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난일기 - 서구와 인디언 문명의 충격적 만남 서양문학의 향기 4
카베사 데 바카 지음, 송상기 옮김 / 고려대학교출판부 / 200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름이 재미나다. 카베사 데 바카. 설마 내가 스페인 말을 아는 건 아니고, 책 뒤편 역자 해설에 써 있기를 '카베사 데 바카'를 우리 말로 하면 '암소 대가리'란다. 그게 성姓이다. 문득 생각나는 서양신화. 일찌기 크레타의 미노스 왕의 왕비로 미노스와의 사이에 아리아드네, 데우칼리온 등을 낳은 정숙했던 왕비 파시파에. 엉뚱하게 남편 미노스가 포세이돈한테 괘씸죄에 걸리는 바람에 황소한테 홀랑 반해 가짜 암소 탈을 쓰고 그 속에 들어가 황소와 교접해 황소대가리를 한 괴물 미노타우로스를 낳았으니 여기서 바로 암소 탈의 대가리를 일컫는 거랑 어째 좀 비슷한데, 알겠습니다. 억지로 얘기 만들지 않고 (오늘 낮술 한 병 하려 휴가 냈거든요)주방에 가서 냉수 한 사발 마시고 정신 차리겠습니다.


 이거, 이를테면 지리학적 보고다. 작가 알바르 누녜스 카베사 데 바카가 16세기 초반, 조선에선 중종반정에 성공해서 바야흐로 신권정치가 판을 치기 시작해 백성들에 대한 무한수탈이 시작되고 정부에선 그깟 백성은 전혀 관심없이 정쟁에만 온 정력을 기울이기 시작하던 무렵, 스페인의 탐험가들은 그리 크지도 않은 배에 귀족과 군인과 수도사와 상인과 공증인과 학자와 말horse을 태우고 화승총과 대포로 무장한 채 본격적인 아메리카 수탈에 나서기 시작했다. 물론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으로 찾아서가 아니라 금과 보석이 넘쳐나는 엘도라도를 찾기 위해.

 1527년 6월 17일, 스페인의 판필로 데 나르바에스 제독 역시 스페인 왕의 명령을 받들어 당시의 지명으로 플로리다, 지금의 플로리다부터 태평양에 이르는 미국 남부와 멕시코 전역을 "정복하고 통치하기 위하여" "배 다섯 척과 600여 명에 달하는 사람들을 이끌고 나갔다." (5쪽)

 쉽게 얘기해서 본격적인 대항해와 식민지 개척 시대가 열리는 과정이다. 대서양엔 프랑스 해적, 영국해적, 이탈리아 해적, 그리스 해적, 선장 잭 스패로우가 이끄는 이름도 떠르르한 캐러비안의 해적 등이 드글거렸고, 해적들은 쨉도 아니게 만들 위대한 자연의 심통, 겨울 폭풍까지 아 대항해의 곤고함도 그리 가비얍지만은 아니했던 거디다. 이렇게 곤고한 항해로 수탈 당하고, 거덜이 나고, 숱하게 죽어나간 채 아메리카에 도착했으니 어느 정도는 눈깔에 뵈는 것도 없긴 했을 건데, 하이고, 기독교인을 자청한 이들이 아메리카에 발을 딛고 막강한 화력을 앞세워 원주민들에게 강요했던 건 예수를 믿으라는 거하고, 금과 보석을 찾는데 무료로 노동력을 제공하라는 강요, 원주민들이 가지고 있던 금과 보석에 대한 무자비한 수탈과 이에 수반한 학살, 거기다가 자비롭게도 드런 세상 조금이라도 빨리 하직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유럽형 전염병을 선물하는 일이었다. 그리하여 원주민들은 이 책에서도 나오듯이 산으로 산으로 또 산으로 그들의 삶의 터를 옮기고 산 꼭대기에서 위대한 건축물 피라미드와 마추픽추를 건설했던 거 아니냐.


 이 책은 그런데 스페인의 만행보다도, 그 가운데 책의 제목과 같이 아메리카 원시림 속에서 조난 당한 사람들의 일기를 쓰고 있다. 위에서 말한 600여 명의 정복자 또는 정복하려고 했던 이들 가운데 겨우 세 명이 살아남는데 그중의 하나가 이 책을 쓴 알바르 누녜스 카베사 데 바카다. 그를 비롯한 생존자들은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노예로 생활하다가 병들어 죽어가는 원주민 이마빡에다 기독교식 성호를 그어주게 되고, 성호를 긋자마자 병자의 병이 금새 낫는 관계로 졸지에 주술사로 고속 승진도 하고, 입을 것이 없어 홀라당 벗고 다니기도 하고, 죽은 백인 동료들의 고기를 육포로 만들어 주린 배를 채워가며 꾸역꾸역 6년이던가 7년이던가를 아메리카 원시림 속에서 버텨낸다. 그러다가 어떻게 하염없이 가다보니까 어? 태평양 연안까지 걸었고 거기엔 정말 전형적이고 규범적인 스페인 식민주의자, 즉 살인마 기독교도들가 득시글해서 그들에게 구조되어 다시 겨울 폭풍과 해적들의 위협을 뚫고 스페인으로 귀향하는 거까지.

 읽을 만하시겠지? 근데, 물론 읽을 만하고 재밌기도 한데 전적으로 내 취향으론, 알고는 안 샀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잠자냥 2017-02-22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낮술 한 병 잘 하셨습니까? 낮술 마시면서 책 읽는 기분은 어떨지 궁금합니다.

Falstaff 2017-02-22 10:45   좋아요 0 | URL
술은 독서의 가장 큰 적입니다. 낮술 마시면 일단 자빠져 한숨 자고, 기어일어나 해장국 한 그릇 하고, 얼떨떨한 상태로 좀 있다가, 해가 뉘엿뉘엿 지면 그때서야 책읽기가 가능하지요. ㅋㅋㅋ
올해 200병 프로젝트는 아직까진 잘 진행하고 있습죠. 다 덕분입니다. ㅎㅎㅎ
 
오레스테이아 3부작 을유세계문학전집 77
아이스킬로스 지음, 김기영 옮김 / 을유문화사 / 201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건 오래 전부터 읽고 싶었던 작품이다. 서양 소설을 읽어보면 물론 <일리아스> <오디세이아> <아이네이스> 만큼은 아니지만 이 책의 세 작품에 진정한 주인공인 오레스테스의 친모살해와 저주받은 방랑에 관해 무지하게 많이 나온다. 그러니 언젠가 이 책을 읽어보게 예정되어 있었다는 건 당연하지 않겠는가.

 책은 세 희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가멤논> <제주를 바치는 여인들> <자비로운 여신들>. 난 그리스 비극에 대하여, 역사적인 위대성과 뭐 비슷한 기타등등에 대해 언급할 재주도 없거니와 관심도 별로 없어서, 언제나 그렇듯이 감상만 적을 뿐이다.

 <아가멤논>은 타이틀 롤 아가멤논이 10년에 걸친 트로이 전쟁에서 아르고스로 개선해서 죽을 때까지. 그가 왜 죽었느냐, 하는 점이 두고두고 호사가들에게 얘깃거리를 만든다. 트로이로 전함을 몰고 떠나려고 할 때 바람이 하나도 불지 않아 배가 항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예언에 따라 자신의 큰 딸 이피게네이아를 희생하고 출정해 아내 클뤼타이메스트라로 하여금 불타는 증오, 죽음이 아니면 끌 수 없는 증오의 불길에 휩싸여 살해하게 되었는가, 사촌 아이기스토스의 입장으로 보면 아가멤논의 아버지 아트레우스가 자신의 아버지 티에스테스한테 티에스테스의 아들을 죽여 그 고기를 먹게한 복수로 아가멤논을 죽게 했는가, 그리고 20세기 후고 폰 호프만스탈의 시각으로 보면 골치 아프게 딸이나 아버지 또는 형제에 대한 복수가 아니라 아가멤논이 10년 동안 전장에 나가 수십명의 현지처들과 진탕 즐기고 있는 사이에 독수공방을 지키던 클뤼타이메네스트라가 하고한날 허벅지를 송곳으로 찌르며 견디다가, 견디다가, 견뎌내다가 도무지 참을 수 없어 사촌 시동생 아이기스토스와 붙어먹었는데 재수없게 아가멤논이 죽지 않고 살아서, 그것도 전리품으로 트로이의 미녀 예언자 카산드라를 데리고 귀향을 하니 아이기스토스와의 불붙었던 밤을 잊지 못해 그냥 도끼로 까버렸는가, 하는 것들. 참 생각해볼 만한 이야기거리지만 그거 뭐 아름답지도 아니하고, 아름다기는커녕 잔혹무비한 누아르 작품을 그리도 여러 사람들이, 그렇게도 오랜 세월 동안 이러니저러니 숱한 이바구를 풀어낸 건, 바로 <아가멤논>에 이은 두번째 작품 <제주를 바치는 여인들>에서 혜성같이 등장하는 오레스테스가 아버지를 죽인 자신의 생모 클뤼타이메네스트라의 머리통을 똑같은 방법으로, 즉 도끼로 까버리기 때문이리라.

 하여간 참 잡것들이다. 이 비극의 내용을 전부 믿는다면, 자신의 아버지한테 아들의 고기국을 먹인 잔인무도한 행위를 복수하기 위해 흉악무도한 짓을 한 아트레우스의 큰아들 아가멤논을 척살한 아이기스토스한테만 동의할 수 있겠다. 동양에서도 은나라 주왕이 희창의 맏아들 백읍고를 죽여 고기를 푹푹 삶아 몸에 좋은 곰탕이라고 희창한테 줬는데 희창은 그게 백읍고의 고기로 만든 걸 알면서도 궁을 향해 절을 두번 한 다음에 말끔히 다 먹고 나중에 힘을 길러 은 주왕을 불태워 죽여 은을 멸하고 주나라를 세워 주 문왕이 된 적이 있으니 충분히 동의할 만하지 않겠는가. 근데 천만의 말씀. 자기 배 아파 딸을 낳고 근 이십년 동안 금이야 옥이야 귀하고 귀하게 키워 절세의 미녀에다가 심성 고운 천하의 재원을 만들어놨더니 바람이 안 불어 배가 뜨지 않는다고 그걸 죽여? 조금만 더 기다리면 어디가 덧나? 하긴 클뤼타이메네스트라의 심사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근데 왜 아가멤논 없는 사이에 둘이 붙었을까? 복수에 활활타는 두 남녀가 의기투합하다보니 몸도 투합한 걸까? 그렇겠지 뭐. 그거 말고는 정당한 사유가 없다. 정말? 아니지, 아냐. 이미 남녀지합의 '즐거움을 아는 몸'들이, 이 표현을 어디서 가져온 건지는 다들 아시겠고, 하여간 나이 먹어 이제 즐거움을 아는 몸들이 오직 딱 그거 하나, 즐거움을 위하여 같은 침상을 썼다고 해도 그게 뭐, 조금 그렇지만 이상한 건 아니다.

 아하, 그래서 수백년 동안 이야기 거리가 되겠구나.

 근데 내가 실망한 것이, 마지막 작품 <자비로운 여신들>에서 오레스테스의 저주가 넘 황당하게 풀린다는 거. 하긴 21세기 독자가 그렇게 생각할 뿐이지 서기 전 5세기 사람이 읽고 연극을 보기엔 심금을 울리는 대단한 설명일 수도 있으리라.

 솔직한 평. 위대한 작품이지만 소포클레스보단 재미 적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을 한 덩어리 씩 사놓고 출간일 순서대로 읽는 오랜 습관에 의거, 내일부터 2017년 1월에 구입한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는 순서를 시작한다.

 이번 책 선정에선 읽을 책 목록의 가장 앞 부분에 두고 있었던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 쇠망사>를 읽느냐 마느냐, 하는 것이 나름대로 제일 큰 이슈였다.

 

 

 

 

 

 

 



 바로 이 책. 4,150 쪽에 책 무게만 해도 6.2 킬로그램. 착하게 재정가도서 목록에 포함되어 가격도 많이 떨어져, 이때야말로 드디어 오래오래 읽고싶었던 이 책을 읽을 찬스가 왔다, 라고 생각했었다가, 출판사,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민음사가 만든 역사책이라서 관뒀다. 이 민음사가 만든 사마천의 <사기>를 읽어본 결과, 민음사의 역사책이 다른 출판사보다 뛰어난 건 오직 하나, 디자인 말고는 정말로 하나도 없다란 결론을 얻은 바 있어, 같은 호구짓을 두번 다시 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 그리고 내가 어차피 유럽 사람도 아닌데 굳이 사람들 이름도 외워지지 않는 로마 역사를 뭐, 그잖은가? 역시 높은 가지에 매달린 포도는 시니까 말이지.


 그럼 어떤 책을 읽을 예정인가 하면, 한 눈에 보시고 싶으셔? 그럼 그림으로.

 

 위 그림은 출판사 별로 배열한 거다. 그림 보는 순서는 위칸 오른쪽에서 왼쪽, 아래칸 오른쪽에서 왼쪽인데 문지 대산세계문학, 민음사 세계문학, 열린책들, 문학동네 기타 몇 권의 비 시리즈 책, 아래칸은 을유문화사 세계문학, 홍루몽 전권, 민음사 단행본, 펭귄클래식, 시공사 세계문학의 숲, 기타 단행본 및 시집. 이렇게 구성되어 있다. 일단 그림처럼 사서 대강 책꽂이에 꽂아놓은 다음에 다시 읽을 순서대로 배열한다. 배열한 다음의 그림은 이렇게 바뀐다.

 

 


 이게 지금 책꽂이에 꽂혀있는 상태 그대로다. 이 순서에서 역시 위칸 오른쪽에서 왼쪽 순서로, 다시 아래칸 오른쪽에서 왼쪽 순서로 읽는데 늦어도 7월 말이면 다 읽을 거 같다. 기대작? 글쎄, 그동안 하도 많이 기대작한테 배신당하고, 하나도 기대하지 않았던 책이 대박을 때린 게 많아 그런 거 별로 없다. 그냥 읽고 보는 거다. 놀면 뭐해, 책이나 읽어야지. 내또래 애들 책 안 읽는 거 맞다. 근데 난 걔네들하고 달리 골프 안 치니까 대신 책읽고 음악 듣고 그러는 건데 뭐 이상하지 않으시지?


 난 30년 넘게 PC를 주로 업무용도로 사용해왔기 때문에 이렇게 사진으로 보는 거보다 엑셀 화면으로 보는 게 훨씬 편하고 알아먹기 쉽다. 그래서 위의 책 목록을 소개하자면 이렇다.

 

 도서명출판사저 역 자간행
1오레스테이아 3부작을유문화사아이스킬로스 지음, 김기영 옮김-534
2조난일기고려대학교출판부카베사 데 바카 지음, 송상기 옮김1545
3아내들의 학교고려대학교출판부몰리에르 지음, 김익진 옮김1662
4홍루몽 1솔출판사조설근 지음, 홍상훈 옮김1763
5홍루몽 2솔출판사조설근 지음, 홍상훈 옮김1763
6홍루몽 3솔출판사조설근 지음, 홍상훈 옮김1763
7홍루몽 4솔출판사조설근 지음, 홍상훈 옮김1763
8홍루몽 5솔출판사조설근 지음, 홍상훈 옮김1763
9홍루몽 6솔출판사조설근 지음, 홍상훈 옮김1763
10홍루몽 7솔출판사조설근 지음, 홍상훈 옮김1763
11에마민음사제인 오스틴 지음, 윤지관.김영희 옮김1815
12벨킨 이야기 / 스페이드 여왕민음사알렉산드르 세르게비치 푸시킨 (지은이) | 최선1826
13인생의 첫출발문학과지성사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 선영아 옮김1835
14유디트 / 헤롯과 마리암네문학과지성사프리드리히 헤벨 지음, 김영목 옮김1840
15검은 튤립민음사알렉상드르 뒤마 지음, 송진석 옮김1850
16블라이드데일 로맨스문학과지성사나다니엘 호손 지음, 김지원.한혜경 옮김1852
17늦여름 2 (반양장)문학동네아달베르트 슈티프터 (지은이) | 박종대 (옮긴이)1857
18늦여름 1 (반양장)문학동네아달베르트 슈티프터 (지은이) | 박종대 (옮긴이)1857
19웃는 남자 -상열린책들빅토르 위고 지음, 이형식 옮김1869
20웃는 남자 -하열린책들빅토르 위고 지음, 이형식 옮김1869
21페피타 히메네스문학과지성사후안 발레라 지음, 박종욱 옮김1874
2293년 - 상열린책들빅토르 위고 지음, 이형식 옮김1874
2393년 - 하열린책들빅토르 위고 지음, 이형식 옮김1874
24여인들의 행복 백화점 1시공사에밀 졸라 지음, 박명숙 옮김1883
25여인들의 행복 백화점 2시공사에밀 졸라 지음, 박명숙 옮김1883
26오스카 와일드 작품선민음사오스카 와일드 (지은이) | 정영목 (옮긴이)1888
27노바디스 다이어리동안조지 그로스미스.위든 그로스미스 지음, 최명희1889
28인형 - 상을유문화사볼레스와프 프루스 지음, 정병권 옮김1890
29인형 - 하을유문화사볼레스와프 프루스 지음, 정병권 옮김1890
30에피 브리스트문학과지성사테오도르 폰타네 지음, 김영주 옮김1896
31모로 박사의 섬문예출판사허버트 조지 웰즈 지음, 김붕구 옮김1896
32인간과 초인열린책들조지 버나드 쇼 지음, 이후지 옮김1903
33그 후민음사나쓰메 소세키 (지은이) | 윤상인 (옮긴이)1907
34피그말리온열린책들조지 버나드 쇼 지음, 김소임 옮김1913
35젊은 예술가의 초상민음사제임스 조이스 지음, 이상옥 옮김1916
36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펭귄클래식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박찬원 옮김1922
37열두 개의 의자 1시공사일리야 일프.예브게니 페트로프 지음, 이승억1928
38열두 개의 의자 2시공사일리야 일프.예브게니 페트로프 지음, 이승억1928
39마쿠나이마을유문화사마리우 지 안드라지 지음, 임호준 옮김1928
40게 가공선창비고바야시 다키지 지음, 서은혜 옮김1929
41밤은 부드러워 1시공사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공진호 옮김1934
42밤은 부드러워 2시공사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공진호 옮김1934
43한 줌의 먼지민음사에벌린 워 (지은이) | 안진환 (옮긴이)1934
44어느 시골 신부의 일기민음사조르주 베르나노스 (지은이) | 정영란1937
45제7의 십자가 1시공사안나 제거스 지음, 김숙희 옮김1942
46제7의 십자가 2시공사안나 제거스 지음, 김숙희 옮김1942
47산월기문예출판사나카지마 아쓰시 지음, 김영식 옮김1942
48캐롤그책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지음, 김미정 옮김1952
49재능을유문화사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지음, 박소연 옮김1952
50그물을 헤치고민음사아이리스 머독 지음, 유종호 옮김1954
51금테 안경문학동네조르조 바사니 지음, 김희정 옮김1958
52자밀라미다스북칭기즈 아이트마토프 지음, 이양준 옮김1958
53왑샷 가문 몰락기민음사존 치버 지음, 김승욱 옮김1959
54둔황 (반양장)문학동네이노우에 야스시 (지은이) | 임용택 (옮긴이)1959
55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민음사에드워드 올비 (지은이) | 강유나 (옮긴이)1962
56나누어진 하늘민음사크리스타 볼프 지음, 전영애 옮김1963
57벨 자마음산책실비아 플라스 지음, 공경희 옮김1963
58개인적인 체험을유문화사오에 겐자부로 (지은이) | 서은혜 (옮긴이)1964
59인 콜드 블러드시공사트루먼 커포티 지음, 박현주 옮김1966
60미라마르열린책들나기브 마푸즈 지음, 허진 옮김1967
61요술 부지깽이민음사로버트 쿠버 (지은이) | 양윤희 (옮긴이)1969
62영국 왕을 모셨지문학동네보흐밀 흐라발 지음, 김경옥 옮김1971
63모스크바발 페투슈키행 열차을유문화사베네딕트 예로페예프 지음, 박종소 옮김1973
64몬타우크고려대학교출판부막스 프리쉬 지음, 이정린 옮김1975
65W 또는 유년의 기억펭귄클래식조르주 페렉 지음, 이재룡 옮김1975
66저항의 미학 1문학과지성사페터 바이스 지음, 탁선미 옮김1975
67저항의 미학 2문학과지성사페터 바이스 지음, 남덕현 옮김1975
68저항의 미학 3문학과지성사페터 바이스 지음, 홍승용 옮김1975
69바보들을 위한 학교 (양장)문학동네사샤 소콜로프 (지은이) | 권정임 (옮긴이)1975
702번가에서문학과지성사에스키아 음파렐레 지음, 배미영 옮김1978
71너무 시끄러운 고독문학동네보후밀 흐라발 지음, 이창실 옮김1980
72바보들의 결탁도마뱀출판사존 케네디 툴 지음, 김선형 옮김1980
73사막문학동네J.M.G. 르 클레지오 지음, 홍상희 옮김1980
74호밀빵 햄 샌드위치열린책들찰스 부코스키 지음, 박현주 옮김1982
75고요한 집 2민음사오르한 파묵 (지은이) | 이난아 (옮긴이)1983
76고요한 집 1민음사오르한 파묵 (지은이) | 이난아 (옮긴이)1983
77빙하와 어둠의 공포 (반양장)문학동네크리스토프 란스마이어 지음, 진일상 옮김1984
78호텔 뒤락 (반양장)문학동네애니타 브루크너 (지은이) | 김정 (옮긴이)1984
79하얀 성민음사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1985
80내 생명 앗아가주오 (반양장)문학동네앙헬레스 마스트레타 (지은이) | 강성식1985
81네루다의 우편배달부민음사안토니오 스카르메타 (지은이) | 우석균1985
82부유하는 세상의 화가민음사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김남주 옮김1986
83리스본의 겨울민음사안토니오 무뇨쓰 몰리나 (지은이) | 나송주1987
84달콤 쌉싸름한 초콜릿민음사라우라 에스키벨 지음, 권미선 옮김1989
85하룬과 이야기 바다달리살만 루시디 지음, 김석희 옮김1990
86새로운 인생민음사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1994
87추락동아일보사존 쿳시 지음, 왕은철 옮김1999
88P세대 (반양장)문학동네빅토르 펠레빈 (지은이) | 박혜경 (옮긴이)1999
89바우돌리노 - 상열린책들움베르토 에코 (지은이) | 이현경 (옮긴이)2000
90바우돌리노 - 하열린책들움베르토 에코 (지은이) | 이현경 (옮긴이)2000
91눈먼 암살자 1민음사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차은정 옮김2000
92눈먼 암살자 2민음사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차은정 옮김2000
93죽어가는 짐승문학동네필립 로스 지음, 정영목 옮김2001
94떠도는 그림자들문학과지성사파스칼 키냐르 지음, 송의경 옮김2002
95뜻밖의 대답민음사김언희 지음2005
96이별의 재구성창비안현미2009
97익사 (반양장)문학동네오에 겐자부로 지음, 박유하 옮김2009
98은하가 은하를 관통하는 밤민음사강기원 지음2010
99슬픔치약 거울크림문학과지성사김혜순2011
100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다산책방줄리언 반스 (지은이) | 최세희 (옮긴이)2011
101지상의 노래민음사이승우 지음2012
102디어 라이프 (반양장)문학동네앨리스 먼로 (지은이) | 정연희 (옮긴이)2012
103세상의 모든 최대화민음사황유원 지음2015
104연애의 책삼인유진목 지음2016


(발간연도는 화면을 오른쪽이 더 나오게 조절하면 보실 수 있는 줄 알았더니 걍 없어졌다)



꼭 이 순서대로 읽겠다는 건 아니지만 될 수 있는 한 여기서 벗어나지 않으려 할 것인데, 다만 시집은 예외다. 시집은 한 20권 산문을 읽고 한 권, 또 20권 읽고 한 권, 이렇게 무작위로 고를 예정.

 


댓글(9)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침에혹은저녁에☔ 2017-02-17 09: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출판사에서 상 이라도 주어야 할듯 합니다

Falstaff 2017-02-17 12:38   좋아요 1 | URL
상은요 뭐, 다 저 좋아서 하는 짓인걸요. ㅋㅋ

잠자냥 2017-02-17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흥미롭게 잘 봤습니다. 사진을 클릭했도 책 제목이 잘 보이지 않아서 답답했는데, 아래 목록에 나와 있어서 좋네요. 재미나게 읽으시고 또 재미난 리뷰 기대합니다~ ㅎㅎ

잠자냥 2017-02-17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크기에 딱 맞는 저 책꽂이가 탐나네요. 짜맞추신 거 같기도?

Falstaff 2017-02-17 12:45   좋아요 0 | URL
넵!
폭 1미터(한 칸마다 50cm), 높이 210cm 이거 중요한데, 210cm 넘으면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즉 이거 보다 키가 크면 엘리베이터 말고 두 사람이 죽을 똥을 싸게 들어서 아파트 계단으로 옮겨야 한다는 말씀. 폭은 적당히, 그럼 한 줄에 여덟칸, 합해서 16칸이 나오고요, 한 칸에 약 21권(민음사 세계문학전집 기준) 들어갑니다.
벽 하나에 이런 책장 세개가 들어갑니다.
뭐니뭐니해도 젤 중요한 게 높이 210cm를 넘으면 안 된다는 거! ㅎㅎㅎㅎ

잠자냥 2017-02-17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년에 제가 이사하면서 기존에 쓰던 책꽂이를 버리고 진짜 책만 왕창 꽂을 수 있는 책꽂이를 사려고 어마어마하게 찾아다녔는데, 우리나라에 있는 책꽂이는 거의 장식장 수준이더라고요. 짜맞출 돈은 없고 ㅋㅋㅋ 결국 그나마 괜찮은 책꽂이를 찾기는 했는데 그래도 살짝 빈공간이 남기는 하더라고요. 그래서 잘짜맞춘 책꽂이 보면 군침을 흘립니다. ㅎㅎ 나중에 이사 안 다녀도 되는 제 집 생기고 책꽂이 짜맞출 여건이 되면 폴스타프 님 조언 꼭 참고하겠습니다!

Falstaff 2017-02-17 16:12   좋아요 0 | URL
맞아요, 책만 잔뜩 넣을 수 있는 그런 책장/책꽂이는 아예 없더라고요. 저도 찾다가 찾다가 없어서 에잇, 하고 짜 맞췄습니다. 처음 잭장 두 개, CD 장 두개를 맞출 때(위 사진)는 기성품보다 훨씬 저렴하게 해주던데, 그 집 망하고 근 5년 있다가 다시 책장 두개, CD장 한개 맞추려고 다른 집 갔더니(사진 반대편 벽에 있는 거) 그 새 거짓말 안 하고요, 맞추는 값이 곱하기 3이 되어버렸습니다. @@
심각하게 고민하다가 그래도 걍 맞춰놓고 다짐을 했습니다. 더 책꽂이 늘리느니 차라리 후진 책들을 버리고 말겠다! 그리고 진짜로 와장창 버리기 시작했습죠. 워낙 책을 많이 버리긴 했어도 이젠 뭐 맘에 안 들면 얄짤없이 걍 버립니다. ㅠㅠ

고양이라디오 2017-02-18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지네요. 대단하십니다^^

Falstaff 2017-02-20 09:35   좋아요 0 | URL
아이고... 사실은 별거 없습니다. ^^;
 
페르소나
그웨나엘 오브리 지음, 임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출판사 열린책들이 좀 웃긴 건, 저번 다니 라피에리에르가 쓴 <남쪽에서>도 그렇고 이 <페르소나>도 그렇고, 충분히 읽어볼 만한 수준을 넘어서 내 수준으로 판단하길, 좋은 책들을 아주 빠른 시간 안에 절판시키는 점. 왜 그러게? 회전율을 빠르게 가져가기 위해서다. 일정 기간에 자기들 생각보다 잘 팔리지 않는 책들은 빨리빨리 단종시키고 대신 다른 책들을 줄지어 찍어내는 거다. 그러다 대박상품 하나 건지면 장땡. 장땡은 아니더라도 꾸준히 이익을 만들어줄 책이 아니면 두번 생각할 필요없이 얼른 잘라버린다. 회사 경영을 위해선 대단히 잘 하는 짓이지만, 그러려면 차라리 라면장사를 하든지 하다못해 빤스 장사를 하지 왜 하필이면 책장사를 해서 잘 팔리지는 않지만 좋은 책들을 조져버리는지 참. 원작을 찍은 출판사와 일정 기간 계약을 해 다른 출판사에서라도 다시 찍을 수 있는 방법까지 원천 말살하고 말이지. 하여간 열린책들 사장을 비롯해 경영진들이 장사 하나는 잘 한다고 인정할 수밖엔 없다. 근데 대개 이런 회사들이 직원들 봉급은 존나 짜게 줘요. 혹시 이 글 보시는 열린책들 전직 현직 직원 있으시면 내 말 맞는지 틀리는지 과감하게 답글 바람.

 서양 사람들의 가족관계, 특히 다 자라서 성인이 되어 출가한 자식들과 부모의 관계는 우리나라와 달라 어떻게 보면 참 바람직하기도 하고, 여러 면에선 정말 야박하기도 하고 그런데, 우리말로 <가면>이란 의미의 제목 <페르소나>에서 등장하는 나와 아버지의 관계는 그나마 우리 정서하고 좀 맞는 면이 있다. 무슨 면이냐 하면, 늙은 아버지가 돈도 없으면 참 큰 짐이란 거. 귀찮고 가끔가다가는 피곤하지만 그렇다고 외면하지도 못하고 내 가족들하고도 제대로 어울리지 못하는데다가 거의 언제나 남들이 내 부모에 대해 알까봐 좀 캥기는 거까지. 거기다가 한술 더 떠서 이런 아버지가 정신착란에다가 알콜 의존증, 만성 우울증에라도 걸려 있어 신경정신과 병동에 줄창 입원해 있고, 퇴원하더라도 언제 어디서 다시 발병할지 아무도 모른다면, 아무리 날 낳아준 아버지라도, 장독대에 정한수 한 사발 받아놓고 신령님 산신님 동해바다 용왕님, 불쌍한 우리 아빠 어서빨리 그저 편안하게 세상 하직하게 해주십소사, 치성이라도 드리고 싶은 마음 한 번이라도 없었을까. 그런 심정 모른다고? 그럼 당신은 세상 행복하게 살았다.

 이런 부녀 이야기. 엄마는 정신 이상 아버지한테 학을 질려 일찌감치 도망가고, 뒤 이은 레지에로 소프라노 가수 출신 새엄마는 넘쳐 흐르던 아빠 재산 몽땅 챙겨 이혼해버리고, 아빠의 정신이상과 알콜 의존증, 우울증, 이상행동이 너무너무 참을 수 없던 손위 고모들은 아예 인연을 끊어버리고, 유일하게 아빠를 돌보던 할아버지 역시 순리에 순응하느라 일찌감치 숟가락 놔버린 상태, 그래도 세월은 흘러흘러 '난' 결혼을 했는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십대에 도달한 딸아이 하나를 둔 엄마가 되고, 아버진 가난과 고독과 우울로 노트와 종이조각과 호텔의 메모지 등에 빽빽하게 글을 써놓고 죽음이란 축복을 받는다.

 이게 인생. 그럼 얘긴 끝나지만, 오브리는, 1980년대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은 카라오케를 '오부리'라고 칭하기도 했는데 여기선 그 오부리가 아니라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소설가인 오브리는 위에 써놓은 한심하기도 하고 그냥 살아가는 얘기기도 하지만, 한심하게 살아가는 대부분 인간들의 삶이 그렇듯 가슴 찡하게, 소리굽쇠를 울렸을 때 귀청을 통해 심장까지 함께 떨게 하는 그런 류의 공감을 특별한 강조점도 없이 그저, 얘기한다.

 좋은 소설. 하지만 이젠 커피도 파는 중고책방에 가야, 그것도 운이 좋아야 구할 수 있다는 점이 아쉽다. 열린책들, 먹고 살 만하면 절판 결정 좀 쉽게 하지 마라, 썅.


댓글(2)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buchmann 2020-03-29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마다 상황이 다르니 일반화할 수 없지만 보통 해외책은 국내에 5-8년 단위로 저작권 계약됩니다. 어느 정도 팔린 책이라면 다시 계약금내고 재계약하지만 충분히 팔리지 않은 책은 재계약하면서 다시 재계약금 내기가 쉽지 않죠. 그런 책은 그냥 안팔리는 책이라도 한번이라도 내준 것이 고마와야 하는 책이죠. 무조건!!! 쓰신 글 보니 2017년에 이미 절판되었는데 오늘 커피도 파는 중고서점에서 저는 지금이라도 뒤늦게 한 권 구했네요. 여전히 4부나 꽂혀있는데 모두 사용흔적 없는 새 책들을 더 이상 정상 판매할 수 없으니 땡처리한 듯.

Falstaff 2020-03-29 18:37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저는 책 내는 회사 사정은 전혀 모르는 그냥 독자거든요.
그런 애로가 있었군요. 고맙습니다. .... 그래도 좋은 책은 돈이 좀 안 벌리더라도 어떻게.... 그냥 꿈 한 번 꿨습니다. 하하하....
 
아우스터리츠 을유세계문학전집 19
W. G. 제발트 지음, 안미현 옮김 / 을유문화사 / 200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800년 나폴레옹은 대군을 이끌고 알프스를 넘어 이탈리아를 침공해 마렝고 전투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푸치니 작 <토스카> 2막에서 철없는 카바라도시가 공국의 늑대 스카르피아 앞에서 목청껏 불렀던 Vittoria! Vittoria! 바로 그 장면), 이어서 1805년 이번엔 오스트리아-러시아 연합군을 아우스터리츠에서 묵사발을 만들어 버리며, 1809년에도 다시 바그람에 가서 오스트리아를 깨박내고 말아 이를 대개 나폴레옹 3대 승전이라 칭한다. 난 제목만 보고 나폴레옹이 2대 1로 싸워 오스트리아와 러시아를 쌍코피나게 했던 전투가 벌어진 지역, 아우스터리츠를 생각했다. 글을 쓴 사람이 전에 읽은 <토성의 고리>의 작가 W G 제발트, <토성....>이 하도 기막힌 기행문으로 만든 소설이라 이번엔 제발트가 아우스터리츠 지역을 산보, 도보여행하며 보고 듣고 느낀 걸 써놓았겠다 싶었다. 그럴 수 있겠지? 근데 아니다. 사람 이름이다. 사람 이름이 아우스터리츠라면 참 희한하긴 희한한 이름이다. 유대인이란다.

 <토성....>을 읽을 때까지, 난 작가 배수아가 쓴 제발트 이야기를 떠들어보며 스스로 제발터리안이라고 칭하는 신인류들이 많다는 얘기를 보고,나, 말러리안, 바그네리안 비슷한 종의 인간들이겠지, 코웃음치고 그랬는데, 이번에 아주 제대로 화들짝 놀라, 이래서 제발트, 제발트 하는 모양이구나, 실감을 했다.

 

(출처 : 구글 검색하다 젤 맘에 든 거)


 보시라. 제발트인데 왼쪽 눈꼬리는 아래로 쳐졌으면서 왼쪽 입매는 위로 솟아있는 모습이 뇌졸중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전체적으로 잘 생긴 외모에 지적이고 생각 자체도 고매하고 조금은 고리타분한, 그래서 곁에서 보기에 좋거나 옆집 이웃으로 살기에도 좋지만 같이 살려면 골치 깨나 아플 그럴 인종으로 보이며, <아우스터리츠>를 쓰기에 아주 적절한 모습이다. 내가 젤 싫어하는 게 외모를 보고 사람 판단하는 건데, 이렇게, 하이고, 여기서 '이렇게' 다음에 '잘 쓴'이라고 이어가고 싶지만 이런 대단한 텍스트에 나같은 시중잡배에다가 아마추어 독자가 잘 썼네 아니네 왈가왈부하기가 애초에 송구스러울 정도의 글을 만든 사람은 얼굴도 한 번 보고 싶은 게 인지상정. 맞지? 그래서 사진 한 번 올려봤다. 내가 제발트 실물 사진을 본 소감은, 책이 좋으니 아무 이유 없이 사람도 존경스러 보인다.

 내가 지금 터무니 없이 한 인간과 작품을 과장하고 있는 게 아니다. 21세기에도 이렇게 글을 쓰는 작가가 있으며, 깊은 사색이 아직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한 가지 이유로 21세기 역시 살 만하다.

 난 좋은 책일수록 책의 내용이나 기타 여러가지를 이야기하지 않는데, 이 책에 관한 독후감을 쓰면서 여태까지 내가 얘기한 것이라곤 제발트 찬가 말고는 하나도 없다. 책에 관심이 있는 분, 주저하지 마시고 이 책을 선택하시라. 감동은 작가와 독자의 코드가 맞아야 하는 일. 그래서 당연하게 당신의 감동까지 내가 책임지지는 않는다.

 나? 난 저 영감한테, 취.했.어!!!!


 


댓글(4)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잠자냥 2017-02-10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 전 요즘 제발트 <공중전과 문학> 읽고 있어요. ㅎㅎ 이 책은 아직 안 읽어봤는데 다음에 읽어봐야겠습니다.

Falstaff 2017-02-10 09:47   좋아요 0 | URL
옙, 잠자냥 님도 좋아하실 거라 믿습니다. ㅎㅎㅎ

아수라 2017-02-17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토성의 고리는 읽어봤고 아우스터리츠는 안 봤는데요. 지금 당장 딱 한가지를 선택하려고 하거든요^^;
아우스터리츠를 살까요. 호랑이들이 제 세상인 나라를 살까요? 호랑이 리뷰도 맘에 들어서 눈여겨 두고 있거든요^^

Falstaff 2017-02-18 08:39   좋아요 0 | URL
헉!
ㅋㅋ 대단히 곤란한 질문인데요, <호랑이...>는 스토리 <아우스터리츠>는 뭐 거시기, 이렇게 둘이 완전히 다르거든요. 아.... 고민고민.
그리고 <호랑이...>는 오프라인에서 재정가 도서로 가격이 다시 책정, 상하 두권에 10,800 원 주고 새책 사셨다는 분의 쪽지 받고, 심장병 도지는 줄 알았습니다.
한 권 추천이면 <아우스터리츠>인데요, 오프라인에서 재정가 도서 발견하시면 그것도 주저하지 마세요.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