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 병원 설립 100주년 기념이라고 In and Out 햄버거 트럭이 와서 점심을 나눠주고 포토부스도 만들어서 직원들끼리 사진도 찍고, 게임도 해서 상품도 주고 등등 했는데 마침 점심을 같이 먹은 OR 간호사들하고 함께 사진을 찍었다. PACU 간호사들은 모두 회복실에서 환자 간호하는데 나는 오늘 제일 먼저 PACU에 온 사람이라서 제일 먼저 점심을 먹게 되어 있어서 OR 간호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다른 간호사들은 자기 마음대로 스크럽을 입을 수 있지만, OR과 PACU는 병원에서 제공하는 스크럽을 입어야 한다. 나와 내 옆에 있는 간호사가 입은 것은 종이 같은 재질로 된 1회용 재켓인데 천으로 된 옷보다 따뜻해서 일할 때 저 옷을 겉에 입게 된다. OR은 오염을 최소한 줄여야 하니까 한 번 입고 버리지만, PACU에 있는 우리는 한 번 입으면 뒤에 이름을 적어서 한 3번은 더 입는다. 그런데 오늘 입은 저 옷은 나중에 세균감염된 환자를 돌보고 나서 버렸다. 어쨌든 내가 가운데 있어서 그런가 젤로 작아 보이게 나왔는데 사진은 실제와 다르다는 것을 강조합니다요.


어제는 너무 힘든 환자를 맡게 되었다. 원래 그 환자는 내 환자가 아니지만, 내가 맡아야 하는 상황이 되어서 맡았는데 omg!!!!! 24살 여자 환자인데 담낭 절개수술을 받은 환자였다. 환자가 수술을 받으러 병원에 오면 pre-op 간호사가 병력 등등을 확인한 다음에 수술을 해야 하니까 정맥 주사를 삽입한다. 그런데 그 환자의 간호사가 잘 할 수 없다며 다른 사람들에게 부탁했는데, 차지널스가 나더러 삽입을 하라고 했다.


젊은 사람이니까 정맥도 잘 보이고 쉽게 삽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삽입을 하러 갔더니 많이 뚱뚱한데 살도 딴딴(?)해서 주사를 한 번에 넣을 수가 없었다. 주사를 밀었는데 들어가지 않아서 다시 빼고 그 옆에다가 넣어서 성공을 했다. 처음 넣었을 때 얼마나 세게 주사를 밀어 넣어야 하는지 감을 잡았기 때문에 두 번째는 쉽게 성공할 수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환자였다. 환자가 부들부들 떨면서 주사 들어간 부분이 아프다고 하는 거다. 미국 정맥주사는 바늘이 들어가는 게 아니기 때문에 주사를 넣을 때는 아파도 혈관 밖으로 넣은 것이 아니면 아프지 않을 텐데 아프다고 해서 blood return이라고 그것도 해보니까 피도 잘 돌아서 나왔고, 집어넣은 부분이 빨갛게 되거나 붇지도 않았기 때문에 이해를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수술을 해야 하는 데다 잘 들어갔기 때문에 아프지 말라고 얼음팩을 올려놓았다. 


그리고 PACU로 돌아와서 별 이상한 환자가 다 있다며 정맥주사 놓은 얘기를 해줬었다. 그런데 나중에 그 환자가 수술하고 나왔을 때 내가 맡게 되었다는 운명!! ㅠㅠ


엄살(?)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너무 아프다고 하는 사람이라서 조심해서 간호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생각한 것보다 이 환자는 정말 간호라는 것을 할 수 없게 만드는 환자였다. 마취에서 깨어나자마자 아프다고 울기 시작하는데 1시간이 넘게 울다가 스스로 기절은 아니지만 그 정도에 이르렀다. 그 한 시간이 넘게 우는 동안 진통제를 안 준 것이 아니다. 의사가 주라고 한 최대한의 약을 줬고, 그래도 계속 우니까 의사에게 연락해서 다른 약을 두 가지나 더 줬다. 3살짜리 아이도 아닌데 왜 얼마나 아픈지 말을 안 하고 다른 환자들도 있는데 병원이 떠나가라고 우는 것인지? 


그렇게 심하게 우니까 모니터에서 보이는 심장의 리듬이 V-tech이나 v-fib으로 변한다고 나와서 12-ECG를 STAT으로 오더해서 RT가 와서 리듬 체크하고,,, 그런 다음엔 일어나지 않아서 동료 간호사가 sternal rub을 3번 정도 했는데도 반응을 안 했는데, 나중에 자기 엄마가 오니까 간호사들이 자기를 아프게 했다고 일렀다. 그랬더니 그 간호사라는 엄마는 한 술 더 떠서 내 딸에게 당신들이 무슨 짓을 했냐고...아 놔~~~. 너무 어이가 없어서 다른 간호사는 대응하지 말라고. 그래서 내가 차분히 설명을 하면서 당신도 간호사인데 이런 상황에 당연히 sternal rub을 하지 않겠냐고 하니까 그제야 화내서 미안하다고 하면서 딸에게 설명을 하는데,, 그게 또 가관. 아~~ 어제 일을 다시 설명하려니 그 커다란 울음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ㅠㅠ


딸을 너무 아기 취급하니까 24살이나 된 딸이 3살 아이의 행동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쨌든 그 환자를 겨우겨우 퇴원 시키고 나니까 힘이 쪽 빠졌고 간호사라는 직업에 처음으로 회의가 들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청각장애인 환자를 맡게 되었다. 속으로 왜 이렇게 나에게 매일 힘든 task를 주시는 건가요? 뭐 이러면서 그 환자를 맡았는데 오히려 이 환자의 간호는 즐겁게 할 수 있었다. 처음엔 회사에서 사용하는 번역기를 사용했는데 다른 간호사들도 스페인어를 하는 사람과 사용해야 해서 나중엔 손짓 발짓을 하다가 내가 왜 말을 못 알아들을 거라고 그 환자를 단정 짓지? 뭐 그런 생각이 들어서 종이에 글자를 써서 주니까 내가 쓴 글을 읽고 자기도 필요사항을 글로 써서 교환하게 되었다. 


정작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은 1시간이 넘게 울기만 하는데, 말을 할 수 없는 사람은 글자를 사용해서 이성적으로 소통하는 것을 보면서 묘한 느낌이 들었다. 어쨌든 가정교육은 밖에서 잘 드러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와 함께 24살 환자를 돌본 동료 간호사가 그랬다, 그 엄마가 딸을 다 망쳤다고. 나도 그 말에 어느 정도 동의한다. 


어쨌든 어제 그 환자 때문에 집에 오자마자 샤워하고 쓰러지듯이 자고 아침 일찍 일어나서 일하러 갔다 오니까 배가 너무 고파서 혼자 피자 한 판을 사서 반을 먹었다. 허겁지겁.ㅎㅎㅎㅎ 이래서 PACU 온 이후로 살이 점점 찌고 있다. 아무래도 다이어트를 해야 할 시기가 온 것 같다능.ㅠㅠ


제목 한 번 거창하다! 

그런데 무섭게 빠진다고 하니까 혹 하네....


원하는 몸매가 되기 위해서 무조건 갖춰야 할 마인드와 솔루션을 알려주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다이어트 책’이다. 국내 1호 마인드파워 스페셜리스트인 조성희 저자는 『기적의 마인드파워 다이어트』에서 90일 동안 익히면 평생 요요 현상 없는 다이어트 습관을 공개한다.


저자와 함께 이미 이 방법으로 다이어트에 참여했던 200여 명의 마인드파워 멤버들은 약 90일의 짧은 기간 동안 평균 8kg 정도를 감량하는 데 성공했다. 내가 상상하는 몸을 현실로 만들고, 그 모습을 끝까지 유지하며, 결국 삶 전체를 변화시키는 기적 같은 방법을 이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알라딘 책소개


그러니까 요점은 셀프 이미지를 계속 마음속에 그리라는 거지? 이 책을 읽을 필요가 있을까? 요점을 길게 늘인 것 같은데??^^;;;


차라리 이런 다이어트가 더 효과적일 것 같다. 

너무 괜찮은 아이디어 아닌가? 무조건 굶는 것도 아니고 살이 안 찌는 재료를 사용해서 먹기 쉽게 만들어서 먹는 다이어트라!! 더구나 재료비까지 표시해서 초저렴 김밥을 알려준다고 한다.

아~ 나도 내일부터 다이어트 김밥 만들어서 먹어야지!!


저자는 운동 없이 18kg을 감량했다. 오로지 먹는 음식만 바꾸며 식단에 집중했다. 살 빠지는 식재료를 조사해 때로는 자신만의 레시피로, 때로는 김밥으로 만들어 섭취했다. 그 중 손쉽게 만들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어디서든 먹을 수 있으며 여러 재료가 조합돼 맛있기까지 한 ‘김밥’에 주목하기 시작한 저자는 감량 효과를 확실히 보았던 재료들을 조합해, 맛있으면서 살까지 빠지는 김밥 레시피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 알라딘 책소개


내일부터 정말 시작해보자!!! 더 돼지가 되기 전에 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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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22-11-01 16: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라로님 다이어트 할 곳이 어디있다고! 우리 나이에는 잘 먹고 뱃살도 후덕해야......ㅎㅎㅎㅎ

라로 2022-11-03 12:06   좋아요 0 | URL
아이고 프님은 절 너무 좋게 봐주세요!! ^^;;;
 

사랑스럽던 이의 눈 앞으로
이걸 썼던 손길에게로―
언젠가 뜨거운 갈망으로
기다리고 받던 것
그것들이 솟구쳤던 가슴에로
이 종이들은 돌아가거라.
늘 사랑에 가득차 거기 있던 것,
가장 아름다웠던 시간의 증인들.

번역을 하는 동안, 또하나의 거대한 세계가 열려 오는 듯했습니다.

그런 온갖 헤메임들 덕분에, 그 귀한 글의 번역을 조금은 더 자신을 가지고 마무리할 수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만한 공을 들여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결과물을 떠나서 무엇보다 저 자신이 배운 게 너무 많았지요. 극동과 유럽 사이, 특히 조금은 아는 듯도 한 인도와 유럽 사이, 완전히 공백으로 남아 있던 거대한 지역의 역사와 문화, 문학 등등이 갑자기 동영상처럼 살아나 움직였으니 말입니다. 덕분에 번역만 공들여 한 게 아니고 그에 관한 연구서를 그사이 한국에서 한 권, 독일에서 한 권, 그렇게 두 권이나 펴냈습니다.

그 모든 일의 중심에 한 권의 책이 있었으니, 그 책이 바로 『서·동 시집』입니다. 앞서 이야기 했던 그 많은 사연이 얽힌 귀한 책, 『서·동 시집』 초판본은 지금 제가 지키는 여백서원에 와 있습니다. 그러니 그 고마운 책을 위해 나도 뭔가를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서·동 시집』을 옮겼고, 수없이 다듬었고, 연구서들을 펴냈고, 지금 여러분들을 위해 이 글도 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

꿈을 가지라는 그런 추상적인 말 대신, 뜻을 가지면 사람이 어떤 높이와 넓이에 이를 수 있는지, 또 그런 사람은 자기 자신을 어떻게 키웠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실물 예 하나를 젊은이들을 위해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 해왔습니다.

제아무리 아쉬울 때도 어디다 손 벌려보지 못하면서 평생 살아온 제가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한 순간이 여럿 있었습니다. 너무나도 귀한 뜻이 그렇게 저절로 모이는데, 제가 물러설 수는 없어서, 요즘은 아주 작은 숲속 마을을 만드는 일을 차츰차츰 아주 조심스럽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큰 생애 하나가 보는 이에게 선명해서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다가오는 시설들, 그리고 그 사이사이에 숨겨져 있는 아주 작은 숲속 ‘책 오두막’ 몇 채가 그 내용입니다.

가끔씩 통장을 볼 때마다 놀라는데, 얼마 전부터는 보낸 이가 누구인지 도무지 짐작이 안 되는 입금내역이 통장에 찍히기 시작했습니다. 입금자 칸에는 이름 대신 ‘건축의 경험’ ‘타인의 해석’ ‘백 년의 고독’ 같은 단어들이 채워져 있었습니다. 수소문해봤으나 그런 이상한 이름을 가진 사람을 누가 알 리 없었습니다. 궁금해하던 중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천사의 자발적인 실토가 있었습니다.
"통장에 찍힌 것은 제가 읽은 책의 제목들입니다. 그다지 활발히 활동하지도 못하고, 여백서원에 자주 가서 뵙지도 못하지만, 많은 분들의 기여로 더 멋진 공간이 되어가고 있는 그곳에 어떻게든 도움을 드리고 싶었어요." 그러면서 자기도 당연히 큰 액수를 쾌척하고 싶지만 그럴 형편은 아닌 만큼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읽은 책의 가격만큼이라도 꾸준히 송금을 해보자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직장생활하고, 결혼하고 "어떻게 보면 안정적이고, 어떻게 보면 따분할, 크게 변할 것 없어 보이는 평범한 생활을 하고 있지만, 사는 게 공허하다거나 재미가 없지는 않다"면서, 20년 전에 제게 들은 수업에서 "평범해 보이는 순간들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과 같은 가치를 찾아내는 방법을 터득한" 덕분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순간들의 특별한 의미에 감동하면서 행복하게 살아가려면 여백서원과 같은 공간이 번창해야 되겠다 하는 마음에서, 크지는 않지만, 앞으로도 읽은 책 정가만큼이라도 송금하고, 독후감도 쓰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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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인생을 몽땅
그대로 가져가거라, 내가 살아온 대로.
사람들은 취기를 잠자서 깨우는데
나의 취기는 종이 위에 적혀 있다.

쓰고 있는 글에다 그 순간 가장 절실한 것을 그만큼 쏟아부었다는 뜻일 겁니다. 언제든 그 순간에, ‘현재’에, ‘지금 여기’에 충실했다는 것입니다. 당면한 문제를 생각하고, 그것을 글로 씀으로써 하나의 이미지로 모아서 문제를 선명하게 파악하고, 늘 그런 식으로 그 한 문제를 넘어섰습니다. 생애 중 실의로 주저앉았던 한 대목에서 괴테는 썼습니다.

눈은 무엇보다 내가 세계를 포착하는 기관이었다. 나는 어린 시절부터 화가들 사이에서 살았고, 대상들을 예술과 연관시켜 바라보는 데 익숙했다. 내가 나 자신과 고독에 전적으로 자신을 내맡긴 지금, 절반은 선천적으로 절반은 후천적으로 이 재능이 나왔다. 어디를 바라보든 나는 그림/이미지 하나를 보아냈으며, 내 눈에 뜨인 것, 나를 기쁘게 한 것을 붙잡아두려 했다. 그리하여 서툴게 그리기 시작했다.

글로 쓴 그림, 그것이 예로부터 시詩 아닌가요.

세상의 문제가 회피해서 해결될 리 없습니다. 정면으로 대결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곧바로 답이 찾아진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생각해보면, 세상의 문제에 원천적으로 답은 없습니다. 답이 있고 해결책이 쉬이 있으면 그게 문제이겠습니까. 얼른 답을 내려고, 답을 내어 그것을 벗어나려고 모두 노력하지만, 때로는 발버둥을 치지만, 쉽게 찾아진 답은 장기적으로 계속 답이 되기 어렵고 그래서 답이 아닙니다.

그런데 그 문제가 무엇인지 알면, 문제의 전모를 바르게 파악하면, 기이하게도 생겨나는, 문제를 감당해가는 힘. 그 힘이, 답은 없지만 그중 답의 근사치일 수 있습니다. 그 힘으로 모색이 이루어지며, 그 길에서 쌓이는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러다보면 그 문제를 안고 살아가는 슬기가 생기기도 하고, 문제 쪽에서 슬그머니 알아서 풀리는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런데 괴테는 때로는 정말로 취한 사람처럼 쓰기도 했습니다. 젊은 날에도 노년의 끝머리에서도 마찬가지였지요. 물증들도 남아 있습니다.

괴테는, 적어도 글을 쓸 때는 늘 취해 있었던 것 같고, 그런 의미에서 평생 젊었던 것만 같습니다.

경탄을, "놀라움"을 잃지 않은, 굳어지지 않은 사람은, 굳이 괴테 아니어도, 연령과 상관없이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게다가 나누어줄 수도 있다고 합니다. 몽땅 가져가라니! 그저 유쾌하게 받습니다.

언젠가 열 살 조금 넘은 나라에 가본 적이 있습니다. 초청장을 받았을 때 스팸메일인 줄 알고 지울 뻔했지요. 이름마저 너무 생소했기 때문입니다. 그 나라의 이름은 에스토니아입니다. 그곳에 가서 겪은 일들을 그때 나는 조금 기록했고, 그 기록이 저의 책 『시인의 집』의 첫 장이 되었습니다.

‘노래 혁명’이라고 불리는 그 독립의 이야기도 참으로 놀라웠습니다.

그곳 사람들도 먼 극동에서 온 내가 들려준 이야기가 인상 깊었던지 그 글을 나중에 자국 학술지에 실었음은 물론, 영문이었던 강연문을 스페인어로 번역하여 명망 있는 스페인 학술지에 실어주기까지 했습니다.

세월이 가도 고마움이 새로워 그 마음을 조금이나마 전할까 싶어 『시인의 집』을 조금 독일어로 번역해서 책과 함께 에스토니아로 우송하기도 했습니다. 그랬더니 감사 인사에 이어 또다시 초청장이 와서, 한번 더 가보게 되었습니다.

대학이 키운 사람들, 사람이 키운 대학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곤 했습니다.

거대한 병풍처럼 산이 도시를 둘러 어디에서든 하얗게 눈 쌓인 장엄한 봉우리들이 보입니다. 시내 한 중심에서 톱니바퀴 전철을 잠깐 타고 한 차례 케이블카로 갈아타면, 도합 40여 분 만에 3000미터 정상에 올라 아득한 발밑의 아름다운 도시며 장엄하게 펼쳐진 시원의 알프스 설원까지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매일 아침, 그 고운 옥색 강을 따라 눈 쌓인 연봉을 바라보며 걸어서 학교에 가서 연구실 문을 열면, 또다시 눈 쌓인 봉우리들이 큰 창문이며 눈을 가득 채워옵니다.

그러나 월요일 아침에 세상에 누가 그런 데를 올 생각을 할까요. 행사를 시작한 사람들도 당연히 그렇게 자문하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자리, 그 ‘월요일 아침밥’은 벌써 6년째 늘 가득 차고 급기야 단체손님들마저 이어져, 못 들어오고 발길을 돌려야 하는 사람들이 제법 있다고 합니다. 오스트리아 사람들의 문학에 대한 열정이 참으로 놀라웠습니다. 이런 귀한 자리를 위해 무얼 준비해야 하나 싶었습니다.

루마니아 차우셰스쿠 치하에서, 레바논 골짜기에서, 이스라엘의 황야에서, 몽골의 초원에서 글을 써온 사람들, 그러나 하나같이 시에서 정신의 자양을 취하고 험한 삶을 견딘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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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기는계속 새로운 아이폰이 나올 때마다 업데이트를 해서 이번 아이폰 14이 좋아도 너무 좋다 뭐 그런 건 안 느껴지는데 시계는 정말 변화가 커서 그런가 좋다! 너무 좋아!!!!

내가 전에 사용한 시계는 watch series 5, 44 mm였다. 스테인레스 스트랩을 사용했었는데 이번에 새로 나온 Ultra는 스크린이 49mm이라는 것만 보고 바꾸기로 결정했는데 기능이 너무 많아서 좋다!! 이 시계만 있으면 전화기 안 들고 다녀도 될 것 같다. 어떤 유튜버가 정말 그런 실험을 했던데 충분히 이해가된다.

오늘 시험 2개를 오전에 하나 오후에 나머지를 보게 되어 있었는데 나는 정말 멍청한지 selfassessment 시험 본 점수를 프린트해서 가져가야 했는데 안 가져갔기 때문에 그 시험은 다음 주 화요일에 보기로 했다. 그런데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다른 간호사로 나와 같은 상황. ㅎㅎㅎ우리 둘 다 우리 너무 멍청하냐며,,, 아 놔~~~! 그런데 너무 치사하다. 시험 본 거 웹사이트에 기록이 있는데도 점수를 프린트 안 해서 왔다고 안 된다고 하다니! 이 eWorld에 어찌 아날로그식 접근방식이라니! 억울해도 그렇다니까 어쩌겠어. 집에 와서 Precourse work 비디오를 보고 있다.

오후에 볼 PALS 셀프 테스트 성적은 집에 오자마자 프린트해서 가방에 넣었다. 이제 두 시간 정도 있으면 시험 보러 갈텐데, 나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시험이라 얼마나 어려운지 감이 안 오는데 주위에서 동료들과 차지 널스까지 어렵다고 하니까 두 배로 긴장된다. 합격하겠지? 합격 점수는 84%이상 받아야 한다는데. 😰

그 와중에 ultra 시계 때문에 감동. 스크린 페이스의 나비는 날개짓을 한다! 그건 그렇고, <맺음의 말> 주문하면서 이승우의 책도 처음으로 샀다. 다른 책도 샀는데 그건 다음 페이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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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10-20 07: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합격하실거예요. 이얍!!! 좋은 기운 라로님께 전하는 중 ㅎㅎㅎ 파이팅입니다 *^^*

라로 2022-10-20 14:19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그렇게 중요한 시험도 아니고 다 붙는 시험인데 제가 요란을 떨었죠!^^;;
그래도 안 붙는 줄 알고 조마조마 했는데 이렇게 기운을 보내주셔서 붙었네요. 감사합니다~~!!^^

책읽는나무 2022-10-20 09: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합격의 기운을 모아 모아 눈덩이를 만들어 큰 바다 너머 라로님께 날려 보냅니다^^

라로 2022-10-20 14:20   좋아요 2 | URL
책나무님이 보내주신 눈덩이 기운 덕분에 붙었어요,, 근데 중요한 시험은 아니고,, 다 붙어요. 오두방정 떨어서 죄송.^^;;

프레이야 2022-10-20 10: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울트라 나비네요 ㅎㅎ 진짜 예쁘다요.
라로한테 필요한 물건 같아요. 🦋 팔랑팔랑
바쁜 중에 저거 보면 기분 좋을듯요. 북플도 저걸로 되겠네요. 간단히.
14 카메라 화소는 12에서 거의 두 배 뛰었더군요. 렌즈 부분이 엄청 크고 툭 튀어나와 약간 무겁고. 노트북 자판에 ㄱ ㄴ ㄷ 없는 거 ㅎㅎ
여기랑 달라달라. 합격! 얍!

라로 2022-10-20 14:22   좋아요 0 | URL
나비 몇가지가 나오는지 세어보진 않았는데 볼때마다 달라요.
진짜 신기해요.ㅎㅎ
북플은 안 되요,,ㅠㅠ
북플은 일단 북플부터 업그레이드를!!!ㅎㅎㅎ
화소가 2배 뛰었지만 전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아직까지는...
자판 한국어 없는 거 사용해요,, 한국어 자판은 머릿속에..^^;;;
겨우 합격 신고합니다!ㅋㅋ

프레이야 2022-10-20 15:02   좋아요 1 | URL
경축!!! 합격. 그럴줄 알았어요 ㅎㅎ

blanca 2022-10-20 10: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합격 소식 꼭 올려주시기를~

라로 2022-10-20 14:22   좋아요 1 | URL
고마와요, 블랑카님!!! 다 붙는 시험인데 제가 처음보는 거라서
넘 요란을 떨었죠.^^;;;

거리의화가 2022-10-20 10: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49mm라니 저도 44mm 사용하는데 가끔씩 좀 더 컸으면 좋겠다 생각하거든요. 구매욕 당기네요~ㅎㅎㅎ
라로님 합격하실거에요!*^^*

라로 2022-10-20 14:24   좋아요 2 | URL
이 시계는 사셔야 합니다요, 더구나 44mm 사용자라면 더욱!!^^;;
저는 53mm정도 되어도 괜찮겠다 싶어요,, 처음엔 너무 큰가?? 그랬는데
사용하니까 또 욕심이;;;;
감사합니다, 중요한 시험도 아닌데,,ㅠㅠ
나중에 DNP신청하게 되면 그때 꼭 가고 싶은 학교에 붙으라고 응원 부탁드립니다~~~.^^;;;
 

대표적 제품인 세몰리나* 빵, 통밀 빵은 물론이고 좀 더 정교한 것들도 인기가 있었다. 바삭바삭한 아마레티와 비스코티, 이름처럼 못생겨도 맛있는 브루티 마 부오니, 튜브 모양의 카놀리와 하얀 슈가파우더를 듬뿍 뿌린 리차렐리, 이탈리아식 타르트 크로스타타, 달콤하고 부드러운 파네토네, 꽃 모양의 카네스트렐리, 과일을 넣은 판포르테 케이크와 초콜릿을 얹은 피그놀라타 덩어리들, 속을 채워넣은 스폴리아텔레를 비롯해 크라코 특제 오사 데 모르티, 즉 ‘죽은 남자의 뼈’ 비스코티도 인기 품목에 속했다.

크라코는 머리 위로 앞치마를 벗어서 천성대로 곱게 접고는 세탁 바구니에 집어넣었다. 말 털로 만든 브러시로 바지와 셔츠를 털며 밀가루 먼지가 공중에 날리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어젯밤에 그놈 뒤를 밟았어요. 밤새도록. 브로드웨이 42번가에 있는 리알토로 들어가더군요. 아시다시피, 거기는 아직도 <가스등>을 상영하잖아요. 벌써 몇 달째죠. 여주인공은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아요. 어떻게 질리겠어요? 그렇게 아름다운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잉그리드 버그만 얘기다.

머리색은 머피라는 사람과 딱 들어맞는 빨간색이었다.

머피가 주머니에서 사과 한 알을 꺼냈다. 그는 사과를 많이 먹었다. 하루에 두세 개씩. 브랜던은 그래서 머피의 뺨이 발그레한가 보다고 생각했다.

루카 크라코는 호박 파이를 먹었다. 커스터드에는 물가관리국의 엄격한 배급정책 덕분에 달걀이 충분히 들어있지 않았다. 그는 대신 젤라틴을 쓴 것이 아닌지 의심스러웠다. 세상에……. 물가관리국은 1943년 이후로 버터와 다른 지방류에 대해서 배급제를 실시하고 있었다. 마가린 역시 목록에 올라갔다. 하지만 1년 전인 1944년 3월부터 돼지기름은 배급제에서 풀려났다. 크라코는 기름기가 입술에 배어나는 것으로 보아 파이 윗부분에 돼지기름이 사용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불현듯 그는 어릴 적 어느 토요일 오후, 동생 빈센초와 어머니 옆에 서서 어머니가 밀가루와 버터로 페이스트리 반죽을 만들던 모습을 지켜보던 것이 생각났다.

"버터만 써야 한다."
어머니는 진지하게 말했다. 덕분에 아들의 빵집에서 만든 페이스트리는 양이 적었고, 더불어 아들의 소득도 적었다. 타협하기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제가 좋은 빵을 만든다는 사실은 알고 있어요. 칭찬 같은 건 듣지 않아도 됩니다."

진실은 결코 오만하게 들리지 않는 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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