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보내 준 첫 장은 조이스보다 잘썼어. 조이스 문장 중에 "그인 눈빛으로부탁했어.(He asked me with his eyes.)"를제외하고 말이야. 그건 인류 역사상 최고의명문장이니까. 그치?(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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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맹 - 자전적 이야기
아고타 크리스토프 지음, 백수린 옮김 / 한겨레출판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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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해서 스물한 살의 나이로 스위스에, 그중에서도 전적으로 우연히 프랑스어를 쓰는 도시에 도착했을 때, 나는 완벽한 미지의 언어와 맞서게 된다. 바로 여기에서 이 언어를 정복하려는 나의 전투, 내 평생 동안 지속될 길고 격렬한 전투가 시작된다.
내가 프랑스어로 말한 지는 30년도 더 되었고, 글을 쓴 지는 20년도 더 되었지만, 나는 여전히 이 언어를 알지 못한다. 나는 프랑스어로 말할 때 실수를 하고, 사전들의 도움을 빈번히 받아야만 프랑스어로 글을 쓸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프랑스어 또한 적의 언어라고 부른다. 내가 그렇게 부르는 이유는 하나 더 있는데, 이것이 가장 심각한 이유다. 이 언어가 나의 모국어를 죽이고 있기 때문이다.(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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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하나 해도 돼요?"
"물론이지. 에밀."
"조금 전에 어떻게 저란 걸 아셨어요? 앞이 보이지 않으시면서요...
아저씨는 웃으며 말했어요.
"그래, 난 태어날 때부터 앞을 보지 못했지. 그 대신 어릴 적부터다른 감각들이 아주 발달되어 있단다. 촉각, 후각, 미각, 청각 이런 것들말이야. 아까 네가 현관문을 열 때 너희 집 냄새와 네 바지가 구겨지는 소리,
그 밖에 설명하기 애매한 것들로 너란 걸 알았어."
"그러면 제가 투명인간이어도 알아채실 수 있어요?"
"에밀, 넌 나에게 투명인간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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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
공지영 지음 / 오픈하우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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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밤 우리가 마시는 소주잔 위로 매화꽃이 분분했고 매화 향기는 봄바람을 타고 쿵작작 쿵작작 삼박자로 우리 주위를 감쌌다. 그 집 황토방에서 자고 아침에 일어났을 때 매화나무는 햇살 아래 서서 나를 보고 환히 웃었다. 가슴 한편이 쓰라리기 시작했던 것은 내 상처가 꿈틀거리기 시작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무감각을 넘어 통증을 느끼는 것이 치유의 시작이니까 말이다.(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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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읽을 것이 있을 때면 가로등 불에 의지해 나는 계속 읽고, 그러고 나면 울면서 잠든 밤 사이에 문장들이 태어난다. 문장들은 내 곁을
맴돌다, 속삭이고 리듬과 운율을 갖추고, 노래를 부르며 시가 된다.

어제, 모든 것은 더 아름다웠다.
나무들 사이의 음악
내 머리카락 사이의 바람
그리고 네가 내민 손안의
태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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