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한국말을 좀 할 수 있다는 거 내 서재를 찾는 분이라면 잘 아는 사실이다. 그러니까 남편이 매일 나에게 한국말을 해도 뭐 특별하게 느끼지 못하지만, 가끔 어제 아침이나 오늘 아침 같은 경우는 “이 남자가 정말 한국말을 하지!” 뭐 이런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
1. 어제 아침.
샤워를 하고 나와서 머리에 에센스 오일을 바르려고 하니까 거의 다 써서 몇 방울 나오고 안 나오는 거다. 하지만 나는 그 에센스 오일이 얼마 안 남았다는 것을 알고 새로운 박스를 하나 사 놓았는데 남편이 우리 방 정리를 싹 해놔서 뭐가 어디있는지 찾기 힘들었다. 서랍을 여기 저기 신경질적으로 열고 닫으면서 한숨을 푹푹 쉬면서 AC BC 하고 있으려니 남편이 갑자기 쨘~ 방으로 들어서면서 하는 말이 “문제있습니까?” 라고 하는 거다. AC BC 하면서 열이 오를대로 올랐지만 (출근 시간이 가까와 오니까 더욱!) 남편이 <모스크바의 신사> 로스토프 백작처럼 정중하게 물어보니까 빵 터졌다. ㅎㅎㅎ
2. 오늘 아침엔 다친 허리가 좀 아팠다. 그래서 엉거주춤 하면서 독백으로 “아파 죽겠네.”라고 했더니 마침 해든이 학교에 데려다주고 우리 방으로 오던 남편이 들었는지, “죽지마!”라고 하는 거다. 그런데 너무 웃기게 죽지마라고 해서 웃겨 죽는 줄 알았다. ㅎㅎㅎ 이렇게 쓰니까 또 옆에서 “죽지마”라고 할 것 같다. ㅎㅎㅎ
3. 엔 군은 독학으로 기타를 배웠다. 첼로와 피아노를 했기 때문에 기타를 혼자서도 잘 배웠고 자주 연주하지만, 아들이 배운 기타는 일반 포크기타라고 하나? 뭐 그런 건데 사위는 어려서부터 클래식기타를 배웠어서 실력이 좋다. 그런 사위가 이번 9월에 있었던 엔 군의 생일 선물로 자기가 직접 기타 교본을 만들어서(그림도 그려서) 엔군의 기숙사로 보냈다고 했다. 어떤 책을 만들어서 보냈는지 궁금해서 엔군에게 사진을 찍어서 보내달라고 했더니 비디오로 찍어서 보냈다는. 헐렁하게 만들긴 했지만, 좀 감동했다. 요즘 해든이도 비올라대신 기타 배우고 싶다고 하는데 엔군에게 사위가 보낸 책 복사해서 보라고 하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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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어제는 코비드 백신 5번째를 맞았다. 이번엔 맞은 곳만 아플 뿐 열이 나거나 피곤하거나 같은 다른 증상은 없었다. 이제 점점 내 몸은 코비드 안티바디로 가득할 것 같다. 😳
내일은 아침에 병원에 가서 플루 백신 맞고(간호사들은 플루 백신 맞는 게 필수다.) 오션사이드로 가서 프님 만날거다!! 차가 넘 디러운데… 세차할 시간이 있을랑가 모르겠다는.
5. 간만에 추천마법사를 봤다. 늘 이상한 책을 추천해서 안 보는데 오늘은 심심해서 봤더니 재밌을 것 같은 책을 많이 추천했네. 그중에 <마시는 사이>, <책과 우연들>, <나의 아름다운 할머니> 등등 관심가는 책이 몇 보인다. 그래도 아직까지 먹는 거 말고 100일 프로젝트 잘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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