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의 지구사 식탁 위의 글로벌 히스토리
윌리엄 루벨 지음, 이인선 옮김, 주영하 감수 / 휴머니스트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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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빵의 다양한 모습을 보다 - 빵의 지구사 _ 스토리매니악


빵의 식문화

 

사람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세가지가 꼭 필요하다고 한다. 소위 말하는 의.., 즉 옷과 먹을 것, 그리고 집이다. 모든 것이 풍요로워진 세상이지만, 이 기본만큼은 변함이 없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아지고, 생존을 위해서라기 보다는 즐기기 위해서 세 요소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는 정도 아닐까?

 

세가지 요소 모두 많은 변화를 이루었지만, 그 중에서도 식문화는 다른 것에 비해 더 많은 변화를 이루었다고 본다.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고, 생존을 벗어난 기호품으로 각광을 받게 된지도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풍요로운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잊고 있지만, 이 식문화의 발달과 변화 과정은 인류사에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이 책은 여러 식문화 중에서도 ''에 대해 다룬다. 쌀문화인 우리로서는 빵의 문화사에 대해 잘 모른다. 빵이 탄생해서 지금까지 어떻게 이어져 왔고 어떤 발전을 거쳤는지, 그 역사가 인류 식문화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이 책을 통해 볼 수 있었다.

 

빵으로 보는 역사

 

이 책을 정리한다면, 빵으로 보는 역사 혹은 빵 자체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빵이 어떻게 탄생하였는지, 초기의 빵은 어떤 모습이었는지를 이야기하고, 빵이 지는 의미와 역사를 짚어 나간다. 어렴풋이 알고 있던 빵의 역사와는 다르게 좀 더 오래, 좀 더 다양한 발전과정을 통해 빵이 변화했음을 알게 되었다. 단순한 먹거리로만 생각했던 빵이 인류의 역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새로 알게 되고, 빵이라는 것이 음식이라는 카테고리 안에만 머물지 않고, 어떤 다양성을 띠는지도 보게 된다.

 

빵이 만든 문화

 

빵이 만드는 문화를 알게 된 것도 또 하나의 소득이다. 단순히 빵을 주식으로 삼는 문화와 아닌 문화의 구분만이 아니라, 빵이 받아들여지고 그 빵의 종류와 만드는 방법들이 다양하게 분화하고 발전되는 과정을 봄으로써, 빵과 관련한 인류 문화의 한 페이지를 들여다 보게 해준다.

 

생존이라는 단어는 물론, 신분의 차이, 빈부의 차이, 오락과 화폐 수단으로서의 빵의 모습을 보게 된다. 이 책에는 이러한 내용들을 하나의 문화 안에서 빵이 사용되는 모습을 통해 설명하는데, 생존이라는 명제에 덧붙여 이러한 문화적인 양상을 갖게 되는 음식이라는 존재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특히, 인류사를 이끌어온 서구 문명의 발달 과정에 이 빵의 존재가 깊숙이 개입해 있기에, 이러한 과정을 짚어 보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빵이 만드는 이야기

 

책에는 이러한 문화적 역사적인 빵의 모습뿐만 아니라, 빵 자체에 대한 이야기에도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빵의 종류에 대한 설명, 빵을 만드는 방법에 대한 설명, 의미 있는 빵에 대한 자세한 묘사 등은, 이 책이 주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특히 빵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읽으면서 꽤나 군침을 흘리게 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빵 자체에 대해 깊게 논의하는 책은 아니다. 뭐랄까, 빵이라는 소재를 두고, 역사, 문화, 빵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가볍게 훑고 지나는 느낌의 책이다. 깊게 보자면 부족한 내용이고, 가볍게 보자면 묵직한 느낌이 든다. 빵이 가진 다양한 모습에 대해 가볍게 알고 간다는 느낌으로 읽으면 좋을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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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을 용기 - 모두에게 사랑받을 필요는 없다
이승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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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난한 삶을 헤쳐나갈 힘을 얻다 - 상처받을 용기 _ 스토리매니악

사회는 왜 힘들까?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 있을 때는 몰랐다. 사회인들의 어깨가 왜 그리 쳐져 있는지 말이다. 나도 사회라는 곳에 발을 디디고서야 그 이유를 알았다. 막 사회에 들어 섰을 때, 아직 학교의 울타리 안에 있던 후배들은 내가 힘들다는 얘기를 하면 이해를 못했다. 무엇이 힘들다는 것인지를... 재미난 것은 말하는 나도 잘 몰랐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제는 알 듯도 하다사회는 왜 힘들까? 이 물음에 나는 '사람 때문에'라고 말하겠다.

 

인정 받고 싶은 것은 본능이다

 

저자의 글 중에 눈 여겨 볼 대목이 있다

 

인정받고 싶은 것은 사람의 본능이다. 우리는 모두 회사와 가정에서 인정받고 싶지만, 현실은 냉혹하기 그지없다. 누구도 나에게 잘했다고, 수고했다고 머리를 쓰다듬어주지 않는다

이어지는 저자의 말을 들어 보면,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인정을 원하고 이는 어른이 되어서도 지니는 인간의 당연한 욕구라고 말한다. 우리가 사회에서 사람 때문에 힘들어 하는 이유도 결국 '인정 받고 싶은 본능' 때문이다. 동료에게는 의리 있는, 상사에게는 일 잘하는, 부하직원에게는 존경 받는, 동호회 안에서는 인기 있는, 누구에게나 어떤 방식으로든 인정 받고 싶어 하는 욕구가 우리에겐 있다.사회 생활을 하면서 가장 힘든 인간관계는 결국 인정 받지 못해 생기는 문제다. , 본능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우리의 사회생활이 우리를 괴롭히는 근원인 것이다.

 

모두에게 사랑받을 필요는 없다?

 

좋다. 그러면 우리가 해결하지 못하는 본능의 충족을 어떻게 이루면 될까? 저자가 주는 답은 흔한 '자존감'이란 단어다. 자신을 사랑하는 힘, 많은 자기계발서에서 언급하고 있는 그 단어다이 책은 우리 삶을 괴롭히는 힘들게 하는 원인을 찾고 그에 대한 답을 주기 위해 쓴 책이다. 그런데, 답이 너무 뻔하다? 작가는 이 물음에 다른 책들과는 다르다는 점을 어필한다. 다른 책들은 자존감을 높여야 한다고 말하지만, 정작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제대로 설명해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부분을 이렇게 설명한다. '모든 사람에게 사랑 받을 필요는 없다'. 

 

왜 상처받을 용기가 필요한 것일까?

 

아주 간단한 해결책이다저자는 결국 모두에게 인정받으려는, 사랑 받으려는 마음이 우리의 마음에 상처를 남긴다고 말한다. '왜 상처를 감당하려고 하지 않는가' 오히려 반문한다. 모든 사람에게 사랑 받을 수 없음을 인정하고 상처를 받을 수 있는 용기를 가지라고 말이다. 언뜻 보면 상당히 무책임한 말 같지만, 잘 되새겨 보면 최고의 해결책이기도 하다.

 

단지 이런 말을 뱉어 놓기만 하면 절대 신뢰가 가지 않는다. 저자는 자신의 주장에 신뢰를 더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접근한다. 우선 자신이 접한 사례 등을 이야기한다. 사람 때문에 힘든 사람들의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는 것이다. 사례를 제시하고 나면 이에 대한 분석이 이어진다. 왜 이 사례가 우리 마음을 힘들게 하는지, 무엇이 이 사례에서 살펴 볼 문제인지를 짚어 보는 것이다. 문제를 짚고 나면 당연히 해결책이 있어야 한다. 저자는 짚어 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차근차근 풀어낸다.

 

사례와 분석, 이에 대한 해결책의 제시로 이어지는 저자의 접근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분명히 하고, 그 내용을 적절히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

 

내게 필요한 것은 단단한 심장

 

나 또한 수 많은 인간관계의 문제를 안고 있다. 심한 우울증에 허덕일 때도 있고, 모든 관계를 초기화 시키고 싶은 충동에 빠질 때도 있다. 그러나, 모든 걸 버리고 살 수 없다는 선택을 한 이상,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다. 어떻게든 이런 상황을 현명하게 헤쳐나가고 싶기에,그 해답을 구했는데, 또 하나의 방법을 찾은 것 같다.

 

내게는 단단한 심장이 필요하다. 상처로 인해 튼튼해진 '용기'라는 갑옷을 입은 단단한 심장 말이다. 인정 받지 못해도 사랑 받지 못해도, 때로 자존감이 바닥에 다다를지라도, 쿵쾅쿵쾅 동요하지 않고 평온함을 유지할 수 있는 든든한 심장, 저자가 제시하는 해결책들을 통해 이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용기를 가져라 어떻게든 헤쳐나갈 수 있다

 

외국인 친구가 내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한국은 자살률이 높다며? 그건 종교를 가지지 않아서 그래.". 이 말을 들었을 때는 코웃음을 치고 말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틀릴 말만도 아니다. 결국 종교라는 것은 내가 의지할 수 있는 '무엇'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이라는 존재로만이 아니라, '용기'라는 존재로 나타나도 틀리지는 않다고 본다. 결국 내가 의지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저자가 말한 '상처받을 용기'도 결국 이런 뜻이 아닐까?

 

용기를 가질 수 있다면, 상처를 견뎌낼 수 있다면, 어떻게든 이 험난한 사회를 헤쳐나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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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한시 삼백수 : 5언절구 편 우리 한시 삼백수
정민 엮음 / 김영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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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척 감겨드는 한시의 매력을 느끼다 - 우리 한시 삼백수 : 5언절구 편 _ 스토리매니악


근래의 ''를 살펴 보면, 산문성이 강한 시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듯 하다. 그래서 좀 아쉽다읽기에는 편하고 그만큼 함축된 뜻도 알아보기는 쉽지만, 그만큼 ''만의 맛은 반감되는 느낌이 많다. 운문성이 강한 시는 그만큼 어렵기도 하지만, 그 읽는 맛이랄까 보는 맛이랄까, 시만의 멋들어진 맛이 살아 있는 듯 하여 나는 운문시를 더 좋아하는 편이다.

 

그래서인가 요즘 시 보다는 옛날 시를 더 탐한다. 시를 많이 읽는 편은 아니지만, 현대시 초기의 작품이나 1900년대 초 중반의 시에 더 정을 느낀다. 근래에는 더 오래 된 우리의 한시도 찾아 보고는 하는데, 쉬운 듯 하면서도 영 어려운 게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옛 시만이 가진 감성이나 그 시대의 지식을 알지 못하기에 잘 모르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때문에 한시만 담아 놓은 책 보다는 시의 해설까지 붙어 있는 책을 즐기는 편인데, 여기 이 책도 그런 류의 책이다. 옛 고전의 문장에 유독 관심이 깊은 저자가 삼국시대부터 근대까지 우리의 5언절구의 백미라 할 만한 시를 3백수 뽑고 이를 풀이했다. 원문을 담고 이에 독음을 달아 읽게 하고, 각 시에 대한 짧은 해설과 감상을 실어 놓았다.

 

원문을 잘 읽지 못하고 이의 뜻을 깊이 이해하지 못하는 까닭에 저자가 평역한 글에 의지하기 마련인데, 저자의 평역은 깔끔하고 군더더기가 없어 좋다. 뭐랄까, 원문과 비교는 할 수 없지만 믿고 그 풀이를 그대로 따라갈 수 있는 느낌이다.

 

뽑아 놓은 시 자체도 좋다. 솔직히 처음 보는 시가 대다수인데, 짧은 글 속에 담긴 그만의 정취나 뜻이 청량하다. 어떤 시는 머리를 쨍 하니 맑게 해주고, 또 어떤 시는 그 분위기에 취하게 해준다

 

끝에 실린 시인에 대한 글도 즐겁다. 시를 읽다 보면 그 저자에 대해 궁금해지기도 하는데, 간략히 나마 그 시인을 알려주니 좋았다. 그렇게 시인을 알게 되면 또 그 시인의 다른 시, 다른 책을 읽고 싶어지니 글의 힘은 참 대단하다.

 

한 번에 쭉 읽어 내는 책은 아니다. 생각이 날 때, 시간이 날 때, 그냥 책이 잡고 싶어질 때, 차가운 몸에 따뜻한 술 한 잔 걸치며 읽으면 너무너무 좋을 책이다. 그럴 때마다 읽으면 내 몸에 척척 달라 붙는 느낌이 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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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법률여행 1 - 민법: 재산법 재미있는 법률여행 시리즈 1
한기찬 지음 / 김영사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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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 보지 않으려면 꼭 알아야 할 법률상식 - 재미있는 법률 여행 1(민법/재산법) _ 스토리매니악


평소엔 잊고 살다가도 무슨 일이 생기면 젤 먼저 찾아보고 싶어지는 것이 ''이다. 특히 내게 안 좋은 일이 생겼을 때, 분쟁이 생겼을 때, 법대로 하고픈 맘이 굴뚝 같은데, 어디 그게 쉬운 일인가? 법전을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은 알거라 생각한다. 얇디 얇은 종이가 이룬 두꺼운 책, 깨알 같은 글씨가 빼곡한 책, 거기에 한문도 엄청 섞여 정신 못 차리는 책, 이것이 법에 대해 비전문가인 우리가 바라 보는 법이다.

 

그렇기에 판사니 검사니 변호사니 하는 직업이 존재하는 것이겠지만, 어떻게라도 법조문 하나 판례 하나라도 찾아서 답답한 마음을 풀어줄 실마리라도 잡고 싶어 한다. 친절하게도 그런 우리를 돕는 책들이 간간이 눈에 띈다. 법을 쉽게 풀어 설명하고, 일상 생활에서 맞닥뜨리는 법적 문제를 이야기하고, 여러 사례를 통해 우리가 궁금했던 부분들에 대해 알려 주는 책, 바로 이 책이 그런 종류다.

 

이 책은 시리즈 책 중의 한 권으로,  5권으로 구성 된 시리즈 중에 민법에 대해, 그 중에서도 재산법 관련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민법이라는 것은 개인의 사회 활동에 대한 규율을 정한 것이다. 그만큼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고, 일반인이라면 가장 많이 접하게 되는 법이기도 하다. 그 중에서도 금전과 관련한 문제들은 어쩌면 우리가 가장 빈번히 겪는 문제일 텐데, 재산법은 바로 그러한 금전적 권리, 의무 등에 대해 다룬다.

 

우리는 일상 생활에서 다양한 금전적 문제들을 만난다. 돈을 빌리고, 빌려주고, 땅을 사거나 팔고, 월급을 받거나 주고... 이러한 다양한 금전적 활동들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이 법적으로 어떻게 해석 되고, 어떤 해결책을 갖는지 저자는 사례를 들어 설명해주고 있다. 그 답이 알쏭달쏭한 퀴즈를 푸는 것 같은 구성인데, 사례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와 이 이야기에서 던지는 질문을 법적으로 해설하는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그 내용을 보면 정말 우리 생활에서 빈번히 일어나는 것들이다. 때로는 우리가 알고 있던 상식내의 해결책을 보기도 하고, 때로는 내 생각과는 전혀 다른 답을 만나기도 한다. 우리가 유야무야 넘어갔던 문제들이 법적으로는 어떻게 해석이 되는지도 여럿 볼 수 있었다.뭐랄까, 금전적 문제들에 대한 법률 상식이 차곡차곡 쌓이는 느낌이라고 할까?

 

우리 사회는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뜨뜻미지근한 문화가 팽배한 데, 금전적 문제도 이런 문화로 인해 복잡해 지는 경우가 많고, 손해 보는 경우도 많다. 우리가 법률 상식을 조금만 알고 있었어도 보지 않았을 손해도 많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점을 명확히 해주고 지식을 전달해 주기 때문에 상당히 유용하다. 적어도 이 책에 실린 내용들만 숙지하고 있어도 어설프게 금전적으로 손해 보는 일은 많이 줄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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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탄생 - 우리가 알지 못했던 믿음의 역사
프레데릭 르누아르 외 지음, 양영란 옮김 / 김영사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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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존재를 다시 정의하다 - 신의 탄생 _ 스토리매니악

 

신은 진짜로 존재하는가? 참 오래도록 이어진 질문이지만, 참 오래도록 그 해답을 찾을 수 없는 질문이기도 하다. 물론 유신론자들은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이 벌써 존재한다고 하겠지만 말이다. 왜 이토록 신의 존재에 대한 의문을 오래도록 가지고, 또 오래도록 해답을 찾지 못하는 걸까? 신에 대해 무지한 나로서는 이에 대해 명확히 설명할 수 없다. 하지만, 신에 대한 많은 연구와 저작을 통해 나만의 기준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신에 대한 생각은 곧 인류의 믿음에 대한 역사다. 보이지 않는 존재에 대한 믿음, 그 믿음을 유지하고 그 계율을 따르며 오랜 세월 그 믿음을 이어온다는 것은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다. 종교의 역사를 보면 다양한 신이 존재하지만, 상당수의 신들이 현재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아도 이는 명백하다.

 

왜 어떤 신은 현재까지 존재하고 어떤 신은 존재하지 않는가? 이를 유신론자에게 물으면 답이 간단하겠지만, 좀 더 학문적으로 역사적으로 접근해 보고자 한다면, 이 책이 아주 큰 도움이 되지 싶다. 이 책은 신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한다. 인류 역사의 최초의 신에 대해서, 왜 인간은 신의 이름으로 서로 싸우는지, 왜 같은 신을 두고 여러 종교로 갈라지는지, 진정 의심 없는 믿음이 존재할 수 있는지, 저자는 다양한 면에서 신의 역사를 탐구한다.

 

저자는 책에서 우리가 신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또 신의 부재를 의심 해 본적이 있는지 묻고 있다. 우리가 종교에 대해 이야기할 때 가장 궁금한, 가장 답답한 부분에 대한 물음이기도 하다. 맹목적으로 신을 믿어야 한다는 주장이 점점 힘을 잃고 있는 현대에, 꼭 필요한 물음이고 꼭 필요한 답이기도 하다. 그 질문 자체를 두려워하고, 기분 나빠 하는 많은 이들에게 저자의 물음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신은 늘 우리와 함께 했다. 인류의 역사는 곧 신의 역사라고 할 만큼, 원시 시대부터 신은 우리에게 중요한 존재였다. 현대에도 이는 다르지 않다. 오랜 옛날에는 신이 생존을 위해 필요했다면, 현대에는 정신적 생존을 위해 필요하다. 늘 우리와 함께 하고 많은 부분에서 도움을 주는 신이라는 존재가 가끔은 왜곡되어 우리를 괴롭히기도 한다. 종교를 앞세워 서로 죽이는 행태나, 맹목적으로 배척하는 행위 등이 그것이고, 이것은 현재 우리의 세계를 위협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럴 때일수록 신을 더욱 잘 이해할 필요가 있는데, 이 책에서 나는 그런 부분들을 발견했다. 왜 신이 예전이나 지금이나 우리에게 중요하고 우리의 삶에 깊숙이 관여하는지, 그 의미가 무엇인지,우리가 왜 그 부분을 더 잘 이해해야 하는지, 저자는 하나하나 설명하고 있다.

 

책은 인터뷰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어 이해하기가 더 쉽다. 지식을 설명하고 자신의 주장을 전달하는 방식이 아닌, 질문을 던지고 이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식이라 그 내용을 이해하기가 수월했다. 자칫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내용인데 이러한 방식을 통해 저자가 하고자 하는 바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어 좋았다. 신에 대한 이야기가 부담스러울 수는 있지만, 이를 부담스럽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신에 대해 조금은 거부감을 갖고 있는 사람도 쉽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의 결말은 정해지지 않았다. 믿음을 강요하지도 신의 부재를 이야기하지도 않는다. 모든 것은 읽는 사람의 몫이다. 어떻게 보면 무책임해 보이기도 하지만, 어떻게 보면 가장 현명해 보이는 맺음이 아닌가 싶다. 결국 신은 개인의 문제다. 이 책을 통해 신의 존재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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