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레이] 그루지 매치
피터 시걸 감독, 실베스터 스탤론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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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기대했던 것만큼 재미있지는 않았다.
복싱의 격렬함과 박진감도 부족했고, 예상했던대로 흘러가는 이야기는 밋밋하기 그지없다.

사각의 링 위에서 힘차게 주먹들 날리기에는 너무 무겁고 지쳐보이는 두 주인공과 링 사이드에서 두 손을 맞잡고 눈물을 글썽이는 여주인공도 빛이 나질 않는다.
스포츠 영화라고 하기에는 축 쳐진 두 배우의 액션에 맥이 빠져 있다. 경기 장면 내내 상대방을 스치지도 않는 주먹과 무거운 몸놀림.

휴먼드라마도 아니고 스포츠 영화라기에도 부족하고 어설픈 코미디임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두 노장 배우들의 대결이 거의 전부다.

 

 

그래도쏠쏠하게 재미있는 장면들이 많다.
냉동실에 매달린 고기를 치려는 스텔론에게 비위생적으로 왜 그런 걸 치냐고, 고기 사러 왔다는트레이너 핀잔이나 얼마나 피곤했으면 맨날 (이 여자 저 여자와) 자고 다니냐는 8살짜리의 참견 등 재밌는 장면들이 많다.

특히 마지막에 엔딩 크레딧과 함께 나오는 2개의 팝콘 영상은 영화 본편에서보다 훨씬 더 크게 웃을 수 있다.(타이슨과 홀리필드의 대결과 영화 '행 오버' 시리즈를 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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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재테크로 부자가 될 수 없는 이유 - 금융회사에 속지 않는 재테크 심리학
구본기 지음 / 라이온북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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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나온 심리학 법칙들이나 경제 이론 등이 그닥 새로운 것들은 아니다. 책 좀 읽었다거나 잡지 좀 구독했던 사람들이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을 내용들이다.
이 책의 장점은 그런 식상한 지식들을 제법 정성스럽게 전달하려고 노력한다는 점이다.
시중에 널려있는 대부분의 재테크 책들이 그저 닳고 닳은 이론들을 그럴듯하게 늘어놓기에 급급한 나머지 독자의 이해나 내용의 효용 따위는 신경쓰지 않는 것에 비하면 꽤 진실된 책이다.


첫 장의 앵커링 효과에 관한 내용에서도 이런 장점들이 잘 나타난다.
다른 저자였다면 그저 앵커링 효과에 대한 설명과 어디서 베낀듯한 사례들을 소개하는데 그쳤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는 화장품 회사들이 강조하는 것처럼 비싼 화장품이 피부 깊숙히 들어가 인체에 큰 효과를 줄 수 있는 제품이라면 의약품으로 관리되었을 것이라면서 화장품 광고의 앵커링 효과를 설명한다.

 

'개'를 '사자'로 이름바꾼다고 해서 '사자'가 되지 않는 것처럼 세일즈맨을 컨설턴트라고 불러도 세일즈맨일 뿐이라는 문구나 금융 기사의 성공담들이 얼마나 허황되고 과장됐는지 꼬집는 내용들은 왠만한 소설보다 재미있다.

 

특히 '이야기꾼들에게 진실은 중요하지 않다'라는 표현은 기가막힌 명언이다. 많은 이야기들이 단지 우리가 믿고싶다는 이유만으로 진실이 되곤 한다.

 

이밖에 소개되는 잡다한 사례들을 꼭 알아야만 되는 것은 아니다. 저자의 말대로 온갖 감언이설과 그럴듯한 이론, 현란한 작업질로 무장한 재테크 전사들을 '회의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면 어느 정도 성공한 것이다.
(그래도 네덜란드의 튤립 투기나 뉴턴의 투자 실패, 벌거벗은 임금같은 사례는 너무 식상하고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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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블루레이] 니드 포 스피드 : 콤보팩 (2disc: 3D+2D)
스콧 워, 아론 폴 외 / 월트디즈니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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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듯한 속도감을 선사했던 마이클 베이 감독의 '나쁜 녀석들 2'나 '아일랜드', 비현실적인 스피드의 '드리븐', 손에 땀을 쥐게 하던 본 시리즈의 자동차 추격전과 비교하면 좀 허술하다. 물론 21세기 자동차 영화의 고전이 되어버린 히트작 시리즈이자 아직도 속편이 계속되고 있는 '분노의 질주'에 비하면 참 소박하다.

 

레이싱 본래의 재미에 집중하려고 했는지 게임과 달리 배경음악을 줄이고 포효하는듯한 엔진 소리와 배기음, 등장인물들의 말빨로 때우는 장면들이 많은데 나름대로 괜찮았던 부분이다.

 

 

 

 


하지만 '니드 포 스피드' 또한 기존의 게임 원작 영화들과 다를 것이 없다. 빈약할 수 밖에 없는 게임의 이야기에 뻔한 갈등과 인물들을 추가하고, 식상한 액션들을 펼쳐 보인다.
지금까지 나왔던 '슈퍼 마리오', '둠', '페르시아 왕자' 등과 비슷한 실수를 되풀이 한다.
아예 작정하고 기존의 장르 영화들보다 더 막가는 액션을 선보이거나, 아니면 시나리오 부분이라도 좀 괜찮은 작가를 섭외했더라면 어땠을까 싶다.(친구의 죽음, 주유소에서 추격하려는 경찰차를 처리하는 장면 등은 쌍팔년도 영화에서 보던 장면들 같다.)
마이클 베이 감독의 레이싱처럼 약빤듯이 밟아대거나, '분노의 질주'보다 더 미친듯이 질주했더라면 어땠을까...

 

주인공 애런 폴은 '브레이킹 배드'의 깐족이 역할의 기억이 너무 강해서 과묵한 레이서역에 어색하기만 하다. 상대의 말을 단호하게 맞받아 치다가도 금방 "헤이. 요~"하면서 흥분할 것 같다. '브레이킹 배드' 때 단역으로 나왔다가 연기를 잘해서 5시즌 내내 주연으로 출연했을 정도의 연기력 치고는 영화 내내 중심을 못잡는 것 같아 보인다.

 

 

 

(금방이라도 "헤이! 요~" 할 것만 같은)

 

전형적인 주인공과 전형적인 악당 사이에서 이국적인 영국 아가씨 역할을 맡은 이모겐 푸츠만이 그럭저럭 제몫을 다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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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러 Simpler - 간결한 넛지의 힘
카스 R. 선스타인 지음, 장경덕 옮김 / 21세기북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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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 '넛지'에 이은 일종의 실행편, 응용편에 가까운 책이다. 이런 종류의 후속편들이 대부분 그렇듯 사족에 가까운 내용이 적지 않다.

유용한 부분은 저자의 전작에서 읽었던 내용들이다.
초콜릿 그릇을 멀리 옮겨 놓거나, 건강 식품을 잘 보이는 진열대에 놓는 식으로 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억지로 강요하거나 금지하지 않고도 말이다.

이런 넛지들을 정부기관의 국장으로 일하면서 어떻게 정부 차원에서, 공공 정책적 측면에서 적용시켜 나갔는지... 그리고 또 어떻게 창의적으로 확장되었는지 설명한다.
하지만 저자가 일하는(일했던) 정보규제국이 단순한 규제기관이 아니며 권력기관도 아니라는 내용의 변호와 서술이 몇 페이지아 이어지는 부분은 지루하기 짝이 없다.
이후에도 곳곳에 정부 규제의 비효율성과 자신들의 성과를 늘어놓는 내용들은 마치 오바마 정부 홍보물을 읽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도대체 저자가 오바마 행정부의 정보규제국 국장 인준을 둘러싼 청문회와 임명 절차의 지리한 과정은 어느 독자가 알고 싶어할까 싶다.
(한편으로는 사람들이 새로운 사고 방식을 받아들이기를 얼마나 싫어하는지, 자시늬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얼마나 막무가내로 어리석어질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80년대를 휩쓸던 경제학, 법학의 대가들에게 그들이 신봉하던 합리성의 의문을 제기했다가 비웃음을 받았던 저자의 젊은 시절 일화는 되새겨볼만하다. 자신들의 학문적 성취에 빠져서 새로운 이론과 사상을 하찮게 여기던 당시의 분위기는 결국 세일러라는 걸출한 학자의 등장으로 큰 흐름이 바뀌는데, 역사가 한 천재의 재능에 의해서 응축된 힘이 다른 방향으로 뻣어 나가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운전중 문자 메시지 금지, 흡연율 낮추기, 비만 억제 등을 위해 넛지를 활용했다고 강조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활용했는지에 관한 내용은 별로 없다. 그냥 계속해서 '넛지를 활용했다'는 문장들 뿐이다.
도대체 '넛지가 유용하다', '넛지가 필요하다'는 문장이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 일일이 찾아보고 싶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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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스톰
원금린 감독, 유덕화 외 출연 / 비디오여행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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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영화는 언제까지 아시아의 변방에 머물러 있을 것인가. 새로움과 발전이 계속되지 않는다면 지금처럼 계속 한류와 헐리우드에 밀려 자기복제만 계속하고 있을 것이다.

 

21세기들어 '무간도'같은 걸작이 나오면서 홍콩 영화가 부활하는가 싶더니, 명배우들을 출연시킨 장난같은 CG무협영화와 헐리우드와 한국의 작품들을 베낀 짝퉁들이 쏟아져 나온다.

 

'파이어 스톰'은 서정정인 멜로물같은 때깔 좋은 화면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곧 범죄가 터지고 악명높은 범죄자와 갖 출소해서 새 삶을 시작하려는 출소자, 인간미 넘치는 정의경찰과 정보원들이 서로 얽혀들기 시작한다.
경찰 영화다운 반전과 반전이 이어지고, 때깔좋은 고급양복과 비장한 클래식 음악이 등장한다. 총기의 섬광이 번쩍이고, 튀지않는 CG가 도배된다. 하지만 좋은 것도 어느 정도지, 360도 돌아가며 폭발하는 차는 도대체 몇 대이고, 유덕화는 몇 번이나 폭발에 날아가는지... 제목 참 잘 지었다.

 

(변치않는 홍콩 영화, 변치않는 매부리코, 변치않는 핸섬함) 

 

누가 정의인지, 선과 악이 명확하게 구별되지 않는 영화 속 홍콩은 90년대의 작품들을 보는 것 같다. 당시에는 97연 홍콩의 중국 반환을 앞둔 홍콩인들의 불안한 심리가 깔려있다는 평이 대부분이었는데, 여전히 홍콩인들의 마음은 혼란스러운 것인지... 아님 경찰 영화가 다 그런 건지...

 

초반의 시가전은 누가 봐도 '히트'의 도심 총격전과 '미션 임파서블'의 장면들을 그대로 베꼈다. 등장 인물들의 복장과 몸짓, 총기의 소리 등 너무 흡사하다.
예전에는 아시아 영화의 중심이었던 홍콩 영화는 이제 걸핏하면 어설프게 헐리우드의 최신 액션을 베끼거나 국내 조폭 영화들처럼 으리으리~하는 칼부림을 일삼는다.

 

하긴 뭐,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는 법이니.
식상한 줄거리와 익숙한 장면들에도 불구하고, 유덕화의 이름값에는 부끄럽지 않은 재미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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