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책이 아니라 소소한 개인적인 책인 경우가 더 많다.

예를 들어 이런 책.



추천마법사가 내 취향을 전혀 모르지는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을 나에게 추천하다닛!

나는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고 싶다, 진짜로, 정말로, 진심으로, 너무. 그러나 남편이 말리는 것도 있지만 나도 무서워서 사실은 엄두를 못 내고 있다. 인간이 다 같은 것 같지만 어떤 인간들은 악질이다. 내 두 눈으로 그런 악질 인간들을 몇 번 봤기 때문에 차라리 조심하자는 생각으로 자전거 타고 출퇴근할 생각을 못 하고 있는 거다.


악질이라면 어떤 악질이냐, 얌전히 자전거 타고 가고 있는 사람을 일부러 겁주려고 잘 가다가 차를 자전거 타는 사람 가까이로 갑자기 획 돌리는 인간들! 갑자기 빵빵 거리는 인간들, 갑자기 자전거 타는 사람 옆을 쌩 달리는 사람들, 등등 왜? 도대체? 뭐가 문제인데 그렇게 잘 가는 사람을 겁을 주려고 하니? 


물론 안 그런 사람이 더 많다, 자전거 타고 가는 사람이 있으면 더 멀찍이 차를 돌려서 가거나 아예 중앙선을 넘어서 운전하는 나 같은 사람. 나는 그래서 가끔 경찰에 걸리는 거 아냐?라며 겁을 먹고는 하지만, 그래도 자전거 타고 가는 사람을 보호해 줄 의무가 내게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도저히 떨쳐버릴 수가 없다.


어쨌든 예전에는 자전거 타고 출근하는 사람들이 좀 보였는데 갈수록 안 보인다. 다 나쁜 인간들 때문인가? 아니면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하니까 그런 것인가? 어쨌든 자전거를 타면 살도 빠지고 다리도 튼튼해질 것 같지만, 다 그런 건 아니니 뭐든 너무 열심히는 하지 말자.



이 책도 나왔을 때 좋다고 페이퍼로 올린 적 있다.

내 꿈이 이루어질지 모르지만, 나도 시골에 집을 사서 환자들이 내 집에 자유롭게 오게 하고 싶다. 그러려면 일단 전문간호사가 되어야지. 꿈은 꼭 이루어진다고 믿는다. 그 좋은 예가 전영애 선생이다. 그분의 꿈을 책으로 읽으며 소름이 돋았다. 


그분의 꿈에 비할 수 없을 만큼 아주 작은 꿈이지만, 그렇다고 쉽게 이루어지진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두고 보자.(고 하는 사람 하나도 안 무섭고 안 믿음이 가긴 하지만, 달리 할 말이 없구먼요.^^;;)








이 책은 정말 다른 무슨 말이 필요한가요?

꼭 읽어 보시길!!

꼭요!!!

꼭!!!!












여행자가 아닌 현지인이 낸 책인데, 그림 에세이란다. 일본에 늘 가야지 하면서 단 한 번 가보고 가슴앓이(?)만 하고 있는 사람이라 그런가 이 책이 눈에 확 들어온다. 도쿄보다 교토에 가야 하는데.. 


나도 이렇게 그림으로 뭔가를 그리고 싶은데 잘 안된다. 우리 애들은 이렇게 소소한 그림 잘 그리는데, 언젠가 딸아이의 해부학 노트를 봤는데 거의 대부분 이런 그림으로 공부를 했더라고. 나도 그림을 그리면서 공부하는 방법을 하고 싶으나 다른 사람이 하면 좋아 보이는데 내가 하려고 하면 왜 시간 낭비로 느껴질까? 솔직히 good notes 라는 앱을 사서 해봤다. 그렇게 해보니까 내 성격이 내가 보는 노트인데도 남이 볼까 봐(?) 그런 것인지 너무 잘 그리려고 하니까 더 안 이쁘고,,, 딸아이처럼 남이 보든 말든 자기가 그리고 싶은 대로 해야 하는데,,, 그래서 내 성격이 문제라는 것을 알고 포기했다. 왜 늘 나는 남과 비교하고 남들보다 잘 하고 싶은 교만한 마음이 잠재해 있는지... ㅠㅠ



'





난티나무님이 올리셔서 알게 된 책이다. 

이 책을 난티님께 땡투~~~.

이 책의 미리보기를 보다가 어제 내가 올린 글에서 앞으로 김밥을 먹어야겠다고 했는데 이 작가는 이미 김밥을 먹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자기가 검은 옷을, 심지어 속옷까지 검은 옷을 입고 다닌다며, 자체가 김밥 같다는 웃기면서도 안 웃기는 글을 올렸던데,,, 나도 혼자 살았다면, 자린고비가 되었을까? 강요된 자린고비가 되었을 것 같다. 







이 책은 전자책 출간 알림 신청을 했다.

저자 알렉산드라 슐먼은 <보그> 출간 이래 가장 오랜 기간 편집장을 지냈다. 그가 이끄는 <보그>는 여성들에게 요구되던 편협한 아름다움에 의문을 제기하며, 다가가기 쉽고 현실적인 패션지라는 조금은 다른 길을 걷는다. 그 결과 20만 부라는 발행부수를 기록하며, 영국 잡지계에서 없어서는 안 될 인물로 자리를 잡는다. 그렇게 한 패션지의 전설적인 시대를 이끌었던 그가 이 책에서 화려함 이면의 솔직한 삶과 옷에 대한 철학을 풀어놓는다.


그의 날카롭고 유머러스한 글은 모두의 방 한구석에 있는 옷장이 어떻게 우리가 사는 세계와 이어져 있는지를 보여준다. 여성과 일과 삶, 살면서 얻는 다양한 정체성, 몸, 변화하는 사회, 개인적 실패… 삶의 중요한 순간마다 우리는 어떤 옷을 입고 있었던가? 그때마다 옷은 우리에게 힘을 주기도 했고, 때로는 사회적 족쇄가 되기도 했다.


저자는 옷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지만, 막상 들여다보면 이 책은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다. 어떻게 삶의 중요한 순간을 통과하고 실패를 흘려보내야 하는지, 결정이 필요한 순간에 결단을 내려야 하는지. 그를 통해 이 책은 옷이 다른 무엇보다도 삶에 대한 태도와 연결되어 있으며, 우리가 선택하고 입어온 옷으로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 독자들에게 묻는다.

- 알라딘 책소개


옷은 나에게 아주 특별한 소품이다. 아니 소품이 아니라 나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 "당신이 어떤 옷을 입고 있는지 보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보여요." 같다고나 할까? 나는 다른 사람이 어떤 옷을 입는지 주의 깊게 관찰하는 편이다. 물론 그래서 안 좋은 면은 자주 그 사람을 그 사람이 입고 있는 옷으로 판단하는 오류를 범한다는 사실이지만, 사람들이 잘 인식하지 못하겠지만, 정말 옷은 당신에 대해서 당신이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해준다는 것을 알까? 


이 글을 읽고 나도 내 옷장에 있는 옷을 세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옷의 종류가 많다고 멋쟁이는 아니다, 자기가 어떤 옷을 입고 연출하면 정말 멋진지 알고 있는 사람들은 사실 알고 보면 그렇게 많은 옷을 갖고 있지 않지만, 자기에게 어울리는 옷이 어떤 옷인지 알고 그런 비슷한 종류의 옷을 다른 옷보다 더 많이 갖고 있다는 사실은 좀 재밌다. 그리고 우리는 연예인이 아니기 때문에 사실 많은 옷도 필요 없다. 


먼저 올린 노라 에프런에 대한 뉴요커에 실린 기사의 링크. 노라 에프런은 뉴요커답게 코트와 스웨터를 엄청 좋아했는데 특히 스웨터는 비싸도 캐시미어로 된 스웨터를 사 입었다. 나는 그 내용이 쓰여있는 글을 읽고 그 이후로 스웨터를 많이 사지도 않았지만 (남가주라서) 살 때 꼭 캐시미어로 된 스웨터를 사게 되었다. 이렇듯 책은 사소한 것에도 영향을 준다는 사실. ㅋ


https://www.newyorker.com/magazine/2022/08/22/the-nora-ephron-we-forget


아참!!! 뉴요커의 이 기사를 읽으려고 하는데 신기하게도 읽어주는 기능도 있더라!!! 신기방기









아~~ 맥 라이언은 머리 스타일 말고는 알아 볼 수가 없다니!!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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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Nordstrom에서 물건을 사면 $1에 10포인트를 주는 날이라고 해서 왔다. 남편이랑 해든이는 서핑을 갔기 때문에 혼자 오기 좋았다. 그런데 날이 흐려서 더 좋았다. 구름이 맑게 하늘에 단정히 있는 것도 좋아하지만 손에 잡힐 듯 낮게 가라앉은 구름도 미치게 좋아한다. 오늘 구름은 더구나 먹구름이라 혹시 비까지 내리지 않을까 싶어서 막 설레기까지!! 아~~~~ 너무 좋다!! 백화점에서 만날 사람도 없지만 혼자서도 잘 노니까 좋다. 이것저것 구경하느라 오늘 걸어야 할 목표도 이미 완수 했다. 다만 먹고 싶은 게 너무 많은데 유혹을 참기가 힘들다는 것 말고는…

집에 와서 읽다 만 책들을 본다. 왜 이렇게 많아졌지? 아무래도 욕심이 과해서 그렇게 된 것 같다. 초심으로 돌아가서 읽다 만 책을 집었다. 읽기 싫은 책은 그냥 읽지 않는 것으로 하고. 부담갖지 않기로. 궁합이 안 맞는 것 뿐이니까.

노라 에프런의 책은 안 읽은 것이 거의 없는 팬인데 올 8 월에 뉴요커지에 실린 그녀의 기사를 이제야 읽었다. 그녀의 다른 책이 나올 수 없지만 혹 누군가 그녀가 남긴 일기라도 찾아서 출간하는 일이 생기지 않을까?

링크는 컴으로 다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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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름을 바라보려는 ‘세계로의 열려 있음’, 그리고 우리의 학통과도 어떤 이음점을 찾아보려는 지향과 모색이 있습니다.

오늘날에도 옛 서원들이 경관 좋은 곳에 그대로 서 있건만, 대체로 내용이 다 비어버린 모습이 늘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그걸 포섭하면서도 우리 시대를 담아넣는 길이 없을까 하는 꿈을 나름으로 좇아왔지요.

어딘가에 해가 될 일은 없을 듯싶었습니다. 자금이 넉넉하여 돈을 쏟아부어 한 일이 아니고, 지원을 받거나 세금을 써서 벌여놓은 일도 아닙니다. 그저 뜻이 있기에 어찌어찌, 정말이지 하늘이 도와, 조금씩 이루어진 시설들입니다.

외롭고 고단한 주경야독이 수반되지만 시간이 가다보니 귀한 사람들이 찾아오고(먼 곳에 있는 책 집을 우정 찾아오는 사람들은 다 귀한 사람들이지요), 꽃과 나무들이 자라고, 건물도 조금씩 늘어갔습니다.

지속적인 굳은 뜻이나 마스터플랜 없이 지어지는 과시적 시설들에 대한 유감이 있었던 것입니다.

집 안에서 젊은이들에게?그저 ‘꿈을 가져라’가 아니라?실물로 보여주고 싶은 게 있기 때문입니다.

첫째, 사람이 뜻을 가지면 얼마나 크는가. 둘째, 그런 사람은 자기를 어떻게 키웠는가. 그런 것을 보여주고 싶어 생각하는 가운데 계획이 조금씩 세워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더욱, 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매진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지을 집들을 채울, 방대한 괴테의 글을 열심히 옮기는 중입니다. ‘한 손에서 나온’ 괴테전집을 만들고 있습니다. 괴테의 작품이 워낙 방대하다보니 아직 그 누구도 혼자서는 엄두를 못 낸 일을 해가고 있는 중이지요. 그 많은 글을 하나도 빠짐없이 옮길 수야 없고, 선별조차도 이제야 겨우 가능해져서 벌이게 된 일입니다.

이제 와서 찾을 명리名利야 없습니다. 그러나 익히는 데 평생이 걸린 글들을 저만 혼자 읽고 그냥 들고 가버리면 안 될 것 같았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최대한 많이 해두려 합니다.

방황에 빠져 허우적이기도 하는 젊은 날, 겨울산을 오르며 자신의 운명을 헤아려보는 성찰이 두드러진 시편입니다. 이 시는 문득 절로 터져나온 듯한 외침으로 시작됩니다.

매처럼,
무거운 아침 구름 위에
부드럽게 날개 펴고 가만히 뜬 채로
먹이를 노리는 매처럼
떠돌아라 나의 노래여.

하지만 저기 외따로 가는 자 누구인가?
그가 걷는 길은 덤불숲 속으로 사라진다
그 뒤에서 덤불들이
다시 얽히고
풀이 다시 무성해지고 이윽고
황야가 그를 삼켜버렸다

그대의 현금을 퉁겨
사랑의 아버지여, 음音 하나라도
그의 귀에 들리게 해서 그 마음에 생기를 주소서!
흐린 시선을 열어
황야의
목마른 자 곁에 있는
샘물을 보게 하소서!

심지어 사람 사는 동네 이름이 ‘비참Elend’이기도 했습니다. 얼마나 척박했으면 그런 이름이 붙었을까요.

축복 받았어라, 세상 앞에서
증오 없이 자신을 닫는 이

어디서든, 장엄한 자연 속이면 더더욱, 자신을 만나는 순간은 아름답습니다.

기나긴 생애 동안, 아침 5시 반부터 오후 1시까지 글을 쓰고 그 이후에 다른 활동을 시작했지요. 이 어수선한 시기에 사기꾼 이야기 『대大 콥타』를 쓰고 그 바로 전에는 "마흔이 되기 전에 공부 좀 해야겠다"며 이탈리아를 찾아갔고, 거기서 평생작 『파우스트』의 상당 부분을 쓰고 화해의 드라마 『이피게니에』를 마무리하고, 돌아와서는 「로마의 비가」가 쓰이고 식물 및 동물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식물변형론』을 쓰고, 프랑스 왕립 학술원에서 발표된 논문 「악간골顎間骨 연구」의 초안도 잡힙니다. 산업의 중흥에 매진하여 방적 산업을 장려하고 광산을 관리하고, 교육에 힘썼습니다. 예술과 학문을 바탕으로 작은 공국 바이마르를 정신적으로도 이끌어올리고자 했습니다.

그야말로 모두들 코로나에 경제 문제에 정신 나간 사람처럼 뉴스에서 눈을 못 떼고 지낸 요즈음 그 먼 이야기가 문득 생각나는 건, 그때까지 지방문학이라는 인식을 면치 못했던 자국의 문학을 세계문학의 반열에 올렸고 정말 많은 작품을 써낼 수 있었던 그 초인적 성취의 원동력이 어쩌면, 그만큼 컸던 시대에 대한 고뇌가 아니었던가 짐작되기 때문입니다.

크게 소리는 못 내는 채로, 한마디 말이 내내 마음속을 맴돌고 있습니다. 바로 "손 놓지 말고"입니다.

그들의 뜻에 부디 인내와 끈기가 더해지길 빌어봅니다.

젊은 날 세종의 면면이 저랬을 것만 같습니다. 들은 말을 경청하고, 들은 바를 되짚으며 질문함으로써 배움을 마음에 새겼다고 합니다. 한껏 예의를 갖추면서도 또한 깊은 이해에다 자신의 의견을 더하여 피력함으로써, 신하인 스승에 대하여 군주로서의 체통도 지켜나가며 인간과 지식의 총화를 이루어내는 청년이었던 것 같습니다. 젊은 날이 그러했기에, 노련하게 대화합과 창의의 정치를 펼쳐가는 장년과 노년의 현군이 가능했을 것입니다.

주여 마음에 들어하소서
이 작은 집을.
더 크게 지을 수야 있겠지만
더 많은 게 나오지는 않습니다.

제가 서원에 지은 이 작은 집은 소박하지만 거기서 비롯된 기쁨과 의미가 정말이지 너무나 커서, 더 크게 짓는다고 해서 더 나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지 않습니다.

너무도 큰 희생 위에서 쟁취된 것들이 참으로 어처구니없이 다시 무너지기도 하고, 여전히 언제든 풍전등화와 같은 위기가 올 것 같기도 합니다.

나중에 도서관 문 닫을 때 허겁지겁 가방과 우체국에서 사둔 짐 꾸릴 종이 박스를 챙겨 들고 있는데, 그 사물함 앞에서 관장님을 또 마주쳤습니다. 서로 쳐다만 보다가 둘 다 말없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지요. 그러다 그 사람이 "마지막 일 초까지……"라고 해서 웃고 말았습니다.

괴테의 집 가까이 제 방이 있다는 것도 기쁘지만, 그 집에 머물면 자연스럽게 들어서게 되는 그곳의 문화계, 예술계의 마법을 떨칠 수 없습니다.

"요즘은 앞으로 살아갈 길의 방향을 만들어나가야겠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됩니다. 사례로 드신 괴테의 행적을 보면 자기가 모든 세상을 고민하고 자기가 모든 일을 할 수 있다는 자긍심을 가졌던 것 같은데, 저도 그 부분을 정말 닮고 싶더라고요. 자긍심과 능력은 그에게 있어서 상호 고양적인 힘이었던 것 같은데 저도 그런 선순환에 오를 수 있을까 동경해볼 때도 많고요."

"의도하지 않게 선생님의 좋은 일을 거든 셈이 됐나요. 의지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때로는 고되면서도 그래도 힘이 나고 감사하고 보람된 일인 것 같아요! 아닌 한밤중에 늦게까지 선생님께서 정말 고생 많이 하셨을 걸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부럽고 동경이 되기도 하네요. 그 청년분도 차 한잔에 담긴 선생님의 따뜻한 위로를 받고 다시 힘내서 어려움을 헤쳐나가실 수 있으면 좋겠네요."

"자기 삶을 치열하게 살았던 큰 사람들을 보면, 어쩌면 생의 감각을 가장 치열하게 들으며 살았기 때문에 그게 가능했던 것 같은데, 그걸 포기하도록 요구받던 사람들은 거리에서 그 길의 입구를 만나게 되는 건 아닌가 해요."

각자 자기 일을 성심껏 해가는 것이야말로 올바른 세상을 만드는 첫걸음이라 생각합니다.

이렇듯 새로운 걸음도 뗄 줄 아는 우리가, 우리의 뜻에다 꾸준함을 더해야 할 것 같습니다.

모두가 뜨거운 가슴으로 자기 안의 등불을 켜는 시간이야말로 그 모든 것을 위한 성찰의 시간이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분노는 요즘같이 역행하는 세상을 바로잡으려는 시국에 필요한 것이되, 그것이 삶의 모든 부분을 잡아먹게 둬서는 안 된다, 자기 삶은, 나머지 영역의 세상은, 또 그 나름대로 굴려가며 살아야 한다는 말씀이시죠?"

이 축복받은 평화의 집에서 겨우 사흘을 보냈는데,
나는 마치 벌써 세 주일은 보낸 듯합니다.
그토록 내가 채워졌습니다.
아직 한 번도 본 적 없고, 겪은 적 없고 들은 적 없는 것으로.
고맙습니다, 전영애!

그 발소리가 작지 않고, 그 발걸음의 주인들은 하나같이 귀합니다. 얼굴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갑니다. 그래도 몇몇만은 붙들어봅니다.

온 식구가 하나같이 날씬하고, 몸 가볍고, 강인하고, 다정했습니다.

한국에 돌아가는 날이 가까워지면, 제가 곧 떠난다는 걸 사람들이 벌써 다들 알고 있습니다. 책을 신청하면, 담당 직원은 아직도 또 신청하느냐고 묻지요. 그럴 때마다 저는 독일 속담을 빌려 "원래 게으름뱅이는 날 저물 때 가장 부지런하잖아요" 하면서 웃곤 합니다.

평생 조금이나마 나은 세상 만드는 길이 그것이려니 하면서 성심껏 읽고 쓰고 가르치며 살았는데, 문득 나라가 마냥 진창인 듯, 쪼개질 듯 느껴져 허탈하고 기성세대로서 젊은 사람들한테 미안한 참이었는데 말입니다.

이 글을 쓴 분은, 괴테가 38년간 감독으로 있었던, 바이마르의 유서 깊은 안나 아말리아 대공비 도서관 관장 미하엘 크노헤 씨입니다. 몇 년 전 독일 도서관 학회에 가서 제가 우리의 첫 도서관인 규장각을 소개한 적이 있는데, 독일에서 유사하게 중요한 도서관 관장이신 크노헤 박사가 각별한 관심을 보였고, 저는 저대로 국내에서 기회만 있으면 안나 아말리아 대공비 도서관을 알려왔습니다. 그러다 그분이 한국에 오셔서 규장각을 직접 둘러보고, 규장각과 한국학 연구소 같은 곳에서 좋은 강연들을 해주시는 일이 있었고, 그다음에는 우리 규장각의 연구원들 여럿이 안나 아말리아 대공비 도서관을 견학하는 식으로 전문인들의 교류가 이어져 역관으로서의 보람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서울에 오신 기회에 여백 ‘벗의 집’에도 머무르면서 관계가 더욱 돈독해졌습니다.

여기서 만나 서로 다투듯 재빠르고 몸 가볍게 함께 일하며, 함께 밥 지어 먹는 다정한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저는 가끔씩 뭉클해서 눈시울이 젖는 것 같았습니다. 언젠가 버려졌던 니나가 이룬 너무나도 따뜻한 가정, 정말 잘 커준 세 자녀들의 모습이 감동적이어서 그렇고, 또 니나가 항암치료를 끝내고 곧바로 찾아온 곳이 이 땅이라는 걸 알기에 더욱 그랬습니다. 그래서 자녀들도 선발대 혹은 후발대로 이곳저곳에서 달려왔으리라 짐작하기에 더더욱 그렇습니다.

오늘 하루도 제게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앞으로 우정에 방문해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들어갈 사람들의 환한 얼굴을 가만히 떠올려봅니다.

무엇을 시작하든 첫 마음을 잃지 않고, 세상을 걱정하며 잡았던 서로의 뜨거운 손을 놓지 말고, 무엇보다 누구든 제자리에서 하던 일에서 손을 놓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바로 그런 일, 즉 뜻 있는 젊은 사람들이 도약하는 발판이 되는 것, 그게 여백서원에서 가장 하고 싶은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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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평생, 하던 일을 새삼 돌아본다는 건 어디에 부딪쳤거나 가던 길이 가팔라졌을 때의 증상입니다. 가팔라진 길이 위를 향한 것인지 아래를 향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봄꽃 그늘 아래서 한번, 온 길과 갈 길을 돌아보곤 합니다.

모두가 그 한 가지에 전념했던 옛 학문을 요즘에 그 높이로 해내기는 뜻이 있어도 어려울뿐더러, 현대 학문 역시, 가늠할 수조차 없이 넓혀지고 세분화된 그 저변을 아우르면서 동시에 어떤 높이에 도달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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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 병원 설립 100주년 기념이라고 In and Out 햄버거 트럭이 와서 점심을 나눠주고 포토부스도 만들어서 직원들끼리 사진도 찍고, 게임도 해서 상품도 주고 등등 했는데 마침 점심을 같이 먹은 OR 간호사들하고 함께 사진을 찍었다. PACU 간호사들은 모두 회복실에서 환자 간호하는데 나는 오늘 제일 먼저 PACU에 온 사람이라서 제일 먼저 점심을 먹게 되어 있어서 OR 간호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다른 간호사들은 자기 마음대로 스크럽을 입을 수 있지만, OR과 PACU는 병원에서 제공하는 스크럽을 입어야 한다. 나와 내 옆에 있는 간호사가 입은 것은 종이 같은 재질로 된 1회용 재켓인데 천으로 된 옷보다 따뜻해서 일할 때 저 옷을 겉에 입게 된다. OR은 오염을 최소한 줄여야 하니까 한 번 입고 버리지만, PACU에 있는 우리는 한 번 입으면 뒤에 이름을 적어서 한 3번은 더 입는다. 그런데 오늘 입은 저 옷은 나중에 세균감염된 환자를 돌보고 나서 버렸다. 어쨌든 내가 가운데 있어서 그런가 젤로 작아 보이게 나왔는데 사진은 실제와 다르다는 것을 강조합니다요.


어제는 너무 힘든 환자를 맡게 되었다. 원래 그 환자는 내 환자가 아니지만, 내가 맡아야 하는 상황이 되어서 맡았는데 omg!!!!! 24살 여자 환자인데 담낭 절개수술을 받은 환자였다. 환자가 수술을 받으러 병원에 오면 pre-op 간호사가 병력 등등을 확인한 다음에 수술을 해야 하니까 정맥 주사를 삽입한다. 그런데 그 환자의 간호사가 잘 할 수 없다며 다른 사람들에게 부탁했는데, 차지널스가 나더러 삽입을 하라고 했다.


젊은 사람이니까 정맥도 잘 보이고 쉽게 삽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삽입을 하러 갔더니 많이 뚱뚱한데 살도 딴딴(?)해서 주사를 한 번에 넣을 수가 없었다. 주사를 밀었는데 들어가지 않아서 다시 빼고 그 옆에다가 넣어서 성공을 했다. 처음 넣었을 때 얼마나 세게 주사를 밀어 넣어야 하는지 감을 잡았기 때문에 두 번째는 쉽게 성공할 수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환자였다. 환자가 부들부들 떨면서 주사 들어간 부분이 아프다고 하는 거다. 미국 정맥주사는 바늘이 들어가는 게 아니기 때문에 주사를 넣을 때는 아파도 혈관 밖으로 넣은 것이 아니면 아프지 않을 텐데 아프다고 해서 blood return이라고 그것도 해보니까 피도 잘 돌아서 나왔고, 집어넣은 부분이 빨갛게 되거나 붇지도 않았기 때문에 이해를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수술을 해야 하는 데다 잘 들어갔기 때문에 아프지 말라고 얼음팩을 올려놓았다. 


그리고 PACU로 돌아와서 별 이상한 환자가 다 있다며 정맥주사 놓은 얘기를 해줬었다. 그런데 나중에 그 환자가 수술하고 나왔을 때 내가 맡게 되었다는 운명!! ㅠㅠ


엄살(?)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너무 아프다고 하는 사람이라서 조심해서 간호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생각한 것보다 이 환자는 정말 간호라는 것을 할 수 없게 만드는 환자였다. 마취에서 깨어나자마자 아프다고 울기 시작하는데 1시간이 넘게 울다가 스스로 기절은 아니지만 그 정도에 이르렀다. 그 한 시간이 넘게 우는 동안 진통제를 안 준 것이 아니다. 의사가 주라고 한 최대한의 약을 줬고, 그래도 계속 우니까 의사에게 연락해서 다른 약을 두 가지나 더 줬다. 3살짜리 아이도 아닌데 왜 얼마나 아픈지 말을 안 하고 다른 환자들도 있는데 병원이 떠나가라고 우는 것인지? 


그렇게 심하게 우니까 모니터에서 보이는 심장의 리듬이 V-tech이나 v-fib으로 변한다고 나와서 12-ECG를 STAT으로 오더해서 RT가 와서 리듬 체크하고,,, 그런 다음엔 일어나지 않아서 동료 간호사가 sternal rub을 3번 정도 했는데도 반응을 안 했는데, 나중에 자기 엄마가 오니까 간호사들이 자기를 아프게 했다고 일렀다. 그랬더니 그 간호사라는 엄마는 한 술 더 떠서 내 딸에게 당신들이 무슨 짓을 했냐고...아 놔~~~. 너무 어이가 없어서 다른 간호사는 대응하지 말라고. 그래서 내가 차분히 설명을 하면서 당신도 간호사인데 이런 상황에 당연히 sternal rub을 하지 않겠냐고 하니까 그제야 화내서 미안하다고 하면서 딸에게 설명을 하는데,, 그게 또 가관. 아~~ 어제 일을 다시 설명하려니 그 커다란 울음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ㅠㅠ


딸을 너무 아기 취급하니까 24살이나 된 딸이 3살 아이의 행동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쨌든 그 환자를 겨우겨우 퇴원 시키고 나니까 힘이 쪽 빠졌고 간호사라는 직업에 처음으로 회의가 들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청각장애인 환자를 맡게 되었다. 속으로 왜 이렇게 나에게 매일 힘든 task를 주시는 건가요? 뭐 이러면서 그 환자를 맡았는데 오히려 이 환자의 간호는 즐겁게 할 수 있었다. 처음엔 회사에서 사용하는 번역기를 사용했는데 다른 간호사들도 스페인어를 하는 사람과 사용해야 해서 나중엔 손짓 발짓을 하다가 내가 왜 말을 못 알아들을 거라고 그 환자를 단정 짓지? 뭐 그런 생각이 들어서 종이에 글자를 써서 주니까 내가 쓴 글을 읽고 자기도 필요사항을 글로 써서 교환하게 되었다. 


정작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은 1시간이 넘게 울기만 하는데, 말을 할 수 없는 사람은 글자를 사용해서 이성적으로 소통하는 것을 보면서 묘한 느낌이 들었다. 어쨌든 가정교육은 밖에서 잘 드러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와 함께 24살 환자를 돌본 동료 간호사가 그랬다, 그 엄마가 딸을 다 망쳤다고. 나도 그 말에 어느 정도 동의한다. 


어쨌든 어제 그 환자 때문에 집에 오자마자 샤워하고 쓰러지듯이 자고 아침 일찍 일어나서 일하러 갔다 오니까 배가 너무 고파서 혼자 피자 한 판을 사서 반을 먹었다. 허겁지겁.ㅎㅎㅎㅎ 이래서 PACU 온 이후로 살이 점점 찌고 있다. 아무래도 다이어트를 해야 할 시기가 온 것 같다능.ㅠㅠ


제목 한 번 거창하다! 

그런데 무섭게 빠진다고 하니까 혹 하네....


원하는 몸매가 되기 위해서 무조건 갖춰야 할 마인드와 솔루션을 알려주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다이어트 책’이다. 국내 1호 마인드파워 스페셜리스트인 조성희 저자는 『기적의 마인드파워 다이어트』에서 90일 동안 익히면 평생 요요 현상 없는 다이어트 습관을 공개한다.


저자와 함께 이미 이 방법으로 다이어트에 참여했던 200여 명의 마인드파워 멤버들은 약 90일의 짧은 기간 동안 평균 8kg 정도를 감량하는 데 성공했다. 내가 상상하는 몸을 현실로 만들고, 그 모습을 끝까지 유지하며, 결국 삶 전체를 변화시키는 기적 같은 방법을 이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알라딘 책소개


그러니까 요점은 셀프 이미지를 계속 마음속에 그리라는 거지? 이 책을 읽을 필요가 있을까? 요점을 길게 늘인 것 같은데??^^;;;


차라리 이런 다이어트가 더 효과적일 것 같다. 

너무 괜찮은 아이디어 아닌가? 무조건 굶는 것도 아니고 살이 안 찌는 재료를 사용해서 먹기 쉽게 만들어서 먹는 다이어트라!! 더구나 재료비까지 표시해서 초저렴 김밥을 알려준다고 한다.

아~ 나도 내일부터 다이어트 김밥 만들어서 먹어야지!!


저자는 운동 없이 18kg을 감량했다. 오로지 먹는 음식만 바꾸며 식단에 집중했다. 살 빠지는 식재료를 조사해 때로는 자신만의 레시피로, 때로는 김밥으로 만들어 섭취했다. 그 중 손쉽게 만들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어디서든 먹을 수 있으며 여러 재료가 조합돼 맛있기까지 한 ‘김밥’에 주목하기 시작한 저자는 감량 효과를 확실히 보았던 재료들을 조합해, 맛있으면서 살까지 빠지는 김밥 레시피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 알라딘 책소개


내일부터 정말 시작해보자!!! 더 돼지가 되기 전에 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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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22-11-01 16: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라로님 다이어트 할 곳이 어디있다고! 우리 나이에는 잘 먹고 뱃살도 후덕해야......ㅎㅎㅎㅎ

라로 2022-11-03 12:06   좋아요 0 | URL
아이고 프님은 절 너무 좋게 봐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