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 피곤한데도 DNP 신청하고 나니까 잠이 안 온다. 될 대로 돼라 하면서도 저 밑바닥 내 무의식은 그렇지 않은가 보다. 그래서 최승자 시인의 에세이를 필사했다. 다는 아니고. 하하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1201/pimg_7501531233650941.jpg)
만년필은 몽블랑 EF 촉이고 잉크는 역시 몽블랑에서 만든 Around the World in 80 Days 블루 잉크.
사진을 찍어서 올릴 생각이 처음부터 있었더라면 잉크가 더 잘 보이게 종이도 더 좋은 종이에 촉도 좀 더 두꺼운 촉으로 천천히 이쁘게 썼을 텐데 완전 잠이 안 오는데 마음이 혼자 막 먼저 가버리는 것 같아서 손이 따라가다 보니 글씨가 날아간다.ㅋㅋ
내가 필사한 산다는 이 일의 글 중에서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이 부분이다.
그러나 애초에 나는 내가 백조라고 믿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미운 오리 새끼라고 손가락질할 때에도 나는 속으로 코웃음만 친다. 그리고 잡균 섞인 절망보다는 언제나 순도 높은 희망을 산다.
p.22
이 부분은 내 생각과 많이 비슷해서 놀랐고 그래서 좋아한다. 나는 여전히 미운 오리 새끼 같은 인간이지만, 내 안에는 백조가 있다고 생각하니까, 시인에 미치지는 못해도 그런 생각으로 여전히 버티고 있는 것 같기는 하다. 그러니까 희망, 난 언젠가 잘 될 거라는 그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