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인테리어 샵에 들어갔다가 발견한 오래된 느낌의 장. 가격이 눈 튀어나올 정도로 비싼게 흠이지만 그래도 아름답다. 원래 저런 고가구 느낌이 나거나 오리엔탈 풍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끔은 저런게 끌릴때가 있다.

그 가게의 소품은 뭐든 집었다 하면 몇십만원씩 하지만 저 장은 특히나 비싸서 놀랐던 기억이 난다. (내 기억이 맞다면 180만원 정도?) 사진을 찍는데 무척 눈치가 보였다. 사지는 않고 자꾸 찍어대니까. 그래서 대강대강 찍고 나왔다.

약간 푸른빛이 들어간 저 장은 여름에 시원할것 같다. 뒤에 벽은 회벽이 어울리겠지? 아니면 중국산 비단천으로 된 벽지라도 괜찮을꺼고. 아무튼 탐나는 장식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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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05-06-22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쁘군요. +_+ 180만원이라니.. ㅜㅜ 그림의 떡이긴 하지만 예쁜 것들을 보는 건 너무 즐거운 일입니다. ^^

panda78 2005-06-22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반짝반짝하는 신품을 더 좋아하지만.. ^^; 왜 나비 무늬 그려진 빨간 장, 잡지에도 많이 나오고 했던 거 혹시 보셨나요? 그런게 더 마음에 듭니다만,
이건 정말 스페인 남부풍의 새하얀 벽 앞에 세워놓으면 무지 멋지겠어요. ^^

날개 2005-06-22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넘 맘에 드는 장이군요..+.+  저런거 넘 좋아해요...!!




sweetmagic 2005-06-22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 완전 맘에 드는데요.

플라시보 2005-06-22 2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anda78님. 네. 나비장 많이 봤습니다.^^ 근데 저 장도 마음에 들어요. 흐흐. 님 말마따나 스페인 남부풍의 흰 회벽앞에 세워주면 끈내줄것 같아요. 히히

날개님. 저는 제 스타일은 아니지만 저 장은 예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sweetmagic님. 호호. 그죠?^^
 



난 빙수를 무척 좋아한다. 예전에는 여름이면 거의 하루에 한번 내지는 두번은 먹을 정도로 좋아했었다. 요즘은 그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빙수를 자주 찾게 된다. 그 중에서도 레드망고의 과일빙수를 좋아한다. 맛이 텁텁하지 않고 깔끔하고 과일도 많이 들어가 있어서 좋다. 양도 혼자 먹기에 딱 좋고. (요즘은 빙수를 세수대야만한 사발에다 파는게 유행인데 정말 부담스럽다.)

더운 여름에는 뭐니뭐니 해도 빙수가 최고다. 한그릇 먹고 나면 속이 다 얼얼할 정도로 시원하니까. 각자 취향에 따라 팥빙수, 과일빙수등 다양하게 먹겠지만 내 경우에는 싫어하는게 몇가지 있다. 첫째. 레인보우나 젤리가 들어간 빙수. 둘째. 조그만 찹살떡이 과하게 들어가 있는 빙수. 셋째가 팥이 많이 들어간 빙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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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6-22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빙수를 안좋아해서리^^;;; 차고 달고 건데기가 많아서...

플라시보 2005-06-22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 아... 빙수 안좋아하시는군요. 근데 저 레드망고 빙수는 그다지 많이 달지 않습니다. 흐흐. 그래도 찬걸 싫어하시면 어쩔 수 없지요. 전 찬 음식을 되게 좋아하거든요. 여름이 되면 찬음료와 샤벳을 입에 달고 산답니다.^^

마늘빵 2005-06-22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빙수보다 아스크림을... ^^ 저거 아스크림인데

moonnight 2005-06-22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여름에도 찬 걸 잘 못 먹어서.. ㅠㅠ 그래도 참 맛있어 보이긴 하네요. ^^

토토랑 2005-06-22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아프락사스님 조기.. 아스크림 밑에 갈린 얼음이 숨어 있는고에요 ^^
맞죠? 플라시보님~~

히나 2005-06-22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드망고 땜에 아이스베리가 자취를 감춰서 좀 속상해요~ ㅎㅎ

노부후사 2005-06-22 1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드망고 빙수를 보니 <미안하다 사랑한다>가 생각나는군요. 소지섭네가 1000원짜리 김밥 팔아서 레드망고 빙수를 사먹곤 했었죠. ㅋㅋ

마늘빵 2005-06-22 1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거 머거봤눈뎅.. 아스크림 밑에 얼움없더용... 토토랑님. 므흣........ 후다다다닥

플라시보 2005-06-22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락사스님. 음...빙수 맞는데요. 얼음이 아래 살짝 깔려 있습니다.

moonnight님. 아. 찬거 잘 안드시는군요. 전 빙수는 두 그릇도 앉은자리에서 먹어치울수 있답니다. 흐흐.

토토랑님. 네. 제가 먹을때는 얼음이 깔려 있었습니다.

snowdrop님. 아이스베리는 무엇인가요? 첨 들어봐요.

에피메테우스님. 아. 거기 나왔었나요? 음...김밥 팔았던건 기억이 나는데 그걸로 레드망고 빙수를 사먹었군요. 흐흐. 저게 훨 더 비싼데...^^

아프락사스님. 음...무엇이 진실일까요? 히히. 진실은 저 너머에... (어쩌면 아이스크림도 모양이 똑같은거 아닐까요? 제가 먹었을때는 얼음이 있었걸랑요)

토토랑 2005-06-24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쿠쿠.. 그게 아이스크림으로 시키면 아이스크림만 주구요.. 빙수로 주문하면 밑에 얼음을 살짝 깔아주지요 ㅎㅎㅎ

플라시보 2005-06-24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토랑님. 아하 그렇군요. 전 아이스크림은 안먹고 빙수만 먹었거든요. 히히^^ 이제서야 의문이 풀렸네요. 전 어떤곳에는 얼음을 안넣어주는구나 했었거든요.
 
꿈에서 만나요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윤병모 옮김 / 세시 / 200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얼마전 지인과 함께 술을 마시면서 이런저런 대화를 하다가 우리 둘 다 무라카미 하루키를 겁나게 좋아한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우리는 그가 한국에서 유행처럼 번져버린 것에 대해 심히 유감을 표했고. 그래서 이제는 무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한다는 것이 마치 유행이지난 루이비통 가방 (물론 외국에서는 명품에 제철이 지나고 말고가 없지만 우리나라에는 분명히 있다.) 을 메는 것 처럼 보인다는 것에 대해 분노했었다. 그리고 또 하나 우리가 하루키에 대해 공통된 의견을 보인것은 하루키의 문체는 너무나 특이해서 그 누가 번역을 하더라도 하루키 책은 하루키스러울 수 밖에 없을 것이란 말을 했었다. 적어도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그렇게 믿었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 중 상당 부분은 김난주라는 번역가가 번역을 했다. 그리고 내가 읽은 하루키책의 대부분이 그 번역가가 번역을 한 책이었다. 원서를 읽어보지 못했기 때문에 나는 그 번역가가 하루키의 느낌을 그대로 살려냈을 것이라고 철썩같이 믿었었고. 위에서 말한것처럼 한편으로는 누가 번역해도 하루키는 역시 하루키라는 생각도 했었다. 그런데 이 책 꿈에서 만나요는 대체 하루키 책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문체가 영 달라져 버렸다. 처음에는 뭐 이따위 번역가가 다있냐며 분기탱천 했었지만 생각해보니 하루키가 일본어로 쓴 책을 직접 읽어보지도 않은 주제에 번역이 이상하다고 하는건 말이 안되는 소리다. 어쩌면 김난주라는 번역가가 그동안 하루키의 책을 -자신의 문장력을 동원하여- 너무나 지나치게 잘 번역했던건 아닐까 하는 의심마저 든다. 그리고 원래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은 윤병모라는 사람이 옮긴 문체에 더 가깝고 말이다. 뭐가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찌되었건 나는 이 책이 무척 하루키 스럽지 않아서 당혹스러웠다.

책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이미지즘 소설이라고 되어 있는데 정확하게 말하자면 대담집도 아니고 단편집도 아니고 에세이집도 아니며 산문집도 아니다. 그의 말을 빌자면 이상한 형식으로 된 묘한 소설집이란다. 영어로 된 단어들을 죽 나열해놓고 거기에다 이야기나 에세이를 써 내려 갔다고 한다. 문장들은 대부분 난해해서 읽기가 좀 힘들었으며 무라카미 하루키는 무슨 생각으로 이런 글을 쓴 것일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아마 예전에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에서 괜찮은 부분만 짜집기해서 출판한 책 (제목은 까먹었다.) 이후로 가장 최악인 무라키미 하루키의 책이 아닌가 싶다. 우문인지 원래 번역을 하면 그렇게 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괴상한 문장들도 참으로 많다. 나는 원래 학구파적인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원작의 느낌을 알려면 무조건 원서로! 라는 부류의 인간은 아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는 갑자기 하루키의 진짜 문체와 글솜씨가 궁금해져 버렸다. 김난주씨가 쓴 하루키가 진짜인지 아니면 이 책의 번역자 윤병모씨가 옮긴 하루키가 진짜인지. 아니면 그도저도 아닌 제 3의 무라카미 하루키만의 스타일이 존재하는 것인지 말이다.

하루키의 팬이 아니라면 이 책은 별로 권하고 싶지 않다. 더 솔직히 말해도 된다면 하루키 팬들도 굳이 읽으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별 셋을 주는건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작가이니까 할 수 없이 그렇게 주는거다. 거기다 무늬가 찍힌 종이하며(세상에 책을 찍는 종이에 글씨나 그림 이외에 무늬는 왜 넣는걸까? 다 읽고 나서 벽지로라도 쓰라는 건가?) 조잡한 그림하며... 특히 그림은 정말이지 할말이 많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 삽화는 뭐니뭐니 해도 안자이 미즈마루씨의 그림이 제격인데 여기 실린 그림들은 콜라쥬도 아닌것이 대체 뭐가 뭔지를 모르겠다. 눈만 아플 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그림을 왜 넣었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이래저래 마음에 안드는 책이다.

쓸데없는 소리를 좀 더 덧붙이자면 이 책을 읽으면서 갑자기 책장 정리를 했다. 원래는 구입 순서대로 아무렇게나 꽂아두는데 문득 하루키 만큼이라도 책장 한칸 정도는 전용 공간으로 내어줘도 괜찮은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정리를 해 보니 하루키의 책은 딱 책장 한칸을 차지할 만큼이었다. 하루키가 낸 책이란 책은 다 읽었음에도 그것밖에 자릴 차지하지 못하나 싶어 곰곰히 생각해보니 과거에는 하루키의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봤기 때문에 그런것 같다. 하나 이상한건 A to Z 라는 책을 분명히 사서 읽은것 같은데 서평도 쓰질 않았고 책꽂이에도 없다는 것이다. 평소 아무에게도 책을 빌려주지 않는데 그 책은 어디로 간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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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18 09: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플라시보 2005-06-18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분. 답변은 님 서재 최근 댓글로 달아두었습니다. 흐흐. 읽어보시길.^^

panda78 2005-06-18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A to Z 랑 이 책이랑 같은 거라고 알고 있는데요. ^^ 두 권 다 갖고 있었거든요. 지금은 꿈속에서 만나요라는 판으로 가지고 있는데요.
전 이 책 독특하고 괜찮던데요. 그림은 역시 안자이 상 그림이 제일 잘 어울린다는 플라시보 님 말씀에 2000% 동감!
제 책장에도 하루키 칸이 있습니다. 이제 슬슬 넘쳐나서 다른 칸도 넘보고 있지만요. ^^

2005-06-18 15: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플라시보 2005-06-18 1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anda78님. 그래요? 전 A to Z이랑 좀 다른거 아닌가 하고 있었는데... (그럼 내가 읽었던게 아니군요. 단지 읽었다고 믿고 있은것 뿐이네..하하) 음. 근데 전 이 책 왜 별로였을까요. 안타까워요. 그리고 그림은 역시 안자이 미즈마루의 할랑한 그림이여야 하루키의 글과 어울리는것 같아요^^ (책장에 하루키칸을 가지고 있는 동지로군요. 반가워요. 흐흐)

속삭이신분. 저도 세상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는 상당히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그건 무라카미 하루키가 무라카미 류가 쓴 '코인로커 베이비스' 를 보고 자극을 받아서 쓴거라고 하더라구요. 전 하루키랑 류는 일체 왕래가 없는줄 알았거든요. 제일 좋아하는 작품은 역시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입니다. 가장 기억에 남아요. 그 외에 하루키의 단편들은 다 좋아합니다.^^

panda78 2005-06-19 2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키 수필에 보면 내가 자폐증이면 무라카미 류는 자개증이라느니, 자기는 열 중에 하나 둘이 정말로 마음에 들어해 주길 바라는데, 류는 열 중에 열 다 마음에 들어해주길 바란다느니 하면서 가끔 등장하더라구요. 아참! 류龍 네 집 고양이는 이름이 기린이라던데요? ^^;; 환수끼리 노는 거? ^ㅡ^
하루키칸 동지라니, 기쁩니다. ^^

주근깨 2005-06-19 2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름신이 훽~~돌아가버렸어요....사실..저 역시 매번 내가 하루키를 좋아하는 걸까..김난주를 좋아하는 걸까..생각을 한답니다..바나나,에쿠니 가오리...모두 김난주를 통해 내게 왔고...묘하게 건조한 문장들...음..일어 실력이 짧은지라..진실을 알 수 없구만요...전 하루키 작품은 세상의 끝~하드보일드 원드랜드...를 제일 좋아합니다..특히 꿈읽기가 나오는 부분....류의 작품은 거의 양억관(김난주 씨 남편이죠??)의 번역으로 읽었군요...음..거의 대부분의 일본 작가는 저 두 부부의 필터(?)를 거쳐 제게 왔구만요....쩝..

플라시보 2005-06-19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anda78님. 흐흐. 무라카미 하루키가 무라카미 류에 대해 그런 말을 했었군요. 음... 류의 고양이가 기린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는 것은 저도 어디선가 어렴풋이 들은 것 같습니다. 재능도 있고 각자의 색도 뚜렷하며 이름도 비슷한 두 작가가 잘 지내는 모습에 보기 좋은것 같습니다.^^ 언뜻 그 둘은 경쟁자일것 같은데 말입니다.

주근깨님. 음... 저도 김난주씨가 번역을 한 작품들을 유달리 많이 봐 와서 그런지 내가 정말 그 작가를 좋아하는걸까 아니면 김난주씨의 스타일을 좋아하는걸까 라는 생각을 여러번 했습니다. 님도 세상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를 좋아하는군요. 흐흐. 양억관씨 역시 저도 님과 마찬가지로 많이 접한 번역가입니다. 음... 저는 저 책이 그저 그랬는데 어떤 사람들은 괜찮았다고 하더라구요.^^

DJ뽀스 2006-01-10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하루키를 읽고 있는거야? 김난주를 읽고 있는거야? (항상 제가 고민하는 문제입니다. ㅋㅋ)
 


헐리우드 최고의 섹시 가이와. 이에 뒤지지 않는 최고의 섹시 걸이 만났다.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는 그 내용이 어찌 되었건 간에 이들을 한 화면에 담았다는 것. 더구나 부부로 나온다는 것 만으로도 충분하게 화제거리가 된다. 더구나 이 두 사람은 브레드 피트의 전 아내 제니퍼 에니스톤이 끊임없이 의심을 했던 사이가 아닌가. 여기에다 액션까지 가미된다. 브레드 피트의 경우 파이트 클럽을 제외하고는 그다지 두드러지는 액션을 보인적이 없지만. 우리의 여전사 안젤리나 졸리는 툼레이더의 이미지가 아직도 여전히 남아있다. 졸리의 액션에 비해 브레드 피트가 다소 처지긴 하지만 뭐 어떤가. 섹시함과 동시에 귀여움까지 갖추고 있다면 아무리 어설픈 발차기를 선보인다 해도 여성 관객들은 충분히 나자빠져 줄 수 있다.

영화의 내용은 아주 간단하다. 약 5~6년 전 콜롬비아에서 처음 만나 사랑에 빠진 존과 제인. 어찌어찌 해서 결혼에 골인한다. 그리고 현재. 그들은 권태기를 느끼며 상담을 받고 있다. 이들은 서로에게 직업을 숨기며 사는데 존은 증권가이인척 하고 제인은 컴퓨터 시스템 설계자인척 한다. 그러나 이 두 사람의 실제 직업은 킬러이다. 그러던 어느날 이들은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되고 내가 살려면 상대방을 죽여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과거 장미의 전쟁이라는 이름의 쌀벌한 부부싸움 영화보다 한차원 더 업그레이드 된 초강력 울트라 메가톤급 부부싸움을 보여주는 이 부부. 과연 승자는 누굴까?

처음 만나서 서로 반하고. 그래서 데이트도 하고 손도 잡고 입도 맞춘 두 남녀는 결혼을 하게 된다. 하지만 영원할 것 같았던 사랑은 3년을 가지 못한다. 뇌에서 어떤 물질이 분비되는 것이 3년이 지나면 더 이상 그렇게 되질 않는다나? 그래서 부부들은 아이를 낳는다. 권태기가 찾아오기 전에. 뭔가 둘이서 으쌰으쌰 힘을 합칠 일을 찾는 것이다. 아이를 양육하는 동안은 너무 정신이 없어서 권태로울 시간이 없다. 그러다 보면 자식키우는 재미로 혹은 세월의 정으로 살게 되는 것이다. 이건 평범한 부부들도. 브레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처럼 매력이 철철 넘치는 부부들도 마찬가지인가 보다. 어떻게 보면 사뭇 위안이 되지만 어떻게 보면 또 절망스런 결과가 아닐 수 없다. 그토록이나 매력적인 상대를 배우자로 택해도 결과는 똑같다니 말이다. (그런 배우자를 찾을수나 있느냐고 묻고 싶겠지만 지금 중요한건 그게 아니다.) 영화의 시작은 이들 부부가 부부 클리닉 같은 곳에서 상담을 받는 내용이 나온다.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한 커플이지만 이들은 뭔가 문제가 있다. 다만 서로가 그 문제점이 뭔지를 모른다는 것이다.

이들 부부의 문제점은 서로가 가장 큰 부분에 대해 감추어야 한다는 것.  즉 회사에 출근해서 개미새끼 한마

리도 안 죽이고 열심히 일하는척 하지만 사실은 날마다 사람을 죽이는 킬러가 직업임을 숨겼기 때문이다. 그러다 서로의 직업을 알게 되고 난 이후부터 새로운 매력에 흠뻑 빠진다. 마치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새로운 사랑을 하게 되는것 같은 기분마저 느끼게 한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영화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서로에 대해 너무나 많은 부분을 알아서 이젠 흥미고 뭐고 다 사라진 부부들이 알고 보니 서로의 직업이 상상도 못했던 일이고. 또 그 일에 종사하는 상대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게 되어 권태기를 극복하는 부부들이 실제로 존재 할 가능성은 제로이다. 물론 드라마에서는 재벌 2세가 가난한척 하면서 평범한 여자와 결혼했다가 나중에서야 '나 실은 돈이 너무 많아서 발에 밟혀' 라고 고백을 하고. 평범한 여자는 '어떻게 나를 속일수가' 하면서 분개하다가 결국에는 사랑스러운데다 돈까지 많은 그 남자를 이해하고 받아들이지만 말이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다. 홍반장인가? 그 영화가 그랬지 아마)

상당히 화려한 액션과 각종 첨단 기술을 동원했지만 내가 보기에 이 영화는 권태로운 부부에 관한 이야기이다. 하물며 브레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 같은 거의 완전무결한 외모를 가진 사람들도 권태를 느끼는데 보통 사람들은 어떻겠는가. 거기다 우리는 이들처럼 서로의 숨겨진 직업따위로 새롭게 반하는 일 같은건 없다. 왜냐면 처음부터 신분을 숨겨야 할 정도로 우리들은 대단한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평범한 부부들의 평범한 결혼 생활에서 오는 평범한 권태를 이 영화는 해결해주지 못하고 있다. 굳이 말하자면 '늬들은 평범해서 정말 답이 안나오겠다 어쩌냐?' 정도의 위로라고나 할까.

졸리는 여기서 툼레이더보다는 조금 단계가 아래인 액션을 보여주고 브레드 피트는 오션스 트웰브에서의 이미지와 거의 비슷하다. 새로운 것이라고는 전혀 없지만. 그래도 이 두 사람을 한 화면에 담는 것 만으로도 영화는 잘도 흘러간다. 말이 되느냐 되지 않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그저 졸리가 얼마나 섹시한지, 또 브레드 피트가 얼마나 귀여운지만 즐기면 된다. 아무리 등잔 밑이 어둡다지만 킬러가 킬러를 못 알아볼 솜씨 정도로 각자 조직에서 최고의 실력자라는 설정이 말이 안되긴 하지만 뭐 어떤가. 어차피 영화인 것을. 

썩 잘빠지지 않은 시나리오로 이 정도까지 뽑아낼 수 있었던 것은 어디까지나 저 두 배우의 힘이다. 단지 스크린에 그 모습을 드러내는 것 만으로도 다른 모든걸 다 용서할 수 있는 배우가 두 사람이나 등장하는데 무엇이 더 필요하겠는가. 내용에 비해 지나치게 긴 러닝 타임도 이들을 오래오래 볼 수 있는 것으로 다 용서가 된다. 남자들은 졸리의 두툼한 입술과 육감적인 몸매를. 여자들은 브레드 피트의 섹시하면서도 귀여운 행동에 넋이 나가 있다가 보면 어느새 영화는 끝이 난다. 이 영화에서 중요한 것은 액션도 내용도 아니다. 단지 그들이 나온다는 것이다. 것도 러닝타임 내내 아주 지겹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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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nerist 2005-06-18 0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단지 그들이 나오는'영화, 마감 하나 넘은 오늘의 님께 꽤나 잘 맞아떨어졌지 싶네요. 브래드 피트의 액션. 하면 트로이에서 방패 등에 매달고 점프해서 칼질하는 '닌자거북이'가 생각나 키득댔는데, 이거 보고 그 이미지 떨쳐내야겠어요. 꾸벅. 안녕히 주무세요. ^_^o-

2005-06-18 03: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플라시보 2005-06-18 0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annerist님. 흐흐. 화면가득 브레드 피트의 섹시함과 귀여움의 무침쑈를 보면서 어찌나 행복하던지..^^ 아. 물론 남자들은 안젤리나 졸리를 보면서 그랬겠지만요. 히히. 오늘 일을 하나 끝내고 나서인지 무척 홀가분한 마음으로 영화를 봤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홀가분하게 알라딘질을...^^

속삭이신분. 어디 심야 영화라도 보러 가시지 그러셨어요. 하긴. 맥주 한캔과 기다리던 책을 읽는것도 꽤 탁월한 선택인것 같습니다만^^ 저는 요즘 주말에 약속이 없는게 너무 익숙해졌어요. 그냥 그러려니가 아니라 아예 느끼지 조차 못하고 있답니다. 흐흐. 나이가 드는게 이렇게 사람을 무뎌지게 하나봐요.

마립간 2005-06-18 0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제 올해 두번째 영화로 개봉 첫날 보았습니다. 말도 안 되는 설정(플라시보님이 언급한 부부로 살면서 최고의 킬러가 상대를 못 알아보거나 가슴과 등의 방탄복에는 총알이 수 없이 박혀있어도 머리 팔 다리에는 총알이 알아서 피해가는 등)이지만 영화내내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하는 두 사람의 사랑 싸움이 이 영화의 재미입니다. 만약 대중매체에서 브레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가 연인으로 의심되었다는 이야기를 보지 못했다면 이 영화를 안 보았을 가능성이 많았을 것 같고 보았어도 그렇게 재미있게 보지 못 했을 것 같습니다. 영화내내 부부사이에 일어나는 에피소드가 영화 줄거리와 두 사람의 실제상황과 오버랩되면서 영화를 보았습니다.

플라시보 2005-06-18 0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립간님. 흐흐. 저도 이 영화 꽤나 재미있게 봤습니다. 다만 영화속의 부부들은 저렇게 권태기를 킬러라는 이색 직업으로 인해 극복하지만 현실의 부부들은 어쩌나 (더구나 우린 그들처럼 끝내주는 몸매와 페이스도 없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도 결혼을 하기 전에 권태기가 찾아오면 뻥 하고 터트릴 한방을 준비해야 할까요? 하하^^ (두 사람 스캔들 꽤나 오래 되었죠? 얼마전 제니퍼 에니스톤이 브레드 피트와 결별한 이유를 그의 애정행각 때문이라고 하더라구요. 너무 잘난 배우자를 두는것도 이래저래 골치아픈 일인것 같습니다..쩝)

바람돌이 2005-06-18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 저는 이 두사람만으로 모든걸 용서할 수 있습니다. 애고 보고싶어라....

클리오 2005-06-18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캐스팅 비용으로 모든 것을 해결했군요...

플라시보 2005-06-18 1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흐흐. 저도 그랬습니다. 그거면 족하더라구요. 그 두 사람이 화면가득 나와서 계속 말을 하고 움직이는데 어찌나 사랑스럽던지...^^

클리오님. 히히. 거의 그렇다고 봐야겠죠? 근데 다른데 돈도 좀 들였더라구요. 두 남녀가 워낙 과격하게 싸워서리...하하

비로그인 2005-07-19 0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정말 저도 저 영화 재미있게 보았지요. 브래드피트의 귀여움에 넋을 잃으면서..
 



크리스찬 디올에서 나온 플라스틱 팔찌.

저게 팔목에 하는건지 아니면 팔뚝에 하는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여름에 하면 무지하게 시원할것 같다.

파란색은 뭐든 다 이뻐보이니 큰일이다. 세상에는 파란 것들이 너무 많다.

언젠가 저 모양이랑 똑같이 생긴 반지를 올린적이 있는데. 아무래도 반지 보다는 팔찌가 더 이쁠듯.

근데 가만 보면 땀이 좀 찰것같다. 넓기도 넓은데다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으니 말이다.

하긴 패션이랍시고 비닐로 된 옷을 입는 것들도 있는데 저까짓 팔찌가 대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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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5-06-15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라시보님 혹시 파란피? ㅎㅎㅎ
저두 파란색 좋아해요. 튀지않고 질리지 않는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그까이꺼 팔찌 하나로도 폼만 난다면야~ ^^

2005-06-15 13: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토토랑 2005-06-15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플라시보님은 파랑이를 넘 사랑하시는거 같아요~~

sweetmagic 2005-06-15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저렇게 노골적으로 마크가 확 찍혀있는 게 싫더라구요,
근데 저 팔찌 님 한테 넘 크겠는데요 ??

플라시보 2005-06-15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저님. 흐흐. 피는 빨갛던데요.^^ 님도 파란색을 좋아하시나봐요. 저도 파란색만 보면 환장을 한답니다.^^

속삭이신분. 넵. 가서 찾아보겠습니다.^^ 흐흐.

토토랑님. 그러게요. 파란색이 너무 좋아요^^

sweetmagic님. 음. 저도 그 점이 살짝 불만이긴 하지만 그래도 장식성이 있기 때문에 참을만 합니다. 마크를 위한 마크인가 아니면 그것이 어떤 장식적인 기능을 하냐에 따라 용서가 되기도 하고 안되기도 합니다. 흐흐. (히히. 팔뚝에 하는 거라면 안클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