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기 전에 알면 좋은 사실들
홍태화 지음 / 한빛비즈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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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기 전에 알면 좋은 사실들

_홍태화 / 한빛비즈

 

 

 

살다보면 억울한 일, 분통터지는 일을 겪을 수 있다. 이 책은 답답한 현실에 한숨만 쉬고 주저앉아 있을 때 ‘EXIT’ 불을 켜주는 책이다. 인터넷미디어에 분통터지는 상황을 알리기 전에 우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곳을 알려준다. 사실을 알리더라도 상대방이 명예훼손으로 맞불을 놓는 경우 비껴갈 수 있는 방법 또한 소개해준다.

 

몇 해 전 한 기업의 사내 성추행 피해자가 자살을 시도했다. 원인은 회사의 고소였다. 피해자가 회사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이다. 성추행 피해를 당했는데 사내에선 오히려 가해자를 감싸고 돌았다. 피해자는 SNS에 글을 올렸다. 그리고 회사에서 고소를 당했다. 피해자는 막다른 상황에 유서를 남기고 자살을 기도했다. 회사는 그 유서 내용도 문제라며 피해자를 또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다행히 피해자는 자살미수로 그치고, 명예훼손에 대해 무죄판결을 받았지만 몸과 마음은 피폐해졌다. 후유증으로 우울증과 공황장애, 불안장애에 시달려야만 했다.

 

이 책의 저자 홍태화는 위의 같은 사례를 접하며 알라기 전에 알면 좋은 사실들을 여러 사람에게 알려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책이 태어난 계기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알리는 일의 정의는 다수에게 알리는 일로 국한한다. 대표적으로 SNS가 있다. 그 외 알리는 사람이 주로 사용하는 인터넷 매체가 있다. “이 책은 특정 문제에 대해 여론을 형성하는 언론의 역할에 주목한다. 개인이 이를 이용하고자 할 때 참고할 만한 여러 사항을 모아 도움을 주고자 한다.”

 

저자는 언론 제보 방법, 제보시 주의사항,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관을 소개해준다. 각 언론사의 이메일, 전화, 카톡 플러스친구, 홈페이지 제보 가능 등이 잘 정리되어있다.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관으로는 대한법률구조공단, 법률홈닥터, 대한변협법률구조재단,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이다. 소송을 생각하면 내 통장잔고부터 떠올리는 사람들을 위한 단체이다. 즉 무료로 상담 및 진행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아울러 국가기관으로는 국가인권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 여성가족부 등이 있다. 분야별 시민단체에선 한국여성의 전화, 한국여성민우회, 군인권센터, 언론인권센터, 직장갑질119등을 통해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책을 읽다보니, 위법성의 조각이란 단어가 종종 눈에 띈다. 법률용어가 대부분 한자라는 것은 이해하지만, 조각(阻却)이란 단어가 어렵다. 좀 쉬운 말로 고칠 수 없나? 조각은 사전적 의미로는 (명사)‘방해하거나 물리침을 갖고 있다. 명예훼손과도 관계된다. “공익을 달성할 목적으로 진실을 적시해 상대방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엔 위법성과 공익성을 저울질해서 공익성이 더 크다면 위법하지 않은 명예훼손이 성립한다. 이를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한다. 그러니까 결론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다.

 

왜 억울하고 분통터지는 일은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에게만 닥치는지 모르겠다. 돈 많고 권력 있는 자들은 억울한 일을 당할 일도 없을 테고, 어쩌다 불이익을 당하면 몇 배로 앙갚음을 하니 일 처리 방식이 다르다. 이 책이 필요치 않은 일상이 되기를 소망한다. 그러나 내일 일은 모르기에 손안에 쏙 들어오는 이 책을 한 권쯤 비상용으로 챙겨놓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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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기 전에 알면 좋은 사실들
홍태화 지음 / 한빛비즈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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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억울한 일, 분통터지는 일을 겪을 수 있다. 답답한 현실에 한숨만 쉬고 주저앉아 있을 때 ‘EXIT’ 불을 켜주는 책이다. 인터넷미디어에 분통터지는 상황을 알리기 전에 우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곳을 알려준다. 사실을 알리더라도 상대방이 ‘명예훼손’으로 맞불을 놓는 경우 비껴갈 수 있는 방법 또한 소개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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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팀장입니다 - 서툴고 의욕만 앞선 초보 팀장들을 위한 와튼스쿨 팀장수업
레이첼 파체코 지음, 최윤영 옮김 / 한빛비즈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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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팀장입니다- 서툴고 의욕만 앞선 초보 팀장들을 위한 와튼스쿨 팀장수업

_레이첼 파체코 / 한빛비즈

 

 

 

수년 전 당시 남자친구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외딴 해변을 걷고 있을 때였다. 한 여자가 스태퍼드셔 테리어 한 마리를 데리고 우리 옆을 지나갔다. 그런데 개의 몸에는 커다란 타이어를 매단 줄이 묶여 있었다. 몹시 무거워 보였지만 녀석은 아주 행복한 표정으로 모래 위를 걸었다. 그 광경이 의아해서 우리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여자에게 어떻게 된 일인지 물었다.” (p.153)

 

그 개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자칫 동물학대로 비칠 사건이었지만, 중요한 것은 그 개의 표정이 너무 행복해보였다는 점이다. 견주의 말에 의하면 약 2년 전 녀석이 하루 종일 먹지도 않고 맥이 빠진 채 온종일 집에만 있었다고 한다. 걱정스러운 마음에 여러 동물병원을 찾아다녔지만, 어느 곳에서도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다고 한다. 육체적 질병으로 괴로워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러던 중 어느 수의사가 개 전문 정신과 의사(국내에도 있던가?)를 추천해 찾아갔다.

 

의사는 스태퍼드셔 테일러를 만나본지 몇 분 만에 병을 진단했다. 우울증이었다. 목적 없는 삶 때문에 우울증이 찾아왔다는 것이다. 스태퍼드셔 테리어는 썰매나 수레 등을 끄는 작업견인데, 아무런 일도 시키지 않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녀석은 매일 아침 일어날 이유가 없었다. 정신과 의사는 아주 간단한 치료법을 제안했다. 개에게 타이어를 끌고 다니도록 줄을 매어주라는 것, 삶의 목적을 주라는 것이었다. 그 처방은 확실히 효과가 있었다. 매일 아침 타이어를 끌고 해변을 거닐면서 녀석의 기분은 한결 나아졌다.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업무량과다와 시간외 근무로 몸과 마음이 녹초가 되어 돌아가실 지경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 반대는 편할까? 하루 종일 아무런 일거리도 없이 앉아있는 것, 다른 이들은 모두 정신없이 바쁜데 혼자 외로운 섬처럼, 투명인간처럼 앉아 있는 것은 더 힘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에게는 모두 자신만의 타이어, 즉 삶의 목적과 의미가 필요하다.”

 

이 책의 저자 레이첼 파체코는 경영학과 교수이다. 오래전부터 스타트업이 인사 및 조직문화와 관련해 겪는 문제에 대해 컨설팅 해왔다. 실제로 스타트업에서 임원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저자는 스타트업처럼 빠르게 성장하는 조직의 관리자와 팀장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한 여러 대학 과정을 개발했다. 이 책은 그 커리큘럼을 충실히 담은 결과물이다.

 

책은 6챕터로 편집되었다. 성과관리, 동기부여, 일의 의미, 채용 및 해고, 팀 역학, 자기경영 등이다. “훌륭한 팀장이 되려면 팀원에게 기대하는 성과를 구체적이고 분명하게 제시해야 한다.” 가장 기본적인 이야기다. 알아서 하라는 말처럼 무서운 말이 없다. ‘구체적이고 분명하게 제시한다는 말에 밑줄을 긋는다.

 

저자는 다시는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주제로 일기를 쓴다. 이 일기장에는 팀장으로서 어떤 상황에서도 다시는 하지 말아야 할 행동들이 적혀 있다. 그 목록엔 어떤 것이 있을까? 앞으로 다시는 제대로 준비되지 않았거나 자격을 갖추지 못한 팀원을 승진시키지 않겠다. 앞으로 다시는 팀원에게 직함을 함부로 주지 않겠다. 앞으로 다시는 스타트업의 주식 가치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가정하지 않겠다. 앞으로 다시는 모호하고 불분명한 휴가 정책을 허용하지 않겠다. 앞으로 다시는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새로운 회사에 들어가지 않겠다.

 

 

기업에서 직원을 채용하고 해고하는 과정은 결코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기껏 뽑아놨더니 기대에 절대적으로 못 미친다. 미치겠다. 해고는 어떤가? 누군가가 욕먹을 각오하고 칼자루를 쥐어야 한다. 나 역시 오래 전 근무했던 직장에서 칼에 피를 묻힌 적이 있다. 참 힘들었다. 두 번 다시는 못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나에게 떨어진 작업은 정리해고였다. 그것도 4사람이나 보내야했었다. 저자는 팀원과의 이별에 대처하는 팀장의 자세에서 이렇게 조언한다. 여러 유형 중 팀원 개인의 저성과 문제로 해고하는 경우이다. “해고 사실을 알리는 대화를 할 때는 끝없이 공감하면서 관대한 태도로 임해야 한다.” 실직 앞에서 마음이 가벼운 사람은 절대로 없다. 누구나 공포와 두려움이 앞선다. 실적이 저조해서 권고사직을 받는 경우는 자존심문제까지 걸려있다. “따라서 퇴사 예정자가 다른 일을 찾아볼 시간을 가능한 한 충분히 주고, 팀장으로서 여러분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지원을 해주도록 한다.” 되돌아보니 나는 그렇게 하지 못했었다. 반성한다. 그리고 많이 늦었지만, 퇴사자들에게 다시 한 번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

 

 

책 제목에 팀장이 들어간다고 해서 팀장만 읽으란 법은 없다. 책에 실린 내용들이 현장감 있고, 구체적이다. 신입직원은 물로 중간 관리자들, 임원들 모두 함께 읽어볼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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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팀장입니다 - 서툴고 의욕만 앞선 초보 팀장들을 위한 와튼스쿨 팀장수업
레이첼 파체코 지음, 최윤영 옮김 / 한빛비즈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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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만을 위한 책이라고 하기엔 아깝다. 중견간부, 임원들도 읽어볼만한 책이다. 물론 아직 사원 입장에 있는 사람들은 당연히 읽어봐야 할 책이다. 입사, 퇴사, 이직등에 대한 조언도 귀담아 들을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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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그노벨상 읽어드립니다 읽어드립니다 시리즈
김경일 외 지음 / 한빛비즈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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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그노벨상 읽어드립니다

_김경일외 / 한빛비즈

 

 

 

욕을 하면 고통이 줄어든다고? 욕은 누가 나를 화나게 했을 때도 하지만, 자기가 실수를 했을 때 스스로에게 하는 경우도 있다. 욕을 한 번도 안하고 사는 사람이 있을까?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입을 통해서 욕을 안 하더라도 (소리를 안내거나 남이 안 듣게)궁시렁 거리면서 식빵이나 동물을 찾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내 이야기이다. ‘을 주제로 한 논문은 2010년 이그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욕과 평화상이라, 아이러니하지만, 일면 욕이 더 큰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욕으로 일이 더 커지는 경우도 있지만)평화상을 준 것이 아닌가 생각도 든다. 혼자서 욕을 하다보면, 화가 좀 풀려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여지가 줄어 들것이다. 논문의 제목은 고통에 대한 반응으로서의 욕이다. 욕을 하는 타이밍에 어떤 메커니즘이 숨어있을까? 과연 무엇 때문에 욕을 할까? 욕이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욕의 쓸모를 살피는 연구였다.

 

 

연구의 시작은 논문의 대표저자인 영국 킬대학교의 사회심리학자 리처드 스티븐스 박사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시작된다. 박사는 어느 날 망치에 손을 찧었는데, 자신도 모르게 욕을 하고 나자 기분이 한결 나아지는 느낌을 느꼈다. 이후 그의 아내가 출산을 하게 되었는데, 난산으로 고생을 하던 아내가 출산 과정에서 차마 입에 담기도 힘든 욕을 했다고 한다. 아내가 아기를 낳고 난 뒤 박사는 의료진에게 대신 미안하다는 말을 전했는데, 의료진은 아무렇지 않게 늘 있는 일이에요라고 대답했다. 이런 일들을 계기로 박사는 사람들이 극도의 고통을 느낄 때 욕을 하고, 욕이 고통을 덜어주는 효과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실험(대학생 67)을 통해서 얻은 데이터는 확실히욕을 한 사람들이 고통을 잘 참는 것으로 나타났다. 욕을 했을 때 고통이 감소하는 효과는 여성에게서 더 크게 나타났다. 여성은 대체적으로 평소에 욕을 잘 안하기 때문에 효과가 더 좋았던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평소 욕을 사용하는 빈도가 높은 사람들은 같은 조건하에서도 효과가 미미했다고 한다. 약을 잘 안 먹던 사람이 모처럼 약을 먹으면 약효가 빠른 편으로 이해된다.

 

 

이그노벨상은 더할 나위 없이 시사하는 바가 많은 무언가를 해낸 사람에게 주기로 했다.” 이그노벨상은 1991년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발간하는 유머 과학잡지 기발한 연구연감 Annals of Improbable Research에서 노벨상을 패러디해 만든 상이다. 기발하고 남다른 생각, 통렬한 풍자나 기상천외한 해석이 담긴 논문, 재미있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다른 사람들이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권장하고 싶지 않은) 싶은 연구에 주는 상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그노벨상 위원회는 기발한 연구연감의 편집진을 비롯해 노벨상 수상자를 포함한 상당히 많은 과학자, 기자 등으로 구성된다는 것이다. 상금은 없다. 결정적인 것은 시상식에는 반드시 노벨상 수상자가 참석하고 시상자로 나선다는 점이다. 어떤 노벨상 수상자는 자신이 노벨상을 받을 때보다 이그노벨상을 시상할 때 더 좋아하고 즐거워했다고 한다.

 

 

심리학자 3인이 풀어주고 들려주는 이그노벨상 이야기는 이야기 외에도 저주인형, 소변 참는 것과 의사결정 관계, 인지능력이 발달하면 거짓말도 는다? 비싼 약이 효과도 좋을까? 설명서를 읽지 않는 인간의 심리는? 사랑과 강박은 종이 한 장 차이? 수면과 인간의 어두운 특징의 연관성, 눈썹을 보면 자아도취 성향이 보인다? 하품을 따라 하지 않으면 사이코패스다? 등 흥미롭고 재미있는 주제들이 심리학적 설명과 함께 이어진다. 책 앞에서 머뭇거리는 당신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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