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우리 반에 꼭또라는 애가 있거든?"

"꼭또? 오! 장 꼭또? 혹시 손잔가?"

"ㅎㅎㅎ 아니~ 꼭또라는 애가 있는데 걔는 공부를 디게 잘하거든? 수학 시간에 막 걔가 뭐를 얘기하면 선생님이 음 꼭또야, 그건 3학년 되어서 하는 거고 지금 우리는 1학년 기초를 해야 된단다, 이러고 프랑스어 시간에 막 이상한 잘 모르는 사람들 얘기 막 하고 선생님이 응 그건 대학 가서 공부하는 거라고 그러고 그래."

"그럼 걘 대학 가야 되는 거 아니냐?"

"대학을 어떻게 가?"

"왜, 공부 뛰어나게 잘 하고 그러면 월반 시키잖아. 그럼 어려도 대학교 갈 수 있지. 근데 너 걔랑 친하게 지내라."

"친한데?"

"친해? 아니 근데 왜 너는 걔한테 영향을 1도 안 받냐?!!"

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린 걔를 꼭또페디아라고 부른다?"(←wikipedia)

"ㅎㅎㅎ 엄마도 모르는 거 있으면 걔한테 좀 물어봐야 겠네. 요즘 읽는 책은 뭐냐고 좀 물어봐줄래? 궁금하다."

ㅎㅎ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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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4-28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넘 귀여워요. 우린 걸어다니는 백과사전 이랬는데 요즘 애들은 나무위키 위키피디아 뭐 이러는 군요. ㅎㅎ 그 꼭또 무슨 책 읽나 저도 궁금합니다 저희 애 중학교 때 친구가 코스모스 갖고 다녀서 제가 우와!!! 했더니 집에 있는 책 중에 베고 자기 딱 알맞은 사이즈라 갖고 다닌다고 ㅠㅠ ㅎㅎ

난티나무 2022-04-29 01:58   좋아요 1 | URL
맞아요, 걸어다니는 백과사전!^^
아 늠 웃겨요~~ 베개 하기 딱 좋은 사이즈 코스모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하늘바람 2022-04-29 1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귀엽습니다

난티나무 2022-04-29 20:55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저도 그랬어요.^^
 
레이디 크레딧 - 성매매, 금융의 얼굴을 하다
김주희 지음 / 현실문화 / 2020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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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으로 대체하는 리뷰) 



책을 읽는 내내 분노했다. 분노했으나 분노에 그쳤다.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마음은 짜증으로 이어졌다. 온 세상에 회색 비가 내리는 것 같았다. 티브이에 나오는 유명한 사람들, 그 중 남자들의 얼굴을 짚으며 저 사람들은 포르노를 보지 않을까, 생각했다. 길을 가는 사람들, 그 중 남자들의 얼굴을 보며 저 사람들은 '성매매'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집 안에 서식하는 남자들, 그 중 아이들의 잠든 얼굴을 보며 얘네들은... 하... 


이 분노와 더불어 치솟아오르는 감정들은 매우 복잡하다. 분노의 이면에는 어쩔 수 없고 바뀌지도 않으리라는 일종의 체념 비슷한 감정도 자리한다. 체념이라는 단어는 지나치게 체념적이다. 차라리 슬픔,이라고 해두자. 분노한다고 해서, 열폭한다고 해서, 슬퍼한다고 해서, 내게서 바뀌는 것은 없다. 그런 감정들은 오히려 호사스러운 것이 된다. 가끔 그런 생각이 든다. 책을 읽으며 접하는 수많은 다양한 군상들 중 힘들고 불행하고 쥐어짜듯 착취당하고 죽지 못해 사는 사람들, 그 이야기를 읽고 분통을 터뜨리는 나는, 우리는, 이미 그 분통 만큼의 거리를 두고 있는 건 아닌가. 그런 불행이 내게 올 리가 없어, 그건 다른 세계의 이야기야, 나는 그런... 계층의 사람이 아니야, 정말 불쌍하다, 짠하다, 그 사람들의 삶이 슬프다... 아차 하는 순간에 나 또한 겪을 수 있는 일이라고는 생각지 않으려 하는 대책 없는 안일함. 스스로 만들어낸 안온함의 가면들. 


돈이 없어 힘들었던 대학 시절을 생각한다. 닥치는 대로 아르바이트를 했던 것은 아니지만 갈 곳이 없어 입주 과외라는 것도 하고 선생님의 타이핑 작업을 돕기도 했다. 서빙 아르바이트 같은 걸 하지 않았던 이유로 내 용기없음을 꼽아왔는데 이제 보니 아닐 수도 있겠다. 나는 현실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했고 그래서 현실감 없이 돈을 벌었으며 당시 사귀던 남자친구에게 정서적으로 상당히 의존하고 있었던 게 틀림없다. 연애라는 환상적 감상 안에서 내가 처한 위치를 가늠하지 못했다. 등록금이 모자라 학과장 선생님께 돈을 빌릴지언정 다른 방법은 생각해내지 못했다. 내가 더 돈이 없는 상태였다면, 굶어죽을 지경이었다면, 빌린 돈을 갚을 수 없는 처지였다면, 아예 돈을 빌릴 사람이 아무도 아무 곳에도 없었다면, 나도 내 몸을 자원으로 삼아 돈을 벌 생각을 했을지도 모르겠다고, 책을 읽으며 생각했다. 학자금 대출을 갚기 위해 룸살롱을 찾아가는 대학생들. 나는 절대 그런 일을 하지 않을 거야, 내게는 절대 그런 상황이 생기지 않았을 거야,라고 말하는 것은 뻔뻔하다. 건방지다. 나락은 한순간에 펼쳐진다. 


책을 읽었다고 쓰고, 다른 사람에게 읽히려고 애쓰고, 틈만 나면 이야기를 들춰내 떠벌리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일이다. 최소한을 뛰어넘는 또다른 일은 이렇게 지내다 보면 생길 것이다. 작은 단위의 경험은 큰 단위의 경험을 불러온다고 믿는다. 경험을 단위로 말하는 게 좀 웃기지만. 


남자들이여, 지금 있는 그 자리, 안온하신가. 나와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포르노도 보지 않고 '성매매'도 안 한다고? 그래서 떳떳한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 한 우리 중 누구도 그 거대한 흐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성매매'와 아무 상관없어 보이는 각종 기관들이 어떻게 그 '산업'에 가담하고 공조하는 모양새로 기능하는지, <레이디 크레딧>을 읽으면 알게 된다아무 생각 없이 내뱉었던 평소의 '성매매' 혐오발언이 얼마나 어리석은 것이었는지 알게 된다. 두루뭉술하게 후려쳐서 생각하던 '성매매 산업'의 구조를 낱낱이 들여다볼 수 있다. 우리 사회가 얼마나 '성매매'로 뒤덮여있는지 실감할 수 있다. (내 생각에는 책에 나오지 않은 뒷배경이 더 있을 듯하다.) 다시 한번 되새긴다. 그 누구도 '성매매 산업'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남자도, 여자도. 


회색 비가 내리는 마음 속에 아침의 환한 햇살이 내리쬔다. 창을 여니 발랄한 새들이 노래한다. 세상은 아름다울 수 있다. 




(제목에 불행,과 안온,을 써놓고 보니 적절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불행은 누가 판단하는 것인가? 어떤 것이 안온한 것인가. 그러나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는 알 수 있으리라 생각해 그냥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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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2-04-27 19: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리뷰 쓰시는 분들의 마음이 왜 죄다 절절하게 읽히는지...ㅜㅜ
저도 비슷한 생각들을 많이 했던 한 달이었습니다.
난티나무님도 읽으신다고 고생하셨어요.
잘 읽고 갑니다^^

난티나무 2022-04-27 21:06   좋아요 4 | URL
그러게 말이에요 책읽는나무님…^^;;; 힘든 책이었습니다. 중간중간 열폭하면서요. 진짜 ‘성매매공화국’이라는 말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네요. (룸살롱공화국,이라는 책이 있어요.)

수이 2022-04-28 10:40   좋아요 2 | URL
물론 대한민국도 그러하지만 여성의 몸을 돈을 주고 사려는 이들은 전세계 어디나 마찬가지 같아요. 여성의 몸에 안전한 나라는 존재하지 않는다 여겨요.

난티나무 2022-04-28 13:23   좋아요 2 | URL
맞습니다 비타님. 안전한 곳이 없어요. ㅠㅠ 그리고 생각보다 엄청나게 전세계에 퍼져 있다고… 한국 세계 1등… ㅠㅠ

수이 2022-04-28 13:36   좋아요 2 | URL
아 우리나라가 1등인가요? 🙄 ㅠㅠ

책읽는나무 2022-04-28 14:30   좋아요 1 | URL
우리나라는 가만 보면 좋은 쪽 1등은 안하고 나쁜 쪽 1등은 좀 많이 하는 듯요!!!

다락방 2022-04-27 19:4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어휴 고생하셨습니다, 난티나무 님. 리뷰에 담긴 난티나무 님의 마음이 절절하게 느껴지네요. 저도 모르는 많은 것들이 성매매를 둘러싸고 있다는 걸 알게 됐는데 말씀하신 것처럼 이보다 더한 일들이 또 여기 있겠지요.

여러가지 의미로, 힘냅시다!

난티나무 2022-04-27 21:08   좋아요 4 | URL
그쵸 다락방님. 책에서 말하지 않은(못한) 것들이 또 얼마나 많을까요…@@
힘들었지만 좋은 독서였습니다. 페이드 포 읽다 말았는데 그새 4월 말이라고 합니다?^^;;;;;;

거리의화가 2022-04-27 20:4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난티나무님 글 보면서 경제 문제에 얽힌 20대 시절의 제가 떠올라서 저도 모르게 분노가ㅠㅠ 여러 모로 힘든 책 읽어내느라 고생하셨어요!

난티나무 2022-04-27 21:08   좋아요 4 | URL
분노는 표출해야 합니다!^^
감사해요, 거리의화가님~~~~

라로 2022-04-27 20: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읽으려고 장바구니에 담았어요!! 그런데 매일 달라가 오르는 거에요,,ㅠㅠ 내일 더 오르면 내일 살까? 뭐 이러고 있;;; 나 왜 이래요? ㅠㅠ

난티나무 2022-04-27 21:09   좋아요 3 | URL
기다리면 더 오른대요? 그럼 기다려요~~~~ㅋㅋㅋ

미미 2022-04-27 22: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난티나무님~♡ 완독 수고하셨어요!*^^*
저도 읽으면서 만일 대학 다닐때
등록금을 내기 힘든 상황이었다면, 그러다 친구중 누군가가 큰 돈이 된다며 나를 유혹했다면 어찌됐을까를 생각했어요. 학자금 대출을 갚으려고 휴학하고 일했거든요. 코로나 때문에 온라인수업으로 전환되어도 등록금 할인해줄 생각 1도 안하는 대학들...이번 정부 들어서 인상규제도 풀려 더 오를거라는데 그럼 그 돈을 갚기위해 학생들이 정작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그건 또 어떤 희생으로 이어질지 걱정입니다.

난티나무 2022-04-28 00:35   좋아요 3 | URL
미미님도 등록금 때문에 힘드셨었군요..
정말 등록금 너무합니다. 학생이 돈으로 보이는 건가요. 또 오르면 학교 어떻게 다니라고???@@ 서울로 몰리는 것도 그렇고 교육의 변질도 그렇고 총체적 난국이네요…ㅠㅠ
 

책을 샀다.^^;;;



깨끗한 책을 1유로에 파는 중고가게 좋아합니다! 새 책 비싸서 못 사겠다. 10유로 20유로 하는 책이 1유로면 일단 부담이 없고 (아 물론 티끌 모아 태산이 되기도 하지만 그래도 가성비 훌륭하잖아) 긴가민가 하는 책도 사서 보기 좋고 소장하지 않을 거라면 (좀 귀찮기는 하지만) 나 역시 1유로에 팔면 되니깐. 이것이 내 중고책 구매 합리화의 과정이다.ㅋㅋㅋ

일단 사진의 두꺼운 책 두 권은 요슈타인 가아더의 <소피의 세계>와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의 <태양은 노랗게 타오른다>이다. 유명한 소설, 유명한 작가.
















폴 오스터 <선셋 파크>

조이스 캐롤 오츠 <사토장이의 딸>

오츠의 책은 두 권이나 못 읽고 있는데... 쩝... 폴 오스터 뉴욕 삼부작도 못 읽었는데... 쩝...

아 그리고 김영하.ㅎㅎㅎ 나 안 좋아하는데... 쩝... 한국인의 의리(응?)로 삼. <오직 두 사람>

























소피 카르캥 <글 쓰는 딸들>

이 책 사고 싶어 킵해두었었는데! 발견하고 넘나 기뻤음! 언제 읽을런지는 모르...ㅁ...

















잉에보르크 바흐만 단편모음집 <호수로 난 세 길>

아래 북스토리에서 나왔던 <동시에> 목차를 보니 3장에 실린 단편 네 개다. 「동시에」 「문제들 문제들」 「너, 행복한 눈이여」 「호수로 난 세 길」 이렇게 실려있음.















토니 모리슨이 루브르 박물관과 뭘 했다고? 루브르에서 예술가를 초대해 이벤트를 개최한 적이 있었는데(지금도 하는지 잘 모름) 2006년의 예술가가 토니 모리슨이었다고. 

지젤 알리미 <프리트나> 한국번역본 없음.





아니 에르노 <부끄러움>

발터 벤야민 <소네트> 발터 벤야민 잘 모르는데 소네트를 썼다고? 이러면서 삼. 독일어 원문과 나란히 실려 있음. 학교에서 독일어 배우는 작은넘에게 보여줬더니 석 줄 신나게 읽고는 끝! ㅎㅎㅎ

















페르난도 페소아 <안티누이> 이렇게 읽는 게 맞나 모르겠다. 페소아는 거의 읽지도 않았는데 왜 좋으려고 할까?? 김한민의 공(?)이 너무 크다.ㅎㅎㅎ 영어와 프랑스어가 나란히.




안 에르보! <산 아래 작은 마을>

아이들 어릴 때 내가 좋아하던 작가였는데 그동안 못 챙겨봤다. 그림 스타일이 조금 변했다. 다양해진 듯. 느무 반갑다.



















번역본 없는 듯. 바다 그림 좋아서 구입.




전번에 그림책서점에서 제르다 뮐러 소개책 봤는데 마침 또 그래서 눈에 띄는 이름.

번역판 없나 보다. 마법사수련생?ㅋㅋ




Opal Whiteley 뭔가 되게 유명한 사람 같은데 누구지? 번역본은 없으나 영어책들 제목 훑어보니 궁금해진다. (책 뒤의 설명을 보니 1920년에 아래 제목의 책이 나왔다고. 거기 실린 6살에 쓴 일기 중 감자 이야기로 만든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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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2-04-23 06: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중고책은 어쩌면 마음의 선순환 같아요.
아니 에르노 ‘사건l’evenement’이 영화로 나왔대서 좀 궁금해요.

난티나무 2022-04-23 19:10   좋아요 1 | URL
마음의 선순환이라니, 늠 멋진 말씀이네요~!!!!! ^^
이렇게 살 수 있어서 다행이고 (읽지도 않으면서 ㅠㅠ) 싸게 파는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입니다.ㅋㅋㅋㅋ
유튜브 소개 보고 왔어요. 아니 에르노 영화 관련 인터뷰도 조금 보고. 영화 챙겨 봐야 겠습니다.^^

유부만두 2022-04-23 20:54   좋아요 0 | URL
책이랑 영화(예고) 분위기가 아주 달라서 궁금해요.

난티나무 2022-04-24 00:10   좋아요 0 | URL
아 저도 그 짧은 예고를 보는데 어째서 끌어안고 저러는 거를 강조할까 의문을 가지긴 했어요.^^;;;; (책은 안 읽었지만 ㅋㅋ)

독서괭 2022-04-23 10: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의 날이라구요..? 이번달 책 다 사서 이제 못 사는데 ㅠㅠ 난티나무님은 책의날에 어울리게 실하게 구매하셨네요!^^ 조이스 캐롤 오츠 저 책은 첨 들어봐요! 못 읽으신 두권은 뭔지 궁금합니다. 저는 <그들>이랑 <흉가>, <위험한 시간 여행> 읽었는데 앞에 두권이 좋았어요.
깨끗한책을 1유로에 파는 중고가게라니 멋지네요!!

난티나무 2022-04-23 19:12   좋아요 1 | URL
조이스 캐롤 오츠 책이 지금 보니 세 권이네요?^^;;; 한글판 <폭스파이어> 랑 프랑스어판 <그림자 없는 남자> 그리고 <The falls>인데 마지막 책은 번역판 못 찾았어요. 다 안(못) 읽었어요.ㅋㅋㅋ 말씀하신 책들도 궁금하네요. 으헉 읽을 책은 너무 많고....
책 1유로 너무 좋아요.ㅎㅎㅎ

유부만두 2022-04-23 20:47   좋아요 0 | URL
폭스파이어 재밌어요!

난티나무 2022-04-24 00:11   좋아요 0 | URL
왓! 폭스파이어부터 격파하는 걸로!!!!!!^^

독서괭 2022-04-25 13:45   좋아요 0 | URL
세권씩 있는데 한권도 안 겹친다는 게 놀랍습니다 ㅎㅎ 오츠가 책을 많이 썼군요! 폭스파이어 저도 찜~^^

단발머리 2022-04-23 11: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난티나무님, 책의 날 축하드려요!! 아니 에르노 책 넘 이쁘네요.
중고가게 오래오래 흥해서 난티나무님 매일 책의 날 기념하시기를 바랍니다^^

난티나무 2022-04-23 19:13   좋아요 1 | URL
매일 책의 날 기념~!!! ㅎㅎㅎㅎ 메르시 보꾸 단발머리님~^^
기념만 하고 안 읽고 안 써서 참...ㅋㅋㅋㅋㅋㅋㅋ ㅠㅠ

미미 2022-04-23 12: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잘 구경했어요 난티나무님~^^♡ 알찬 구매하신듯~!! 역시 책을 사랑하는 프랑스답게 1유로에 파는 중고가게도 있군요? 저도 요즘 폴 오스터(낯선 사람에게 말걸기) 조금씩 읽는 중인데 반가워요~ 페르난도 페소아는 읽다말았는데도 이름부터 글까지 사랑하고 있는 작가예요.ㅎㅎ

난티나무 2022-04-23 19:15   좋아요 1 | URL
그 가게 없으면 안 돼요.^^;; 딴 데는 비싸게 팔거든요. 엄청 싸게 팔지만 가끔 괜찮은 책들 나와서 좋아요.ㅎㅎㅎ
폴 오스터 아직 한 권도 못 읽음요. 페소아도 아직... 그런데 이름만 늠 친숙해요. 아하하~ 미미님 좋아하신다니 또 기대 상승~!!!^^

얄라알라 2022-04-25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유로, 감이 잘 안 오고
올려주신 책 제목들의 외국어가 확 눈에 들어오지는 않지만

난티나무님 책 들이시고 즐거우신 마음은 바로 느껴집니다^^

난티나무 2022-04-25 17:35   좋아요 1 | URL
1유로 = 대략 1400원 정도 될 거예요.(환율 안 봐서 정확치 않지만)
저는 프랑스책은 사는 걸로 만족하고 있는지라 ㅋㅋㅋ 🤣 그 만족감이 느껴지신 걸 거예요 ㅎㅎㅎㅎ ^^;;;;;;

프레이야 2022-04-27 0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1유로 도서 넘 좋아요. 알차게 요거조거 골라 담으셨네요. 올해 책의 날 이번에는 그냥 패스했어요 ^^
감자가 귀엽게 그려졌네요. 특히 아니 에르노 부끄러움 읽었는데 반갑고 벤야민의 소네트는 귀하네요. 소네트도 썼다니 놀랐어요.

난티나무 2022-04-27 03:06   좋아요 1 | URL
ㅎㅎ 저렇게 한가득 가져오는 날이면 정말 뿌듯합니다.
감자 그림책은 감자의 싹을 눈이라고 하잖아요? 그걸 아이의 시각으로 ‘감자의 눈’이라 이야기한~^^
벤야민 저도요.^^ 응? 소네트도 썼어? 이러면서. ㅎㅎㅎ 일찍 요절한 시인이 있었는데 그 시인을 매우 좋아했다고 해요. 그를 위한 소네트라고 합니다.^^
 





















Quand ceux qu’elle nourrit ne savent plus rien d’elle. Quand elle est à elle-même hors d’atteinte : seul devant la page. Misérable devant l’éternel. Beaucoup de femmes écrivent ainsi, dans leurs maisons gelées. Dans leurs vie souterraine. Beaucoup qui ne publient pas.

59



직역 :

그녀가 먹이는 그들(식구)이 더이상 아무것도 그녀에 대해 알지 못할 때. 그녀가 도달할 수 없는(가질 수 없는) 그녀 자신일 때. 종이 앞에서 혼자인 그때. 영원 앞의 비참한. 많은 여자들이 그래도 쓴다, 그들의 얼어붙은 집 안에서. 땅 아래 파묻힌 삶 안에서. 많은 이들이 출판하지 않는다.

한글번역본 :







번역문의 '가난한'보다 '비참한'을 선호한다. 가난이라는 단어는 대상을 한정짓는 역할을 한다. 비참은 조금 덜하다. 마찬가지로 '은밀한'보다 '파묻힌' 삶이 훨씬 더 와닿는 표현이다. 혹은 '지하'. 혹은 또다른 비슷한 표현. 왜 은밀하다고 번역했는지 그 의도는 알 것 같지만 반대하고 싶은 단어다. 은밀,에서도 우리는 은밀한 무엇을 상상한다. 또 마찬가지로 그 아래 번역문에 '나는 여왕이 될 거라 기대했는데'도 마음에 안 든다. 내가 이 글을 쓴 작가가 아니므로 마음에 안 들어도 뭐 어쩔 수 없지만 아무튼 마음에 안 든다. 여자는 결혼을 하면서 여왕을 꿈꾸는가? 남자는 왕을 꿈꾸는가? 이래서 문제인 것이다. 확연한 권력의 차이, 꿈꾸는 자들의 위치 차이, 실제로 이루어지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 사이의 괴리. 내가 이 글을 썼다면 물론 이렇게 쓰지도 않았(못하)겠지만 절대로 여왕,이라는 단어는 쓰지 않을 것 같다. 크리스티앙 보뱅은 그래서, 좋다가 말고 좋다가 만다. 아마 나는 앞으로도 좋다고 말할 수 없으리라.

+ 남자는 왜 노상 여자를 말하는가? 남자는 왜 남자를 쓰지 않는가? 좀 쓰지? 맨날 여자 타령하지 말고? 탐구 좀 하라고, 남자 탐구!

+ 이만큼 여자를 잘 안다고 우쭈쭈 해주어야 하는가? 그런 건가? 그러고 싶다가도 슬쩍슬쩍 나오는 문장들이 맘에 걸려.







(책 표지가 아직도 이해 안 됨. 왤까. 왜 아시아여성일까. 무슨 의미일까.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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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2-04-25 13: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읽다보니, 그러면 LES MISERABLE 역시 ‘비참한‘이 더 가까운 옮김말인 것인지...^^;; 몰라서 궁금합니다

난티나무 2022-04-25 17:38   좋아요 2 | URL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Les misérables 은 명사로 쓰였으니 불행한 혹은 비참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면 될 거 같아요.^^
 












창가의 좌석에 앉아 두뼘도 채 되지 않는 작고 두꺼운 유리창으로 내려다보는 땅, 점점 작아지고 작아져서 점을 마구 찍어놓은 것처럼 구별이 불가능한 것으로 보일 때 느끼는 감정. 나를 멀리멀리 띄워놓고 세상을 바라보게 되는 아주 잠깐의 시간.

책을 읽으며 떠오른 이미지는 이런 것이었다. 무수한 모래알 중 하나인 나, 또다른 하나들인 사람들. 작은 모래알도 언젠가는 사라진다는 것을 생각하기는 인간의 죽음을 생각하기보다 훨씬 어렵다. 프롤로그를 읽으며 떠올린 이미지와 생각들은 글을 읽어나가는 내내 비슷하게 머리에 남아있다. 강렬한 프롤로그, 거기에 맞춤하게 이어지는 글들. 불규칙하고 우연한 만남과 헤어짐들이 인물들을 헤집고 엮고 흐트린다. 시간과 공간이 교차하고 그 사이를 생각과 감정이 흘러다닌다. 뜻밖의 인물이 튀어나와 때로는 웃음을 때로는 눈물을 자아내게 한다. 세상은 어떻게 만들어져 있는 걸까? 나는 얼마나 다른 사람, 다른 생각, 다른 세계에 연결되어 있을까? 책을 읽으며 만나는 몰랐던 새로운 이름, 새로운 작품들을 찾아보게 된다면 또 어떤 인연이 나에게 다가올까? 알고 싶어하는 마음, 그건 대단하다고 생각하면서 동시에 엄청나게 무섭다고 생각한다. 누구도 어떤 사람을 제대로 알기는 불가능한 일이라 사람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로 아무도 알 수 없고 판단할 수 없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내가 나를 모르는데 넌들 나를 알겠느냐'고 노래 가사를 쓴 사람은 이미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을까. 아무 생각 없이 내뱉던 말이 때로는 진리처럼 보이기도 한다. (가사가 헷갈려서 찾아보니 ‘네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다.^^;;; 잘못 알고 있었네.)

끼리끼리 논다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책 속 이 사람들, 끼리끼리 노네? 어떤 식으로든, 그것이 설령 자기 자신을 투사하는 욕심의 결과라 할지라도, 시대 안에서 만나지 못하더라도, 그들은 연결짓고 확장해나간다. 항상 상승효과만 있지는 않지만 그런 관계들에서 말과 글과 행동이 나온다. 이 끼리끼리는 어쩔 수 없는 걸까. 조금 쭈그러드는 느낌이 든다. 이 느낌은 확실히 욕심의 결과다. '이름'에 환상을 품고 있어서일 수도 있다. 우주를 생각해라. 나는 티끌보다 더 작아 눈에 보이지도 않는 먼지같은 존재이며...ㅠㅠ (나랑 친구할 먼지알갱이, 손?) 또한 똑똑하고 뛰어난 그들 역시도 사람이기에 내가 느끼는 감정들을 똑같이(물론 인식의 정도가 다르니 감정의 깊이도 다르겠지만), 그러니까 비슷하게 느낀다는 사실에는 조금 위로를 받는다. (위로 어쩌구 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 아님? 나 좀 웃김. 욕심의 화신이로구나. 사실은 조금도 위로 안 됨. 자기비하. 역시 나 웃김. 인간은 좀 웃긴 존재이니 나도 웃긴 걸로. 비하하지 말고 이젠 비상 좀 하지?)


"고립과 소외, 자기 자신을 "타자"로 인식하는 경험은 바로 이 가시성의 장막에서 비롯된다. 이 장막은 동류의 슬픔으로 슬퍼하고 동류의 갈등으로 갈등하는 다른 수많은 이를 보이지 않게 감추며 자기 자신의 본성마저도 외면하게 만든다. 이 장막을 걷어내야만 우리는 타자화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다. 멜빌과 미첼의 시대에서 한 세기가 지난 후 미국의 시인인 오드리 로드Audre Lorde는 "우리가 가장 상처 입기 쉬운 상태를 드러내어 보여주는 일은 또한 우리에게 가장 큰 힘을 부여하는 원천이기도 하다"라고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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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누구도 알지 못하며 그러므로 함부로 판단할 수 없다. 어쩌면 그 일을 겪는 당사자도 잘 모를 것이다. 우리가 우리 자신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단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친밀함의 종류는 "우라니아인" 혹은 "퀴어" 혹은 다음 시대에 등장할 그 어떤 꼬리표로도 규정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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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2-04-15 08: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먼지만두 손!!! 들었어요.

난티나무 2022-04-15 14:06   좋아요 1 | URL
😍😍😍 손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미미 2022-04-15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손🖐ㅋㅋㅋ저도 그 노래 가사 ‘내가 나를....‘인줄 알았어요ㅋㅋㅋㅋㅋ난티나무님~좋아요10개 누르고 싶은 글이예요~^^♡

난티나무 2022-04-15 14:09   좋아요 1 | URL
🥰🥰🥰
긍게 그 가사 왠지 바꾸고 싶어요.ㅋㅋㅋㅋㅋ
손!!! 10개!! 감사합니다!!!!!! 🙏 🤗❤️

그레이스 2022-04-15 19:46   좋아요 1 | URL
ㅋㅋ
저는 무심코 듣기만해서 그냥 소리로만...

라로 2022-04-16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강렬한 프롤로그 읽고 멈춤이에요. 너무 좋았어서 더 읽지 못했어요. 어떤 준비가 필요한 것 같고, 독서 내공이 부족한데 내가 읽어 낼 수 없으면 어쩌지 불안하기도 했고 등등 라로먼지는 난티님 이런 글 올리기 전부터 친구하고 싶어하는 먼지였어요. ㅎㅎㅎ 🤣 ㅎㅎㅎ 🤣 ㅎㅎㅎ 🤣

난티나무 2022-04-16 00:44   좋아요 0 | URL
오 저도 프롤로그 읽고 한참 머물렀어요. 조용히 낭독하며 다시 읽었구요.^^
본문은 읽히기는 잘 읽혀요. 엄청 많은 인물이 나와서 메모가 필요할 수도 있고요. 처음 듣는 사람도 저는 많았어요. 워낙 몰르니…^^;;; 그래도 재미있어요! 불안해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라로님은 난티나무먼지의 칭구!!!!!! 👯‍♂️(말해놓고 보니 제맘대로 칭구! ㅎㅎㅎ 🤣) 제가 낯을 좀 가립니다.ㅋㅋ 😎 우리 언제 만나요????@@ 😞 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