릭터의 여자를 구경한다. 난 묘하게도 B사감이 생각났지 뭐야.



10. 조르주 페렉, <잠자는 남자>

 

 소통하지 않는 한 인간의 일상을 컴퓨터 단층 촬영을 하듯 세밀하게 쪼개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일. 이런 책들은 거의 예외 없이 드라이하기 이를 데 없어 함부로 추천했다가는 귀싸대기 한 대 얻어맞기 십상. 난 이런 책 좋아하지만, 분명히 말씀드리자면, 읽은 다음의 감동이나 동감은 책임 안 짐.



11. 조인선, <시>

 

 안성에서 소 키워 팔아 생활하는 시인. 애당초 시 써서 돈 벌기 무망함을 자각하여 소 키우는 부모한테 비볐을 뿐 처음부터 시를 쓴 인간이라서, 이이의 직업에 속지 마시라. 확실한 초현실주의자. 난 초현실주의 문학을 경원한다. 그러나 시집 속에 숨은 삶의 시들이 참 정 있고 재미도 있다.



12. 홍성원, <남과 북>

 

 문학과지성사는 하루 빨리 이 책을 복간해야 한다. 한국전쟁 전반을 다 조망하는 기념비적 작품. 기존의 빈부, 귀천 등 사회질서를 깡그리 전복시킨 한국사 최초이자 최후의 전환기를 마련한 한국전쟁. 누가 있어 이 전쟁의 근본 성격까지 홀랑 까발린 작가가 있었는가.



13.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새엄마 찬양>

 

 베드 씬 혹은 어린 아이와 새엄마 사이의 과한 성적 표현을 들어 이 작품을 재수 없다 얘기하지마시라. 열 살 먹은 귀여운 악동이자 천사이며 천의무봉한 알폰소의 정체가 바로 사랑의 신 쿠피도 또는 아모르이기 때문. 하여튼 요사의 성적 묘사는 아예 끝장을 본다니까.



14. 막스 갈로, <로자 룩셈부르크 평전>

 

 참전 하사관이자 우파 사회민주당원에 의하여 소총 개머리판에 뒤통수를 강타당하고, 역시 참전 중위의 권총으로 확인사살을 당한 후 시신까지 국경의 운하에 던져져 몇 달 후에 떠오른 여류 혁명가. 평생의 애인이자 동지였던 레오 요기헤스, 스파르타쿠스 당의 수뇌이며 같은 날 함께 처형당한 카를 리프크네히트 등의 혁명적 일생. 이름 자체로 전설인 여성의 한 생애.



15. 윌리엄 트레버, <윌리엄 트레버 - 그 시절의 연인들 외 22편>

 한 편, 한 편이 다 절절한 단편선. 이번 가을에 읽어보시면 정말 좋을 책. 쉽게 이런 말 안 하는데, “강추!” 스물세 편을 관통하는 쓸쓸함이라니. 넘치는 것도 없고 모자란 것도 없이 꽉 짜인 긴밀한 구성. 그러나 구성 따위는 버리고 그냥 문장 속의 아름다운 황량함만 봐도 좋다.



16. 레몽 장, <카페 여주인> 

 재미있고 가볍다. 하룻밤 동침하면 10억 원 줄게. 이렇게 제의하는데 버티는 여자 있어? 있다. 10억 원이 아깝지 않을(그렇게 생각하는 놈팡이가 있을) 아름다운 얼굴과 외모의 소유자. 제의를 받은 아멜리가 친한 친구한테 “너만 알고 있어.”라는 단서 조항을 걸고 속삭이는데, 세상에 비밀이 있어?



17. 박서원, <아무도 없어요> 

 

 시인한테 문제가 있다. 아버지의 이른 죽음, 무능한 어머니, 성폭행, 발작, 안수기도, 정신병, 기면증, 결혼과 이혼. 정말로 아픈 시인이 쓴 아픈 시. 시를 읽는 독자도 함께 아프지 않을 도리가 없을 정도의 고통. 박서원은 다른 시인들을 몽땅 엄살쟁이로 만들어버리고 먼저 갔다.



18. 조너선 사프란 포어,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엄청나게 시끄러웠던 2차 대전 말기 연합군에 의한 드레스덴 폭격과 2001년 여객기에 의한 뉴욕 무역센터빌딩 폭파 테러가 알고 보면 믿을 수 없게 가까운 곳에 자리했던 한 가족의 이야기. 여기에 히로시마 원폭까지 더해 폭력에 의한 무고한 민간인의 희생을 애도하는 소설.



19. 메릴린 로빈슨, <홈> 

 

 

 아 씨. 어쩌자고 사람의 심금을 이리도 저며 놓는단 말인가. 사랑에 실패하고 직장까지 놓아버린 막내딸과 천생 문제아였던 셋째 오빠가 비슷한 시기에 오늘 낼 하고 있는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온다. 수십 년 만에 만난 남매간의 어색한 관계가 다시 따뜻한 배려로 이어지고, 또다시 헤어짐으로. 돌아가 잠시 머리를 누일 수 있는 곳, 옛집.



20. 귀스타브 플로베르, <순박한 마음> 

 

 세 편의 단편소설을 담은 책. 그중에 표제작 <순박한 마음>이 단연 돋보인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인간애에 대한 성찰이 와 닿는다. 이 작품 속에서 도무지 찾지 못했던 “플로베르의 앵무새”를 발견한 것도 재밌다. 그렇다고 <구호성자 쥘리앵의 전설>과 <헤로디아>가 재미없다는 얘기 절대 아님.



21. 리처드 프래너건,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 

 

 행복한 사람에겐 과거가 없고, 불행한 사람에겐 과거만 있다. 과거가 남은 인생에 가장 큰 장애로 남을 사람에게 보내는 진혼곡. 시암-버마 간 철도 가설에 동원된 오스트레일리아 포로와 이들에게 가해지는 폭력과 질병과 굶주림의 실황중계. 진정한 결산을 하지 못한 태평양 전쟁의 비극. 인간 참상에 관한 리얼한 보고서. 필독서.



22. 이언 매큐언, <칠드런 액트> 

 

 

 여성과 아내로서의 위기에 몰린 초로의 재판관에 닥친 소년법 사건. 사흘 안에 수혈을 받지 않으면 사망할 수 있는 17세 9개월의 소년. 아이와 부모는 종교적 이유로 수혈을 거부하지만 판사는 수혈하도록 명령을 내려 아이의 목숨을 구한다. 그러나 과연 생명을 구해주면 그걸로 책임이 다 끝이 날까? 필력 하나는 끝내주는 이언 매큐언의 화법을 감상하는 거 하나만 가지고도 만족.



23. 레이라 슬리마니, <달콤한 노래> 

 

 그동안 사이 안 좋았던 공쿠르 상과의 관계를 다시 돈독하게 만든 책. 초장부터 어린 아이 둘의 잔혹한 죽음과, ‘어미늑대’처럼 울부짖는 엄마 등장. 망상성우울증에 시달려왔던 능력 있는 보모 겸 가사도우미. 그녀 평생 외로움에 둘러싸여 있다는 걸 몰랐던 엄마와 아빠. 사는 게 다 그렇지. 그리도 가까웠던 사이에서 또다시 외로워지기 시작하는 보모.





 한 숨 돌리고 다시 읽어봤다.

이런, 움베르토 에코의 작품 <푸코의 진자>와 <프라하의 묘지>도 빠지고, 무라카미 하루키도 빠지고, 내가 좋아하는 작가 앙드레 말로의 <희망>도 이 리스트엔 없다. 프리모 레비, D.H.로렌스도 없다.

이이들? 실수로 뺀 거 아니고 정말로 내 마음에 들지 않아 빠진 것이다. 내가 이렇게 아마추어다. 작품의 진가를 알아보지 못하는. 그러나, 아무리 예수님의 초등학교 동창이 쓴 작품이라도 내가 싫다면, 싫.은.거.다.

 

세상의 모든 작가는 나 한 명을 위해 태어나, 쓰다가,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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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8-10-08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랜드 호텔>은 읽다 말았는데 다시 읽어야겠네요.

요사스러운 요사샘의 새 책은 더 이상 왜 나오지
않는지... 대선 후보로도 나섰다는데 말이죠.

한 때 분더킨트로 불렸지만, 오버레이팅된 작가라는
조너선 사프란 포어, 새 책이 더 이상 나오지 않나
보네요.

Falstaff 2018-10-08 15:08   좋아요 0 | URL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책은 한 권 더 읽어보려합니다. 뭐 오버레이팅이 되건 말건 저 좋으면 좋은 거고, 안 맞으면 안 읽는 거고 그렇지요. ^^
위키피디어 검색해보면 요사가 제일 나중에 쓴 책이 2016년 <이웃>이란 작품이고, 그거 말고도 꽤 많네요. 저도 시중에 요사가 보이면 무조건 구입하고 보는 편입니다만 여간해서 눈에 띄지 않네요. 품절, 절판된 거라도 얼른 다시 찍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박똘 2018-10-08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마운 글입니다...😊

Falstaff 2018-10-09 18:54   좋아요 0 | URL
좋게 읽어주셔서 제가 더 고맙습니다.

까리 2021-02-05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를 이렇게 재미있게 본 건 처음이네요, 댓글도 처음 달아봅니다. 도움이 많이 되었고 꼭 읽어보고 싶은 작품들은 캡쳐해서 장바구니 넣어두려구요! 감사합니다😊

Falstaff 2021-02-05 14:01   좋아요 0 | URL
즐겁게 읽으시기 바랍니다. ^^
 
공포의 세기
백민석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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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원의 심부름꾼 소년>을 읽고 백민석에 관해 상당한 호기심이 돋았었다. 그래서 <공포의 세기>를 아무 거리낌 없이 집어 들었다. 표지가 좀 수상하다. 제임스 앙소르의 “낯선 가면들 strange masks".

 

 

 어째 으시시하시지?


 아니나 달라, 아 씨. 첫 장章부터 극도의 폭력. 그것도 총보다 더 기분 나쁜 매우 잘 드는 칼을 사용한 잔인한 폭력.
 읽기는 끝까지 다 읽었다. 좀 힘들었다. 거기다가 나는 영화도 잔인한 장면 나오는 건 안 본다. 이 책이 얼마나 문학적 성가를 누리는지, 얼마나 좋은 평을 듣는지 모른다. 관심도 없다. 확실한 건, 나하고 정말 맞지 않는 책이라는 것.
 백민석 팬들은 분명 좋아할 거 같기는 하다. 어쨌든 나와 맞지 않는 책을 다른 분께 읽어보십사 권할 수는 없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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