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고나, 예리! 특서 청소년문학 22
탁경은 외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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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고나’ 하니 요즘 유행하는 드라마가 떠오른다구요? 드라마 열풍이 대단하긴 하더라구요. 초중등생들이 보기에는 자극적이라 염려되는 면이 있습니다.

생명보다 돈이 우선이고 사회 각계층의 문제적 인간, 문제적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 목숨을 걸고 게임 한 판에 인생 역전을 꿈꾼다는 이야기는 게임마다 숨은 메타포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 잘못된 가치를 심어주는 게 아닐까 걱정이 앞서네요.



일단, 이 책 제목의 ‘달고나’는 설탕을 녹여 만든 과자는 아니구요. 달리는 고등학생 나예리의 줄임말이에요. 나예리는 자퇴를 하고 싶어합니다. 이유를 묻는 엄마에게 할 말은 없어요. 사실 예리도 그 이유를 잘 모르겠거든요. 자퇴 이유를 찾아 와야 허락한다는 엄마. 예리는 다음 날 등교길에서 부터 이유를 찾기 시작합니다.



너무 가파른 등굣길, 입학 때부터 그 길이 너무 힘들었어요. 자퇴 이유로 엄마한테 말했다간 한 방이 까일 것 같아 일단 패스, 교실에 들어서니 예리 자리만 비어있네요. 나하나쯤 없어져도 신경도 안 쓰는 37명의 아이들. 그리고 결정적으로 예리는 친구가 없어요. 그런데 신기합니다. 자퇴를 하기로 결심하고 나니 모둠 숙제에 귀찮은 역할도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맡게 되고 그 숙제를 하며 이전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우연한 기회에 달리기를 시작한 예리는 그 달리기 덕분에 달라집니다.



이 책은 다섯 명의 작가가 스포츠를 주제로 쓴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어요.



스키타기를 좋아하던 공민아는 선수 생활까지 하다가 포기했어요. 최고가 되지 못할 것 같았고 집안 형편도 넉넉하지는 않았구요. 오빠에게 스키를 가르쳐주러 갔던 날, 슬로프에서 느낀 설렘. 끝까지 해보지 못하고 포기한 것이 마음을 무겁게했어요. 기상 이변으로 온 세상이 눈으로 덮힌 그 날, 민아는 혼자 스키를 타고 할머니 댁을 향하며 결심합니다. 좋아한다는 이유 만으로 도전해보기로요 <스키를 타고 싶어>



아빠는 유명 야구 감독이고 민호는 잘 던지는 중학생 투수였습니다. 아빠가 감독인 명문 야구 고등학교 팀에 진학하면서 민호의 탄탄대로에는 문제가 생겼습니다. 타고난 구력의 준빈이의 등장과 민호의 볼이 마구가 되어 버렸기 때문이지요. 노력보다 타고난 실력인가…… 자괴감에 빠지기도 하지만 민호는 매일 연습합니다 <마구>



외로움을, 남과 다름을 축구로 풀어가는 <나는 스트라이커> 속 김빛나와 조소현까지



힘들고 어려운 순간을 견디게 해주는 힘은 다름 아닌 운동이었습니다. 쓰러질 것 같은 순간, 다시 읽어나서 도전하면 된다는 힘을 얻은 이 친구들은 드라마 오징어 게임 속 어른들과는 다른 삶을 살아갈 것이라 믿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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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미워할수록 내가 미워진다……. 나는 입을 꼭 다물었다. 내 마음을 들킨 것 같아서다. 나는 나를 징그럽게 바라보는눈이, 수군대는 입이 정말 싫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 아이들이 원망스러울수록 나도 나 자신이 미워졌다. 마치, 아이들이나를 싫어하는 게 내 탓인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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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 신호등이 켜진다. 버스가 횡단보도 앞에 멈춰 선다. 젖은 아스팔트 위로 눈이 내려앉을 때마다 그것들은 잠시 망설이는 것처럼보인다. 그럼……… 그래야지……… 라고 습관적으로 대화를 맺는 사람의 탄식하는 말투처럼, 끝이 가까워질수록 정적을 닮아가는 음악의 종지부처럼, 누군가의 어깨에 얹으려다 말고 조심스럽게 내려뜨리는 손끝처럼 눈송이들은 검게 젖은 아스팔트 위로 내려앉았다가 이내 흔적없이 사라진다.

하나의 눈송이가 태어나려면 극미세한 먼지나 재의 입자가 필요하다고 어린 시절 나는 읽었다. 구름은 물분자들로만 이뤄져 있지 않다고, 수증기를 타고 지상에서 올라온 먼지와 재의 입자들로가득하다고 했다. 두 개의 물분자가 구름 속에서 결속해 눈의 첫결정을 이룰 때, 그 먼지나 재의 입자가 눈송이의 핵이 된다. 분자식에 따라 여섯 개의 가지를 가진 결정은 낙하하며 만나는 다른결정들과 계속해서 결속한다. 구름과 땅 사이의 거리가 무한하다.
면 눈송이의 크기도 무한해질 테지만, 낙하 시간은 한 시간을 넘기지 못한다. 수많은 결속으로 생겨난 가지들 사이의 텅 빈 공간때문에 눈송이는 가볍다. 그 공간으로 소리를 빨아들여 가두어서실제로 주변을 고요하게 만든다. 가지들이 무한한 방향으로 빛을반사하기 때문에 어떤 색도 지니지 않고 희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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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이 풍부해서 인상적인 여자였다. 낯선 이의 손과 발을들여다보는 일이 익숙한 사람과 낯선 이에게 손과 발을 내맡기는 것이 어색한 사람이 마주 보고 앉아 일은 진행되었다.
손톱과 발톱에 하나씩 분홍빛이 물들었다. 밖에서는 저무는태양이 여전히 뱅글뱅글 돌고 있고 안에서는 선풍기 바람이뱅글뱅글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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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수는 유미를 그곳에 데려가지 못했다. 언젠가는 가려고 했다. 어렵겠지만 마음만 먹으면 이제는 여권을 구할 수 있었다. 하지만 모자수는 굳이 여권을 구하려고 하지 않았다. 일본에 사는 대부분의 조선인들은 여행을 할 수 없었다. 아무런 문제없이 재입국 가능한 일본인 여권을 구하려면 일본 국민이 되어야 했다. 그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고, 모자수가 아는 사람 중에는 일본 국민이 되려는 사람도 없었다. 그게 아니면 민단을 통해서 남한 여권을 구해여행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대한민국과 연관되고 싶어 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가난에 시달리는 그 나라는 독재자의 지배를 받고있었으니까. 북한과 연관된 조선인들은 어디에도 갈 수 없었다. 물

"그곳에서는 우리가 일본인이 아니라도 아무도 신경 쓰지 않을거예요." 유미가 이렇게 말하고는, 헬로우, 마이 네임 이즈 유미 ,
디스 이즈 마이 썬, 솔로몬, 히 이즈 쓰리 이어즈 올드, 하와유? 하고 자신의 이름과 솔로몬의 나이를 영어로 소개하는 연습을 하했다. 한번은 솔로몬이 엄마에게 캘리포니아가 뭐냐고 물었을 때유미는 천국이야"라고 대답했다.
조문객들이

"쉽게 얻은 게 아니라고? 미국 사립학교에 다니고, 은행에는 수백만 엔이 있고, 운전기사를 대동하고 다니는데? 전체를 좀 보라고, 엄마."
"오늘 솔로몬은 3년 동안 일본에서 살기 위해서 거주 허가증을받으러 가야 했어. 허가증을 받지 못하면 추방당할 수도 있었다고,
솔로몬은 외국인 등록증을 걸고 다녀야 하고…..."
"아, 그래? 하지만 추방당하지 않았잖아? 그리고 곧 그 어떤 결혼식보다도 훨씬 멋진 환상적인 생일 파티를 즐길 거고."
솔로몬은 이 나라에서 태어났어. 그런데도 범죄자처럼 생일날에 지문을 찍어야 했어. 그 애는 아직 어린아이야. 아무것도 잘못한게 없어."
"우리는 모두 범죄자야. 거짓말쟁이에 도둑, 창녀, 그게 우리 인간이라고." 하나의 검은 눈동자에 냉정하고도 아련한 빛이 떠올랐다. 이 나라에서 죄가 없는 사람은 없어."

다시 만나고 싶었다. 통통하고 하얀 두 다리를 보고 싶었고, 이발소에서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해서 생긴 이상한 버섯 머리 모양을 보고싶었다. 에쓰코는 단지 피곤하다는 이유로 아이들에게 화를 냈던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었다. 너무나 많은 실수를 저질렀던 그 시절로 되돌아가 잘못된 과거를 바꾸고 싶었다. 아이들이 좀 더 오랫동안 목욕을 즐길 수 있도록 해주고, 아이들을 재우기 전에 이야기책을 한 권 더 읽어주고, 아이들에게 새우튀김을 한 접시 더 요리해주고 싶었다.

고전적인 얼굴의 여자 농부는 수줍게 카메라를 쳐다보다가 생각에 잠긴 것처럼 시선을 돌렸다.
"전 일본에 가본 적이 없어요." 여자가 인상을 살짝 찌푸렸다. 하지만 제가 어디서 무엇을 하며 살든 훌륭한 일본인이 될 수 있기를바라요. 제 동포들에게 수치를 안겨주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히구치는 눈물 젖은 눈으로 쇼를 끝냈다. 아나운서가 이제 ‘이국의땅의 다음 목적지로 가기 위해 히구치가 공항으로 가고 있다고 말렸다. "그럼 다시 만날 때까지!" 아나운서가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선자가 일어나서 텔레비전을 껐다. 선자는 찻물을 끓이려고 부엌으로 가고 싶었다.
"고생길이지." 양진이 큰 소리로 말했다. 여자의 운명은 고생을 걷는 거지."
"네, 고생길이죠." 경희가 고생이라는 말을 반복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선자는 평생 동안 다른 여자들한테서 여자는 고생을 해야 한다는

1계 일본인으로 미국에서 교육받은 솔로몬은 현지인인 동시에 외국인이었고, 현지인에 대한 유용한 지식을 갖춘 데다 국외 거주자로서 재정적인 특혜를 누렸다. 하지만 피비는 그런 솔로몬의 지위와 특혜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저 집에서 책을 읽거나 도쿄를 돌아다니면서 자기가 왜 이곳에 왔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에 빠져들었다. 솔로몬이 거의 집에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피비는 솔로몬과 결혼하지 않았기 때문에 취업 비자를 얻을 수 없었다. 영어를 가르쳐볼까 하는 생각을 했지만 과외 일자리를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몰랐다. 가끔씩 일본인이 순수한 의도로 피비에게 남한 사람인지 묻기만 해도 피비는 과잉반응을 했다.
"미국에서는 강꼬꾸징韓國人이니 조센징朝鮮人이라는 게 없었어. 왜내가 남한 사람 아니면 북한 사람이 돼야 하는 거야? 이건 말도 안돼! 난 시애틀에서 태어났어. 우리 부모님은 조선이 분단되지 않았을 때 미국으로 갔고, 피비가 그날 하루 동안 편협한 대우를 받았던 일들 가운데 하나를 소리 높여 이야기했다. "왜 일본은 아직도조선인 거주자들의 국적을 구분하려고 드는 거야? 자기 나라에서4대째 살고 있는 조선인들을 말이야. 넌 여기서 태어났어. 외국인이 아니라고! 이건 완전 미친 짓이야. 네 아버지도 여기서 태어났

는데 왜 너희 두 사람은 아직도 남한 여권을 가지고 다니는 거야?
정말 이상해."
한반도가 분단된 이후, 일본에 거주하는 조선인들은 북한과 남한 중 한쪽을 선택해야 하는 경우가 잦았고, 그 선택으로 거주자신분도 달라진다는 사실을 피비도 솔로몬만큼이나 잘 알고 있었다. 조선인이 일본 국민이 되기는 여전히 어려웠고, 그런 짓을 수치스럽게 여기는 사람들도 많았다. 조선인이 자신들을 억압했던 압제자의 국민이 되려고 하는 것은 수치스러운 짓이라 여겼던 것이다. 피비가 뉴욕의 친구들에게 그처럼 이상한 인종 편견이 일본에만연해 있다고 말했을 때 그 친구들은 자신들이 아는 상냥하고 예의 바른 일본인들이 피비를 게으르고 더럽고 공격적인 범죄자로생각한다는 사실을 믿지 못했다. 일본인들이 부정적으로 바라보는조선인들의 전형적인 모습이 그러했다. "음, 조선인들이 일본인들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건 다들 잘 알고 있어." 피비의 친구들은 가는 게 있으면 오는 게 있다는 듯 아무것도 모른 채 이렇게 말했다.
그 이후로 피비는 친구들에게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솔로몬은 피비가 일본에서 살아가는 조선인들의 역사에 너무 지나치게 화를 내는 게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피비는 도쿄에서 석 달동안 지내면서 역사서 몇 권을 읽고 난 후, 일본인들이 절대 변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일본 정부는 아직도 전쟁 범죄를 인정하지 않고 있어!" 이상하게도 솔로몬은 피비와 그런 대화를 할때 일본을 옹호했다.
이주일 동안 함께 서울로 여행서인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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