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검 - 정민 교수의 세설신어 400선
정민 지음 / 김영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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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학 문헌들 속에서 가려 뽑아 요즘의 사회적 현상과 마음의 변화를 돌아보게 해주는 정민 교수의 최신작이다. 한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이 시점에 딱 읽기 좋은 책이다. 책 제목 그대로 나를 ‘점검(點檢)‘하는 시간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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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 시베리아 숲의 호랑이, 꼬리와 나눈 생명과 우정의 이야기
박수용 지음 / 김영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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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 시베리아 숲의 호랑이, 꼬리와 나눈 생명과 우정의 이야기

      _박수용 / 김영사




가끔 유튜브에서 사람과 (반려동물이 아닌)야생동물과의 교감이 이뤄지는 장면을 보면 경이로움을 느낀다. 그 동물을 어렸을 때부터 키웠던가, 위기상황에서 동물을 구해줬던가, 오랜 시간 그들과 함께 생활했다는 사연이 함께 소개된다. 서로 떨어짐의 기간 수년이 지나서도 교감을 함께 나눈 사람들의 체취를 잊지 않고 바람같이 달려와서 안긴다. 성숙한 호랑이는 사람을 안는 것이 아니라 쓰러뜨리긴 하지만 그 순간에도 사람을 다치지 않게 하려는 조심스러운 마음을 함께 느낀다.



이 책의 지은이 박수용 작가는 자연의 내면을 기록해 온 자연 다큐멘터리스트이자 자연문학가라고 소개된다.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 한 후 EBS에 입사했다. ‘긴 시간과 광막한 미지의 공간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에 이끌려 자연 다큐멘터리스트가 되었다. 생명 하나하나의 일상을 내밀하게 담아낸 수십 편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2011년에 국제 NGO인 ‘시베리아호랑이보호협회(STPS)’를 설립해서 시베리아호랑이 보호 및 연구 활동에 힘쓰고 있다. 저자의 전작 『시베리아의 위대한 영혼』은 국내에서도 호평을 받았지만, 러시아 푸시킨 문학상 최종 후보 세 작품 안에 들어가기도 했다.



저자는 오랜 세월 연해주와 만주에서 야생의 시베리아호랑이를 관찰해왔다. 땅속이나 나무 위에 잠복하고, 호랑이들이 다니는 길목에 무인 카메라를 설치해 호랑이를 관찰하고 촬영했다. 호랑이를 쫓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 호랑이가 다니는 길목을 조사하고 그중 출몰이 잦은 곳에 잠복지를 만들어 호랑이가 올 때까지 기다렸다(저자의 이런 촬영방식은 그 후 루틴화되어 해외 다큐멘터리 제작진들도 이런 방식으로 호랑이를 촬영하게 되었다고 한다).



세월이 흐르면서 야생호랑이를 더 깊이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들의 애환도 알게 되었다. 그들의 삶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수록, 다큐멘터리 제작은 두 번째로 미루고, 첫 번째 일로 야생호랑이 보호를 위한 일에 매진하기로 했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꼬리’를 만나면서 그 생각이 더욱 확고해졌으리라 생각한다. 저자가 촬영을 위해 땅속의 작은 잠복지인 비트에서 살아있는 것들의 존재를 기다리고 있을 때, 뭔가의 움직임을 포착했다. 구렁이인가? 다시 자세히 보고 있자니 검은색과 누런색이 번갈아 띠를 이루고 있는 그 움직임은 호랑이 꼬리였다. 주위에 사냥감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꼬리의 움직임만 보일 뿐 몸체는 그대로 있는 듯했다. 저자는 이 시베리아 호랑이에게 ‘꼬리’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아무것도 없는 무(無)속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심연이라도 빨아들일 듯한 슬픔이 깊은 곳에서 솟아올라 살아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한 측은감으로 바뀌어갔다. 흐르는 시간과 광막한 공간 속에서 내가 꼬리의 손을 놓든 태양이 지구의 손을 놓든 소멸은 슬픔과 교접하고 슬픔은 사랑을 잉태한다. 어쩌면 죽음과 슬픔과 사랑은, 동의어일지도 모르겠다. 어딘가에서 꽃이 피고 또 어딘가에서 꽃이 지고 있다.” 노쇠한 꼬리가 그 보다 젊은 호랑이에게 밀려 자신의 영역을 빼앗기고, 배고픔을 참지 못해 마을로 내려왔다가 건초창고에 갇혔다. 공교롭게 한 달 전 인근 마을에서 호랑이가 사람을 죽였는데 꼬리가 그 누명을 쓰게 된다. 인용한 이글은 마을사람들이 꼬리를 총살시켜야 한다고 아우성이던 그날 밤 창고 위 다락 위에서 꼬리를 내려다보고 느낀 마음을 기록한 것이다. 저자는 인근마을에서 일어났던 일의 현장조사를 통해 특유의 감각으로 꼬리가 아닌 다른 수호랑이라고 마을 사람들을 (돈으로)설득하고 꼬리를 구해낸다.



비록 저자와 꼬리는 유튜브에서처럼 서로 끌어안을 기회는 없었지만, 글의 이곳저곳에서 저자와 꼬리의 영혼적 교감이 이뤄지는 장면을 만나게 된다. 다큐멘터리 작가의 흔한 기록을 예상했다가 뜻밖의 감성에 젖는다. 잔잔한 감동이 내 가슴에 내려앉는다. 이 책의 느낌을 간단히 표현해본다. “무릇 생명 있는 존재들은 살다 보면 살아질 것이다. 그리고 또한 살다 보면 사라질 것이다”.



저자는 한 인터뷰에서 “어떤 분들이 읽으면 좋을까요?” 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젊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생을 미리 반추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그래서 저는 생의 말년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분들, 청장년들이 이 책을 많이 읽었으면 합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한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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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 시베리아 숲의 호랑이, 꼬리와 나눈 생명과 우정의 이야기
박수용 지음 / 김영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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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생명 있는 존재들은 살다 보면 살아질 것이다. 그리고 살다 보면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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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사 산책 1960년대편 3 - 4.19 혁명에서 3선 개헌까지 한국 현대사 산책 8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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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협정 당시 일본에서 독도 문제를 제기하자, 박정희는 차라리 독도를 폭파하고 싶다고 했다. 박정희의 국적은 도대체 어디인가? 독도를 팔아먹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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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 세계사 - 나폴레옹 전쟁은 어떻게 세계지도를 다시 그렸는가
알렉산더 미카베리즈 지음, 최파일 옮김 / 책과함께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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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 세계사 】- 나폴레옹 전쟁은 어떻게 세계지도를 다시 그렸는가

     _알렉산더 미카베리즈 / 책과함께



유럽의 역사에서 나폴레옹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1792년과 1815년 사이 유럽은 잠시도 조용할 날이 없었다. 유럽 각 국가 간에 한 치의 양보도 허락할 생각이 없다보니, 수비는 공격으로 전환되었다. 물론 나폴레옹 이전에도 세계대전은 있었지만, 나폴레옹 전쟁은 그 규모면에서나 성격 면에서 다른 모든 유럽 전쟁을 압도한 전쟁이라고 알려져 있다. 프랑스 혁명 전쟁과 나폴레옹 전쟁은 지난 200년 동안 역사가들을 분주하게 만들었다. 나폴레옹이라는 인물에 관해서만 수천 권의 책이 쓰였다. 국내 인터넷 서점 검색창에 나폴레옹을 입력하면, 성공철학의 거장 나폴레온 힐도 같이 뜨지만, 나폴레옹이 압도적이다(어린이 도서까지 포함해서 수백 권이다).



이 책의 저자 알렉산더 미카베리즈의 이력을 보면, 나폴레옹 연구자 그룹 중에서도 나폴레옹 전문가라도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러시아사 및 조지아사를 전공한 역사학자(루이지애나주립대학의 유럽사 교수)지만 나폴레옹 연구에 대한 공헌을 인정받아 국제나폴레옹학회에서 공로 훈장을 받기도 했다. 저자가 나폴레옹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어린 시절부터라고 한다. 이 책을 쓰기 위해서 수년간의 연구와 숙고의 과정이 필요했다. 그의 서재와 책상위엔 늘 나폴레옹에 관한 책과 자료가 쌓여있다 보니, 아이들은 아빠가 프랑스에 갈 때마다 ‘나포 아저씨’에게 안부를 전해달라고 장난스럽게 부탁할 정도였다.



책은 24장의 방대한 분량이지만,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첫 번째는 1789년 프랑스혁명의 시작부터 1799년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장군의 집권까지의 혁명기를 개관한다. 두 번째는 여러 사건들이 전 세계적으로 동시에 펼쳐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고려하여, 시간 순서대로 또 지리적으로 구성했다. 이 부분에서 저자는 1801~1802년 동안 유럽의 일시적 평화로 시작하여, 혁명전쟁의 결과로 프랑스가 획득한 것을 공고히 하려는 나폴레옹의 시도들과 그에 대한 유럽의 대응을 살펴본다. 세 번째는 나폴레옹 제국의 몰락을 추적한다. 이 시점에 이르러 나폴레옹 전쟁은 아시아에서는 거의 해소되었으므로 서사의 초점은 유럽과 북아메리카로 이동하여, 나폴레옹의 패배와 빈 회의의 소집으로 막을 내린다. 결론에서는 전쟁 이후의 세계를 폭넓게 둘러본다.



그간 출간된 프랑스 혁명전쟁과 나폴레옹 전쟁의 이야기는. 나폴레옹의 삶에 대한 배경이나 유럽 내에서 전개된 동맹 전쟁들을 연구하는 선에 머물렀다. 유럽 너머로 범위를 확대한 소수의 연구들이 있지만, 프랑스-영국의 경쟁관계 틀에서 벗어나지를 못했다. 저자의 관점은 그 틀을 벗어난다. 1792년과 1815년 사이에 유럽에서 벌어진 일들이 나머지 세계로부터 고립된 채 펼쳐지지 않았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춘다. 나폴레옹 전쟁이 진정으로 전 지구적인 반향을 낳았다는 사실이다. 남아메리카의 항구도시인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비롯해 마카오, 알렉산드리아 등 여러 국가와 도시가 언급된다. 아울러 아르헨티나와 남아프리카로 파견된 영국 원정군과 이란과 인도양에서의 프랑스-영국의 외교적 책략, 오스만 제국에 대한 프랑스-러시아의 공작, 핀란드를 둘러싼 러시아-스웨덴의 힘겨루기 등을 다루고 있다. 저자는 이 시기의 의미를 온전히 이해해야만 전체적인 그림이 완성된다는 것이다. 이 책의 원제는 『The Napoleonic Wars』로 되어있지만,『나폴레옹 세계사』로 번역되기에 무리가 없다.



많은 이야기 중, 1804년에서 1814년 사이 ‘카자르 커넥션’을 주목한다. 이란과 유럽 열강에 대한 자료이다. 이란의 카자르 군주들은 처음에는 유럽의 변화무쌍한 국제 정세의 덕을 봤다. 유럽 열강이 혁명 프랑스에 시선이 쏠림에 따라 아가 무함마드 칸과 그의 후임자 파트 알리 샤는 그 지역에 이란의 영향력을 재확립하는 광범위한 군사 활동을 도모하고 내부적으로는 자신들의 권위를 다질 수 있었다. 1801년 영국-이란 조약은 양국 간 잠정적인 동맹을 수립한다. 그러나 1801년 후반에 프랑스군이 이집트를 떠난 뒤로 영국은 이란에 대한 흥미를 잃었다. 뒤이어 러시아가 이란을 침공하고. 이란은 극렬하게 저항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영국에 SOS를 쳤지만 영국은 냉담했다. 영국은 프랑스의 위협이 있을 경우에만 협조하겠다는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이란에 대한 러시아군의 공세가 더욱 심해졌다. 그러던 와중에 러시아에겐 악재로, 이란에게 호재로 바뀌는 상황이 전개된다. 나폴레옹이 러시아를 치고, 러시아는 프랑스와 스웨덴, 오스트리아와도 맞서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란의 국내정세가 안정을 유지하기 힘들자 이란은 등 돌린 영국을 포기하고, 프랑스에 러브 콜을 보낸다. 고육지책이었지만, 나폴레옹은 이를 외교적 책략으로 이용한다. 나폴레옹은 오스만 제국과 이란을 그의 주적인 러시아와 영국에 맞서 이용하는 것을 고려하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1807년 5월 4일 핑켄슈타인 성에서 프랑스-이란 조약이 체결된다. 그러나 이란에겐 별 소득이 없었다. 더군다나 나폴레옹 프랑스는 전쟁에 패배했다. “나폴레옹 전쟁은 과거 제국의 영화에도 불구하고 어느새 유럽 열강의 장기판에 졸이 된 이란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영국과 프랑스 양측에 배신을 당한 이란은 러시아의 손에 굴욕적인 패배를 당했다.” 그 후 이란의 주도적 인사들은 군사 개혁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낀다. 유럽식 군사 개혁이 도입되었다. 화약 공장과 대포 주조소도 지었다. 모병 체계를 시도했다. 이 모든 계획들이 대중적 저항을 극복하며 시행되었지만, 그 군대는 이란을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하게 지키는 데는 실패했다.



유사시엔 무기로 쓸 수 있을 정도의 막강 벽돌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깰만한 벽돌이다. 책속 29개의 지도와 많은 그림이 글의 이해를 돕고 있다. 이 책은 2021년 길더르만 전쟁사 상 수상과 2021년 미국 군사역사학회 비미국부문 우수도서 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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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란공 2022-01-29 23:1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시대도 역시 각자의 셈법에 따라 움직이는 세계였네요. 잘 읽었습니다!!

쎄인트saint 2022-01-28 23:21   좋아요 4 | URL
예..치열한 헤게모니 장악권이 전쟁의 밑그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얄라알라 2022-01-28 23: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두께감이 상당한 책인지라 완독 기쁨 크시겠습니다^^

쎄인트saint 2022-01-29 08:49   좋아요 2 | URL
예...읽는데 시간이 좀 걸렸네요.
음력 설 명절 평안하게 잘 지내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