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주르 파리! - 파리지엔의 맛난 빵이야기와 파리의 리얼 스토리
오윤경 지음 / 미디어윌 / 2011년 5월
품절


지난 겨울 생애 처음 파리를 가보았다. 다행(?)스럽게도 만 서른이전에 만난 파리는 그야말로 하늘이 참 예쁜 색을 가진 나라라고 기억이 된다. 파랗게 질려버린 얼굴같은듯 싶다가도 위로위로 날아올라가 풍덩 하고 빠지고 싶은 묘한 신비감이 드는 듯한 하늘은 그야말로 Blue였다고나 할까. 파리는 패션의 나라이기도 하지만 빵에 나라이기도 하다. 바게티를 비롯 최근에는 아에 노래가사에 까지 등장하는 마카롱까지 내가 만난 파리에서도 '먹기 좋고 보기좋은'빵과 과자들이 즐비했다. 무엇보다 보기만해도 달콤함에 온몸이 사르르 녹아들어 지갑을 열게했던 쇼콜라까지, 봉주르 파리에서 못다한 파리의 매력을 다시금 만나고 싶었는데 저자 오윤경-배추슈님은 그런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우선 요리책 답게 기본적으로 준비해야할 재료와 자주 사용되는 크라페와 타르트 만드는 방법등을 주요 레시피를 공개하기전에 차근하게 사진과 함께 알려준다. 이후 블로그에 올려져있었을지 모를 글들과 함께 저자가 처음 파리에 오게 되었을 때의 분위기라던가 자주가는 커피숍과 제과제빵 재료상등을 소개해준다. 무엇보다 자주 등장하는 그의 반쪽과의 러블리한 연애담은 쇼콜라보다 더 부러울 만큼 달콤했다. 만약 싱글이던가 무덤덤한 상대방 때문에 외로운 커플 여성들은 13년차라는 파리지엔이라는 타이틀보다, 파티쉐 빰치는 그의 요리실력보다 멋진 연인과 결혼을 성공한 러브스토리에 더 관심이 갈 것 만 같다.


4월에 태어난 저자는 딸기에 대한 애착이 강한 듯 보였다. 그녀의 솜씨도 솜씨지만 딸기가 주는 마법력에 입이 짧은 그녀의 시누이 까지 반하게 만들정도라니 직접 만든 딸기 타르트를 먹고 싶어졌다. 파리에 사는 그녀를 만난다는건 여간 어려운게 아닐 것 같다. 책에서도 밝혔듯이 온라인 상에서의 인연이란게 10분안에 급작스레 친해지다가도 그 10분 후에는 함께 했던 대화를 깡끄리 잊고마는 곳이라 생각한다는 그녀에게 섣불리 다가갈 수도 없을테니 말이다. 그치만 이렇게 그녀가 펴낸 책속에서 그녀의 얘기를 듣고 그녀가 일궈내는 달콤한 레시피를 통해 내 삶이 행복해지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책의 가치는 높다고 본다. 무엇보다 요리책이다. 자세한 설명과 네임에 관한 설명까지 덧붙인 저자의 바람대로 소장하고픈 예쁜 요리책이기에 나만의 키친에 오래도록 놓아두고 싶다. 그러면 내 남친도 그녀의 남친처럼 좀 오글거릴정도로 달콤해질거라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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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이 만나러 갑니다
김제동 지음 / 위즈덤경향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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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매 이전부터 화제를 몰고 온 책 '김제동이 만나러 갑니다'를 지난 새벽 다 읽었다. 김제동 그자체로도 무슨 이야기를 풀어낼지 궁금하기만 한데 그가 만난 사람들은 그 못지 않은 '유명'한 사람들인 덕에 나를 포함한 독자들이 그토록 기다려왔었는지도 모르겠다. 정치인, 배우, 가수, 변호사, 교수를 비롯 그는 참 한결 같이 '결혼'에 대한 아쉬움을 인터뷰 내용 끝자락에 남겨두는 위트(정작 김제동 자신은 괴로움이며 현재 가장 큰 바람일테지만)를 담는 센스 또한 잊지 않았다.

김제동이란 사람은 더이상 흔한 연예인이 아니다. 책에서 거듭 등장하듯 좌빨로 오인받는 그래서 더 순수하고 안쓰럽고 애처로운 사람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참으로 부러운 사람이기도 하다. 배우 고현정을 비롯 신영복 교수님, 그리고 이외수 소설가 등과 벗이 되어 인터뷰를 하는 그의 친분과시에 심술이 날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그가 만난 사람들이 모두에게서 공감을 얻어내고 닮아가고픈 인상을 남겨둔 것은 아니라 안심이 되었다. 마땅찮은 정치인 앞에서는 공감할 수 없었다는 속내를 드러내놓기도 하고 원하는 방향의 인터뷰가 되지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도 묻어난다.

유명인사를 인터뷰한 책은 그동안도 참 많았다. 저자, 즉 인터뷰어가 기자나 아나운서 출신의 신분이었던 것이 대부분이었는데 그것과 김제동의 인터뷰 내용의 차이점은 바로 '술'을 사이에 두고 만났던 지인과는 술 없이, 처음 만난 낯설고 어려운 분들과는 '술'이 그자리에 놓였다는 것을 미리 밝혔기 때문인지 모른다. 술은 과하면 독이되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적당한 알콜은 상대를 타인의 시선에 갇힌 인터뷰이들로 하여금 '존재'그 자체로 보여지게 만든다. 실제 술을 마셨는지의 여부는 중요하지 않았다. 아무리 술을 좋아하는 김제동씨더라도, 서문에 밝힌 것처럼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은 세상에 없는 것 같다고 한 그라도 그런 편한 분위기가 오히려 부담스러운 인터뷰이들이 있었다는 것을 미루어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뿐인가. 이시대의 화두 '트위터'가 끊임없이 반복되어 등장한다. 인터뷰 하기 전에 누구를 만나러 갈 것 인지 미리 글을 올리고 팔로워들의 질문을 대신 물어봐주기도 하고 선뜻 물을 수 없었던 질문도 과감없이 해주는 김제동의 인터뷰였기에 책을 읽는 다는 느낌없이 편안하게 그의 토크콘서트를 보는 듯한 기분을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책은 어렵다. 쉽게 읽히는 책은 있어도 그 책이 가지는 의미는 쉬운 법이 없다. 책에는 우리가 사회참여를 더 많이 해야하고 그러기 위해 타인과 소통해야 하고 소통을 위해 좀 더 많은 지식과 지혜를 책을 통해 얻어가야 한다고 말해주고 있었다. 쉽지 않은길, 하지만 그렇기에 나와 뜻이 다른 그들과의 소통이 이뤄졌던 그의 인터뷰가 지금의 우리에게 무언가 큰것을 남겨주는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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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중국을 말하다 - 위기론과 불패론 사이에서
랑셴핑 지음, 차혜정 옮김 / 한빛비즈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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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중국의 경제학자 랑셴핑이 1년도 지나지 않아 중국경제에 대한 쓴소리를 담은 책을 출간했다. 책 '부자중국, 가난한 중국인'도 흥미롭게 읽었기에 이번 '새로운 중국을 말하다'역시 읽기 전부터 기대가 컸다. 무엇보다 이전 작품에서는 중국경제에 대한 잘못된 관습과 그로인해 중국인들이 겪는 고통스런 생활고를 집중적으로 다룬 터라 그동안 가지고 있었던 중국에 대한 반감이 중국민족에 까지 이입되고 있던 오해를 풀 수 있었던 계기를 마련해 주기도 했기에 이번책에서는 어떤 오해를 풀어줄런지 몹시 궁금했다.

랑셴핑의 저서가 중국경제를 다룬 다른 책들보다 더 많이 호응을 받는 까닭은 아마도 그가 서구 유학파 출신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왜냐면 중국이 지금처럼 규모적으로는 거대하지만 국민들 자체의 소비생활이 조금도 나아지지 않는 것은 유럽과 미국의 손에 휘둘리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시점에서도 중국의 경제를 분석 할 줄 아는 학자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책에서 적은 것처럼 미국경제에 대량납품을 위해 3D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체 밤낮으로 저임금을 견뎌가며 노동을 하는 것은 중국인이다. 나이키를 생산하는 중국공장에서 브랜드를 탈부착 했을 때의 가격차이는 하늘과 땅차이다. 정작 본인이 만든 제품을 매장에서 구매하려고 할 때 자신이 받은 임금과 맞먹는 돈을 지불해야 살 수 있는 잘못된 경제생태를 이번에도 따끔하게 꼬집고 있다.

이전의 책에서 그의 충고나 대안이 실질적이지 못했다고 느꼈는데 그것은 시장경제가 반드시 이론적으로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좀 더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야 하는데 책, 새로운 중국을 말하다에서는 그점을 정치적인 문제로 다가갔다. 사회주의 아래 소비를 할 수 있는 계층은 한정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서구의 생산업체로서 그 맥을 이어가고 있는 중국에 적신호가 켜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를 막기위해 가장 중요한것은 생산-제조업에 국한 된 지금의 시스템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아무리 나이카 제조공장이 중국에 있고 모든 제품이 중국에서 생산되어도 브랜드의 부착여부에 따른 차이가 바로 현재 중국의 경제를 단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저자의 말처럼 스페인의 ZARA와 같은 혁신이 필요한 것이다. 더이상 짝퉁경제의 대표주자가 아니라 브랜드와 부가가치 성장으로 경제가 안정이 되어야 할 것 같다.

중국에 대한 관심, 특히 식품파동을 비롯 최근까지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사고와 관련 경제학적인 부분에서 관심이 많은 이들이라면 랑셴핑의 시선으로 '새로운 중국을 말하다'의 시원시원한 경제학 한권이 꼭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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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수목원 - 숲이 우리에게 이야기하는 것들
이동혁 글.사진 / 21세기북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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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봄이면 그리고 이른 초여름 꽃은 핀다. 이름을 알던 모르던 제할일을 하기 위해 피고 지는 풀꽃나무들.

그나마 길가나 들에서 피는 꽃은 이름은 몰라도 얼굴이나마 익숙한데 높은 산에서 저 홀로 피는 꽃들은

그들의 특별함을 알고 부러 찾아오는 등산객들이 없으면 그나마 존재의 깊이도 무연해진다.

 


책, '아침수목원'에는 그런 아쉬운 생명과 존재들에 사연을 달아주었다. 어디 그뿐인가. 그 사연들을 듣는 순간

인간의 탈로 살아가는 지금 내게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왜그리 욕심을 내며 힘겹게 살아가는지 반문하게 만든다.

설앵초. 그의 존재가 그러했다.

다른 여러풀꽃들도 깨달음을 전해주지만 유난히 더 설앵초가 맘에 들었던 것은 다음과 같다.

 

p.77 높은 곳에서의 삶은 살아가기보다 지켜가는 것이다. 중략

좀더 높은 곳에 오르고 싶다면 좀더 많은 자격을 갖춰야 한다. 좀더 많은 인내와 고독을 감내해야 한다.

 

앵초로서의 평범함을 버리고 힘겹지만 특별함을 원했던 설앵초가 높은 산, 그것도 폭설이 내리는 곳을

터전으로 삶기위해 무던히 노력해야했다. 자신을 알아보는 이들의 눈을 호사롭게 만들기 위해 그곳에

올라간 것은 아닐것이다. 스스로가 높은 곳, 좀 더 자신을 단련할 수 있는 그래서 보람을 느끼는 곳을 택했을 것이다.

 

보람을 느끼게 만드는 풀꽃이 어디 설앵초 뿐이랴.

내가 아닌 타인에게 희망을 주는 것을 행복으로 느끼는 팥꽃나무가 또 그렇다. 언뜻 보면 그의 생김새는

팥알스럽지 않다. 그저 꽃봉우리가 그만한 크기로 보여진달까 색도 라일락이나 이팝나무에 가깝다.

게다가 열매를 잘 맺지 않은 단점또한 가지고 있지만 쉴새없이 꽃봉오리를 터뜨린다. 헛짓으로 보여질 테지만

팥꽃나무가 필무렵이면 조기가 풍어를 이루는 조기꽃나무란 별명도 가질만큼 맘으로 자식을 품어내는

고운 행태를 가진 팥꽃나무.

 

소개한 두가지 풀꽃나무 외에도 에델바이스라 불리기도 하지만 엄연히 따지자면 세계에서

오직 우리나라에서만 피는 산솜다리, 보기만 해도 커다란 꽃잎에 으아소리가 나오게 만드는 큰꽃으라리 등

책, 아침수목원에는 우리가 알지못하는 귀한 존재를 만나게 해주는 '뜻깊은 장소'를 만들어주었다.

 

생각을 하고 산다는 우리네보다 더 많은 깨달음과 자연의 섭리를 일궈가는 풀꽃에게서

5월의 초여름의 싱그러움만 알게 아니라 절제하며 살아가는 삶의 방식도 배울 수 있는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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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두근거려 1
하일권 글 그림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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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봉이발소. 삼단합체 김창남. 그리고 두근두근 두근거려 까지 하일권의 작품은 나를 늘 행복하게 만들어 주었다. 아니 만화가 이토록 제기능을 100% 발휘하며 감동까지 줄 수 있는지 거듭 놀랍게 만드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워낙 만화책을 좋아하긴 하지만 하일권 작가가 갖는 특유의 만화는 꼭 그에게서만 가질 수 있다. 섬세하면서도 세련된 그림, 그 그림에 어울리는 모범생과 그와 반대되는 추락하는 청소년의 모습의 공존을 현실감 있게 그려내면서 동시에 판타스틱한 장치를 마련함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희망'을 기대하게 만드는 놀라운 능력이 볼 수록 매력적이다.

두근두근 두근거려는 수구를 하는 고등학생들의 이야기다. 주인공 배수구는 수영복에 집착한다. 그것은 엄마의 빈자리를 채워주는 그릇된 욕망이기에 그는 누구에게도 부끄러운 취미생활을 말하지못한다. 그러다가 우연찮게 학교 수영장에서 여고생들의 수영복을 훔쳐보다 담임에게 걸려 반강제로 여장을 하고 수구부에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헤프닝을 그린 만화다. 대충 이렇게 시놉을 소개하면 별로 재미없을 것 같고 커피프린스나 미남이시네요 등에서 보던 성정체성에 관련된 에피스도만 기대할 수 있겠지만 이 만화는 그 안에 청소년 아닌 사람이 갖는 꿈에 대한 막연함과 가족관의 불화 그리고 성장통에 대해 말하고 있다.

배수구는 처음에 여장을 한다. 현실적으로 불가능 하다. 그것도 수구선수로서 여장이라니 뽕을 가득채우고 가발을 쓴 들 고등학생인 그의 남성성이 밖으로 감춰지기란 쉬운일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속아준다. 아니 그의 여장을 이쁘다고, 다른 여학생들에 비해 오히려 더 잘어울린다고 믿고 있다. 왜냐면 그의 억지스런 여장이 그가 아버지와 소통하고 사회와 어울려져 그의 꿈을 이뤄가기 위한 장치라는 것을 알고 알기 때문이다. 그 장치가 허술해서도 안되고 우리에게 들켜서도 안된다. 성공해야 한다. 배수구가 지유의 모습에서 자신을 발견했듯 우리는 그들의 모습에서 우리들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에도 여전히 '고인물'로 남을 불안함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완벽해지고 싶다. 가족들의 희망까지는 아니더라도 자랑거리 혹은 행복이 되고 싶지만 때때로 그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 된다. 자연스런 의사소통까지 방해받기까지 한 우리들의 꿈은 결국 우리가 가장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을 때, 또 그것을 전달하는 용기를 가질 수 있을 때 비로소 실현된다. 시작이야 어찌되었던 배수구가 여장까지 하며 그의 꿈을 감행했던 것처럼 우리는 어느정도 고통을 수반한 행복을 맛볼 준비를 하게 만드는 만화, 아니 작품이 두근두근 두근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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