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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세, 32평 만들기 - 2,800만원으로 시작하는 부동산 재테크
노용환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4년 2월
평점 :
절판
그동안 돈에 관련된 책을 많이는 아니지만 서너권 읽어 봤었는데 전부 돈을 모으는 혹은 버는 실질적인 방법에 관한 것이라기 보다는 왜 돈을 모아야 하는가 하는 이론서에 가까웠었다. 아껴쓰고 저축을 해서 무얼 해야 하는지 또 부자들은 어떻게 돈을 모으는지에 대한 대략적인 설명들이었고 그걸 읽고 나서 나는 비로서 돈을 모아야하며 또 굴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는 2,800만원으로 시작하는 부동산 제태크라고 되어있다. 저자는 실제로 2,800만원을 가지고 아파트를 샀으며 그 경험담을 그대로 이 책에 담아놓았다. 그리고 처음에는 2,800만원으로 시작한 제태크가 현재는 6억이 되었고 32세에는 32평짜리 아파트를 사게 되기까지의 과정이 모두 상세하게 적혀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참 많은걸 배웠다. 아직까지 한번도 집을 사 보지 않은 나에게 집을 사는 일이란 막연하게 돈을 모아서 (집의 금액만큼) 그 집을 가진 누군가에게 가서 돈을 내밀고 집을 사면 되는것인줄로만 알았다. 어떤집을 사야 하며 또 사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는 전혀 몰랐다. 화장품 하나를 사더라도 인터넷 여기저기에 가격 비교를 해 보고 또 실제로 매장에 가서 모델도 보고 하면서 집을 사는건 너무나 간단하게 생각했었다. 왜냐면 앞으로 먼 미래에 닥칠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허나 이 책을 읽으니 집은 적어도 억원을 가져야만 살 수 있는건 아니었다. 2,800만원으로 시작할 수 있다면 지금 당장 나 부터도 시작할 수 있는 일이었다. 물론 2,800만원을 모으기 위해서는 위에서 언급한 책들, 즉 왜 돈을 모아야 하는가 혹은 돈을 어떻게 모을 것인가 등등에 관한 책을 읽는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실제로 집을 사고 팔고 그 시세차액을 노리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관한 책을 읽을때가 온 것이다.
솔직히 말 하자면 책에 있는 내용중 많은 부분은 어려웠다. 저자가 어렵게 써놔서라기 보다는 내가 모르는 용어들이 너무 많았다. 하지만 나는 대출금을 끼고 집을 사는것에 대해 가졌던 부정적인 생각을 바꾸게 되었고 (대출은 무조건 빚이라는 생각에 나는 집살돈을 고스란히 다 모으면 산다고 생각했었다.)얼마전 조금 비싼 오피스텔과 약간 싼 아파트를 두고 저울질하다가 결국 두가지 다 포기한 것에 대해 그게 얼마나 바보같은 짓이었나를 반성하게 되었다. (비싼 오피스텔은 말 그대로 비싸서 돈이 없어 못샀고 싼 아파트는 평수는 괜찮지만 아파트가 후지고 마음에 안들어서 안샀다.) 이 책을 그때 읽었었더라면 나는 그 싸게 나온 아파트를 산다음 큰돈 들이지 않고 적정한 선에서 리모델링을 한 다음 내가 들어가서 몇년정도 살면서 돈을 모아서 더 크고 좋은 아파트로 옮기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좀 어렵고 힘든 부분도 있었던게 사실이지만 그래서 어떤 장은 대충 읽고 넘어갔지만 만약 내가 집을 사게 된다면 밤을 새워서라도 공부해야 할 부분이 어떤것인가에 관한 감은 잡게 되었다.
마치 동네 슈퍼에 가서 과자사듯 돈주고 사는게 집이라는 막연한 생각에서 조금 더 확실하게 다가선 기분이라고 할까? 아무튼 이 책을 읽고 나서 내가 더 현실적인 부분에 눈을 뜨게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저축에 힘을 쏟고 있지만 내년이 되어서 이사를 할때가 되면 좀 싼 아파트라도 하나 얻을 생각이다. 물론 이 책에 적힌대로 향후 투자 가능성을 충분하게 타진한 다음 말이다. 돈은 가만 앉아있으면 모이는게 아니듯. 돈을 불리는건 더더군다나 아무것도 모르고 가만히 앉아 있으면 절대 이루어지지 않는 일이다. 알아듣던 못 알아듣던 이런책을 잡고 씨름하는 것 자체가 돈을 불리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아직까지는 서민에게 부동산 만한 재테크 수단은 없다. 주식의 경우 거의 하루종일 매달려 있지 않으면 힘들고 저축만으로 돈을 불리기에는 현재 금리 수준을 봐서는 그냥 내가 집에서 돈을 차곡차곡 모으는 것과 별반 다를것이 없다. (그렇다고 해서 은행이 필요치 않은건 아니다. 일단 은행에 강제로라도 적금을 넣어야 돈이 모인다.) 그런데 부동산이라는 것은 너무 어렵게 느껴진다. 앞으로 이 곳이 어떻게 발전할 것인지 혹은 이 집이 앞으로 얼마만큼 가치가 더 높아질지를 알아맞추는건 로또 숫자를 맞추는것 만큼이나 요원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이 책을 보면서 곰곰히 생각을 해 본 결과 어차피 인간이 만든 제도라면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결국 같은 인간인 나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지금 당장은 아는게 별로 없지만 조금씩 노력을 하다가 보면 나도 언젠가는 아파트를 사고 또 팔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똑같이 돈을 모으는 두 사람이 있다고 쳤을때. 둘다 은행에 적금을 넣는 것 만으로 모은다면 10년이건 100년이건 가진 돈은 똑같을 것이다. 하지만 그 중 한 사람은 부동산 제태크를 하게 되었다면 결과는 크게 달라질 것이다. 이처럼 돈은 그저 모으기만 한다고 그걸로 끝은 아니다. 뭐 다달이 천만원 정도 모을 수 있다면야 굳이 투자를 하지 않아도 넉넉한 인생을 살겠지만 (물론 천만원씩 저금할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더 악착같이 제태크를 해서 돈을 불린다.) 그게 아니라면. 나처럼 월급을 쪼개서 종자돈을 만들고 그 돈으로 어떻게 해서건 아파트 하나라도 장만하고 앞으로 노후 대책도 세워야 한다면 이 책이 꼭 필요한 실천서가 아닌가 싶다.
한가지 충고할것은 좀 어려운데 참고 읽기 바란다. 잘 아는 사람들에게는 초보 수준이겠지만 그간 안쓰고 모으는것만이 살길 정도만 알았던 나에게는 무척 어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