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바뀔 때마다 습관처럼 의류쇼핑몰을 기웃거린다. 늘 입는 옷만 입고 옷장 가득한 옷은 여름/겨울마다 그대로 옮겨지고 있는데 말이다. 기웃거리다 이번에도 잘 단념한다. 옷 그게 뭐라고. 그 돈으로 나는 책을 사겠다. 이런 합리화. 외국에서 종이책 막 사대고 비싼 배송비 내고 소포로 받는 거, 집이 책으로 넘쳐나는 거, 싹 다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 고민해 볼 일이다. 한국으로 들어가 살면 싹 다 해결되는데 정작 들어가면 책 살 돈은 없으리라는 게 또 현실이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겠네. 애초에 난 왜 외국에서 살려고 했던 것인가. 자, 이 질문이 나오면 이야기가 길어지니 이쯤에서 그만두기로 한다. 
















드디어 중고 획득. 이번엔 놓치지 않기 위하여 장바구니 대충대충 채워서 주문해 버림. 

















배송료 안 내려고 한 권 더 중고. 김초엽 아직 안 읽어봤는데 청소년 소설이니 일단 초등 조카에게 주고. 
































굿즈가 탐나서 막 담은 소설들. 원래 갖고 싶었던 화성연대기 램프도 없고 어린왕자 책베개도 없지만 쩝. 

<나의 할머니에게> 

<여름의 빌라> 

<서우 seo-u> 

<혼자서는 무섭지만> 

<조의 아이들> 

되도록 한국소설을 사려고 했고, <조의 아이들>은 순전히 <작은아씨들>과 세트로 맞추려고.ㅠㅠ 외국소설들은 종이책으로 사고 싶어 다음을 기약한다. 그 다음이 다음달 아님 내년이면 더 좋겠다는 순진한 바람도 함께. 

<지그문트 프로이트 콤플렉스> 음 철학은 젬병인데. 3일 고민했슴다. 살 것인가 말 것인가. 이때 아니면 내가 언제 철학 입문서를 사 볼 것인가 싶어 눈 딱 감고 함께 지름. 읽으면서 후회돼도 어쩔 수 없음이야. s**님을 믿어보자. 


















<검은 미래의 달까지 얼마나 걸릴까?>

<지금 쳐다보지 마> 

외국소설은 종이책으로 사고 싶었..지만 이 책들은 빨리 읽어보고 싶어서 전자책으로 주문. 맘에 들면 나중에 한국 가서 종이책으로 사야지. 그나저나 저 현대문학 단편선은 표지 완전 예뻐서 다다 사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자기만의 (책)방> 

<작은 책방 꾸리는 법> 

이 두 권 역시 살까말까 담았다 뺐다를 반복. 전자도서관에 언젠가 뜨면 대출해서 읽으면 되는데 그거 못참고 전자책으로 구입. 



이제 소포를 기다리자. 추석 연휴라 알라딘서 아직 배송도 안 뜬 책들이지만. 박스 열면서 이거 내가 왜 샀지, 하지 않기를 바래보자. 올해 지른 책들이 많아서 겨울 내내 읽을 게 없다는 소리는 안 나오겠네. 유후~!! (책을 읽기보다 사모으는 것이 나의 취미가 아닌가 심각하게 고민해 보도록 하자.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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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 훅스,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 

페미니즘을 접해보겠다고 옆지기가 고른 두 권 중 한 권이 이 책이었다. 옆지기가 먼저 읽도록 눈에 띄는 곳에 놓아두었으나 한 달이 지나도록 펼치지 않길래 내가 먼저. 


별 생각 없이 펼쳐서 밑줄긋기 생략하고 후루룩 읽어버렸다. 읽은 지 2주인지 3주인지도 모르겠으니 기억나는 내용이 없다는 건 뭐 그리 놀랍지도 않.... 슬프다. 흑. 늘 방금 읽고 있던 책만 기억나는 법 아니겠나. 다시 읽어야 겠다. ㅠㅠ (읽고 나면 바로 어디에든 몇 줄이든 남기도록 하자.) 벨 훅스는 이 책을 되도록 점잖게 쓰려고 노력한 것 같다. 아무튼, 맞아 그렇지, 그렇네, 하면서 읽은. 그리고 반성도 했다. 어떤 책을 몇 권 읽고 내 경험에 비추어 공감과 감흥을 불러일으킨다고 해서 무조건 거기에 동조하고 설득당하지 말 것. 이 생각은 아래 책 <포비아 페미니즘>을 읽으면서 더 깊게 하게 되었다. 

















박가분, <포비아 페미니즘> 

아, 내용은 그렇다 치고, 전자책이라서 그런 건지 종이책도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띄어쓰기 / 문법이 엉망인 부분들이 많았다. 읽기 조금 힘들었다. (이 순간 내가 알고 있는 국어의 문법이란 게 다 맞는 건가 하는 의심이...) 


어떤 것이든 '알게' 되는 순간과 그것이 정답은 아니라는 걸 또 '알게' 되는 순간이 있다. 그것이 단순한 사실에 지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그 사실조차 사실이 아니었던 게 되는 수도 있는 것이다. 정답은 어쩌면 없다. 옳다고 여겨지는 방향만 있을 뿐이다. 그것 또한 의도했든 아니든 누군가가 만든 흐름에 불과하다. 과연 내가 지금 생각하는 것이 옳은가? 상대방이 나와 반대로 생각한다고 해서 그가 틀렸다고 말할 수 있나? 내가 옳다고 믿는 것을 상대방이 믿지 않는다고 해서 그를 배척하는 것이 적절한 대처인가? 내가 사용한 단어와 상대방이 받아들인 그 단어는 같은 의미를 가지는가? 결국 나는 내 만족과 나만의 생각과 이기심을 위해 논쟁하는 것은 아닌가? 

여기서 논쟁이라 함은, 대부분 옆지기와 가끔 나누는 날선 대화를 주로 가리킨다. 그리고 아이들과 나누는 대화도 포함이다. 나는 여기 친한 친구도 없고 다른 가족도 없고 (아 쓰다 보니 이 사람 누군지 좀 불쌍하네?) 책을 읽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사람은 (알라딘 말고) 더더욱 없다. 나에게 이제 외국의 시골이란 유유자적 전원생활 이런 의미보다는 각종 고립,의 의미가 강하다. 그래서 요즘 말하고 싶은 것들을 아니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것들을 옆지기와 풀어내 보는 중이다. 옆지기는 내가 뭐라고 하면 주로 거기에 반박을 잘 하는데, 처음엔 어떻게든 그 반박을 이겨보려고 애를 썼다. 20년 동안 그 반박에 그런가 보지, 아 그런가? 하고 넘어가며 살았기 때문이다. 이기려고 애쓸 때 나는 주로 내가 옳다고 생각했다. 그 또한 이기심이라는 걸 얼마 지나지 않아 깨달았다. 어제는 옳았던 것이 오늘 바뀔 수도 있다는 걸 그동안 보면서 살아오지 않았던가. 

(이런 생각들이 책을 읽는 틈틈이 나를 돌아보게 만들었고 그래서 읽기를 잘했다고 또 생각했다.) 


<포비아 페미니즘>의 내용 또한, 지금의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부분과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혼재되어 있다. 특히 소아성애/포르노 문제나 남성 연대 부분은 100% 공감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페미니즘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고 잘못된 점을 돌아본다는 점에서 벨 훅스의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과 일맥상통하는 책이다. 훨씬 더 심하게 포비아 페미니즘을 비판하고 있기는 하지만. 


"상당수의 논쟁은 상대와 내가 공유하는 언어의 '정의'가 다른 데서 발생한다."

"무엇보다 포비아 페미니즘에 대해 대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일상에서 젠더이슈에 대해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다."

"그리고 젠더 이슈 때문에 그들과의 일상 속에서의 우정을 훼손할 필요는 없다. ... 또한 상대방에게 자신의 사상과 신념을 강요하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일상에서 논쟁이 붙을 때에도 직관적으로 와 닿지 않는 추상적인 사회구조에 대한 추측과 가설로 비약하기보다는 지금 당장 당사자끼리의 일상에서 해결하고 싶은 문제들이 무엇인지부터 논의하는 것이 우선이다." 


네, 요즘 그렇게 하고 있어요. 그러나, 상대방을 설득하려 하지 말지어다. ㅎㅎㅎㅎ 어렵습니다. 


















다음으로 읽고 있는 책은 수전 팔루디의 <백래시>다. 

분량에 조금 질려서 ㅠㅠ 대여해 놓고 얼마 못읽었는데 벌써 반납일이. 연장. 천천히 읽어볼 요량이다. 페미니즘 책에 나오는 통계자료를 대충 보아 넘겼었는데 <포비아..>에서도 그렇고 이 책에서도 통계자료의 문제점을 짚고 있다. 무조건 신봉하지는 말자. 


















9월 초 읽은, 게일 다인스 <포르노랜드> 

아......... 이것이 정녕 현실입니까.... 

책을 읽으면서 끊임없이 한숨이 나왔다. 이걸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포르노,라는 단어는 내게 막연한 단어였다. 적어도 내가 아이를 낳기 전, 아니 아이를 낳고 그 아이가 중고등학생이 되기 전까지는. 책 표지에 있는 문구, "당신이 알고 있던 포르노는 진짜 포르노가 아니다."


옆지기에게 물어봤다. 그도 옛날의 소프트 포르노밖에 모른다. 내가 책에서 본 몇 가지를 이야기해주니 금시초문이라는 표정으로 정말이냐고 묻는다. 또르륵. 아이들에게 슬쩍 물었다. 엄마, 그거 다 픽션이잖아. 배우들이 연기하는 거. 포르노 배우는 불법 아니지 않아? 응 뭐..(일단) 그렇긴 하지. 근데 너네 본 적 있어? 있지. 어떤 걸 봤냐고 묻고 싶은 걸 참았다. 인터넷에 널렸는데 지금껏 못 봤다는 게 더 웃긴 대답일 수도 있겠다. 작은넘은 이제 만14세인데, 걘 스마트폰도 없는데, 라는 지극히 '엄마같은' 생각이 든다. 또르륵. 


위의 책 <포비아 페미니즘>에 아주 잠깐 포르노를 언급한다. 현실에서는 포르노 시청이 바로 강간이나 범죄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그렇겠지. 그러나 여성을 '섹스의 대상'으로 생각하게 되고 여친에게 포르노에서 본 행위를 요구하는 것은? '의식'에 영향을 줄 텐데? 지금처럼 인터넷에서 쉽게 모든 것을 접할 수 있는 세상에서 그것이 영향을 적게 미친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 적어도 지금의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아이들의 사고방식에 나쁜 영향을 미칠 거라고. 이미 사고가 굳어진 성인들은 더 굳건한 성을 쌓겠지. 포르노 뿐만 아니라 대중문화라고 불리는 대부분의 것들도. 불법촬영들은 또 어떻고. 


책을 읽으며 아이들에게 몇몇 부분을 이야기해주고 대화를 시도했다. 섹스란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야 했다. 두 아이의 생각이 같은 듯 다르다. 우리는 아직 갈 길이 멀구나. 틈틈이 비슷한 화제가 나올 때마다 포르노 이야기를 꺼냈다. 또 그 얘기야? 라는 말을 듣지만 나도 어쩔 수 없어. 너희들이 사람을 대할 때 어떤 대상으로 보지 않기를 바라고 애인이 생기면 진정한 사랑을 나누기를 바라니까. 며칠이 지나고 나이로만 성인이 된 큰넘이 나에게 말한다. 엄마, 엄마 얘기 듣고 포르노 생각해 보니 거기엔 진짜 엄마가 말한, 음 사랑이나 친밀함이 없더라. 그래, 그렇게 하나씩 생각해 보면 되는 거야. 급히 먹으면 체한다. 더 일찍 이런 이야기 나누지 못한 것만 조금 후회할게. 


중요한 한 가지 사실이 있다. 우리는 여기 외국에서 '소수자'라는. 유럽인들 사이에 아시아인 가족. 학교에 한두 명밖에 없는 아시아인 학생. 아직도 너 어느나라에서 왔니,로 시작해서 자기가 아는 아시아의 나라들을 다 읊은 뒤에도 한국이 나오지 않는, 그런 질문을 받는. 아이들도 자기들이 사회에서 어느 정도에 위치하는지 대략은 알지만, 작은 시골 마을에서 어릴 때부터 주욱 친한 친구들과 함께 자란 아이들이 만약 더 큰 도시로 나가 살게 되면 평소에 겪지 못했던 문제들과 부딪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혼자 하는 걱정은 두 배 세 배 증폭이 되곤 한다. 이런 걱정 날마다 하는 건 아니지만, 가끔 이런 생각이 들면 불안해진다. 내가 어떻게 바꿀 수 없는 것들. 우리가 아무리 기를 써도 낯선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우리의 이미지는 바꿀 수 없는 것들. 아이들이 딛고 선 땅이 흔들리지 않기를 바라지만, 애초부터 우리는 조금씩 흔들리는 땅 위에서 살고 있는 걸. 

이 책에 나오는 포르노 배우들의 인종 서열(?) 마지막이 바로 아시아 남자다. 아시아 여자는 작고 귀엽고 매우 순종적이며, 아시아 남자 역시 작고 힘이 약한, 그렇고 그런 고정관념들. 이 사회에서 내 아이들에게도 따라다닐 그 고정관념들이 사라질 수 없다면 적어도 아이들이 그런 고정관념들에 휘둘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밟고 선 땅을 단단하게 다지면 좋겠다. 그러나 현실에선 아이도 어른도 어이 중국사람!이라고 말을 던지고 뒤에서 눈을 가느다랗게 만들며 조롱하고 초등학교에서 아시아 남자아이 성기가 작다고 또래 남자아이들이 놀리는 일이 여전하다. 세상 바뀌기 참 힘들다. 그러니 나는 내가 가진 고정관념부터 깨부수기로 한다. 


"내가 대학생들과 나눈 대화에서 드러나는 건 여자 청년들이 포르노 문화의 수용을 자유로운 선택으로 규정한다는 점이다. 어딜 가나 주문 외우듯 하는 말이지만, 더 깊이 들어가면 이 선택이라는 개념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다. 여성의 선택의 자유 얘기를 꺼내자면, 우리가 인간으로서 실제로 얼마만큼의 자유 의지를 갖는지 논하는 까다로운 영역으로 들어가야 한다. 우리는 각자의 삶을 써 내려가는 주체로서 어느 정도의 힘을 갖고 있지만, 자기한테 딱 맞는 정체성을 가지고 태어나 자유롭게 떠다니는 개별 존재는 아니다. 그 대신 카를 마르크스의 말을 빌리자면, 우리는 특수한 사회, 경제, 정치적 조건 하에 정체성을 형성하는 사회적 존재고, 그 조건은 대개 우리가 만든 것이 아니다. 특히 우리의 성역할에 관한 정체성이 그러하다. 성역할은 사회적 구성물이고 따라서 우리가 '정상' 범위에 속한다고 생각하는 '여성적 행동'은 외부의 힘이 결정한다." 


"여아와 성인 여자에게, 여자에게 가장 가치 있는 자질은 성적 매력이라는 메시지를 퍼붓고 다른 메시지는 차단함으로써, 대중문화는 개별 가해자와 똑같은 방식으로 그들을 그루밍한다. 이는 그들의 자존감을 천천히, 조금씩 갉아먹으며, 온전한 인간으로서의 자기 인식을 빼앗고, 그 대신 섹스를 강조하고 다른 모든 인간의 특성은 경시하는 정체성을 쥐여준다." 


옳습니다. 


충격과 좌절, 공포까지 밀려오는 책이었다. 더 뭐라고 말할 수 있을까? 절망적인 미디어 천국 세상에서 나는 내 주변의 사람들이라도 '생각하는 힘'을 갖게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기엔 인간관계의 폭이 너무나 좁긴 하다.ㅠㅠ) 그래도 가장 가까이 함께 사는 남자 셋이 그런 '힘'을 갖게 된다면 그들의 주변에도 그 힘이 조금씩 퍼지겠지. 좁은 인간관계지만 내가 아는 사람들에게도 얼마간은 영향을 미칠 수 있겠지. 그래서 오늘도 나는 책을 읽고 권하고 선물한다. 

















오찬호, <그 남자는 왜 이상해졌을까?>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를 읽고 한 권 더. 한국 남자가 쓴 한국 남자 이야기. 흥미로웠으나 100% 공감은 어렵다. 아니, 이건 당연한 이야긴가?ㅎ 누가 누구에게 100% 공감을 할 수 있단 말이야. 흠. 다시 이야기하자면, 공감/동감할 수 없는 부분들도 있었다. 그러나 누구든 완벽하지는 않다. 인식도 변하는 법이다. 계속 글 써주세요. 


















김희경, <이상한 정상 가족> 

'정상'이란 무엇인가. 평소에 가끔 쓰는 "정상이야?" "비정상 아니야?"라는 말을 다시 한번 생각한다. 그리고 되도록이면 그 말을 쓰지 않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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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째 장바구니를 채웠다 비웠다 반복하고 있다.돈을 막 쓰면 안 되는데 왜 사면 안 되는 것이냐고 물으면 또 할 말이 없고 그러면 사라고 막 담고 나서 왜 사야 하는 것이냐고 물으면 또 할 말이 없고. 나는 도대체 정확히 무엇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인가,를 알 수 없어서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냥 지름신만 내리면 좋으련만 비실비실한 몸도 상태가 나빠지는 것 같다. 무의식이 이리저리 나를 끌고 다니는 듯하다. 가뭄이 계속되다 오랜만에 하루종일 비가 퍼붓고 내일도 비가 올 것이고 이번주 내내 비가 내린다 하고 비를 뚫고 큰넘의 집을 구하러 멀리 나갔다가 허탕을 치고 돌아오고 뚝 떨어진 기온에 손발이 시려 9월 말인데 라디에이터를 소심하게 켜보았다. 작년에도 이랬던 기억이 있다. 겨우 9월인데 벌써 난방을 해야 한다구? 장난 아니구만. 그러다 일년 난방비 정산 때 폭탄을 맞기도 했다. 아침 최저기온 8도가 뭐냐. 이노므 날씨 진짜 징글징글하다. 참고로 지지난주 어느날 낮 최고기온은 34도였다. 비가 오니 전을 부치자,는 생각은 왜 비가 오기만 하면 들며 전을 부치는 행위는 왜 그렇게 허리가 아픈 노동이며 오랜 시간 공들여 부친 전은 왜 부치기만 하면 순식간에 사라지는 것이며 전을 부치기만 하면 왜 몇해 하지도 않은 명절 하루종일 전부치기 스킬이 생각나는 것이며 명절도 아닌데 전 부치며 진정 서러웠던 기억 조각이 왜 떠오르는 것이며 거기에 겹쳐 이젠 이 세상에 계시지 않는 내 친척도 아닌 분의 얼굴이 왜 생각나는 것이냐. 도대체 이런 의식의 흐름은 무엇이냐며. 그러고 보니 추석이로구나. 의도하지 않았으나 생각하고 말았다. 장바구니를 비운다. 














 









































이렇게 저렇게 장바구니에 들어갔다 나갔다 한 책들. 책도 갖고 싶지만 굿즈도 갖고 싶었다.ㅠㅠ 왜 내가 굿즈 사고 나면 그 굿즈로 이벤트 하시는 거예요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 책을 사려고 중고알림을 해놓았는데 또 놓치고 말았... 이거 사고 다른 거 이거도 사고 저거도 사야지 넣었다 뺐다 하는 사이, 또르르.... 두번째 놓침. 허허. 그래서 비운다, 장바구니. 9월말까지 주는 이벤트 굿즈 무지 갖고 싶지만 따지고 보면 그거 필요없잖아 배송비를 생각해 시간 지나면 짐이야 벌써 집이 짐으로 가득하잖아 정말 내가 필요한 건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흑 그런데 왜 램프도 갖고 싶고 찻잔도 갖고 싶고 책베개도 갖고 싶고 노트는 줄 때마다 갖고 싶고 다다다다 갖고 싶은 것이냐. 마음의 구멍을 굿즈로 채우지 말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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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스트레스가 쌓이나 보다. 읽을 책이 쌓여있는데 또 지름. 굿즈 때문이라고 해두자. 
















김금희, <복자에게> 

아니, 굿즈가 이렇게 이쁘면 어쩌란 말? 신간은 되도록 안 사야지, 전자책을 주로 읽어야지, 짐 만들지 말아야지, 다짐은 다 어디로 가고 내 손꾸락은 어느새..... 

















역시 구입을 미루고 미뤘던, 시리즈 판형이 맘에 들어 꼭 언젠가는 종이책으로 사겠어! 했던, <보건교사 안은영> 특별판이 나왔다. 아, 노트만 안 줬어도 더 미룰 수 있었는데. (이 노트 굿즈 때문에 예상수령일이 추석 뒤로 미뤄진 건 안 비밀.) 

















또 정세랑의 <섬의 애슐리> 

예전에 이 시리즈 최은영의 <몫>을 중고로 산 적이 있는데, 그림 또한 중요한 이 작은 책에서 겉표지 그림은 홀라당 벗겨진 책이 와서 잠깐 황당했더랬다. 그러니 이번에는 표지 그림 잘 붙어있는 새 책으로다가. 















가끔은 나의 소비욕구를 아주 잘 자제하지만 가끔은 절제하지 못해 이렇게 굿즈의 유혹에 넘어간다. 

소방호스를 재활용해 만든 카드지갑이라니, 신박한 아이템이 아닌가? 사실은 기십만 원 하는 소방복 재활용 가방들이 더 탐이 났으나... 카드지갑으로 만족하자. 

배지도 하나 슬쩍. 두 개 지르지 못하고 하나만 고르는 소심함. 














크기별 파우치. 내가 산 것들은 이 그림들이 아니지만 어쨌든 이런 것들을 샀다. 대형 파우치는 여행용 가방 쌀 때 쓰려고, 스탠다드 사이즈는 (화장도 안 하면서) 여행용 화장품 케이스로, 슬림 사이즈는 작은넘 필통으로 아주 딱이다. 여행 못 가는 속을 파우치 사는 것으로 달랜다. 




















중고로 구입한 종이책. 이준호, <한 권으로 끝내는 세상의 모든 과학>과 이 현, <오늘의 날씨는>은 아이들과 함께 읽으려고. 그리고 김정선, <동사의 맛> 



















이벤트는 왜 그리 많은 것인지. 전자책 무료 대여도 놓칠 수 없어서 일단 이번주에 <페스트> 대여. 




















대여 2+1 이벤트도 그냥 지나칠 수 없다,고 고심하며 고른 책 세 권인데 아뿔싸. 전자도서관에 있는 책을 그만.. 뭐 그리 따지면 다 도서관에 있는 책 아니겠냐며. 괜찮아. 대여하는 책들은 일단 읽으면서 종이책을 살 것인가 말 것인가, 선물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하자. 

김정선 <열 문장 쓰는 법> 

이 현 <동화 쓰는 법> 

정수연 <질 좋은 책> 




















대여 좀더 할까 싶어 담아놓은 책들. 

위근우 <다른 게 아니라 틀린 겁니다> 

박선화 <남자에겐 보이지 않아>

한승태 <고기로 태어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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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 게렌발의 만화책 두 권. 그림이 그려진 책은 실물로 봐야 한다는 내 나름의 기준에 따라 ㅎㅎ. 그리고 전자책으로 나오지도 않아. 또 그리고 소포를 부쳐주는 동생이 중간에서 볼 수 있으니 일석이조. <그들의 등 뒤에서는 좋은 향기가 난다> <가족의 초상> 


















김한민의 팬이 되기로 했는데 읽은 건 달랑 <책섬>과 <비수기의 전문가들> 아 그리고 <아무튼, 비건>. <페소아>는 읽다 말았는데 언제 읽노. 만화책 두 권 추가구입. <카페 림보> <공간의 요정>.










최근작 드로잉집 <무빙>도 보고(갖고) 싶다. 평이 하나도 없다. 450부 한정판이라는데. 흠. 




















로빈 스타인 델루카, <호르몬의 거짓말> 

수요자 포럼, <성매매 안 하는 남자들> 

강준만, <룸살롱 공화국> 나온 지 좀 됐지만 며칠 전 옆지기와 룸살롱 이야기가 나와 읽어보고 싶어졌다. 아니 읽히고 싶어졌다. 


















인티 차베즈 페레즈, <일단, 성교육을 합니다>  

전자책으로 사려 했는데 옆지기는 책이 더 편하다고 해서 종이책으로 구입. 읽고 나중에 선물해도 좋을 것 같다. 



















소설책. 

김금희, <나는 그것에 대해 아주 오랫동안 생각해> 

윤이형 외, <광장> 



굿즈를 넘보다가 샐러드 포크에 꽂혀(아니 왜? 집에 남아도는 포크가 @@) 숟가락까지 세뚜로 구입하고 말았다. 모양이 맘에 들고 샐러드 콕콕 잘 찍어 먹을 수 있을 듯.(이건 아마도 합리화) 















아래는 8월 중에 사고 적어놓지 않은 책들이라 여기 붙여둔다. 










































모두 전자책이고, 마지막 <회색노트>와 <릴케 단편선>은 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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