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 파라다이스 1
한야 야나기하라 지음, 권진아 옮김 / 시공사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야 야나기하라(Hanya Yanagihara)’의 ‘투 파라다이스(To Paradise) 1’는 미국의 주요 이슈들을 녹여낸 디스토피아 소설이다.

일종의 소설집인 것처럼도 보인다. 총 3부로 구성된 것을 한국어판의 경우 2권에 나눠 담고 있은데다, 그것들은 모두 다른 시대 배경으로 독립성있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100씩의 간격으로 나뉜 1~3부는 그렇기에 개별적이면서, 같은 이름의 인물이 비슷하게 등장함으로써 연속적이고 일관된 것을 얘기하는 소설임을 느끼게도 한다.

비슷한 이야기를 반복하는 것은 저자가 자신이 전하려는 메시지를 강화하려는 수단이기도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발전없이 같은 역사를 반복하기만하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보여주는 것처럼도 느껴진다.

이것은 일관되게 낙원을 지향하는 것 역시 그러해서, 소설에서 말하는 낙원이란 정말로 지향해야 할 어떤 것이라기 보다는 반대로 실체가 없으며 도무지 이룩할 수도 없는 허황된 무엇가처럼 느끼게도 한다.

얼핏 인종이나 성적지향같은 최신 트렌드를 영리하게 쫒은 소설같지만, 단지 시류에 휩쓸린 것처럼은 보이지 않는 여러가지를 생각해보게 하는 이야기라 비록 어렵지만 더 의미있는 소설로 느끼게 한다.

팬데믹과 기후 변화로 인해 디스토피아가 되어버린 파시스트 미국을 그린, 그렇기에 꽤나 조지 오웰의 전체주의 독재국가에 대해 경고한 소설들을 떠올리게도 하는, 3부는 또 어떤 이야기일지, 그렇게 그려낸 낙원으로의 여정이 최종적으로 담아낸 의미와 메시지는 무엇일지 궁금하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요괴 편의점 1 : 훈남 고양이 점장 요괴 편의점 1
레이죠 히로코 지음, 도미이 마사코 그림, 김보나 옮김 / 올리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레이죠 히로코(令丈 ヒロ子)’ 글, ‘도미이 마사코(トミイ マサコ)’ 삽화의 ‘요괴 편의점 1: 훈남 고양이 점장(妖怪コンビニ: 店長はイケメンねこ!)’은 가볍게 보기 좋은 힐링 요괴물이다.

동양 판타지를 소재로 한 창작동화라고 하면 꽤 많은 것들이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유순한 요괴들의 일상같은 걸 다루고 있어서 그런걸까. 세세하게 따지자면 소재가 같은 것도 아니고 이야기 전개가 흡사하다고 할 것까지는 아니다만 묘하게 읽어보면 생각보다 익숙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이 시리즈의 경우에는 편의점이라는 소재를 더했기에 더 그렇다.

사실, 소설에서 그리는 편의점은 한국 사람들이 바로 떠올릴법한 그런 편의점과는 좀 다르다. 조금 비싸긴 하지만 그 대신 언제든가서 다양한 물건들을 살 수 있다는, 구매에 초점이 맞춰진 일반적인 편의점과 달리 소설에서는 여러 음식들도 함께 판매하는 종합상점, 소위 가맥같은 것도 판매하는 그런 가게, 그러니까 고전적인 시골 가게의 느낌이 더 강하기 때문이다. 한쪽에선 물건을 팔고, 한쪽엔 앉아서 먹을 수 있는 테이블도 있어서 음식점도 겸하는 그런 가게말이다.

현대 한국의 도시엔 이런 가게가 드물다보니 묘하게 낯선 느낌을 풍기면서 옛스런 느낌도 물씬 느끼게해서 묘하게도 더 분위기를 낸다.

그 가게의 점장이 집에서 함께사는 고양이라는 점도 꽤나 재미있다. 요괴들을 위한 가게라서 신기한 요괴들을 구경하는 맛도 있고, 인간 세상과 접점이 있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같은 걸 다루는 것도 나쁘지 않다.

다만, 주인공인 ‘아사기’와 요괴 편의점의 점장인 ‘우메야’의 관계나 사연도 그렇고 일종의 빌런이라 할 수 있는 인물도 좀 가볍게 다뤄지기 때문에 이야기가 좀 얕다는 느낌도 든다.

그러나 아이들을 위한 창작동화라는 점, 배경 설정 등을 소개하는 시리즈의 첫 소설이라는 점 등을 생각하면 그렇게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후속권에서는 어떤 요괴들과 사연들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사들 얼티밋 가이드
에린 헌터 지음, 웨인 매클로플린 그림, 서현정 옮김 / 가람어린이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전사들 얼티밋 가이드(Warriors: The Ultimate Guide)’는 시리즈 캐릭터들과 이야기를 정리해서 담은 책이다.

전사들이 꽤 오랫동안 이어오며 많은 사랑을 받은 시리즈다보니 중간 중간에 여러차례 필드 가이드(Field Guides)라는 게 나오기도 했는데, 그 특성상 새로 나오는 가이드들은 이전 가이드에선 다루지 않는 것들을 다루거나 자연스럽게 이전 가이드들을 종합해서 담은 합본의 성격을 띄게 되었다.

한국어판 ‘전사들 얼티밋 가이드’는 그렇게 6번째로 나왔던 최종가이드로, 4부까지동안 등장했던 고양이들과 그들의 서사, 그리고 본편에서는 다뤄지지 않았던 외전격인 이야기를 포함하고 있다.

무려 24권에 걸쳐 진행되었던 이야기들을 아무래도 여러 고양이들이 등장하다보니 파이어스타처럼 주연급들을 제외하면 좀 파편적으로 흩어져있기도 했기에 긴 이야기를 따라오면서 자칫 놓쳤을 이야기를 개별 고양이들별로 다시 정리해 주는 것은 나름 의미있다. 파이어스타 연대기라는 큰 이야기가 마무리 된 시점이기에 더 그렇다.

본편을 볼 때에는 시점이나 이야기 전개상의 한계상 채 보여주지 못하는 부분들도 있었는데, 그걸 조금은 보충해주는 역할도 한다.

표지를 통해 살짝 엿볼 수밖에 없었던 고양이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기도 하다. 본편에서는 털색 등 일부를 제외하면 외형에 대해 자세히 묘사하지는 않은 편이라서 상상으로 그렸던 것과는 좀 다른 느낌이 드는 것도 있고 지면문제상 한컷씩만 보여주다보니 정확한 모습을 볼 수 없는 것도 있기는 하나, 전사들을 매력적으로 그려낸 일러스트는 꽤 볼만하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62번째 세계의 태임이 텔레포터
남유하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62번째 세계의 태임이’는 시간여행을 소재로 한 청소년 SF 소설이다.




인간은 계속해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그걸 후회한다. 아무리 세월이 지나도, 문화가 바뀌어도, 과학과 논리가 쌓인다고 해도 이것은 도저히 뛰어넘을 수 없는 인류라는 종의 근본적인 어리석음같기도 하다.

그 후회의 상세는 조금씩 다를지언정, 후회라는 감정과 그를 바꾸고 싶다는 욕망이 있고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를 상상하는 것에 흥미로워 하는 것은 어쩌면 그렇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런 이야기를 그린 이 책도 그런 점에서는 꽤 흥미롭다. 특히 핵심이 되는 과거를 바꿈으로써 현재의 변화를 꽤한다는 점에서 소설은 꽤나 과거의 시간여행물같은 일종의 향수같은 것을 느끼게도 한다.

나름 고전적인 시간여행물을 떠올리게 하는만큼 중반까지의 이야기는 나름 볼만하기도 하다.

다만, 처음부터 시간여행에 어떤 한계점을 정해뒀다보니 이야기를 깨끗하게 정리하는 것은 불가능했고, 그래서 중후반에 새로운 설정을 끼워넣으며 그것 정리하려고 시도하는데, 안타깝게도 그게 썩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물론, 저자가 전달하고자 했던 ‘구원’이라는 것을 강화해준다는 나름의 의의가 있긴 하다.

그러나, 거기에도 내로남불적인 면이 있다보니 그렇게 깔끔하게 정리되는 느낌은 아닌데다, 후반부가 전반부를 쫌 부정하는 성격을 갖고있다보니 이야기의 전후반이 썩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는다.

비록 과학적으로 면밀한 것은 아니었지만, 영화 ‘터미네이터(The Terminator, 1984)’나 ‘백 투 더 퓨처(Back To The Future, 1985)’가 몰입감있고 재미가 있었던 것은 이야기 전개와 그를 위한 배경 설정이 나름 일관되고 주요 변화가 있을때는 납득할만한 설명을 덧붙였으며 세세한 오류는 무시할만한 오락성까지 갖추고 있어서다.

그런점에서 이 소설은 일관된 설정을 이어가지도 않은데다, 그것을 덮을만한 설득력이나 오락성을 보이는 것도 아니라서 결국 ‘왜 그렇게 되는데?’라는 의문을 남긴다.

너무 여러가지를 섞으려 하기보다는 한가지 아이디어를 진득하니 발전시켰으면 어땠을까 좀 아쉽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경성 브라운 - 2024년 상반기 올해의 청소년 교양도서 추천도서
고예나 지음 / 산지니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경성 브라운’은 캐릭터와 서사가 괜찮은 역사소설이다.

소설은 1919년 경성의 한 카페 ‘경성 브라운’을 주요 배경으로, 일본에서 도망쳐온 카페의 여급과 꿈을 버리지 않은 독립운동가, 황제의 수라상을 들던 나인이었던 기생, 친일매국노의 후손까지 총 네명의 주요 인물들이 얽히면서 그려내는 이야기를 담고있다.

좋은점 중 하나는 캐릭터의 면면이 대단히 개성있다는 거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각자의 서사를 쌓아온 이들은 시대가 시대인만큼 일본에 조선에 사람에 얽힌 사연들을 갖고있어서 당시 사회의 여러 측면들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얼핏보면 딱히 얽힐만한 일이 있나 싶을 정도로 다른 주인공들을 작은 인연을 통해 하나로 엮어내는 것도 괜찮다. 물론, 우연이 대단하다 할만한 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들 서사의 일부가 그들을 경성 거리의 커피집이라는 하나의 공간에 오게할 단초를 느끼게도 하기에 무리하게 억지로 갖다 붙였다든가 하는 느낌은 아니다. 이것은 캐릭터에 좀 더 다가가고 어떻게 될지 관심을 기울이게 한다.

역사를 배경으로하고 주요 사건의 일부를 사용하면서 창작 캐릭터들을 통해 그들만의 또 다른 이야기를 그린 것도 나쁘지 않다. 전개가 꽤 괜찮기에 그렇게 느끼는 것이기도 하다.

각자 과거를 가지고는 있지만, 경성 카페라는 배경에서 마치 일종의 연애물인 것처럼 비교적 가볍게 시작했다가 점차 진지하게 이어나가는 이야기가 꽤나 묵직하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