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어린이' 신화의 영향을 받아서 그런 건지 아동이 억압을 받고 있다는 사실은 좀 새로운데, 여성의 조건과 비교해서 생각해보면 유사성이 있기는 한 것 같다. 아동기 자체의 조건들을 완전히 제거한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 그런다면 그들이 받는 억압 역시 제거될까? 그것이 반드시 인과관계에 있을까? 그렇다 하더라도 아동은 여전히 '도제' 일텐데. 



억지웃음 짓기. 얼마전 유시민 씨의 <문과 남자의 과학공부> 오디오 매거진 (책 말고 오디오 매거진도 있었다니)에서 정희진 선생님이 계속 웃으며 이야기했다는 일화가 생각나면서... 그게 일종의 억지웃음이었을까? 

<문과 남자의 과학공부> 사실 안 궁금한데, (사실 유시민을 싫어하진 않는다. 오히려 좋아했다.) 잘난척하는 문과 남자도 안 좋아하고 문과 남자가 과학에 대해 아는 척 하는 거 별로 안 듣고 싶은데 억지 웃음 이야기 때문에 궁금해졌다. 


이런 게 노이즈 마케팅인가.. 쟝쟝님 나한테 왜 그래요. 

여성 존중처럼 아동 ‘존중‘은 여전히 더 큰 사회의 일부였을 때인 16세기 이전에는 알려지지 않았다가, 명백하게 억압받는 집단을 형성하는 지금에는 필수적인 것이 되었다. 아이들의 소외와 분리가 시작되었다. 아동중심적인 새로운 부르주아 가족은 끊임없는 감시를 수반했고, 초기의 모든 독립성은 없어졌다. - P118

아이들은 가까이서 감시되어야만 하며, 그들이 아프거나 건강할 때나 어디서건 혼자 남겨져서는 안된다. ... 이 지속적인 감시는 부드럽게 행해져야만 하며 아이들로 하여금 선생이 그들을 사랑한다고 생각하게 만들고 선생이 그들과 함께 있는 것은 오직 그들 옆에 있는 것이 즐거워서라고 생각하게 만들도록 계산된 신뢰감으로 행해져야만 한다. 이것은 그들이 감시를 두려워하기보다는 좋아하는 것으로 만들 것이다. - P123

결론은 근대가족의 발달이란 크고 통합된 사회가 작고 자기 중심적인 단위로 붕괴됨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부부 단위 안에서 아이의 존재는 이제 중요해졌다. 왜냐하면 아이는 그 단위의 산물이고 그것이 유지되는 근거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새로운 가족 단위를 만들 준비가 될 때까지 심리적, 경제적, 그리고 감정적으로 가능한 한 오래 가족 단위에 묶어두기 위해서는 가정에 되도록 오래 머물게 하는 것이 바람직해졌다. 이 목적을 위해서 아동기의 시대가 창조되었다. - P127

아동기의 신화는 여성성의 신화와 더 잘 대응된다. 여성과 아이들은 모두 무성적이며, 따라서 남성보다 ‘더 순수하다‘고 여겨졌다. 그들의 열등한 지위는 정교화된 ‘숭배‘ 하에 나쁘게 은폐되어 있었다. - P129

여성들과 아이들에 대한 계급 억압은 ‘귀여운‘ 어법으로 표현되기 때문에, 공개적인 억압보다 투쟁하기가 더 어렵다. ... 남성들은 여성이나 아이가 ‘상냥하지‘ 않다는 이유로 비난받아야 한다고 느낀다. 여성, 아동, 흑인 또는 노동자가 투덜댄다는 것을 아는 것은 그들을 불편하게 만들기 때문에, 피억압 집단도 그들의 억압을 좋아하는 것처럼 보여야만 한다. 비록 속에서는 화가 솟구치더라도 미소를 띠며 억지웃음을 지어야 하는 것이다. 웃는다는 것은 아동과 여성에게는 발을 질질 끌며 걷는 것과 마찬가지이며 또한 희생자가 그의 억압을 묵인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 P131

아동의 의존성이 증가하고 과장되는 것과 더불어, 여성의 모성애로의 속박 역시 그 한계로까지 확장되었다. 여성과 아이들은 이제 형편없는 한 배에 탔다. 그들의 억압은 서로를 강화시키기 시작했다. 자녀 출산의 영광, ‘자연적‘ 여성의 창조성의 숭고함의 신화에다 이제는 아동기 자체의 영광과 자녀 양육의 ‘창조성‘에 관한 새로운 신화까지 첨가되었다. - P133

아동기 행복의 신화가 그렇게 널리 퍼지는 것은 그것이 아이들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때문이 아니라 어른들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때문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소외된 사람들의 문화에 있어서, 모든 사람들이 근심 걱정과 고된 일로부터 자유로운, 적어도 인생의 좋은 한때를 갖는다는 믿음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그리고 그것을 노년기에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은 명백하다. 그러므로 이미 그것을 가졌어야만 한다. - P137


댓글(3)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독서괭 2023-07-12 16: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노이즈마케팅 ㅋㅋㅋ
저도 그 글 읽고 왔어요. 피씨로 정독하려다 보니 늦었…
억지웃음이라. 쟝쟝님은 샘은 정말 웃고 싶어서 웃었겠지만 나는 괜히 신경이 쓰였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도 잘 웃는 편인데.. 웃는 거야 좋은 거지만 안 웃었을 때의 반응이 성별차이가 있다면(있다고 생각하고) 문제일 듯요. 수하님도 듣고 글 써주세용~

건수하 2023-07-12 17:52   좋아요 1 | URL
제가 듣는다고 알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일단 궁금해서 들어보긴 할 것 같아요. 듣고 할 말이 있으면 해볼게요 ^^

2023-07-15 11: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번역이 조금 거친 부분이 있다. 


슐라미스 파이어스톤에 대해 인공자궁과 단성생식만 강조되는 것 같은데, 그 외에도 전방위적으로 날카롭다는 것을 느낀다. 당시에는 <제2의 성> 이 출판되었을 때처럼 센세이션을 일으켰을 듯. 스물다섯 살에 이런 책을 쓰다니 대단하고... 그런데 이후 저자의 삶은 왜 그렇게 흘러갔는가 안타깝다. 

프로이트주의와 페미니즘은 둘 다 서구 문명의 가장 독선적인 시대 - 가족 중심성,따라서 과정된 성적 억압으로 특징지어지는 빅토리아 시대 - 에 대한 반응으로 나왔다. 두 운동 모두 의식의 깨어남을 의미했다. 그러나 프로이트는 페미니즘이 치유하려고 주장하는 것을 진단하는 사람일 뿐이었다. .... 왜냐하면 프로이트는 사회적 맥락에 관해서는 질문하지 않은 채 ‘순수‘ 과학의 전통에서 심리학적 구조를 관찰했기 때문이다. - P72

만약 우리가 오이디푸스콤플렉스의 소멸이 거세공포를 통해 성취된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정상상태가 소년에게 행사된 공포와 억압의 결과로서 획득되어진다는 것처럼 보이지 않지 않겠는가? 억압에 의한 정신건강의 성취는 가장 기본적인 프로이트 교리와는 명백한 모순이 아닌가? - P75

여성과 아이들을 완전히 독립시킨다는 것은 가부장제 핵가족뿐만 아니라 생물학적 가족 그 자체까지 없애야 하는 일이 될 것이다. - P77

아버지는 인간 존재의 다른 세계 즉, 사상의 세계, 인간이 만든 세계, 법과 질서의 세계, 규율의 세계, 여행과 모험의 세계를 대표한다. ... 아버지의 사랑은 조건적인 사랑이다. 부성애의 원칙은 ‘네가 나의 기대를 충족시키므로, 너의 의무를 다하므로, 나와 같으므로 너를 사랑한다‘는 것이다. - P78

그녀와 그녀의 남자형제 사이의 육체적 차이가 그에 상응하는 권력의 불평등을 영원히 함의하리라고 믿는 것을 거부할 수 있다. 이 경우에 그녀는 어머니와 동일시되는 모든 것, 예를 들어 노예성과 술책들, 억압받는 자의 심리를 거부하고, 그녀가 추구하고 있는 종류의 자유와 승인을 남자형제에게 가져다주는 모든 것을 끈질기게 모방한다. - P83

성을 감정으로부터 분리하는 것은 서구 문화와 문명의 토대다. 만일 초기의 성적 억압이 그것에 의해 정치적-이데올로기적-경제적 노예 상태를 지지하는 성격 구조가 생산되는 기본적 기제라면, 가족의 폐지를 통한 근친상간 금기의 종식은 지대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 P93

교육학, 사회사업학, 사회학, 인류학, 모든 관련된 행동과학은 ‘인간 행동‘ 에 대한 연구뿐만 아니라 여성의 교화라는 이중적인 기능을 과도하게 수행하면서 수년 동안 사이비과학으로 남아 있었다. - P105

프로이트주의는 페미니즘을 완벽하게 돋보이게 하는 것이었다. 그 이유는 비록 같은 신경을 건드렸지만 그것은 페미니즘이 갖지 못한 안전장치를 가졌기 때문이었다. 즉 프로이트주의는 주어진 현실에 관해 결코 질문하지 않았던 것이다. 둘다 그 핵심에 있어서는 폭탄과 같은 것이었는데 반하여, 프로이트주의는 점진적으로 임상치료의 실용적인 욕구에 맞게 수정되었다. 그것은 흰옷을 입은 기술자들이 완비된 응용과학이 되었고, 그 내용은 반동적인 목적-인위적인 성 역할에 맞게 남녀를 사회화시키는 것-을 위해 전복되었다. - P107


댓글(16)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23-07-12 10: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오늘부터 시작했는데 역시나 스물다섯에 이런 책을!! 이러면서 감탄했어요. 특히나 마르크스 엥겔스 프로이트까지 비판하는데, 아니 ㅋㅋ 전 스물다섯에 뭐했죠? 이미 그들 다 읽고 뽀개는 이론책을 쓴 파이어스톤이 있었는데, 저는 도대체 스물다섯에 뭘한건지.. 인생이란 무엇인가.. orz

건수하 2023-07-12 13:18   좋아요 0 | URL
5장까지 읽었는데요, 3장 4장 5장 아주 뼈때립니다... 스물 다섯에 아주 명민한 분이었던듯 :)

얄라알라 2023-07-12 11: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회학 인류학을.사이비과학으로 비판한.대목이 눈에.확들어오면서.....저자의 삶이 어떠했길래 수하님께서 안타까워하시나.찾아봐야겠어요

건수하 2023-07-12 13:21   좋아요 1 | URL
아.. 전반적으로 사이비과학이라고 비판한 건 아닐거 같은데, 가부장제의 합리화에 복무했다.. 뭐 이런 뜻으로 한 말인 것 같습니다. 저자의 삶을 정확히는 모르는데 젊을 때 역작을 내놓고 활발하게 활동하다가 조현병 발병 이후 별로 활동을 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잠자냥 2023-07-12 12: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자의 삶이 궁금해진다.............

건수하 2023-07-12 13:22   좋아요 0 | URL
저도 궁금한데.. 평전 이런 게 나와있는거 같진 않구요..

잠자냥 2023-07-13 10:56   좋아요 1 | URL
맨 앞페이지 읽어보니 저자의 삶이.. 전기로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햇살과함께 2023-07-12 12: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번역 보다 저자의 원래 글 스타일 때문이 아닌가 생각했어요.
좀 매끄럽지 않은 느낌이요.
뭐랄까, 저자가 작정하고 앉아서 차분하게 논리적으로 책을 썼다기보다,
일필휘지로 갈겨 쓴 느낌이랄까요
스물다섯에 대한 편견일지 모르겠지만요. 물론 아직 2장까지 밖에 읽지 않아서 ㅋㅋㅋ

건수하 2023-07-12 13:23   좋아요 2 | URL
저도 원래 글의 스타일도 좀 그렇다는 생각은 해요. 그런데 번역을 원문에 너무 충실하게 했나 싶은 문장들이 종종 보여서..

‘정상상태가 소년에게 행사된 공포와 억압의 결과로서 획득되어진다는 것처럼 보이지 않지 않겠는가?‘ 이런 거요..

3장부터 조금 더 읽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

햇살과함께 2023-07-12 18:13   좋아요 1 | URL
뭐래요….
더 쉽지 않다니…

책식동물 2023-07-12 13: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지금 공적 사적 고민을 안고 독서모임 관련 책을 읽고 있는데, 다른 데로 새고 싶게 만드는 글입니다......^^ 저도 곧 뒤따라갈게요!!!

건수하 2023-07-12 16:01   좋아요 0 | URL
기묘한고라니님 안녕하세요 ^^ 올리신 독서모임 관련 책 저도 궁금했습니다. 나중에 후기 좀...
얼른 오세요~

은오 2023-07-13 05: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난 작년에 누워만 있었는데..... 번역 아쉬운건 저도 그랬습니다. 사실 웬만하면 번역 문제가 아니라 내가 이해를 못하는 거겠지 하는데 성의변증법은 문장구조 자체가 이상한게 좀 많았던 기억이..

건수하 2023-07-13 10:45   좋아요 3 | URL
작년에 누워만 있었는데... 는 어떤 의미인가.. 하는데 갑자기 여기까지 쓰는 순간 떠올랐어요.
은오님 작년에 스물 다섯이셨구나...

문장구조 좀 이상한 거 있더라고요. 작가가 그렇게 썼어도 역자가 좀 고쳤어도 될 것 같은데...

잠자냥 2023-07-13 10:58   좋아요 3 | URL
왜요, 은오님 북플도 열심히했잖아요-
라고 말하려고 하다 보니, 이 사람 올해 나타난 사람인가?!
(하도 사람들한테 치대서 엄청 고인물인줄.........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오 2023-07-13 11:20   좋아요 2 | URL
작년 12월 말쯤에 왔습니다. ㅋㅋㅋ 근데 처음엔 나름 어려워하고(?) 치대고 싶은 만큼 못 치댔어요. 😫 지금은 좀 편해져서 치대고 싶은 만큼 치대는중 ㅋㅋㅋㅋ
 


페미니스트 운동은 애초 시작부터 민주주의를 가장하는 제도 내의 근본적인 불평등을 증언하면서, 확립된 질서 그것의 존재 자체와 장기적 존속을 심각하게 위협했다. - P34

여성운동을 하는 여성을 두 부류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페미니스트들과 전혀 페미니스트가 아닌 개혁가들. 개혁가들은 평등 그 자체에 관해서 조금도 신경 쓰지 않는다. ... 이제 거의 모든 여성 조직이 페미니스트들보다 개혁가가 훨씬 더 흔하다는 것, 즉 모든 사람의 손에 힘을 불어넣어 스스로 돌보게 하려는 욕망보다는, 동포를 돌보기로 결심하고 자신들의 방식으로 그들을 이롭게 하려는 열정이 훨씬 더 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 P36

그들이 착취당하는 노동계급과 강한 동질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 그들 자신의 억압 경험으로부터 직접 나온 것임을 인식하지는 못했다. - P46

사회는 그들이 가진 최대한의 능력을 전적으로 필요로 했기 때문에 그들에게 여성이라는 지위와 반대되는 인간이라는 지위를 일시적으로 허용했다. (사실상 페미니스트들은 전쟁을 그들의 유일한 기회로 환영해야만 했다.) - P47

여성들은 또 다른 잘못된 길을 선택했다. .... 그 길이 여성에게 제공한 것은 체면과 사회적-경제적 신분이동 - 더불어 환멸스러운 로맨스와 많은 기저귀들, 학부모 회의(마거릿 미드의 어머니의 양육), 가족 논쟁, 끝없고 효과 없는 다이어트, 지루함을 없애는 연속극들과 광고들이었다. - P48

소녀가 성취할 수 있는 최상의 목표는 고전적 ‘우아함‘의 현대판인 ‘인기‘였다. - P49

더 큰 좌파운동 안에서 여전히 일하려고 하는 여성해방 그룹은 기회를 가지지 못한다. 왜냐하면 그들의 노선은 위에서 지시되고, 그들의 분석과 전략은 그들이 저항하고 있는, 정당하지 않은 권력을 가진 바로 그 계급에 의해 형성되기 때문이다. - P5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몇 달 전 시몬 드 보부아르의 <제 2의 성>을 읽었고, 거다 러너의 <가부장제의 창조>가 궁금했었다. 거다 러너가 보부아르로부터 바로 아이디어를 얻지 않았을까 했는데, 실제로 거다 러너가 아이디어를 얻은 것은 케이트 밀렛의 <성 정치학>으로부터였다고 한다. 


엥겔스와 마르크스로부터 유물론적 개념을 빌려오기는 했으나 인간에게는 경제적 계급 외에 본질적으로 성적 계급이 있다는 것을 꿰뚫어본 것은 날카롭다. 그러나 프롤레타리아가 혁명을 이루기 위해 생산수단을 장악하는 것을 여성이 성의 해방을 위한 혁명을 이루기 위해 생식수단을 장악하는 것으로 대치하는 것은 논리일 뿐, 이것이 실현 가능한 것인지 의심이 든다. 


노동자가 생산수단을 장악하는 것은 현실화되지 않았고, 여성이 생식수단을 장악하는 것은 기술로만 가능한 것은 아닐텐데. 그 장악이 가능한 것인가? 빼앗기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인공자궁과 무성생식의 기술을 남성이 장악한다면 여성의 지위는 지금보다도 더 하락하는 것 아닐까? 


계속 읽어봐야지 어쩌겠나.  


파이어스톤님, 이런 의심을 싹 해소해주시기를 바랍니다.  


페미니스트들은 모든 서구 문화에 대한 것뿐만 아니라 문화 구조 그 자체, 그리고 더 나아가 자연 구조 자체까지도 질문해야 한다. - P14

시몬 드 보부아르는 결정적 분석에 가장 근접한-아마도 그것을 해낸-유일한 사람이었다. 그녀의 심원한 작품인-페미니즘이 죽었다고 확신하는 세계 앞에 50년대 초에 나타난-<제2의 성>은 역사적 토대에서 페미니즘을 근거지우려는 최초의 시도였다. - P20

경제적 계급과 달리 성적 계급은 생물학적 현실로부터 직접 발생했다. 남성과 여성은 다르게 만들어졌고 평등하지 않다. 비록 드 보부아르가 지적한 대로 차이 그 자체가 계급체계-한 집단이 다른 집단을 지배하는 것-의 발전을 필연적인 것으로 만들지는 않았지만 생식 기능의 차이가 그렇게 만든 것이다. 생물학적 가족은 본질적으로 불평등한 힘의 분배가 내재해 있다. - P21

남성을 여성과 아이들 위에 군림하게 만든 생물학적 조건들에서부터 남성 스스로를 점차 해방시킬 수도 있지만 그들이 군림을 포기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깨달을 때, 포괄적인 역사적 분석 이상의 것을 요구하면서 문제는 정치적인 것이 된다. - P24

사회와 국가 안에서 광범위하게 발달하는 모든 대립들을 가족이 초기 단계에서부터 내포하고 있다는 것을 관찰했을 때, 마르크스는 자신이 아는 것보다 더 심오한 것에 접근해 있었다. 왜냐하면 혁명이 기본적 사회조직을 뿌리 뽑지 않는 한, 권력의 심리가 늘 스며들 수 있는 유대관계이며 착취의 기생충인 생물학적 가족은 결코 소멸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진정으로 모든 계급제도를 근절하기 위해서 우리는 사회주의 혁명보다 훨씬 큰, 그것을 포함하는 성의 혁명이 필요할 것이다. - P26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23-07-04 19: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

건수하 2023-07-05 09:31   좋아요 1 | URL
아자아자!! ^^

햇살과함께 2023-07-04 20: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벌써 시작. 전 이제 택배박스 뜯으려고요.
수하님 몇 권 동시 읽기??!!

건수하 2023-07-05 09:32   좋아요 2 | URL
제가 맨날 지각이라 읽기 어떤가 간 좀 봤어요. 쪼금 세긴 한데 재밌습니다 :)

암컷들-키르케-성의변증법 지금은 세 개요 ㅎㅎ

독서괭 2023-07-04 20: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오 제기하신 의문들 저도 궁금합니다!

건수하 2023-07-05 09:33   좋아요 2 | URL
답이 있을런지.. (보통은 그렇지 않던데요) 기대하며 읽어보겠습니다 ^^
 

옥스퍼드의 보들리언 도서관에 가 보는게 나의 로망 중 하나다. 

그런데 정확히 한 시간 동안만 책을 읽을 수 있다니! 엄청나게 집중하게 될 것 같다.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은 과거와 과거의 유산을 모으기 위한 곳만은 아니었던 것이다. 그 곳은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세계화 사회의 전초기지였다. - P60

나는 책을 빌리는 신비로운 절차를 설명해달라고 했다. 도서관 사서들이 내 요청서를 받으면 하루 이틀 뒤, 정확히 한 시간 동안 책을 읽을 수 있는 독서실을 배정해준다. - P80

먼 옛날 이집트의 텍스트이지만 이상하게도 친숙한 다음 사례를 보자. 부유한 두아헤티는 서기 교육에 비싼 학비를 내고 있다며 아들인 페피에게 이렇게 훈계한다. "책을 열심히 읽어라. 일하고 있는 대장장이를 봤는데, 그의 손이 악어의 발과 같더구나. 이발사는 오후 늦게까지 면도를 하 면서 면도할 사람을 찾아 거리를 헤매고 있었다. ..... 갈대를 자르는 자는 삼각주에 들어가 모기에 물어뜯기고 파리에 죽어가면서 제 팔 의 힘을 초과하는 노동을 하고 있었다. ..... 감독관으로부터 자유로 운 직업은 서기밖에 없다. 서기가 바로 감독관이다. 네가 글을 쓸 줄 안다면 내가 언급한 직업 중에 최고의 직업을 갖게 될 것이다. 그러니 품위 있는 사람이 되어라." - P87

율리시스는 인위적인 행복보다는 진실한 슬픔을 원하는 인물이다. 칼립소가 그에게 제안한 선물은 일종의 신기루이자, 환각을 일으키는 약이 만들어낸 꿈, 혹은 평행현실에 가깝다. 율리시스의 결정은 아킬레우스를 움직인 명예라는 코드와는 거리가 먼 새로운 지혜를 보여준다. 순박하고 불완전하고 순간적인 인간의 삶이 더욱 살아볼 만한 가치가 있다는 지혜다. - P112

어머니의 목소리 없이는 마술이 현실로 변하지 않았다. 읽는다는 건 주술과도 같았다.책 속에 있는 이상한 검은 벌레를 읽어내야 했다. - P121

구전 시들은 사색이 아니라 행위를 통해, 이야기를 통해 가르침을 준다. 추상적 문장은 문자언어의 특징이다. - P123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은오 2023-07-03 18: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엥 감질나게 딱 한시간만 있게 해주나요?

건수하 2023-07-03 21:04   좋아요 0 | URL
그렇다고 써 있더라고요? 그것도 연구자로서 출입증을 받았는데도… 출입증에 여러 단계가 있다고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