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놓은 책들 중 몇 권을 담은 소포가 왔다. 책 받으면 기분 좋으니까 조금 더 좋으려고 사진 올림.^^;; 




책 여섯 권, 다이어리 한 권. 

여섯 권 중 네 권은 함께 읽기 책이다. 으쌰으쌰. 


(책소포는 늘 기분 좋지만 오늘은 반쯤 깎인 좋음. 세관에서 세금을 매겼다. 내용물이나 물건 가격에 상관 없는 듯하다. 후기들을 봐도 기준이 없다. - 예를 들어 집에서 쓰던 물건 몇 가지 받는데 세금이 십 만원이라니 말이 안 된다.- 열폭. 그러나 안 받을 수 없으므로 고분고분 세금 내고 받음.ㅠㅠ 많이 나왔으면 안 받았을 지도 몰라. 그러면, 그래도 나만 손해인 거지,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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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21-11-17 04: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독일 유학생들에게 성경책을 보냈었는데 세금내라고해서, 신부님이 보내준 성경책인데 세금이 웬말이냐 항의했더니 감해주더라고 들었어요. 책에도 세금이라니. ㅠㅠ

난티나무 2021-11-17 05:59   좋아요 4 | URL
소포 자체에 그냥 세금 매기는 것 같아요, 요즘은. ㅠㅠ
항의하자면, 일단 소포를 돌려보내고(아마 한국으로 되돌아갈 걸요) 전화나 서류로 처리해야 하는데 처리기간도 길 뿐더러 ㅠㅠ(경험자 이야기를 들어보면 한 달 이상은 걸리더라고요.) 무엇보다 소포 받는 사람이 ‘을‘이잖아요. 필요한 거 받는 거니까. 아무튼 소포 받기는 매우 비효율적인 일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

chika 2021-11-17 08:36   좋아요 2 | URL
헉, 그런! 그러고보니 직원앞에서 포장뜯고 성경책임을 보여주니 그냥 가라고했다고했어요. 십몇년전이니 그냥 보냈을수도. 보낼때 오십만원 상당의 가치,라고 썼는데 그것때문에 세금부과한거라며 굳이 그런거 쓰지말랬어요. 이후에 그만큼을 보낼일이 없었으니 ...
암튼 책값이 금값이겠어요 ㅠㅠ

난티나무 2021-11-17 15:19   좋아요 1 | URL
책값이 금값 맞습니다. 중고로 사도 배송비 더하면 새 책보다 비싸지지요. 그래도 세금만 안 매긴다면 좋겠습니다.ㅎㅎㅎ

붕붕툐툐 2021-11-17 08: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네 권이나 함께 읽기!! 난티나무님 독서친구 많으시네용~! 책사진은 언제봐도 흐뭇~~ 나눠주셔서 감사해요!!

난티나무 2021-11-17 15:26   좋아요 1 | URL
최근 급격히(?) 독서친구가 늘었습니다.^^ 같이 읽기 좋아요! ㅎㅎㅎ

mini74 2021-11-17 08: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 사진은 꼭 확대해서 보게 되는 ㅎㅎ 읽는 동안 함께라서 더 든든하시겠어요 *^^*

난티나무 2021-11-17 15:29   좋아요 1 | URL
사진 확대, 저도요!^^
든든하다는 표현 좋습니다. 든든.^^
 

11월 들어 페이퍼도 제대로 못(안?) 썼다. 대신에 책을 샀다.ㅠㅠ 읽고 있는 책은 많은데 '남의 떡이 커보이는' 것처럼 안 읽은, 수중에 없는, 책들이 커보여서... 큰일이다. 



- 중고사랑, 중고구입















정현백 <연대하는 페미니즘> 

읽고 있는 페미니즘 책들이 주로 '서양' 책들이다 보니 한국의 페미니즘 역사를 알아야 겠다는 마음이 불끈. 페미니즘 역사 뿐만 아니라 그냥 역사도 잘 모르고 여성의 역사는 더더욱 모른다. <다락방의 미친 여자> 다음주부터 함께 읽기로 한 이웃님과 1월에 읽기로 한다. 


















필리프 체슬러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페미니스트> 

<여성과 광기>의 저자이다. 12월 여성주의읽기 책이라 <여성과 광기> 아직 펼쳐보지도 않았는데 중고매장 금액 맞추려고 고름. 잘 산 것이기를. 
















리(레)베카 솔닛 <이 폐허를 응시하라> 

왠지 사야 할 것 같은 책이 있다. 이 책이 그랬다. 설명 끝.^^;; 
















김선지 <싸우는 여성들의 미술사> 

좀 나중에 프랑스책읽기 멤버들과 읽기로 한 책이라 마침 중고 있어서 구입. 전자책도 있는데 미술사라 사이사이 그림도 보고 해야 해서 종이책 선택했다. 
















서울대학교 여성연구소 <경계의 여성들> 

부제가 '한국 근대 여성사'이다. 역사에 느무 취약한 나라서. <연대하는 페미니즘>과 조금 겹치는 부분 있을 수도 있으나 쓴 사람 다르고 책 나온 시기도 다르니까. (사는 이유도 가지가지.) 

















박차민정 <조선의 퀴어> 

중고로 있어서 얼른 장바구니에 넣었다. 보관함에서 자주 봐서 이 책을 내가 샀는지 안 샀는지 헷갈리는 경우가 많은데 언제 샀다는 알림이 안 뜨니 안 산 게 맞겠지. 허허. 
















권금상 <영웅적 조선 녀성의 성과 국가> 

부제 : 북한 여성의 섹슈얼리티 탐구. 

중고서점 훑어보다가 발견하고 구입. 매우 궁금한데? 



















데버라 리비 <살림 비용> 

이 책도 미루고 안 샀던 책인데 이웃님의 강력 추천으로 구입. 기대치 상승.ㅎㅎㅎ 

















샬럿 퍼킨스 길먼 <내가 마녀였을 때> 

예전에 전자책 대출해서 읽고 좋다고 글 썼었는데 책 사겠다는 약속(누구랑?) 지킴. 새 책 아니고 중고긴 하지만.ㅎㅎㅎ 이 참에 동생도 읽히고 나도 책 갖고 일석이조.(역시 갖다붙이는 데 뭐 있음) 















수신지 <며느라기> 

동생 주려고. 안 읽었지만 감이 온다 감이 와. 아주 팍팍 와. 그래서 그동안 안 보고 있었... 응? 




- 잘 안 사지만, 새 책 














김은주 <페미니즘 철학 입문> 

북플에서 자주 봤고 좋다는 말 많이 들어서 사고 싶었지만 왠지 사기를 미루고 싶었던 책이랄까. 그러던 중 또 어느 분이 너무너무 좋다고 꼭 읽자고 하셔서 에라 모르겠다 구입. 
















실비아 페데리치 <캘리번과 마녀> 

<연대하는 페미니즘> 다음으로 이웃님과 함께 읽을 책인 <캘리번과 마녀>. 참 오래 기다렸다. 작년부터 보관함에 넣어두고 중고를 오매불망 바랐건만. 




- 가끔, 전자책 















김상애 외 <페미니즘 고전을 찾아서> 

목차에 실린 책들 목록을 보고.^^ 읽은 책은 거의 없지만. <젠더트러블>을 읽었다고 해야 할까?^^;; 


















한재각 <기후정의> 

전번 구입 때 뒤로 밀렸던 <기후정의> 구입. 언제나 읽으려나 기약이 없구나. (전자책의 단점 : 혹! 하면 사게 된다. 사고 나서 뭐 샀는지 잊어버린다.) 



*** 

또 이렇게 두 번에 걸쳐 책을 지르고, 뿌듯한 마음 반, 배송비 걱정 반의 반, 읽을 걱정 반의 반. 책상에 쌓인 읽을 책들 보고 한숨 한 번. 



(2주 동안 과연 이것만 샀을까? 아니쥐. 프랑스책도 샀쥐. 내가 몬살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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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21-11-13 08: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많이 사셨네요. 난티나무님 독서생활 화이팅입니다.^^
며느라기,라는 말 저 소름돋아요. ㅎㅎ

난티나무 2021-11-13 14:39   좋아요 1 | URL
프레이야님 감사합니다! 단기간에 많이 사서 음 요즘 마음이 허한가 싶기도 합니다.^^;;;
며느라기…. 끄응…. 😓

2021-11-13 23: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1-14 03: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로 2021-11-14 0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이 사셨다,,ㅎㅎ 근데 언제 받으세요??

난티나무 2021-11-14 03:06   좋아요 0 | URL
긍게 말입니다. 7월 띄운 선편 아직 오지도 않았고요, ems는 한국에서도 특별운송비 붙이고 프랑스에서도 복불복 세금 막 때리고 양쪽에서 아주 난리입니다. 고르고 골라 한 달에 한 번 작은 항공소포로 받는데 앞으로 어쩔까 싶습니다요. 슬포….. 😥
 

흑인 페미니즘 사상

가족의 핵심은 남녀의 생물학적 결합이 아니다. 가족은 국가가 가족구조와 이런 유형의 가족에서 태어난 자녀에게 합법성을 부여하는 이성애적 결혼을 통해서 조직된다(Andersen 1991; Thome 1992). 전통적 가족이상으로 여겨지는 것은 거의 모두 흑인가족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흑인여성에게 전통적 이상가족의 두 요소가 특히 문제적이다. 첫째, 유급고용이라는 "공적" 영역과 무급의 가족책무라는 "사적" 영역의 분리를 가정하는 것은 흑인여성에게 결코 해당되지 않았다. 노예제도 하에서 흑인여성은 남부의 농업이라는 공적영역에서 임금을 받지 않고 일했으며 일상적으로 가족의 사생활을 침범당했다. 둘째, 가구family household와 유급 노동시장을 분리하는 공/사 이분법은 미국의 젠더 이데올로기를 설명하는 근본적 요소다. 실제로 남성이 밖에서 일을 하고 여성이 가족을 돌본다고 가정한다면 흑인은 결함투성이일 뿐인 젠더관념에 시달린다. 특히, 흑인여성은 가정 밖에서 일을 하고 돈을 벌기 위해서 노동하고 남성들과 경쟁하며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자녀를 돌볼 수 없다. 이러한 이유로 흑인여성은 "여성적 "이지 못한 존재라고 규정된다.
흑인여성과 유색여성의 경험을 전통적 가족이상으로 상상된 틀로 보는 것은 심히 문제적이다(Higginbotham 1983; Glenn 1985; Mullings 1997). 흑인가족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흑인여성의 노동과 가족 패턴이 왜 전통적으로 이상적인 가족의 표면적 정상성으로부터 일탈하는가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과 가족 자체가 어떻게 구성되어 왔는지를 분석해야 한다. 그래야 흑인여성과 유색여성의 경험을 제대로 분석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Collins 1998b). - P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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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노 지즈코



<가부장제와 자본주의>(절판) 밑줄.
1부 끝에서 자신의 글을 비판하는 사람들에 대해 반격하는 ‘보론’ 부분.

... 가사노동은 누구의 눈에 ‘의식화‘되지 않는 것일까? 가사노동을 "무의식적으로 소비"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여자는 누가 가사노동을 의식적으로 하고 있는지를 알고 있다. 그러나 가족을 "공동 취득·공동 소비"의 단위로 간주하는 것은 도대체 누가 만들어 낸 이데올로기인가. 그는 "가사노동은 가족 내 노동이기 때문에...... 누구의 소유물인가를 법적으로 한정하는 의식을 가질 수도 없다"고 말하지만 화폐가 되지 않은 노동이 누구에게 귀속되는지를 문제 삼지 않는 것은, 그의 말대로 자본측이다. 그러나 현물경제 안에서는 누구의 노동의 공헌이 누구에게 귀속되고 있는가를 당사자는 알고 있다. 자본주의와 마찬가지로 가사노동의 소유를 문제삼지 않음으로써 그는 가부장제에 가담하고 있다. "이리하여 가족 성원은 인격적으로 가장에게 종속된다. 그 지배권은 그가 가족 내의 다른 사람의 노동을 착취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그와는 반대로 물질을 나누어 주는 데 기초한다"는 인식에 도달한 그의 ‘가족의 정치학‘에 대한 무지와 태평스러운 태도는 거의 범죄적이다. - P159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스트의 답은 명쾌하다. 첫째로 성억압에는 물질적 근거가 있다는 것, 둘째로 남성노동자는 그로부터 이익을 얻고 있다는 것, 셋째로 그들이 이 기득권을 포기할 생각이 없다는 것, 넷째로 남성노동자들은 역사적으로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자본 및 국가와 공모하여 적극적으로 여성을 배제하는 역할을 수행해 왔다는 것이다. - P164

"유원지의 ‘두더지 사냥‘처럼, 가장권의 개개의 현상을 하나하나씩 샅샅이 때려잡는" 페미니스트의 실천에 대해 실천활동가인 그가 의혹을 표명하기에 이른 것은 불가사의한 일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노동운동은 개개의 현장에서 일어나는 자본주의의 억압 현상을 "‘두더지 사냥‘처럼 하나하나씩 샅샅이" 때려잡아 왔던 것이 아니었던가? 예컨대 계급이 최종적으로 폐기되지 않는 한 억압의 근원이 사라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매일매일의 노동운동을 포기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그가 가장 잘 알고 있을 터이다. 그처럼 여성노동자는 남성고용자만이 아니라 남성이 주도하는 노동조합과도 싸워 왔고, 개개의 가정에서 아내는 남편과 싸워 왔다. 가부장제의 최소조직인 단혼가족 내에서의 남편에 대한 아내의 개별적인 투쟁이야말로 페미니즘의 출발점이었다. 개개의 노동자가 고용인과의 직접적인 대결을 피해서는 문제를 해결하라 수 없는 것처럼 개개의 여성 역시 한 쌍의 남녀 가운데서 나타나는 가부장제와 직접적인 대결을 회피해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 P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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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성 2 동서문화사 세계사상전집 95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이희영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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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를 열고 한참을 서성거린다. 희고 비어있는 공간, 어떤 글자들을 채워넣어야 할지 망설인다. 어제도 그저께도 그렇게 망설이다가 페이지를 닫았다. 안 된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써야 한다,는 각오로 오늘도 페이지를 열고 한참을 서성거린다. 그동안 부분부분 부족하지만 페이퍼들을 썼으니 오늘은 책 전체에 대한 감상을 간략히 남기려 한다. 동서문화사의 <제 2의 성>은 1,2권으로 나누어져 있어서 리뷰도 실은 2개를 써야 하는데 1권의 리뷰도 페이퍼들로 대신하기로 한다.^^;;; 


자유에 대해 생각한다. 나는 자유로운가. 자유를 지향하며 살고 있는가. 자유를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리고, 인간은 자유로울 수 있는 존재인가. 존재로 존재할 수 있는가. 이런 질문들을 온몸으로 받고 온몸으로 겪고 온몸으로 답을 찾은 보부아르. 책을 읽는 내내 격정적으로 글을 써내려갔을 그의 모습을 상상하고 느꼈다. 


1부는 솔직히 조금 지루(?)하기도 했다. 여자의 '상황'이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를 역사와 문화를 되짚어 밝혀내려는 작업이기에. 2부를 먼저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듯하다. 실제로 1권과 2권을 들쳐본 페미니즘 초짜 옆지기는 2권부터 읽고 있다. (2권이 앞에 오면 더 좋았을 거라고.) 태어나서부터 노년기에 이르기까지 여성의 삶 전체를 조망하면서 조목조목 따지고 비판하는 2부는 여자의 삶을 모르는 남자들에게도 훌륭한 안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읽고 생각한 만큼 옆지기가 읽고 생각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슬며시 가져본다. 


"여자는 자기를 잃어야만 비로소 얻을 수 있다. 그래서 자기를 잃어버린 상태로 있다." (879) 


너무 슬픈 말. 그런데 무슨 말인지 알겠어서 더 슬프다. 어떤 방식으로 자기를 잃느냐에 따라 여자들의 성격이 달라지는 것일까. 잃어버려야 '함'을 알면서 동시에 잃어버리기를 거부하는 여자는 '모호성'이 더 증폭하는 것 같다. 정도의 차이들. 싫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 헤매는 여자, 대충 끼워맞추고 잊어버리는 여자, 사소하게 언쟁하면서 스트레스를 축적하는 여자, 표출할 데가 없어 안으로 썩어가는 여자, 그래서 몸까지 아픈 여자, 들. 나, 나들. 수많은 나들. 

경제적 독립이 없이는 해방도 없다는 말에 무릎이 꺾이기도 하지만 경제적으로 독립했다고 해서 완전한 해방을 이룰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말에(이노므 사회!) 슬그머니 희망을 다시 손에 쥐어보고. 쥐락펴락하시는 보부아르님.^^ 


길고 긴 본문이 끝나고 이어지는 해설 또한 양이 만만치 않다. 그러나 그 덕분에 갈피를 잃어 헤메는 생각을 어느 정도 정리할 수 있었다. 간략하게 생애도 정리하고 있고 보부아르의 다른 저서들에 나타난 사상을 요약하고 있어서 도움이 된다. '스스로를 기만하지 않을 것', '한 자리에서 썩어버리지 않을 것', '상대를 타자로서 인정할 것', '가치 있는 삶을 창조하기 위한 방법을 탐색할 것', '나만의 가치를 찾을 것', '존재로 존재하기'. 해설 부분을 읽으면서 건져올린 생각들. 기억하고 실천해야 할 것들.. 내 생각과 생활에 반영하지 않는다면 책을 읽은 보람이 사라진다. 슬슬 도망가고 싶어질 때 다시 이 책을 손에 들 수도 있겠다. 다른 책이어도 괜찮을 것이다. 언제든 그 때가 되면 보부아르의 견해를 조금은 비판도 할 수 있지 않을까. 


길게 자란 손톱이 키보드에 부딪치며 소리를 낸다. 조금만 더 길면 두드리는 데 불편할 듯하다. 깎아야지, 다음 머리 감고 나서 잘라야지, 생각만 하면서 그 순간에도 보이지 않게 자라고 있을 손톱을 애써 무시한다. 아직 괜찮아, 아직은 걸리적거리지 않으니까, 곧 깎을 거니까. 마음에서 저도 모르게 솟아나는 '자유롭지 못한' 생각의 파편들, 삐죽삐죽 돋아나버린 열등감과 수동성, 끊임없이 자라는 내 손톱 같다. 적당한 때에 잘라주어야 하는 손톱마냥, 나를 부정하는 생각들을 잘라주어야지. 보부아르의 <제2의 성>은 그렇게 나에게 손톱깎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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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11-01 09: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보부아르가 경제적 독립이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말하지만 그러나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라고 말하는 게 정확한 지적이라고 저는 생각했어요. 보부아르 결론 부분을 저도 좋아합니다.

제가 읽은 이번에 개정판 을유 제2의 성에서는 제2의 성 발표후 20년이 지나도 세상이 바뀌지 않아 보부아르가 급진적 페미니스트가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보부아르가 더 궁금해졌어요. 보부아르 전기를 시작으로 보부아르의 다른 책들을 계속 보려고 해요.

책 읽는 거 너무 좋아요, 난티나무 님.
:)

난티나무 2021-11-01 17:20   좋아요 0 | URL
우리는 모두 급진적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하는 걸까요? 되고 싶다고 될 수 있는 걸까요? ㅠㅠ 1949 - 1969 - 2021 바뀐 것이 없다고 할 수도 없지만 많이 바뀌었다고 할 수도 없는...
저도 전기 읽고 싶어져요. 다른 책들도요. 아 읽을 책이 많아랑~~~~~^^;;;;;; 깜냥은 안 되는데 가랑이 찢어질까 슬쩍 걱정되기도 합니다요.ㅋㅋㅋㅋㅋㅋ

수이 2021-11-01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용하신 문장 중에 879쪽 여자는 자기를 잃어야만 비로소 얻을 수 있다. 이 문장 오늘 읽으니 엄청 가슴 아프게 읽히네요. 저도 정리해야 하는데 정리가 될지 모르겠어요. 함께 읽는 동안 행복했습니다. 11월 책도 같이 고고씽.

난티나무 2021-11-01 17:24   좋아요 0 | URL
ㅠㅠ 그쵸. 슬포..... (그래도 정리는 하셔야 합니데이.)
어제는 잠깐 무슨 프로그램 보는데 할머니들이 그림을 배우시더라고요. 지난 시절 잠깐 이야기하는데 저 분들도 다 잃어버리고 사셨구나, 그럼에도 얻은 건 무엇인가, 싶어서 같이 눙물이...ㅠㅠ
11월도!!!

단발머리 2021-11-01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이 읽어서 너무 좋았어요, 난티나무님.
인용해주신 879쪽도 절절하고요. 진정으로 자유로워지는게 뭔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고요. 수고많으셨어요, 난티나무님^^

난티나무 2021-11-01 17:27   좋아요 0 | URL
저도 여러분 덕분에 읽기를 마칠 수 있었어요~^^
계속 같이 읽어요!ㅎㅎ

막시무스 2021-11-01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통해서 여성의 역사를 알고 느낄수 있었던 점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언급하신 자유에 대해 의미있는 고민을 해봤다는게 정말 좋았던것 같습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ㅎ

난티나무 2021-11-01 17:29   좋아요 1 | URL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죠. 막시무스님도 애쓰셨어요. 그리고 정말 잘 읽으셨어요~!^^

라로 2021-11-01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이 페이퍼와 지금 제가 읽고 있는 보부아르의 전기가 어떤지 맞물리면서 저도 곧 제2의 성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마지막 문단 비유 넘 좋아요!! 짱이에요, 난티님!!^^

난티나무 2021-11-01 17:31   좋아요 0 | URL
저도 나중에 전기 읽어보려고요.^^ 사르트르 이야기 좀 안 나왔으면 좋겠는데 안 나올 수는 없고 참.ㅎㅎㅎ 손톱깎이!!! 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1-11-01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편분과 도란도란 이야기할 수 있어 더 값진 시간이시겠습니다.저도 마지막 문단!!!!
앞으로 손톱 깎을 때마다 난티나무님의 글을 떠올리게 될 듯 합니다.
부정적 생각들을 정리를 잘하고 사는 삶도 발전된 삶을 영위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여성들이 좀 더 지혜롭고 자유로운 세상이 왔으면 싶네요~
난티나무님의 생각들도 늘 곱씹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난티나무 2021-11-01 17:41   좋아요 1 | URL
악 어쩌죠. 손톱...ㅎㅎㅎㅎㅎ
남편과는 가끔 도란도란 자주 티격태격 때로는 침묵이...ㅋㅋㅋㅋㅋㅋ 에려워요.^^;;;
자만도 안 될 일이지만 자기비하도 안 될 일이니 늘 그 사이에서 중심 잡기가 힘들다는 생각을 가끔 해요. 실제로는 자주 비하 쪽에 서는 거 같아요. 내가 무슨, 내가 뭐라고, 왜 그랬을까, 이런 생각들 말이죠.
이번에 책읽는나무님과 따로 또 함께 읽어서 좋았습니다. 댓글은 못 남겼지만...^^;; 앞으로 노력해야 겠다고 또 슬쩍 다짐해 보아요.