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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행이 답이다 - 생각을 성과로 이끄는 성공 원동력 20
이민규 지음 / 더난출판사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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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이루어진다!”가 한동안 전 국민의 캐치프레이즈가 되었다. 지금도 인기는 시들지 않는다. ‘꿈’. 그러나 여기에 함정이 있다. ‘간절히 원하고 생생하게 상상만 해도 꿈이 이루어진다.’는 식의 긍정적인 자기최면은 실제로는 생각보다 효과가 없으며 오히려 목표를 달성하는데 장애가 될 수 있다고 한다.  그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의 진단에 의하면, 지나친 자신감으로 인해 비합리적으로 거창한 계획을 세우게 되어 결과적으로 '계획오류(planning Fallacy)'에 빠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때로 지나친 낙관은 목표 달성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난관을 예측하고 그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는 것을 오히려 방해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장밋빛 미래를 ‘상상만’하는 사람들은 성공에 이르는 과정에서 더 쉽게 좌절할 수 있고 상상 속으로 도피할 가능성이 더 많다. 이런 연구결과들을 보면 의기양양하던 친구가 엄살떠는 친구에 비해 어째서 성적이 더 나빴는지, 비즈니스나 인간관계에서 자신감이 넘쳤던 사람들이 의외로 실패하는 경우가 왜 더 많은지 이해 할 수 있다.”

이 책의 키워드는 ‘실행’이다. 자기계발 서적에서 ‘실행’은 이미 새삼스러운 단어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선 여러모로 실행의 동기부여를 찾을 수 있다.

‘성공하는 사람들은 미래로부터 역산해서 현재의 행동을 결정 한다.' 

                                              - 간다 마사노리

스케줄링, 즉 계획을 세우는 순서는 기본적으로 두 가지다.

현재를 기점으로 순차적으로 계산해 목표달성 시기를 추정하는 ‘순행 스케줄링(Forward Scheduling)'과 최종 목표달성시간, 즉 미래를 기준점으로 역산해서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을 선택하는 ’역산 스케줄링(Backward Scheduling)'이다.

비즈니스에서 순행 스케줄링이란 작업시작시간을 기준으로 고객에게 납품할 수 있는 날짜를 계산해 생산 공정을 잡는 것을 말한다면, 역산 스케줄링이란 고객이 원하는 납기일을 기준으로 역산해서 배송, 생산, 작업시간 등을 계산해 스케줄을 잡는 것을 말한다.

나는 이 책을 읽기 전, 약 1개월 전에 이 ‘역산 스케줄링’을 적용해서 계획을 세웠다. 「독서계획」이다. 책을 1달에 몇 권 읽겠다는 계획은 너무 맨송맨송 하다. 그래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인터넷서점 알라딘 / 마이 서재 / 마이 리뷰’를 일만 권 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다보니 자연적으로 시간 계산을 해보게 되었다. 내 나이가 적지 않은 관계로 일만 권의 리뷰를 올리려면 그 이상 책을 읽어야하고, 부지런히 시간을 아껴가며 리뷰도 써야 한다. 앞으로 대략 30년을 잡았다.  10,000 ÷ 30 = 약 333권 
 즉, 1년에 300권 이상은 읽고 써야한다는 계산이 나왔다. 거의 매일 책 한권은 읽고 리뷰를 써야 한다는 계획이 세워졌다. 좀 무리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해볼 생각이다. 그리고 열심히 계획에 맞춰서 실행하고 있다.

그 다음 역시 이 책에서 저자가 권유하는 방법을 미리 썼다. SNS ‘페이스 북’ 친구들에게 공표를 하고 응원을 부탁했다. 응원과 격려를 많이 받았다. 특히 내 딸에게 받은 응원이 진정 큰 힘이 되었다. [공개적인 선언]은 은밀한 결심에 비해서 월등히 뛰어난 성과를 얻는다고 한다. 결심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은밀한 결심은 하지 않은 것과 같다고 한다.

심리학 박사이자 임상심리 전문가인 저자는 실행력을 크게 3가지로 나눈다.
1) 결심 (Decision Making)  2) 실천 (Taking Action)   3) 유지 (Maintaining Habit)
1)단계는 누구나 많이 하는 부분이지만, 2)단계 3)단계로 넘어갈수록 탈락률이 높다.
저자는 이 부분에 역점을 두고 독자에게 자극을 주고 있다. 자칫 교과서적인 내용으로 변할 만한 내용들이 꿈과 계획의 실천, 유지 단계에서 도움 되도록 잘 정리되어 있다. 많은 예화를 들려주고 있다. 각 챕터 소제목 글들 말미에는 Stop Think & Action 코너가 있어서 책을 읽고 지나가는 지식적 독서로 그치지 않고 실행의 독서가 되도록 리드하고 있다.    

어떤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목표가 명확하고 자나 깨나 그 목표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는 것이다. 헝가리 축구 영웅 페렌츠 푸스카스는 “나는 많은 시간 축구를 한다. 공을 찰 수 없을 때는 축구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축구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때는 축구에 대해 생각을 한다.” 
85세에 숨을 거두기 직전까지 4,000회 이상 콘서트를 했던 건반위의 사자, 빌헬름 바크하우스에게 기자가 물었다. “선생님, 연주하지 않을 때는 주로 뭘 하십니까?”   물끄러미 그 기자를 바라보던 그는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연주하지 않을 땐 연습을 하지!”

실행력을 위해 장기적인 계획을 세운 귀감이 있다. “지독히 가난한 집안의 아들로 태어나 간신히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상경한 소년이 있었다. 그는 고학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유학의 꿈을 이루기 위해 덴마크 국왕에게 무작정 논문과 편지를 보냈다. 그리하여 당당히 덴마크 국비장학생으로 선발된 그는 노르딕 농과대학을 졸업하고, 이스라엘 히브리 대학 대학원에서 농업경제를 전공했다. 그가 바로 우리나라에 새마을 운동을 도입했던 류태영 박사다.
그는 목표가 만들어지면 그 목표를 달성하기위해 다음과 같이 자문하곤 했다.
“총장이 되고 싶다. 그러려면? 부총장이 되어야한다. 그러려면? 교수가 되어야한다. 그러려면? 유학을 가야한다. 그러려면 지금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그렇게 해서 그는 유학을 갔다 와서 대학교수와 부총장을 역임했고, 70세가 넘은 지금도 ‘농촌청소년 미래재단’을 설립해 청소년 지도자 양성에 열정을 쏟고 있다.
‘하나의 훌륭한 아이디어가 1달러의 가치를 지닌다면, 그러한 아이디어를 실현시키는 계획은 1백만 달러의 가치를 갖는다.’ 아이디어를 꿈으로 바꾸어도 의미의 변화는 없을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Acti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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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리 시편 - 심호택 유고시집
심호택 지음 / 창비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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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건 그럭저럭 나았소 / 올해도 김장 몇 포기 담갔소 //

사랑이여 / 당신이 사준 고동색 파카는 / 시골집 수도펌프가 입게 되었소

            -  ‘겨울편지’ 전문

 

내가 좋아하는 시는, 읽으면서 그림이 그려지던가, 가슴이 촉촉 해진다던가 해야 한다.
시인의 시는 우선 쉽다. 그리고 언어의 기교도 없는 편이다. 언어의 절제 또한 적절하다.
이 시집은 시인의 유고시집으로 출간 되었다. 불문학자인 저자는 1991년 『창작과 비평』겨울호에 「빈자의 개」등 8편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늦깍이 시인 데뷔인 셈이다. 『하늘밥도둑』외 3권의 시집을 출간했다. 원광대 불문과 교수로 후학을 양성하면서 시작(詩作)을 하던 중 2010년 1월 교통사고로 타계했다. 1947년생이다.

이 시집은 유년시절의 스케치가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어떻게 그 여린 정서를 지금껏 가슴에 고이 싸놓았는지, 천성 시인의 마음이다. 아울러 농촌 마을의 여러 심성들이 그려진다. 

모르는게 없으면 / 그게 선생인데 / 농부는 사양 한다 / 국졸이라 선생 자격 없다고 //
형님으로 모신다니 /  그는 한 자랑이다 / 혀가 곧을 때나 꼬부라졌을 때나 / 아 글쎄! /
개울 건너 선생님이 자기를 / 형님으로 부른다고 //
이날까지 육십 평생 / 자기가 이렇게 대단한 줄 / 처음 알았다고 
   

                                                 - ‘선생의 형님’ 전문

내 생애의 수많은 저녁 중에 / 가장 포근했던 한 때는 /... (중략)
“어서 밥 먹고 학교 가거라”  / 잠결에 들려오던 식구들 말소리가 /
한바탕 웃음 끝에 / 거짓말로 되는 순간이었다. //
낮잠 자는 아이를 놀리자고 / ...(중략) 시간이 많이도 생겨서 /  

부자가 된 듯 한 동안이었다. 
 

                                            - ‘수많은 저녁 중에’ 

 

시를 읽다가 미소를 짓게 하는 분위기도 여럿 만난다. 
 

우리 육학년 나이 든 반장이 / 대막대기 하나 들고 / 애들한테 학교 우물물 떠오게 해서 /
변소청소 시키고 있었다 // 나 좀 들어갔다 나오자 / 젊은 여선생이 볼일 보고 나온 뒤 /
녀석이 문 열어보고 / 막대기로 더러운 데 톡톡 두드리며 / 말했다 //
가시내두 참 ! / 기왕이면 여기다 좀 깔기지 ! 
                                          

                                            -  ‘청소시간’ 전문


한번은 이장 마누라가 / 어머니와 상의하는 눈치였다 /
어린 내가 있거나 말거나 / 성님, 어쩐대유.... / 또 애가 들어섰어요 ..../
낳아놓은 것들 키우기도 심난한데 / 한 걱정을 만났다는 것이었다
지혜롭고 현명하다는 / 어머니가 뭐라고 대답하는지 / 가만히 들어보고 싶었으나 /
어머니도 뾰족한 수 없는 눈치였다 / 기다란 한숨이나 내쉴 뿐 /
그러니께 그놈의 관계 ....  /  안 맺고 살 수도 없고... 

                                                   - ‘관계’ 전문

63세에 되던 1월 30일 새벽, 동료 교수의 상가에 문상을 다녀오다 교통사고로 타계한 시인이 안타깝다. 가족들을 위해서도, 후학들을 위해서도, 시문학을 위해서도 참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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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마음 주지마라 - 다 지난 후에 깨달은 한 가지
웨인 W. 다이어 지음, 정경옥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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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자신에게 솔직해보자.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인생까지 통제하고 관리하려고 열을 올리는 자아에게 익숙해져 있지 않은가? 자아는 가족, 친구, 동료, 심지어는 전혀 모르는 낯선 사람이라고 해도 기꺼이 조종자의 역할을 맡는다. 하지만 방향을 바꾸고 나면 자신이 어떤 개인이나 상황을 통제하려고 애쓰는 무의미한 행동을 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그제야 그런 방해가 그릇된 자신의 월권 행위였다는 것을 인정한다.” 
 

저자는 이 책을 그의 또 다른 저서를 내용으로 제작된 영화 〈시프트(the Shift)〉와 더불어 의미와 목적이 없는 삶을 벗어나 의미와 목적으로 가득한 삶에 다가가는 여행에 동참하라고 손짓하는 초대장이라고 한다.

성숙한 인간이 되기 위한 여행에 몸을 담은 사람은 어떤 전환이나 변화과정을 거쳐야한다고 한다. 우리 모두가 거치는 첫 번째 전환은 우리를 비존재에서 존재로 데려간다. 다시 말해 정신과 같은 무형의 것에서 일, 경계, 물건이 존재하는 물질세계로 이동시킨다. 그래서 글의 진행은 어디에서부터로 시작해 욕망에서, 어디로?  의미로 등으로 전개된다.

저자는 우리의 몸과 마음의 근원을 에너지라고 표현한다. 물론, 새삼스러운 이야긴 아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이야기했고, 지금도 그러하다. 우리 각 사람 또는 생물은 다양한 주파수를 가진 진동일 뿐이라고 한다. 진동이 빠를수록 신성에, 우리의 기원에 대한 이해에 더 접근하기 쉽다고 하는데, 글쎄..선뜻 동의하기는 힘든 부분이다. 빠르다는 생각이 그렇다. 저자의 이론은 신체운동학에서 도입했다. 빠르게 진동하는 생각은 힘을 생성하지만 느리게 진동하는 생각은 약한 반응을 이끌어낸다고 하는데, 그 속도만 가지고 판단한다는 것은 좀 무리다.

저자는 서양인이면서 노자의 책을 깊이 본 듯하다. 노자의 「도덕경」을 많이 인용하고 있다. “일체성은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이다. 우리가 ‘타자’로 보이는 것들의 세계에 지나치게 빠져 있기 때문이다. 《도덕경》첫 편에는 이름으로 불릴 수 있는 도는 영원한 도가  아니라는 내용이 나온다. 다시 말하면, 도는 도라고 불리는 순간 종적을 감춘다. 왜냐하면 우리가 이분법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일체성은 오직 하나를 의미한다. 수학의 ‘0’처럼 나누거나 떼어낼 수 없다. 우리가 그것에 이름을 붙이거나 그것을 부르자마자 그것은 다른 것으로 분리되고 결국은 일체성을 가진 통일체가 되지 못한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잘못된 자아의 여섯 가지 거짓말은 귀담아 들을만하다.
1. 나는 곧 나의 소유물이다.  2. 나는 곧 내가 하는 일이다. 3. 나는 곧 남이 생각하는 나다.   4. 나는 남과 다르다.   5. 나는 내가 잃은 것과 분리되어 있다. 6. 나는 신과 분리 되어 있다.

자아가 유턴을 하고 우리가 온 장소를 향할 때 벌어지는 일들을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내면의 역량이 커진다.  2. 타인과의 유대를 느낀다.  3. 도덕, 평화, 생활의 질을 통해 동기를 얻는다.  4. 인생의 기적을 기대한다.  5. 명상 수행을 추구한다.  6. 자신이 아름답고 정교한 자연의 일부임을 인정한다.  7. 비판이 줄고 이해와 용서가 늘어난다.

“세상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알려고 하지 말고, 다른 사람들에게 당신이 어떻게 살아야한다고 생각하는지 묻지 마라. 대신 자신에게 무엇 때문에 숨을 쉴 수 있는지 물어봐라. 세상이 진정으로 요구하는 것은 그 무엇도 아닌 살아 있는 남자와 여자다. 세상이 요구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의 삶을 더 좋게 만드는 일에 열정을 바치며 사는 사람들이 본래부터 갖고 있었던 진실성이다. 그런 것이 진실의 참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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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 세계의 질서와 영적 성장
고든 맥도날드 지음, 홍화옥 옮김 / IVP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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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카리스마, 정신적인 총명함, 정서적인 힘, 조직적인 능력 등과 같은 천부적인 재능들은 오랜 기간에 걸쳐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 어떤 때에는 그것이 영적인 생명력과 깊이로 오인될 수도 있다. 애석하게도 오늘날 기독교 문화는 영적인 깊이를 가진 사람과 재능이 많은 사람을 쉽게 구별하지 못하고 있다. 예수님의 비유에 나오는 밀과 가라지처럼 그 둘은 구별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그 결과 적지 않은 이들이 실은 난쟁이에게 조종당하고 있으면서도 영적인 거인에게 영향을 받고 있다고 착각하는 어리석음을 범할 수 있는 것이다.”

우선 이 책의 제목인 ‘내면세계’와 ‘영적성장’에 대한 개념을 생각해본다. ‘내면세계’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영적성장’은 왜 필요한가? 
 

저자는 목회와 강연, 집필 등 왕성한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는 목회자다. 이 책이 태동하게 된 계기 또는 발아 상태는 누구나 살아가면서 최소한 한 번 이상은 겪어보지 않았을까 생각하게 된다. 할아버지 때부터 목사 집안에서 성장한 저자는 통속적인 표현을 빌리면 ‘한창 잘나가는 목회자’였다. 상당한 규모의 교회에서 그야말로 정신없이 사역을 하던 어느 날, 연달아 닥치는 일을 처리하느라 그 일에 대한 우선순위조차 분간하기 힘들 정도였던 저자는 30세가 되던 해 어느 토요일, 그의 인생을 바꾸어 놓은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벽에 부딪힌다는 표현도 좀 진부할 정도로 아주 절박한 상황을 겪게 된다. 그것은 그의 내적 에너지가 모두 소진되어서 배터리 표시기가 깜빡이며 비어있는 공간으로 처리되고 있었다는 이야기다.

 “나는 그 날 아침에 일어난 일을 아주 자세히 기억하고 있다. 내 내면세계는 마치 홍수로 완전히 침수된 지하실과 같은 상태였다. 하지만 이것은 전혀 가공하지 않은 감정이자 그 이면에 있는 모든 것이었다. 그리고 침수된 지하실처럼 그 물을 퍼내야만 했다. 그것이 눈물바다를 이룬 것이었다.”

이 책의 초판을 읽은 독자들이 저자에게 다가와 “당신은 아주 자연스럽게 삶의 질서를 잡을 수 있으니 참 좋겠군요.” 하고 말하는 경우가 한 두 번이 아니라고 한다. 그 때 저자는 이렇게 답을 하곤 했다. “그 책은 천성적으로 질서정연한 사람이 쓴 책이 아닙니다. 그 책은 자신이 어떤 인물이라도 되려면 삶을 제대로 정렬하지 않으면 안 되는 천성적으로 무질서한 사람이 쓴 것입니다.”  대부분은 저자의 이런 말을 듣고 격려를 받는다고 한다.

“그 무엇보다도 너는 네 마음을 지켜라. 그 마음이 바로 생명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잠 4:23)

성경의 기자들은 무엇보다 우리들의 내면세계를 잘 가꾸고 유지하는 일이 최우선이고, 소중하다는 것을 알았다. 하나님은 우리를 내면세계로부터 외부세계를 지향할 때 가장 잘 살 수 있도록 만들어주셨다. 스티븐 코비(Stephen Covey)는 이것을 ‘내면으로부터 외부로 향하는 접근’(inside-out approach)이라 부른다.

예수님이 12제자를 불러 세우실 때 예수님은 무엇에 초점을 맞추고 제자들을 선택하셨을까? 하고 저자는 자문해본다. 그리고 그가 내린 답은 '쫓겨 다니는 경향'(drivenness)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해본다. 쫓겨 다니는 사람들의 특징은 우선 목적의식이 이기적이다. 최선의 이유가 아닌 다른 이유로 스스로 무언가를 이루겠다는 의식이 강하다. 쉽게 동요된다.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지도 잘 모른다. 그들의 목적은 언제 예수님을 따라 나서겠다거나 그런 관계를 통해 무엇을 얻기 원한다거나 하는 식이다. 나에겐 그런 면이 없는가? 우리에겐 그런 모습이 안 보이는가? 생각하게 된다.

‘쫓겨 다니는 사람들’은 그 의미가 쉽게 전달되지 않는다.

영적 훈련가 찰스 카우먼의 저서에 나오는 이야기를 인용해본다.
19세기 한 탐험가가 아프리카의 오지를 탐험하기 위해 일단의 아프리카 원주민을 고용했다.  처음 사흘 동안은 예상 밖의 속도로 빨리 진행되어 원래 일정보다 훨씬 앞서 갔다. 이 탐험가는 무척 들떠 있었다. 그런데 나흘 째 되던 날 모든 것이 변하고 말았다. 아침에 텐트에서 일어났는데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던 것이다. 그에게 들리는 말이, 아프리카인 지원팀이 그 날은 거기서 그냥 머물기로 정했다는 것이었다. 이유를 묻자, 지금까지 그들이 너무 빨리 움직였기 때문에 이제는 잠시 멈추고 그들의 영혼이 그들의 몸을 따라잡게 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몸이 마음보다 앞서 가서 좋을 것은 없다.

저자는 쫓겨다니는 사람들의 특징을 이렇게 설명한다.
1. 오직 무엇인가를 성취했을 때에만 만족감을 느낀다.
2. 성취를 표시하는 상징에 집착한다.
3. 고삐 풀린 팽창욕에 사로잡혀 있다.
4. 온전한 인격에는 별 관심이 없는 경향이 있다.
5. 대인관계 기술을 닦는데 신경 쓰지 않는다.
6. 경쟁심이 강하다.
7. 화산처럼 격렬한 분노를 품고 있다.
8. 대개 비정상적으로 바쁘고, 노는 것을 싫어하고, 영적인 예배를 피한다.

한 부부가 저자의 사무실을 찾아왔다.
그들은 사무실에 들어오자마자 서로 가능한 한 멀리 떨어져 앉았다. 부인은 남편에게 집에서 나가달라고 요구한 상태였다. 부인이 설명하는 그 이유는 남은 식구가 평화롭게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남편의 기질과 가치관을 참으면서 계속 살 마음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남편은 헤어지고 싶어 하지 않는다. 아내가 왜 그러는지도 이해가 안 간다. 남편 본인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의 문제가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쫓겨 다니는 남자와 그 아내의 모습이다. 그의 과도한 성취욕 때문에 결혼 생활과 가족 그리고 본인의 건강까지 희생되고 있었다. 그는 항상 식구가 모두 잠들어있는 이른 새벽에 집을 나가서, 거의 막내가 이미 자고 있는 늦은 밤에야 귀가했다. 어쩌다 가족들과 식사를 할 때도 그의 머릿속엔 업무와 관련된 사항 밖에 없었다. 당연히 식사 중 전화가 오면 식사가 끝날 때까지 전화통에 매달려 있다. 
 

가족과 충돌할 때면 화를 폭발하곤 했음을 그도 시인했다. 그는 가족에게 무척 괴팍하고 위압적이었다. 사람들과의 모임에서도 대화를 귀찮아하고 혼자 떨어져서 술이나 마시곤 했다. 어떤 친구들이 있냐고 묻자 사업상 거래하는 사람들 외에는 이름조차 대지 못했다. 사업 말고 또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느냐고 묻자 스포츠카니 보트니 골프 회원권이니 하는, 사람이 아닌 물건들뿐이었다. 대개 너무 바빠서 즐길 수도 없었던 것들이지만..

“쫓겨 다니는 사람도 과연 변화 될 수 있을까? 물론이다. 그러한 변화는, 쫓겨 다니는 사람 스스로가 자신이 부르심에 의해서가 아니라 충동에 의해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는데서 시작된다. 그런 발견은 그리스도를 만나 눈부실 정도로 강력한 빛을 받는데서 비롯된다. 열두 제자들도 발견했듯이 인생에서 한동안 예수님의 말씀을 듣게 되면 쫓기는 삶의 뿌리와 모든 양상들이 모두 폭로되고야 만다. 쫓겨 다니는 삶을 해결하려면 먼저 우리 자신의 동기와 가치관을 가차 없이 파헤치기 시작해야한다.”

저자는 영적 성장을 위한 훈련 네 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침묵과 고독의 추구, 규칙적으로 하나님의 음성 듣기, 사색과 묵상, 예배하고 중보 하는 기도 등이다. 그 외 독서와 일기쓰기를 권유하고 있다.

오스왈드 챔버스(Oswald Chambers)의 일기에 써 있는 이 말은 우리가 내면세계의 질서를 회복하고 영적성장을 이뤄야 할 당위성을 말해준다.
“나는 10년 전에 만났던 사람을 다시 만나 하나도 변하지 않은 모습, 온화해지지도 않고 더 활기 있게 변한 것도 아니고 노련해지지도 않은 채 그저 뻣뻣하게 굳어 있는 모습을 정말 보고 싶지 않다.”  그런데, 챔버스는 다른 사람이 봤을 때 어땠을지 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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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책들의 도시 (특별판)
발터 뫼르스 지음, 두행숙 옮김 / 들녘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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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에 ‘책’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그냥 못 지나친다. 그래서 이 책을 뽑았다. 그런데, 판타지소설이다. 한번 읽어보자! 라는 마음이 움직였다. 혹자는 판타지 소설을 주류문학대열에 끼워주기 힘들다고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주류, 비주류는 고루한 분류방법이다. 문학작품에서 주는 영감이나 상상력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만화책을 즐겨 보다가, 소설가나 시인, 희곡작가도 될 수 있다. 이 책의 지은이 ‘발터 뫼르소’ 도 시작은 만화가, 시나리오 작가로서 활동했다.

이 책의 원저는 차모니아 출신 ‘힐데군스트 폰 미텐메츠’ 라고 한다. 저자의 표현이다. 물론 허구다. ‘차모니아’ 라는 대륙 자체가 허구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힐데군스트 폰 미텐메츠’가 궁금하면 목차 다음에 그의 초상이 있다. 날개 달린 공룡이다. 
 

판타지 소설을 읽을 때는 머리를 좀 비워 놓아야 한다. 아니, 좀 내려놓아야 한다. 읽어가면서 황당하다는 생각이 멈춰지지 않으면, 별수 없다. 책을 덮어야한다. 저자는 서문에 이렇게 썼다. “이것은 병약하고 겁 많은 사람들을 위한 이야기가 아니다. 나는 그런 사람들한테는 차라리 이 책을 다시 진열대 위에 놀려놓고 슬그머니 아동문고 쪽으로 가보라고 권하고 싶다.”

온통 책으로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는 책 공화국 부흐하임을 향한 미텐메츠의 탐험 기이자 여행기록이다. ‘부흐하임에는 공식적으로 등록된 고서점의 수만 해도 무려 오천 개가 넘었으며, 대충 짐작하기로 완전히 합법적이지는 않은 소규모 서점들의 수도 천여 개는 되었다.’

저자는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걸까?
등장 생물들(사람이 아님)의 입을 빌려 이렇게 이야기하기도 한다. “저희 같은 직업에서는 좋은 문학과 나쁜 문학을 인식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정말로 좋은 문학은 당대에 제대로 인정받기가 드물지요. 최고의 작가들은 가난하게 살다 죽습니다. 조악한 작가들이 돈을 벌지요. 항상 그래 왔습니다. 다음 시대에 가서야 비로소 인정받을 작가의 재능이 저 같은 에이전트에게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그때쯤 가서는 저도 이미 죽어 없을 텐데요. 제게 필요한 것은 하찮더라도 성공을 거두는 작가들입니다.”

“도덕적인 책이나 비도덕적인 책이라는 것은 없다. 책이란 잘 쓰였든가 못 쓰였든가, 그게 전부다.” 
 

“우리는 독서를 하면 배가 부릅니다. 독서처럼 아주 고도의 정신적인 일을 하면 음식을 소화할 때와 같은 평범한 현상이 우리에게 나타납니다.”

“어떤 책이 얼마나 잘 팔리고 팔리지 않느냐, 얼마나 많은 사람들 혹은 얼마나 적은 사람들이 한 작가를 인지하는가 안 하는가는 전혀 상관없다. 그런 것이 규범이 되기에는 너무 많은 우연과 부당함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내 말은, 네가 글을 쓰고 있는 동안에 네 안에서 얼마나 환하게 오름이 타오르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주인공은 목적을 달성했다. 긴 여정 속에서, 생사를 넘나드는 기로에서, 그 힘들다는 ‘오름’의 느낌을 느끼고, 찾고자 했던 『피비린내 나는 책』을 손에 넣게 되었다. 해피 엔딩!

“바로 그 순간 나는 처음으로 오름의 힘을 느꼈다. 그것은 마치 뜨거운 바람처럼 내 몸을 뚫고 지나갔다. 하지만 부흐하임의 불길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우주의 깊은 곳에서 나오는 것이었다. 그것은 내 머릿속으로 불어오더니 단어들의 소용돌이로 꽉 채웠다. 그러자 그 단어들은 잠시 흥분한 심장이 고동치는 사이에 문장이 되고, 페이지가 되고, 장(章)이 되더니 마침내 방금 그대들이 읽은 이 이야기가 되었다. 오, 내 충실한 친구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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