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ronychia
작년 이맘때의 일이다
발톱이 겨우내 자라지 않았다
피부과 의사를 찾아갔다
그냥 놔두면 됩니다
는 개뿔,
더 붓고 아파서 두 달 만에
다시 갔더니
어머니,
정 답답하면 대학병원
가시던가요
이봐, 난 당신 엄마가 아냐
돈벌이에 환장한 건 알겠는데
그럴 거면 돈 안되는 환자를
받지 말든지, 응?
돌, 팔, 이.
Retronychia
뿌리 쪽으로 자라는 발톱은
발가락을 먹어치운다
발가락을 자를 수 없으므로
발톱을 뽑아야한다
그 대신에 나는
3겹의 발톱을 갈아내고서
이제 1년이 지났다
그냥 뽑아버릴 걸
인생의 돌이킬 수 없는 어떤
선택을 생각한다
시간의 지층이 꾸덕꾸덕하게 쌓이고
나는 그걸 걷어낼 수 없다
불가능한 Retro
부서지지도
망가지지도 않았다
어쨌든 살아있다
작고 이상한
나의 왼쪽 엄지발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