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시대의 지성 - 21세기 새로운 지성, 어떻게 말할 것인가?
이원희 지음 / 말글빛냄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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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이 모든 이들의 의사소통 창구가 되었다는 사실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때로 웹에 오르는 내용들이 진정 유용한 정보들인가? 소통의 역할을 잘 해내고 있는가? 라는 질문에 대해선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금광에서 금을 캘 때 금보다는 몇십배, 몇백배 또는 그 이상의 많은 돌들 속에서 금을 뽑아내듯 나노초 단위로 올라오는 수많은 정보 속에서 제대로 된 지식을 선별해내는 것은 각자의 몫이다.

‘프로앰’이라는 용어가 있다. 전문가와 버금가는 아마추어라는 뜻이다. 혹자는 파워 블로거 라고도 하고, 전문 블로거 라고도 한다. 블로그 저널리스트라는 표현도 있다. 이들은 대개 일반사용자보다는 탁월한 역량을 지녔다. 우선 올리는 글의 양과 질이 남다르다. 그만큼 그들의 블로그는 방문자가 많고, 리플 역시 많이 달린다. 글쓴이는 이들 프로앰을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한다.
첫째, 순수하게 온라인에서 출발하여 두각을 나타낸 부류.
둘째, 오프라인에서 이미 실력을 갖추고 온라인에 진입한 프로앰.
셋째, 집단 창작을 하는 프로앰 무리를 한데 묶은 소위 집단지성.

집단지성하면 위키디피아를 떠올리게 된다. 잘 알려져 있듯이 이는 네티즌의 대표적인 집단 창작물로 꼽힌다. 글쓴이는 이 위키디피아가 집단지성의 역량을 결정적으로 증명하는 물증이라고 보기엔 그 역할의 부족함이 많다고 주장한다. 집단지성의 최고치가 위키디피아라면 결국 집단지성은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것이라는 글쓴이의 의견에 공감한다.

인터넷 관련 서적에서 자주 등장하는 집단지성, 다중지성, 웹지성 등 지성에 대한 표현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글쓴이는 이에 어울리는 말을 ‘시민지성’으로 임의 선택하고 있다.

수많은 지식인상 중 자주 언급되는 유형의 세 가지 공통된 쟁점이 있다.
첫째, 지식인의 전문성 여부가 문제시 되었고,
둘째, 그들의 역할이 거론되었으며,
셋째, 그들의 계급적 문제를 거론했다.
계급적 문제에 대해선 사르트르가 수용하는 부분이다. 사르트르가 보는 지식인이란 부르주아에게 봉사하는 위치에 있다. 이에 맞서 푸코는 전문분야를 강조했다. 점점 더 복잡해지는 현대사회에서 전문분야 내 특수적 지식인의 활동을 구상했다.
 
글쓴이는 시민지성이 자기만의 방식으로 성장하여 시민적 지식인과 만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그것이 가능하다면, 지식인은 ‘계몽’과 ‘엘리트주의’라는 숙명적 무게감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노래방이 전 국민을 가수화시켰듯이, 인터넷이 사람들의 생활에 끼친 영향중 하나가 글쓰기의 일상화이다. 그렇지만 제대로 된 글들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디지털 글쓰기’의 대부분은 분량이 짧다. 단상, 메모, 일기 등에선 주로 신변잡기적인 이야기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인터넷적인 변형문장에 심지어 외계어라 불릴 정도로 알아듣지 못할 글이 넘친다.
수많은 압축어의 남발 역시 새로운 경향이다. 글쓴이는 디지털 저술의 수준을 높이려면 전통적인 글쓰기에 대한 기본기를 확실히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결국 기본기가 탄탄해야 창의력도 향상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책 후반부에는 에세이 형식의 ‘덧글’이 실려 있다. 정보란 무엇인가? 저작권법, 소통, 시민, 입체적독서, 디지털 저술 전에 반드시 고려해애야 할 사항 등의 유익한 정보들이 간결하게 정리되어있다.  웹에 글을 올리던, 아니면 눈으로만 스치고 지나가든지 간에 웹시대에 합당하게 부응하는 양식에 대해 생각해본 책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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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국 부자들>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미국의 한국 부자들 - The Good Rich
송승우 지음 / 황소북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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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강연모임에서 연사가 청중들에게 돈이 어느 정도 있으면 ‘부자’소리를 듣겠냐고 물었다. 객석엔 20대에서 60,7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약 500명 정도 있었다. 여기저기서 산발적으로 나온 답변에서 대략 평균치를 잡아보니, 재산이 10억 정도 되면 부자라고 했다. 진짜 부자들한테는 ‘10억이 돈이가?’하겠지만, 서민들에겐 부자소리를 들을만한 금액이라는 이야기다. 두 번째 질문, 그럼 지금 10억 정도의 재산이 있는 사람이나, 내게 그런 기회가 주어졌을 때 ‘행복하다’고 자신 있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 손들어 보십시오! 했더니..조용했다고 한다.

돈이 많다는 것이 곧 행복이라는 공식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돈이 없으면 불편하다. 힘들다. 고통스럽다. 먹고 싶은 것, 입고 싶은 것, 하고 싶은 일도 제대로 못한다. 제일 힘든 것은 아파도 병원 가는 것이 겁이 난다. 돈이 너무 많아서 자살하는 사람은 없어도, 돈이 너무 없다 못해 마이너스가 심해서 스스로 세상을 떠나는 사람도 있다.  돈의 위력이다. 돈을 행복이라고 이름 붙이는 것은 조심스러워도, 돈이 없으면 불행이라는 말은 공감대가 형성이 된다.

부자 이야기를 해본다. 이 땅 대한민국에서 부자가 된 사람이 아니다. 남의 나라 땅, 각 인종의 용광로 같은 나라, 미국에서 부자가 된 사람들 이야기다. 그중 ‘괜찮은 부자’ 10사람이 그 대상이다. 글쓴이는 이들을 ‘Good Rich'라고 이름 붙였다. 굳이 번역하면‘착한 부자’,‘선한 부자’, ‘좋은 부자’정도 되겠다.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첫째, 긍정적 사고방식.
‘할 수 있다는 정신(Can-do-spirit)'이 중요한 밑받침이 되고 있다. 긍정의 힘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없다고 한다. 밝은 면을 보려고 애쓰고 노력하는 것이 성공의 중요한 요소라고 한다. 사업하면서 어려움이 닥치면 그걸 내려놓으면 된다. 벽에 부딪히면 그에 맞게 생각하고 방법을 찾아 풀어나가면 된다. 스스로 인정을 할 것은 인정하면 된다.

둘째, 돈보다 사람이 우선.
책에 소개되는 부자들은 물론 돈도 많지만, 그 주변에 사람도 많다. 중요한 이야기다. 나는 사람이 떠나는 사람이냐, 모이는 사람이냐를 묻게 된 계기가 되었다.
이들은 사람과의 관계형성에 최선을 다한다. 돈보다 사람을 더 귀히 여긴다. 작은 일에 충실하고, 솔선수범하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무엇보다 함께 일하는 직원들을 귀하게 생각한다. 가족처럼 대한다. 사장보다 더 똑똑한 사람을 찾아 나서는 사장도 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좋은 회사는 좋은 사람이 많이 모여 있는 회사이다. 결국 그 혜택은 회사에 돌아가는데, 대부분 경영자들의 생각은 여기에 미치지 못한다. 이직률 높은 회사치고 좋은 회사 없다.

셋째, 나눔과 베풂.
나눔은 주로 안에서, 회사 내에서 이뤄진다.
직원들에게 급여를 주면서 베푼다는 생각은 잘 못된 것이다. 회사가 성장하고, 매출이 오르면 직원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주들은 너무 자주 ‘힘들다. 못해먹겠다. 문 닫아야겠다.’소리를 입에 달고 산다. 왜 직원들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는가? 경영자 잘못이 더 크지 않은가? 정말 힘들면 닫아야지. 아니 계속 열어놓고 싶어도 닫힐 텐데..입으로만 죽겠다고 소리 지르며 직원들에게 스트레스 팍팍 주는 회사치고, 진짜 죽거나 문 닫은 회사 별로 없다. 
 

책에 소개된 부자들은 혼자만 부자가 되고 마는 경우가 아니다. 뉴스타 부동산그룹 남문기회장 같은 경우는 2200명 직원들 중 300명 이상을 본인과 같은 백만장자를 만들어 주었다고 한다. 뉴욕에서 13개 업체를 운영하며, 직원 수 350명, 연매출 160억 원 정도인 최경림 사장은 직원들에게 주인의식을 심어주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이들도 언젠가는 독립해서 본인의 사업체를 운영해 나갈 것이라는 전제하에 아낌없이 지원을 하고 있다. 각 점포의 점장들은 출퇴근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하고, 괜찮다는 실무교육은 다 보내준다. 봉급도 다른 곳보다 많은 편이다. 결국은 상호신뢰이다. 고용자와 고용주가 서로 믿지 못하는 풍토에서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 알고 모르게 베푸는 선행이 그들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그 외에도 글쓴이가 인터뷰한 10인의 면모에서 찾아낸 덕목들은 무수히 많다. 정직, 성실, 겸손, 사랑, 믿음 등. 때로는 우리의 마음속 추상적인 의미로만 남아있기 쉬운 현실에서, 이 단어들을 구체화시키는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게 된다.

부자들, 나아가서 재벌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평가는 사실 그리 좋지 못하다. 임금 착취, 불법, 탈세, 정경유착 등등. 그러나 무턱대고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대하는 것도 옳은 길이 아니라고 생각 든다. 어느 날 갑자기 로또에 당첨되거나, 큰 유산을 물려받거나, 부동산이나 증권 거래로 순식간에 부를 거머쥐는 대박인생도 있지만, 그야말로 맨땅에서 기업을 일구고, 뜻을 이룬 사람들에게 박수를 쳐주는 아량도 필요하다. 입으로는 그들을 욕하면서, 속으로는 나의 롤 모델로 삼는 경우도 있지 아니한가. 다른 견해도 있겠지만, 그래도 어쨌든 그들 덕분에 수천 명, 수만 명이 먹고 살지 아니한가. 이런 생각이 선뜻 내 마음에 받아들이기 힘들다면, 내가 큰 기업의 사장이나 회장이 되었을 때, 회사의 소속된 모든 이들에게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고, 경제적으로도 풍요롭게 해줄 자신이 있는가? 냉정하게 나 자신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에서 부자가 된 한국인들은 하루아침에 부자가 된 사람들이 절대 아니다. 모두 나름대로 고생과 고통을 겪었던 사람들이다. 또, 그 고생 후에 얻은 행운과 보람을 다른 이들에게도 나눠주고 싶어 하는 마음이 크기 때문에 더 부자다. 마음 부자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이 나를 보고 그냥 쉽게 여기까지 왔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보통 남들이 성공한 것을 보며 지금 그 자리에 있는 모습만 생각하니까 운이 좋았다던가, 타이밍을 잘 잡았다던가 하는 식으로 성공한 사람들의 업적을 폄하하기도 합니다. 경쟁이 심한 현대사회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사람들은 다 이유가 있습니다. 누구도 그냥 저절로 그 자리에 선 게 아닙니다. 자고 일어났더니 부자가 되어 있더라, 하는 경우도 결코 없습니다. ‘해리포터’의 작가 조앤 롤링도 유명세는 짧은 시간에 타게 되었지만, 그전에 엄청난 고생을 하지 않았습니까? 끼니도 못 때우던 그 배고픔이 지금의 그를 있게 한 겁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해리포터’가 출간이 된 시점부터 지금까지만 보고 조앤 롤링을 운이 좋거나 하루아침에 재벌이 된 사람으로 생각하게 되는 겁니다. 신기루를 좇는 것과 다름이 없지요.”
                                                        - 채스푸드 사장 채동석

채동석 사장은 농고 졸업 후 우유대리점을 운영하다가 실패한 후, 1985년 비행기포 한 장만 들고 도미. 식료품가게 점원부터 세차장 직원 그리고 창문 조립회사 등에서 닥치는 대로 일했다. 막노동을 통해 번 돈으로 고물트럭 한 대를 마련해 사업밑천을 삼았다. 현재 미 동부지역 육류 도매업계에서 내로라하는 기업으로 성장한 채스푸드는 연매출 390억 원을 올리고 있다. 채스푸드는 직원들의 평균연봉 1억 원이 넘는 꿈의 회사로 이 지역 젊은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기업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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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필수 지식>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부동산 필수 지식 - 알면 벌고, 모르면 잃는 미래 부동산 재테크를 위한 필수 지식 완벽 가이드
장박원 지음 / 행간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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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의 개념이 사는 것(buying)이 아니라, 사는 것(Living)것으로 바뀌고 있지만, 재테크개념의  부동산은 집 또는 건물이라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현재 매일경제신문 기자로 재직 중인 글쓴이는 ‘현장성 있는 글’로 책속에 빠져들게 한다. 글의 형식이 재미있다. 〈행복부동산〉을 운영하며 일종의 부동산 스터디 그룹인 ‘토론모임’을 리드하는 김 여사를 주축으로 한 여인들의 수다타임을 참관하는 기분이다. 그 수다의 주제는 부동산의 이모저모이다.

부동산 투자의 5대 포인트가 간결하게 잘 정리되어있다.
1. 길을 따라 투자하라.
2. 부동산 정책의 흐름을 보라.
3. 가격의 흐름을 보라.
4. 저평가된 부동산을 찾아라.
5. 자신이 잘 아는 지역을 선택하라.

부동산 경기는 아무래도 정부의 시책에 따라 그 흐름이 바뀌는 경우가 많다. 최근 용산 지역에서 한숨소리가 많이 나오는 것 같다. 이런 변수까지도 예측하기는 쉽지 않지만, 각 지역의 도시계획을 잘 살펴봐야 한다는 글쓴이의 조언은 매우 유익하다. 
“도시 기본 계획은 지금 당장 눈에 보이지 않지만 앞으로 이 땅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있는 근거가 된다. 도시 기본계획에는 개발계획과 인구배분, 토지이용계획이 잘 나와 있다. 특히 시가화 용지냐. 시가화 예정용지냐, 보전용지냐를 잘 봐야한다. 또한 수도권 정비계획법에 따른 과밀억제권역이냐 성장관리권역이냐 자연보존권역이냐를 알아두는 것도 중요하다.”

요즘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는 역모기지론, 아파트 청약신청시 주의할 점, 보금자리주택 청약 및 당첨 노하우, 재건축과 재개발 주택에 대한 이야기, 임대와 전세, 시프트 등 투자와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손해 안 보고 살기위한 방법이 구체적으로 세심하게 실려 있다.

책에 나온 지역을 따라 가다보면 서울 시내는 물론 수도권 인근까지 지역 오리엔테이션을 받는 느낌이다. 서울에서 수십 년을 살았어도 우물 안 개구리이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과 근무처 주변이외엔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탓도 있지만 광교, 인천청라지구, 위례신도시 등은 신문에서 얼핏 본 듯한 지역이었던 것 같은데 그 위치가 감이 안 잡혔었다. 책을 읽고 나선 그 동네 주변까지도 대충 그림이 그려진다.

글쓴이는 책 말미에 부착된 특별부록에서 보다 유익하고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해주고 있다. 부동산 재테크를 정의하면 ‘땅의 변화(변동성)에 투자해 돈을 버는 행위’인데 그 변화의 향방을 알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가장 기본적인 것이 재빠른 정보수집이라고 한다. 또한 부동산뿐 아니라 모든 재테크는 현실성 있는 ‘유효상상’을 잘 해야 한다고 한다.

정보를 활용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점에선 부동산 투자와 금융투자가 같은 것처럼 느껴지지만 원칙만 같을 뿐이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금융투자분야와 다르게 정보가 충분하지 않다. 부동산 재테크는 양도소득세와 관련해서만 생각해도 기본이 최소 3년이다. 그래서 장기적인 투자이다. ‘유효상상’은 바로 이러한 점에서 필요하다고 한다.
부동산 시장의 장기 흐름을 먼저 상상해보는 일은 필수적인 과정이다. 상상은 막연한 예상이 아닌 유효한 상상, 즉, ‘유효상상’이어야 한다.

감정평가, 공시지가, 공실률, 구분소유, 기준시가, 맹지, 복등기, 부동성과 부증성 등 처음 들어보거나 들어봤어도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던 부동산 관련용어들이 ‘부동산 필수용어 50선’에 쉽게 풀이되어 있다. 경제 관련 뉴스를 볼 때 많은 도움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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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미러클 - 부를 찾아 떠난 아시아 국가들의 대서사시
마이클 슈만 지음, 김필규 옮김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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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전문가들은 부의 이동이 미국이나 유럽에서 아시아권으로 넘어 올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곤 했다. 실제로 그런 예측이 실현되었으며, 최근 국제 정세의 변화를 보면 앞으로도 아시아권의 경제 지도가 달라지리라 생각하고 있다.

50~60년 전의 아시아권 각 나라들의 공통점이 있다. 정치적 혼란과 경제적 빈약함이 그것이다. 글쓴이는 「월스트리트 저널」의 아시아 지역 특파원으로 한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에 6년 이상 체류하고, 현재는 「타임」의 특파원으로 홍콩에 머무르고 있다. 아시아통 미국인 기자의 시각으로 본 아시아권 여러 나라가 걸어 온 길을 되돌아보는 일은 각 나라가 갈 길을 다소나마 짐작할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 생각한다.

책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각 나라 대통령, 기업가 등)만 약 60여명. 저자가 기자의 신분으로 직접 인터뷰를 한 사람의 이름만 40여명이 적혀 있다. 책은 “1997년 12월, 사무실로 안기부(현 국가정보원)요원의 전화가 왔다.”로 시작되고 있다. IMF사태로 전국이 혼란과 낙심에 빠져 있던 시기였다. 한참 잘 나가던 대한민국이었다.

1950~60년대 아시아 경제는 스스로조차 먹여 살릴 수 없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었다. 모두가 힘들고 어려웠다. 먹는 것이 귀하고 힘든 때였다. 그러나 불과 30년 전후해서 아시아에 큰 바람이 일어났다. 먹고 살만한 정도가 아니라 경제 사정이 매우 좋아졌다.    

막연한 이야기보다 수치가 말해준다. 1965년 ~ 2007년 아시아 각 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의 통계를 보면, 한국 150,46%, 대만 7,291%, 싱가포르 5,913%, 홍콩 4,352%, 일본 4,133%, 태국 2,515%, 중국 2,260%, 말레이시아 1,882%, 인도 764%, 인도네시아는 1969년 ~ 2007년 사이 2,257% 상승.

글쓴이는 ‘미러클’ -  믿을 수 없는 부의 증가라고 표현한다. 또한 아시아 각 나라들은 어떻게 부를 축적하게 되었는지 아직도 의문점이라고 한다. 이들 아시아 국가들은 어떻게 기존 경제 이론을 무시하고 글로벌 경제의 선두로 나설 수 있었을까? 대관절 미러클은 어떻게 발생한 것일까?  라는 질문이 이 책의 모티브가 되었다. 위의 사실을 해석한 학계에선 아시아인에게 어떤 특별한 것이 미러클을 만들었다는 분석도 있다.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아시아의 문화가 급속한 경제성장을 가능케 한 요소였다는 분석이다. 그들이 초점을 맞추는 것은 바로 유교문화이다. 유교의 주요 덕목에 사회적 질서, 권위에 대한 존중, 관료주의 기술, 헌신적인 업무 · 교육 등이 있는데 그 모든 요소가 경제발전에 초석이 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영국의 정치가 로데릭 맥파워는 1980년 “서양에서 프로테스탄트 정신이 자본주의 발달에 기여한 것처럼 동아시아가 초고속으로 성장하는 데는 유교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경제성장을 이룩한 ‘아시아 모델’들의 공통점은 집권자가 대부분 경제성장을 최우선의 과제로 삼았다는 것이다. 물론 몇몇 국가는 실패하기도 했지만, 대부분 중, 장기 계획 속에 목적을 달성했다. 그러다보니 정권을 잡은 사람이 장기집권을 하게 되는 폐단과 심각한 사회적 부작용의 어두운 면이 동반되었다. 한국에선 박정희, 인도네시아의 수하르토가 그 대표적 인물로 제시되고 있다. 한국이야기가 비교적 많은 지면을 차지하고 있다. 주로 거론된 인물은 박정희, 김대중, 김우중, 박태준, 정몽구, 정주영, 김정렴 등이다. 각 사람에 대해 대략 스치고 지나가는 정도가 아니라 그들과 한국경제와의 연관성을 기자 특유의 예리한 시각으로 그려주고 있다. 미처 알지 못했던 그들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책을 읽던 중 중국 공산당 8대 원로 가운데 한 명인 완리(萬里, 94세)의 신문기사를 보게 되었다. (2010. 7.27)  현재 전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의 직책을 갖고 있는 그의 장수 비결이 화제이다. 완리는 1970년대 후반 덩샤오핑이 베이징에서 세력을 되찾을 무렵 그 수하로 있던 공산당 간부이다. 책에서 소개되는 완리를 통해 격동기 중국의 상황을 짐작하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1978년 겨울, 중부지역인 안후이 성의 당서기 완리는 중국에서도 가장 가난한 페이시현 산난 인민공사를 찾았다. 굶주림에 지친 농부들은 그에게 각 농가들이 독립적으로 경작하던 ‘옛날 방식’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들은 거인 같은 (인민)공사 안에서 병들고 지쳐있었다. 1980년도에 진행된 한 연구결과에서 중국농민 4분의 1은 연간수입이 33달러에 불과했다. 무언가 변화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일개 지방 관료 주제에 농부들의 요구를 어떻게 들어줘야 할이지 알 수 없었다. 그 당서기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그런데 농부들은 침묵을 암묵적인 승인으로 받아 들였다. 그래서 그가 떠나자마자 공사를 해체하기 시작했다. 공사의 생산담당 지도자는 성인 농부들에게 땅을 조금씩 나눠주며 개별적으로 경작하는 대신 수확의 일정량을 공동체에 내게 했다. 할당량 이상을 수확할 경우 이를 개인적으로 먹거나 내다 팔 수 있게 했다. 민주주의 사회에선 당연한 이 시스템이 당시 공산주의 중국에선 목숨을 걸고 할 만한 일이었다. 마오쩌둥조차 이를 금지했고, 주민들은 처벌을 받을까 두려워 대외적으로 비밀에 부쳤다. 그러나 소문은 금세 퍼져 몇 달 지나지 않아 지역 내 다른 인민공사도 이 시스템을 도입했다. 완리는 중국 내에서도 가장 개방적이고 공격적으로 경제개혁을 추진한 인물로 부각되고 있다. 당 간부들과 보수주의자들의 숱한 반대와 위협에도 불구하고 완리는 고집스럽게 농민들 편에서며 개혁을 밀고나간 덕분에 결국 덩샤오핑의 재가를 받고 부총리로 승진된다. 그리고 그에게 국가 농업정책 전반을 책임지게 된다. 이러한 사례가 변신하는 중국의 시발점이 되었던 것이다.

글쓴이는 책의 말미에 아시아권 나라들이 자체적으로는 미러클을 이룰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워싱톤과 미국 기업이 아시아 국가들의 무역과 투자에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하며, 버락 오바마 정부는 세계화의 손해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세계화로 인한 혜택을 지켜 줄 방안을 찾을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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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개연성 - 최초의 눈, 뇌, 손, 날개는 어떻게 발생했는가?
마크 W. 커슈너 & 존 C. 게하트 지음, 김한영 옮김, 존 노턴 그림 / 해나무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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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다윈 선생이 지금도 살아 계시다면, 아니 그 분이 현 세대에 우리와 함께 호흡하고 계시다면 어땠을까? 어디에선가 유전자 연구에 몰두하시고, 복제에 전념하고 계시지 않았을까? 그 특유의 호기심과 열정으로 희한한 종들을 만들어내진 않으셨을까?

다윈이 변이와 선택에 기초하여 진화론을 제기 했을 때, 자연선택이라는 위대한 업적을 이뤘으나 변이를 설명하진 못했다고 한다. 이것이 다윈의 딜레마였고, 저자와 같은 후학들은 이러한 점에 초점을 맞추고 연구해온 결과를 책으로 정리했다.

저자 마크 W.커슈너는 하버드 의대 교수이자 미국의 대표적인 세포생물학자로 소개되고 있다. 공저자 존 C.게하트는 캘리포니아 대학원 세포발달 생물학 교수이다.

진화론의 미완성은 생물학의 모든 분야에 문제가 되었고, 생물학자들은 계속해서 진화론으로 돌아와 자신들의 시각을 덧붙였다. 다윈의 포괄적인 진화론은 세 개의 주요한 토대위에 서 있었다. 자연선택에 대한 이론, 유전에 대한 이론, 유기체내에서의 변이의 발생에 대한 이론이 그것이다.

두 저자는 그들의 전공분야를 기초로 충실한 이론을 전개하고 있다. 세포과정 및 발생과정들에 대한 분자학적 지식을 토대로 진화능력의 변이요소를 설명해주고 있다. 촉진된 변이이론은 유기체와 유기체의 광범위한 적응성 표현형을, 무작위적 변이로부터 작위적인 표현형 변이로 넘어가는 과정의 핵심에 놓고 있다.

진화적 변이의 사례는 다윈이 1834년 갈라파고스에서 발견된 부리의 엄청난 다양성을 지닌 핀치의 경우로 돌아간다. 그 후 20세기 말 생태학자 겸 진화생물학자인 로즈메리와 피터 그랜트는 몇 십 년에 걸쳐 핀치의 부리를 연구했다. 그들의 작업은 퓰리처상을 받은 조너선 와이어의 「핀치의 부리」에서 다뤄졌다. 갈라파고스핀치의 일반적인 역사는 널리 알려져 있다. 1백만 년이나 그보다 약간 짧은 기간에 남아메리카에서 갈라파고스 제도로 건너온 조상 핀치들이 몇몇 종으로 진화했다. 어떤 종은 큰 견과류를 깨기에 적합한 큰 펜치형 부리를 갖게 되었고, 어떤 종은 과일에서 벌레를 끄집어내기에 적합한 겸자형 부리를 갖게 되었다.

저자들은 촉진된 변이를 밝히는 데에 가장 유망한 실험방향을 발생의 진화에 대한 연구, 즉 여러 동물 집단들의 발생과정을 비교하고 그 차이와 연관된 유전자 변화를 분석하는 연구에 있다한다. 이러한 연구의 목적은 다양한 유기체 집단들이 가진 특성들(부리, 수족, 지느러미, 강모패턴, 색 패턴)의 발생에서 실제로 무엇이 변했는지를 밝혀내고, 그 발생 및 기능과 관련되고 보존된 과정들을 확인한다. 또한 그 과정들을 묶어 해당 특성을 만들어내고 산출물 범위를 정하는 조절상의 수정들을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러면 결국 조상들의 계통에서 어떤 유전성 조절변화들이 선택되었는지를 알게 될 것이다. 그러한 지식으로부터, 돌연변이에 기인한 변화들의 수 및 종류의 측면에서 새로운 특성을 생성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웠는지 또는 쉬웠는지는 추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지난 150년 동안 다윈은 옳다 혹은 틀렸다 하기도 했고, 의심을 받고 무시를 당했으며, 악마 취급을 당하거나 우상으로 숭배되기도 했다. 최근 다윈이 새롭게 조명을 받는 이유는 진화론 측면보다는 유전자에 대한 분석, 연구가 활발하게 발달하면서 그의 학문에 대한 자세와 업적이 재평가 받지 않는가 생각이 든다.

저자들은 이 책을 집필하면서 새로운 주요과학이론을 제시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고 한다. 유용한 변이가 이루어지는 방법을 다루는 촉진된 변이이론이 바로 그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런 변이가 어떻게 출현하는가에 대한 설명으로부터 진화적 변화의 용이함에 대한 이해가 나온다. 이들은 촉진된 변이이론을 과학자들뿐 아니라 생물학 이론의 최첨단 개념들을 탐구할 준비가 되어있는 일반 독자들에게도 제시하고자 계획했다. 두 부류의 독자에게 동시적으로 설명을 해야 하는 상황이 쉽지 않지만, 개념은 냉정하게 학문적으로 처리하면서 전체적인 언어적 흐름은 비교적 부드럽게 표현되어있다.

책 뒷부분에는 「참고문헌」과 별도로 「용어해설」이 실려 있다. 비전공자인 경우에 이 단어들만 눈에 익혀도 같은 계열의 서적을 읽을 때 도움이 많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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