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
당신은 말야
틈이 없어
비루한 이 몸으로는
삐기고 들어갈 수
없어 그래서
바늘이 되면
어떨까 생각했지
당신도 인간이니까
어쨌든 틈이 있을 거
아냐 바늘이 되어
들어가면 콕콕
찔러줄 테야
작게나마 비명을
지르기나 할까
당신은 이기적이고
냉정하지 좀
재수가 없어
바늘 따위 똑,
하고 분질러 버리는
철벽의 유전자
무작정 비참하더군
포대자루 감자칩 한 봉지
식탁에서 삭제시켰지
그제서야 알았어
그건 사랑이 아니라
그냥 인생의 허기였어
부러진 바늘 하나
마음에 품고
잠을 청하는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