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 영혼
필립 클로델 지음, 이세진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5년 2월
평점 :
품절


인터넷에서 책을 사고 부터 오프라인 서점을 가 본지가 꽤나 오래되었다. 책의 실체가 눈 앞에 있으니 온라인 서점보다 고르기가 훨씬 쉬울꺼라고 생각하며 갔건만 어찌된 일인지 나는 그 많은 책들 앞에서 멀미가 날것 같았다. 책을 손에 잡고 펴서 조금 읽을수도 있건만 나는 달랑 두권의 책을 고르는데 무려 한시간 남짓 소비해야 했다. 그날 집어든 책이 바로 이 책이다. 표지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프랑스 문단이 극찬했다는 문구가 씌여진 띠를 두르고 있는것에 혹해서 샀다.

이 책은 한 남자의 고백으로 시작을 한다. 어떤 사건에 대한 고백이다. 하지만 그 사건에만 집중을 해서 고백을 하는것은 아니다. 이 남자는 사건과 사건을 둘러싼 모든 사람들을 마치 전원일기가 돌아가면서 마을사람들의 이야기를 한번씩 해 주듯이 그렇게 자신이 속한 마을 사람들과 사건에 관계된 사람들 모두를 이야기한다. 남자가 말하는 사건이란 동네 식당의 주인인 브라슈의 막내딸 벨 드 주르가 어느날 살해를 당한 것이다. 아직 어린 소녀인 그녀. 세 딸들 중에서도 가장 아름답고 예뻤던 그녀는 목이 졸린채 물에 빠져서 죽어있다. 그리고 주인공은 사건의 범인을, 그리고 사건의 진상을 알아내려고 한다. 허나 그렇다고 해서 탐정소설의 형식을 빌려오지는 않았다. 마치 주인공은 전혀 범인의 뒤를 쫒는다는 느낌없이 그리고 사건의 진실을 파헤친다는 느낌이 없이 조금씩 사건에 다가선다.

책은 무척이나 재미있다. 사람들의 이름이 좀 어려워서 헤깔리긴 하지만 그들을 묘사해놓은 글들 덕분에 이름을 까먹는다 해도 뒤에서 다시 알아내는 것에는 별 문제가 없다. 첫 장은 다소 심각하게 시작하지만 글은 중간중간 예상의 허를 찌르며 웃긴다. 한 소녀가 죽고 마을은 전쟁을 겪고 있지만 그 속에서도 작가는 유머러스함을 잃지 않는다. 중간쯤 읽어가면 이 소설은 범인이 누군지를 찾는 소설이란 생각이 들지만 마지막 장에 이르면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는다. 뭐가 사실인지 뭐가 착각인지 섞이기 시작하고 죄는 다시 쓰여지기 시작한다. 이때쯤 이르르면 작가는 중간중간 쓰던 유머러스한 문체를 버리고 꽤나 심각했던 첫장의 자세로 돌아간다.

이 소설은 한마디로 정의하기가 힘들다. 내가 소설에서 기대하는 매력을 고스란히 다 가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소설을 '캡짱 재밌으니 강추' 따위의 말로는 표현할 수 없다. 소설은 읽는 내내 사람을 유쾌하게 하기도 하고 불편하게 하기도 한다. 탐정소설처럼 사건이 벌어지고 사건이 해결되어가는 과정이 나오긴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주인공을 비롯해서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있고 그 사연들은 소설내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읽고 나서 이토록이나 이 소설이 어떠했다는 것을 말하기 힘든 소설은 처음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은 매력적이다. 치명적인 가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찔릴것을 알지만 그 아름다움에 취해 덥석 손을 내밀게 되는 소설이다.

작가의 상상력과 글 쓰는 기법. 그리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까지 모든것이 다 새롭다. 그는 마치 성을 쌓는것처럼 기초부터 정교하게 소설을 써 나가기 시작하지만 독자들이 고루해하지 않도록 갖가지 장치를 해 두었다. 그저 이야기를 잘 만들어내는 이야기꾼의 소설이라기 보다는 천재의 독백을 듣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한다. 소설책에서 경외감을 느낀다면 그건 너무 과한 칭찬일까?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 전혀 과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다른 책들에 비해 시간이나 죽인다는 식으로 폄하되기 쉽상인 소설책이지만 이 정도의 구성과 정교함을 갖추면 소설책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완전하고 정성스러운 작품으로 대접받기에 모자람이 없다. 인간의 내면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아는척을 하지 않으면서도 그 안에 있는 심성을 이렇게까지 들 쑤실수 있음은 작가의 위대함을 더더욱 곤고히 한다.

간만에 그저 재밌다 혹은 빨리 읽히니 수월하다 만으로는 표현이 부족한 제대로 된 소설을 만났다. 그 모든것을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루하거나 어렵지 않은것. 그건 이 책을 완전무결하게 만든다. 도무지 흠잡을 곳이 없는 소설. 그런 소설을 읽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rainy 2005-04-21 0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 너무 너무도 땡기네요 ^^

플라시보 2005-04-21 0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rainy님. 음...다른 분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저에게는 별 다섯이 아깝지 않은 소설이었어요. 오프라인에서 사서 하나도 할인을 못 받았지만 그것마저 억울하지 않았답니다.^^

비연 2005-04-21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읽어보고 싶어지네요...보관함에 넣어두렵니다^^

치니 2005-04-21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보관함 !

플라시보 2005-04-21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연님. 혹 주문하시거든 재밌게 읽으세요.

치니님. 님두요. 재밌게 읽으세요^^

이리스 2005-04-23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몇 번이나 들었다과 놨다가 했는데.. 오프 서점에서.. 으흠..
이거이거 고민됩니다. ^^
 

얼마전에 지인이 살 집을 구하러 다니다가 우연히 이 집을 발견하게 되었다.

보자마자 너무 아름다운 그 자태에 한눈에 반한 나는 언젠가 꼭 다시가서 사진을 찍으리라 마음먹었었다.

그리고 오늘아침 일어나자 마자 준비를 해서 사진을 찍었다. 좀 더 잘 찍었으면 좋으련만 워낙 실력이 없는

지라 그 집의 100분의 1도 분위기를 표현하지 못한것 같아 안타깝다.

하지만 집은 정말 좋았다. 나무와 고풍스런 인테리어. 거기다 그 모든 것들이 세월을 지내느라 적당히 낡아

서 내는 분위기는 다른걸로는 흉내낼 수 없는 독특한 느낌을 주었다.

원래 나는 상당히 현대적인 분위기의 건물을 좋아하지만 이 집 만큼은 마음에 쏙 들었다. 주거용 공간으로

쓰고 싶다기 보다는 별장이나 작업실로 쓰면 딱 좋을것 같다.


건물은 총 3층짜리인데 지하에도 집이 두 개가 더 있었다. 그래서 총 여덟가구가 살 수 있게 되어있다.


건물을 들어가는 입구는 이렇게 되어있다. 왼쪽의 담은 이 집을 가로막고 바로 앞에 건물이 있기 때문에 생긴 담이다. 이렇게 멋진 집이 그냥 네모난 멋대가리 없는 건물에 가려있다니 안타까웠다.


건물을 들어가는 입구에서 건물을 올려다본 모습이다.


건물의 왼쪽 아래이다. 저기도 집이 보인다. 마당이 전부 벽돌로 되어 있어서 실제로 보면 되게 고풍스러워 보인다.


건물의 문 하나도 이렇게 모양을 내었다.


각 가구의 문도 이렇게 나무로 되어있다. 이런 원룸식 건물의 문은 다 쇠로된 천편일률적인 모양인데 나무로 되어 있어서 따뜻하고 아늑한 느낌이 든다.


건물은 전체적으로 체광에 신경을 쓴 흔적이 보인다. 저렇게 계단에도 길게 창이 나 있다. 유리는 좀 얇아 보였지만 햇볕이 건물 전체에 골고루 들어와서 보기 좋았다.


계단의 나무도 하나하나 신경을 쓴 것 같다. 고만고만한 대리석 계단만 보다가 저런 나무계단을 보니 참 신기했다. 걸을때 소리가 좀 나는게 흠이긴 하지만 말이다.


운이 좋게도 빈집 하나를 발견해서 내부를 구경할 수 있었다. 문을 열면 신발 벗는곳이 있고 그 앞에 바로 저렇게 왼쪽으로 보이는 유리문이 하나 있다. 그리고 정면으로 주방이 보였다. 주방의 창 정말 끝내준다. 싱크대도 모두 직접 제작을 한듯 다 나무로 되어있다.


싱크대를 조금 가까이서 본 모습이다. 창을 열고 요리를 하면 무척 기분이 좋을것 같다. 왼쪽에 보이는 문은 욕실문이다.


주방 옆에 바로 보이는 방의 모습이다. 바닥도 모두 마루로 되어있고 저렇게 길쭉한 창도 있다. 작업용으로 보이는 선반과 나무 의자도 있었다.


선반이 있는 옆쪽 벽에는 저렇게 큰 창이 있다.


창은 이런 모양이다. 문을 열면 발코니다. 정말 창이 너무 멋지다. 벽 위에서 아래까지 연결된 창은 진짜 꿈의 창이다.


이 집은 형광등 하나도 예사롭지 않다.


창과 욕실문. 주방이 한꺼번에 보이는 모습이다.


싱크대가 너무 특이해서 다시 한번 볼 수 밖에 없다. 저 빨갛고 강렬한 색을 보라.


욕실 세면대의 모습이다. 역시 예사롭지 않다. 긴 창이 나 있어서 햇살을 받으며 세수를 할 수 있다. 벽은 앞으로 약간 기울어져 있다. (주방의 창쪽 벽 역시 기울어져 있다.)


건물 문을 닫고 나서는데 아쉬웠다. 그래도 된다면 저 집에 반나절쯤 머물면서 사진기가 아닌 내 눈에 사진을 찍고 싶었다.
건물 계단에 핀 꽃마저 예사롭지 않게 보인다. 지나가면서 아무도 밟지 않기를 바란다.

이 집을 구경하는 내내 나는 어딘가에 홀린사람 같았다. 정말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가 된 것 처럼. 시공간이 멈춘 어딘가에 뚝 떨어진 기분이었다. 할수만 있다면 저 건물의 집 한칸을 작업실로 쓰고 싶다. 그런날이 올까? 그렇게 사치스럽고 호화스러운 날이 내게도 올까? 앞으로 우울한 날이면 저 집에 초콜렛을 사 들고 찾아가야겠다. 아무도 날 몰라도. 저 건물은 날 기억할꺼다. 왜냐면 내가 진심으로 좋아했고 진심은 통하니까 말이다.  (원래는 사진 카테고리에 들어가야 하지만 소 뷰티풀에 넣었다.)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BRINY 2005-04-20 0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집이 공동임대주택이란 말입니까? 와우!

플라시보 2005-04-20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RINY님. 네. 전세는 2,800만원이구요. 월세로 돌리면 28만원이라는군요. 정말 환상적이죠?^^

BRINY 2005-04-20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환상적이네요. 서울에서 그 정도 전세 얻으려면 좁다란 반지하밖에 안될텐데 말이죠.

가을산 2005-04-20 0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 덕분에 영감을 받고 갑니다.

날개 2005-04-20 0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멋진 집이군요..!+.+ 저런 집에 살고파요..! 전세 2800만원밖에 안하다니..ㅠ.ㅠ

플라시보 2005-04-20 0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RINY님. 그러게요. 서울은 집값이 비싸도 너무 비싸요. 물론 임금이 지방보다는 높긴 하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좀 심하게 비싼듯 싶습니다.

가을산님. 앗. 어떤 영감인가요? 저런 건물 하나 올리시려구요?^^ (알라딘에는 왜 이렇게 재벌들이 많은거야.) 나중에 어떤 영감인지 말씀해주세요. 궁금해요^^

날개님. 그러게요. 월세로 돌리면 28. 지금 제 머릿속에는 어디서 다달이 30만원만 생기면 좋겠다입니다. 그럼 저 집을 얻어서 작업실 할텐데... (살기는 좀 거시기 한것이요. 창들이 너무 얇아서 겨울에는 춥고, 여름에는 또 창이 너무 많아서 무지 더울것 같아요.)

mannerist 2005-04-20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그야말로 '저 푸른 초원위에 그림같은 집을 짓고~'로군요. 저런 집에서 사랑하는 우리님과 별장삼아 쓰면 딱 좋겠다는 거. 뻘생각 맞죠? ㅜㅡ

치니 2005-04-20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흑, 최근 투룸 찾기에 혈안이 되어 이사를 서두르는 저를 괴롭히시는군요.
이 집을 본 뒤론 왠만한 집은 성에 안 찰 거 같아서 , 원.
대구로 이사가면 될까요. 흑흑

stella.K 2005-04-20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림에 떡이네요. 나 혼자 가뿐하게 살면 환상이지만...저런 곳에서 정말 살고프군요. 흑~

플라시보 2005-04-20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annerist님. 하하. 정말 예쁜 집이죠? 완전히 주거공간으로 쓰기에는 손이 좀 가겠지만 님 말마따나 별장으로 쓰면, 거기다 사랑하는 우리님과으~~ (아. 느끼한 훈아오빠) 하하하^^

치니님. 히힛. 여기가 아무래도 서울보다는 많이 싸죠. 집도 옷살때랑 비슷한것 같아요. 마음 딱 먹고 돌아다니면 보이지 않는데 생각없이 스쳐 지나갈때는 마음에 드는게 마구마구 보이죠. 부디 발품 조금 팔고 좋은 투룸 구하시기 바랍니다.

stella09님. 흐..정말 저런곳에는 혼자 가뿐하게 살아야 환상일것 같아요. 저는 이미 보통 가정집 못지않게 가구들이 크고 많은지라 (혼자산지 10년이라 어지간한 살림집 부럽잖습니다.) 저 집에 들어가고 싶어도 못 들어갈껍니다. 저런건. 아주 가벼운 짐 몇가지만 가지고 살아야 딱일것 같아요. 저기 살림이 꽉꽉 들어차면 어울리지 않을것 같아요. 으. 정말 그림의 떡입니다. 님에게나 저에게나...쩝

2005-04-20 17: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플라시보 2005-04-20 1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분. 어쩌죠. 제가 주소는 안 가지고 있는데... 일단 위치 설명 해 드릴께요. 경신고등학교 아시죠? 경남타운 사거리. 거기 가시면 세븐일레븐 편의점이 있거든요.(버스 정류장이랑 가깝고 길가에 있어서 금방 찾을껍니다.) 그 편의점 골목 안으로 들어가시면 4거리가 나와요. 거기서 오른쪽으로 꺽어서 10미터 정도 걸어가시면 저 집이 나옵니다. 수성구 범어2동이구요. 집 이름이 미래타운인가? (정확하지 않아요. 집에 팻말이 있지는 않고. 그냥 거기 우편물 보고 알아낸거거든요) 혹시 더 자세히 알고 싶으시면 다시 말씀해 주세요^^
 



여기 인생 참 더럽게 안 풀리는 두 남자가 있다. 한명은 갓 스무살된 청년 그리고 또 한명은 사십줄에 접어든 중년의 남자. 그들은 각기 다른 곳에서 다른 모습으로 살고 있지만 인생이 엿같다는 점에 대해서는 오십보백보이다. 그런 그들이 복싱으로 다시 일어서려고 한다. 이미 똥밭에 굴러버린 자신의 인생을 다시 주먹으로 씻어 내려고 한다.

86 아시안게임 복싱 은메달리스트였지만 마음만 좋아서 선배에게 돈 비려주고 후배에게 보증서다가 망한 강태식(최민식). 아들과 아내를 남겨두고 그는 길 한복판에서 인간 샌드백이 되어서 산다. 어느날 우연히 TV전파를 타게 되자 빚쟁이들이 몰려들고 그의 인생은 더더욱 꼬인다. 거기다 인간 샌드백이 된지라 몸도 좋지 않다. 어떻게든 아들과 아내와 다시 잘 살아보려고 하지만 세상은 그를 도와주지 않는다. 이제 그의 희망이라고는 권투 신인왕전에서 우승을 하는 것 뿐이다. 깡만 남은 강태식. 나이 사십줄에 그가 온몸을 던져서 신인왕전에 도전한다.

경찰인 아버지와 할머니가 가족의 전부인 유상환(류승범) 그는 동네 양아치로 주차된 차에서 카오디오를 훔쳐 팔거나 동네에서 빌빌대는 아이들의 돈을 삥뜯고 산다. 그러다 싸움판에 휘말리고 합의를 보자는 상대측의 요구에 돈을 마련하고자 또 다시 범죄를 저지른다. 하지만 이번에는 좀 큰거 한방이다. 그러나 지지리도 운이 없는 상환은 그 일로 인해 소년원에 들어가게 된다. 자신 때문에 늙은 아버지는 경찰옷을 벗고 노가다를 하다가 그만 사고로 죽고 몸이 아픈 할머니도 무리를 하다가 병원신세를 지게 된다. 상환은 아버지의 무덤에라도 가기 위해, 그리고 할머니의 병원에 가기 위해 우연히 소년원에서 시작한 복싱에 목숨을 건다. 젊다는것 하나 빼고는 인생 참 죽도록 안풀리는 상환은 죽기 살기로 권투 신인왕전에 도전한다.

영화는 이들 두 사람을 교차편집해서 보여준다. 태식이 엿같은 일을 겪으면 뒤이어 바로 상환이 또 깝깝한 상황을 겪고 다시 태식이 더럽게 안풀리는 인생을 보여주면 상환은 지지리도 안되는 인생을 보여준다. 그러다 그 둘이 신인왕전에서 만난다. 태식은 태식대로 상환은 상환대로 이 신인왕전에서 꼭 이겨야 한다. 태식은 아들과 아내와 다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해야 한다. 상환은 아픈 할머니를 돌보고 이제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 이 경기에서 승리하는것 외에는 답이 없다. 어딜봐도, 누구편도 들어줄 수 없는 상황이다.

영화 제목은 주먹이 운다이지만. 실은 이 두사람의 인생이 정말 울고싶은 판국이다. 어쩌면 그렇게 뭘 해도 다 안되는지. 거기다 능력과 실력이 없으면 운이라도 따라줘야 하는데 이들은 재수까지 없다. 뒤로 자빠져도 코깨지는 인생에서 이제 마지막으로 그들이 희망을 거는건 복싱이다. 이기면 좋겠는게 아니라 죽으면 죽었지 질 수 없는 시합니다. 어쩌면 이 두사람이 함께 시합에 붙은거야 말로 이들의 인생이 엿같음의 클라이막스다. 하필이면 붙어도 그런것들 끼리 붙는다. 관객은 흔히 영화에서 나오는 시합에서의 편가르기가 전혀 되지 않는다. 태식이도 상환이도 전부 불쌍하다. 그래서 다 잘 되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시합이란건 누가 하나 이기려면 누구 하난 져야 한다.

류승완 감독은 이미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피도 눈물도 없이에서 그의 장기인 액션씬 끝장나게 찍기는 증명한바 있다. 이 영화에서도 역시 그의 실력은 발군의 빛을 발한다. 거기다 이들의 인생을 잡는 화면도 전혀 따뜻하거나 세련되지 않다. 마치 화면가득 진흙탕물이라도 튀긴듯 거칠고 빡빡하다. 영화의 클라이막스는 뭐니뭐니 해도 이 두 사람의 대결장면. 하지만 류감독 여기서 약간 삐딱선을 타기 시작한다. 영화내내 하던 교차편집을 하고 또 하고, 거기다 그 감동적이고도 뻔한 음악이란. 절정은 라스트 씬이다. 둘은 각자의 가족을 껴안고 부비고 눈물흘린다. 물론 당연히 그래야 하겠지만 화면을 반 딱 나눠서 보여주는 그것은 여태 이들을 동정했던 관객들을 냉정하게 만든다. 아무리 당연한 감동이라 하더라도 주는 입장에서 너무 신파로 나가버리면 한발짝 물러서게 된다.

이 영화를 두고 말들이 많았다. 류승완이 이젠 타협을 했다느니 본인의 스타일을 잃어버렸다느니. 하지만 나는 그라도 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마니아층이 열광을 하면 뭣하나. 영화는 한두푼이 드는 작업이 아니다. 거기서 투자자를 받고 영화를 찍어 개봉을 하려면 대중성이 있어야 한다. 처음에야 그저 영화를 하고싶은 마음에 사비털고 개런티 안줘도 되는 지 동생을 시켜서 찍는게 가능했었겠지만 그라고 계속 그렇게 살 수는 없는 일이다. 문제는 어떻게 타협을 하는가 하는 것이다. 영화의 후반부까지 류승완 감독은 비교적 잘 해 나간다. 하지만 막판에 이르러 그는 정말로 감동을 주지 않으면 안된다는 압박감을 느낀것 같다. 투자자가 원했는지 영화사 사장이 원했는지 아니면 감독 그 자신이 원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어찌되었건 영화는 상당히 진부해져 버린다. 류감독이 조금만 더 자기 스타일을 지켜나갔다면. 그래서 끝부분에서 조금만 더 해오던대로 했으면 훨씬 좋을뻔 했는데 아쉽다. 그러나 욕을 할 생각은 없다. 그가 감독이기 이전에 예술가이기 이전에 먹고 살아야 하는 인간이다. 품위 유지도 해야하고 이제 전국에서 영화 개봉도 해야하지 않겠는가.

주먹이 운다에서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것이 바로 류승완의 친동생 류승범의 연기이다. 처음에야 싼맛에 형이 얼러서 시작을 했는지 어쨎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그는 완전히 연기에 물이 올랐다. 최민식이라는 거물과 붙어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 연기를 보여준다. 이 청년. 정말 사랑스럽지 않을수가 없다. 그저 개성있는 조연 정도나 겨우 할 만한 외모임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연기 하나로 주연자리를 꿰어 차니 어찌 예쁘지 않겠는가. 그저 얼굴 반반한거 빼고는 시선처리 안되, 대사 안되, 몸 뻣뻣한 잡껏들 보다는 백배 천배 낫다. 언젠가 인터뷰에서 최민식이 앞으로 나이들면 류승범이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무섭다고 했는데 충분하게 이해가 간다. 지금도 저런데 최민식정도의 관록이 붙으면 대체 류승범은 얼마나 더 귀신같이 연기를 잘 할 것인가. 최민식이라는 대 배우 앞에서도 전혀 기죽지 않고 스크린에 자신의 공간을 마련하는 배우. 이 영화는 그의 영화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그리고 자꾸 보니 류승범도 잘 생겼다.)


댓글(7)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이리스 2005-04-19 2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꾸 보니까 몸도 좋더라구요.. 으하하하하~
쓰읍.. -_-;;

플라시보 2005-04-19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낡은구두님. 그러게요. 원래는 몸이 그렇게까지 좋은편은 아니었는데 이번에 운동을 좀 한 모양이더라구요. 벗었는데 아주 그냥...흐흐^^

픽팍 2005-04-20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영화 그렇게 좋게 본 건 아니지만 류승범의 연기 만크은 정말 흠잡을 데가 없더라구요;;오히려 최민식의 연기가 좀 밀린 듯한 기운까지 느꼈다니까요;;
글고 보니 이영화도대구 롯데 시네마에서 친구가 생일이라고 보여준 기억이 나네요
물론 이 영화 신파이긴 하지만 수애랑 주현 주연의 가족 만큼 짜증 확 솟구치는 정도의 신파는 아니라서 많이 다행이라고 생각은 합니당ㅋㅋ강추는 아니지만 살짝 추천 살추 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네요

마태우스 2005-04-20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이 들면 로버트 드니로가 되지 않겠습니까...

플라시보 2005-04-20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픽팍님. 그죠? 정말 류승범 연기는 거의 소름이 끼치도록 멋졌습니다. 아. 롯데 시네마에서 보셨군요. (전 거기서 영화 본적이 한번도 없네요. 왜 그랬지? 흐흐) 밀리언달러 베이비를 보고 얼마 안되어서 저 영화를 보니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요즘 내가 부쩍 권투를 좋아하게 된건가? 흐흐. 예전에 아빠가 권투시합 보면 그 옆에서 다른거 보거나 놀아달라고 징징거렸었는데..^^ 님 말마따나 강추는 아니라도 살짝 추천정도는 됩니다. (살추란 말 너무 귀여워요^^)

마태우스님. 그러게요. 아마 나이들면 그런 대 연기파배우와 나란히 할 수 있는 연기력을 가지게 될 것 같습니다.

비연 2005-04-20 2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배우들 덕분에 빛났었죠. 끝 장면의 최민식과 아들은 '챔프'를 모방한 듯한 기분도 들었긴 하지만...암튼 연기는 끝내 주었던 것 같습니다..^^

플라시보 2005-04-20 2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연님. 그러게요. 최민식도 류승범도 어찌나 연기를 잘 하는지...^^
 
정혜
우애령 지음 / 하늘재 / 2005년 2월
평점 :
품절


여자 정혜는 영화로 먼저 보았었다. 예전부터 무지하게 기다렸었고 그래서 무조건 아주 재밌게 봤다. 물론 정혜의 정적인 면과 그녀의 아픔이 성폭행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불만이 많았지만 (마치 성폭행의 피해자는 일평생을 불행하게만 살아야 한다는 공식 같아서) 그래도 혼자 사는 여자의 일상을 꽤나 리얼하게 담은 작품이라 보는 내내 감독이 참 애를 많이 썼겠다 싶었었다.

이 책은 영화 여자, 정혜 이벤트에 응모를 해서 받은 책이다. 영화를 재밌게 봤으니 원작도 괜찮겠다 싶어서 응모를 했는데 덜컥 당첨이 된 것이었다. (하긴 응모를 잘 안해서 그렇지 응모하면 당첨은 잘 된다.) 이미 다른 분들의 리뷰를 보고 여자, 정혜가 장편이 아닌 단편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막상 읽기 시작하니 너무 짧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일단 영화와 원작은 많이 다르다. 여 주인공의 성격도 조금 다른것 같고 그 외에 배경이나 환경도 조금씩 다르다. 영화는 원작에서 혼자 사는 여자라는것. 아픔을 가진 여자라는것. 그리고 한 남자를 만나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는 점만 빼면 모두 다시 썼다고 할 만큼이나 다르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나는 원작보다는 영화가 더 마음에 든다. 원작은 짧기도 짧을 뿐더러 솔직히 말해서 작가가 혼자 살아보긴 살아 본걸까 싶을 정도로 조금 비현실적인 느낌들이 많았다. 영화와 같은 에피소드라 하더라도 원작에서는 좀 다른 느낌으로 표현이 되어 있었는데 여자 주인공이 스스로 세상과 격리를 시켰다는 느낌 보다는 세상에서 따돌림을 당했다는 느낌이 더 들었다. 사실 혼자 사는 사람들이 세상에 왕따를 당한건 아니다. 그냥 그들은 그들이 세상에 등을 돌리고 있을 뿐이다. 아직 학생이라서 미숙한 또래집단에서 따돌림을 당하는게 아니라면 얼마든지 섞여서 살 수 있다. 하지만 책에서의 여자 정혜는 그렇지 못하다. 세상은 별로 비웃을 일도 없는 그녀를 끊임없이 비웃는다.

여자, 정혜 이외의 단편들은 다 고만고만 하다. 모두 11개의 단편이 있는데 정혜보다 더 나을것도 못할것도 없는 단편들이다. 내가 여기서 우애령의 한계를 보았다면 그건 바로 상황의 설정이다. 주인공들은 거의 다 간호사이다. 거기다 그녀 자신이 전공했던 심리학에 관한 직업들도 상당히 자주 나온다. 나중에는 모두 다른 단편이지만 주인공에 대한 설정들 때문에 서로 동일인물 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단편을 쓰면 주인공들에 대한 설정이 모두 달라야 한다는 법칙 같은건 없지만 그래도 서로 다른 느낌을 주면 좋을텐데 모두들 비슷비슷하니 읽는 내내 헤깔렸다.

원고 매수가 적으니 단편은 좀 쉽게 갈 수 있을꺼라 생각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어쩌면 단편들이 더 힘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단 한편을 쓰는거라면 확실히 장편보다는 빨리 끝이 나겠지만 이렇게 단편집을 내려면 장편보다 훨씬 더 많은 애를 써야 하는게 아닌가 싶다. 하나의 주제를 가진 단편이 아니라면 단편들은 모두 각자의 개성을 드러내어 읽는 사람에게 전혀 다른 느낌을 주어야 하는데 우애령의 경우 굵직한 부분을 제외하고 디테일한 부분에서 너무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 흔적이 보인다. 사실 자신이 가져보지 못한 직업을 주인공에게서 쓰려면 단 며칠이라도 그 직업을 가진 사람을 쫒아다녀 보거나 최소한 인터뷰라도 해 보거나 해야 하는데 그게 좀 귀찮았던 모양인지 그냥 주인공들의 직업을 다 같은걸로 묶어버린것 같다. 하긴 해 보지도 않은 일을 멋대로 상상해서 진짜로 그 직업을 가진 사람이 볼때 말도 안되는 얘기를 적어놓는 것 보단 낫지만 그래도 어쩐지 그 게으름이 싫다.

작가란 으례 가만히 처박혀서 머릿속에서 글만 끄집어 내면 된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그게 공상소설이 아닌 다음에야 실제 인간들을 모델로 하고 있다면 나는 발로 뛰는 과정이 분명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여러번 말했지만 나는 작가들에게서 늘 그런 한계를 본다. 재미 있고 없고를 떠나서 오로지 방구석에 앉아 머릿속으로만 빼낸 글들은 이상하게 생기를 잃는다. 하지만 작가가 정말로 돌아다니고 정보를 수집해서 쓴 작품들은 설사 그 사실을 숨긴다 하더라도 그게 글에서 고스란히 표현이 된다. 글을 쓰는건 뻥을 치는게 아니다. 없는 사실과 모르는 사실을 쓰려면 최소한 그럴듯은 해야 한다. 그 그럴듯은 글빨이 아니라 어쩌면 발로 뛰고 정보를 수집하는 노력에서 생기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많은 작가들은 그걸 전혀 생각하지 않는것 같다. 그들이 방안에 앉아서 공상한걸 들으려고 독자들은 책을 사는게 아니다. 공상은 우리도 얼마든지 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이 책에 나온 모든 단편들이 소재는 좋았지만 노력이 부족했다고 본다. 그래서 좀 더 괜찮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그냥 대강 대강 쓴것 같다. 글은 이렇겠지? 가 아니라 이렇다. 여야 한다. 이 확신을 어떻게 할 것인가는 작가의 몫이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픽팍 2005-04-19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그렇군요;;;하긴 판타지나 공상소설이 아닌 다음에야 상상력 만으로 글을 쓴다는 느낌이 든다면 그건 역시 작가의 역량의 문제겠지요;;
참 이번에 이시다 이라 님의 아름다운 아이가 새로 출간되었던데 플라시보 님은 벌써 읽으셨나요??악 읽고 싶어 미치겠답니다;;;서점에 달려가서 사려구요;;;

플라시보 2005-04-19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픽팍님. 아직 못 읽었어요. 이시다 이라는 저도 좋아하는 작가인데 (라스트 읽고 반했지요^^) 방금 보관함에 담아두었습니다. 님 아님 모를뻔했어요 고마워요. 님^^

호오.. 2010-10-17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는 책 정혜의 심리묘사가 굉장하다고 느꼈었는데요...
어쨌든 영화에 등장했던 김지수의 이번 불미스러운 기사는 유감이네요.
 


아미트에서 공짜로 받은 스타피 필름. 처음에는 꽃이 없었는데 우리집에 온지 어언 한달째 이렇게 이쁜 꽃을 피웠다.

원래 꽃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이미 피어있는게 아니라 망우리가 생기고 그게 조금씩 벌어져서 저렇게 꽃이되는 모습을 쭉 지켜보니 이뻐하지 않을수가 없다. 그래서 특별히 소 뷰티풀 카테고리에 넣어준다. (영광인줄 알라 너 꽃이여!)

컴퓨터와 TV사이에 놓여서 전자파에 시달리는 불쌍한 놈이지만. 그래도 삭막한 기계속에 있는 너 때문에 주인인 나는 소 해피하다는 것을 알아주길 바란다.

팁 : 지인의 말에 의하면 스타피 필름에 먼지가 앉고 더러워졌을때 맥주 남은걸로 닦아주면 반짝 반짝 윤이 난단다. (해보니까 진짜였다. 먹을 맥주도 없다고 발악하려거든 하지말고 욕하지 말자.)


댓글(7)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BRINY 2005-04-17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방법이 있었군요. 저도 남은 맥주 버리지 말고 군자란 닦아봐야겠어요.

하루(春) 2005-04-17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꽃이 별로 보통 꽃같지 않네요. 근데 맥주로 닦으면 맥주냄새 안 나나요?

클리오 2005-04-17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먹을 맥주도 없어..' ㅎㅎㅎ 한때는 먹는 술을 따라부어 담배를 끄는 사람에게도 '피같은 술을..'하며 펄펄 뛰었는데, 이제는 술이 남아도, 남기라 하고 화초 잎도 닦고.. ^^

플라시보 2005-04-17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RINY님. 네. 맥주를 다 마셨다고 생각해도 끝에보면 조금씩 병에 남아있거든요^^

하루님. 네 냄새 안나던데요? (술냄새가 저한테는 향기로와 그런가? 흐흐)

클리오님. 흐흣. 피같은 술. 그것도 젊을때 말이죠. 나이가 들어갈수록 술이 피같다기 보다는 피속에 알콜농도가 걱정될 뿐이지요^^

sweetmagic 2005-04-17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저거 키우기도 쉽고 물만 안 마르게 하면 된다는 그거....
올 여름에 녹차잎 처럼 바짝 말려 죽였어요.....꽃이 저렇게 생겼었어..맞어...

바람돌이 2005-04-17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집에 오는 모든 식물들은 모두 말라죽어요. 그 죄책감이 싫어서 이제는 안키워요

플라시보 2005-04-18 0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weetmagic님. 네 맞아요. 물은 겨울에는 4일이나 7일만에 한번씩 주고 여름에는 2일 혹은 3일에 한번 정도 주면 됩니다. 음...물을 잘 안주셨나봐요. 좀처럼 잘 안죽는 놈들인데 흐... ^^

바람돌이님. 이런... 근데 그런 사람이 있더라구요. 다 죽어가는 식물도 살려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좀처럼 못 기르는 사람도 있더군요. 저도 잘 못기르는편에 속하는데 스타피필름이랑 개운죽은 잘 커요. 워낙에 손이 안가고 잘 안죽는 것들이라서요^^ 님도 개운죽한번 도전 해 보세요. 따로 물 줄 필요도 없고 그냥 물에 담궈놓기만 하면 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