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내 운명 : 신파도 그들이 하면 영화가 된다.

아무리 아니라고 부정해도 사랑에는 어느 정도의 신파가 있게 마련이다. 남들이 들었을때는 아무렇지 않은 일도 그들에게는 특별한 일이 된다. 그래서 사랑에는 언제나 운명이니 숙명이니 혹은 여타 평상시에는 쓰지 않는 단어들이 꽃분홍색 리본이 되어 달라붙는 것이다.

너는 내 운명은 아예 작정을 하고 만든 사랑 얘기. 그 중에서도 신파가 될 소지를 매우 다분하게 지닌 영화이다. 다방 레지를 사랑하는 순박한 시골 청년이 마침내 그녀의 사랑을 얻어서 결혼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녀의 과거 때문에 그는 자신의 전 재산을 날리고, 그것도 모자라서 나중에는 그녀가 에이즈에 걸렸다는 통보까지 받게 된다. 여자는 당연히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그 곁을 떠나고 (그러나 자신이 에이즈인줄은 모른다.) 여자를 찾아 헤매이다 거의 폐인이 되다시피 한 남자는 경찰서에서 다시 그녀를 보게 된다. 그녀는 그의 전재산을 찾아주기 위해 매춘부가 되었는데 에이즈인줄 몰랐기 때문. 남자의 집안에서는 그녀를 잊으라고 하지만 그는 끝내 그녀를 버리지 못한다. 그래서 그녀가 출소하는 날. 남자는 세상에 다시 없을 환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맞이한다.

영화에서 중요한 것은 이미 내용이 아니다. 문제는 저 신파를 어떻게 풀어 나갈 건가 하는 것이다. 미워도 다시 한번은 저리가라로 신파인 이 영화. 요즘 사람들에게 과연 이런 내용이 어필할수나 있을지 의심이 갈 만큼 사랑을 시험하는 각종 시련들이 종합선물 셋트마냥 널려있는 이 영화. 사실 시나리오만 본다면 어떤 감독도 어떤 배우들도 도전하기가 꺼려졌을 것이다. 그러나 이 영화는 현재 관객들을 엄청나게 불러모으고 있는 중이다. 이유는 딱 한가지. 배우들의 힘이다.

시골 다방 레지를 맡은 은하. 겉으로 보기에는 산전수전 다 겪은지라 자기밖에 모르지만 아직 사랑에 대한 열정이 또 착한 마음씨가 남아있는 여자이다. 은하는 전도연을 만나서 다시 태어난다. 너무 뻔한 인물이 뻔해지지 않는 순간인 것이다. 같은 다방 레지라 하더라도 김정은이 보여줬던 억지스러움과 달리 전도연은 매우 자연스럽게 은하를 표현한다. 물론 중간중간 그녀의 고질병인 지나치게 귀여워 보이기로 인한 오바가 좀 거슬리긴 하지만 말이다. 그러나 만약 전도연 혼자였다면 이 신파스런 영화는 그렇게까지 관객을 불러모으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영화의 성공은 뭐니뭐니 해도 은하를 사랑하는 시골 청년 역활을 맡았던 황정민의 공이 크다. 그는 인터뷰에서 전도연이 말했던 것 처럼 별 다른 분장 없이도 그 지역 주민들이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완벽한 시골 노총각 그 자체이다. 몸이 근사하지도 피부가 매끈하지도 얼굴이 잘 생기지도 않은 그였기에 아마도 이 역활을 완전하고 완벽하게 소화한 것이 아닌가 싶다. (얼굴로만 보자면 양동근도 꽤 근사하게 소화했을 것이다.)

황정민은 억지스런 사투리나 순박해 보이기 위해 거의 바보로 보일 정도의 순진스러움을 가장하지 않아도 이 영화에서 완벽한 시골 노총각이 된다. 그것은 비단 그의 생김새 때문만은 아닌 그의 탄탄한 연기력 덕분이다. 여기서 황정민은 연기를 한다기 보다는 감정을 흘러가는 그대로 표현했다고 해도 좋을 정도의 탁월한 연기력을 보여준다. 그 점에서 이 영화는 신파에서 영화로 거듭나기 시작한다. 거기다 상대배우 전도연 역시 딱 알맞은 정도의 연기력으로 어찌보면 진부하기 그지 없는 은하를 별 무리 없이 표현해냈다.

하지만 한가지 아쉬운점이 있다면 이 영화는 울려고 작정하고 간 관객들은 울렸지만 어디 얼마나 슬프나 한번 보자 하는 관객들을 울리는 것에는 실패했다는 것이다. 영화가 꼭 관객을 울리거나 웃기거나 해야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왕 신파를 표방하고 나섰다면 울릴 수 있는 장면에서 좀 더 박차를 가하지 못한게 아쉽다. 그것은 아마도 연출의 힘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억지스럽게 감정을 몰고 나가지 않아도 관객들에게 눈물 한방울을 흘릴 수 있게 하는 것. 이 영화는 그래서 전도연과 황정민의 호연에도 불구하고 2% 부족한 영화가 되어버렸다. 어쩌면 감독은 이 작품을 죽어도 좋아 이후 몇개를 더 거친 다음에 했으면 좋았을뻔 했다. 그래서 좀 더 평이한 감정 표현들에 대해 연습을 하고 나서 신파를 했어도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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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24 06: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플라시보 2005-09-24 0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분. 흐흐. 보다가 우셨군요. 저는 안울었어요. 일부러 그런건 아닌데 눈물까지는 안나오더라구요. 옆에 같이 본 지인은 저한테 쪽팔려서인지 울어놓고는 안울었다고 우기더라구요. 히히. 아직까지도 한국 남자들은 영화보고 우는일이 창피하다고 생각하나봐요^^

마냐 2005-09-24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으으....보고싶당, 보고싶당..........

플라시보 2005-09-26 0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냐님. 흐음... 외국에 있으니 한국 영화가 되게 보고싶으시겠어요. 거기 비디오로 출시될때까지 기다리셔야 하나?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마태우스님의 싸인은 말입니다. 일명 말싸인으로 불리우죠. 꽤 복잡한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숙달이 되셔서 그런지 팬만 들면 아주 쓱싹 잘 그리십니다. 평소 말을 되게 좋아하시나보다 이렇게 생각했는데 예전에 물어볼 기회가 있어 물어봤더니 그렇다 하시더군요.

각종 말이 있는 이케아 천. 정말이지 아름답기 그지없다. 그보다. 말을 가지고 저렇게 갖은 상상을 해대는 그들이 부럽다. 이 천은 커텐을 만들어도 식탁보를 해도 안되면 내가 뒤집어 쓰고있어도 그 자체로 예술이 되어버릴것 같다. 특히 저 목도리 하고 있는 말과 죽어서 천사가 된 말은 압권이다. 생각같아선 댐시 몇 마 끊어서 나도 하고 마태우스님께 선물도 하고 싶다. 히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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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5-09-10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하하! 정말 멋지네요. ^ㅂ^

플라시보 2005-09-10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anda78님. 그러게요. 아주 사고싶어 죽겠습니다그냥..흐흐

panda78 2005-09-10 0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김점선 말 그림들 보고 마태님 생각이 났더랬어요.
모아두긴 했는데 마태님이 좋아하실지 모르겠어서 올리지는 않았는데, 귀엽죠....? ^^;;

 



등등등..



플라시보 2005-09-10 0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anda78님. 오... 아주 귀여운 말 그림들이네요. 마태님도 틀림없이 좋아할듯^^ 덕분에 저도 귀여운 말 감상 잘 했어요. 고마워요. 님^^

난티나무 2005-09-10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맘 같아선 내가 갖고 있는 저 천 (비록 폭 1미터짜리 한 마에 불과하지만) 플라시보님에게 선물하고 싶은...=3=3=3

플라시보 2005-09-10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티나무님. 아... 저 천을 가지고 계시는군요. 실제로 봐도 저렇게 예쁘겠죠? 좋으시겠어요. 그 천을 그냥 벽에 걸어만 둬도 너무 행복할것 같네요.^^

2005-09-11 18: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플라시보 2005-09-11 1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분. 그러게나 말입니다. 구구절절 어찌나 옳은 말씀만 하시는지요.^^
 

정말이지 꿈의 서재가 아닐 수 없다. 저 단순하지만 스탠드 딸린 책상하며 (난 영화에 나오는 외국 도서관에 스탠드 딸린 책상이 너무 좋아 미치겠다.) 옆에는 편안한 소파가 있다. 거기다 복층형 구조라니... 더 이상 바랄것이 없다. 진짜 저걸 나 준다면 내 영혼의 반쪽이라도 팔아넘기겠다. (누가 사긴 사고? 낄낄)

책이 너무나 높이 꽃혀 있어서 사다리를 타고 올라것 책을 꺼내는 느낌은 어떤걸까? 모르긴 해도 정말 좋을 것이다. 이걸 보고 나니 내 책장은 초미니 사이즈로 보인다. 그래도 한때는 방의 한쪽 벽을 채운다며 무지 좋아라 했었는데 말이다.

아무튼 이런 서재가 있다면 나는 날마다 콕 틀어박혀서 따신 핫쵸코나 홀짝거리며 책을 볼 것이다. 영원히 책 속에 산다 하더라도 저런 서재라면 가능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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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5-09-10 0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두 저런거 갖구 싶다...

울보 2005-09-10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부럽다,
정말 이런 서재가 있어요,,
아주 궁금해하면서,,
부러워요,,저기서 공부나 책을 읽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큰창과 ,,환한 햇살,,에고 ,,

실비 2005-09-10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의 꿈이 저런서재 갖는거랍니다.
정말 책에 둘려 쌓인채 그냥 편안한 큰소파 있으면 거기서 살것 같아요.ㅎ

플라시보 2005-09-10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락사스님. 미처버릴것 같지 않습니까? 보는 순간 숨이 콱 막혔어요. 흐흐.

울보님. 그러게나 말입니다. 저기서 뭔가를 읽으면 머리에 아주 그냥 쏙쏙 와 박힐것만 같아요. (꼭 공부 못하는 것들이 참고서 탓하듯. 하하) 이게 누구 서재인지 모르겠지만 복터진 사람인것 같습니다.^^

실비님. 그러게요. 저는 제발 책을 안방에만 안둬도 좋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안방에는 침대도 소파도 책장도 다 있네요. 거길 그냥 서재인데 책보느라 피곤할까봐 침대를 놔뒀다고 생각할까요? 하하

panda78 2005-09-10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아아- 정말 너무 마음에 듭니다! 저 쇼파도 너무나 깔끔한 것이 딱 제 취향이군요.. 우와. 정말 이렇게만 해 놓을 수 있다면..
근데 실제로 책 꽂으면 저거보단 안 이쁠 거 같아요. 가만 보니 흰색 노란색 책이 주종이네요. 일부러 맞춰 꽂은 거겠죠? <-- 지금 신포도 상태..

바람돌이 2005-09-10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우리집 서방이 77평짜리 아파트 집들이에 갔다왔는데요. 다른건 안 부러운데 그집 서재는 엄청 부럽더라는군요. 아마도 저런 비슷한 넓이가 아니었을까?
나도 부러운데 이 참에 거실하고 방하고 확 튀워서 서재를 만들어버려? 그러면 잠은 어디서 자지? -서재에서....^^

플레져 2005-09-10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넘넘 멋진 서재에요. 알바생도 하나 필요하지 않을까요? 사다리를 잘 타는 알바생으로 뽑아 책을 꺼내 오도록... 같이 핫초코도 마시고... ^^;;; 뭐 굳이 남자 여자 따지진 않겠지만 어쨌든 다홍치마니깐~~~~~ㅋ

히나 2005-09-10 0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서재가 있는 방 흔들의자에 앉아 무릎에 타탄천을 덮고 양장본의 책을 읽는 게 로망이예요.. 영화 '소친친'의 진혜림 서재도 넘 멋지죠..

가을산 2005-09-10 0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것 비슷한 사진을 제 바탕화면으로 하고 있습니다.
"꿈의" 서재지요..... 에휴......

비로그인 2005-09-10 0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저런 서재보다는 저런 집!!! 으흐흐흐흐흐. 환상이네요. ^-^

플라시보 2005-09-10 0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anda78님. 저는요. 오히려 저렇게 부자연스럽게 색을 맞춘것보다 그냥 책을 막 꽃아두면 더 좋을것 같은데요? 히히. 아무튼 저런거 하나 있어나 봤으면 좋겠어요.^^

바람돌이님. 오... 77평. 겁나게 넓겠어요. 알바생요? 저처럼 방에 서재를 꾸미구요. 거기 그냥 휴식용 침대를 뒀다고 생각하세요.^^

플레져님. 알바생요? 호홋. 이왕이면 꽃미남 알바생을 둔 다음에 계속 높은데 있는 책 빼달라고 해서 뒷태를 감상하는 거여요. 앞태가 보고프면? 핫쵸코 마시자고 하는거죠. 우하하^^

snowdrop님. 오... 그 흔들의자 앞에 벽난로까지 있으면 완전하겠어요. 아으. 하고픈건 왜 이리 많을까요? 쩝.

가을산님. 흐흐. 꿈도 계속 꾸면 현실이 될까요?^^

가시장미님. 에이... 저런 서재 있음 집은 자동 따라오는거죠. 낄낄


sweetrain 2005-09-10 0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라시보님네 서재인줄 알았어요...

마냐 2005-09-10 0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잉...책을 넘 많이 처분했나봐요. 벽 한쪽 채울려도 몇년걸리게 생겼네...잉잉. 언제 저런 서재를.

플라시보 2005-09-10 0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비님. 흐흐. 이를 어째...^^ 저도 진심으로 제 서재였으면 좋겠어요. ^^

마냐님. 음... 이사 하시느라 (그것도 국내에서가 아닌^^) 많이 처분 하셨을듯. 아까우셨죠? 전 책은 죽어라고 싸안고 살게 되더라구요. 다른 짐은 과감하게 버리기도 하고 남을 주기도 하는데 말이죠.

국경을넘어 2005-09-10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꼭대기는 아마 잘 안보는 책이 올라갈 걸요 ㅋㅋ 요즘 보니까 저희 동네 도서관에 서재와 함께 스탠드 달린 테이블을 주욱 놨더군요. 그리고 어린이 도서관을 별도로 설치해 놓고... 도서관이 진화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좋았습니다.

paviana 2005-09-10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모두의 로망이네요..로또 되면 시골에다가 저런 서재 딸린 집 하나 만들어서 , 저 커다란 창도 넘 좋아요..비오면 비 보고 그러다 책보고 눈 오면 눈 보다가 책보고..그렇게 살고파요.저런 집이면 혼자 살아도 하나도 쓸쓸하지 않을거같아요..

플라시보 2005-09-10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폐인촌님. 꽃미남 아르바이트생을 두면 달라지지 않을까요? 뒷태를 자주 보거나 혹은 더 많이 부탁을 하기 위해 꼭대기에 제일 잘 보는 책. 혹은 앞으로 봐야할 책을 올릴듯 싶어요. 음.. 그 도서관 어디인지 몰라도 되게 좋겠어요. 제가 아는 도서관은 전부 낡은 도서고나 뿐이라서... 스탠드 달린 도서관에 가보고 싶습니다.^^

paviana님. 흐흐. 로또가 되면 정말 저걸 할 수 있겠네요. 근데 혼자 살면 그래도 조금은 쓸쓸하지 않을까요? 살아 움직이는 또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상대가 필요할듯. 가족이아닌 친구라 하더라두요.^^

瑚璉 2005-09-10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정말 '럭셔리'하군요. 하나 올라가지 못할 나무는 애시당초 쳐다보지 않는 성격이라 부럽지는 않습니다...라고 말하려 했으나 부럽습니다요(-.-;).

책읽는나무 2005-09-10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저 궁전서재는 도대체 누구의 집이더란 말입니까??
놀러라도 가봤음 좋겠다..^^;;

물만두 2005-09-10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이 서재 제 꿈의 서잽니다요... 넘 부러워요 ㅠ.ㅠ

플라시보 2005-09-10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戶庭無塵님. 후훗. 올라가지 못할 나무. 그래도 처다보는 재미로 삽니다. 저런걸 눈속에 넣어주면 현실이 따라주지 않는게 안타깝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책읽는 나무님. 글쎄요. 화보용으로 꾸며서 찍은건지 어쩐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무지하게 부럽습니다. 님 말씀처럼 놀러라도 가고싶어요. 히히

물만두님. 그죠? 책 좋아하는 사람들은 누가 봐도 다 환장할듯^^


BRINY 2005-09-10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파도 책상도 없어도 되니까, 그냥 저 복층식 방과 책장만 좀...지금 집으로 이사하면서 공부방 겸 서재라 부를 수 있는 방이 생기긴 했지만...역시 단독주택 짓고 살아야 할까요.

플라시보 2005-09-10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RINY님. 흐흐. 제 말이요. 그냥 바닥에서 읽어도 좋으니까 저 복층식만 좀 있어도 좋겠습니다. 공부방겸 서재가 생기신다구요? 축하드려요. 아... 전 언제나 서재를 가져볼까요? 거실이 아닌 방에서 컴퓨터를 하고 싶고 방에 책장을 두는게 아닌 책방에 책을 넣어두고 싶어요.^^

숨은아이 2005-09-11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아...

부리 2005-09-11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서재 가지려면 책을 얼마나 많이 사야할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플라시보 2005-09-11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은아이님. 후훗. 저 비명 하나로 모든걸 다 표현하시는군요.^^

부리님. 그러게요. 아마 평생을 사 모아야 하지 않을까요? 흐흐^^
 


유명한 건축가 Tadao Ando의 작품이다. 제목은 빛의 교회.

안도는 헝가리의 무명 복서 출신이었다고 한다. 그런 그가 세계적인 건축가가 되기까지 정말 많은 고생을 했

다고 한다. 그저 고생 정도가 아니라 끼니를 굶을 정도였다고...

그래서 그럴까? 그의 작품에는 군더더기가 없고 사치가 없고 과시가 없다.

저렇게 심플한 교회를 보니

갑자기 베토벤의 운명이 떠오른다.

남들은 그 곡을 굉장히 거창하다고 생각할른지 모르겠지만 내게는 군더더기 없이 단순하게 들린다.

흔히 쓰는 나무나 쇠등의 제질이 아닌 단지 빛 만으로 표현한 십자가는

어떤 재료로 만든 십자가 보다 훨씬 더 많은것을 느끼게 해 주는 것 같다.

빛이야 말로. 그들이 믿고 있는 야훼의 가장 아름다운 작품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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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5-09-09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빛의 교회군요. 역시 예술가는 평범한 사람과는 생각 자체가 다른 것 같다는...

플라시보 2005-09-09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그러게요. 누가 감히 십자가를 저렇게 빛으로 표현할 생각을 했을까요? 어쩌면 거장들은 깊이 생각하여 단순하게 바로 감동을 주는 법을 아는 사람들인지도 모릅니다.^^

울보 2005-09-09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2289073

오늘밤은 너무 멋진 사진들을 올리시네요,,


플라시보 2005-09-09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보님. 후훗. 간만에 이너넷의 바다를 헤엄치고 있는지라..^^ 222 때문에 올려주셨군요. 감사해요. 낄낄. (어. 이제 좀 있음 10일이군. 날이 가기전에 222를 즐겨야겠어..쩝)

울보 2005-09-09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라시보님 서재는 언제나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려요,,
하기야 글을 보고 있으면 자꾸 오고 싶어지더라구요,,

chika 2005-09-10 0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빛으로 충만한.. ^^

플라시보 2005-09-10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보님. 흐... 그런가요? 전 '야. 이젠 지겨우니 집어치우시지!' 할까봐 올리면서 늘 조마조마 하답니다. 소 뷰티풀 코너를 너무 내팽겨쳐 둬서 (요즘 사진 찍느라 정신이 팔려서리...) 오늘 작정하고 올립니다.

chika님. 정말 말 그대로지요?
 


조금은 장난스러워 보이는 벽에 그린 그림. 특히나 저 지퍼는 압권이다. 가끔 사람들은 집을 너무 심각한 공간으로 꾸미려고 한다. 아무리 인테리어를 잘 해놔도 나는 주인도 따분하지 않을까 싶게 조금의 재미도 추구하지 않은 집은 별로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하다못해 엄한 못난이 인형이라도 하나 컬렉션 해 둔다면 좋을텐데... 삐까뻔쩍하게 꾸미고 사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집에다 너무 무게감만을 강조한다.

저 집은 사실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단조롭지만 저 검은색으로 그린 단순한 그림 만으로 집 전체의 표정을 바꾸고 있다. 나는 뭐든 의미없는 인테리어는 싫다. 아무 의미도 없이 그저 비싸보이고 고급스러워 보이니까 가져다 놓는 것들. 그건 그냥 좋은 물건을 가져다 놓은 백화점에 지나지 않는다. 물건 하나에도 주인의 생각과 삶이 녹아있는게 좋다. 남들 눈에는 다소 이상해 보이더라도 주인이 추구하는게 무엇인지, 혹은 주인의 성격중 일부라도 대변해주는 물건들이 좋다.

인테리어 전문가들에게 맡겨서 확실한 컨셉있는 집들. 잡지에 자주 등장하는 그런 집들을 보면 나는 가끔 생각한다. 주인은 정말 저 집에서 사는게 좋은걸까? 저 물건들이 가지는 의미를 주인은 잘 알고 있으며 또 자신과 어울린다고 생각할까? 음.. 뭐 실은 그럴 돈이 없어 배아파 하는 소리에 가깝다만. 아무튼 난 아무리 돈이 많아도 내가 아닌 남에게 인테리어 같은걸 맡길 생각은 전혀 없다. 아무리 지랄스러워도 집이 나 다우려면 내가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기 때문이다. 집도 역시 내 일부다. 하루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또 내가 제일 편하게 쉬는 곳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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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5-09-10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퍼도 지퍼지만.. 으하하- 저 눈초리 좀 보세요! >ㅂ< 으캬캬- 콧구멍도 웃기고!

가을산 2005-09-10 0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이렇게 했다가, 질리면 흰색 페인트로 칠해서 다른 그림을 그리면 좋겠네요.

플라시보 2005-09-10 0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anda78님. 그러게요. 너무 귀엽지 않습니까? 내가 너무 좋아라 하는 눈초리^^

가을산님. 아. 그럼 되겠군요. 그럼 집이 하나의 도화지인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