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30 나는 느린학습자의 엄마입니다 1

알라딘 서재를 기웃거리고부터 가장 의아했던 것이 '페이퍼'라는 것이었다. 100자평은 말 그대로 100자평이고, 리뷰는 100자평을 100배쯤 늘인 독자평인 건 알겠는데, 페이퍼? 이것은 무엇인가? 내가 알아챈 한 가지는 페이퍼는 리뷰와 달린 여러 권의 책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었다. 알라딘 페이퍼의 세계는 놀라웠다. 책 읽고 글 쓰는 호모페이퍼들. 누구는 삶과 책을 잇는 생활 글쓰기의 달인이고, 누구는 AI인가 의심스러울 정도의 지적풀을 가진 달인이고, 누구는 지구상의 온갖 책을 섭렵해 강의를 하는 달인이고, 누구는 통통 튀면서도 수려하기 짝이 없는 문장력을 가진 달인이고, 누구는 세계문학 접수를 실천해 나가는 달인이고 등등등. 사실 친구 신청을 하지 않고 있는 달인들도 많다. 그들의 서재를 기웃거리면 넘 비교돼서 자꾸 주눅이 든다. 넌 이 나이 되도록 뭐했니? 책 좋다고 그렇게 떠들고 다녔으면서 아는 게 뭐니? 그런 맘이 드는 것이 아닌가. 꺼이~~~~ 

그러다 슬그머니 고개를 쳐든 생각 하나. 나는 이런 페이퍼를 써볼까. 어차피 한 번은 정리를 해야 하는 일이었으니, 그 정리를 알라딘 서재에다 해봐?

나는 좀 특별한 아이를 키운다. '특별하다'는 건 똑똑하다는 그런 의미가 아니고 평균적인 아이들과는 좀 다르다는 뜻이다. 학계에서는 우리집 어린이 같은 아이를 '경계선 지능' 이나 '느린 학습자'라고 명명한다. 우리집 어린이가 또래보다 발달이 느리고 주의력 결핍에 충동적이며 과잉행동을 보인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남자아이들은 어릴 때 대개들 그러하고 크면서 좋아진다는 말을 나는 믿었다. 그러나 과잉행동은 나이가 들수록 줄어들었지만 주의력 결핍이나 기억력과 인지력은 나아지지 않았다.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이 어린이가 초등학교 1학년 들어 지능검사를 비롯한 각종 검사를 받아본 후였다. 

나에게 독서는 뭐니뭐니해도 '유희'다. 즐겁지 않다면 책을 읽을 이유가 그닥 없었다. 그러나 아이 문제는 좀 달랐다. 나는 머릿속의 세계가 나와는 너무나 다른 이 아이를 이해해야 했고, 이해하고 싶었다. 책은 내 아이에 대한 이해를 도운 길잡이들 중 하나이다. 그런 책들을 이 페이퍼에 담으려 한다.


도리스 레싱의 <<다섯째 아이>>는 잘 쓴 소설이지만 아주 불편한 글이다. 작가의 의도는 우리가 구축한 행복이란 것이 모래성처럼 얼마나 허망하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려 했던 것 같다. 행복으로 가는 길을 방해하는 문학적 장치로 '다섯째 아이'를 착안한 듯한데, 나는 이 소설을 읽는 동안 계속 등장하는 "비정상"이라는 말에 온몸이 떨렸다. 무엇보다 "비정상"이라는 그 아이를 바라보는 어른들의 시선이 너무 무섭고 화나고 안타까웠다. 내가 아는 한, 다섯째 아이는 다른 아이들에 비해 폭발적인 에너지를 가졌지만 그 에너지를 조절할 인지력은 가지지 못한 아이이다. 그러니까 바람직한 도움이 필요할 뿐인 장애 아이를 괴물로 취급한 것. 행복 댐에 구멍이 뚫린 것은 아이 때문이 아니라 그 태도 때문이었다. 태어나는 아이들에게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 장애를 가진 것이 불편의 요소이긴 하나 죄악은 아니다. 그리고 불편함은 장애인보다 비장애인이 더 크게 느낀다. 왜냐하면 무엇이 어떠해야 한다는 신념을 버리지 않기 때문이다. 불행은 거기서 시작된다. 아이가 다른가. 그러면 다르게 대하라. 같기를 바라지 마라. 
















올해 초 온 가족이 <<포레스트 검프>를 보았다. 무려 26년 전 개봉작. 범상치 않은 아들과 살다 보니 전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였다. 아이들과 어른들이 바보라고 놀릴 때면 포레스트가 주눅 들지 않고 당당하게 하는 말. "엄마 말이, 바보는 지능이 좀 낮은 것뿐이래요." 포레스트의 IQ는 75다. 헐. 우리집 어린이보다 높다니. 아무튼 우리집 어린이는 포레스트와 비슷한데 겉모습만으로는 이 어린이가 더 똘똘해 보인다. 포레스트는 용감하고 현명한 엄마가 있어, 달리기를 잘해, 운동 신경이 좋아, 운명의 신이 늘 붙어다녀 억만장자가 된다. 이렇게 부러울 수가. 

​"여보, 우리 아들도 억만장자가 될 수 있을까?"(아들이 들었다)

"엄마, 뭐가? 뭐가 되라고?" 

"으응. 억만장자." 

"뭐? 엉망장자? 날더러 엉망장자가 되라고?" 

"아니아니, 엉망장자가 아니고 억만장자. 따라해봐. 억  만   장  자." 

"아하! 엉  망  장  장!"(깨갱) 














내 아들과 비슷한 성향의 아이를 키우는 동생이 "언니, 우리 아이들은 이 부류에 드는 것 같아"라면서 내게 권해준 책이었다. 경계선 지능 아이들을 오랫동안 관찰하고 연구해온 저자는 이런 아이들에 대한 정의와 발달적 특성, 인지력 향상 및 학습지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정말로 고마운 책이다. 경계선 지능에 드는 아이들의 비율의 의외로 높다. 대략 13~14%이다. 

경계선 지능은 미국 정신장애 진단 및 통계편린(DSM-IV)에서 "경계선 지적 기능(Borderline Intellectual Function: BIF)"으로 분류한 것으로 통상 경계선 지능으로 줄여서 부르고 있다. DSM-IV는 "경계선 지능"을 표준화 지능검사를 실시하여 IQ 70~85 사이에 속하는 아동들로 정의하였다. 실제로는 IQ 70~79 사이의 지능을 나타내는 경우를 경계선 지적 수준이라고 해석한다(K-WISC 3 지침서, p187)(16쪽)​

저자는 5년 뒤 연구 성과를 더 많이 담은 또 한 권의 책을 출간한다. <<경계선 지능과 부모>>에서 저자는 경계선 지능 아이들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이들은 교육이 필요한 아이들이다. 배움이 느려 누구나 쉽게 가르칠 순 없지만 자극을 줘서 잠재능력을 발휘하도록 도와야 하는 아이들이다. 따라서 특별한 교육이 필요하다. . . . . . . 경계선 지능을 가진 아이들은 분명 장애는 아닐지라도 방임하거나 매우 나쁜 환경에 노출되면 지적 장애가 될 가능성이 더 높다.(26쪽) 
















이 두 권의 책은 일선 교사들(초등학교, 중학교)이 글을 읽을 줄 모르는 학생들, 글자는 읽어도 의미를 모르는 학생들을 찾아내 그들에게 적합한 특별 교육을 기록한 학교 현장 탐사 보고서이다. 학교 속 문맹자들을 유형별로 구체적으로 기록해 놓았다. 이 두 선생님의 문제 의식과 탐구 정신과 실천 의지는 감탄과 감사를 절로 불러일으킨다. 두 교사는 그림책 읽기를 통해 아이들의 문맹 탈출을 시도하는데, 효과 만점이다. 나는 이 두 권의 책을 연달아 읽고 우리집 어린이가 받고 있던 구몬 학습을 때려치웠다. 1년을 배웠는데도 한글을 떼지 못했다. 그리고 이 두 선생님이 학생들을 가르친 방법을 우리집 어린이에게 적용해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아이와 그림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 오랜 작업 끝에 이 어린이는 드디어 2학년 말쯤 한글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5학년이 된 이 어린이는 책을 좋아하며 소리 내지 않고 속으로 읽기가 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 물론 문해력의 길은 여전히 멀다. 

"읽고 쓰기를 가르치는 것은 공교육의 영역이다. 글자를 모르는 아이의 한글 교육은 부모와 가정이 아니라 학교와 교사의 역할이다. 국가 교육과정에 한글은 초등학교 1학년 과정에서 가르치도록 명시하고 있다. 부모는 국가와 학교, 그리고 교사를 믿고 자녀를 학교에 보낸다. 만약 학교가, 교사가 이러한 믿음을 저버리고 아이가 한글을 익히지 못한 상태를 방치한다면 이는 약속위반이요, 공교육의 붕괴를 뜻한다."(<<읽고 쓰지 못하는 아이들>> 11쪽) 









홍인재 선생님과 엄훈 선생님이 제시한 문제 해결 방안을 내가 아이에게 적용한 첫 번째 책이다. 나는 초등학교 2학년 아들과 이 책을 한 달 동안 읽었다. 이 책은 일단 이야기가 재미있다. 아이들은 똥 얘기라면 사족을 못 쓴다. 게다가 복수극이다. 통변의 통쾌함을 가져다준다. 이 책에는 여러 동물이 등장하고 그들이 누는 똥의 생김새와 똥 누는 소리는 저마다 다르다. 모양과 색깔과 소리에 대한 인지를 끌어낼 수 있다. 그런데 이 얇은 동화책을 한 달 동안이나 읽었다고? 그렇다. 처음에 내용을 읽어 주며 같이 웃는다. 독서는 유희가 우선이니까. 두 번째 읽을 때는 차례와 상관없이 등장 동물들을 불러낸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경계선 지능을 가진 아이들은 스스로 기억하는 능력이 모자라 이 작업을 거치지 않으면 읽어준 것을 대부분 까먹기 때문이다. 다음 번엔 등장한 차례대로 동물들을 소환한다. 순서 개념을 넣어 주기 위해서다. 여러 번 읽어 주어야 순서대로 말한다. 다음에는 동물마다의 똥 모양을 이야기한다. 그 다음에는 똥 누는 소리를 이야기한다. 이것 역시 기억하기까지 오래 걸린다. 다음에는 범인이 누구인지, 그 범인의 이름이 무엇이었는지 묻는다. 복수를 끝냈을 때 두더지가 뭐라고 말했는지, 왜 그렇게 말했을지 이야기해 본다. 그리고 마지막 하일라이트. 이 책의 내용으로 일인극을 펼쳐 보인다. 이것은 우리집 어린이가 연기하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5학년이 된 이 어린이는 지금도 공룡 흉내 내기를 엄청 좋아하고 엄청 잘한다. 그리하여 이 어린이는 지금도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를 달달달 외우신다. 

To be continued .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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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1-04-30 15:1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별 열 개 주고 싶은 페이퍼입니다. 짝짝짝

행복한책읽기 2021-05-01 09:23   좋아요 3 | URL
와. 별이 열 개!!! 리뷰 달인 잠자냥님이 주는 별이니 냉큼 받겠습니다요. 어깨가 으쓱해집니다^^

새파랑 2021-04-30 15:1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 10개요. 알라딘에 달인이 많다는데 완전 공감합니다. ‘다섯째 아이‘ 진짜 잘쓴 책인데 불편하다는 ㅜㅜ 저도 독서는 ‘유희‘라고 생각합니다^^

행복한책읽기 2021-05-01 09:25   좋아요 2 | URL
별 열개 추가!!!! 와. 별이 쏟아지는 날도 있다니. 어깨 더 으쓱. 새파랑님 덕에 도리스 레싱 입문했어요. 리뷰가 어찌나 궁금증을 유발하던지. 감사^^

scott 2021-04-30 15:5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세상의 속도에 맞출 필요가 없습니다.
행복한 책읽기님의 속도에 맞춰 아이가 읽고 학습 해나가는 모습 진심으로 감동적이네요.
잠재적 능력이 많은 아이 건강하게 천천히 아이의 속도에 맞춰 배워나가는것
행복한 책읽기님 홧팅!!

별폭탄은 이런 포스팅에 쓰려고 아껴두었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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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편도 기대해용 ~*

행복한책읽기 2021-05-01 09:28   좋아요 3 | URL
아. 여긴 별폭탄. 이런 폭탄은 황홀하고 달콤하구만유. 별사탕 눈이 내리는 듯해요. 아름다워요. scott님 맘 같아요. 감사감사^^

미미 2021-04-30 16:2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누가 내머리에 똥쌋어>찜해요~♡요즘 동화가 조금씩 끌리네요? 책읽기님 시 적 감수성만 풍부하신게 아니라 아이와 함께 성장하고 계신 멋진 엄마! 연기는 같이해야 맛인데 책읽기님도 잘하실 듯한 느낌적인 느낌!😆

행복한책읽기 2021-05-01 09:30   좋아요 3 | URL
ㅎㅎㅎ 지가요. 자칭타칭 리액션여왕이어유. 아이가 책을 읽거나 연기할 때 호응을 끝내주게 해줍니다. 그럼 아이가 신나서 더욱 합지요. 문제는 제 에너지가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진다는 ㅡㅡ <누가 내머리>는 정말정말 재밌어요^^

2021-04-30 17: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행복한책읽기 2021-05-01 09:34   좋아요 3 | URL
ㅋㅋㅋ 짐작의 달인 북사랑님. 님은 달리기의 달인^^ 선배님이 그렇게 하신이유 저는 충분히 알 것 같아요.당사자가 아니면 보지 못하는 것이 있거든요. 어려운 걸음인데 존경스럽네요. 마주일기. ㅋㅋ 이참에 북사랑님도 일기장 꺼내보세요. 애들은 힘들고 신선하고 그렇네요.

붕붕툐툐 2021-04-30 22:4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엉망장장이라니 이렇게 귀여운 어린이를 봤나~~ 포레스트 검프는 극장에서 3번 본 유일한 영화고요, <학교 속의 문맹자들>은 제가 읽은 책이네요~
투비컨티뉴가 이렇게 기다려질 수가 없네요. 행복한 책읽기님은 이 페이퍼 시리즈로 자녀 교육 달인 찜입니다!!!🙆

행복한책읽기 2021-05-01 09:37   좋아요 2 | URL
역쉬. 샘이시라 엄훈 샘 책을 읽으셨네요. 저 이 책 읽고 넘 고마워서 질문도 있고 해서 엄훈 샘께 이멜도 보냈어요. 친절히 답장도 주셨다는.^^ 툐툐님. 저도 달인에 등극하게 되는건가요? 끌어올려주시는 건가요? ㅋㅋ

라파엘 2021-05-01 10: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정말 소중한 페이퍼를 작성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교육학을 연구하는 입장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 ˝평균의 종말˝이라는 책이 떠오르기도 하고요... 자녀분이 훌륭한 양육자를 만나게 되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이 페이퍼 시리즈는 잘 읽어보아야겠어요 ^^

행복한책읽기 2021-05-02 12:31   좋아요 1 | URL
아. 라파엘님은 교육학을 연구하시는군요. 저는 아이 덕에 새로운 세계를 접했고 알아가고 있어요. 이 아이가 절 만난것도 다행이지만(자뻑맘^^) 저도 이 아이를 만나 감사해요. <평균의 종말> 찾아볼게요. 라파엘님께 도움 받을 일도 생기겠어요^^

han22598 2021-05-01 10: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행복한님도 숨겨진 페이퍼의 달인이셨네요.^^ 써주신 글 나눠주셔서 감사해요. 우리는 모두다 특별한 한사람 한사람이 아닐까요?. 행복한님 아이도 특별한 사람이고, 행복한님도 특별한 사람이고......다음 .이야기 기다릴게요 ^^

행복한책읽기 2021-05-02 12:33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요. 모두 다 특별한 한 사람 한 사람. 한님처럼 생각하는 사람들만 있음 제 아이 같은 아이들이 무던히 살거구만유 ㅋ

희선 2021-05-03 02: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읽고 쓰기를 가르치는 건 공교육의 영역이고 한글은 초등학교 1학년 과정에서 가르치도록 국가 교육과정에 쓰여 있다는데, 현실은 그것과 다른 듯합니다 요새는 학교에 가기 전부터 부모가 아이를 가르쳐야 한다고 하기도 하더군요 하나도 모르면 부모가 집에서 뭐 했나 하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아주 잘 아는 건 아니어도 조금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을지...

사람마다 다른데 학교 교육은 거기에 잘 맞지 않기도 하죠 그걸 나쁘다 말하기 어려울지도 모르겠습니다 선생님이 한사람 한사람한테 다 마음 쓰기 어렵기도 하니... 지금은 아이가 얼마 되지 않는 것 같던데, 아이한테 조금은 맞춰주면 좋겠네요


희선

행복한책읽기 2021-05-04 00:40   좋아요 1 | URL
맞아요. 이상과 현실은 달라요. 그래도 저 두 선생님들처럼 열성적으로 가르치는 교사들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학급 인원 수는 제가 학교 다닐 때보다 3분의 1로 줄었지만 저는 더 줄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쪽이에요. 교사들 업무를 줄이고 학생들과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답니다.^^

scott 2021-05-07 15: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행복한 책읽기님 이달의 당선작 추카~
저의 별빛 가루가 마법 가루 였음 ^ㅅ^

행복한책읽기 2021-05-07 16:10   좋아요 1 | URL
아니. scott님한테는 이달의 당선작들 미리 보내주기라도 하나요? 어쩜 이리도 소식이 빠르심? 감솨감솨. 요 페이퍼는 진심 당선되고 싶었어요.^^

새파랑 2021-05-07 16: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직접보진 못했지만 스콧님 알람 따라서) 당선 축하드려요~!!

행복한책읽기 2021-05-07 16:11   좋아요 2 | URL
지금은 몰겠는데, 새파랑님도 분명 당선되셨을 듯. 고마워요~~~~^^

잠자냥 2021-05-07 16: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제가 별 열 개 주고 싶은 페이퍼라고 했는데 역시 당선되셨군요. 축하합니다.

행복한책읽기 2021-05-07 16:16   좋아요 2 | URL
잠자냥님 별 열 개를 알라딘 관계자들이 보고 당선시켜준 듯합니다. 고마워요~~~^^

초딩 2021-05-08 18: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행복한 책읽기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만세 만세~ ㅎㅎㅎ

행복한책읽기 2021-05-10 10:58   좋아요 1 | URL
축하 댓글 감사해요. 다들 생업에 바쁘실 텐데, 바지런히 댓글까지. 이번엔 당선금 올라 좋더라구요. 더더더 주면 좋겠다는. ㅋㅋ

얄라알라 2021-05-08 23: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제가 4월에 읽었던 많은 좋은 페이퍼 중에서도 또렷하게 기억하는 행복한 책읽기님의 페이퍼, 당선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덩달아 기쁩니다!!^^

행복한책읽기 2021-05-10 11:00   좋아요 1 | URL
또렷하게 기억하는! 캬. 이것은 저를 으샤으샤 시켜주는 댓글이군요. 덩달아 기뻐해주셔 고맙습니다. 저도 덩달아 더 기분 좋아졌어요. 기운 받아 언능 2편 써야 하는디 ^^;;;
 

20210429 #시라는별 32

무말랭이 
- 김상순 

똑 눈 온 거 겉제? 
달밤에 살짝 나와서 보면 
누가 디라서 뿌려 놓은 눈이라. 
달밤에는 냄새도 희미해져서 
누가 봐도 소복소복 눈이라. 

허, 엄마가 시를 읊소. 

시가 뭐꼬? 

엄마가 방금 읊은, 그런 게 시요. 

내사 그런 건 모르고. 
소복소복 눈이 쌓이모 
너그가 강생이메로 구불다가 
낯이 빨개가 방에 들오면 
눈에 묻어 온 산 냄새가 
온 방에 퍼지디라. 

엄마 진짜 잘한다. 

그러면 이 시 좀 갖고 가라이. 
짐치매로 치대서 삭혀서 묵든지 
더 말리서 물 낋일 때 넣어 무라. 


다리서 : 바람에 날려 알곡을 가려서 
강생이메로 : 강아지처럼 
짐치매로 : 김치처럼 


어미 김상순이 입으로 내뱉는 말들은 아들 홍정욱에게 언제나 시로 들렸다. 어미가 툭툭 뱉어내는 시어들 속에는 어미가 살아오는 동안 ˝생짜배기로 몸에 익힌 세상 이치˝와 어미 ˝몸속에 통째로 녹아든 삶의 골짝골짝˝(8쪽)이 깃들어 있었다. 어미만큼은 아니지만 아들도 살아보니 무어라 콕 집어 말할 수 없는 쓸쓸함과 서러움이 매운 고추 삼킨 마냥 입천장을 얼얼하게 데우는 날이 무시로 찾아든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런 날이면 슬쩍슬쩍 펼쳐 보고 싶어, 그런 날이면 그냥 안겨 보고 싶어 어미의 말들을 받아적기 시작했다.

어미 얼굴 한 번 더 보고 옮겨 쓰고, 어미 소리 한 번 더 듣고 옮겨 쓰기를 거듭하는 아들을 보고 늙은 어미가 말한다. 

˝너만 듣고 말지, 말 같지도 않을 것을 어디다 알린다 말이고? 참 별일을 다 한다. 남사스럽게 . . . . . . 
내가 살면서 배운 거는 이것뿐이다. / 어디 가서 말하지 마라. 숭본다.˝(150쪽) 

김상순이 구술하고 홍정욱이 옮겨 쓴 <<살아 보니 그런 대로 괜찮다>>는 이렇게 해서 탄생했다. 남들이 숭본다(흉본다)며 아서라, 말어라 라고 한 어미의 말조차 아들 홍정욱은 그대로 받아썼다. 이 아들은 불효자일까. 그런데 책을 읽어 보니 내가 김상순의 자식이었어도 어미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의 가락들을 잡아다 오선지에 옮겨 그리고 싶겠더라. 구수하고 쫀득하고 재미지고 살가웁다.

안도현 시인은 안도현의 문장들 <<고백>> 5부 ‘시적인 순간‘에 대해 이런 문장을 썼다. 

˝시에서 묘사에 충실해야 하는 이유는 대상의 현상을 생생하게 그리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그 묘사의 생생함이 대상의 본질에 이르는 관문이기
때문이다. 묘사를 통해 대상과 시적 화자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게 된다.˝(201)

김상순은 묘사, 대상, 현상, 시적 화자 등등의 어려운 말들은 아마도 모를 것이다. 그러나 소복이 쌓여 있는 무말랭이들이 달빛을 만나면 누군가 밤사이 뿌려 놓고 간 눈가루가 되고, 눈 쌓인 벌판을 마구 뒹굴던 아이들이 방에 들어오면 ˝눈에 묻어 온 산 냄새가˝ 온 방에 퍼진다고 하는 표현이 묘사가 아니고 무엇일까. ‘무말랭이‘와 ‘눈‘이라는 대상의 본질에 다가가는 생생한 묘사가 아니고 무엇일까. ​

김상순의 시들은 삭혀 묵고, 끓여 묵기 참 좋다. 온몸 구석구석이 시큰해지고 따스해진다. 


홍정욱 작가가 딸이라 내멋대로 착각했네요. 수정했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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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4-29 11: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짐치매로 치대서 삭혀서 묵든지
더 말리서 물 낋일 때 넣어 무라.
.....................
눈에 묻어 온 산 냄새]
묘사에 감탄!
풍경이 그려지고 사물의 형상이 시야에 들어오고
향기가 느껴지는
4월 마지막 목요일시!
읽고 또 읽어요🐸

행복한책읽기 2021-04-29 12:57   좋아요 3 | URL
그죠. 이런 분들의 말씀 들으면 책에서 배우는 것보다 삶에서 배운 것들이 진짜다 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도 읽고 또 읽으려구요. 이 분 시는 소리 내 읽었을 때 그 맛이 더 진해지네요.^^

새파랑 2021-04-29 12: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엄청 구수한 느낌의 시네요. 어머니 시인 너무 감각적임. ‘눈에 묻어 온 산 냄새‘라니~!!

행복한책읽기 2021-04-29 12:59   좋아요 3 | URL
배운 감각이 아니고 삶이 준 감각이겠죠. 김치 익듯 몸에 밴 감각 같아요. 절대 배울 수 없는데, 배우고 싶은 감각^^

희선 2021-05-03 01: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머니 말을 받아 적은 시 이정록 시인도 썼더군요(《어머니 학교》 그 책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그런 사람 더 있을 거예요 김용택 시인도 어머니 말씀을 많이 적었던 것 같습니다 산문으로 본 듯합니다 김용택 부인이 시어머니 말씀을 적었다던가 시인은 어머니가 만드는 걸까요


희선

행복한책읽기 2021-05-04 00:44   좋아요 0 | URL
오호. <어머니 학교> 냉큼 검색하겠슴요. 희선님도 누르면 나오는 자판기처럼 연상 작용으로 책들이 툭툭 튀어나오네요. 시인은 . . . 어머니 덕을 보는 듯합니다.^^
 

20210419 #시라는별 29 

껍데기는 가라 
- 신동엽 

껍데기는 가라. 
사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 
아사달 아사녀가 
중립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할지니

껍데기는 가라. 
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52시인선. 1967년> 


오늘은 4.19혁명 61주년. 1960년은 내가 세상에 태어나지도 않은 해였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역사에 대해서도 전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인다. 내가 누리고 사는 많은 것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이들의 투쟁과 눈물과 희생 덕에 가능해졌다는 것을. 나는 불가능의 가능을 이뤄내고자 애쓴 이름 모를 이들의 노고를 기억하기 위해 24년 전 구매한 시집을 꺼내들었다.

1979년 창비 시선 20호로 출간된 신동엽 시선집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는 간행과 동시에 판매금지 처분을 받았다. 4년 전 출간되었던《신동엽 시선》​ 역시 같은 처분을 받았었다. 내가 대학 다닐 시절에도 신동엽 시집은 불온서적에 속했다. 교과서에 실린 시들 외에 다른 시들을 몰랐던 내게 신동엽, 김수영, 박노해 시인들의 시들은 생경하고 충격적이었다.

‘껍데기는 가라‘는 1967년 《52인 시집》에 수록된 신동엽의 대표적인 시이다. 1연에 등장하는 ˝사월˝은 4.19를 의미한다. 출간 당시 감히 입 밖에 내서는 안 되었던 이 시는 현재 교과서에도 실리고 대학 수능 시험 문제로도 종종 출제되는 시가 되었다. 마치 내가 학교 다닐 때 배운 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나 이육사의 《절정》처럼 말이다.

그러나 ˝껍데기는 가라˝고 외치며 민족주의와 통일을 바란 그의 염원은 44년이 흐른 지금도 실현되지 않고 있다. 

1930년생인 신동엽 시인은 ‘껍데기를 가라‘를 발표하고 난 2년 뒤 1969년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나이 마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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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4-19 06: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껍데기는 가라˝ 이 시 학교 다닐때 배운거 같아요 ㅎㅎ 이런 배경이 있었다는걸 다시 알고 갑니다^^

행복한책읽기 2021-04-19 14:17   좋아요 3 | URL
오호. 그렇다는 것은 새파랑님이 파릇파릇 젊다는 의미^^

라로 2021-04-20 01:41   좋아요 1 | URL
새파랑님은 닉네임처럼 정말 새파랑하시군요!!^^

미미 2021-04-19 10:0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시대적 특징은 시인들에게 축복이기도 저주이기도 하겠죠? 저도 어제 엄마방에서 오래된 김영랑 시집을 몇 페이지 읽었어요. 이런 깊이는 요즘 못 따라가는것 같아요.

행복한책읽기 2021-04-19 14:21   좋아요 4 | URL
요즘은 저때보단 좋은 시절이겠죠. 적어도 국가가 총칼 들고 국민을 죽이진 않으니까요. 다만 다른 식으로 죽어 나가지만 ㅡㅡ 한데, 미미님 엄마님은 시집 읽는 문학 소녀이신가 봅니다.^^

scott 2021-04-19 15: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시인으로 절정의 나이에 세상을 떠나셨네요.
시는 알고 있어도 시인 신동엽에 생애는 몰랐음 ㅜ.ㅜ

행복한 책읽기님이 올려주시는 시 이번 한주
암송 해야쥥 ~◟ʕ´∀`ʔ◞

행복한책읽기 2021-04-19 16:19   좋아요 3 | URL
그니까요. 넘 이른 나이에 가셨더라구요. scott님. 진정 암송이 가능해요? 전 돌아서면 까먹는데. ㅡㅡ

붕붕툐툐 2021-04-19 22: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4.19 챙겨주시는 행복한책읽기님이 계셔서 행복합니다!🙆

행복한책읽기 2021-04-20 16:33   좋아요 1 | URL
지는 이리 읽어주는 붕붕툐툐님에게 고마워요^^
 

20210416 안도현의 문장들

예약을 걸어둔 안도현 시인의《고백》이 도착했다.

기다림은 설레임을 안긴다.
설레임은 반가움이 되었다.
작가의 말이 추억을 부른다.
작가의 스무 살. 나의 스무 살.
혼자서. 아무 것도 가진 것 없이.
아니. 그 시절 내겐
뭣도 겁나지 않는 패기가 있었다.
지금은. . . . . .
나의 스물을 회상하며 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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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1-04-16 17:1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장 그르니에♡ 안도현 작가님의 말 읽어보니 저의 스무 살에게도 뭔가 말좀 해주고 싶네요.ㅋㅋㅋㅋ

행복한책읽기 2021-04-16 23:52   좋아요 2 | URL
네. 그래서 우리의 스무 살에게 쓰는 편지로 안도현의 문장들을 매일 올려볼까 생각 중이요. ^^

새파랑 2021-04-16 17: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책을 기다리는 기분이란 ^^
˝나의 스무살에게 이 책을 건넨다˝ 멋진 문장이네요. 읽어보고 싶은~!!

행복한책읽기 2021-04-16 23:55   좋아요 2 | URL
책이 너~~~~무 예뻐요. 사진과 문장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책이에요. 청년 시절처럼 품에 안고 다니고 싶은 그런 책이에요.^^

scott 2021-04-16 20: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와 작가의 말 완벽하지 않은 인생의 스무살을 위한 글귀네요.

행복한책읽기 2021-04-16 23:56   좋아요 3 | URL
아. 역시 scott님 댓글은. ˝완벽하지 않은 인생의 스무 살.˝ 저는 저때 완전 쉰나 죽을 거라는 맘으로 낯선 도시에 발을 디뎠는데, 아, 현실은 제 맘 같지 않았다는요.^^;;;;
 

20210415 #시라는별 28 

이 봄의 이름을 찾지 못하고 있다 
- 김선우 

믿기지 않았다. 사고 소식이 들려온 그 아침만 해도 
구조될 줄 알았다. 어디 먼 망망한 대해도 아니고 
여기는 코앞의 우리 바다. 
어리고 푸른 봄들이 눈앞에서 차갑게 식어가는 동안 
생명을 보듬을 진심도 능력도 없는 자들이 
사방에서 자동인형처럼 말한다. 
가만히 있으라, 시키는 대로 하라, 지시를 기다리라. 

가만히 기다린 봄이 얼어붙은 시신으로 올라오고 있다. 
욕되고 부끄럽다, 이 참담한 땅의 어른이라는 것이. 
만족을 모르는 자본과 가식에 찌든 권력, 
가슴의 소리를 듣지 못하는 무능과 오만이 참혹하다. 
미안하다, 반성 없이 미쳐가는 얼음 나라, 
너희는 못 쉬는 숨을 여기서 쉰다. 
너희가 못 먹는 밥을 여기서 먹는다. 

환멸과 분노 사이에서 울음이 터지다가 
길 잃은 울음을 그러모아 다시 생각한다. 
기억하겠다, 너희가 못 피운 꽃을. 
잊지 않겠다, 이 욕됨과 슬픔을. 
환멸에 기울어 무능한 땅을 냉담하기엔 
이 땅에서 살아남은 어른들의 죄가 너무 크다. 
너희에게 갚아야 할 숙제가 너무 많다. 

마지막까지 너희는 이 땅의 어른들을 향해 
사랑한다, 사랑한다고 말한다. 
차갑게 식은 봄을 안고 잿더미가 된 가슴으로 운다. 
잠들지 마라, 부디 친구들과 손잡고 있어라. 
돌아올 때까지 너희의 이름을 부르겠다. 
살아 있으라, 제발 살아 있으라. ​


세월호 7주기가 내일이다. 만화가 김홍모의 어느 세월호 생존자 이야기 <홀> 을 연신 눈물콧물 흘리며 읽었다. 먹먹해졌다. 세월호는 눈물 없이 말을 할 수가 없다. 분노 없이 말을 할 수가 없다. 의문 없이 말을 할 수가 없다. 시간이 이만큼이나 흘렀는데 도대체 왜???

진실 인양에 기한은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결코 잊지 않는 것. 감히 그만 하라 말하지 않는 것. 관심과 연대의 끈을 놓지 않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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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22598 2021-04-15 06: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단원고 학생들 가족을 다룬 ebs 다큐를 본 이후로..전 사실 관련된 영상을 잘 보지 못하겠더라고요....ㅠㅠㅠㅠ 너무 슬퍼서..슬픔을 넘어 고통스럽더라고요ㅠ. 책은 그나마 조금 나은데..그래도 너무 힘들어요. 하지만 우리가 잊지 않고 기억해야죠.

행복한책읽기 2021-04-15 11:36   좋아요 2 | URL
네. 세월호는 가까이 마주하기 참 버거운 일이에요. 그래서 언제나 마음을 다잡으려 애써요. 외면하면 안 돼, 외면하면 한 돼. 주문도 외워요.

새파랑 2021-04-15 08: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벌써 7주기네요. 정말 오랜시간이 흘러도 잊혀지면 안되는 일이 있습니다.

행복한책읽기 2021-04-15 11:37   좋아요 2 | URL
그니까요. 7주기라니. 근데 속 시원히 밝혀진 것이 없어 느무느무 속상하고 화가 나요. ㅠㅠ

미미 2021-04-15 12: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결국 제대로 된 처벌도 명확한 진상규명도 없이 지겹다는, 그만하라는 등 수많은 막말로 덮여버린 시간이었네요. 울어주는 것밖에 할 수 없던 무기력하고 참담한 기억이었어요. 노란 꽃이 곱고 슬프네요. 생각하면 그냥 멍해집니다...편히 쉬기를!

행복한책읽기 2021-04-16 23:59   좋아요 1 | URL
<홀>을 구매해주세요. 무력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중 하나 같아요. 아직 뭘 모르는 아들을 제외하고 온 식구가 이 책을 봤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