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당을 보면서 드는 궁금점이 있다.

 링컨은 공화당이다. 그는 노예해방을 이야기했고, 남부를 중심으로 한 민주당은 노예해방을 반대했다. 그런데 지금의 미국의 정당 민주당과 공화당을 보면 반대인 것 같다.

 (물론 양 당간의 정책의 차이가 없다는 주장이 심심치 않게 나온다. 보기에 트럼프가 굉장히 오른쪽일 것 같지만, 공화당 후보의 정책을 비교한 결과 중도에 가까운 것으로 나왔고, 폴 크루그먼 조차 그의 경제정책이 맞다고 했을 정도니.)

 

10년전 쯤 미국 읽기를 했을 때 접했던 기억이 나는데, 정확히 어떤 책인지 몰라서 못 찾고 있었는데, 이번 미국 대선을 계기로 정치를 중심으로 다시 미국읽기를 하던 중 필요한 부분을 찾았다.

 

정치전문가들은 19세기 선거(1828년, 1860년, 1892년)를 중심으로 보겠지만,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대공황때부터 시작되었다고 보는 것이 편하다. 상공업계층이 지지하던 공화당과 농업계층이 지지하던 민주당이, 민주당의 뉴딜정책으로 지지자들이 뒤바뀌기 시작한 것이다.

 

그럼에도 1960년대까지 공화당은 미국 남부에서 전혀 힘을 쓰지 못했는데, 1960년대 이후 보수적인 지지자들과 자유로운 정당사이에 괴리가 시작되고 그것이 80년대에 들어서 극명하게 뒤바뀐 것으로 보인다.

 

1896년 선거는 유권자들을 재편성했다. 공화당은 도시 노동자, 산업가의 당이 됐다. 반면 민주당은 남부와 변경 주에서 우세를 지켰으나, 여전히 소수 정당이었다. 그 후 아홉 차례의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은 패배한 적이 두번 뿐이었다. 1912년 선거에서 공화당은 전직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가 제3당의 후보로 나오면서 분열돼 우드로 윌슨 민주당 후보에게 패했다, 1916년에는 윌슨이 간신히 재선에 성공했다. 공화당은 대통령 선거의 양상에 따라서 의회도 장악했다. 공화당은 선거구에서 거의 분열상을 보이지 않았다. 

20세기의25년 동안 안정되게 유지되던 선거 구도는 1929년 대공황과 이에 대한 양당의 대응으로 흔들리게 된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당의 간판을 그대로 유지했으나, 공화당원인 사람들이 열혈 민주당원으로 되고, 민주당을 강력히 옹호했던 사람들이 공화당원으로 변신했다. 대공황 발발때 대통령이던 공화당원 허버트 후버는 현상 유지를 주장했다. 그러나 1932년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도전자 프랭클린 루스벨트 뉴욕 주지사가 선거에서 변화를 주장하며 집권하자 다른 길을 택했다. 

 

루스벨트의 참모들은 케인스의 경제 논리를 따라 정부의 경제개입과 경제성장을 자극하는 적자 지출을 강조하는 정 즉 미국을 위한 새로운 정책(New Deal for America)인 뉴딜을 주창했다. 정부는 마지막에 의지하는 고용주, 생필품이 없는 이들을 위한공급자 궁핍한 이들의 삶을 자애로 이 보살피는 힘이 되었다. ... 그의 정책은 대중들에게 각인됨 으로써 향후 수십 년 동안 선거 정치를 바꿔놓았다. 

민주당은 남부에서 우세를 유지했다. 주로 남북전쟁 이후 문화적인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루스벨트의 뉴딜연합에는 노동조합원과 소농, 소수민족, 아메리카 원주민, 빈민층, 평등권을 위해 투쟁하는 이들의 지지가 가세했다. 공화당은 대기업과 부유층의 당이 됐다. 

...

뉴딜연합은 1960년대까지 미국 정치를 지배했다. 한 차례의의 대격변으로 연합이 깨지지는 않았으나, 점점 와해되어갔다. 민주당에 대한 충성도나 부모 세대의 충성을 자아 냈던 사건들에 대한 유권자와 시민들의 기억은 여러 다른 이슈와 부딪치며 흐릿해져갔다. 1960년대 공화당 대통령 후보 배리 골드워터는 민주당의 아성인 남부에 첫 진출을 했다. 민주당을 정책적으로 선호해서라기보다 관행적으로 지지했던 유권자를 공략하는 남부 전략은 리처드 닉슨에게 이어졌다. 그 후 남부는 대통령 선거에서뿐만 아니라 주 쩐부와 지방선거에서도 점점 공화당 쪽으로 이동했다. 베트남전쟁 역시 전통적인 당 충성도에 의문을 던졌다. 

베트남전쟁을 반대하는 다수는 민주당원이었다. 그러나 많은 전통적 블루컬러 민주당원들은 군대가 위험한 곳에 있는데 전쟁에 반대하는 것은 비애국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들은 이에 항의해 공화당으로 옮겨갔다. 다른 사람들도 민주당이 바깥 세계에 용감히 맞설 의지가 없이 고립주의자로 변했다고 생각하며 민주당을 떠났다. 

국내 문제에서 민주당은 일부 사람들에게는 극단적으로 보이는 사회적 입장을 취하는 정책과 깊은 연관을 맺었다. 1972년 대통령 선거 때 민주당은 '(병역 기피자를 위한) 사면, 환각제, 낙태, 정당'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사회적으로 보수적인 민주당원들의 충성도는 시험대에 올랐다. 로널드 레이건의 대통령 당선은 공화당에 대한 전통적인 충성도를 더 확장했다. 그는 명료한 철학을 가진 카리스마 있는 지도자였다. 레이건은 강력한 국방, 낮은 세금, 복지정책 축소 그리고 전통적인 사회가치의 옹호를 주장했다. 보수적이었으나 전통적으로 민주당이던 노조 지도자들이 레이건 지지자로 가담했다. 레이건 민주당원, 즉 1980년대 레이건 대통령과 공화당에 투표했던 전통적 민주당원들은 성공적인 레이건 동맹의 중요한 일부였다. 

20세기가 막을 내리면서 보수적 기독교신자들의 정치세력 부상은 정치판 분석을 더욱 복잡하게 했다. 보수적 기독 교인들은 경제적 이유 때문에 민주당을 선호했어야 하나, 공화당에 투표했다. (69-6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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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를 도서관에서 빌리고, <힐러리 클린턴>을 구매했다.

반대로 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어제부터 <도널드 트럼프>를 읽기 시작했는데, 역시 강준만이다. 트럼프에 대해 잘 정리했다. 파산의 위기에서부터 어패런티스라는 프로그램에서 유어 파이어를 통해 재기하는 과정. 그리고 젊어서부터 드러는 과시형태 등이 잘 드러난다.

 

<힐러리 클린턴>은 아직 읽지는 않았지만, 소개를 보면 힐러리가 싸우는 전선이 단순히 트럼프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힐러리 클린턴이 싸웠던 전선을 어렴풋이 알 수 있을 듯 하다.

 

<미국인도 잘 모르는 미국선거이야기>는 미국의 선거제도를 이해하기 위한 책이다. 미국은 연방제 국가이다. 그 연방제라는 실감하는 것이 바로 대선이다.

 

선거철만 되면 챙겨보는 이가 있다. '조지 레이코프' <이기는 프레임>을 다시 꺼내 들었다. 미국 대선결과가 궁금하다면 <도덕, 정치를 말하다>를 읽어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사람들이 왜 자신의 이익과 관련없는 정당, 정치인에 투표하는지를 알 수 있다.

       

 

 오전에 트럼프가 앞서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몇 가지 생각이 났다. 그리고 <차브>라는 책이 떠올랐다.

 

첫째, 이 모든 문제는 SNS 때문이다.

통계물리학이나 복잡계물리학에서의 연구에 의하면 SNS의 발달이 소통이 아닌 단절을 가져오는 것을 보여준다. 정치적 성향이 같은 사람들끼리만 연결이 되는 것이다.

특히 정치성향이 강한 사람들의 의견이 대부분인 것 처럼 보여진다. SNS를 사용이 덜한 노년계층, 하층민의 의견을 자연스럽게 배제된다.

 

둘째, 백인노동계층에 대한 배제때문이다.

<차브>를 읽으면서 백인 노동계층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영국 못지 않게 미국의 백인 노동계층의 몰락은 심각할 것 같다. 연봉 1억이 넘던 자동차사의 몰락과 NAFTA에 의한 멕시코로의 이전은 중산층 백인노동계층의 몰락을 가져왔을 것이다. 한 tv 프로그램에서도 3-40년전의 백인 건설노동자들의 삶은 중산층이었으나, 지금은 하층민으로 전락했다는 점을 보여줬다. 문제는 IT산업 및 첨단 산업의 발전으로 기존 제조업의 침체가 묻혀졌고, 몰락한 백인 노동자들의 의견은 인종차별주의자 혹은 남성우월주의자로 치부받아 무시되어 오지 않았을까. <차브>는 그런 점을 지적했다.

 

백인 노동계급 은 또하나의 하찮은 소수인종이 되었으며 이것은 그들의 관심사가 오로지 인종의 시각에 머물러 있었음을 의미한다. 백인 노동계급은 역사의 고개를 넘으며 길을 잃은 부족이 되었고, 다문화주의에 의해 방향을 잃었으며, 집단 이민이라는 문화적 침략에 맞서 자신들의 정체성을 방어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휩싸인 집단이 되었다. 말하자면 '백인 노동계급'이라는 단어 때문에 새로운 자유주의적 편견이 탄력을 받은 셈이다. 이제 '백인 노동계급'을 혐오하는 것은 아무 문제가 없다. 그들은 한줌의 인종차별주의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18쪽, 차브) 

 

어찌보면 트럼프의 당선은 이변이 아닐 수도 있다. 한정된 여론을 가지고, 백인 하층민을 배제해버리면서 미국 전체의 의견이 아닌 일부 의견이 여론인 것처럼 떠들었을 수도 있다.

 

사실 우리나라 선거도 그렇지 않은가. SNS를 보면 박근혜를 찍거나, 새누리당을 찍은 사람은 거의 없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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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0 08: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雨香 2016-11-10 09:25   좋아요 0 | URL
트럼프 당선에 대해 생각해볼께 여러가지일 것 같습니다.

하나는 위에 언급한 것 처럼 백인 노동자 문제일 것이고요 (앵그리 화이트라고 기사화 되기 시작했습니다.) 브렉시트 때 책, 자료를 읽으면서 백인노동자를 배제하는 문화를 봤습니다. 책으로는 <차브>가

다른 하나는 조지 레이코프가 이야기하는 프레임을 생각해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도덕, 정치를 말하다>에서 그 이야기를 하는데요. <코끼리는 ~ > < 이기는 프레임>도 비슷한 내용이긴 하지만, 이메일 사건은 이 프레임을 공고화했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yureka01 2016-11-16 10: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번에 트럼프가 당선 되고 나서, 나오는 소식들이 상당히 재미있더군요..ㅎㅎㅎㅎ후보때 정책기조가 바뀌는 기분이랄까요..심지어 백악관에 들어가지 않고 자택 근무가 안되냐고 ㅎㅎㅎ
 

예전부터 생각했더 자동차 읽기를 이제서야 한다. 일단 1차로 세권의 책을 읽었다. 앞서 읽었던 '지진' 주제와 겹치고, 현재 읽고 있는 '제인 구달' 주제와도 겹쳐져 읽었다. 바로 2차로 자동차 구조 등을 읽을 생각이다.

 세권의 책에 대한 내용은 리뷰를 작성했고,

 그 중에 자동차 역사에 대한 부분을 공부차원에서 발췌.

 

 1800년대 후반 전기, 가솔린, 증기 등 여러 동력원을 사용하는 자동차가 나타난 이후 1900년대 초반 자동차의 기본이 되는 기술이 전부 완성이 되었다는 것이다. V자형 엔진은 최근의 개발인지 알았는데, 이미 100년전에 초기 모델이 도입되었다.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자동차회사들이(현대차 빼고) 초기 기술 혹은 구조를 확립시키는 데 공을 세웠다는 것이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1930년대 이후 자동차는 개량만 있었을 뿐, 혁신은 없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또 한편으로 생각해볼 것이 지금 자동차 기술은 전부 내연기관(디젤, 가솔린)을 배경으로 한 것이다. 엔진을 얹기 위해 프레임이 필요했고, 기어박스가 필요했다. 전기차는 엔진이 없으니 기존 프레임이라는 한계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막말로 앞고 뒤가 똑같이 짧은 형태가 될수도)

 

1900년대 초, 각종 자동차 브랜드가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자동차 역사에서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이전의 자동차가 마차에 엔진을 위한 공간을 얹은 형태에 가까웠다면, 이 시기에는 자동차의 형태와 구조에 대한 기준이 정립되기 시작했다. 다양한 제조사들이 경 쟁을 시작하면서 이전까지 주 이동수단으로 쓰이던 마차가 빠르게 사라지기 시작한 때이기도 하다. 

1900년대 초에 미국 텍사스에서 원유가 발견되면서 가솔린 자동차의 경제성이 급등하였고, 가솔린 자동차는 이후 100년 간 전기자동차를 제치고 자동차업계의 주류로 자리 잡았다. 이런 상황에서 1908년 포드에서는 컨베이어 벨트를 이용하여 모델T를 대량 생산하면서 자동차의 대중화에 성공하게 된다. 1900년부터 1918년까지는 내연 자동차 구조에 대한 기준이 정립되는 시기였다. 1880년대와 1890년대에 시도된 수많은 방식들 중에서 미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구조가 내연 자동차의 구조로 확립되었다.  당시에 정립된 표준 자동차 구조는 파나르 르바소가 고안한 파나르 시스템이었다. 파나르 르바소는 여러 제작 업체들에게 파나르 시스템을 알려주었고, 비로소 표준화된 자동차가 제작되었다. 파나르 시스템의 구조는 엔진을 자동차 앞부분에 위치시키고, 후륜 구동 굴림 방식, 내연 기관 그리고 활동 기어를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즉, 우리가 현재 접하고 있는 자동차들의 핵심적인 구조가 이때부터 시작된 것이다. 

 

이 시기에는 수백 개의 자동차 제작 회사들이 등장했다. 이 회사들은 서로 매우 치열하게 경쟁했다. 그 결과 자동차 기술 개발 역시 빠르게 진행되었다. 1930년 로버트 보쉬Robert Bosch가 고안한 전기 점화 방식, 1910년과 1911년 사이에 찰스 커터링Charles Kettering이 개발한 전기 자동 시동기 등, 그 외에도 독립 현가식 장치, 4륜 브레이크 등도 이 시기에 개발되었다. 1919년부터 1929년에 만들어진 자동차들은 지붕을 가지고 있었고, 엔진이 앞에 있었다. 그리고 표준화된 제어 프로세스에 의해서 제작되었다. 내연 기관 엔진의 개발로 인해서 고급 차량에서는 다중 밸브와 오버헤드 캠 엔진이 채택되었다. 심지어 최고급 차종에는 V8, V12, V16 엔진들이 장착되기도 했다. 

 

대공황이 일어난 이듬해인 1930년에서 제2차 세계대전의 복구 시기인 1946년까지의 시기에 제작된 자동차를 클래식 자동차라 부른다. 물론 최근까지도 계속 기능이 개선되고 있지만, 1930년대까지 자동차에 사용되는 대부분의 기술이 발명되었다. 예를 들어, 전륜 구동 굴림 방식은 이전에 고안되었지만 앙드레 시트로엥André-Gustave Citroen이 1934년 새롭게 고안해 시트로엥 트락숑 아방Citroen Traction Avant 에 적용하기도 했다. (68-71쪽, 자동차와 IT융합, 스마트카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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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 동일본 지진 때 지진 관련 책읽기를 한적이 있다.

 ☞ 지진, 너는 누구냐 http://blog.aladin.co.kr/rainaroma/4655491

 

바로 6개월전에 일본 센다이를 다녀왔기 때문에, 센다이공항이 물에 잠기고, 자동차들이 떠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그 때 지진에 대한 책들과 판구조론에 대해 알 수 있었다.

 

그리고 2016년 9월 경주에서 지진이 났다. 당시 사무실에서 야근중이었는데, 잠시 5층에 다른 직원과 함께 작업 후 20층으로 돌아오니 남아있던 직원이 건물 흔들렸다고, 바로 지진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왔다. 그런데 사실 지금까지는 한반도가 지진 안전지대로 알려졌다. 대륙판들의 경계에 있지 않다는 것이 큰 이유였는데, 최근 들어 양산단층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지진에 대한 책을 세권 들어봤다. 일단 지진에 대한 공부는 <모든 사람을 위한 지진이야기>로 하고, 틈나는대로 <지진과 화산의 궁금점 100가지>를 챙겨읽고, 다시 한번 지질학을 들여다 볼 생각이다. <내가 사랑한 지구>로.

 

<모든 사람을 위한 지진이야기>를 읽다보니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온다. 1년전에 나온 책인데, 책머리에 양산단층과 국내 원전문제를 지적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반도 지진 연구가 내 실험실의 주된 연구 주제가 되자 대학원생들과 함께 이 주제를 더 깊이 그리고 다양하게 추구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주된 수확의 하나가 1983년에 양산 단층이 활성 단층임을 밝힌 것이다. 당시 우리 학계에서는 한반도에 활성 단층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었다. 그런 판단을 바탕으로 양산 단층 주변에 원자 발전소들이 지어졌다.

 

 양산 단층이 활성 단층이라는 나의 연구 결과는 이 원자력 발전소들의 지진 안전성 문제와 연관되어 학계 및 산업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 만약 양산 단층이 활성 단층이라면 이 단층이 비활성 단층이라는 전제하에 설계된 주변 원자력 발전소들의 내진 설계는 원천적으로 재검토되어야 하는 문제가 제기된다. 따라서 이 문제에 관한 뜨거운 논쟁이 시작되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양산 단층이 활성 단층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게 되었다. (9-10)

정부는 계속 내진설계를 들면서 안전하다고 하는데, 저자의 말을 들어보면 그 내진설계가 우리나라에는 활성단층이 없다는 전제로 한 내진설계라는 것이다.

 

      

 

올 초 경주를 다녀올때 경주의 역사에 대한 책을 들었다. 경주가 홍수도 많이 났는데, 특이한 것은 큰 지진도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양산단층이라는 것을 진작에 연구했어야 하는게 아니었나 싶다.

 

판구조론을 쉽게 설명한 책 중에는 <베게너가 들려주는 대륙이동 이야기>라는 책이 있다. 중고생을 위한 과학설명서로 자음과모음에서 나온 시리즈중에 하나이다. <지진은 왜 일어나는가>는 지진의 발생원리를 볼 수 있는 책인데, 아쉽게도 절판이다. 그리고 지진의 역사를 다룬 책 <Terra 테라 : 광포한 지구, 인간의 도전>과 리스본 지진의 역사적 의미를 보여준 <운명의 날>은 지진이 역사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알 수 있는 책이다.

 

        

 

베게너가 들려주는 대륙이동 이야기 http://blog.aladin.co.kr/rainaroma/4848213

지진은 왜 일어나는가 http://blog.aladin.co.kr/rainaroma/4814429

Terra 테라 : 광포한 지구, 인간의 도전 http://blog.aladin.co.kr/rainaroma/4816702

운명의 날 http://blog.aladin.co.kr/rainaroma/4816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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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의 종말 - EU는 운을 다했는가
얀 지엘론카 지음, 신해경 옮김 / 아마존의나비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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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영국이 유럽연합에서 탈퇴를 결정했다. 물론 그 과정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모르겠지만, 유럽연합 탈퇴의 이야기가 나온 것은 사실 몇 해 전 그리스 때 부터였다.  결국 그렉시트 대신 브렉시트가 결정되었고, 경제적인 이유보다는 정치적인 이유가 드러났지만, 사실 유럽연합은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불안정하다.

 

사실이긴 하지만, 그리스가 지금 겪고 있는 문제 전부를 스스로 자초한 것은 아니다. 강대국 회원들 편에 서서 약소국 회원들을 도울 장치도 하나 없이 공통 통화를 계획한 유럽경제통화동맹의 불완전한 구상 뒤에는 그리스가 아니라 독일과 프랑스가 있다. 그리스의 국가부채를 더 이상 지탱할 수 없을 지경으로 만들어놓고 그리스를 매력적인 투기 대상으로 만든, 2008년 국제 금융 붕괴의 책임을 져야 할 주체도 그리스 은행이나 그리스 규제당국은 아니다. 유로 위기가 시작된 초창기부터 그리스의 정책을 담당한 이는 그리스가 아니었으니, 가혹한 긴축과 내부적 가치절하 탓에 벌어진 참혹한 사회적, 정치적 효과를 놓고 아테네를 비난하기는 힘들다는 의미다. (33)

 

잘 모르는 사람들은 근면한 독일인, 게으른 그리스인을 이야기하지만 통계자료들을 보면 그렇지 않다. 게다가 사람들이 참 이상한게 저녁이 있는 독일인의 삶을 생각하면서도 일벌레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사회가 만들어낸 허상의 이미지에 속고 있는 것이 아닌지. 그리스는 유럽에서 손 꼽히게 노동시간이 많은 나라다. 반대로 북유럽 복지를 감안해보면 형편없는 복지정책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게으르고, 복지병에 빠진 그리스라 생각하고, 보수언론들이 그렇게 거짓말을 했다.

 

사실 유럽연합은 굉장히 착취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EU에 정책수립자와 정책수용자가 따로 있다는 사실도 그 어느 때보다 분명하게 드러났는 데, 전자는 채권국이, 후자는 채무국이 좋은 예가 된다.(36)

유럽통합은 무엇보다 먼저 힘의 정치를 제거했어야 했다. 크고 부유한 국가들이 더 이상 작고 빈곤에 빠진 국가들을 따돌리지 않게 해야 했다. 무엇보다 유럽은 독일에 의해 지배되지 않 아야 했다. 오늘날 소수의 A+, 국가들이 독일과 같이 운전석에 앉아서 유럽을 굴리고 있다. 회원국들 사이의 평등은 사라졌다. 새로운 조약들이 일부 국가들만 염두에 두고 서명되고, 외부로 부터의 (제멋대로인)내정간섭이 넘쳐난다. 정책들이라곤 대체로 지원과 동기부여보다는 처벌에 관한 것들이다.

 유럽통합은 또한 세상에서 가장 경쟁적인 시장을 창출해야 했다. 거기다 유럽통합은 유럽 북부에서만이 아니라 동부와 남부에서도'스톡홀름 컨센서스가'워싱턴 컨센서스를 누르고 성 공하도록 만들 거라는 의도를 가졌다. 공통 통화와 단일시장은 이런 야심찬 경제 목표들을 성취할수있도록 해주는 핵심수단 이었다. 지금 공통 통화는 곤란에 빠졌고, 곤란에 빠진 공통 통화는 단일시장의 성과를 잠식하고 있다.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경제들마저도 성장을 일으키는 데 실패하고, 유럽의 복지 제도들은 무너지고 있다. 유로는 유럽통합을 도왔어야 하지만 그 반대 결과를 얻었다. 유로는 흑자국과 적자국 간, 수입국과 수출국 간, 북과 남 간의 차이와 대립을 강화했다. (68-69)

 

게다가 재미있는 것은 재정건전성을 확보하지 못한 남유럽에 대해서는 가혹한 정책을 강요하지만, 실제 2000년대 독일-프랑스가 유럽연합의 기준을 지키지 못했을 때 정작 자신들에게는 그 정책을 가동하지 않았다. 유럽내 강대국과 그렇지 않은 나라에 대해 공평하게 정책이 지켜지지 않는다.

 

독일은 한 10년 전쯤이었으면 먹혔을지도 모르는 정책들을 추진했지만 지금의 채무국들이 보기에는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으로 비참한 결과들을 만들어냈다. 그리스 정부가 통계들을 '주물렀을수도 있지만, 결점이 있는 유로 체제를 (프랑스와 함께)계획한 것은 독일이다. 재정 규율과 관련해 유로존 규정을 (역시 프랑스와 함께)처음으로 깨뜨린 것도 애초에 바로 그 규정들을 제안했던 독일이다. 독일은 자국 재정을 통제하는 데 마침내 성공했고, 이는 분명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그리스는 2009년과 2011년 사이에 구조적 적자를 12%나 감축했는데, 이는 독일이 더 나은 조건하에서도 더 오랜 기간에 걸쳐 이뤄낸 성과의 두 배에 이른다. (114)

 

그럼에도 저자는 유럽연합의 희망을 이야기한다. 다소 알아듣기 힘든 다성악이라는 용어를 쓰지만 다양성을 인정하며 하나의 유럽연합 공동체가 아닌 각 분야의 연합공동체가 하나의 공동체처럼 보이는 것을 이야기하는데, 잘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유럽연합을 좀 우려스럽게 본다. 유럽연합의 구조상 독일은 앉아서 돈을 벌 수 밖에 없고,(반대로 남유럽은 뭘 해도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 그 손해와 독일의 이익은 같다) 유럽연합내에서 힘의 독점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위치가 저절로 만들어지고 있다.

독일은 두 번의 전쟁을 이룬 전범국가이다. 물론 그래서 스스로 조심하고 있지만, 그리스에 대한 태도 등을 보면 예전 제국주의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공식적으로 만들어진 유럽연합이라는 대 제국의 우두머리.... 어떻게 보면 영국이 잘 떨어져 나간 것일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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