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카운트다운
돈 테일러 감독, 마틴 쉰 외 출연 / 키노필름 / 2014년 12월
평점 :
품절


1980년 훈련중이던 니미츠 항공모함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전자 소용돌이에 휩쓸려 1941년으로 타임 슬립 해버린다.

영화를 보면 당시 최신성능을 자랑하던 니미츠 항공모함과 F-14 전투기 톰캣을 홍보하려는 미해군의 의도가 훤히 보인다.
덕분에 아름답다고까지 할 수 있는 항공모함과 전투기의 위용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
더구나 지금처럼 CG로 떡칠된 화면이 아니기 때문에 박진감은 떨어질지언정 우아한 비행과 매끈한 동체를 비교적 차분하게 즐길 수 있다.

각종 비행기들의 이착륙 장면들이 수시로 나오는데, 활주로를 떠나면서 기체가 살짝 출렁이는 모습처럼 CG에서는 느낄 수 없는 실감나는 장면들이 인상적이다.

비행중인 전투기 속의 파일럿의 모습, 항모에 착륙하기 위해 랜딩기어를 내리는 모습, 단체로 공중에서 급유하는 장면 등 특수효과의 도움도 없이 어떻게 촬영했을까 싶은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
웬만한 군사 다큐멘터리를 능가하는 멋지고 귀한 장면들도 속출한다.
해군의 전폭적인(!) 지원이 없었더라면 절대로(!!) 불가능했을 명장면들이다.

지금은 볼 수 없는 정직한 촬영 장면들만으로도 충분히 감상할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좀 아쉬운 점은 영화 속의 주인공들이 정작 한 것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그냥 초자연적 현상에 이끌려갔다가는 뭐 좀 해보려고 하다가 그냥 엉겁결에 다시 이끌려 왔다는 것이다.

확실히 80년대 작품이라서 그런지 요즘 영화들처럼 정신없이 액션으로 몰아부친다거나, 반전에 반전이 거듭되는 이야기 없이 밋밋하게 전개된다.
역사에 개입하는 문제에 대한 고민, 조국의 보호를 위한 함장의 결단 등이 나름대로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영화 속의 인물들이 모두들 지나치게 깔끔하다.
오래 된 영화를 볼 때마다 느끼는 점인데, 영화 속 배경이 감옥이건 전쟁터건 간에 옛날 영화 속의 인물들은 방금 목욕탕에서 나온 것처럼 땀방울이나 먼지도 없이 깔끔하기 그지없다.

그리고 헐리우드에서 맨날 중국인 아니면 일본인으로 나오는 한인 배우 오순택도 역시 일본군 포로로 나와서 비극적인 최후를 맞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로우리스: 나쁜 영웅들
존 힐코트 감독, 가이 피어스 외 출연 / 부메랑모션픽쳐스 / 201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영화 자체는 금주법 시대에 밀주사업을 하는 본두란 3형제의 이야기로 별로 새로울 것이 없다.


그저그런 이 갱스터 영화를 살린 것은 전적으로 톰 하디라는 배우의 힘이다.
단순무식한 주먹쟁이 맏형역의 제이슨 클락, 빌빌거리는 막내역의 샤이어 라보프, 전설적인 갱 게리 올드만도 훌륭했지만, 톰 하디는 출연하는 장면마다 온전히 화면을 지배하는 카리스마가 넘친다.
가늘고 허스키한 영국 억양임에도 불구하고 상남자 포스가 철철 넘친다.
목에 칼을 맞고 영웅이 된 자기 전설의 실체를 알게 되었을 때의 맹한 표정은 귀엽기도 하다.
특히 마지막의 그 개그인지, 비극인지 모를 엔딩의 모습은 정말이지...

 

 

하지만 영화 자체가 너무 허전하다. 강렬한 반전이나 화끈한 액션도 없다. 막판의 총격전은 모자란 총잡이들의 장난처럼 보일 정도다. 뻣뻣하게 서서 무작정 쏘고, 맞는 총격전이 흥미진진할리 없다. 아무리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지만, 너무 안일한 액션이다.

 

당시 현실을 직시하지 못했던, 잘못된 법(금주법)으로 인해 생겨난 밀주 갱스터들과 비리 경찰들의 이야기보다는 배우들의 연기가 훨씬 더 묵직했던 작품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부의 추월차선 - 부자들이 말해 주지 않는 진정한 부를 얻는 방법
엠제이 드마코 지음, 신소영 옮김 / 토트 / 201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가히 지금껏 읽었던 수백 권의 자기계발서적들 중 가장 횡설수설하는 책이라고 할 만하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나이에 람보르기니를 타는 것은 의미 없다는 저자는 중산층 '이웃집'의 백만장자를 경멸하는듯 하다.
인생의 40년을 아끼고 열심히 일하면서 부자가 되는 것은 무의미 하다고 생각한다.
평범한 우리가 스포츠 스타나 연예인처럼 타고난 재능으로 부자가 될 수 없다면 자신의 방법을 따르라고 조언한다.

 

안정된 직장을 얻어서 정년까지 꾸준히 저축하고 펀드에 가입하고... 저자는 계속 이런 식의 인생을 한심하다는듯이 묘사한다.
하지만 저자가 언급하는 마이크로 소프트의 빌 게이츠와 아라클의 래리 앨리슨, '해리 포터' 시리즈의 J.K. 롤링의 사례가 이 책을 읽는 평범한 독자들에게 가당키나 한 것일까.

 

가장 큰 머니 트리 씨앗은 부동산이나 인터넷 사업, 특허도 아닌 돈이라고 하는 부분에서는 책을 던지고 싶어진다. 저축하면 채권자가 되는 거라면서 또 다른 수입 운운하는데... 불과 수십 페이지 전에는 아껴서 저축하는 서행차선 사람들을 비웃지 않았던가.
도대체 왜 서문에서 부정했던 전직 대통령이나 프로 야구선수의 사례는 끌어들이는지 모르겠다.

 

저자는 게으르게 부자가 되는 법을 가르치고 싶었겠지만, 정작 저자 자신은 몇 분 적어도 1시간 안에 고객의 이메일에 답할 정도로 지독하게 일을 했다. 주 40시간 일하는 게 휴가라고 생각할 정도고, 주 60시간을 넘게 일했다면 책상 밑에서 새우잠을 자며 닷컴 붐을 일으켰던 일중독자들과 다를 게 무엇이란 말인가. 저자 또한 새로 사귄 친구들이 술을 마시고 파티를 하는동안 좁은 아파트에서 웹사이트를 관리했다고 하지 않았는가.

 

결국 저자가 말하는 머니 트리를 만들기까지의 지독한 노력은 평번한 독자들이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피와 땀과 눈물을 아끼지 않으면 여러 부동산의 임대사업자가 된 사람도 종자돈을 모으기 위한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비교적 느긋한 임대업의 수익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닷컴버블에 편승해 백만장자가 된 저자가 할 수 있는 조언들이라고는 결국 뻔한 내용들 뿐이다.
공부하고, 노력하고, 역경을 이겨내고...

웹사이트, 방문자 수, 광고 클릭 수...이런 것이 다 무엇이란 말인가. 결국 21세기에 부의 추월차선은 IT 분야에만 있다는 말인가? 뮤추얼 펀드보다 훨씬 훌륭하다는 부의 추월차선이 웹 사이트 사업이란 말인가?


부의 변수를 증가시켜서 기대 수입을 증가시킨다느니 하는 식의 알아듣기 힘든 말만 늘어놓는다.
서행차선의 사람들과는 달리 추월차선 사람들은 가치가 증가하는 자산을 산다고 하는데, 도대체 저자가 수시로 자랑하는 삐까뻔쩍한 람보르기니는 무슨 가치가 증가한다는 말인가.(더구나 저자는 자동차가 신용카드 대금이 빠져 나가는 순간부터 가치를 잃는다고 하면서... 도대체 람보르기니는 무엇이냐는 말이다?!)

 

부자는 어느 날 뚝 떨어진 것이 아니라 기나긴 과정이라는 표현, 프로 계약으로 백만장자가 된 운동 선수가 오랜 노력과 좌절, 연습을 통해서 성취를 이루었다는 내용은...
잠깐, 저자는 분명 서문에서 스포츠 스타와 인기 연예인의 방식을 따를 수 없는 평범한 독자들을 언급하지 않았던가.


결국 평범할지언정 피나는 노력을 해야한다는 것이 단순하고 확실한 진리인 것일까.

 

결국 가난의 원인의 저자가 반복해서 강조하는 것처럼 잘못된 선택이 아니라 불운과 태만이라는 것이 진리가 아닐까...

 

 

(굳이 이 책을 읽을 시간이 있다면 그냥...)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라스트 스탠드
김지운 감독, 포레스트 휘태커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1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영화 속에서는 쌍팔년대부터 지금까지의 액션 영화들에서 봐왔던 식상하고 뻔한 조합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오우삼 감독의 헐리우드 데뷔작이 그랬었고,(그는 무사히 헐리우드에 안착해서 '페이스 오프'같은 걸작 몇 편을 찍었다.) 임영동 감독의 데뷔작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그는 별 성과없이 홍콩으로 바이바이~) 홍콩의 스필버그라던 서극도 두어 편 찍고 바이바이~

그저그런 설정의 도망자는 콜린 페럴의 '스와트'에서 봤던 느끼한 미남 보스 스타일에서 전혀 발전이 없다. 매끈하고 섹시한 슈트 차림의 중앙 고급 인력들과 대비되는 국경 마을의 초라한 보안관들...
왜 굳이 자동차를 타고 도로를 통해서 국경을 탈출해야 하는지, 설명을 들어봐도 잘 이해할 수 없는 정도의 설득력...
특히 총격전을 앞두고 팔을 휘저으면서 소리지르고 허세를 부리는 악당들은 정말 못봐줄 정도로 식상하다. 요즘 이렇게 질질 끄는 액션 영화들이 어디 있나...

마치 제이슨 스타뎀의 B급 액션 영화들과 다를바 없다.


하지만 김지운 감독의 연출력은 매끈하고, 식상한 액션 장면들도 너저분하지 않고 깔끔하게 끊어간다.
뻔한 영화임에도, 지루하고 졸린 장면들이 넘쳐남에도 불구하고 눈을 뗄 수 없는 이유다.

 

 

(아카데미 수상 연기파 배우와 왕년의 액션스타 조합)

 

만약 김지운 감독이 좀 더 좋은 시나리오와 촬영 스텝들과 함께 할 수 있다면 언젠가는 오우삼 감독만큼의 성과를 얻을 수 있지도 않을까.

 

 

(얙션과 배우 모두 힘들어 보인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ㄻㄴㅇㄹ 2014-12-29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여기까지 읽음.
 
멋진 녀석들
피셔 스티븐스 감독, 앨런 아킨 외 출연 / 나연미디어 / 201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예전에도 잃을 것 없는 은행 강도 노인들을 다룬 영화나 마지막 임무를 앞둔 노인 킬러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들은 많았다.

노년의 회한을 그린, 흔해빠진 영화들 중의 한 편인 이 작품이 관객의 눈물을 쏙 뺄 수 있는 이유는 알 파치노와 크리스토퍼 월켄같은 훌륭한 배우들의 호연 덕분이다.
젊은 시절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던 그렁그렁한 눈빛의 알 파치노는 일흔이 가까운 나이에도 카리스마를 잃지 않는다. 금속성의 허스키한 목소리로 내뱉는 그의 대사들에는 죽음이 머지 않은 노인의 회한과 쓸쓸함, 간절함이 담겨 있다.
알 파치노와 대비되는 캐릭터의 크리스토퍼 월켄도 평소에 보여주던 강렬한 성격 연기가 아닌 쓸쓸함과 적적함이 느껴지는 차분한 연기를 보여준다.

 

23년만에 출소해서 죽음을 앞에 둔 노인과 오랜 친구들 처리해야 하는 노인, 병에 걸려 양로원에서 시들어가던 세 친구는 스무살 시절에나 가능할 것 같은 일탈을 감행한다.

 

(부럽다 친구야. 쩝...)

 

줄거리야 '헤롤드와 쿠마'같은 코미디 영화가 생각날 정도로 억지스럽고 뻔하지만, 묵직한 노장 배우들의 선보이는 썰렁한 농담과 어설픈 몸개그를 보다보면 웃음과 울음이 동시에 터져나올 것 같다.

 

허세와 억지가 가득한 이 평범한 작품이 관객을 감동시킬 수 있었던 이유는 온전히 노장 배우들의 멋진 연기 덕분이다. 식상한 개그도, 멋없는 똥폼도 그들이 했기에 멋질 수 있었던 작품이다.

(허세 한 가득)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