뫼비우스의 띠를 그려라, 크리스 반 알스버그 (1)
크리스 반 알스버그
정지 화면. 담쟁이 덩굴로 덮인 벽. 좁다란 정원 입구. 안을 가리키는 남녀 어린이의 조각상. 당장 뛰어갈 듯한 자세의 소년. 그림은 물론 흑백. 마우스를 소년에게 댑니다. 문득 흑백의 소년이 연한 색조로 바뀝니다. 살짝 누르니, 다다다다 정원 안으로 뛰어 들어가는 소년. 다른 세상, 크리스 반 알스버그의 사이트 (http://www.chrisvanallsburg.com)는 이렇게 열립니다.

『압둘 가사지의 정원』(The Garden of Abdul Gasazi)도 그렇게 열립니다. 헤스터 아줌마가 뭐든지 물어뜯기 좋아하는 개, 프리츠를 돌봐 달라고 부탁하자 앨런은 온 신경이 쭈삣할 정도로 긴장하며 개를 돌보다가, 개가 가장 물어뜯기 좋아하는 모자를 숨긴 채 깜빡 잠이 들죠. 그런데 개가 산책 나가자고 코를 무는 바람에 깨어나 산책을 나갑니다. 은퇴한 마법사 압둘 가사지의 정원으로 들어가 버린 개. 불행히도 그 정원 앞에는 절대 개를 데리고 들어오지 말라는 경고판이 붙어 있었고. 프리츠가 어떻게 되었을까 걱정하면서 앨런은 압둘 가사지의 정원으로 들어가게 되지요.

『압둘 가사지의 정원』 표지와 본문

정원 안을 보면 매우 신기합니다. 잘 다듬어진 나무들, 떼 지어 모여 있는 오리들, 마법사 압둘 가사지 등은 분명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지만 뭔가 석상처럼 위압적이면서도 기묘하게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거든요. 마법사가 프리츠를 오리로 바꿔 놓는 바람에 앨런은 너무나 슬퍼하면서 그 오리를 안고 나오다가 모자가 날아가고, 오리도 그걸 잡겠다고 날아가 버립니다. 앨런은 풀이 죽어 아줌마에게 돌아와 프리츠가 마법에 걸려 오리로 바뀌고 모자를 잡으러 날아가 버렸다고 보고하지만, 부엌에서 달려 나온 건 바로 개로 돌아온 프리츠! 앨런은 어리둥절해집니다. 내가 지금 꿈을 꾼 건가? 그런데 프리츠는 바로 앨런의 모자를 갖고 놀고 있었죠!

나비 꿈을 꾸고 일어난 장자가 자기가 꿈에서 나비가 된 것인지, 아니면 나비가 꿈에서 자기가 된 것인지 알 수 없었다는 이야기와 비슷하지요? 뫼비우스의 띠를 따라 가다가 슬쩍 꼬여 있는 부분을 만나면 거기가 바로 압둘 가사지의 정원 입구랍니다.

이 책은 시각도 독특하고 은근히 몽롱한 흑백 그림의 맛이 그만입니다. 또한 모든 인물들은 마치 석상처럼 보이는데, 이런 느낌의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크리스 반 알스버그, 그대는 뭐하는 사람이었소? 아, 조각장이였구랴.

크리스는 1949년에 미국 미시건 주의 조용한 시골 마을인 그랜드래피즈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는데, 또래들의 무언의 압력으로 인하야 (흑, 무서운 발언!) 크레용 대신 럭비공을 잡곤 했다네요. 하지만, 모형 차나 배 만드는 건 손에서 뗀 적이 별로 없었다고 합니다. 중·고등학교 때 수학, 과학을 매우 좋아했다니 남들이 보기엔 이공대로 가면 딱 맞았을 인물인데, 미술 수업 한번 들어 본 적이 없던 그는 (미국은 고등학교 때 우리나라 대학처럼 자기가 과목을 선택해서 수업을 듣습니다.) 느닷없이 미시건 대학에 입학 원서 내던 날, ‘College of A & D’라는 항목에 체크를 하지요. 당시엔 그가 다니던 고등학교에서 워낙 미시건 대학에 진학을 많이 해서, 입학 담당자가 아예 그 학교에 파견 나와 원서를 받았다는군요. 그런데 크리스는 어느 학부에 지원할 건지 체크하지 않은 상태에서 원서를 내러 갔다가 이 ‘College of A & D’라고 쓰인 항목이 뭔가 궁금해서 물어봤더니, 건축 디자인 학부(College of Architecture and Design) 인데, 그 안에 미술대학도 있다는 말을 듣게 됩니다. 어? 갑자기 그림 공부를 하고 싶어지는 걸? 고등학교 때 안 들었으니 대학 가서 듣는 것도 괜찮겠지~ 우연히도 그 해는 미시건 대학이 포트폴리오를 내지 않아도 입학을 허가했던 마지막 해. 입학 담당 직원을 꾀로 이겨 보고 싶었던 열일곱 살짜리 십대 아해는 자기 미술 실력을 한껏 부풀리고, 학교 수업은 안 들었지만, 따로 토요일마다 몇 년 동안 그림을 그렸다고 거짓말을 합니다. 면접 통과. 입학 허가.

대학에 들어가서 그는 잘하는 학생들이 주변에 너무 많고, 수업량이 엄청 나 너무 놀랐답니다. 내가 여기 왜 왔던고, 싶었겠죠. 하지만 어려서 모형 차와 보트를 만들던 실력으로 조각에 뛰어들고, 무사히 졸업. 로드아일랜드 디자인 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그 동네에 정착을 하게 됩니다. 스튜디오를 마련한 그는 조각을 하면서도 저녁 나절에는 집에 와서 그림을 그렸는데, 그 그림마다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본 아내가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작가인 친구를 소개해 줘서 출판사와 연이 닿게 됩니다. 그리하여 1979년에 나온 첫 책인 『압둘 가사지의 정원』은 다음 해에 칼데콧 아너 상과 보스톤 글로브 혼북 상을 받게 되지요. 독자들은 이 책의 무채색 그림의 기막힌 효과를 보며 찬탄했지만, 크리스 본인의 얘긴 듣는 사람 민망할 정도로 썰렁하군요.

“대학에서 나는 회화나 드로잉을 배우지 않고 조각 공부를 했다. 나는 만들고 싶은 조각을 먼저 그림으로 그렸다. 그리고 필수 과목 드로잉 클래스를 몇 개 들었다. 스물 아홉 살 때, 내 첫 책을 난 목탄으로 그렸다. 그것 밖에 할 줄 아는 게 없었으니까.”

그런데 환상을 다루고 있는 그림책들은 그림조차 심히 ‘환상적’이지요. 배가 하늘을 난다거나 아이가 하늘을 날아오르거나 등등. 하지만 그의 그림은 대부분 의외로 실제적입니다. 그 이유를 직접 들어 보지요.

“내가 쓰는 이야기들은 대개 판타지다. 이상하고 믿을 수 없는 사건들에 관해 얘기한 경우, 독자가 지금 기술되는 사건이 진짜로 일어날 수도 있다고 그림을 보면서 믿게 되는 게 중요하다고 난 생각한다. 그래서 난 내 그림을 실제처럼 보이게 그린다. 그러기 위해 진짜 사람을 모델로 쓰고, 그림에 나오는 장소들이 진짜로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원근법과 빛의 법칙을 이용한다.”

흠. 지금 저 밖에 서 있는 나무나 건물이, 그야말로 아무렇지도 않아 보이는 것들이 불쑥 엉뚱한 성질을 드러낸다면? 지금 살고 있는 이 세상이 슬쩍 꼬인다면? 갑자기 제 주변에 존재하는 익숙한 것들이 모조리 비밀스럽게 느껴지는군요.

작가가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의 하나가, ‘왜 책마다 하얀 개가 나와요?’라는 거라는데, 이유가 있더군요. 정원 책에 나오는 개, 프리츠는 매제의 개인 불테리어 종을 모델로 했는데, 작가는 그 개를 조카처럼 여겼다네요. 그런데 뜻밖에도 그 조카 분께서 사고가 나 어린 나이에 ‘저 세상의 큰 개집’으로 갔습니다. 그래서 작가는 그 개가 자기의 책에 기여한 것을 기리기 위해 웬만하면 앞으로 만드는 책마다 등장시키기로 (아주 작은 한 부분이라도) 마음먹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하얀 개는 『북극으로 가는 급행열차』(The Polar Express)에는 침대에 끼워져 있는 헝겊 인형으로 나오고, Just a Dream(꿈이야)에서는 차 위에 앉아 있지요 『벤의 꿈』(Ben’s Dream)에는 액자 속에 들어 있고,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무화과』(The Sweetest Fig)에서는 은근히 익살맞은 중요한 조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북극으로 가는 급행열차』 표지
이 작가에게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 후에 나온 책들의 플롯이 비슷한 경우가 많다는 점. 한, 두 권 보면 재미있는데, 비슷한 걸 연달아 몇 권 보면 지루하지요. 칼데콧 메달을 받은 『북극으로 가는 급행열차』(이하, 기차 책으로 부름.)는 영화로도 나왔는데, 플롯은 『압둘 가사지의 정원』과 똑같고, 채색 그림은 너무 칙칙하고, 글 내용은 심심해서 전 그저 그렇다는 느낌 밖에 안 들었거든요. 작가 자신도 나중에 그랬다네요. “더 잘 그릴 수 있었는데…….” (쩝~ 안타깝군!)

작가 인터뷰 내용을 읽다 보면 가장 자주 나오는 질문 중의 하나가, ‘그림책 아이디어를 어디서 얻나요?’입니다. 좀 식상한 질문이죠. 크리스 역시 같은 질문을 받았는데, 매우 다양하게 대답했군요. 옆집 아이에게서 훔쳤어요, 우편 주문했어요, 외계에서 갑자기 내게 빛처럼 들어왔어요 등등. 그러다가 그는 칼데콧 메달 수상 연설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솔직히 말하면 난 내가 어디서 아이디어를 얻는지 모르겠다. 내가 썼던 이야기는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모를 모호한 아이디어에서 비롯되어 갑자기 완벽한 개념으로 구체화되었다. 그건 거의 ‘발견’이나 다름없었다.”

숲에 홀로 서 있는 기차라는 아이디어에서 기차 책은 비롯됩니다. 크리스는 계속 질문을 던졌지요. 만약 아이 하나가 기차에 올라탄다면? 그 애는 무얼 할까? 어디로 갈까? 아이가 올라탄 다음에 기차는 어디로 갈까? 북쪽은 어떨까? 북쪽엔 누가 살지? 작가는 그제야 크리스마스와 산타클로스와 믿음이라는 아이디어들이 모양을 구체적으로 잡기 시작했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북쪽 나라로 가는 기차에 올라탄 아이를 그린 거죠.

『북극으로 가는 급행열차』 본문 중에서

믿음. 작년 크리스마스에 제 아이에게 어느 낯선 이가 그랬습니다. ‘넌 산타클로스를 믿니?’ 이제는 ‘고딩’이 되어 버린 딸아이는 그저 웃기만 했습니다. 그 사람, 책상 앞에 쌓인 선물 더미를 가리키며 그러더군요. ‘난 믿는단다. 봐라, 믿으니까 이렇게 선물을 받았잖니?’

믿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아이가 북쪽 나라에서 가져온 그 작은 은빛 딸랑이 소리, 어른 되어서도 들을 수 있는 자 누구일까요?
글쓴이
서남희 / 미국 유치원 교육에서 활용하고 있는 ‘꼬마 책(Mini―Books)’을 아이와 함께 직접 만들어 볼 수 있게 구성한 『아이와 함께 만드는 꼬마 영어그림책』을 만들었고, 뉴베리 상을 받은 작품 『별을 헤아리며』와 그림책 『꿀벌 나무』 『그 숲에는 거북이가 없다』 등을 번역했습니다. 그림책과 시, 바위산, 걷는 것과 잠자는 것을 아주 좋아한답니다.



* 웹진 열린 어린이에서 가져왔습니다.
www.openkidzine.co.kr/webzine_sub.asp?no=757&acode=01&page%5Fno=1&isl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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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한다면 그림을 보여줘
   공주형 지음 / 학고재 / 2004년 12월 
  

"어렵고 지겨운 말거품을 걷어낸 쉽고 편안한 글쓰기를 통해 사람들에게 그림과의 새로운 인연을 맺어 주는 데 열중하고 있다."

--> 책 뒤의 작가 소개말이다.
나에게는 그의 글이 어렵고 지겹지는 않으나, 읽기 편안하지는 않았다.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오버하는 듯한 단어들, 적당히 배운 사람임을 표시하는 문장들...
(어디까지나 나의 느낌임을 밝혀둔다.)
그리고 앞뒤 맞지 않는 문장들. 예를 들면,

"...이와 같이 검은색이 우리 세상살이 배면(背面)의 색이라면 우리는 표현주의의 거장 에드바르트 뭉크(Edvard Munch, 1863~1944)에서 시작해야 한다." - p. 265

무엇을???

작가의 학력이나 생활 수준(?)이 책 속에 온전히 녹아 있지 않다면, 스며들지 않고 통통 튀고 있다면, 그래서 독자에게 각기 다른 정도의 불쾌감을 갖게 한다면, 과연 그것이 좋은 책인지 묻고 싶다. 정말 몰라서 묻고 싶다.
(책 끝에 붙어있는 이주헌의 작가 칭찬이, 그래서 나에겐 이상하게 여겨졌다.ㅠㅠ)

이런저런 연유로, 꼼꼼히 뜯어읽으면 약이 될 만한 알찬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대충 건성으로 글을 읽고 반대로 그림만 꼼꼼히 뜯어보았다. 실린 그림들은 그 크기작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관심을 끌 만했으므로.

누가 말 좀 해 줘요~~~  이 책의 글이 정말 잘 쓴 글인가요???????







 지독한 아름다움
 김영숙 지음 / 아트북스 / 2003년 10월


그래서 나는 차라리, 김영숙 아줌마가 좋다.
한 마디로 말한다면, (내가 보기에) 이 책은 '5% 부족'이다.
그러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라든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라든지가 더 자연스럽다. 아, 물론 이 책 서문에서도 밝혔듯이, '여성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그림 이야기'인지라 '다소 공격적이고 억지스러운 어투도 들어 있다.' 내 생각에는, 좀더 본격적이고 본질적인 공격을 펼쳤어도 무리가 없었을 것 같다. 5% 부족에는 이런 이유도 들어 있다.

그림으로 말하자면, 일단 책 크기가 커서(B5용지 정도?) 그림도 시원시원하게 느껴진다. 누군가 이 책을 보고 갖고 싶은 책이라고 이야기하는 걸 본 적이 있는데, 나도 마찬가지로 그런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도 이렇게, 그림을 소개하는 책들을 보고 있을라치면, 마구마구 밀려오는 나의 무지에 대한 회의와 알고자, 보고자 하는 욕망 덩어리들을 물리쳐낼 재간 없음이, 재간이 없음에도 정작 무엇 하나 시작하거나 실천하는 노력 없음이 원통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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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바람 2005-06-22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궁금한데요. 그곳에서 국내 도서는 어떻게 구입하셔요?

난티나무 2005-06-22 2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책 갖고 있는 한국학생들에게서 빌려 봅니다...ㅠㅠ
구입은 인터넷으로 하고 누군가 소포로 부쳐주기도 하는데 요즘은 뚝, 끊겼습니다요...

인터라겐 2005-06-23 0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난티나무님 사랑한다면 ...을 쓴 저자가 제 중학교 동창인 친구랍니다.. 전 워낙에 그림에 관심이 없었는데 이책보면서 편하게 그림을 접했고..음 그래서 그림과 관련된 책에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되었어요.. 저야 말로 그 유명하다는 고흐와 고갱의 그림도 구분못하는 무지의 극치를 달했거든요..ㅎㅎㅎ

난티나무 2005-06-23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라겐님, 알아요...^^;; (알기에...........ㅠㅠ)
아마 몰랐다면 더 심하게 썼을지도 몰라용~~~히~
하지만 책이란 읽는 사람에게 모두 다른 의미로 다가가는 것이니까요.
이해하시죠? ^.*

2005-06-23 16: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건 내가 만든 거 아님...ㅠㅠ)
이런 테이블과 의자를 사 주고 싶었다.
사진은 따로따로 나와서 덜 이쁘게 보이지만서두,
직접 보면 귀엽고 이쁘고 게다가 튼튼하기까지 해서 아직도 탐나는 물건이다.
조오기 저 의자는 내가 앉아도 안 부서진다.
녀석이랑 둘이서 머리를 맞대고 앉아 꼼지락거리기에 더없이 좋을 듯...
그러나 또 늘 그렇듯, 못 사면 만들어서라도 써야지 하는 생각에...^^;;




만든 지 오래 되어, 박스로 만든 책상 구석구석엔 송송 구멍이 나고 뜯기고...
그래도 여적 버티는 걸 보면 엔간히 땐땐하게 만든 모양이다...ㅎㅎㅎ
녀석이 올라가 뛰어놀아도 아직 안 부서진다.




조금 밝게 보면 위와 같다.
이것들을 첨에 만들 때 사진을 찍어둔 게 있었는데 아무리 CD들을 뒤져도 못 찾겠기에...



소파 속은 박스와 신문지.
궁금해 할 사람들을 위해 천 씌우기 전 모습을 찍어둔 사진도 못 찾았다. 대신...



이걸로 대충 짐작이 가리라...
천 재단이 조금 힘들었음. 그러나 대충 자르기와 대충 박기 솜씨로...ㅋㅋㅋ

이건 책상이 멀쩡할 때의 사진인데,
역시 진짜배기를 못 찾은 관계로 이걸로 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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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6-17 2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사는 것보다 더 이쁘고 좋아요^^ 엄마표가 최고죠^^

울보 2005-06-17 2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단하세요,,
난티나무님 정말로 손재주가 아주 많은분일듯,,,

플레져 2005-06-17 2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버리는 것 없이 알뜰살뜰한 솜씨로 뭉친 난티님이시군요 ^^

urblue 2005-06-17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굉장합니다.

줄리 2005-06-17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와우 예뻐요. 맨 위 플라스틱 테이블과 체어보다 훨 나은걸요! 재주꾼이시네요.

숨은아이 2005-06-17 2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져요. *.*

난티나무 2005-06-17 2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음... 칭찬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몰라 쩔쩔 매고 있는 난티나무입니다...ㅠㅠ
만두님, 울보님, 플레져님, 블루님, 줄리님, 숨은아이님, 감사합니다.^^

해적오리 2005-06-17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 번 화장실에서 있는 멋진 소품을 보여주시더니 이번엔 탁자와 소파라...담엔 뭘 기대할까요?

미설 2005-06-17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의자는 간혹 만든 것을 보았는데 탁자까지 만드신분은 처음 보았어요.. 제가 본 어떤 핸드메이드 의자보다 이쁩니다.

딸기엄마 2005-06-17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칭찬 한보따리 드리고 싶어요. 대단하셔요~

난티나무 2005-06-17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기대하지 마시고요...ㅠㅠ
날나리님, 미설님, 지우개님, 감사합니다~^^

플라시보 2005-06-18 0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가구를 만들다니. 감히 상상하기도 힘듭니다. 재료가 무엇이든 역시 손재주가 있는 사람들은 잘도 만든다는걸 다시한번 느낍니다.^^ 의자 제대로 귀엽습니다.^^

조선인 2005-06-18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티나무님, 최고에요. 멋져요.. @.@

난티나무 2005-06-18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저, 그닥 손재주가 뛰어난 것도 아닌 것이...에고...
플라시보님, 조선인님, 감사합니다~^^

로드무비 2005-07-07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예쁘네요.
사는 것보다 훨씬 좋아 보입니다.
난티나무님 아이디어와 장난 아닌 솜씨에 한 표!^^

난티나무 2005-07-07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감사합니다~ 우헤헤...^^;;
 
그 도마뱀 친구가 뜨개질을 하게 된 사연 신나는 책읽기 2
채인선 글, 강을순 그림 / 창비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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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너, 정말 한심하구나! 쥐처럼 쓰레기통이나 뒤지다니! 그렇게 할 일이 없니?"
"길 가는 사람한테 물어 보렴! 쓰레기통을 뒤지는 도마뱀이 어디 있냐고! 그건 세상에서 가장 한심한 짓이야. 배가 고파서 그러니?"

동화책을 읽으면서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작가의 가치관과 철학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난감한 경우가 자주 생긴다. 어른을 대상으로 한 책보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책에서는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신중하게 선택되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적어도, 아이들에게 편견과 선입견을 심어주어서는 안 된다.

쓰레기통을 뒤지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한심한 짓이라고?
뜨개질이 누구에게나 유용한 일일까?
표제작인 <그 도마뱀 친구가 뜨개질을 하게 된 사연>은, 그래서 내게는 작은 실망이었다.
(아이들이 읽는다면, 재미있다고 느낄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아이의 눈을 갖고 있지는 않은가 보다.)

<바다에 떨어진 모자>는 결국, 모자는 모자라는 말 같다. 바다 한가운데 일부러 떨어졌으면서도 뭘 하려고 떨어진 건지도 모른 채 떠다니다, 그 뜨개질 하는 도마뱀의 머리 위에 얹힌다는, 그래서 행복하다는 모자. 그럼 그 전에는 주인 여자아이의 머리 위에서 불행했었다는 건지...

<우리 방이 동물원이 되었어요>에서는, 책 속에서 하나 둘 나온 동물들이 책으로 돌아가지 않고 동물원으로 돌아간다. 책과 얽힌 상상이라면 책과 관련해 결말을 맺을 수도 있었을 텐데, 동물원을 등장시킨 이유가 궁금하다. 상상과 현실이 어지럽게 섞여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나마 하나씩 불어가는 동물들을 보며 부모가 화를 내거나 아이를 닥달하지 않아 다행이다.

이 밖에도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를 찾아서>, <거북이 아줌마와 토끼 아줌마>, <구불구불 뱀과 깡총깡총 토끼, 그리고 떡갈나무>가 실려 있다.

채인선의 작품으로는 처음 접하는 것인데, <내 짝꿍 최영대>의 소문이 너무 좋아서 그의 작품을 읽어보고 싶었던 나의 기대를 적잖이 무너뜨리는 책이었다.
구성 탄탄하고 재미도 있고 편견이나 선입견이 없는 동화책이 많이 나와 그걸 읽고 별 다섯을 주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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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07-23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채인선 작가의 <시카고에 간 김파리>가 새로 출간되었습니다.
 
나는 싸기대장의 형님 네버랜드 꾸러기 문고 1
조성자 글, 김병하 그림 / 시공주니어 / 200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삼남매의 맏이이다. 어릴 적 흑백사진을 보면 갓난쟁이인 동생이 누워 있는 곁에서 좋아 죽겠다고 웃고 있는 다섯 살짜리 내가 나온다. 그 중간에 나와 두 살 터울인 여동생이 있다. 다섯 살 이전의 기억이 남아 있는 사람은 잘 없을 것이다. 나도 그렇긴 하지만, 그 이후에도 부모님에게 맏이인 내가 잘못 한 거라고 야단맞은 기억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보아 아마 다섯 살 이전에도 나는 아기를 귀여워하고 잘 보았던 것 같다.(어디까지나 내 생각...)
그런 탓인지, 맏이니까 의젓해야 하고 맏이니까 참아야 하고 맏이니까 양보해야 한다는 생각에 크게 사로잡혀 살지는 않는다.

요즘은 이 동화책에서처럼 자녀 터울이 큰 집이 많다. 큰아이가 동생을 늦게 보면 아무래도 한두 살 차이나는 것보다는 동생에 대한 질투심이 덜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의 주인공 기훈이는 초등학교 일학년인데도 삼 개월 된 동생에게 부모를 빼았겼다고 생각한다. 물론, 아이가 그렇게 생각하게 된 건 부모의 탓이다.
기훈이의 부모는 큰아이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 아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동생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안중에 없고 갓난아이 돌보기에 바쁘다. 여덟 살이라고 질투하지 말란 법은 없지 않은가. 기훈이는 있는 대로 질투를 하고 엄마 아빠를 미워한다.




갈등 해소의 계기는 기훈이가 할머니집 찾아가다 길을 잃고 헤매는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부모의 사랑이 동생에게만 가 있는 건 아니라는 걸 기훈이가 깨닫게 되는데, 이런 결말을 위해서 기훈이에 대한 배려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처음부터 머리를 맴돌던 생각. 이렇게밖에 표현할 수 없는 걸까? 뭔가 다른 방식으로도 이 주제를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기훈이를 야단치며 얼굴을 찌푸리는 엄마의 얼굴 그림을 보며 절로 내 얼굴도 찌푸려졌다.




기훈이와는 다르게, 갓난 동생에게 잘 해 주는 보람이, 엄마는 약국 앞에서 꽃을 판다. 보람이는 집에서 아기도 보고 엄마 점심을 싸고 갓난아이를 업고 엄마에게 점심을 가져다 준다. 그리고 말을 좀 더듬고 계속 침을 흘린다. 그러니까 보람이는 학교갈 나이임에도 학교를 가지 않고 동생을 보고 집안일을 하는 것이다.

아, 나는 왜 이런 이야기를 보면 화가 나는 것일까???
보람이를 보고 나면 기훈이의 질투가 그저 가벼운 투정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우리 사회에는, 살기 위해서 돈을 벌어야 하는 엄마가 있고, 누구도 봐줄 수 없는 그 엄마의 아기가 있고, 제대로 배울 기회가 없는 아이가 있다. 갑자기 이 동화책의 주제가 헷갈린다. 이걸 염두에 두고 쓴 건 지 아닌지가 심히 궁금하다. 아님 내가 너무 멀리 간 건가???




꽃 아줌마의 친절로 엄마 아빠를 만나게 된 기훈,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며 갈등이 해소된다.
그런데, 작중 화자는 기훈이, 여덟 살 아이의 어투에서 어른의 화법이 읽힌다. 처음부터 끝까지. 상황 설명도 장황한 부분이 있다. 좀더 어린아이의 어투를 살렸더라면 좋았을 걸.

내가 처음에 내 어릴 적 이야기를 한 것은, 맏이에게 "넌 맏이니까 의젓해야지." 하는 말이 아이를 주눅들게 하고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였다. 하고 보니 내 이야기는 별로 필요없는 부분이 된 것 같기도 하다.

빌려본 책. 나더러 이 책을 살 거냐고 묻는다면, 글쎄올시다, 내년이나 내후년쯤 다시 읽으면 또 다를 수도 있을까?





사소한 딴지 : 기훈이의 엄마는 아기에게 분유를 먹이고, 보람이의 엄마는 아기에게 젖을 먹인다.
그래, 그게 뭐 어때서? 라고 말하고 지나갈 수도 있지만, 가만히 한 번 생각해 보자. 아무 생각이 안 난다면 그냥 지나가면 된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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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티나무 2005-06-10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쓰는 리뷰가 온갖 편견에 버무려진 것은 아닐런지, 쓸 때마다 걱정스럽다...
혹 편견이라면 누군가가 꼬집어 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