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하우스
피터 메이 지음, 하현길 옮김 / 비채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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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랙하우스 】 _피터 메이 / 비채

 

 

소설의 무대는 스코틀랜드 북서쪽에 위치한 외딴 루이스섬이다. 세 개의 그림이 서로 겹쳐진다. 연쇄살인사건을 연상하게 되는 잔인하게 살해된 시신, 소설의 주인공 핀레이 매클라우드(이하 핀)의 근 이십년만의 귀향, 새의 섬 안스커에서 벌어지는 목숨을 건 구가사냥.

 

핀, 그의 현직은 경찰관이다. 살인사건을 담당하고 있으니 강력계 형사이기도 하다. 그의 현재 상태는 매우 불안정함 그 자체이다. 약 한 달 전 뺑소니사고로 어린아이를 잃었다. 그 마음의 충격을 가라앉히기 위해 잠시 휴직상태이다. 악몽에 시달리는 나날 외에 아내 모나와의 사이도 많이 힘들다. 더 이상 쉬고만 있을 수 없는 상황이 된다. 그가 담당했고 미결로 남아있던 살인사건과 동일한 수법의 살인이 발생했다. 장소는 그의 고향이고, 희생자는 핀도 아는 사람이었다. 결국 그는 상부 지시에 의해 그의 고향을 향해 내키지 않는 발걸음을 옮긴다.

 

소설은 현재의 시점과 핀의 어릴 적 회상을 오간다. 그가 이십년 가까이 고향을 방문하지 않았던 이유는 아무도 반겨주는 사람이 없기도 하지만, 안 좋은 기억만 남아있기 때문이다. 핀의 부모는 핀이 여덟 살 때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 당시 핀의 부모는 각기 30대였다. 그래서 성장하는 과정 중 ‘고아’라는 호칭을 수도 없이 들었다. 고아가 된 핀을 돌봐주었던 유일한 인척이었던 이모마저 돌아가셨다.

 

핀이 담당한 살인사건의 수사와 무관한 듯하지만(결국에는 관련이 있는) 구가사냥에 대한 이야기가 적지 않은 분량으로 채워진다. 당장이라도 배를 내동댕이칠 듯 거센 파도를 헤치며 루이스 섬에서도 근 10시간을 가야하는 안 스커. 그 섬은 무인도이다. 수만 마리의 새들로 뒤덮인 그 섬엔 풀 한포기 구경하기 힘든 바위와 절벽으로 이뤄진 섬이다. “아니, 이건 전통이 아니다. 물론 전통의 일부일수는 있겠지. 내가 이걸 하는 진정한 이유를 말해주마, 얘야. 그건 온 세계를 통틀어 아무도 하지 않는 일이기 때문이다. 오직 우리만 한다는 뜻이지.” 핀이 고향을 떠나기 직전(대학 입학을 위해)마지못해 끌려간 새 사냥 때 팀의 리더인 긱스라는 사람이 한 말이다. 목숨을 걸고 행해야 하는 그 작업(새 사냥)을 위해 그들(사냥꾼들) 사이에는 말이 필요 없는 끈끈한 유대감이 형성된다. 극소수에게만 자격이 부여되는 오백년도 넘게 이어온 배타적인 클럽이기도 하다. 회원 자격을 획득하기 위해 일 년에 한 번 그 새들의 섬에 가서 용기와 강건함, 그리고 악천후를 참고 견디는 능력을 입증해야 했다. 청소년과 성인사이에 걸쳐있는 세대들에겐 일종의 성인식과 같은 의례행사이기도 했다. 작가가 그 상황을 얼마나 세밀하게 그렸는지 실제로 그 작업에도 참여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하게 된다.

 

핀의 성장과정을 보면, 경찰관이 되었다는 것이 의아스럽다. 특히 핀의 어릴 적 친구이자 연인이기도 했던 마샬리와의 관계를 보면, 핀은 ‘나쁜 남자’그 자체이다. 다분히 충동적이고 자기중심적인 핀은 마샬리의 몸과 마음에 깊은 상처만 남겨주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찰관이 되었나? 제복을 입고서라도 자신의 이중적인 마음을 붙잡기 위해서 그랬을까? 그런 마음이 든다. 고향 방문길에 옛 연인 마샬리와 어색하고 불편한 재회를 한다. 마샬리는 핀의 절친 아슈타르의 아내가 되어있었다(세 사람은 어렸을 때, 삼각구도가 형성되기도 했었다). 우연히 마을 술집에서 마주친(몰라보게 변한, 거의 알콜중독자 분위기의)아슈타르와 함께 그의 집을 방문하게 되고, 옛 연인 마샬리와 아슈타르와 사이에 난 피온라크라 부르는 그들 아들의 인사를 받는다. 그리고 핀과 아슈타르만 있을 때, 혀 꼬부라진 아슈타르의 입에서 놀라운 말을 듣게 된다. “피온라크 말이야. 녀석은 네 놈 자식이지 내 아들이 아니라고.” 핀은 충격에 빠진다. 심히 혼란스럽다.

 

스릴러는 역시 인내심을 갖고 끝까지 가야한다. 결국 흩어져 있던 퍼즐이 마무리된다. 거칠었던 폭풍도 잠시나마 잠잠해진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한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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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메이 지음, 하현길 옮김 / 비채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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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무대는 스코틀랜드 북서쪽에 위치한 외딴 루이스섬이다. 세 개의 그림이 서로 겹쳐진다. 연쇄살인사건을 연상하게 되는 잔인하게 살해된 시신, 주인공 핀의 근 이십년만의 귀향, 새의 섬 안스커에서 벌어지는 목숨을 건 구가사냥. 스릴러는 역시 인내심을 갖고 끝까지 가야한다. 결국 퍼즐이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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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4.0 - 긍정심리학의 대한민국 직장인 행복증진 프로젝트
우문식 지음 / 물푸레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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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고 슬기로운 직장생활을 위한 조언이다. 행복은 어느 날 나에게 서프라이즈처럼 짠~하고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긍정심리학’이 키워드이다. 낙관적인 성격이 비관적인 성격에 비해 건강하다는 지적에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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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외전 - 보통사람이 궁금한 외교 그리고 외교관의 모든 것
조세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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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외교관이 풀어놓는 외교의 속살, 외교관의 내밀한 사정이 담겨있다. 외교부의 공(功)과 과(過)를 진솔하게 기록했다. 외교관이라는 직업을 이해하는 데 좋은 길잡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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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인간 - 인공지능이 인간을 낳는 시대, '인간다움'에 대한 19가지 질문
이미솔.신현주 지음, 이성환 감수 / 한빛비즈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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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차 인간 】 - 인공지능이 인간을 낳는 시대, '인간다움'에 대한 19가지 질문

_이미솔, 신현주 / 한빛비즈

 

 

과학이 발달할수록 인간은 인간의 가치와 존재에 대해 더욱 깊은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인간의 영역을 넘나드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인간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 오류투성이의 인간을 카피한 로봇이 양산되는 세상에서 우리는 진정한 ‘인간다움’을 생각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4차 인간’이란 4차 산업혁명과 관련이 있다. 18세기 영국에서 시작된 증기기관에 의한 공장화를 1차 산업혁명으로, 20세기 초 전기 에너지에 의한 대량생산을 2차 산업혁명으로, 20세기 말 컴퓨터와 인터넷이 가져온 디지털 혁명을 3차 산업혁명으로 본다면, 물리 공간과 사이버 공간이 결합해 사람과 사물이 초연결된 사회를 4차 산업혁명이라고 한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기술이 추가된다.

 

우리는 영원할 수 있을까?

인간 진화의 방향은 죽음을 넘어 영원불멸의 삶을 향하고 있다. 생명의 유한성을 기술로 넘어서려는 시도가 진작부터 시도되었다. 2013년 설립된 구글의 자회사 칼리코는 “우리는 노화에 도전하고 있다”고 선언했다. 불멸의 삶을 목표로 한다는 마음이 담겨있는 언급이다. 더 나아가서 인간은 육체로 누리는 불멸을 넘어 기억과 생각을 보존하는 불멸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몸이 사라지더라도 뇌에 담긴 모든 기억과 정보를 복사해 기계에 저장할 수 있다면 영원히 사는 법이 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기억과 생각, 감정 등 뇌의 활동이 가능하다고 해서 인간이라고 볼 수 있을까? 인간은 뇌뿐만 아니라 온전한 몸이 따라주어야 비로소 인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은 기계인가?

“인간은 기계입니다.” 인간의 뇌를 연구하는 신경학자 모하메드 쿠베시 교수가 한 말이다. 무슨 근거로 그랬을까? 교수는 뇌전증 치료법을 찾기 위해, 뇌 검사를 수시로 하고 있다. 54세 뇌전증 환자의 뇌를 검사하는 중이었다. 전기 자극 장치를 환자의 머리에 부착한 뒤, 잡지를 소리 내어 읽어보라고 했다. 그런 다음 뇌의 한 부분과 연결된 전기 자극 장치의 스위치를 올리자, 환자가 일시 정지했다. 분명 환자는 눈을 뜨고 있었지만, 더 이상 읽지도 움직이지도 않았다. 환자는 완전히 얼어붙은 듯 보였다. 말하자면 좀비 상태였다. 그렇게 환자는 스위치를 켠 5초 동안 멈춰 있었다. 곧이어 다시 기계의 스위치를 끄고 전기 자극을 중지했다. 그러자 환자는 곧바로 잡지를 읽기 시작했다. 환자는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자신이 동작을 멈추었던 걸 전혀 알지 못했다. 단 하나의 스위치가 인간을 움직이고 멈추게 한 것이다. 마치 기계처럼. 이 대목에서 어렸을 때, TV에서 봤던 만화영화 「요괴인간」이 떠오른다. 요괴인간 벰, 베라, 베로 트리오가 지금 시대를 보면서 “나도 인간이 되고 싶다”고 여전히 부르짖을까?

 

어떻게 기계와 공존하며 살아갈 것인가?

로봇이 등장하는 SF영화의 단골주제는 ‘로봇의 반란’이다. 스스로 존재할 수 없는 로봇이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해 애쓴다. 시간이 흐르면 로봇이 로봇을 만들겠다고 설치지 않을까? 알파고는 데이터를 가지고 스스로 기계 학습하는 딥러닝 방식으로 탄생한 인공지능이다. 알파고는 이세돌 9단을 상대해 4승 1패로 이겨 상금 1백만 달러를 가져갔다. 아무리 기계가 똑똑해진다고 한들, “기계가 지능을 가지고 있느냐”는 물음에 쉽게 ‘예’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기술 발전의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기에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지 더욱 예측하지 어렵다는 점이다. 이제 인간은 자신들의 지능으로 완성한 똑똑한 도구인 인공지능 기계와의 새로운 관계를 설정해나가야 할 것이다. 인간과 기계가 만드는 공존의 시대가 그리 멀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에 실린 모든 내용들은 EBS 다큐프라임 〈4차 인간〉을 바탕으로 했다. 방영된 다큐멘터리의 내용과 편집과정에서 생략된 취재 내용 등을 더해 책으로 완성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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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10-07 21: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인트님 당선 축하드려요 *^^*

쎄인트 2022-10-07 22:22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평안하신 밤 되셔요~^^

이하라 2022-10-07 22: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세인트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쎄인트 2022-10-07 22:22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환절기 건강관리 잘 하셔요~^^

서니데이 2022-10-07 22: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즐거운 연휴 보내세요.^^

쎄인트 2022-10-07 22:23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몸과 마음 늘 평안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