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계획은 단순했다. 우선 조트의 자존감을 공격하자. 여자들은 너무나 쉽게 자존감을 잃어버리니까.

그녀는 다른 사람들처럼 교육받은 것도 아니고 경험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자격만 없는 게 아니라 많은 논문도, 동료 연구자도, 재정 지원도, 수상 경력도 없었다. 그럼에도 엘리자베스는 이것 하나만큼은 분명히 알았다. 자신에게는 대단한 것을 이룰 가능성이 있었다.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의 98퍼센트는 처음부터 아예 일어나지 않는다고.

아무 말 없이 조심스럽게 예방 조치를 취하다 보면 평생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얼마나 기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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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침묵 홍성사 믿음의 글들
엔도 슈사쿠 지음, 공문혜 옮김 / 홍성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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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자기 남편의 손가락 사진을 보냈다. 우리 병원 ER에 있다고. 그래서 오늘 온콜이라 6시쯤 5시 30분 수술 환자 맡으러 간다고 하니까 그때쯤이면 자기네는 집에 있을 거라고. 내가 병원에서 일하니까 내가 일 하는 부서가 아니라도 연락해서 얼굴 보고싶었나 보다. 어쨌건 저렇게 잘린 손가락을 잘 살렸다고 한다. 운이 좋았다. 피를 철철 토하면서 죽는 사람도 많이 보고 해서 면역이 될 것 같지만, 친구가 보낸 문자를 보려고 열었다가 식겁했다. 작은 부분이 다쳐서 저렇게 피 흘리는 모습은 여전히 적응이 안 된다. ㅠㅠ
엔도 슈사쿠의 <침묵>을 아주 감명깊게 읽었다. 거기서도 잔인하게 사람을 죽이는 부분이 나오는데 그부분은 대강 지나갔다. 어쨌든,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조심해서 다치지 않기를 기도해 본다. 신이 내 기도를 들어 줄지 아닐지는 중요하지만 중요하지 않다. 내가 기도 한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허리를 <또>다쳤다. ㅠㅠ 이번에는 일하다 다친 것이 아니라 orangetheory 에서 열운동하고 와서 샤워하다가 다리를 씻냐고 허리를 숙였는데 갑자기 전기줄이 지나가는 느낌!! 또 다시 철석 주저앉았다. ㅠㅠ 하지만 이제는 허리를 다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니까 지난 번 아무 준비도 없이 다쳤을 때보다 대응을 잘 한 것 같다. 그래서 주말에도 온콜이었는데 아주 잘 마쳤다. 대신 진통제를 엄청 먹었지만!!
어쨌든 오늘 일찍 출근 안 해도 되니까 남편이 사다 준 뜨근한 파스하고 진통제랑 근육이완제 먹고 푹 자야겠다.


이 글이 왜 리뷰가 됐을까??ㅠㅠ

북플에서 평상시 페이퍼 쓰는 것처럼 썼구만,,ㅠㅠ

수정도 안 된다,, 하아~~~ 북플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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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2-09-20 11: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휴~~
엄청 다치셨네요?
요즘은 뉴스 때문인지 피를 보면 좀 공포스럽던데 라로님은 일상사가..ㅜㅜ
근데 허리까지 다치셨나요?
조심하셔야겠어요.
가을되니 관절쪽에 신호가 오는 느낌이던데...암튼 빨리 나으시길^^

라로 2022-09-20 10:57   좋아요 2 | URL
이 글이 왜 리뷰로 올라갔을까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나 리뷰 잘 안 쓰는데 말이죠!!ㅋㅋ
암튼 저 손가락은 제 손가락 아니구요, 친구 남편의 손가락이에요.ㅠㅠ
다행이 15바늘 꼬맸고 손가락 뼈 끝이 부러진 건 막대 고정 잘 했나봐요.

제 허리는 ㅠㅠ
정말 속상하지만, 지난 번처럼 많이 다친 건 아니라서
약 먹다가 보면 좋아지지 않을까? 뭐 그런 긍정적인 생각을~~쿨럭
책나무님은 저보가 훨씬 젊으신데 관절쪽에 신호가 온다니요!! 악안돼요!!!!

미미 2022-09-20 11: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런 이미지는 적응이 안될것 같아요. 손가락을 살렸다니 다행입니다!!
<침묵>저도 감동적이었어요. 슈사쿠란 작가에게 애정이 가더군요.
인간의 모순과 근원적 한계를 잘 표현한것 같아요.

라로님 저랑 똑같이... 저도 샤워중 허리 숙이다 삐끗한적있어요.
근무중일때도 틈나는대로 허리 뒤로 꺾기 습관들이심
앞으로 그런일 없으실거예요. 얼른 쾌차하시길요^^*

라로 2022-09-20 11:32   좋아요 1 | URL
그죠! 저런 이미지는 봐도봐도 적응이 안 되네요.ㅠㅠ
여기 올렸다가 혼날 것 같긴 했는데 아직 뭐라고 하시는 분이
안 계시니 걍 계속 올려둡니다요.^^;;
정말 슈사쿠는 말씀하신 것을 잘 표현하는 작가에요.
또 풍경이나 상황 표현도 깔끔하게 꼭 있어야 하는 것만 쓴 것 같고요.
그의 다른 책들 <깊은 강>과 <사무라이>도 읽고 싶어졌어요.^^

미미님도 샤워하다가 삐끗하셨군요!!
운동하고 와서 허리를 적당히 구부려야 하는데
어정쩡하게 굽혔는지 정말,,ㅠㅠㅠㅠ
근데 뒤로 꺾기가 도움이 되는 군요!!!! 당장 하겠어요!!!
감사합니다.^^

레삭매냐 2022-09-20 13: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 아파 보여요...

모쪼록 무탈하시길 기원
합니다.

라로 2022-09-23 14:18   좋아요 1 | URL
정말 너무 아팠을 것 같은데 응급실에 와서 꼬매고 뭐 다 잘 된 것 같아요.
일요일에 만나면 물어보려고요,, 감사합니다.^^

psyche 2022-09-23 08: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허리 괜찮으세요?

라로 2022-09-23 14:19   좋아요 0 | URL
허리 많이 좋아졌어요!! 한 번 허리를 다치니까 더 취약해진 것 같아요,,ㅠㅠ
 
[eBook] 침묵 홍성사 믿음의 글들
엔도 슈사쿠 지음, 공문혜 옮김 / 홍성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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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도 슈사쿠는 어떤 계시를 받은 것은 아닐까? 무거운 내용인데도 불구하고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상황 연결과 인물의 내면 표현은 이 책의 백미다. 누가 누구를 판단하고 비난할 수 있겠는가! 이런 느낌을 주는 것이 진짜 소설이구나! 소설의 역할이 어떤 것인지 이 책을 통해 깨닫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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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9-19 18: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라로님 백자평 👍넘 좋지요 *^^*

라로 2022-09-20 11:36   좋아요 1 | URL
미니님 댓글 넘 좋지요!!!👍😍💗

새파랑 2022-09-19 20: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올해 잘 한일 중 하나가 이 책을 읽은겁니다. 슈사쿠 진짜 대단한거 같아요~!!

라로 2022-09-20 11:36   좋아요 2 | URL
저도 그래요!! 이 책 정말 막 추천하고 다니고 싶어요!!
저는 이제 영화도 보려고요, 새파랑님 영화 보셨어요??

새파랑 2022-09-20 12:49   좋아요 1 | URL
전 영화를 잘 안봐서 😆 근데 이 영화는 보고싶긴 합니다~!!

바람돌이 2022-09-19 21: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엔도 슈사쿠 진짜 안땡기는데 다들 너무 좋다고 하셔서 막막 고민입니다. ^^

라로 2022-09-20 11:37   좋아요 1 | URL
저도 예전부터 알라딘에 이 책이랑 그의 다른 책이 올라와도 안땡겼는데
이번에 불어온 <침묵>의 바람에 넘어갔습죠.
그런데!!! 완전 반전!! 너무 좋아요!!!!
고민하지 마시고 얼른 읽어보세요!! 길지도 않아요!!^^
 

"그럴까요? 하지만 정만으로 부부가 결합된다면 이 세상에 괴로움도 없겠지. 속담에 추녀가 정이 깊다고는 하나 추녀의 깊은 정 때문에 상당한 곤란에 처하는 남자도 있는 법이오."

그분과 자신이 서로 비슷한 운명을 나누고 있다는 느낌은 아픔과 같은 희열로 신부의 가슴을 조였다. 그것은 그리스도인들이 맛볼 수 있는 하나님의 아들과의 연대의 기쁨이었다.

한편으로는 그리스도가 체험한 그런 육체의 고통을 아직 모른다고 생각하면 불안하기도 했다.

모래처럼 조용히 흘러가는 이곳에서의 매일이, 강철처럼 긴장된 기분을 조금씩 좀먹어 간다.

피할 수 없는 당연한 일처럼 그렇게도 기다리고 있던 고문이나 육체적 고통도 자기에게는 이미 가해질 것 같지 않은 그런 기분이 드는 것이다.

이 따뜻한 물과 같은 안이함을 한번 맛본 이상, 다시금 이전과 같이 산중을 방황해야 한다거나 산속 움막에 몸을 숨겨야 한다면 더 커다란 이중의 각오가 필요하게 될 것이다.

대우가 좋아졌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이, 고문이 가해질 날이 가까워졌음을 의미하고 있다고 생각되었다.

안이해진 육체는 그만큼 고통에 약한 법이다.

자신의 마음가짐이 조금씩 느슨해지기를 기다리고 있다가 어느 날 갑자기 고문을 가해 올 것에 틀림없었다.

"일본인은 우리가 아는 한 가장 현명한 사람들이고……."
성 자비에르 신부님이 썼던 말을 생각해 낸 신부는 비꼬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웃었다.

행위란 오늘까지 교리에서 배웠던 것처럼, 이것이 옳고 이것이 나쁘고 이것이 선하고 이것이 악하다는 식으로 정확히 구별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연민은 결코 행위가 아니었다. 사랑도 아니었다. 연민은 정욕과 마찬가지로 일종의 본능에 지나지 않았다.

하나님은 정말 존재하는 것일까. 만약 하나님이 없다면 수없이 바다를 횡단하여 이 작은 불모의 땅에 한 알의 씨를 가져온 자신의 반생은 얼마나 우스꽝스럽단 말인가. 그건 정녕 희극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만약 하나님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매미가 울고 있는 한낮, 목이 잘린 애꾸눈 사나이의 인생은 우스꽝스럽다. 헤엄치며 신도들의 작은 배를 쫓은 가르페의 일생도 우스꽝스럽다. 신부는 벽을 향하고 앉아 소리를 내어 웃었다.

"하나님이여 내 마음을 정하였사오니 내가 노래하며 내 심령으로 찬양하리로다 비파야, 수금아, 깰지어다 내가 새벽을 깨우리로다 여호와를 찬양하라." 그 말들은 그가 소년 시절 푸른 하늘이나 과수원에 바람이 지나는 것을 볼 때마다 항상 마음에 되살리던 성구였다.

하지만 ‘나의 마음을 다하고 영혼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능력을 다하여’ 한 가지 일만을 응시하는 것이 신부가 되고 나서의 그의 일이었다.

보이지 않게 숨기고 있는 그 깊은 상처에 아픔을 줄 마음은 이제 추호도 없었다.

저 귀가 크고 혈색도 살집도 좋은 부교오 이노우에의 얼굴이 떠올랐다. 찻잔을 손으로 안듯이 받쳐 들고 천천히 더운물을 마시던 얼굴. 자기가 항변하자 어느 정도 납득한 양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고 차분히 미소를 보내던 얼굴. 헤롯은 그분이 고문을 받고 있을 때, 꽃으로 장식된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노스님도 언제나 사와노 씨에게 그렇게 가르치고 계셨던 거요. 인자(仁慈)의 길이란 필시 나를 버리는 것. 나[我]란 말이요, 쓸데없이 종파에만 사로잡힌 것을 말하오.

저 사람들이 믿음 때문에 죽은 것이 아니라면 그것은 인간에 대한 얼마나 놀라운 모독일까. 페레이라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

"그리스도교와 교회란 모든 국가와 지리적인 관계를 초월한 하나의 진실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의 선교에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물론 신부는 페레이라의 말을 부인할 만한 선교 경험을 하나도 갖고 있지 않았다. 그러나 그가 이것을 부정하지 않으면 이 나라에 온 자신을 완전히 상실하는 것이었다.

인간은 거짓 믿음으로 자신을 희생할 수 없다.

이와 같이 페레이라의 고독과 자신의 적막함을 비교했을 때, 신부는 비로소 자존심이 만족되어 미소 지을 수가 있었다. 그래서 딱딱한 마루방에 몸을 누이고 잠이 오기를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는 산다는 것도, 하나님이나 믿음에 대해 번민하는 것도, 어쩐지 피곤하기만 했다.

드디어 모든 결말이 왔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야릇하게도, 이것은 지금까지 맛본 적이 없는 깨끗하고 신선한 흥분이었다.

그러면서 인간이란 어떠한 사태에 놓여 있어도 허영심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자기에게 아직 이런 감정조차 느낄 만큼 여유가 있는 것을 기쁘게 생각했다.

치욕과 모멸을 견디는 얼굴이 인간의 표정 중에서 가장 고귀하다는 것을 그에게 가르쳐 준 사람은 바로 그분이다.

오로지 이 얼굴이 이방인 가운데서의 그리스도교인의 얼굴일 것이라고 신부는 생각했다.

몸을 움직일 때마다 손목이 패이도록 단단히 묶인 밧줄의 통증은 그런 대로 참을 수 있었다. 그가 괴로운 것은 자신을 향해 아우성치고 있는 군중들을 그분처럼 사랑할 수 없는 일이었다.

확실한 사실은 그 선교사가 이곳에 있는 동안은 결코 배교하지 않고 믿음에 불타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 사실은 어둠 속에서 혼자가 된 신부를 갑자기 울고 싶을 정도로 감동시켰다.

분노나 증오의 감정은 가지고 있지 않았지만 경멸의 느낌은 아무래도 씻어 버릴 수가 없었다.

인간이 성경 속에 쓰인 신비를 모두 이해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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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과 자신이 서로 비슷한 운명을 나누고 있다는 느낌은 아픔과같은 희열로 신부의 가슴을 조였다.
그것은 그리스도인들이 맛볼 수 있는 하나님의 아들과의 연대의 기쁨이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리스도가 체험한 그런 육체의 고통을 아직모른다고 생각하면 불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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