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이 필요할 때 수필 한 편
오덕렬 지음 / 풍백미디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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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이 필요할 때 수필 한 편

_오덕렬 / 풍백미디어

 

 

사랑방에서 밤늦도록 이야기가 끝도 갓도 없이 이어지는데 밖에서는 함박눈이 펑펑 내렸다. 대나무도 솜옷을 입어 구부정 노인 같고, 짚가리도 영락없는 신선으로 서 있었다. 하늘도 땅도 하나가 된 겨울밤은 지상천국 같았다. 늦은 밤, 흰옷의 어르신들은 집으로 돌아가려 문을 나섰다.” 옛 시골의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는 글 토막이다. 요즘의 사랑방 역할을 하는 경로당이나 노인정은 코로나 때문에 열려있는 시간보다 닫혀있는 시간이 더 많다. 예전의 사랑방은 이제 이렇게 글에서만 만날 것 같다. 문득 드는 생각은, 고령화시대에 들어섰는데, 왜 시골에 빈집이 늘어날까? 다시 생각해보니 평균수명은 늘어났으나, 건강이 따라주지 못하니 이 또한 큰 문제이다. 혼자 또는 노부부가 생활하시다가 한 분이 병이 나면, 대부분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 입원하신다. 두 분 다 요양원에 계시는 경우도 허다하다.

 


교육자이자 수필가인 오덕렬 저자의 어릴 적 기억을 되살린 글들을 읽다보니, 저자는 언급도 안한 요양원이야기까지 이어졌다. 옛 어르신들이 인고(忍苦)의 시간은 많이 겪으셨더라도, 한편 사람다운 삶을 살다가셨으리라 짐작한다. 저자는 이 수필집에서 고향, 삶의 지혜, 봄 새로운 시작 그리고 수필에 대한 생각 등을 담았다.

 


산이 앞서면 바다가 뒤따르고, 바다가 앞서면 산이 뒤따를 수밖에 없는 조브장한 길이다. 누가 앞서든지 땔나무군 지게에서 풀어진 띠꾸리 같은 산길을 돌아가야 하겠다. 바다와 가까워졌다 멀어졌다 사랑길에선 사랑의 밀고 당기는 자장(磁場)을 느끼게도 한다. ‘, 좋다. 이런 길이 풀숲에 숨어있네!’ 생각하며 눈을 들어 해안 길 저쪽 끝을 보자 길은 알은체를 하며 일어서는 것이었다. 그때 파도가 발밑까지 밀려왔다. 깜짝 놀라 나뭇가지를 잡았다가, 풀이라도 움켜쥐려다가, 산을 움켜잡는 바람에 코를 바위에 닿을 뻔했다.” 조브장한 길, 띠꾸리 등 옛 우리말들이 정겹다. 해안가 길과 바다가 멀어졌다 가까워졌다 하는 것을 사랑길이라 표현한 것도 흥미롭다.

 


저자가 에세이의 원류를 찾아 나선 작업도 의미 있다. 에세이의 원조는 몽테뉴에 의해 1580년에 탄생했다고 한다. 몽테뉴의 3107장의 책이면서 문학의 한 장르가 되었다고 한다. 원 이름은 시험하다라는 뜻을 지닌 엣세(Essais)라고 한다. 엣세는 영국에 가서 베이컨에 의해 에세이(Essay)가 된다. 찰스 램에 와서 에세이의 변화가 일어난다. 화자(話者)1인칭 에서 3인칭 로 바뀌게 된다. 평론가 알베레스는 수필은 지성을 기반으로 한 정서적, 신비적 이미지의 문학이라고 했다. 붓 가는대로 그냥 편하게 쓴 글이 아니라는 것이다.

 


정감이 깃든 수필도 읽고, 문학 영역 속 수필이 차지하는 위치도 확인해보는 계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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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숫자를 누른다 예서의시 16
김태경 지음 / 예서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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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고향, 여행 등과 삶과 죽음 등 인간들의 공통주제이기도 한 소재들을 시의 재료로 사용했다. 시인의 심상을 통해 이들이 주는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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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끝내는 코인 투자의 정석 - 국내 최대 거래소 ‘빗썸’이 알려주는 코인 투자 원포인트 레슨
빗썸코리아 씨랩(C-Lab)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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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흐름, 경제 트렌드를 알아보기 위해 읽었다. 코인을 지나 가상자산의 새로운 세계인 메타버스와 NFT(대체 불가 토큰) 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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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생활 법률 - 대법관 출신 유튜버 1호 박일환 변호사의 EBS CLASS ⓔ
박일환 지음 / EBS BOOKS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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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없이도 살아갈 수 있다면, 한편 좋은 일이긴 하다. 즉, 법적인 문제로 골머리를 앓지 않고 살아가는 일상은 무탈한 나날이기도 하다. 언제 어떤 법률문제에 부딪힐지 모르기에 읽어볼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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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품격 - 착하게 살아도 성공할 수 있다
양원근 지음 / 성안당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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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품격 착하게 살아도 성공할 수 있다

_양원근 / 성안당

 

 

2020년 초 우리나라에 코로나가 확산되고 마스크 대란이 일어났을 때, 한 유통업자에게 25

원을 줄 테니 마스크 100만 장을 팔라는 제안을 받았지만 일언지하에 거절한 사업가가 있다. 어떻게 부자가 될 것인가(스노우폭스북스)를 쓴 기업가 우성민 대표이다. 연 매출 100억 원을 넘나드는 중소기업이 한방에 20억 원 이상의 이익을 얻을 기회를 단칼에 자른 것이다. 너도나도 물 들어올 때 고기 잡자는 심정으로 덤벼들 때였다. 우 대표는 마스크 값이 열배 이상 치솟는 상황에서 오히려 반값 마스크캠페인을 벌였다. 이유는 단 하나였다. “남의 목숨을 담보로 장사해서는 안 된다.”

 

이 책의 제목 부의 품격과 잘 어울리는 일화다. 누구나 부자를 꿈꾼다. 난 부자의 꿈 그런 것 안 꾼다는 사람도 있긴 하다. 내 경우에도 부자 대열에 들어서는 것은 이번 생에선 기대를 안 한다. 그저 궁핍함에 머물러 있지 않길 바랄 뿐이다. 부자가 모두 나쁜 것은 아니다. 돈이 사람을 부리다보면 그 본인도 돈에 휘둘리다가 돈도 잃고 건강도 잃고 주변 사람들까지 모두 잃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책의 저자 양원근 작가는 20여 년째 출판기획 전문가의 길을 걸어왔다. 베스트셀러 제조기라는 말도 듣는다. 책쓰기가 이렇게 쉬울 줄이야의 저자이기도 하다. 저자는 이 책 부의 품격에서 저자가 그동안 걸어온 길과 그가 터득한 인생철학을 정리했다. 이 책에서 키워드를 뽑는다면 선의지(善義知)’가 될 것이다. 이 선의지를 통해 어떻게 부()를 이룰 수 있었는지를 이야기한다. 아울러 많은 에피소드를 함께 들려준다. 아무래도 저자가 출판 관련 일을 하다보니 많은 작가와 번역가, 편집자, 출판사 관계자들 이야기가 많다. 베스트셀러의 뒷이야기를 듣는 것도 흥미롭다.

 

대가를 바라지 않았는데 결과적으로 보답으로 되어 돌아오는 선의지(善義知)’, 저자는 이것이 바로 부의 품격이라고 한다. 저자는 선의지를 5가지 법칙으로 정리했다. _머릿속 계산기를 치워 버린다. _상대가 원하는 것을 읽는다. _기어코 끝장을 본다. _선의지를 가진 사람들과 연대한다. _어떤 순간이 와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등이다.

 

선의지를 가진 이들이나 갖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는 두 가지 습관이 있다. 첫 번째는 글쓰기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무엇일까? 글쓰기는 내 머릿속에 들어 있는 지식, 생각, 경험 등 모든 것을 글로 표현하는 것이다. 글쓰기가 중요한 이유는 나를 표현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실 글을 잘 쓰려면 먼저 훌륭한 독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훌륭한이란 단어에 위축될 필요는 없다. 독서의 양을 떠나 꾸준히 책을 읽는 것이 훌륭한 독자아니겠는가. 두 번째 저자가 추천하는 것은 철학한 스푼이다. 저자는 6년 동안 철학 공부에 매진했다고 한다(3년에 걸쳐 120강의 철학 강의 듣기와 철학책 읽기). 철학으로 저자가 깨달은 것은 _나 자신을 알아가기. _평생 배워 나가기. _옳고 그름의 이분법에서 벗어나기. _소유욕에 정복당하지 않기 등이다.

 

자칫 책의 제목만 보고 재테크 관련 책이려니 오해할 수 있다. 물론 이야기가 나오지만, 그보다는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 나를 나답게 만드는 일 등 자기계발서에 가깝다. 저자는 의도하지 않았을지도 모르지만, 책을 쓰고 책을 내고 싶은 이들에게도 도움 되는 이야기가 많이 담겨있다. 책을 쓰는 방법 보다는 출간에 관련된 고급 정보가 드문드문 묻혀있다. 어느 것을 취할 것인가는 독자의 몫이다. ‘착하게 살아도 성공할 수 있다는 이 책의 부제를 마음에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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