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에 보이는 것은 SK-ll 파워 싸인즈 트리트먼트 파운데이션이다. 요즘 나오는 화장품들은 이름을 어렵게 쓰는게 무슨 유행인 모양인데. 암튼 간단하게 말하자면 케잌 타입의 파운데이션이다.
SK -ll 는 알다시피 꽤 비싼 화장품 브랜드이다. 물론 수입 브랜드 치고 비싸지 않은게 어디 있겠냐만은 이 메이컵 제품만 보더라도 다른 비싼 수입 브랜드랑 비교를 해도 2~3만원 정도 더 비싸다. (비교적 비싼 메이컵 브랜드인 바비 브라운 보다도 비싸다.) 사실 나는 케잌 타입의 파운데이션은 한번도 써 본적이 없다. 짜서 쓰는 리퀴드 타입은 쓴 적이 있었지만 케잌 타입은 어쩐지 좀 퍽퍽하면서도 두텁게 될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뭣보다도 나는 피부가 매우 나빴기 때문에 (민감성. 뾰루지 잘남. 피부 얇음. 지,복합성) 파운데이션을 잘 쓰지 않았다. 파운데이션과 파우더를 바르는 것이 화장의 정석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워낙 피부가 거시기하다 보니 메이컵 베이스 - 투웨이 케잌 (파우더와 파운데이션을 합친 것으로 가장 보편적으로 많이 쓴다.) 을 발랐다. 사실 파운데이션은 피부의 결점을 완전히 가리려면 너무 덕지덕지 발라야 했고 지성 피부는 시간이 지나면 화장이 심하게 밀린다. 난 파운데이션에 파우더는 피부 좋은 사람들이나 하는 것이라는 생각에 메이컵 베이스 (혹은 메이컵 로션) - 투웨이 라인을 화장을 시작한 지난 10년동안 고수 해 왔었다. 그러다 이번에 그 라인을 바꿔보기로 했다.
이 제품은 솔직히 말해서 피부 표면이 거칠거나 각질이 있다면 절대로 권하고 싶지 않다. 피부 상태가 그대로 드러날 뿐 아니라 각질등의 결점은 투웨이에 비해서 매우 도드라진다. 따라서 사용전에 반드시 스크럽이나 충분한 보습제품을 발라서 각질들을 제거 내지는 진정시켜야 한다. 내가 이걸 쓸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피부과 관리를 통해서 어느정도 결점이 사라지고 (여드름과 뾰루지. 피부의 얼룩덜룩함) 피부 표면도 매끄러워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피부가 좋지 안은 사람은 이 제품을 사 봤자 크게 결점을 가리지는 못할 것이다. 컬러 로션보다 약간 진한 정도라고 생각해야지 결점을 가리는 메이컵으로 생각하면 곤란하다. 컨실러등을 적절히 이용하면 달라질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허나 피부가 그럭저럭인 사람들에게는 이 제품은 놀라운 효과를 발휘한다. 바로 한듯 안한듯 한 투명 화장이 손쉽게 가능하다는 것이다. 투웨이는 아무리 얇게 바른다고 해도 나 화장했어요 라는 티가 확실하게 난다. 그렇지만 이 제품의 경우. 얇게 펴 바르면 그야말로 뽀송뽀송하고 피부색도 좋아보인다. 끝 마무리에 그다지 진하지 않은 색의 파우더를 두텁지 않게 살짝 두드려주면 하루종일 화장이 밀리지도 않고 꽤 오래간다. 피지를 잡아주는 기능도 있는지 과거 투웨이 사용시와 달리 기름종이를 필름이 아닌 말 그대로 종이를 쓰면 되는 정도 (필름이 훨씬 기름 흡수가 잘 되지만 너무 흡수가 잘 되어 자칫 피부가 건조해져 주름이 생길 걱정이 있다.) 그리고 기름종이를 쓰는 횟수도 현저하게 줄어든다. 한마디로 괜찮은 피부를 가진 사람에게는 드라마틱한 효과를 내는 화장품이다.
무엇보다 이 제품은 매우 포토제닉하다. 피부 화장을 거의 하지 않은듯한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단 아까도 말했듯 커버력이 뛰어난 제품은 아니므로 커버가 필요한 곳에는 이것과 비슷한 계열색의 컨실러를 반드시 써야한다. 내장된 퍼프가 있기는 한데 내가 써 본 결과 퍼프로 화장을 하면 프로패셔널이 아닌 다음에는 좀 뭉치고 밀리는 경향이 있다. (그들의 손놀림이라면 모르겠지만 보통 사람은 힘들다.) 따라서 손가락으로 적당하게 펴서 두드려 발라도 된다. 나는 그렇게 바르고 있는데 나중에 손을 물티슈로 닦아야 하는 번거로움만 뺀다면 꽤 자연스러운 화장이 가능하다. 케잌 타입임에도 리퀴드 타입 못지않게 수분을 촉촉하니 머금고 있어서 발랐을때 건조하다는 느낌은 거의 없다. 하지만 충분한 기초 화장으로 인해 수분 공급을 해 줘야 그 효과가 발휘된다. 기초 피부가 건조한 상황에서는 그 어떤 파운데이션을 발라도 갈라지거나 건조할 수 밖에는 없다. 메이컵 베이스를 바르고 바르면 좀 밀리는 경향이 있으므로 메이컵 로션 (무색) 을 권하고 싶다. 그리고 메이컵 로션전에 크림 (메이컵 베이스 겸용은 너무 두텁고 허옇게 되므로 그냥 차단전용 크림) 정도를 가볍게 펴바르면 된다.
다시 말하지만 과거 관리를 받기 전의 내 피부 같았으면 이 제품은 분명 사놓고 남을 주거나 아님 쓰지 않고 화장대 위에서 뒹굴었을 것이다. 자신의 피부 상태가 별로라고 생각되면 (적어도 각질은 없어야 하며 너무 많은 트러블로 인해 뛰어난 커버력을 요하면 안된다.) 이 제품은 사용하지 않는게 좋을 것이다. 그러나 어지간한 피부라고 생각된다면 한번 써 보는것도 괜찮을 것이다. 허나 가격이 만만찮다. 알라딘가도 7만원선이며 백화점에서는 8만원에 판매된다. (사면서 정말 기절하는줄 알았다. 내가 써본 가장 비싼 피부 화장품이었다.) 파우더는 바비 브라운을 쓰면 궁합이 잘 맞다. (바비 브라운 파우더는 진하지 않고 색상이 다양하게 나온다.)
한가지 흠이라면 케이스가 좀 촌실방하다는 것. 빨간색 까지는 좋은데 모양이 곡선이라 영 그렇다. 겉 모양으로만 봐서는 절대 비싼 화장품처럼 보이지 않는다. (물론 상표를 보는 순간 댐시 비싸 보이겠지만) 허나 가지고다닐 필요가 없으므로 상관없다. 다 쓰고는 필히 리필을 권한다. 생긴것도 그저 그런 케이스가 무려 2만원 남짓한 가격이기 때문이다. 단 색상을 선택할때는 절대 손에 바르지 말고 얼굴에 직접 발라보길 권한다. 알다시피 사람 피부 중에서 제일 건강하고 땟갈이 좋은게 손이다. 얼굴과는 많이 다르므로 꼭 얼굴에 발라보고 맞는 색을 찾아야 한다.
비싸다는 단점. 그리고 커버력이 훌륭하지 않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그 자연스러움과 하루종일 촉촉하게 감기는 느낌 때문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제품이다. (막 화장했을때 보다 시간이 약간 지났을때 피부와 훌륭하게 밀착되어 훨씬 안정감있고 자연스러운 메이컵이 연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