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처럼, 내가 생각하는 내가 진짜 나일까? 감정과 생각과 말하는 방법, 관계에 대한 책 몇 권을 읽다. 










































우와 많은데.... 기억에 남는 건 많이 없는. 기억력이 메롱이로구나. 사실 두세 권은 잘 읽히지 않아서 설렁설렁 보기도 했다.


<내가 생각하는 내가 진짜 나일까>

<우울한 게 아니라 화가 났을 뿐> 

<듣는 법, 말하는 법> 

<아까 화냈어야 했는데> 

<당신, 뭐야?> 

<그 질문에 왜 아무말도 못했을까?> 

<그것은 사랑이 아니다>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 


이 중 좋았던 건 : 


<내가 생각하는 내가 진짜 나일까> - 내 감정은 '나'가 아니라는 것, (아직 하나도 모르지만) 호흡과 명상의 필요성을 다시 느끼다. 나는 이리저리 문어발을 걸친 마음의 방을 가졌구나. 그 사람은 이런저런 마음의 방에서 못 나오는 거구나. 사람은 깨닫기 전엔 변화할 가능성이 없고 깨달아도 스스로 애쓰지 않으면 그 상태를 벗어날 수 없다. 내 마음과 감정을 더 정확히 들여다보기. 


<그것은 사랑이 아니다> - 가스라이팅이란 무엇인가. 일상에 만연한 크고 작은 가스라이팅들. 내가 당한 것을 생각하다 내가 행한 적 없나를 살피게  되고 반성하게 된다.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 - 옳소! 진정한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이 되도록 하자. 열에 한둘은 음 그래?하는 부분이 없지 않았으나, 또 그 나머지 여덟아홉은 그래! 그거지! 싶었다. 예들도 속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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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강제 독서 중. 

개학하니 평일엔 '강요'를 할 수 없게 되어서 주말이나 집에 있는 날에 '강제' 독서 하루 꼴랑 한 시간. 이것 시키는 데도 엄청난 힘이 필요하다. 

박학다식하고 재밌게 글 쓰시는 작가님 박사님 모든 석학님들, 인터넷 게임의 폐해를 주제로 얇은 책 한 권만 써주시면 안 될까요? 엇! 이거 안 되겠구나 싶게 제발 책 좀 써주세...요...ㅠ 

















장 지글러,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프랑스어판으로 사고 작은넘에게 먼저 읽혔다. 읽은 책 내용을 주절대며 이야기하기 좋아하는 녀석은 이 책을 읽을 때도 역시 몇 번을 나에게 와서 이렇대 저렇대 이야기를 했다. 일단 곁에 와서 내용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그 책의 내용에 어느 정도 감응이 되었다는 거지. 성공. 

지금은 큰넘에게 읽히고 있다. 싫다고 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담담히 읽는다. 성공. 읽다 말고 엄마, 이 책 그거랑 똑같네, 그 엄마 받아쓰기 하던 책 말이야, 한다. 응 맞아, <페미니스트, 마초를 말하다> 그거랑 형식이 똑같아. 




















조너선 사프란 포어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 

내가 먼저 읽으면 좋았겠으나 한글책을 아직 못 사서 프랑스어판을 먼저 구입, 작은넘에게 들려주었다. 절반쯤 읽었나 보다. 몇 페이지를 읽고 나면 매번 쪼르르 달려와서는, 엄마, 닭이 불쌍해, 이제 달걀 안 먹을 거야, 돼지가 엄청 머리가 좋다네, 돼지 불쌍해, 안 먹을 거야, 기타등등을 읊어댄다. 숫자에 강한 건지, 나는 매번 무슨 퍼센테이지가 나오면 휘리릭 넘어가고 마는 그 지점을 달달 외우듯이 읊어대기도 한다. 고기를 아직 너무 좋아하는 작은넘으로서는 쉽게 그 맛을 포기하기 어렵겠지만, 식재료를 대할 때 아, 달걀, 하고는 그 배후를 떠올리고, 아, 돼지, 하고는 또 그 배후를 떠올리는 모양이다. 축산업과 자본주의가 어떻게 굴러가는지를 아는 것은 중요하니까. 아이가 읊어대는 것을 최대한 진중하게 듣고 함께 이야기하기. 다 읽으면 큰넘에게. 



















인티 차베즈 페레즈, <일단, 성교육을 합니다> 

한글판 역시 아직 못 삼. 이것도 내가 먼저 읽었다면 아이들과 열띤 토론이 가능했을 텐데. ㅎㅎ 아무튼 이 책은 큰넘이 먼저 읽었고, 작은넘이 띄엄띄엄 읽는 중이다. 얼른 전자책이라도 사서 읽고 토론하자.  




그 밖에 <아몬드> <청기와 주유소 씨름 기담> 도 작은넘에게 읽혔는데 이것들은 반응이 뜨뜻미지근.. 나도 <아몬드> 읽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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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 마티외, <악어 프로젝트>

우리는 악어가 가득한 세상에 산다. (노파심에 '모든 남자가 다 악어는 아니다'라고 덧붙인다) 악어를 무조건 비난하기보다 악어가 가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를 고민할 것. 간단한 해법을 제시할 수 없는 문제다. 프랑스 작가가 쓴 책이라 프랑스도 이런 줄 몰랐어요,라는 반응이 흔하다. 그렇다. 프랑스도 예외가 아니다. 

















리브 스트룀키스트, <이브 프로젝트>

부제가 "페미니스트를 위한 여성 성기의 역사"이다. 굳이 페미니스트라는 단어를 쓰지 않아도 좋을 듯 한데 말이다. 아이들 성교육할 때 함께 보면 좋을 책이다. 이 책의 한 컷을 보고 이제는 이세상에 없는 밀레니엄시리즈의 작가, 그의 작품을 다른 시각으로 보아야 겠다는 생각이.ㅠㅠ 

책의 일부를 발췌/편집한 무료전자책이 있다.(아래 검정 표지) 





























오사 게렌발, <7층>

만화는 아이들에게 읽히기 좋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데이트폭력을 그냥 설명하는 것보다 이런 책을 함께 읽고 토론하는 것이 더 쉬운 방법일 수 있다. 가스라이팅도 잘 보여주는 작품. 다른 만화들을 챙겨봐야 겠다. 


세 권의 책을 널리 선물하고 읽히도록 하자. 


(이 외에 좋은 만화책 있으면 추천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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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20-09-14 0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사 게렌발이라는 이름이 익숙해서 알아보니 작가의 다른 책을 예전에 읽었더군요. <그들의 등 뒤에서는 향기가 난다>. 한번 권해볼까요? 저는 <7층>을 읽어보겠어요 ^^

난티나무 2020-09-14 14:19   좋아요 0 | URL
넵 <그들의 등 뒤에서는 향기가 난다> 읽어보겠습니다. 프랑스어판이 안 보이는 듯 하니 한국서 사야 겠어요. <가족의 초상>도 궁금하고요.^^
 















화와 분노의 강도는 항상 주관적으로 체험된다. 감정에는 객관적인 척도가 존재하지 않는다.

여성은 사회화 과정에서 가족이나 배우자의 욕구에 주의를 기울이는 법을 학습하며, 어린 자녀를 둔 어머니라면 아이가 뭔가를 필요로 할 때 ‘호출‘에 곧장 응하는 일에 너무나 익숙할 것이다. 안타깝게도 배우자가 이런 ‘상시대기‘ 상태를 이용할 때도 많다. 이런 상황은 여성으로 하여금 자신의 욕구를 제대로 파악하기는커녕 인지하기조차 어렵게 만든다. 끊임없이 무슨 일이 생기고 누군가는 뭔가를 늘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지금 정말로 하고 싶은 것이 뭔지 생각해봐야 아무 소용없는 경우도 흔하다. 어차피 자유시간도 없다. 자신의 욕구 충족은 대개 ‘아이가 잠든 뒤‘나 주말, 방학 때 등으로 미뤄진다. 심지어 아이가 다 큰 뒤로 한없이 유예되기도 한다. 그러나 아이가 충분히 컸을 때란 언제인가? 열 살, 열다섯 살, 스무 살, 아니면 서른 살?

경멸은 때로 비꼼과 냉소의 형태로도 나타나는데, 유년기에 분노를 제대로 표출하지 못했던 사람에게서는 특히 더 그렇다. 누적되다 못해 어느 정도 고착돼버린 분노가 신랄하고 빈정대는 언사로 표출되는 것이다. 빈정거림과 냉소는 당사자의 생각과 말에 후추 한 알 만큼이나 적은 용량으로 첨가되는데, 이때 화와 분개의 감정은 ‘농담‘의 가면을 쓰고 있을 때가 많다. 그래서 사람들이 불쾌한 반응을 보여도 당사자는 "농담으로 한 소린데 뭘 그래"라고 대수롭지 않게 대꾸하기 일쑤다. 그 뒤에 숨어 있는 화의 의미와 정도는 차단되거나 축소된다. 냉소주의자는 자신이 직접 표출한 화에 대한 책임을 이런 식으로 면하려 드는데, 그 이면에는 비판적인 부모자아가 숨어 있다.

화를 인지하고 그 근거까지 파악했으면서도 ‘당신이 이러저러하니까 내가 화를 내는 거야‘라는 감정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타인에 관한 생각에 사로잡히지 않으려면 충족되지 않은 나 자신의 욕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다른 누군가에게 화가 나는 이유 역시 그가 내 욕구를 충족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욕구가 현재 나에게 얼마나 중요한가? 이를 관철하기 위해 목소리를 낼 만큼 중요한가? 현재 상황이 다툼을 벌이기에 합당한가? 아니면 욕구를 자제할 수 있는 상황인가?

우리에게는 분노할 권리가 있다. 화가 치밀면 언제든 화를 낼 수 있다. 다만 ‘그 분노가 누구 탓인가, 누가 분노를 유발했는가?‘가 아니라, ‘지금 이것은 누구의 문제인가?‘가 중요하다. 상대방의 행동거지를 두고 흥분하는 건 내 문제고 그로 인해 고통받는 것도 다름 아닌 나 자신이다. 남부터 변화시킬 수는 없기 때문에 일단은 내가 상대방의 행동거지 때문에 화가 나는 이유를 고민해보는 것이 좋다. 우리의 욕구 중 어떤 부분이 충분히 인지되지 못했는가?

화에 건설적으로 대처한다는 것은 남을 비난하거나 몰아세우는 게 아니라 나의 욕구를 표출하고 내가 받은 실망과 상처를 내보인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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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잘 못 마시고, 몸이 받아주지 않고, 좋아하지 않고, 술이 불러일으키는 갖가지 좋지 않은 행태들을 몸서리치게 싫어하는 사람인 나는 이 책에 관심이 없었던 게 맞다. 아무튼, 술이라니. 


그러나 술을 안 마시고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서 술 이야기를 하는 책까지 싫어하는 건 아니다. 그건 책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뭐 이런 건 다 핑계고, 읽어봐야 겠다 싶었던 건 모 님의 페이퍼를 보고. ㅎㅎㅎ 그리고 딱 마침 나에게 전자도서관의 세계가 열린 거지. 오 이런 신천.. 아니 신세계가. 


아직 방학이라 아침에 눈을 뜨면 침대에서 딩굴거리며 책을 보기도 하는데, 어제 잘 안 되던 대출이 아침에 되길래 누운 채로 내리 읽음. 엄청 웃기네, 아하하하 웃어제끼며 보다가 갑자기 눈물이 주르륵. 아니 이건 또 뭐지. 잠깐 황당함이 뇌리를 스친다. 어느 부분이라 말하면 스포 될 테니 말기로 한다. 같은 부분에서 눈물 흐른 사람 찾습니다. 네, 아마도 거기, 생각하시는 그 부분이 맞을 거예요. 


눈물은 골드스타 냉장고 부분에 걸려서도 흘렀다. 이건 또 뭔가. 나는 어느새 아무때나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 되어버린 건가? 설마. 설마. 요즘 안구가 너무 건조하니 이렇게 자주 울어주는 건 좋은 일이야. 그럼, 그렇고 말고. 


나는 술을 거의 안 마시지만, 술과 얽힌 기억들은 많은 편이다. 젊고 어릴 적엔, 술은 안 마셔도 술자리 분위기가 좋아서 빠지지 않고 따라다녔고, (나 빼고) 술 먹다 삘 받아서 동해 바다로 내리 달려 해돋이를 본 적도 있으며, '술 권하는 사회'에 가히 모범 사례로 꼽힐 만한 에피소드도 있다. 아 이렇게 몇 줄 적다 보니 술 안 마시는 사람의 입장에서 술 이야기를 쓰는 것도 재밌겠구나 싶다. ㅋㅋ 


가장 최근의 술에 관한 기억이 떠오른다. 제주(오 제주!) 여행 때였는데, 엄마와 동생과 나, 셋이서 숙소 근처의 식당에 늦은 저녁을 먹으러 갔다. 여자 셋이 여행을 왔고 첫날의 느낌도 좋고 그래서 기분도 내고 싶은데, 이를 어쩌나, 우리 셋은 정말 술을 입에만 대도 얼굴에 술 마셨다고 표시나는 사람들이었던 거지. 그렇다고 못 먹는 술을 각 일병씩 시키면 두 병 이상은 남을 테고 가져가도 못 먹을 테고 남기면 버릴 테고 그건 또 이중삼중으로 낭비 아니겠느냐며, 메뉴판을 보며 고심 끝에 우리는 작은 병맥주 하나를 주문했다. ㅎㅎㅎㅎㅎ 셋이서 쬐매난 맥주 한 병. 시키면서 우리는 얼마나 쪼그라들었겠어. 멋쩍게 웃으며 주문했는데 사장님 왈. "잔 세 개 드릴까요?" 


푸핫. 사장님은 다 지켜보고 있었던 거지, 셋이서 머리 맞대고 고민하는 과정을. 우리는 사장님의 배려로 사이좋게 맥주 한 병을 잔 세 개에 나누어 따르고 기분 좋게 잔도 부딪치고 맛도 보고(그렇다 순전히 맛도 보고). 더 가관은 뭐게? 밥 다 먹고 일어설 때 테이블의 잔 세 개에는 아직도 남은 맥주가... 쩜 쩜 쩜 


책을 다 읽어갈 무렵, 희한하게도 내 입에서는(사실 머릿속이라고 해야 되겠지만) 아주 가끔 달달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그 소주의 첫맛이 느껴졌다. 인생 통틀어 내 입에 소주를 넣은 건 정말 손꼽을 정도인데 말이다. 정말 희한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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