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두 책을 읽었다.
바로 한 여자 정형외과 의사가 쓴 "의사는 수술받지 않는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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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도 마코토 박사의 "약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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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에서 노인들은 너무나 많은 약을 먹는다.
나이가 들면서 갖가지 성인병이 중첩되는 경우가 많고..몸아프고 정신도 맑지 못하고..걱정만 자꾸 늘어 약만 먹어도 배가 부르다는 분들도 많다.
심지어 몸무게 50kg대이시고 비쩍 마르신 분이 아침약으로 10가지 이상 먹는다는 분들도 있다.
이런 분들을 보면 오히려 의사들이 잘 챙겨주지 못하는 것 같다 아쉽다.
그도 그럴것이.. 의사들도 갖가지 자신들의 고민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과장급 이상들의 의사들은 학회준비랴, 발표준비하랴, 논문준비하랴, 이것저것 할게 많다.
레지던트도 논문하랴 교수님들 심부름하랴.. 정신이 하나도 없을 때가 많다.
예를들어 가까스로 의국의 여러가지 일들을 제대로 정리하고 온 레지던트 2년차는 외래를 잘보려고 마음먹고 EMR을 켰다.
그런데 3년차 레지던트의 전화가 온다
"너 그거 왜 그렇게 해놨니..내가 보기엔 그게 아닌거 같어.."
"네..그렇게 할게요.."
레지던트 2년차는 마음이 불편하다..
그런데 67세 중년아주머니가 외래로 다짜고짜 들어온다..
'간호사가 아까 호출했나?'
생각할 틈도 없이 아주머니가 말한다.
"잠이 요새 너무 안오고 ..그러니깐 수면제좀 지어줘..그리고 감기기운이 있는 거 같은데..기침은 안나는데..몸이 찌뿌둥하네?"
이 아주머니의 기록을 보니 수면제 외에도 불안증으로 정신과약도 먹고 있고 고혈압약 2가지에..그동안 감기약을 거의 항상 드시고 계시던 분이다.
하지만 아주머니가 잠이 안온다고 그동안 잘먹고 있었다던 '스틸녹스'를 달라고 조르셔서 그냥 스틸녹스 27일치 처방해주었다.
이런 패턴이 반복 되는 경우가 많다...
'의사는 수술받지 않는다'책을 보면 이런 말이 나온다.
-현대의학은 과잉의 광풍에 시달리고 있다. 더 무서운 것은 과잉에 점점 길들여지고 둔감해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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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이 되는 그림이군..)
우리나라 사회가 의료보험제도도 잘 발전되고..일단 큰병이나 사고를 당했을때 걱정을 덜 수 있다는 점에서 편하지만 자질구레한 시술을 받는 기회도 늘어날 수 있다.
물론 그렇다고 의료소비가 저하되어서는 안되지만...정말 불필요하고 의미없는 시술과 약을 먹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책의 2부의 해법이라는 것도 어찌보면 다른 의료관련책과 다를 바 없다.
그저 마음을 편하게 하고 좋은 음식먹고 많이 움직이라는 것이다.
이에 반해 곤도 마코토 박사는 좀더 과격한 의견의 책을 내놓았다.
'약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
약에게 살해라니...정말 과격하고 급진적인 표현이기 그지 없다.
이책은 정말 호불호가 갈릴만한 책이다.
이분은 약이 필요한 경우는 단 두가지 뿐이라고 한다.
1. 심근경색 등 목숨이 위험한 증상이 나타난 경우.
2. 먹었을 때 이전보다 건강이 확연히 좋아진 경우.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서
1. 진단을 잊는다.
2. 검사를 받지 않는다.
3. 의사를 멀리한다.
이분이 의대 수석이었는데도 전임강사직만 줄곧 맡고 은퇴하셨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의료사회에서 이런 말은 정말 통용 자체가 안된다.
어떤 의사가 '건강검진을 그냥 하지 마시죠?'
이러면
다른 의사가 "무슨 50살먹은 아줌마에게 건강검진을 하지마래..그 아줌마는 암걸리지마란법있데?" 하고 욕을 엄청 많이하고 결국 의사사회에서 따돌림당한다.
의사도 결국 먹고 살아야하고..
건강검진도 어찌보면 돈을 버는 수단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건강검진도 안하고.. 약도 아주 필수적일때만 주고..의사도 아주 드물게 본다면...?
의사들이 경제적으로 전보다 쪼들리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곤도 마코토박사는 혈당도 너무 내리려 하지 말고 나이 70에 수축기 혈압 180은 정상이며, 겨울 전에 독감예방주사는 안맞는게 맞는 것보다 훨씬 좋으며, 당뇨병예방이 오히려 당뇨를 부른다고 한다.
이분이 방사선과를 전공하셨기 때문에.. 암치료에도 해박하신데..
결국 항암제를 먹는 것 자체가 안된다는 것이다.
결국 수명을 단축시키며, 인간의 행복도 무참하게 저버리고, 결국 비침하게 죽는다는 것이다.
차라리 좋은 음식먹으며 해외여행도 갔다오고 가족과 보내는 것이 훨씬 이득이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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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행위라고 까지..)
어쩔때는 약을 먹는 것보다 좋은 음식을 먹는게 좋다고 하는데
예를 들어..두통이 평소 있을 경우..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기르고
아침에 요구르트를 한컵씩 먹으면 고질병인 변비도 자연스럽게 해결이 되고, 인후두가 통증이 있을 경우 꿀이나 조청을 한스푼씩 먹으라는 것이다.
그러니깐 결국..의사가 판단을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과도한 처방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분이 세컨드오피니언 외래를 하고 계시는데..이런 외래는 주치의가 환자에게 설명한 것만으로 환자가 의심쩍고 불안하면 찾아오는 형식의 외래라고 한다.
흔히 오더를 긁는다는 표현을 많이 쓰는데.. 이건 필요없는데도 그냥 자신의 컴퓨터 프로그램상의 오더목록을 더블클릭해 오더내는걸 말한다...
최소한 이런 행위는 지양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곤도 마코토 박사의 양생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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