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샌가 알라딘 서재에는 책 이야기만 써야지 나도 모르게 강제(?)하고 있었나 보다. 옛날에는 아이들 이야기 생활 이야기 이런저런 두서없는 글도 막 올렸는데. 아침에 블로그들 훑다가 '망각'에 관한 글을 읽었다. 무엇이든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는 강박과 한번 남겨지면 삭제가 불가능한 디지털 기록의 시대가 불화하는 시공간에 서있는 듯하다. SNS에 올린 말 한마디가 세월이 지난 후 부메랑 비수가 되어 돌아오기도 하고 내가 올린 사진이 어디를 어떻게 떠도는지 알 수 없고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생판 모르는 사람들이 존재할 수도 있다는 사실, 아침부터 머리가 아파왔다. 스맛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우리 아이들 세대는 어디로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무서운 세상. 이렇게 전체공개로 끄적거린 글들이 어떻게 돌아다니고 있을지 모르는 위험을 감수하면서 오늘도 또 끄적거린다. 누군가들이 겪는 것처럼, 지금 끄적거린 글들이 나중에 내 발목을 잡을지도 모르겠다는 상상도 하며. 한번 각인되면 떨쳐내기 어려운 이미지와 프레임들, 아 인간은 정말 어리석은 존재이며 동시에 너무 뛰어난 존재인 것이다. 


다부지게 일상을 늘어놓아야지 하곤 또 심각했다. 


▷ 무엇부터 늘어놓을까. 세간의 관심이 2년이 지나도록 식을 수 없는 그것, 코로나부터 시작해 보자. 

코로나 녀석은 우리집에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학교를 다니는 두 사람이 있으니 언제고 한번은 오리라 짐작은 했다. 같은 반 아이들의 확진 소식이 연이어 들려오고 그 아이들과 함께 연말 파티를 했던 작은넘, 노엘 바캉스 지나고 개학한 학교에서 체육 수업을 하는 큰넘, 직장 동료들이 하나둘 확진이라 덩달아 위험해진 옆지기, 셋 모두 '밀접접촉'. 그러나 아무도 너 접촉자라고 문자를 받지 않았다. 기준이 완화되어 마스크를 쓰는 등 거리두기 조치를 했다면 접촉으로 보지 않는다고. 어쨌거나 약국에서 자가진단키트를 뭉텅이로 사다가 이틀에 한 번씩 검사를 했다. 며칠 목이 안 좋다던 큰넘의 키트에 빨간 줄이 두 개 떴다. 격리 시작. 격리라 하지만 방에서 되도록 나오지 않는 게 다인. 어차피 화장실이며 욕실이며 함께 써야 하는 처지다. 모두 공용공간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아침점심저녁 틈날 때마다 알콜세정제로 문손잡이며 냉장고 문손잡이 등을 닦고, 일어나자마자 창문을 모조리 열고 환기를 했다. 다행히 큰넘의 증세는, 열도 나지 않고 진통제를 먹지 않아도 괜찮고 미/후각만 아주 잠깐 희미해지는, 가벼운 정도였다. 친구들 확진으로 집에 일주일 머물렀던 작은넘은 큰넘의 확진으로 학교를 일주일 더 빠졌다. 도합 이주일동안 네 식구는 각자의 방에서 각자의 시간을 보내며 밥도 따로 먹는 각자도생의 삶을 연출... 이렇게 한 달만 생활하면 정말 망가질 사람 많겠구나 싶다. 아이들은 방에서 나오지 '않아도 되니' 마음껏 폰과 컴을 하루종일,도 모자라 새벽까지 '즐겼다'. 2주가 끝나는 지점에 이르러서는 각자의 방에서 줌이라도 켜고 모임이나 회의를 해야 하지 않나 심각하게 고민했다. 나는 잘 지냈으나(책도 읽고 독서모임도 하고) 백신도 안 맞았는데 아프면 안 된다는 생각에 마인드컨트롤하느라 조금 피곤하긴 했나 보다. 어쨌거나 지금은 상황 (일단) 끝. 그저께 월요일부터 아이들은 다시 학교에 간다. 보내면서도 다시 이런 상황이 반복될 것 같아 찜찜하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욕실로 직행해 손 씻고 가글하고 샤워를 하는 일상이 반복된다. 장본 물건들을 일일이 알콜로 닦아 정리하는 습관도 이어진다. 의심스러우면 마스크를 씌운다. 생강꿀차를 마신다. 손을 자주 씻고 음식을 공유하지 않는다. 말할 때 입을 가린다. 각방 격리하는 동안 제대로 아이들과 câlin을 하지 못했다. 스치듯 한번씩 서로를 껴안는 것이 큰 위로였음을 새삼 깨닫는다. 


▷나는 잘 지냈다,고 적었다. 대체로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아닐 때도 있었다. 예전에는 그냥 넘겼던 사소한 일을 곱씹어 생각하게 되면서 때때로 버거워질 떄가 있다. 주로 옆지기와의 마찰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찌 됐든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라는 사실. '잘' 살기 위해 부딪히고 넘어지고 보듬어주는 관계가 되는 것. 거시적 안목 중요하지만 미시적 관계에서 그 관점들을 실현하지 못하면 말짱 도루묵이라는 생각. 더듬어 고민하고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나 또한 지금보다 나아지리라는 믿음 없이는 사실 힘든 일이다. 멈출 수 없는 길. 조심해라 나야. 강 한가운데 서있는데 수영도 못하잖아. 물길이 집어삼키지 않기를 바라는 건 지나친 낙관인 거지. 작은 배까지는 아니더라도 구명조끼 정도는 들고 있어야 할 텐데.


▷그래서 그랬는지, 며칠 가슴 위쪽이 은근하게 아팠다 말았다를 반복한다. 손으로 쓸면 어깨 아래 기다란 혈관 비슷한 것들이 우둘투둘 느껴진다. 무엇이 됐든 가슴 언저리에서 몽우리나 울퉁불퉁한 무엇이 만져진다면 가장 먼저 의심하게 되는 그것, 유방암. 근 일 년 가까이 가지 않던 병원에 약속을 잡았다. 뭐 크게 아픈 것도 아니고 며칠 지나면 사라지리라는 것도 알지만, 알지만... 혹시나가 역시나가 되어 후회하고 싶지 않다. 적당히만 친절한 의사는 역시나 유방의 문제가 아닌가 하는 관점으로 세심한 촉진을 했고 혹시 심장에 문제가 있을까 봐 심전도 검사도 했다. 갑자기 운동을 했다거나 근육을 쓴 적은 없는지도 물었다. 없어요. (운동과 나는 아직 너무 먼 사이라) 촉진도 심전도검사도 이상 없다고, 그래도 유방암 검사는 해보라며, 검사 처방전을 써준다. 심전도 검사에서 나는, 몇 년 전의 기억을 떠올리고 말았다. 그때도 이유없이 가슴 위쪽이 찌릿거리고 꽤 아파서 한동안 병원을 들락거린 적이 있다. 심전도 검사는 물론이고 하룻밤 온 가슴에 줄을 주렁주렁 달고 하는 심장 검사도 했다. 엑스레이를 찍고, 거기서 더 나아가 기관지를 통해 폐 입구까지 내시경을 밀어넣는 무지막지한 검사까지. 결과는 모두 이상 무. 비슷한 증상인데, 왜 아무데서도 원인을 밝히지 못하는 걸까. 그저 내 스트레스가 원인이란 말인가. 뭐 그랬었다. 지금도 비슷한 상황이네, 그러고 보니. 집에 돌아와 생각한다. 이 울퉁불퉁한 선들이 혈관인지 근육인지 힘줄인지 임파선인지 유선인지 또다른 무엇인지조차 모르고, 모르는 상태에서 그것들의 형태가 일그러져서 아프다고 맘대로 생각하며, 혹시 유방암은 아닌지 걱정도 덩달아 하는데, 알고 보면 그저 스트래칭을 조금 과하게 반복해 근육에 무리가 온 것일 수도, 그 염증 때문에 화끈거림을 느끼는 것일 수도, 단순히 며칠 스트레스를 받은 몸이 스트레스가 많다고 신호를 보내는 것일 수도 있음을 한편으로 생각하는 나는, 그만 뒷목이 더욱 뻣뻣해지고 만다. 


▷오늘 이번달 2차 책소포를 받았다. 배송료는 '허벌나게' 비쌌으나 택스는 없었다. 복불복인지 내용물에서 걸리는 것이 있는지 자체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필요한 책은 많아지는데 소포를 자주 받기 부담스러워 이 난관 어찌하리오 모드이다. 일단 늘 하는 다짐을 새삼스럽게 다시 한다. 이제 좀 줄이자. 그만 사자. 자제하자. 알라딘, 쿠폰이랑 적립금 좀 그만 날릴래. 당장은 내가 좀 서운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그게 좋을 듯해. 미끼 그만 던져. 맞다. 이건 남 탓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내가' 안 사면 되는데. 이런 구구절절이 다 쓰잘데기없는 뻘소리라는 거 여러분도 다 아시지 말입니다. 오늘도 책탑을 쌓고 야 이 비싼 책들아~ 이러고 있다. 약간의 스트레스가 밀려오는지 어깨 아래가 찌릿찌릿하네. 그런데 정말 이거 스트레스가 원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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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26 21: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1-27 00: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mini74 2022-01-27 18: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별일 아니시길 ㅠㅠ 가격은 스트레스지만 읽는 과정에서 또 위안을 받기도 하고 , 책은 요물같아요 난티나무님.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마시고 편한 하루 보내시길. 생강꿀차와 스치듯 하는 포옹의 위로란 난티나무님 글이 제게도 위로가 되네요.

난티나무 2022-01-27 20:39   좋아요 2 | URL
책은 요물!!! 이로운 요물!!!!^^
감사합니다, mini74님~~~❤️
날이 추워요. 감기 조심하세요~~~^^

psyche 2022-02-11 05: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난티나무님 댁에도 코로나가 침범했었군요. 지금은 다 괜찮으시죠?
건강은 좀 어떠신지요? 외국 살면서 아프면 제일 힘들잖아요. 스트레스 받지 마시고 건강 챙기세요

난티나무 2022-02-11 06:30   좋아요 0 | URL
네, 코로나는 벌써 한 달 전 일이 되었네요.^^
저는 음 검사를 미루고 있는데 다음주에는 가봐야 할 것 같아요. 특별히 크게 아픈 데는 없어요.^^ 다만 늘 그렇듯 좀 찜찜할 뿐이죠…ㅎㅎㅎ
스트레스!!! ^^;;; 감사합니다~ 😊
 

아아, 아직 사지는 않았으니 그걸로 됐다. 그런데 늠 이쁘지 아니한가? 이런 거 이뻐라 하는 나를 위해 만든 것 같구나. 그러나, 넘어가지 않으련...다... 이미 나는 책을 느무 많이 샀고... 에세이도 한 권씩 두 권씩 그것도 새걸로 샀는데 어째서 항상 뒤늦게 이런 이벤트 페이지를 보게 되는 것인가? 필요없다. 나는 가방이 필요없다. 진짜 필요없다. 정말이다. (도시락 싸서 갈 데도 없으면서 도시락통으로 쓰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나는 얼간이...) 










이벤트 페이지 ↓↓↓

https://www.aladin.co.kr/events/wevent.aspx?EventId=229806&start=welcomepop




(와 진짜 사진 열댓 장씩 한꺼번에 올라가는 거 어케 안 되나. 나만 그런가.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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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좋습니다. 아닙니다. 흐립니다. 안개도 자욱합니다. 그러니 사야 겠지요. 

해가 뜹니다. 아닙니다. 떴으나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니 사야 겠지요. 

밤이 옵니다. 아닙니다. 왔으나 곧 갑니다. 그러니 사야 겠지요. 


뻘 뻘 뻘 소리 소리 소리 


어떻게 갖다 붙여봐도 합리화가 안 된다. 그만 두기로 한다. 허허. 그저 웃지요. 


오늘 지른 책부터. 














엘렌 식수 <메두사의 웃음/출구> 

엘렌 식수에 도전한다. 어려운 책은 어려움을 인정하고 알 듯한 것만 취하기로 한다. 훨씬 마음이 가볍다. 전자책 없어서 종이책 사는 비애. 그래서 내심 좋은 건 안 비밀. 
















니라 유발-데이비스 <젠더와 민족> 

이름만 스쳐들은 저자의 책, 목차와 발췌구절 보고 무작정 구입. 아, 어제 <불평등과 모욕을 넘어>(낸시 프레이저 등) 시작했는데 무슨 말인지 도통 알 수 없더라. 거기 나오는 단어들과 비슷한 말이 많이 보인다. 흐흑. 세상에 똑똑한 학자들 넘나 많고요. 
















한국여성문학학회 젠더와번역 연구모임 <젠더와 번역> 

고르다 보니 위의 책과 라임이 맞아떨어진다. 매우 흥미로운데 쉬워보이지 않는다. 어려운 책만 골라 사는 것 같다, 어째. 상품넣기 하면서 보니 <번역과 젠더>(루이즈 폰 플로토우)라는 책도 있다. 흠흠. 
















민음사 편집부 <한편 7호 : 중독> 

결제를 위해 폰과 컴을 왔다갔다 하다가 결국 컴으로 돌아와서 기어이 5만원을 넘기고 마는 기량(?)을 발휘, 목차를 훑어보면서 읽고 싶었던 한편,을 추가했다. 중독을 달리 생각할 수 있을까, 받아들이거나 거부하거나 또는 어떻게든 바로잡을 수 있을까, 궁금하다. 시각이라도 조금 넓어진다면. 




며칠 전 중고책들. 














스크로파 <더 웜카인드> 

왁! 상품 넣기 하다가 전자책 있는 거 봐버렸다. 끙. 이젠 되도록 전자책을 사야 한다. 응, 그래, 제발. 전자책 있는 줄 알았으면 종이중고로 사지 않았을 텐데. 뒤늦은 후회. 이미 늦었고요. 
















추 와이홍 <어머니의 나라> 

음 아무래도 이 날 내가 눈이 멀었었나 보다. 이 책도 전자책이 있다. 네 이미 늦었고요. 담엔 이러지 말아라, 나야. 


책 소개글 중에서 ↓↓↓


  • 이 책은 가모장제를 글로벌 정치경제학과 문화연구 차원에서 다룬 훌륭한 입문서이다. 그래서 ‘과학적이면서 동시에 치유적이다’. 여성 주도의 사회를 찬양하기보다는 사유를 요구한다. 무엇보다도 내 질문은 이것이다. 극도로 남성중심 사회인 한국의 남성은 모쒀족 남성보다 행복할까. 아! ‘미러링’에 대해 의문이 많았던 독자들에게도 필독을 권한다. 
    - 정희진 (여성학자, 『정희진처럼 읽기』 저자) 
















김현주 <하는, 사랑> 

뭐라고 하는지 궁금해서 삼. 전자책 없다! (이러고 기뻐할 일이 아닌데. 쩝) 아아 에세이 아니고 소설이란다. 더 궁금. 

















에마 골드만 외 <그곳에 가면 다른 페미니즘이 있다> 

음, 확실히 이 날 눈이 멀었던 걸로. 글쎄 이것도 전자책이 있...... 할 말 없 음...... 
















도나 해러웨이 <트러블과 함께하기> 

어렵다는 소문을 익히 들어왔는데 중고로 있어서 냉큼 사기는 했다. 그러니까 요즘은 어려운 책 사들이는 시기인 걸로. 다음달엔 좀 자제할 수 있을까. 
















김혜순 <여자짐승아시아하기> 

읽어보고픈 책들 작가 중 한 명이다. 하나도 읽은 것 없다. 시집을 사기보다 에세이가 더 친근(?)할 것 같은 기대감에 '전자책'으로 구입. 앞의 머리말에서부터 녹록치 않음을 알았지만 왜때문에 막 좋은가? 
















바바라 크리드 <여성괴물, 억압과 위반 사이> 

알라딘 여성주의책읽기 3월 도서 미리 구입. 소포 받는 시간 있으니께요. 꼬박꼬박 책 사고 읽기는 하는데 글이 안 써진다? (안 써지는 게 아니라 안&못 쓰는 거임...) 이번달 <남성됨과 정치>도 응 생각보다 재밌어 이러면서 마키아벨리까지 읽어놓고 정리도 안 하고 글도 안 쓰고 베버도 아직 안 읽고. 그냥 싫은 거? ㅎㅎㅎ 



***** 


이젠 '내가 미쳤지'를 넘어 '될 대로 되라'를 지나 '뭐 다 그런 거지 그런 거 아니겠어'를 통과하는 중... 다행히 나는 술을 안(못) 마신다. 옷이나 가방을 사지 않는다.(아! 알라딘 굿즈 가방은 하나 샀...) 보석 포함 액서사리도 관심 없다. 기타등등 뭔가를 돈으로 사모으는 취미는 없다. 책!만 빼고.... 또르르... 












프랑켄슈타인 슬링백 : 요기다 책 몇 권 넣어가지고 어디로든 가고 싶다. 이런 바람으로 살짝의 고민을 거쳐 산 가방인데 크기도 적당하고 색도 괜찮고 말썽이 많다는 지퍼도 양호해 보이고 끈이 좀 매끄럽지만 한쪽으로 매지 않으면 흘러내리지 않아 상관없고, 다만 책이 든 이 가방을 메고 어딘가로 다닐 일이 없다는 것이 함정. 가방은 썩지 않으니까.(응?) 그리고 사실 세일 하지 않았으면 살 일 없는 가방이었다. ㅋㅋㅋ (서점 갈 때 사용해 봤는데 사선으로 메니까 책을 살필 때 두 손이 자유롭고 가방 흘러내리지 않아 좋았다. 이런 거 노린 거임. 암, 그렇고말고.) 


요래요래 알찬 돈 쓴 페이퍼. 얼씨구. 지 입으로 알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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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2-01-26 06: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알차다!!!
제가 말했어요ㅋㅋㅋ
늘 재미나고 알차서 기웃대게 만드는 난티님 구매 페이퍼^^

난티나무 2022-01-26 07:19   좋아요 3 | URL
책읽는나무님 완전 🙏 땡큐예요~^^ ❤️❤️❤️

유부만두 2022-01-26 07: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알차다요!!!
난티나무님과 발란스를 맞추려고 전 불란서 책 해외배송 주문했….

난티나무 2022-01-26 07:20   좋아요 3 | URL
오!!! 뭐 사셨을까요?^^ 알차다 해주셔서 감사해요! ❤️❤️❤️

다락방 2022-01-26 10: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난티나무 님, 저도 책 좀 구입하고 왔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 다 그렇게 사는 거 아니겠습니까. 하하하하하하하하.

잠자냥 2022-01-26 14:42   좋아요 3 | URL
그렇게 사는(buy) 거라능~

다락방 2022-01-26 14:44   좋아요 3 | URL
저도 중의적 의미로 쓰긴 했습니다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티나무 2022-01-26 16:06   좋아요 2 | URL
그렇지요 그렇게 사는(buy/acheter) 거지요. 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2-01-27 10:43   좋아요 1 | URL
hachette 출판사 이름 잘 지었다 싶고요.

바람돌이 2022-01-26 11: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떻게 갖다 붙여봐도 책을 사는건 즐거움

난티나무 2022-01-26 16:06   좋아요 2 | URL
진짜 이 즐거움 어찌 할 수가 없네용...ㅎㅎㅎㅎㅎㅎㅎㅎ

mini74 2022-01-26 12: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알씨구 지화자 ㅎㅎ넘 좋은데요. 알찹니다. 알차게 가방도 사시고 ㅎㅎ 책 구경은 흐뭇합니다 *^^*

난티나무 2022-01-26 16:08   좋아요 2 | URL
미니님, 알차서 알씨구~ 늠 찰떡인데요?^^
자꾸 흐뭇해서 큰일이에요. (맨날 말만 큰일이라고 함...ㅋㅋㅋㅋㅋㅋ)

미미 2022-01-26 12: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역시 유혹적인 난티나무님 구매 페이퍼ㅠ.ㅠ 일단 저도 이달은 더이상은 안돼요.ㅋㅋㅋㅋ그래서 일단 페이지 찜해둡니다~헤헤♡

잠자냥 2022-01-26 14:41   좋아요 3 | URL
미미 님 벌써 100만원 넘은 거 아닌가효?ㅋㅋㅋㅋㅋ

미미 2022-01-26 14:56   좋아요 2 | URL
후ㅋㅋㅋㅋㅋㅋ아...아닙니다🤦‍♀️

잠자냥 2022-01-26 15:18   좋아요 3 | URL
왜 땀을 그렇게 많이 흘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미 2022-01-26 15:27   좋아요 3 | URL
날이 더워져서요ㅋㅋㅋㅋㅋㅋㅋ후ㅋㅋㅋㅋ잠자냥님 이사가 언제라고효?

난티나무 2022-01-26 16:08   좋아요 3 | URL
미미님 오늘은 그저 26일일 뿐이고요.^^;;;
책 살 날은 아주 많이 남은 것 같은데 책 읽을 날(남성됨과 정치)은 며칠 안 남았다고 생각하는 모순이~ㅎㅎㅎㅎㅎㅎㅎㅎ

단발머리 2022-01-26 16: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리스트 속 책들이 하나같이 알차네요 ㅎㅎ 저는 <젠더와 번역> 담아갑니다.

난티나무 2022-01-26 17:30   좋아요 2 | URL
👍👍👍
알차다고 해주시니 업업!!!!!!! ❤️❤️❤️

라로 2022-01-27 11: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른 거 아무것도 관심이 없으시니 이정도야 뭐..
문제는 저에요, 책도 그렇고, 옷, 신발, 가방, 액서사리, 기타등등 너무 관심도 많고 다 있어야하고,,, 그래서 저는 이렇게 늙으막에 노예생활을 하고 있;;; 난티님의 알차고 대단한 리스트에 열렬한 박수를!!! 잘했어요, 참 잘했어요!!^^

난티나무 2022-02-01 02:03   좋아요 0 | URL
엇 라로님 제가 댓글 안 달았네요.^^;;
관심이 다양한 것도 좋은 일이죠.^^
라로님은 제가 칭찬할게요! 잘 하고 계신 거예요~~~~^^
 

‘여자하기’ 김혜순

여자하기는 ‘여자이고자 함‘이다. 타자와 감응하여 작고 낮은 것을 몸에 분포해야 한다. 여자이고자 함은 대립항인 남자라는 포지션이 본질적이지 않기 때문에 폐기되어야 함을 전제로 하기 이전에, 인간 각자가 스스로 여자라는 복수성, 내 안에서 흘러넘치는 여성적 실재를 향해 여행해 가야 함을 이른다. 또한, 나는 생물학적으로 여자이나 나의 에너지로 다른 사물들과의 연결과 접속 속에서 여자를 구현해가야 한다. 나는 날마다 다른 정체성의 여자로 태어나고 싶다. 나는 텍스트 속에서 오늘은 소녀였으나 내일은 할머니로, 다시 할머니소녀로 태어나고 싶다. 오늘은 연어였으나 내일은 사냥하는 곰으로 태어나고 싶다. 나는 색으로, 무늬로, 이미지로, 어떤 작은 기미로 다시 태어나고 싶다. 나는 한 여자가 아니라 여러 여자, 여기 있는 여자가 아니라 여기, 저기 있는 여자, 나 때문에 여기가 여기 없는 저기가 되는 여자가 되고 싶다. 여자이고자 함은 순수한 에너지 차원에서의 감응으로 이루어진다.
그럼에도 내 여행의 앞에는 나를 제외한 어떤 중심이 있다. 제도들이 파생하고, 규칙들이 남발되며, 나의 여권이 불온해지는 견고한 체제가 있다. 여자와 짐승을 변두리에 두거나, 권외에 두는 언어 체제가 있다. 이 체계를 거슬러 가노라면 ‘여자이고자 하는 자‘를 죽음, 부재, 텅 빔으로 변질시키는 ‘죽임‘이 있다. 그러면 나는 부재의 운동성이 된다.
결핍의 수용이 아니라, 결핍이라고 규정되는 범주를 거치지 않는 방식의, 내 운동성의 리듬이며 속도가 된다. 나는 부재와 맞물려 움직인다. 바르도 퇴돌Bardo Thos grol의 안에서 처럼. 바르도 퇴돌은 ‘둘do 사이bar를 듣다thos그리고 깨우치다grol‘라는 의미다. 둘 사이란 낮과 밤 사이, 죽음과 삶 사이, 선과 악 사이, 남자와 여자 사이 같은 모든 사이 중음의 세계다. 그 사이를 ‘들을 수 있으면’ 영원히 자유에 이를 수 있다고 한다. 무릇 여자이고자 하는 자, 바리공주처럼 자신의 부재를 여행하리라. 부재 없이는 리듬도 없다. 여행도 없다. 시에서도 마찬가지다. 나의 부재 없이 시적 언술은 불가능하다.
여자하기는 일종의 여행이다. 이 여행은 여자의 몸으로 겪는 복수적이고, 관계적인 경험이다. 몸의 경험을 사유하기이다. 사유하기는 공동체하기이다. 여자하기의 여행은 그 나름의 궤적이 있다. 이 여행은 길 아닌 길로 가는, 다방면으로 준동하는, 이분법의 고착을 넘이서는 가기이다. 수직적인 것들과 중앙제동장치와는 상관도 없는, 여행하는 나라의 정부로부터도, 떠나온 나라의 정부로부터도 이방인인 사람. 바리공주처럼 이쪽에서 저쪽을 여행하는 자, 지금 있는 여기에서 지금 떠나갈 거기로 접속해나가는 길이 있을 뿐, 그 길의 증식이 있을 뿐, 사이를 건네주는 뱃사공인 여행자, 일종의 무정부 상태, 계보도 조상도 없는, 모국어가 낯설어지는 상태.
(전자책 9/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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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2-01-26 0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활활발발 - 담대하고 총명한 여자들이 협동과 경쟁과 연대의 시간을 쌓는 곳, 어딘글방
어딘(김현아) 지음 / 위고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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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의 행복한 감정에 눈물이 나는 건 그 행복 나도 느끼고 싶다는, 질투를 깔고 앉은, 공감? 갈망?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 갖고 있으나 표현되지 못한 것들, 지금은 부족하지만 가질 수 있는 것들(물건 아님 주의) 을 갈망하는 기분이라고 정리해 말할 수도 있겠다.


읽기에 대한 갈증과 쓰기에 대한 조급함은 무지와 편협이라는 벽 앞에서 자주 무뎌진다. '제대로' 읽고 쓴 적이 있던가. 헛된 망상같은 꿈을 꾸는 일은 누구나 한다. 내 희망이 망상이 아니라고 하기엔 목표가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노력도 적다. 나는 어쩌면 '쓰고' 싶은 것이 아니라 '무엇이 되고' 싶었던 건 아닐까. 


말들이 끓어올라 더이상 견디기 어려울 때, 기쁨과 슬픔과 분노와 희망과 좌절 등이 차고 또 차서 밖으로 터져나올 수밖에 없을 때 글이 '씌여지'는 것이라면 내가 하고 싶은 말들은 어디까지 차올랐나. 나는 지나치게 소심하지 않나. 어디까지 솔직하게 쓸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나는 솔직하게 생각하나 돌아보지 못하는 건 아닌가. 생각만을 치우쳐 하면서, 그저 생각의 옳고 그름에 이리저리 잣대를 들이밀면서, 생각하기조차 중도포기해 온 건 아닌가. 오랫동안 골똘히 생각하던 문제를 글로 풀어내는 일을 막연히 미루고 또 미루었던 건 아닌가. 

밤이 무서웠던 열한 살 열두 살의 내가 왜 밤이 무서웠는지에 대해 썼다면, 내 눈에 이상했던 엄마 아빠에 대해 썼다면, 중학교 한 반 친구들 안에서의 소외와 고립감을 썼다면, 막다른 길이라 생각했던 그 끝에 서 있을 때마다 쓰면서 생각하고 찾아보고 또 생각하고 썼다면, 그 때의 나는 좀더 대범해질 수 있었을까. 지금의 나는 세상을 보는 눈이 더 넓어졌을까. 하나마나한 생각을 그래도 해본다. 나이상 어른이 되고 부모가 되고 어떻게든 의지와 다른 무엇이 되어가는 동안 놓아버렸던 읽기와 쓰기가 이토록 아쉬울 줄을 나는 조금도 몰랐다. 혼자 읽고 쓰는 것보다 누군가들과 함께 읽고 쓰는 것이 엄청난 경험이라는 사실 역시 조금도 몰랐다. 새삼 이 책이 이렇게 나를 마구 흔든다. 흔들림을 따라 글방에 찾아가고 싶다. 그곳이 꼭 어딘글방이 아니어도 좋으리라. 어딘글방에서 많은 다른 글방이 파생되듯이, 지금도 수많은 글방들이 조용히 그러나 강력하게 존재하듯이, 또 그리고 또 따뜻하고 날카로운 공동체 글방들이 줄줄 나타나기를. 그 중 어딘가의 글방이 내게도 나타나기를, 오래오래 인연을 이어가며 서로 쓰고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관계가 되기를, 어쩌면 나는 벌써 그런 친구들을 찾았는지도 모르겠는데, 그렇다면 이젠 더 많은 친구들이 생겼으면, 읽고 쓰는 친구들과 어떤 일이든 신나게 도모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이 오기를, 만들어낼 수 있기를, 간절하게 바란다. 


첫 부분부터 좋아서 밑줄을 긋다가 어느 순간부터 연필도 플래그도 내버려둔 채 읽기만 한다. 한번 읽고 던져둘 책이 아니라는 걸 읽으면서 느낀다. 갈망이 사그라지려 할 때 언제고 나는 다시 이 책을 손에 들 것이다. 행복을 다시 질투하며 갈망할 것이다. 책 속 이야기들에서 질문을 건져올려 고민할 테고, 무심하게 툭툭 던져놓듯이 쓰여진 문장들을 글감으로 생각하고 써볼 테고, 쓰고 나서 책 속의 사람들이 했던 말을 떠올리며 고쳐도 볼 테다. 

글은 곧 사람이다. 오늘은 쓰는 사람 읽는 사람 무진장 (오프라인으로) 만나고 싶은데 한국책을 파는 동네책방은 너무도 멀고 만나서 책수다를 떨 친구도 멀리 있으니 프랑스책만 가득한 서점일지라도 가야 하겠다. 친구들에게 이 책을 알려야 하겠다. 단톡방에 책도 추천한다. 무수한 '싶다'가 차오른다고 백자평도 썼다. 리뷰도 이렇게 쓴다. (부욱 하고 올라오는 감정들을 마구 쓰느라... 담에 차분하게 다시 쓸 지도.^^;;) 


나는 책표지의 문구처럼 '담대하고 총명한 여자'가 되고 싶다. 함께 되고 싶다. 그럴 수 있으리라는 마음에, <활활발발>의 어느 페이지 작은 한 글자에 나를 슬며시 연결해 둔다. 


"그리고 연결된다, 당신과 나, 이토록 우연히 이토록 찬란히." (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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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21 21: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1-21 22: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공쟝쟝 2022-01-21 23: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 정말 좋은 가보군요. 특히 난티님께.... 저도 굉장히 읽고 싶었는 데, 사실 부러워질까봐 빌려읽으려고만 찜해뒀거든요. 읽고 쓰기에 푹 빠지면, 가끔 엄청 조급해질 때 있어요. 그냥 내 욕망에 고꾸라지듯 지칠 때? 그럴 때 스스로 생각하기를
이건 평생 할 거니까!하고 마음 다잡아요. 좋아하는 걸 평생 몰랐으면 어쩔뻔했어? 이제라도 알기를 얼마나 다행이야? 하면서. 그래도 더 빨리 알았더라면... 하는 마음이 올라오긴 하지요 ㅜㅜ
하지만... 평생 알라딘을 몰랐을 다른 평행 우주의 저는 여기, 지금의 저를 부러워하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지금의 여기 있는 저는 또 부러움을 동력 삼아 욕심 내려놓고 일단 앞의 책을 읽기!
제 마음먹기가 용기가 되면 좋겠네요. 우리 평생 읽고 쓸거니까. ^^

난티나무 2022-01-22 06:03   좋아요 0 | URL
솔직히… 이 책 감상을 딱 두 글자로만 써야 한다면… “와! 씨!” 가 되겠습니다. 거기에 다섯 글자를 덧붙인다면 “와! 씨! ㅈ나 부럽다!” ㅋㅋㅋ
알라딘의 많은 분들이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요. 🤣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많이 부러워해야 한다고도 생각해요. 거기서 그치지 않아야 한다고도요.
공쟝쟝님은 용기 있는 분!!!! 공쟝쟝님은 이미 나의 부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