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땐 그런 생각 하지 못했어요. 그냥 책 읽고 글 쓰는게 좋아서 늘 그렇게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네요"라고 대답하고 나서 다시 생각하니, 시골에서 자라던 어릴 땐 글 쓰는게 직업이 될 수 있다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것 같다. - P115

첫 시간은 학생들의 성향을 알고 싶어서, 학생들이 좋아하는 단어들을 말하게 했다. 사랑, 만족, 기쁨, 엄마, 아빠/엄마, 아빠, 우정, 행복, 에콰도르, 한국, 나무, 과일/사랑, 동생, 여행, 남미, 파티/라면, 밥, 고기, 친구, 아보카도/엄마, 언니, 오빠, 주스, 고양이, 초콜릿, 미술, 예수/엄마, 아이스크림, 운동, 컴퓨터, 말, 별/엄마, 누나, 큰엄마, 큰아빠, 할아버지, 할머니, 토끼/엄마, 삼겹살, 라면, 여자, MC 단백질, 탄산음료, 밥/기쁨, 만족, 행복, 축구, 공, 농구, 밥/엄마, 참치, 치킨, 후드티, 신발 등등, 가족과 반려동물, 먹을 것의 이름이 거의 공통적으로 나왔다. 그래도 중고생이니 한창 사춘기일 텐데 엄마, 아빠와 가족이, 좋아하는 단어에 공통적으로 등장한다는 것이 신기했다. 어쩌면 외국에서 사니까 가족이 더 가깝게 느껴질지 모른다고, 나는 그냥 짐작만 했다. - P116

제법 살아낸 뒤, 낯선 나라에서 모르는 사람들 틈에 끼여 야간버스를 탈 때면, 이대로 내가 사라져도 나를 아는 사람들은 아무도 모르리라는 생각이 이상하게 위안이 되었다. - P116

쓰고 싶은 이야기들이 마음속에서 뭉게뭉게 피어났다. 자료를 모으다 보니 그 뭉게뭉게에 질식당할 듯했다. 여기 머무는 동안, 최소한 그 한 편은 마치고 가야 나 스스로에게 떳떳할 것같았다. - P119

글 쓰는 동료와 이야기하다가 말했다. 언젠가 내가 글을아주 안 쓰게 된다면, 가장 좋은 건 잠들기 전에 머리맡에 수첩을 챙기지 않아도 된다는 거라고, 잠들기 전에 수첩 챙기기는 나에게 일종의 강박 같은 것이 되었다. - P120

기록하고 증언하겠다는 생각이야말로 내게 끈질기게 남은, 단 하나의 욕망이 아닐까. 어쩌면, 그 때문에 오늘도 책상 앞에 앉는 건지도 모른다. - P121

열심히 놀았다. 열심히 뭔가 내 안에 있는 체했으며 거짓으로 살았다. 아무것도 중요한 일이 없었음에도 언제나 심각했고, 진짜 숨기고 싶은 일들이 쌓여만 갔다. 솔직하면 손해 본다고 믿었다. 사랑해도 사랑하지 않는 체했고, 싫어해도 좋아하는 척했다. 그런 것을 배웠다. - P125

나는 작가가 안 됐으면 목수가 되려고 했다. - P128

아버지가 얼마 전 내 사는 곳을 어머니와 함께 다녀갔다.
이상하게도 이제는 셋이 마주 앉으면 쑥스러움이 늘어난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더 많이 늙고, 나도 점점 늙는 것을 서로느끼기 때문인가. - P129

글을 쓰면서 가장 행복하고 좋은 일은 글 쓰는 좋은 친구들을 얻었다는 것이고, 두 번째로는 글을 쓰려는 많은 학생들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모두가 허물 많은 나를 좋아할수는 없었겠지만 어쨌든 나로서는 그들에게 최선을 다했다.
감사하고 고마운 일이다. 나는 그게 문학의 숙명이라고 여긴다. - P131

내 마음은 좁고편협하고 아주 작았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어 자괴감은 커져만 갔다. 시간 강사 일을 해서 생활을 했다. 3년 전한 선생님이 내 이력서를 보더니 10년 안 되는 시간 동안 내가 강의한 시간이 보통 교수들의 26년 치에 버금간다는 말을 듣고 강사 일을 그만두었다. - P133

이성복의 시를 좋아했다. 감성적이면서 때론 깊이 있고, 멜랑꼴리 안에도 품위가 있었다. 아직까지 싫어하는 소설가는 없다. 내게는 장점만 읽힌다. 내가 갖지 못한 것들을 가진그들이 부럽다. 하지만 질투도 나지 않으니 나는 문학에 대한 열정이 부족한 것만 같다. - P135

어떤 일에 막히면 ‘돌이킬 수 없는 것들은 돌이킬 필요가없는 것이어야 한다.‘라는 문장을 되뇌곤 한다. - P136

‘빈문서 1‘의 세계는 고심한 시간만큼 문장의 길이 생기고 아무도대신 써줄 수 없다는 점에서 술수가 통하지 않는 아직은 정직함이 절대적인 가치로 통용되는 곳이다. 가끔은 ‘빈 문서1‘을 차곡차곡 채워가는 나 자신이 시계공이나 구두공 같기도 하고 뜨개질을 하는 사람 같기도 하다. - P140

나는 노트북에서 잠시 시선을 떼고 달력을 찾아본다. 소설공모에서 당선됐다는 소식을 들은 것이 2004년 겨울이고지금은 2018년 10월이니 올해로 등단한 지 14년째가 되었다. 생의 1/3 동안 소설을 쓰는 사람으로 살아온 셈이다. 노트북의 ‘출간도서’ 파일에 저장된 일곱 권의 책을 200자 원고지로 환산하여 합산해보니 5,158장+a4가 산출된다. 엄청나게 부지런한 작가는 아니었으나 적어도 게으르지는 않았다는 것에 안도한다. 안도하며, 바로 불안해한다. - P142

누가 내게 이런 삶을 살게 한 건가.
인간은 왜 태어나는 것일까.
생각을 하다 보면 어느새 공상이 된다. 공상은 구름처럼몽글하고 금세 부풀어 오르고 어디든 흘러간다. 내 미래를상상하다 보면 가상의 인물이 개입하게 되고 그 인물은 늘예기치 못한 사건과 함께 온다. 인물들이 늘어나고 무대가확장되고 사건이 복잡하게 얽히게 되면 현실의 ‘나‘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그 이야기 속 ‘나‘는 이제 내가 아닌 제3자인 것이다. 시간이 흐르자 애초에 나 자신이 아닌 제3자의 탄생에서부터 이야기는 다시 시작된다. 나 자신을 기반으로 한 이야기는 썩 재미있지 않았던 것이다. - P146

나는이야기꾼의 기질을 갖고 태어난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이야기를 재미있게 각색하여 전해주는 이야기꾼이 아니라 내안의 이야기를 찾아 끊임없이 내면으로 파고드는 광부 같은 이야기꾼…………. - P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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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와 함께 백화점에 가서 심포지움에 입을 옷을 샀다. 한 벌을 사주려고 했는데 아이가 그냥 블라우스만 사달라고 해서 속으로 좋았다. 오늘 돈을 좀 쓸 생각이었는데 의외로 하나만 사면 되어서 향수를 사주었다. 형수 좋아하는 아이인데 2년 전에 사준 향수를 아직도 사용하고 있는데 그 향수 하나뿐이라고 해서. 디오르에서 알콜이 안 들어간 향수가 새로나왔는데 아이가 향기도 마음에 든다고 해서 샀다. 병원에 일하러 가면 혹시 알콜 알러지가 있는 환자들도 있을 수 있다고 하면서 그 향수에 관심을 많이 보이기에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사줬다. 물론 환자들이 향수 냄새로 더 괴로울 수 있으니까 아예 향수를 안 뿌리는 것이 좋을 수도 있지만, 향긋한 비누냄새 정도의 향기는 오히려 좋은 것 같다. 이 향수는 알콜이 안 들어간 향수라서 향기도 오래가지 않지만 향도 약해서 좋다고 했다. 나는 강한 냄새 나는 거 좋아하는데 앞으로 나도 향수를 안 뿌리고 병원에 가야겠다.

쇼핑을 하고 나니 배가 고파서 김치찌개를 사먹으려고 검색을 했는데 찾을 수 없어서 엽떡 얘기를 했더니 반색을 하면서 좋아하기에 거기에 가서 사먹었다. 오늘은 딸이랑 둘이 가서 먹었는데도 남겼다. 이번엔 삶은계란도 들어가고 오징어 튀김도 시키고 해서 더 그런 것도 있었다. 아이에게 아주 많이 맵다고 하면서 엑스트라 마일드를 시켜야 한다고 했는데 아이도 처음 나처럼 그게 정말 매울까? 하는 모습을 보여서 웃었다.

집에 오니까 많이 피곤했다. 저녁 6시에 교회에서 크리스마스 파티가 있었는데 거기도 참석해야 해서 한 시간 정도 눈을 붙이고 갔다. 갔더니 우리 해든이가 무대에서 다른 청소년들과 함께 춤을!!!@@ 다리가 워낙 길어서 춤을 추는 게 좀 어색했지만, 아주 재밌었단다. 해든이도 형처럼 무대체질인가?? 농담이다. ㅎㅎㅎㅎ

딸아이가 짐을 아주 단출하게 가져왔다. 입고 온 옷과 속옷이 다였다. 물론 책은 3권!! 아 놔~~~. ㅎㅎ 그래서 여기 있는 동안 내 옷을 입고 신발을 신어야 하는 상화이다. 딸이 말라서 내 옷을 입는데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나보다 발이 큰 아이는 내 신발을 신을 수 없어서 자기가 신고 온 운동화를 신고 집에서는 내 쪼리를 신을 수 밖에 없었다. ㅎㅎ 그런데 아이가 사입은 저 청자켓은 내가 고딩때 사입었던 것과 거의 비슷한 제품이었다! 아이에게 엄마도 사춘기때 저 옷을 사입었다고 하면서 너가 사입을 것 같지 않은 옷이라고 하니까 웃으면서 작년에 유행했다고. 그랬는데 백화점에 가니까 똑같은 제품이 진열되어 있었다. 가격은 $150정도 했는데 자기는 이웃렛에서 $50정도 주고 샀다고 한다. 이런 점은 엄마 닮았다. ㅋㅋㅋ

지금은 화장도 지우고 잠옷으로 갈아입고 일찍 자려고 한다. 혼자 다니는 것보다 둘이 다니니까 더 피곤한 이유는 수다를 떨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도 이렇게 함께 한국어로 수다떨 수 있는 사람이 옆에 있으니까 참 좋구나. 참 좋아.

향수는 크리스마스 스페셜 패키지가 있어서 그것으로 샀는데 저 빨강색 백을 또 줬다. 벨로드로 만들어진 빨강 화장품 백이 넘 이뻤다. 직원이 주면서 마지막 것이라고 했는데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지만 어쨌든 넘 이쁜 가방도 받아서 좋았다. 내가 자꾸 이쁘다고 하니까 그럼 엄마가 사용하라고. 맘도 이쁜 딸. 선물로 줬는데 어떻게 내가 사용하냐고 하면서 사양했다. 암튼 웃겼음.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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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혜윰 2022-12-11 18: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향수에 대해 그렇게까진 고려해보질 못 했네요. 무알콜향수 고려해보겠습니다^^ 그나저나 미쿡에 엽떡 있다니!!! 빨강 마니아 라로님 ㅋㅋㅋ

라로 2022-12-12 09:07   좋아요 1 | URL
엽떡은 정말 유명한 곳이군요!!^^;; 빨강은 클래식입니다요!! 저는 검정을 젤로 좋아해요,, 맘이 검어서 그런가?? 싱거운 농담이었습니다요,, ㅎㅎㅎㅎ

psyche 2022-12-19 08: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희 M군이 집에 올 때 후디 입고 배낭 한 개만 메고 오거든요. 물론 그 안에 책은 한권도 없고 컴퓨터가 들어있습니다만. 어차피 외출도 안하고 나가더라고 추리닝만 입고 다니니 옷은 한 개도 안 가져오고요. 저는 아들녀석만 그러는 줄 알았는데 H양도 그렇군요. ㅎㅎ

라로 2022-12-20 12:08   좋아요 0 | URL
제가 그랬잖아요, 저희 엔 양은 아들같다고,,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그래도 속옷은 가져왔더라구요.ㅋㅋㅋ 저는 아들 3을 키우는 것 같아요.ㅋㅋㅋ
 

"이 나라의 기이하고 혼란스러운 기후는 대체 어떻게 우리의 지식과 통제력에 이토록 완강하게 저항하는 걸까?"

슈바르츠실트는 가상의 여행자가 이 텅 빈 구간을 지나고도 살아남을 수 있다면 미래로부터 빛과 정보를 받아 아직 일어나지 않은 사건들을 볼 수 있으리라고 추론했다.

중력에 찢어발겨지지 않고서 심연의 핵심에 도달할 수 있다면 그 여행자는 마치 만화경에서 보듯 두 개의 서로 다른 이미지가 자기 머리 위의 작은 원에 한꺼번에 중첩되어 투사되는 것을 볼 것이다. 한 이미지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속도로 전개되는 우주의 미래 진화를 통째로 인식할 것이며 다른 이미지에서는 과거가 하나의 찰나로 얼어붙은 것을 볼 것이다.

방정식이 특이점에 배어들어 무한이 유일한 결과로 등장할 때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아인슈타인 자신조차 상상하지 못했으니까.

진짜 두려운 것은 특이점이 맹점이며 기본적으로 불가지不可知라는 사실이라고 그는 말했다.

인간 영혼은 어떤 수학적 수수께끼보다도 큰 신비이며 물리학의 발견을 정신처럼 방대한 영역에 투사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고 상기시켰다.

"특이점이 생겨날 수 없는 것은 물질이 아무렇게나 집중될 수 없다는 간단한 이유 때문이다. 또한 이것은 그렇지 않을 경우 물질을 구성하는 입자가 빛의 속도에 도달할 것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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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일하는 날이라 늦게 집에 왔더니 딸은 잘준비를 하고 있었다. 반가움에 아이를 덥석 안았는데 살이 쏙 빠져서 마음이 좀 아팠다. 크리스마스선물이라며 학교에서 fundraiser를 할 때 간호사들이 쓰는 모자 400개를 만들었는데 그 중 하나라며 줬다. 도대체 이 아이는 어떻게 시간을 내는 것인가?

내일은 딸아이와 함께 백화점에 가기로 했다. 딸아이가 전공으로 할 생각을 갖고 있는 분야의 심포지움에 참가하는데 거기서 발표를 하게 되었다고 전문적으로 보이면서 세련된 옷을 입고 싶다고 했다. 전통적인 블랙이나 아이보리가 아닌 색의 옷으로. 워낙 쇼핑을 좋아하는 엄마라 내가 더 신났다는.

딸아이에게 쇼핑하고 뭐 먹으러 가고 싶냐니까 김치찌개나 설렁탕이 먹고 싶단다. 어디가 맛있을까? 설렁탕은 선농단에서 먹으면 되지만 김치찌개 맛있게 하는 집을 모르는데. 나처럼 냉면 좋아하면 좋을텐데. 어려운 숙제다.

바이올린을 가져와서 해든이랑 듀엣곡을 연주하기로 했는데 가져 올 수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해든이가 많이 기대했는데 실망했겠다고 하니까 해든이 비올라로 할 수 있을 거라고 한다. 비올라는 그래서 좋은 악기다. 비올라로 어느정도 낮은 바이올린의 소리를 낼 수 있고, 또 높은 첼로 소리를 낼 수 있으니까.

피곤한 딸을 붙잡고 수다를 좀 떨었다. 화요일 오후에 다시 돌아가는 일정이라 좀 빠듯하지만 월요일에는 나도 일을 안 하고 남편도 학생들 학기말 기간이라 수업이 없어서 함께 Oak Glen Apple Farm 에 가기로 했다. 나는 기억이 안 나는데 딸아이가 하는 말이 자기가 어렸을때 우리가 다 함께 그곳에 간적이 있다고 한다. 자기는 거기서 말도 탔다고. 음 그건 것 같기도 하다. 😅😅😅 난 이렇게 기억력이 없다.

딸아이가 왔으니 맛있는 것 많이 사주고 싶은데 시간이 너무 없어서 아쉽다. 자식은 어떤 존재인가?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된다. 딸에게 지금 읽고 있는 <과학자들의 자화상> 책을 보여주고 그 중 몇 인터뷰가 유튜브에 올라 온 것이 있어서 함께 봤다. 이렇게 딸과 함께 책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의논하고 하니까 참 좋다. 딸이란 사람들은 참 좋은 존재다. 딸이 있어서 행복하다.

사진은 어제 남편과 함께 갔던 데스칸소정원에서 찍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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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10 22: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2-11 13: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psyche 2022-12-19 08: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H양이 살이 빠졌다니 라로님 얼마나 마음 아프셨을까요. 공부하느라 바쁘니 제대로 챙겨먹지 못했나봐요. ㅜㅜ. H양 맛있는 거 많이 먹고 갔나요?

라로 2022-12-20 12:09   좋아요 0 | URL
남편이 매일 챙겨줬다는데 이제 직업을 찾아서 뉴욕에 가있으니까 잘 안 챙겨먹나봐요.ㅠㅠ 그래서 H마트에서 주문해서 좀 보냈어요. 빨리 졸업했으면 좋겠어요, 레지던트도 힘들지만 그래도 지금보다는 덜 힘들지 않을까요??^^;;
 

두 분은 어떤 교육을 받았나?
당시 중국의 교육 시스템은 잘 갖추어지지 않았다. 특히 농촌 지역은 더 그랬다. 아버지는 초등학교를 다녔지만 형제 중 맏이였던 탓에 중등학교에 진학할수 없었다. 어머니는 문맹이었다. - P111

우리의 임무는 빙하에서 나오는 장강의 원류를찾는 것이었다. 우리는 장강의 첫 번째 물방울을 나르는 빙하를 정확하게 찾으려고 노력했다. 빙원의 아름다움과 숨이 멎을 듯한 풍경은 큰 인상을 남겼고, 나는 그 자리에서 빙하학을 공부하기로 결정했다. - P112

1978년 나의 첫 번째 방문 이후 우리는 거의 40년째 티베트 고원지대에서 일하고 있다. 이 시기 동안기후변화가 빙하, 호수, 강, 그리고 전체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 ‘제3극 지역에서 지구 온난화는 지구 전체 평균보다 두 배 정도강한 영향을 미치고, 그 결과로 빙하가 붕괴하면서 거리, 다리, 마을에 해를 입히고 사람의 생명도 희생된다. 얼음 눈사태의 속도는 시속 100km에 이른다.
근처에 있는 사람들 모두는 이 눈사태에 속수무책이다. 예를 들어 3년 전 티베트 고원지대에서 빙하가 깨지면서 많은 사람이 얼음에 묻혔다. - P114

중국에 있는 빙하는 언제 사라질 것으로 예측하는가?
몇몇 작은 빙하들은 곧 사라질 테지만, 큰 빙하들은 상당히 오랫동안 존재할것이다. 우리의 진단에 따르면, 2050년 또는 2060년에 전환점이 온다. 그 이후 빙하는 점점 줄어들 것이다. 더 많은 빙하가 녹고 강물의 수위는 높아질 것이다. 2090년에도 빙하는 여전히 존재하겠지만 고원지대의 아주 작은 일부만덮고 있을 것이다. - P115

세상에 보내는 당신의 메시지는 무엇인가?
세계는 변한다. 우리는 이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 하지만 언제나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위기는 언제나 기회와 함께 온다. - P115

최소 하루 다섯 시간은자려고 노력한다. 그 정도면 나는 생생하다. 여섯 시간을 자면 더 많은 에너지가 생긴다. - P116

실제로 많은 이론물리학자들이 변호사 가정에서 나온다. 사고 과정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서양법은 과학과 마찬가지로 종교적 원칙에 기초한다. 진리가존재하고 이 진리가 갈등 속에서 드러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서양 문화의 한특징이다. 법정에서는 진리를 확정하기 위해 논쟁한다. 과학 시스템도 정확히이렇게 작동한다. 과학자는 자신의 생각을 공개하고, 이 생각 중 진리가 아닌것을 솎아내기 위해 서로 비판하고 방어한다. - P119

"고등학생 때 나는 폭탄을 만들었습니다. 오늘날 이런 일을 고백한다면 테러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을 겁니다. 그런데 혹시여러분 중에도 학창 시절 폭탄을 다루어 본 분이 있지 않나요?" 청중 모두가손을 들었다! - P120

군대는 슬픈 공간이었다. 핵전쟁의발발은 끔찍한 일이다. - P121

사람들은 최고의 사람을 찾고, 최고의 사람은 종종 외국에서 온다. 그러나 인종과 비자 문제는 늘 존재한다. - P121

동아시아에 있는 내 친구들은 과학의 중심이 아시아로 옮겨지기를 바라겠지만 이 점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 P122

아시아 사람들은 종종 서구에서 이미 증명된 사업모델을 기초로 회사를 만든다. 모범을 연구하고 배우며 몇 가지 적응 사례를만든다. 이런 방식으로 아시아인들은 시간과 노력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런모습 자체가 중국에는 과학과 경제 사이의 다리가 여전히 대단히 약하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그 밖에도 아시아에서는 과학과 기술이 서로 얽혀 있어 기술적 지식이 누구에게 속하는지 분명하지 않다. - P123

바로 과학은 모임과 위원회의 지배를 받는 사회적 활동이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보통이런 위원회는 경제와 부정한 동맹을 맺고 있다. - P123

무언가를 창조한다면, 기억할 수있도록 단순하게 만들어야 한다. 당시 나는 서른둘이었고, 이 방정식이 분명히나를 생존하게 해줄 거라고 믿었다. - P124

수상자에게는 노벨상이 아름다운 자아도취지만 배우자에게는 그렇지 않다. 그리고 나의 우선순위도 그렇다. 나는 나의 과학적 명성보다 가족을 더 많이 돌본다. 노벨상을 받은 후 생기는가장 큰 문제는 그다음에 무슨 연구를 할 것인가다. - P124

아내는 천사다. 아내는 내가 땅에 발을 붙이게 해주고, 내가 너무 많은 일을 하고, 너무 많은 시간을 컴퓨터 앞에서 보내면서 내 안으로만 들어가려는 걸 막아 준다. 나는 아내의 조언을 따르려고 노력한다. 그렇지 않으면 혼이 나기 때문이다. - P125

내 경험에 따르면 돈이 관계되면 인간들은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이 왜 좋은지, 그 이유를 곧잘 만들어 낸다. 에너지에서도 중요한 건 돈이다. 나는 숫자를 좋아한다. 이 혼란스러운 정치적 논쟁에 질서를 가져오는 한 가지 방법은 개념 대신 수치를 놓고 토론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나는 오해를 받고 있다. 내 책의 편집자는 지구의 나이를 다룬 장을 삭제했고, 이를 별도로 출판했다. 특히 우파 정당들이 나의 주장을 왜곡해 한 노벨상 수상자가 기후변화를 믿지 않는다는 것을보여 주려고 한다. 실제로 나는 기후변화를 크게 걱정한다. 바로 그 걱정 때문에 주요 연구 주제를 에너지로 바꾸었다. - P125

돈이 세계를 지배한다. 가난한 사람들은 가난에 머물고 싶어 하지 않는다. 즉 그들은 더 많은 에너지를 쓰고 싶어 한다. 대기를 파괴하지 않고도 더 많은 에너지를 쓸 수 있는 방법 찾기. 이것이 기후변화 해결을 위한 기술의 핵심 질문이다. - P126

자연과학 공부를 고민하는 젊은이에게 어떤 말을 해주겠는가?
자연과학을 잘하는 사람은 이미 그렇게 태어난다. 그들은 자신들을 빛나게 해주는 타고난 재능의 혼합물을 가지고 있다. 과학을 좋아하고 잘하기 때문에 그들은 과학자가 된다. 노벨상을 받은 나의 한 동료는 스탠퍼드를 개선하기 위해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더 많은 너드를 허락하라." 다방면에 능한 학생들은 충분히 똑똑해 경제가 과학보다 가치 있다는 걸알아차리는 경우가 많다. 발달이 조금 느려서 이 사실을 아직 인지하지 못한학생들이 스탠퍼드 연구실들을 위해 필요하다. 결국 사람은 진정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하고, 자신의 진로를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 P126

과학은 여전히 남성들이 지배하는 영역처럼 보인다.
성별에 따른 차별은 과학 전반에 퍼져 있고, 물리학이 특히 그렇다. 성차별은어찌 되었든 문화의 일부다. 우리는 여성들이 위로 쉽게 오를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여성들도 자신들이 남성들의 영역을 정복해야 한다는 걸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는 여성들의 지위 향상을 돕고 있지만, 사실 이 일은 나라 전체의문화를 바꾸려는 것과 같다. 기본적으로 완전한 변화는 불가능하다. 내 생각에는 문화의 변화는 싸움이 필요하지만, 여성들은 전사로 인지되고 싶어 하지 않는다. 타고난 본성이 그렇다. - P127

육체가 고장 나면 모든 이론은 무의미해진다. 사람들은 계속 살아가야 하고, 생산적인 과제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 이렇게 큰 패배도 사람을 강하게 만든다. 그 사람을 죽이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필요하면 사람은 강해진다. - P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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