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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에서 여성의 상황은 폭력을 내재한다. 말하자면 임금을 받는 자유로운 노동자의 상황이 폭력을 내재하고 있는 것과 같다. 여성의 상황은 마녀가 화형당한 장작더미 위에서 구축되고, 폭력으로 유지된다. 현재 전 세계 인류의 재생산이 처한 상황 속에서, 여성은 계속 빈곤의 폭력에 시달린다. 여성은 가정에서 보수 없는 책무를 짊어져야 하고, 그 결과 외부 노동 시장에서 힘없는 계약 당사자가 되기 때문이다. 또한, 여성은 경제적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더 심화된 폭력에 시달리며, 착취적이고 끔찍한 노동 환경을 가진 성산업 유형에 점점 더 끌려 들어간다. 자본주의 발전은 갈수록 전쟁 같은 민낯을 드러내면서 여성의 상황을 그야말로 더욱 악화시키고, 여성을 대상으로 삼은 폭력 행사 및 폭력적인 태도를 확대시킨다. 한 전형적인 사례가 유고슬라비아에서 민족 강간 형태로 이루어진 전시 강간이다. - P186

여성의 출산 거부로 제기된 인간의 재생산 문제는, 이제 다른 발전 유형을 요구하는 쪽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웰빙 개념의 벽을 무너뜨리면서 완전히 새로운 전망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제 행복을 요구한다.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되는 발전을 만들라고 요구한다. 자본주의는 기본적인 욕구를 억압하는 데서 태어나고 자라났다. 오로지 노동이 전부인 삶을 거스르는 시간이 필요하다. 자신의 몸과 다른 이의 몸으로 이뤄진, 육체가 있는 삶과 섹슈얼리티가 필요하다. 단지 몸을 더욱 생산적으로 만드는 기능들이 아니라, 온전한 몸이 필요하다. 노동력의 단순 저장고 혹은 노동력 재생산 기계인 몸을 거스르는 온전한 몸, 그 몸으로 만들어지는 육체적 삶과 섹슈얼리티가 필요하다. 비단 다른 남녀들만이 아니라, 수많은 생명체와 함께 하는 공동체성이 필요하다. 이제는 도시 밖으로 멀리 힘들게 나가야만 이런 생명체들과 마주칠 수 있다. 사회 집단 속에서 살아있는 전체 자연 속에서 개인의 고립에 반대하는 공동체성이 필요하다. 겨우 공영공원과 광장 혹은 허용된 극소수의 다른 구역들이 아니라, 공공 공간이 필요하다. 인클로저와 사유화와 같이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지속적으로 제한하는 것에 반대하는 공공 공간이 필요하다. 유희, 불확정성, 발견, 경이, 사색, 감동이 있어야 하고, 공유 공간으로서의 대지와 온전하게 관계 맺기를 꿈꿔야 한다. - P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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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09-16 19: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어억 저는 아직 백페이지도 못갔어요. 부지런히 따라갈게요!!

난티나무 2021-09-16 20:44   좋아요 1 | URL
👍👍👍👍👍👍👍

미미 2021-09-16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난티나무님 정말 많이 읽으셨네요! 벌써 이만큼이나👍👍👍

난티나무 2021-09-16 22:18   좋아요 1 | URL
조금씩 조금씩 ㅎㅎㅎㅎ 재미 없으려다 막 재미(?) 있고 뼈때리고 그래요. ㅎㅎㅎ
 

페이퍼 써야 하는데. 

리뷰 써야 하는데. 

아 뭐라도 끄적여야 하는데. 

와 같은 상태가 이어진다. 별 수 없이 일기만 몇 글자 적는 날들이다. 

쓰기에 대한 조바심과는 별개로 읽기에 대한 조바심도 극성이다. 매일 읽어야 하는 책들도 널렸는데 대출은 왜 자꾸만 하는 것인지. 전자도서관 들어갔다가. 




예약권수 꽉 채워 다섯 권 예약해 두었는데 한 권 가능하다고 알림이 왔다. 



대출하기,를 누르려다 멈칫. 음. 





현재 대출 중인 책은 두 권. 다음주 월요일 반납이니 그 전에 다 읽어야 한다. <욕구들>은 예약이 밀려 있어 연장도 안 된다. 자 지금 대출대기인 책까지 빌리면... 다 읽을 수 있을까? 예약 줄이 길어서 안심하고 있다가 패스패스패스되어 내일도 대출대기함에 책이 들어있을 수 있는데. 뭐 이런 생각 다 필요없다는 거 이미 나는 안다. 이 글 작성하고 나면 돌아가서 대출하기를 누를 거라는 거. 오늘 누르나 내일 누르나 그 고민 조금 더 하겠지. 와 이거 읽어야지 이거는 읽어야 해 이거도 궁금한데 이러면서 예약 줄 세우는 거 진짜 대책 없다. 미루기를 그렇게 잘 하면서 이건 뭐 순식간이야. 


왜 때문인지 <페미니즘의 투쟁>과 <제2의성>은 열심히 읽고 밑줄 치고 플래그 붙이고 그러취! 윽! 하면서도 글 쓰기를 미룬다. 어쩌면 이런 책들을 완전하게(?) 소화시키지 못하고 내 언어로 풀어낼 길 없는 무지와 스킬 부족으로 나도 모르게 찌그러지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읽기 능력이 한없이 떨어지는 건지도 모르겠다. 집중,이라는 것을 제대로 했을 때 눈에 머리에 들어오는 글자와 문장들은 뼈를 후리는데 조금만 정신이 흩어지면 사라락... 집중 시간이 아주 짧다. 어떻게 읽을 것인가, 어떻게 쓸 것인가,를 고민한다. 


아니 그러니까 지금 이 페이퍼는 대책 없는 읽기 욕심에 대한 것이다. 능력 없이 쌓아두는 욕심. 어떻게 읽을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반납해야 하는 책들 쌓는 거는 도서관 앱에 들어가지 않아야 해결이 될까. 그 와중에 사고 싶은 책은 계속 생기고. <욕구들> 앞부분 읽고 있지만 좋다. 집중, 해서 읽어야 한다. 그냥 슥 읽을 책이 아니다. 그래서 종이책을 사야 하나. 뭐 이런.  


여자는 실제보다 자기 능력을 과소평가하고 부정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했어. 그러니 나는 과소평가하지 않겠어. 긍정하겠어. 그게 과대평가가 될런지 한없는 낙관이 되어버릴런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말이야. 읽자. 정신 차리고. (이게 정신 차리는 짓인지는 여전히 모르겠다. 대출하러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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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1-09-16 18: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완전 공감입니다^^

난티나무 2021-09-16 20:44   좋아요 2 | URL
🤣 저만 그런 거 아니죵? ㅎㅎ
 





언오소독스 프랑스어판(2020) 


일요일 

벼룩시장의 즐거움 

득템 

읽을 수 있을 것인가 

읽을 만해 보임 (맨 앞 한페이지 훑고 자신을 과대평가함) 

못 읽어도 좋으니 어쩔 

골몰해야 할 필요가 있을 때 펼칠 것 

내가 못 읽으면 아이들이라도 읽힌다 (아이들의 아우성이 배경음악으로 깔리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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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1-09-13 23: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이 영화 소개글을 읽고 너무 놀랐어요. 21세기에?!!! 극과 극은 통한다더니 탈리반과 어쩜 이리 닮았는지 모르겠어요. 뭐 그들뿐이겠습니까… ㅠ ㅠ

난티나무 2021-09-14 16:33   좋아요 1 | URL
그러게 말입니다.ㅠㅠ 저는 책 먼저 읽고 영화 보려고 애써 모든 정보를 찾아보지 않았지만 북플에 올라온 책 가끔 봤어서 무슨 내용인지는 알아요….

미미 2021-09-13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거 실화네요? 표지가 인상적이어서 무슨 내용인가 찾아봤어요. 저도 읽어볼래요!! 저는 한글판🙄 넷플릭스도 다시 신청해야겠어요. 난티나무님 벼룩시장에서 득템하셨군여👍

난티나무 2021-09-14 16:34   좋아요 1 | URL
네, 유부만두님 말씀처럼 믿어지지 않지만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게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여기네요. 평이 좋더라고요. 저도 책 보고 영화도 보렵니다.^^ 👍🏻👍🏻👍🏻
 
매일 한끼 비건 집밥
이윤서 지음 / 테이스트북스 / 2020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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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수많은 사둔 책 중에 비행기를 타고 온 실용서 한 권. 요리책을 몹시 사고 싶을 때가 아주 간혹 있다. 자주는 아니다. 웬만한 레시피는 인터넷에 차고 넘치니까. 그런데 얼마 전 책을 살 땐 몹시, 정말 몹시,라고밖에 표현할 수 없도록 요리책을 사고 싶었다. 그럴 땐 아주 신중하게 한 권을 골라 사는 거다. 어쩔 수 없는 당김에 의해. (사실 너무 대충 때우다시피하는 매 끼니가 자꾸 형편없어지는 경향이 있어...ㅠㅠ) 

보관함에 모셔두었던 몇 권의 채식책 중에서 중고로 구입 가능한 것을 선택했다. 사실 요리책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 더군다나 '비건' 집밥이다. 비건 지향 식생활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딱히 비건요리라고 특정지을 건 없다는 생각에 큰 기대가 없었다는 말이 더 맞을 듯하다. 오히려 책에 '비건'이라는 단어가 붙어서, 1만큼 팔릴 걸 3분의 2만 팔리는 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아쉽다. 결과는 성공!이었기 때문이다. 실려있는 모든 음식을 해보지는 않았지만 시도한 것은 모두 성공! 맛있음. 내 입 뿐만 아니라 다른 식구들 입도 만족시켰다. 따라해 본 음식은 다음과 같다. 


토마토비빔국수

들깨버섯리소토 

표고버섯현미주먹밥 

콜라비깍두기 

적양배추발사믹볶음

양송이버섯시금치파에야

두부구이덮밥

가지토마토조림

비건마요네즈 

비건치즈 

데리야키소스

채수


음식 색에 맞추어 글자색을 바꿨더니 흠 별로군. 채수,는 이미 오래전부터 만들고 있었으므로, 음식은 아닌데 따라해 본 음식에 넣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망설였으나.ㅎㅎ 아무튼, 글자로 써놓으니 저게 뭐야 싶은데 실제로 해먹어보면 간단하고 맛있다. 특히 맨 위의 토마토비빔국수. 으잉? 싶지만, 그러나 의외. 토마토소스를 바탕으로 비빔소스를 만들면 맵지도 않고 딱 좋아서 벌써 대여섯 번은 해먹은 듯하다.(어제도 먹음. 요즘 단골 메뉴 되었음.) 우유나 치즈가 들어가지 않은 리조또도 맛있어서 깜놀. 마요네즈와 치즈도 비건으로는 처음 만들어봤다. 오! 이런 신비로운 일이.ㅎㅎ 맛있다 맛있어. 다른 것도 모두 해 볼 예정이다. 아아, 냉이가 없으니 냉이솥밥은 못 하겠구나. 도라지나물도, 참나물무침도, 고구마톳밥도, 더덕구이도, 우엉검은깨초절임도, 아니 이런 왤케 많아.ㅠㅠ 세발나물무침, 당귀샐러드, 호박잎쌈밥도. 흐잉. 호박잎쌈 먹고 싶다.@@ 재료 없어서 못 하는 거 빼고 다 해볼 거다. 다음 타자는 아마도, 두부스크램블? 오이고수무침? 콜리플라워구이? 아직 안 했지만 성공의 기운이 미리 폴폴~ 주방에서 수시로 들쳐보느라 물이 묻어 책이 망가져(?) 가고 있다. 책이 예쁘다. 망가져가서 마음이 좀 아프지만 ㅎ 이렇게 잘 사용하는 것이 아마 저자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겠지. 아 물론 새 책을 샀다면 더 좋았겠지만 제가 거기까지는...^^;;; 수시로 들쳐보고 계량이 필요없게 될 때까지 참고해야지.


별 넷? 별 다섯? 살짝 고민했었는데 다섯으로 결정한다. 외국 살아서 못 구하는 재료 천지인 나도 대체재료 사용해 가며 따라하는데 국내에서 재료 구하기 어렵다는 평을 보니 오기 돋아서.ㅎㅎㅎ 창의성을 좀 보태자. 

그리고 하나 더 덧붙이자면, '엄격한 비건'이라는 말을 사용해도 괜찮을까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책 소개 읽다가 눈에 걸린 구절이다. 나 완전 엄격하게 육식해, 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비건을 실천하는 사람이든 아니든 비건 앞에 붙이는 수식어가 편견을 유발할 수 있다면 사용을 고려해야 할 것 같다. 이 책에 있는 요리들 별로 특별하지 않다. 어제 먹은 시금치나물도, 무나물도, 비건 요리다. 고기를 넣지 않고도 된장찌개 끓여먹지 않는가. 딴 세상 식성이 아니다. 이미 부분적으로는 모두가 비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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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21-09-13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나도 이 책 구비할까.... 요즘 레시피가 다 떨어져서 맨닐 돌려막기 지겨웠어요 😬

난티나무 2021-09-13 22:25   좋아요 0 | URL
시도해 보세요.^^ 요리책 사서 성공하기 좀 어려운데 이 책 저는 괜찮았어요.
 

나는 고립된 생활을 한다. 몇 년 전까지는 가까이 사는 친구들이 있어 고립까지는 아니었는데 모두 이사를 가고 난 후 친구들의 왕래가 끊겼다. 프랑스인 친구를 사귀는 것을 절대 적극적으로 하지 못하는 성격 탓에 예나 지금이나 프랑스인 친구는 없다. 시골일수록 이방인을 배척하는 문화가 짙어서 10년 이상을 산 마을에서도 여전히 이방인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산다. 

지금보다 더 철이 없던 30대 초반에는 여기 알라딘에 미주알고주알 페이퍼를 쓰며 이웃님들의 위로를 받았다. 추억을 돌아보라는 오래전 페이퍼들이 뜨면 새삼 그때 내게 다정하게 대해주셨던 분들이 생각나 가슴이 따뜻해지고 한없이 먹먹해지기도 한다. 알라딘을 떠나있던 동안에는 또다른 인터넷 세상에서 놀았다. 책은 못 읽었지만 거기에도 따뜻한 사람들은 있었다. 말을 나누었고 한국에 들어가면 아주 드물게 실제로 만나기도 했다. 지금은 거의 연락이 끊어졌다. 많은 부분 내 탓이라 생각한다. 성격 어디 가질 않지. 어떤 공통점을 발견해야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지금까지 나는 거의 모든 인연을 쳐내면서 살았던 듯하다. 보이지 않는 선을 그어두고 절대 먼저 넘어가지 않았던 듯하다. 그런 나를 알아보고 그 선을 아무렇지 않게 넘어오는 사람은 나와 친구가 되었다. 아주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이렇게 소극적인. 


책을 읽으며, 인터넷에서만 친구를 (그나마) 만들고 있는 지금의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생각한다. "여성에게 협력적 자아란 어떤 의미인가" "여성들 간 관계의 재배열" "자기 정의(self definition)의 부재" 같은 구절들이 가슴을 툭 툭. 이주민들의 "가장 큰 공포는 낯선 곳에서 외롭게 죽을 수 있다는 것" 은 바로 내 이야기. 질병과 의사와 병원이 두려운, 작은 눈의 아시아 여성. 난 여기에서 죽고 싶지 않아. 

한국으로 돌아간다 하여 내가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껏 멀리 할 수 있어 다행이었던 관계들이 나를 옥죌 수도 있다. 그래도,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만나고 가고 싶은 곳엘 갈 수 있다. 여기서 그랬던 것처럼 사람들을 불러모아 음식을 나눠먹고 수다를 떨 수 있다.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에게 손짓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을 단지 언어 하나 때문에 프랑스 사람들과는 하지 못하고(안 하고) 산다 생각하니 한없이 내가 초라해진다. 핑계지만 어쩔 수 없다. 그것 또한 나다. 단순히 언어 때문이라 퉁 치기엔 원인이 더 복잡한 것 아닌가 또 합리화. 무서울 것이 없어야 하는데 겁이 너무 많다. 그것이 언어에 대한 두려움인지 사람에 대한 두려움인지 모르겠다. 둘 다인 것 같다. 





어젯밤에 이렇게 적어놓고 새날이 밝았다. 김현미 선생님의 강의를 들었다. 어느 순간 눈물이 났고, 그런 와중에 힘이 없고 소극적이고 겁이 많은 나에 대한 원망이 조금은 사라졌다. 고립된 생활 속에서 나는 그래도 쓰러지지 않았다. 자주 아팠지만 병들지 않았다. 우울했지만 우울의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았다. 그것만으로도 나는 나를 칭찬하기로 한다. 

언제 한국에 돌아갈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른다. 그러나 그때까지의 나도 그 이후의 나도 쓰러지지 않을 것이다. 그동안 나를 도와주었던 분들, 지금 내 손을 잡고 있는 분들, 비록 얼굴도 모르고 인터넷상에서만 만나는 분들이지만, 그럼에도 모두에게 고맙다. 내가 쓰러지지 않을 수 있는 버팀목의 많은 부분이다. 주변에서 찾을 수 없는 친구들을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고 연결될 수 있음에 다시 감사하기로. 직접 만나지 못하는 제약과 한계가 얼마간은 장점도 갖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솔직히 말해 지금 이것 말고는 나에게 연결고리가 없으니까, 하지만 이렇게 나를 들여다보고 인정하고 그러다보면, 어쩌면, 이곳에서도 한걸음 밖으로 걸어나갈 수 있을지도 몰라, 얼굴에 철판을 까는 용기를 조금은 내어볼 수 있을지도, 몰라. 이제는 선을 끊는 사람에서 잇는 사람으로. 제발. 



"일상생활에서 너무 지치고 내가 현재 어디에 머무르고 있는지 계속 망각이 일어나잖아요. 내 자존감을 충족하지 못하고 원하는 게 뭔지 알 수 없을 때, 삶의 균형을 맞춰가려면 정기적으로 수행하는 의례화된 형태의 사회적인 관계 행위가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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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1-09-12 10: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난티나무님 이 글 너무 좋아요~♡
공감되는 부분도 너무 많고요. 저는 외동이라 그런지 사람들을 좋아하면서도 혼자 있고 싶을 때가 더 많아요. 대신 혼자인 시간은 오롯이 나를 들여다볼 여유를 주기도 하니 진정한 관계를 위해 소중한 시간이라 생각해요. 이렇게 온라인에서의 만남도 이곳에서 참 특별하게 생각하게 됐고요. 그런 면에서 좋은 글로 마음을 나누어주시는 난티나무님 항상 응원하고 있고 저도 오늘 칭찬드립니다~🤗

난티나무 2021-09-13 17:37   좋아요 1 | URL
부끄러운데 공감해주셔서 늠 감사해요 미미님. 좋은 말씀도~
흑흑 울고 싶다...^^;;;
‘사람들을 좋아하면서도 혼자 있고 싶을 때가 더 많아요‘ 이거 저도 그래요. 그래서 사람의 성격을 소극적이다 적극적이다 이렇게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다는 생각도 하고요.
여기는 오늘 아침 해가 좋습니다. 미미님 편안한 저녁시간 보내시기를~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