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결코 형식에 구애받아서는 안 된다. 자신에게 한 톨이라도 가치나 친절이 남아 있다면 서로를 속이거나 모욕하거나 멀리해서는 안 된다. 또한 서로와의 만남을 서둘러서는 안 된다.
사람들 대부분은 너무 바빠 진심으로 서로를 대할 시간이 없는 듯하다. - P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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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를 제거하고, 콩 줄기 주위로 새•토양을 돋워주고, 내가 심은 콩이 잘 자라도록 격려하고, 누런 토양이 여름에 품었던 생각을 쑥과 기장, 나도겨이삭 같은 잡초가아니라 콩잎과 꽃으로 표현하도록 하는 일, 대지로 하여금 풀의언어가 아니라 콩의 언어를 말하도록 하는 일이 나의 하루 일과였다. 말이나 가축 혹은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거나 개량한 농기구를 사용하지 않았으므로 일이 더디었지만 대신 내가 심은 콩과 아주 친밀해졌다. 육체노동은 아주 단조롭고 고된 일이라 할지라도 절대로 무익하지 않다. 육체노동에는 항구적인 교훈이 담겨 있으며 이를 통해 학자는 걸작을 수확한다. - P175

그 새의 노래는 말하자면토양 맨 위에 뿌려주는 비료로, 나는 그 노래가 콩을 잘 자라게해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 P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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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귀신은 없어. 하지만 여기엔"-봉자가 제 머릿속을 가리켰다-"여긴 귀신의 집이야." 봉자가 샘의 손을 꼭 쥐었다 놓고는 멋없이 화제를 바꿨다. "이제너도 운전을 배울 때가 됐지." - P499

"다이달로스, 나는 말이죠. 가장 친밀한 관계는 상대에게 아주많은 비밀과 사생활을 허하는 관계라는 걸 알게 됐어요." - P564

"결혼하자는 건가요?"
"거기에 꼭 이름을 붙일 필요는 없어요." 다이달로스가 말했다. "당신이 이름을 붙이고 싶다면 이름을 붙여도 되고."
"그럼 그건 무슨 뜻이 되는 걸까요?"
"멈추지 않고 계속 하는 아주 긴 바둑을 의미하죠." - P566

"제일 중요한 건 같이 놀고 싶은 사람을 찾는 거거든." - P567

"편의성이 그결정의 한 요인이 되지는 않았으면 해요." - P569

"나의 오른손은 길 잃은 아이죠. 왼손은 신이고." - P578

보고 싶어, 세이다. 나는 네 삶과 연결되고 싶어... 그건 과거에 나도 해본 잘못이야. 아픔을 혼자서 견디는 건 순정함 따위가 아니야. - P581

나는 우리 모두가 솔직하기를, 또 서로를 존중하기를 기대합니다. - P598

세이디는 비범해지기 위해 스스로를 의지의 힘으로 밀어붙였다. 일반적으로 예술은 행복한 사람들에 의해 성취되지 않는다. - P605

세이디는 진실을 알고 싶기보다는 게임을 계속 하고싶었다. 세이디는 샘이 자신을 속였다고 했지만 사실을 말하자면세이디 자신이 스스로를 속였다. - P606

세이디가 앤트를 저지했다. "그건 네 안의 게이머야, 어떻게하면 그 레벨을 깰 수 있는지 알아내려 애쓰는. 내 머리도 그런 식으로 나를 배반해. 어쨌든 그때 네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었어, 앤트, 그건 이길 수 없는 게임이었어." - P609

나오미는 연필로 스케치한 인물화였고, 어느 시점에 이르면 풀 3D 캐릭터가 될 것이다. - P611

"나도 사랑해요. 할아버지." 살면서 대체로 샘은 사랑한다는 말을 입 밖에 내기가 어려웠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것 따위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젠 그 게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로 보였다.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을 이유가 어디 있는가? 일단 누군가를 사랑하면, 듣기 지겨워질 때까지 사랑한다는 말을 반복한다. 그 말이 의미가 닳을 때까지 사랑한다고 말한다. 안 그럴 이유가 있는가? 당연히, 젠장, 사랑한다고 말한다. - P615

"아무리 세상이 엿같아도 거기엔 반드시 놀이와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 - P619

"걔네들은 서로 친구야. 걔네들에겐 삶이 있어!" 세이디가 말했다.
샘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 맞아. 나도 걔네들 얘기 들은 적 있어. 걔네들은 규칙적으로 수면을 취하고, 깨어 있는 모든 시간을 가공의 세계 때문에 괴로워하며 살진 않는다며." - P628

"다는 아니지. 난 너한테 아주 많은 걸 숨겼으니까." 샘이 말했다.
"왜?"
"너한테 특정한 이미지로 보이고 싶어서였을 거야." - P630

한 아이의 엄마가 되고 또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한 후로 부쩍 나이든 느낌이었지만, 그날 밤 세이디는 자신이 전혀 늙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나이가 들었다면 아직도 이렇게까지 많이 틀릴 리가 없었고, 늙기도 전에 스스로 늙었다고 하는 것 역시 미성숙의 한 반증이었다. - P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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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은 스물일곱 살이고 콧수염도 길렀지만, 병원에서 만난꼬마애가 보일 때마다 세이디는 하릴없이 약해지고 물러졌다. 이 남자를 미워하는 건 쉬웠다. 이 남자의 겉면 아래 존재하는 그 꼬마 남자애를 미워하는 건 어려웠다. 둘이 이야기하는 지금 샘의 어조는 쿨하고 무심하지만 미간이 살짝 패었다. 더 쓴 약을 먹어야 한다는 말에 불평하지 않겠다고 단호히 결심한 아이처럼 입이꽉 다물렀다. - P412

"완벽하니까, 마을 길들이는 건 건실한 직업이야. 그 문장이 뜻하는 바는, 생이 의미를 갖기 위해 꼭 신이나 왕이 될 필요없다는 거지." - P414

"넌 지적 허영이 지나쳐, 세이디."
"넌 재수없는 아첨꾼이야." - P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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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인생은 끊임없이 다다르는 것이다. 지나야 할 또다른문이 어김없이 있다. (물론, 더이상 없을 때까지.)
세이디는 또하나의 문을 지났다.
그나저나 문이란 건 뭐지?
출입구, 라고 세이디는 생각했다. 포털. 다른 세계의 가능성. 문을 지나며 이전보다 더 나은 자신을 재창조할 수 있는 가능성. - P368

"이건 실패와인내에 대한 이야기고, 장인의 수련과 예술가의 삶에 대한 이야기지." - P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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