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동생과 여동생의 남자친구는 둘 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다. 서로의 그림에 팬이었다가 우연한 기회에 마음을 확인하고 사귀게 된 케이스. 이 그림은 여동생이 그렸으나 실제 퍼 오기는 여동생의 남자친구 홈피에서 퍼 온 그림이다. (어찌된건지 여동생 홈피에서는 찾아볼수가 없었다. 그렸다가 내렸나보다.) 여동생의 남자친구도 그림을 아주 잘 그리지만 그래도 나는 여동생의 그림이 여전히, 매우 좋다. 그건 익숙함 때문일 것이다. 시간에 따라 스타일이 많이 바뀌기는 했지만. 여동생의 그림에는 뭐랄까 마음이 느껴진다. 아마도 내가 그 애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겠지?

여동생은 약간 중성적이고파 하는 나와는 달리 매우 여성적이다. 플라워프린트 (일명 꽃가라) 도 좋아라 하고 에스닉한 느낌도 좋아한다. 내 경우에는 천이나 뭐 그런것에 문양이 프린트된 것을 광적으로 싫어한다. 레이스는 더더욱 사절이다. 내 집에서 나는 언제나 화장대만 빼면 여자가 사는 집이 아닌 중성체가 사는 집이라는 느낌을 내려고 노력한다. 그렇지만 나도 잘 알고 있다. 내 안에는 누구보다 여성스러운 여자인 내가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 느낌이 너무 강해서, 어쩌면 그래서 스스로 거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여동생은 아니라고 하겠지만. 저 그림은 여동생과 많이 닮아있다. 헤어 스타일이 몹시 마음에 드는데 가을이 오면 저 스타일을 시도해 봐야겠다. 안어울리면 대략 난감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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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1 2005-07-06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그림 잘그리는 사람이 가장 부럽습니다. 만들기는 어찌어찌 하겠는데..그리기만은 영~~~못해서 미술시간에 점수가 참...슬펐죠.

검둥개 2005-07-06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 그리는 두 사람의 커플이라니 ^^ 만화가 커플이 주인공이었던 영화 Chasing Amy가 생각나는군요. ^^

물만두 2005-07-06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소굼 2005-07-06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딱 좋네요.

울보 2005-07-06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꾹 누르고 갑니다,,

줄리 2005-07-06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플라시보님 동생 그림 팬이예요. 어디 가면 더 많이 볼수 있나요? 감질나서리요.

마늘빵 2005-07-06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이쁘다. 그림 잘 그리는 사람 부러워... 추천 누르고 가요.

플라시보 2005-07-06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1님. 여동생은 손재주가 남다른 아빠를 닮아서 그림은 물론 손으로 하는건 뭐든 잘 합니다. 요즘은 목공예에 빠져서 얼마전에는 저에게 아주 아르누보틱한 나무 보석함을 만들어 준다고 하더군요^^ 저도 미술 시간이 슬픈 족속이었습니다. 흐흐. 그림이고 만들기고 아주 아주 잼병이었거든요.

검정개님. 오... 그런 만화도 있었군요. 여동생은 프리랜서라 이것저것 그리는 편이구요. 남자친구는 게임 캐릭터쪽 일을 하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같은 일을 하는 사람끼리 사귀면 장점이 많을것 같아요. 서로를 잘 이해할 수 있을테니까요^^

물만두님. 히히^^ 우와^^

sa1t님. 훗. 저도 딱 좋아요.^^

울보님. 추천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내가 그린것도 아닌데 추천을 받아도 될런지..헤헤

줄리님. 홈페이지 주소는 여동생이 알리길 원하지 않아서요. 대신 그림이 나오는대로 바로바로 퍼 올리겠습니다.^^

아프락사스님. 후훗. 저는 지난 30년간 (뻥이 심하군.) 부러워했답니다. 그것도 바로 옆에 있는 핏줄을요.^^ 추천 고맙습니다. 꾸뻑^^

瑚璉 2005-07-06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쌍꺼풀이 없는 미인도 그려주세요(쌍꺼풀 없는 사람 올림).

플라시보 2005-07-06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戶庭無塵님. 흐흐. 그렇게 전하겠습니다.^^


미미달 2005-07-06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랑 비슷하네요. 제 동생도 지금 미술을 공부하고 있는데, 무지 여성스럽거든요.
그리구 예뻐서 인기도 많아요. 둘이 있으면 다들 제 동생만 쳐다봐서, 같이 안 다닌지가 백년은 되었군요, -_-

플라시보 2005-07-06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미달님. 오... 동생분이 아주 예쁘신가봐요,^^ 제 여동생은 다행스럽게도 대단한 미인은 아니라서 함께 다닐 수 있답니다. 흐흐. 엄청 다행이 아닐 수 없죠.

2005-07-16 09: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EROS : 왕가위 에로틱을 슬픔에 담그다.

영화 에로스는 3명의 감독이 만든 옴니버스 영화이다. 하지만 나는 여기서 왕가위의 작품만 말하겠다. 왜냐면 나머지 두 작품은 난해+지루 라는 최악의 조합을 지닌 영화였기 때문이다. (미켈란젤로 안토니오와 스티븐 소더버그의 팬들에게는 어필했을지 모르겠지만)적어도 나에게는 그랬으므로 그 두 영화에 대해서는 할말이 별로 없다.

왕가위 감독의 영화는 제목이 The Hands 이다. 우리나라 제목은 '그녀의 손길' 이여서 그녀. 즉 공리의 손길만을 말하는데 내가 보기에는 남자 주인공의 손도 영화에서는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의 직업은 재단사이며 여자 주인공인 공리의 옷을 만드니까 말이다. 그리고 그 손으로 정성스럽게 만든 옷을 공리는 입는다. 한치의 남음도 없이 몸에 착 달라붙는 차이나풍의 드레스를 말이다.

장은 이제 막 옷을 만들기 시작한 재단사이다. 그는 자신의 옷 가게에서 가장 큰 고객인 후이를 찾아가서 인사를 하는데 그 순간 그는 후이에게 반한다. 고급 콜걸인 후이는 장을 만지면서 앞으로 자신의 옷을 만들때 이 손길을 기억하라고 말한다. 장은 오직 후이의 옷만을 만들며, 그녀가 그 옷을 입고 남자들을 만나는 것을 지켜본다. 세월이 흘러 후이는 어느새 잘 나가던 고급 콜걸에서 부두 노동자를 상대해도 먹고 살기가 빠듯한 퇴물로 변한다. 하지만 장은 그녀를 끝까지 옆에서 지켜주고 도와준다. 설상 가상으로 병마저 얻은 후이는 장에게 마지막으로 고마움을 표시한다. 처음 장을 만났던 날과 똑같은 방법으로 말이다.

이 영화를 만들 당시에 세상은 사스로 한참 시끄러웠었다고 한다. 왕가위 감독을 비롯한 스텝들은 마스크를 착용한채 신체 접촉을 극도로 줄이며 촬영을 했다. 그래서인지 이 영화는 접촉에 대해 무척 민감하다. 비록 극중에서는 사스가 아닌 후이의 전염병 때문으로 설정이 되어있기는 하지만 장과 후이는 그 흔한 키스마저도 하지 못한다. 장이 후이를 만지는 것도 옷 위로 치수를 재는 딱 한번 뿐이다. 장은 후이를 사랑하지만 후이에게 고백도, 표현도 하지 못한다.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자신의 손길을 대신해서 후이의 몸을 감쌀 아름다운 옷을 만드는 일 뿐이다. 그리고 후이는 그 옷을 입고 남자들에게 자신의 몸을 제공한다. 좀 거시기한 표현이긴 하지만 이건 사랑 중에서도 가장 더러운 사랑인 것이다. (실제적인 의미의 더럽다가 아닌 일 참 더럽게 안풀린다 할때의 더럽다는 의미다.)

조물주는 세상의 모든 암컷과 숫컷의 사랑 혹은 암컷과 암컷 혹은 수컷과 수컷의 사랑에 필연적으로 신체적 접촉을 하도록 만들어 놓았다. 물론 플라토닉한 사랑도 있겠지만 내 생각에는 아무도 없는 한 공간에 사랑하는 두 사람이 있을 경우 신체적 접촉을 피하기란 어렵다. 사랑하면 머리를 쓰다듬고 싶고, 손을 잡고 싶고, 눈길을 마주치고 싶고 더 나아가서는 입을 맞추고 싶은것 아니겠는가. 허나 장과 후이는 그러지 못한다. 사실 마음만 먹으면 장은 돈을 내고서라도 후이를 가질 수 있겠지만 그의 사랑은 단지 후이를 만지고 안는 것에 의미를 가지는 사랑이 아니다.

짝사랑이라고 생겨먹은 사랑은 전부 서글프다. 내 것이 될 수 없는 무언가를 갈망하는 것은 얼마나 괴로운 일인가. 거기다 그 사랑은 인내력도 대단하셔서 상대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꼴마저 지켜보게 한다. 후이는 사랑이 아닌 생계를 위함이라 하더라도 그가 다른 남자를 안는것을 봐야하는 장은 괴롭다. 그리고 장은 후이를 향한 마음을 오직 그녀가 입을 아름다운 옷을 만드는 것으로만 표현할 수 있을 뿐이다.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장면이다. 살짝 눈물이 날뻔 할 정도로 로맨틱하고 가슴아팠다. 좀 신파긴 하지만 그래도 저런 스토리들은 여전히 심금을 울린다. 뻔할수록 사람들 마음에는 더 와닿는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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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냐 2005-07-06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음...기대 왕창 but 나머지 두개에 대한 불안감. 가기 전에 이거랑 '인디스 월드'랑 '권태' 보는게 목표임다..ㅋㅋ

플라시보 2005-07-06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냐님. 인디스 월드랑 권태는 모두 처음 듣는 영화입니다. 흐흐. 전 소박하게 우주전쟁과 금자씨를 보려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나머지 두 영화도 영화를 좀 볼 줄 아는 사람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저같은 민간인에게는 많이 난해했었습니다.

마냐 2005-07-06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헤. 저두 잘 모르는데...다들 넘넘넘 좋다구 하는 영화가 '인 디스 월드'임다. 회사에서 5분 걸어가면...시네큐브, 소박한 영화 많이 틀어줌다..ㅋㅋㅋ

오늘 울 옆지기가 우주전쟁 보러가자고 하는데...싫다고 했슴다. 삼순이 끝나고 가면..11시55분거 봐야 하는데...집에 오면 2시 훌쩍 넘구...전 5시반에는 집에서 나가야 하거든요...이제 나이들어서 날밤 새면서는 못하겠슴다. 금자씨는....미국 출발한 이후 개봉이라...시사회를 노리고 있슴다. ^^
 




내 생각에는 세상에서 레드 컬러 립스틱을 가장 다양하게 그

리고 잘 만드는 나라는 일본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순전히 그들의 전통 화장법 때문인

데. 얼굴은 하얗게 입술은 빨갛게 칠하는 그들. 따라서 당연히

립스틱의 빨간색이 다양하고 선명하다고 내 멋대로 생각한

다.

그 중에서도 내가 좋아하는 레드는 캐사랑 파사랑의 105M

번 립스틱. 가장 많이 나가는 선명한 핏빛 레드이다.


색깔표를 보

면 105M 이

보일 것이다.

(왼쪽 제일 위

에서 부터 6번

째 색. 가장 선

명한 레드이

다.)

평소 입술 화

장은 하지 않

는 나 이지만

간혹 빨간색 립스틱을 바르고 싶을때가 있다. 그럴때는 늘 캐사랑 파사랑의 105M을 쓴다. 장담하건데 저거

바르면 꼭 다른 여자들로 부터 어디 립스틱이냐는 질문을 받을 것이다. 그만큼 선명하고 진한 빨간색이다.

빨간 립스틱이 어울리는 편은 아니지만 (립스틱은 다 안어울리긴 하지만) 저 색 만큼은 꼭 떨어지지 않게 가

지고 있는다. 아주 간만에 샀더니 케이스 바꾸고는 무려 33,000원이나 했다. (오 놀라워라...선물 받았으니 내

돈은 아니지만 그래도 좀 아깝긴 하다. 쩝)

매우 리치한 타입이니 바르고 나서 감촉은 그다지 좋지 않다는게 흠이라면 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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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시보 2005-07-06 0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검은비님. 후훗. 하나 구입하심이... 제가 테스트해 본 결과 아주 빨갛고 예쁜 색이 바로 저 모델이었습니다. 취향이 다 다르니 매장에 가 보시고 선택하시는게 좋을것 같기는 합니다만^^ 아무튼 다른 색조화장품보다 캐사랑 파사랑이 색이 많이 나오는 편이라서 고르는데 선택의 폭이 넓을껍니다.

mannerist 2005-07-06 0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헷, 매너는 104P, 605M이 눈에 확 들어오는걸요. 그런 느낌의 색을 좋아해서리. 근데 이렇게 보는 색이랑, 칠해서 뵈는 색이랑 다르겠죠.

아, 님- 반갑습니다. 오랫만이지 싶네요. =)

플라시보 2005-07-06 0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annerist님. 흐흐. 그 빨간색도 이쁩니다. (605M은 거의 짙은 갈색에 가깝군요) 색상표와 실제 립스틱 색이 약간 차이가 있긴 하지만 님이 고르신것도 예쁘네요. 나중에 여자친구 생기시면 선물하시길... (간만이죠? 흐흐. 게을러서리...^^)

검은비님. 히히.^^

sweetrain 2005-07-06 0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핏빛 레드...좋군요...^^

플라시보 2005-07-06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비님. 과거 스물 몇살 시절에는 저걸 바르고 나갔으나 지금은 과연 나갈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집구석에서만 살짝 발라보고 지우는거 아닌가 몰라... 으하하^^

panda78 2005-07-06 2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601P 같은 붉은 갈색 쪽을 많이 발라요. 얼굴색이 노래서 그런지 새빨강보다 그런 쪽이 잘 받더라구요. ^^
집에 십년 써도 남을 만큼 립스틱이 있어서 더 사진 못하지만, 구경은 재미나네요. 플라시보님 방물 이야기 좋아요. 헤헤.
 


이번에 마태우스님의 새로 나오는 책에 들어갈 마태우스님의 그림이다. 여동생이 사진을 받아서 그렸는데

내가 보기에는 꽤 잘그렸다. (팔은 안으로 굽는 법이다. 불만 있으면 돌을 던지시라)

음... 살짝 불만을 얘기하자면 실제의 마태우스님에게서 느껴지는 유머러스함이 조금 결여되었다고나 할

까? (하긴 내 여동생이 그걸 어찌 표현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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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후사 2005-06-25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 건 다 좋은데... 눈이 너무 커요. 小目族이 아니잖아요.

마태우스 2005-06-25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에피님, 왜 질투하고 그러신담? 플라시보님, 훌륭한 동생을 두셨군요!

플라시보 2005-06-25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피메테우스님. 히히. 그런가요? 전 잘 모르겠는데... 마태우스님. 저 사진 올려주세요. 비교해보게^^

마태우스님. 흐음... 과연 그게 질투일까요? 히히. (아. 그리고 여동생요... 뭘요. 흐.. 그다지 훌륭하진 않아요^^)

울보 2005-06-25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많이 닮았다고 생각함,,,
그런데 웃는 얼굴을 한번 그리보심은,,

클리오 2005-06-25 1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정말 잘 그리셨어요... 정말 비슷해요... (근데 저 사진 찍을 때 마태님은 역시나 쑥쓰러우셨나보죠. 입술을 살짝 깨무셨네요.. ^^)

물만두 2005-06-25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너무 잘 그리셨어요^^

마늘빵 2005-06-25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멀로 그려야 저렇게 되나요?

stella.K 2005-06-25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단하시네요. 추천!

플라시보 2005-06-26 0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검은비님. 네. 그렇다고 하네요. 아마 7월쯤에는 나오지 않을까요? (자세한건 저도 잘 모르지만요. 흐흐)

울보님. 아. 사진을 받아서 그린거라서 여동생이 웃는 얼굴은 못그렸나봐요. 흐... 닮았나요?

클리오님. 히히. 제가 봐도 비슷합니다. 음. 예리하시군요. 입술 깨문걸 보시다니. 하핫^^

물만두님. 흐... 저걸로 밥먹고 사는 녀석이라서요.^^

아프락사스님. 아마 일러스트로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아님 어쩌지? 흐...)

stella09님. 이잇. 제가 그린것도 아닌데 이렇게 추천을 받아도 되나 모르겠네요. 아무튼지간에 감사합니다. 꾸뻑..^^

히나 2005-06-26 0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정말 닮았어요.. 특징을 잘 살렸어요..
그리고 생각보다 지적인 이미지.. ㅍㅍ

세실 2005-06-26 0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똑같아요~~~입술이 색쉬합니다~~~~~

플라시보 2005-06-26 0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nowdrop님. 흐흐. 마태우스님이 알고보면 또 엄청 지적이십니다. 책도 내셨잖아요.^^

세실님. 히히. 그죠? 저도 입술이 섹쉬하다고 생각합니다.^^

비로그인 2005-07-19 0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마태우스님을 그림으로 뵈니 너무 귀여우시닷!! ㅋㅋ

플라시보 2005-07-19 0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시장미님. 흐흐. 저 그림은 마태우스님이 어디에 쓸 용도가 있으셔서 여동생에게 의뢰한 그림이랍니다.^^ (마태님은 너무 사실적이라고 불만이여요. 호호. 더 잘생기게 그려주길 원했나봐. 사실대로 그려도 충분히 미남이신데..^^)

비연 2005-07-24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닮았습니다^^

플라시보 2005-07-24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연님. 호호.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근데 여동생이 저는 저런거 안그려줍니다. 흐... 왜일까요? (그리다 집어 던지고 싶어서?)
 
어둠의 저편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임홍빈 옮김 / 문학사상사 / 200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여러번 밝혔지만. 나는 무라카미 하루키를 무척 좋아한다. 내가 처음 무라카미 하루키를 만났을때. 나는 개인적으로 여러가지 문제를 안고 있었다. 그때 아마 무라카미 하루키가 없었더라면 나는 좀 더 소모적인 곳으로 현실도피를 했을지도 모른다. 무라카미 하루키속에서 나는 내 현실을 외면할 수 있었고, 또 거기서 나는 뭔가를 끄적이고 싶다는 내 안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에는 무조건 별 다섯을 주었다. 그런 헌사를 바쳐도 될 만큼 그의 작품들이 훌륭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하루키는 나에게 각별한 작가였으니까. 하지만 이제 그 무조건적인 애정을 거둘때가 오지 않았나 싶다.

하루키의 작품은 늘 반짝였다. 어떻게 인간이 이런 글을 쓸 수 있을까? 혹은 이런 느낌의 글을 써내는 하루키란 인간은 대체 어떤 인간일까 라는 의문을 안겨 주었었다. 그러나 이제 하루키는 더이상 반짝이지 않고 있다. 그는 평범하고 평이해져 버렸으며 하루키의 작품이란 작품은 다 읽은 나 조차도 이 작품이 누구의 것인지 모르고 읽었다면 그리 후한 점수를 줄 수 없을 정도이다.

소설의 구성은 그리 나쁘지 않다. 전개 방식도 그럭저럭 괜찮다. 에리와 마리라는 두 자매의 밤을 다룬 것으로 마치 영화처럼 관객의 시선을 고려한 부분이 참신했다. 하지만 하루키는 괜찮다와 참신하다 정도의 평가로도 만족할 만한 작가는 아니다. 그가 여태 써 온 주옥같은 작품들을 생각할때 이번 작품은 무언가 무게와 깊이를 가지지 못한다는 느낌이 든다.

마리가 언니 에리의 침실로 가서 잠들어있는 그녀를 껴 안고는 돌아오라고 말할때는 코 끝이 조금 찡해지긴 했지만 그건 소설이 훌륭해서라기 보다는 자매 얘기가 나오면 으례 감상적으로 변하는 내 성격 탓이지 절대로 작품만으로 인해 그렇게 되지는 않았다.

어쩌면 나는 앞으로 하루키의 책을 더 이상 사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느니 차라리 그가 이전에 썼던 작품들을 읽으며 이렇게 재밌는 소설을 쓰던 작가가 있었음에 감사하는 것이 더 나은지도 모른다. 하루키를 보는 지금의 내 심정은 한때 열광했던 로큰롤 아티스트가 세월의 흐름 운운해 가면서 가요무대 같은곳에 나와서 트롯트를 해대고 있는 것과 똑같다. 로큰롤이 트롯트보다 우위를 차지하고 하지 않고의 문제가 아니라. 그것은 일종의 배신이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새로운 팬 층은 생길지 몰라도 과거 자신의 로큰롤 음악을 듣고 열광했던 팬들에게는 분명하게 배신이다. 적어도 로큰롤과 트롯트의 아찔한 간극을 생각한다면 말이다.

실은 몇 해 전부터 나는 하루키의 작품에 조금씩 고개를 갸우뚱 거리면서도 무조건 별 다섯을 주곤 했었다. 그건 내가 좋아하는 작가에 대한 내 사랑의 표현이었으니까. 하지만 이 작품을 보면서 더는 그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만약 하루키의 팬들이 본다면 이 작품은 어떻게건 받아들여지겠지만 한번도 하루키를 읽어보지 않은 사람이 읽는다면 '이 작가가 뭐가 그리 대단하다고 그렇게 난리들이었지?' 하고 실망할 정도이다.

하루키의 25주년 기념작이라고 해서 상당히 기대를 했었지만 결과적으로 이 작품은 그런 기대에도 혹은 하루키라는 작가에 대한 기본적인 믿음에 대한 기대도 충족하지 못한다. 하루키의 팬으로써 그저 가슴이 아플 뿐이다. 세상에는 영원한게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또 한번 깨달게 된다. 나는 하루키는 정말 영원히 처음과 같은 작품들을 써 줄 수 있을줄 알았었다. 하지만 그도 이제 나이가 들어 감각이 무뎌지나 보다. 물론 나이가 들어 더욱 깊이있고 의미있는 작품을 쓰는 작가들도 있겠지만 하루키의 경우 나는 그의 소설을 좋아하긴 하지만 그게 대단한 문학적 깊이와 가치를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하루키와 같은 작가들을 나이가 들고 감각의 가장자리가 둥글어지면 큰 타격을 받게되는 모양이다. 예전의 하루키가 그립다. 그렇게나 감각적이고 생동감이 넘치던 글을 쓰던 하루키는 이제 세월 속으로 사라진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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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스 2005-07-30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적으로 200% 동감입니다. 나이가 들어서 그렇게 된것이라고 여기는 부분만 빼고요. 어흑, 저는 사실 이 책을 다 읽고 난 뒤 하루키 아저씨를 어서 빨리 만나서 '아니, 도대체 왜 그러셨어요.. 어허헝..' 하면서 울고 싶었더랬습니다. ㅠ.ㅜ

수산나 2005-08-14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하루키 팬으로써 약간 실망한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이건 하루키 탓이라기 보단 하루키의 이름으로 관심을 200배 끌어보려는 출판사의 의도가 아닐까 생각되요..제목도 영어제목 그대로가 좋지 않나요? 에프터 다크가 너무 의역된 느낌이에요..어둠의 저편을 기대했다간 별거 없죠? 이 소설의 발판으로 한 두권짜리 장편이 또나오지 않을까 싶네요....어째든 하루키 화이팅

끼사스 2005-08-24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키의 판타지는 좀 어정쩡하죠. 튼튼한 초현실 구조물도 아니고, 현실에 대한 은유로는 안 와닿고. 예의없는 소리겠지만 하루키는 문체가 팔할이었던 작가인 것 같습니다. 요즘 와서 드는 생각이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