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의 철학 - 2019 청소년 교양도서 선정
송수진 지음 / 한빛비즈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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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의 철학 - 2019 청소년 교양도서 선정

_송수진 / 한빛비즈

 


 

 

삶이란 모순과 역설, 고통으로만 이루어진 듯하다. 하지만 우리는 고통과 수동적 태도의 극복에서 존재의 충만으로 가는 길을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_에리히 프롬

 

 

프롬은 사람들이 내가 바라는 삶이 아니라, 남이 바라는 삶을 (너무 열심히)살다보니 힘들어졌다고 한다. 저자는 열심의 뜻을 찾아본다. 열심(熱心)이다. 동양철학에서 마음은 곧 심장이다. ‘열심히 하겠다는 것은 심장이 열나 뜨거워지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이 된다. 몸이 배겨나지 못한다. 나의 경우, 젊어서는 당연히 그래야만 하는 것으로 알았다. 뒤처지면 낙오자가 되니(군대 다녀온 사람은 알 것이다. 선착순이라는 말)그저 몸 안 아끼고 죽기 살기로 했다. 그러다 번 아웃되어 죽다 살았다. 이제는 안 그런다. 못 그런다. 때려죽인대도 못한다. 몸이 원하는 대로 따라준다. 보통은 퇴근 후 저녁 먹고, 서재로 출근해서 밤 12시까지 책을 읽거나 리뷰를 쓴다. 그러나 어디 특별히 아픈 데는 없는데, 그냥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이 있다. 그럴 땐 일찌감치 잠자리에 든다. 바로 잠을 못 드는 경우도 있지만, 정말 아무것도 안한다. 폰도 안 들여다본다. 뒹굴다가 잠이 든다. 결론; 가능하면 마음이 아니라, 몸이 원하는 대로 따라줘야 크게 아프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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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지은이 송수진 작가가 가는 길은 이 땅에서 호흡하는 여느 청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대학에서 전공한 전공분야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대학 졸업 후 제대로 써먹은 적이 없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사실 대학에서 전공한 분야 그대로 그 길로 가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극히 일부의 전문직을 빼놓고는 전공 분야외의 무슨 일이든 한다. 신기하다. 마치 대학졸업장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증서의 역할을 하고 있지 않나 싶은 생각도 든다. 암튼 다시 이 책의 송작가 이야기를 해본다. 대학 졸업 후 알 만한 중소기업을 전전하며 비정규직으로 일하다 서른 즈음 무역회사에 들어갔지만 사기를 당해 그나마 모아 놓았던 돈을 다 날렸다(도대체 살라는 건지, 죽으라는 건지). 그 후 이런저런 일을 하고, 겪던 중 철학을 만났다. 철이 들다보니 철학을 만난 건지, 철학을 공부하다 보니 철이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현재 뒤늦게 철학과 석사과정을 시작했다고 적혀있는데...(아마 끝마쳤으리라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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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주어진 하루라는 시간 동안

어떤 색을 칠할 수가 있을까.” _토이,스케치북

 

하루라는 화폭에 자신이 칠하고 싶은 색을 마음껏 칠하고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지극한 보람과 행복감에 젖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내가 제일 부러워하는 사람은 돈을 아주 많이 버는 사람보다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을 하면서 먹고 살만한 사람이다. 저자의 글을 옮겨본다. “회사에 있는 동안 내 시간은 철저히 소외되었다. 다양한 혼란과 착오를 초래하는 이 시간의 위기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삶에 대한 고민 같은 건 쓰레기통에 버린 지 오래고, 시간의 좀비가 되었다는 걸 느끼는 순간 퇴사를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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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누가 읽으면 좋을까? 이 책의 저자가 30대 중반(책을 냈을 때에 비해 시간이 흘렀으니 이젠 30대 후반이 되었겠지만)의 청년세대인지라 비슷한 연령층이 읽으면 공감을 느끼는 부분이 많겠고, 앞 세대(10~20)가 읽으면 조금 앞서간 이들이 깨지고 넘어졌다가 다시 일어서는 과정을 보면서 왠지 힘을 얻는 계기도 될 듯하다. 아울러 청년의 자녀를 둔 부모세대가 읽으면 더불어 좋겠다. 한 발 더 나아가 청년세대를 직원으로 둔 운영자에게도 그들과의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물고, 공유할 생각의 영역이 넓어지는 기회가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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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의 철학 - 2019 청소년 교양도서 선정
송수진 지음 / 한빛비즈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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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가 30대 중반(책을 냈을 때에 비해 시간이 흘렀으니 이젠 30대 후반이 되었겠지만)의 청년세대인지라 비슷한 연령층이 읽으면 공감을 느끼는 부분이 많겠고, 앞 세대(10~20대)가 읽으면 조금 앞서간 이들이 깨지고 넘어지면서 다시 일어서는 과정을 보면서 힘을 얻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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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컬렉션 TOP 30 : 명화 편
이윤정 지음 / 센시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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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래 전 용인 에버랜드 초입에 있는 ‘호암미술관’을 방문한 적이 있다. 이병철 회장이 살아있을 때로 기억된다. 미술관 위치상 에버랜드에 오는 일부의 관람객들뿐이었다. 그 이후로 미술품이 많이 늘어났을 것이다. 기증 과정을 떠나, 미술품들을 접근이 용이한 곳에서 볼 수 있게 되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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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의 기억, 베스트셀러 속 명언 800 - 책 속의 한 줄을 통한 백년의 통찰
김태현 지음 / 리텍콘텐츠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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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의 기억, 베스트셀러 속 명언 800 - 책 속의 한 줄을 통한 백년의 통찰

_김태현 / 리텍콘텐츠

 

 

 

800권의 책에서 뽑은 문장들 모음이다. 저자는 그동안 수만 권 이상의 독서를 통해 세상을 보는 통찰력과 여러 분야의 지식 관련 빅데이터를 모으고 큐레이션하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은 저자의 성실함과 꾸준함이 만든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인문학자이자 지식큐레이터로 소개된다.

 

800개의 문장들이 14챕터로 나뉘었다. 그때그때 상황에 맞추어 찾아보거나 아무 곳이나 펴서 읽어보는 방법도 좋겠다. 자존감을 높이고 극복하는 힘, 덜어내는 삶, 마음을 울리는 위로의 문장, 열정과 용기와 사랑으로 채워가는 삶, 과거의 반성과 성찰의 시간, 인문학, 꿈과 목표, 시간관리, 독서의 힘, 인간관계 등등으로 분류되어있다.

 

그 중 몇 개의 문장을 옮기면서, 단상을 붙여본다.

 

이런저런 헛소문의 주인공이 되면서 나는 느끼는 게 많았다. 내가 죽었을 때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부분적으로나마 엿볼 수 있었다. 정말로 위독한 순간의 나를, 이 세상에서의 마지막 순간을 좀 더 자주 그려보게 되었다. 모든 것이 다 예측 불허이긴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준비를 미리 해두어야지 하고 다짐하는 계기도 되었다. 사랑을 많이 받는 만큼 갚아야 할 빚 또한 그만큼 많다는 깨달음과 함께!” _이해인기다리는 행복

 

...몇 해 전 이해인 수녀님이 하늘나라에 가셨다는 헛소문이 나돌았었다. 그 소식은 불길처럼 전국으로, 해외로 퍼져나갔다. 급기야 이해인 수녀님이 직접 아직 나 살아있습니다는 회견을 해야 했다. 또 누가 그랬던가? 버젓이 살아있는데, 일간지 부고란에 이름이 잘못 올랐다. 별로 좋지 않은 타이틀이 붙었다. 돈만 아는 수전노였다던가? 암튼 죽은 이름의 산자가 그 부고란을 보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는 이야기. 그 뒤로 그의 재산을 선한 사업에 쓰기 시작했다지. 이해인 수녀님은 자신이 실제로 죽은 후, 남은 이들의 반응을 가불해서 보신 셈이다. 암튼 착하게 살 일이다. 죽은 후, 그 인간 잘 죽었다는 소리는 듣지 말아야지. 나한테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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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행복과 불행의 중간 어디쯤에 항상 서 있다. 발걸음이 불행으로 향할 때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를 살펴보라. 불행이 당신을 잡아 끌 때 더 나은 삶을 위해 행복으로 방향을 틀어라. 그러면 그것은 나에게 다가온다. 그러나 사실 행복을 찾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닐 필요는 없다. 행복은 이미 우리 마음속에 있기 때문이다.” _리처드 칼슨, 행복에 목숨 걸지 마라

 

..... 왜 같은 일, 같은 장소, 같은 물건이 어떤 이에겐 불행으로 어떤 이에겐 행복으로 다가오는가?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외나무다리가 있다. 밑으로는 물이 흐른다. 폭도 좁다. 흔들리기까지 한다. 그런데 다리 왼쪽엔 행복’, 오른쪽엔 불행이라는 팻말이 붙어있다. 그런데 정신 차리고 보면 같은 물인데, 그 팻말에 마음이 뺏겨서 다리가 후들거린다. 결국 마음이 문제이다. 죽고 사는 문제도 생각에서 일어난다. 안분지족(安分知足, 자기 신세나 형편에 불만을 가지지 않고 평안하게 사는 것)말고 다른 처방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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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우아한 이론을 가져와도 혐오는 혐오이고, 어떤 낙인을 갖다 붙여도 사랑은 사랑이에요. 그래서 여러분이 혐오로 스스로의 존재를 확인하는 저들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분명 그럴 거라고 저는 믿어요. 혐오의 비가 쏟아지는데, 이 비를 멈추게 할 길이 지금은 보이지 않아요. 기득권의 한 사람으로써 미안합니다. 제가 공부를 하면서 또 신영복 선생님의 책을 읽으면서 작게라도 배운 게 있다면, 쏟아지는 비를 멈추게 할 수 없을 때는 함께 비를 맞아야 한다는 거였어요. 피하지 않고 함께 있을게요.” _김승섭, 아픔이 길이 되려면

 

....이 글을 옮기면서 생각나는 이야기가 있다. 비가 오는 날이면 가끔 떠올리는 장면이기도 하다. 꽤 오래전 이야기다. 실제로 미국의 고속도로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한다. 비오는 날이었다. 대형 트럭이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전복이 되었다. 트럭 운전자의 다리가 차체에 깔렸다. 뒤따르던 승용차 운전자가 911에 신고를 하고, 사고 차량으로 달려갔다. 승용차 운전자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어보였다. 트럭 운전자의 상태를 확인해본 후, 다시 자신의 차로 갔다. 우산을 꺼내왔다. 비는 계속 내리고 있었다. 도로 바닥 또한 빗물로 흥건했다. 승용차 운전자는 고통과 공포 속에서 의식이 오락가락하는 트럭 운전자 곁에 나란히 누웠다. 트럭 운전자의 손을 잡고 곧 구조대가 올 거라고, 조금만 더 힘을 내고 참으라고 다독였다. 의식을 잃지 않게 하려고 계속 말을 걸었다고 한다. 그리고 얼마 후 구조대가 오자, 조용히 그 자리를 떠났다. 아름다운 뒷모습이었다. 나도 언제 어디서든 누군가에게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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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권의 책 중 읽고 싶은 책 리스트를 만들어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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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의 기억, 베스트셀러 속 명언 800 - 책 속의 한 줄을 통한 백년의 통찰
김태현 지음 / 리텍콘텐츠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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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권의 책에서 뽑은 문장들 모음이다. 저자는 그동안 수만 권 이상의 독서를 통해 세상을 보는 통찰력과 여러 분야의 지식 관련 빅데이터를 모으고 큐레이션하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은 저자의 꾸준함이 만든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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